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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동안 정신없이 달려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제 좀 뒤도 돌아볼 여유가 생긴 듯하여 다행입니다.

그동안 한 일을 잠시 되짚어 볼까요?

 

먼저 밭 만들기를 했지요. 이 밭은 특히 질어서 고랑 파는 일에 집중을 하고 유기물을 섞어 뒤집어 주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고추 밭의 고랑은 너무 확실하게 파서 오히려 해가 되는 면도 있었습니다. 고추는 습기를 싫어하니까 두둑을 높이해 준 것까지는 좋았는데, 너무 높은 바람에 오히려 가물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뭐든지 적당한 게 좋습니다. 꼭 기억하십시오. 過猶不及! 땀 흘리며 애써서 땅을 일구셨는데 쓴소리하여 미안합니다. 허나 지나친 것은 지나친 것, 다음부터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양 옆으로 큰 고랑을 팠지요. 그런데 가운데 배수로는 다시 손을 보면서 끝으로 가며 더 낮은 부분이 생겨 물이 고이고 빠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고랑을 팔 때 주의할 점은, 삽질은 하다가 보면 꼭 깊어지기에 기울기를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길은 확실히 잡아주는 것이 좋기는 하나, 너무 무리하게 파서도 안 되고, 또 그렇게 무리해서 파지 않아도 됩니다. 물이 흘러갈 길만 잡아주면 됩니다.

 

그러고 나서는 고추를 곧뿌림했습니다. 첫번째는 4월 10일에 고추와 대파를 섞어서 줄뿌림과 점뿌림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줄뿌림으로 고추를 심었지요. 이 고추는 대화초라는 고추인데 매운맛이 강한 특성을 지닌 토종입니다. 고추와 대파를 섞어서 심은 것은 연변의 전통농법 이야기를 듣고 응용한 것입니다. 그렇게 섞어 심었을 때 효과가 좋다고 하더군요. 어떤 것이 어떻게 더 좋을지는 앞으로 계속 지켜보아야 할 일입니다.

대파는 이미 싹이 나왔는데, 고추는 아마 다음주나 되어야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늦게 심은 것은 1주가 더 걸릴 테구요. 날이 따뜻하면 3주면 나오는데 올해는 날도 춥고 하여 매운물이 덜 빠졌나 봅니다.

 

4월 17일에는 이런저런 모종을 만들었습니다. 주로 콩 종류와 채소 몇 가지이지요. 감독님이 이미 만들어 놓으신 모종도 있습니다. 참외, 호박, 고추, 오이 등입니다. 감독님이 심은 모종은 이제 본잎이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다음주 주중에, 그러니까 5월 8일 이후에 옮겨심기가 가능할 듯합니다. 상태를 보아 그 전에 심어도 되는 것이 생기면 5월 8일에도 심겠으나, 아무튼 주중에 심어야 할 수도 있으니 그때 시간이 되는 분들은 한 번 모여서 심도록 하지요.

우리가 만든 모종은 이제 막 싹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것은 잘 나온 반면, 어떤 것은 아예 나오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 것은 잘못 심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씨가 오래 묵어서 발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완식 박사님이 보관하시면서 너무 오래된 씨를 다시 받지 못하셔서 그럴 수 있지요. 이 모종들은 흐음... 아쉽지만 그런 놈들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나온 놈들이라도 잘 키워야지요. 상태를 봐서 이달 말쯤에는 옮겨심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하늘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는 하지만, 땅과 사람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늘의 때와 땅의 기운과 사람의 노동이 삼박자를 맞춰야 이루어지는 것이 농사입니다. 태평농법이니 자연농법이니 해도 사람의 노동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편하게 농사지을 생각이시라면 애초에 그만두시는 편이 나을 겁니다. 편하게 농사짓는 방법은 없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되지 않을 겁니다.

 

여기서 잠깐 토종 씨앗의 장점은, 이 땅에서 오랫동안 지내며 이 땅의 기운과 하늘의 날씨에 충분히 적응했다는 점입니다. 수확량이니 특정한 맛이라든지 내병성 등의 점은 새로 육종해서 나오는 씨앗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토종이 왜 중요할까요? 숙제입니다. 토종이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 다음에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주는 옥수수를 심었지요. 옥수수와 수수. 수수란 이름이 들어가는 놈들은 거름을 많이 먹습니다. 생겨 먹길 그렇게 생겨 먹은 놈들입니다. 물론 거름이 적어도 되기는 합니다만, 크게 자라지 않지요. 거름을주면 줄수록 수확할 것이 커지는 놈들입니다. 조와 기장은 거름을 주면 줄수록 너무 커져서 쓰러진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만, 수수 종류는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의 흙은 우리보다 훨씬 유기물 함량이 높습니다. 축복받은 땅입니다. 그건 빙하가 드르르륵 내려오면서 유기물을 많이 남겨놓았기 때문이라 합니다. 우리의 흙은 대부분 산성의 척박한 땅입니다. 그건 우리 흙의 어머니인 암반이 화강암이기 때문입니다. 흙은 이런 바위가 오랜 세월에 걸쳐 바스러져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이런 척박하고 산성인 토양에서 잘 자라는 대표적인 나무가 바로 진달래와 소나무입니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나무인 것이지요. 어디에서나 잘 자라고 흔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옥수수로 돌아와 옥수수는 거름이 많이 필요하기에 그 조건을 충당할 수 없어 가장 넓은 두둑에 세 군데씩 점뿌림을 했습니다. 그 사이사이에는 다른 작물을 사이짓기하려고 합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콩이 가장 좋기는 하나, 그것보다 완두콩이나 오이, 참외 종류가 어떨까 합니다. 옥수수는 위로 자라니 옆으로 퍼지거나 붙잡고 올라가는 종류가 좋겠는데 그놈들이 딱이네요.

참, 완두콩과 강낭콩은 같은 콩이지만 뿌리혹박테리아가 없습니다. 이놈들은 거름을 좀 해야 합니다. 그러니 옥수수밭에 이놈들을 심었으니 서로 상생하겠구나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이놈들을 옥수수밭에 심는다면 웃거름을 따로 줘야 합니다. 그건 나중 문제이니 넘어가도록 하지요. 아무튼 옆으로 기거나 붙잡고 위로 오르는 놈들을 옮겨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어제, 기장과 조를 심었습니다. 조와 기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식입니다. 오히려 옛날에는 벼보다 더 많이 자주 먹던 곡식이지요. 이건 역사책에도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삼국시대를 배우며 그 시대에는 주곡이 이것이었다는 이야기, 기억나시나요? 벼는 얼마나 먹기 어려웠는지, 그래서 하얀 쌀밥이 고깃국이란 말이 나왔겠지요. 그 관념이 우리를 지배하여 벼가 최고의 곡식이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결과 벼 말고 다른 곡식들은 '잡곡'이라 불리며 많이 기르지도 않고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안익준 선생님 말씀처럼 곡식 방아를 찧어주는 곳이 이제 거의 없습니다. 참 웃긴 일이지요.

우리는 하찮은, 쓸데없는 것을 부를 때 '잡雜'이니 '개'니 하는 말을 붙입니다. 잡곡, 잡초, 잡스러운 놈... 개망초, 개나리... 그런데 그 말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는 더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우리는 '잡'이란 말을 빼고 부르는 건 어떨까요? 그냥 풀이라고 하면 더 좋잖아요. 시골 할마시 들은 그렇게 부르십니다. 잡초란 말을 잘 안 쓰시지요.

곡식 종류는 살짝 골을 타고 심는 것이 좋습니다. 습기 유지에도 좋고, 나중에 관리(김매기, 북주기)하기에도 더 편합니다. 씨가 많지 않을 때는 점뿌림이 씨도 덜 들고 거름도 덜 먹어서 좋습니다. 농사는 이렇듯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표준 영농이란 것이 있는데, 도시물을, 또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표준, 계량, 계측, 지도법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지만, 그게 어렴풋이 윤곽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여도 밭의 상황이 저마다 다르기에 그게 꼭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정답 문화에 너무 익숙하지요. 네 개 가운데 정답 하나를 고르는 방식에 길들여져, 정답이 아니면 불안하고 어찌해야 쓸까 안절부절합니다. 그런데 농사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여러분이 하시는 일 모두가 정답입니다.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정답이오. 모르는 것도 정답입니다. 그러니 너무 조바심내지 마세요. 농사의 흐름, 곧 자연의 흐름을 몸으로 익히시길 바랍니다. 몸을 놀리는 일에 익숙해지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농기구를 쓰는 요령을 터득하시길 바랍니다. 무엇을 언제 심고 언제 거두고 하는 일은 두번째 문제입니다. 먼저 자신을 살피고, 나아가 자연을 느끼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기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눈이 뜨일 겁니다. 아, 비가 오겠구나. 아, 이걸 심어야겠구나. 아, 이맘때는 무엇을 해야겠구나. 머리로 외워선 되지 않는 일입니다. 소농학교 과정을 통해 몸으로 깨우치시길 바랍니다.

물론 1년으로 되지 않겠지요. 1년에 농사는 한 번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10년이 지나도 10번입니다. 저도 아직 10번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1년은 더 지나야 10번, 열 손가락을 다 채울 수 있습니다. 길게 봐야 합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말, 그 맥락이 여기에도 적용됩니다. 길게 보고 천천히, 자기 발걸음에 맞춰서 자신 만의 길을 걸어나가십시오.

 

다시 농사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조와 기장 말고 땅콩과 곰취도 심었지요. 곰취는 반은 햇빛, 반은 그늘에 있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3년 전인가 4년 전인가, 원주 신림에서 곰취 농사를 크게 짓는 어르신을 만나 들은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래도 나물 종류, 그러니까 산에서 살다가 밭으로 내려온 종류는 하루종일 따가운 햇살에 노출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 살던 버릇 때문인 듯합니다. 어떤 나물을 심으시든 이 점만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하루의 반은 햇빛, 반은 그늘.

땅콩은 재밌지요. 뿌리가 확 뻗기 때문에 간격을 꽤 넓게 잡습니다. 40~50cm 호미 두 자루 정도입니다. 호미 한 자루가 어느 정도 길이인지 재보셨나요? 몇 센치, 몇 미터, 며칠, 몇 시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어르신들의 호미 한 자루, 발자국 하나, 해가 중천, 장 설 때 라는 말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입니다. 그 말 안에 녹아 있는 경험을 알아챌 수 있는 눈치와 그걸 정리하는 일은 각자의 몫입니다. 호미 한자루에 대략 30cm 정도 될 겁니다. 발자국 하나도 그렇구요.

작물은 땅이 척박하냐 기름지냐에 따라서 배게 심냐 드물게 심냐가 정해집니다. 어떤 땅에 어떻게 심을까요? 숙제입니다. 척박한 땅에는 어떻게, 기름진 땅에는 어떻게...

 

참, 강낭콩도 심었습니다. 늦었지요. 많이 늦었습니다. 이 강낭콩은 청산도에서 가지고 온 검정 강낭콩입니다. 보통 강낭콩은 감자 심을 때 심습니다. 3월 말이면 심지요. 수확은 씨를 받을 것만 나중에 따고 오며 가며 몇 개씩 따다가 밥할 때 넣어서 먹는 콩이 강낭콩입니다. 그래서 강낭콩은 주로 밥밑콩으로 쓰입니다. 콩은 용도에 따라 밥밑콩, 나물콩, 장콩으로 나뉩니다. 뭐 요즘은 기름용도 들어가겠네요. 암튼 장콩이 단백질이 많은 종류가 좋고, 밥밑콩은 잘 무르는 콩, 나물콩은 뿌리가 빨리 나오는 콩이 좋습니다. 

우리는 강낭콩을 저번주랑 이번주에 심었으니 참 늦었지요. 왜 늦었다고 하냐면. 강낭콩은 심고 두 달은 지나야 꼬투리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나서 익음때가 오지요. 그런데 그 시기가 꼭 장마와 겹칩니다. 장마와 겹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아세요? 강낭콩은 밥밑콩이라고 했지요. 그만큼 잘 무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잘 무른다는 것은 물이 닿으면 흐물흐물해져 빨리 뿌리를 뻗는다는 말입니다. 나중에 보시면 알겠지만 장마를 만나 비가 자주 오면 꼬투리 안에서도 뿌리가 나오고 난리가 납니다. 그래서 그전에 오며가며 따먹고 씨 할 것만 콩대에 남겼다가 날 잡아서 한 번에 수확합니다. 우리가 심은 강낭콩은 어떻게 될지 지켜봅시다.

 

이상으로 4월 소농학교에서 한 농사이야기를 끝내겠습니다. 한 달이 어떻게 지났는지 대략 머릿속에 그려지신다면 좋겠습니다. 개인별로 농사일지는 꼭 쓰시고, 궁금한 점, 알고 싶은 사항이 있으면 물어주세요. 제가 그리 친절한 사람도 아니고, 꼼꼼한 사람도 아니며, 붙임성 좋은 사람도 아니여서 그러지 않으시면 그냥 넘어갑니다. 전 참으로 무심한 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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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요구로 옥상에 텃밭을 만들었다.

밭이 있긴 하지만 집에서 뜯어 먹을거리를 만들자는 말.

 

일단 스티로폼 상자를 구했다. 그리고 산에서 부엽토를 좀 퍼서 오고, 집에 있던 화분의 흙을 뒤섞었다.

그러니 꽤 그럴싸한 텃밭이 만들어졌다.

동네 화원에서 상추 좀 사고(6개 1000원. 비싸다),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도 사서 심었다.

 

텃밭상자의 위치는 뜨거운 한낮의 햇빛을 피할 길 없는 옥상이기에 한낮에 그늘이 지는 곳을 택했다. 옥상에선 그늘이 중요하다.

 

 

청상추 3개와 적상추 3개. 그런데 다음날 부족하지 않겠냐는 아내의 욕심에 6개를 더 사다 심었다.

옆에는 파를 심어 놓고 필요할 때마다 갖다가 먹고 있다.

 

 

토마토와 같은 열매채소는 깊이가 어느 정도 필요하기에 화분에 흙을 채워 심었다. 그래서 최하 25cm는 되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는데, 지켜봐야지.

 

 

 이렇게 심었다. 가장 작은 하얀 화분에는 방울토마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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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골 소농학교의 밭입니다.

지난주 오줌 덕인지 아니면 클 때가 되어서 그런지 밀이 부쩍 자랐습니다.

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몇 번이고 쳐다보았습니다.

빨리 싹이 트는 무, 배추, 상추는 벌썩 떡잎이 보이고, 다음주가 지나면 고추도 싹이 밀고 올라올 겁니다.

콩 종류는 완두는 벌써 올라왔고, 다른 것들도 다음주에는 슬슬 보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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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광명에 갔다가 우연히 만난 쌀입니다.

광명이 고향인 분이 젊어서 신촌블루스 생활을 하시다가 귀향하여 60마지기 논농사를 지으며 육종한 벼라고 합니다.

생긴 건 자광미와 비슷한데 찰벼이고, 맛이 좀 다릅니다.

1kg에 7000원이란 값이지만 밥을 지어 먹으니 눈으로 보기도 좋고 입으로 먹기도 좋더군요. 밥이 빨개집니다.

다음 귀농통문에는 이 분을 취재하는 것도 재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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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기란? 태양의 위치에 따라 계절을 구분하려고 만든 것으로, 황도에서 춘분점을 기점으로 15° 간격으로 점을 찍어 모두 24개의 절기가 된다.


봄: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여름: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가을: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겨울: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


우리나라는 달의 모양 변화라 따라 날짜를 세는 음력에 절기에 따른 계절 구분을 함께 사용한 태음태양력을 썼다. (비고. 아랍권―태음력, 서양권―태양력)

 

2. 자연의 흐름에 맞춘 농사; 현대농업에서는 백색혁명 이후 비닐하우스를 짓기 시작하면서 농사에서 제철을 잃어버렸다. 겨울에 딸기, 봄에 수박·참외가 쏟아져 나오는 현실 → 인간을 철부지로 만듦. 가장 큰 문제는 철마다 필요한 영양분을 가진 농산물을 먹지 못함으로써 약해지는 인간과 철에 맞지 않게 농사를 지으려다보니 과다하게 투여되는 각종 농자재로 인한 자연의 오염 및 불균형.


※다시 균형을 회복해야 할 필요성에서 절기에 맞는 농사짓기를 강조! 첫걸음은 텃밭 농사에서부터 시작.


3. 절기별 농사짓기


1) 봄

입춘 ― 얼음이 녹으면서 농사 시작(밀·보리밟기, 쟁기질, 웃거름주기, 거름준비 등)

우수~경칩 ― 배수로 정비, 둑 손보기 등 농사준비

춘분 ― 감자, 완두, 강낭콩 심기

청명 ― 여러 잎채소 씨앗 심기(모종과 곧뿌림의 차이점?)

곡우 ― 곡식 씨앗을 심기 시작(옥수수, 수수 등. 옥수수를 길게 먹을 수 있는 법은?)


2) 여름

입하 ― 여러 열매채소 심기 시작(주로 모종. 열매채소를 이때 심는 이유?)

소만~망종 ― 콩과 작물(새 피해 조심), 고구마 심기.

하지 ― 이때까지는 꼭 김매기를 끝내야 함. 감자 캐고 잎채소는 갈아엎기. 가을농사 준비를 마치는 때.

소서~대서 ― 장맛비와 폭우, 태풍에 의한 바람 피해


3) 가을

입추~처서 ― 김장농사(무·배추 등)

백로~추분~한로 ― 작물들이 차례차례 수확철로. 10월 중순쯤 겨울농사 밀·보리 파종.

상강 ― 열매채소는 서릿발에 데친 것처럼 죽어 나자빠짐.


4) 겨울

입동~소설 ― 겨울농사의 핵심 마늘 심기. 김장농사 수확.

대설~대한 ― 부지런히 거름 만들고, 푹 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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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일이 많아 제대로 일진을 짚어볼 시간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뒤늦게 대충 한 번 꼽아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는 그리 쉽지 않은 한 해가 되겠다는 말씀.

먼저 임원경제지의 위선지 부분을 살펴보았습니다. 일단 정월과 2월 부분만 들춰보니,


정월에 큰 안개가 끼면 사람들에게 큰 재해가 나타난다. 만약 5일 동안 안개가 있다면 곡식뿐만 아니라 사람들에도 큰 해를 끼친다.  -�동상�

→ 올해 초에는 유난히도 안개가 잦았습니다. 늘 흐리고 우중충한 날의 연속이었죠. 가본 적은 없지만 꼭 유럽 같았죠. 봄이 되어 따뜻한 양기가 들어와야 하는 시점에, 안개가 끼면 그걸 막으니 사람에게도 곡식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삭치절朔値節] 정월 초하루가 입춘이면 백성들의 삶이 크게 편안하다. 속담에 이르길, 백 년 동안 세조춘(정월 초하루가 입춘이 되는 날)을 만나긴 어렵다고 한다. -�월령통고�

→ 안철환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듯, 설이 입춘 뒤에 있으면 따뜻하다는 설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설이 입춘 뒤에 있으면 당연히 봄기운이 충만하니 그해는 따뜻하겠지요. 그럼 삶이 크게 편안하구요.


입춘일에 청명하고 구름이 적으면 그 해에는 곡식이 잘 익으나, 입춘일이 흐리고 음습하면 그해는 벌레들이 벼와 콩을 해친다. -�무비지�

→역시나 올해 그리 좋지 않으리라는 예측입니다. 올해 입춘에는 눈이 왔습니다. 흐르고 음습했지요. 올해는 큰 수확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망치지 않는 게 최선일 수도 있겠습니다.


입춘 일진 : 을유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4자가 걸린다. - 봄에는 바람이 없고, 여름에는 하늘이 음습하고, 가을에는 밭을 평탄하게 채울 만큼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비가 그치지를 않는다. (乙酉日立春, 低處熟, 水懸岸四尺. - 春雨無風, 夏雨天陰, 秋雨平田, 冬雨不息.)

→입춘 일진은 몇 년을 가만히 보니 꽤 잘 들어맞았습니다. 봄에는 바람이 없고, 여름에는 음습하고, 가을에는 平田이라 하는데 고르게 온다는 것인지 비가 찬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고, 겨울에도 눈비가 잦을 듯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올해의 오운육기와도 비스무리합니다. 뒤에 다시 오운육기를 짚으며 보도록 하지요.


정월 초하루의 천간 : 을乙에 해당하는 천간이 있으면 곡식이 귀해지고, 백성들이 병에 걸린다.

→올해 정월 초하루는 을미일입니다. 역시나 곡식이 귀해지고, 병에 걸리기 쉽다고 합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가혹한 한 해가 될 터이니, 모두 몸조심하시고, 잘 사리도록 하십시오.


2월 2일에 얼음이 보이면 주로 가뭄이 든다. -�동상�

→ 이 날 최저기온이 영하 2~3도 정도였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얼음이 얼었지요. 가뭄이 든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겠습니다만, 위에서 보듯 여름에 음습하기만 하고 적당하게 비가 오지 않는다면 비는 오지만 가문 그런 현상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2월에 눈이 내려 7일 동안 녹지 않으면 소와 말이 상해를 입고 여름과 가을에 백성들은 평안치 않다. ������무비지������

→올해 참 지겹게 눈이 많이 왔지요. 당연히 2월에 눈이 내려 일주일 동안 녹지 않은 일이 생겼습니다. 이 예측에서도 생활이 편치 않을 거라는 우중충한 말뿐입니다.




다음으로 오운육기를 짚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운육기는 간단히 말하면, 하늘의 기운을 관장하는 목화토금수 오운五運과 땅의 기운을 관장하는 육기六氣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자세히 들어가자면 무지 머리 아픈 이야기이니 이쯤에서 건너뛰고.

아무튼 올 한 해 기운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하늘에선 금金, 땅에서는 소양상화小陽相火라는 기운입니다. 더구나 지나친 금의 기운이 가득하지요. 올해를 백호의 해라고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흰색과 호랑이는 서쪽과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표상인데, 경인년은 기운 자체가 강력한 가을 기운이란 뜻이지요. 소양상화는 화와 같은 동속이지만 소음군화와는 다른 기상의 특징을 띱니다. 소음군화가 지상에 있는 습기를 대기로 배출시켜 고온다습한 기상을 연출한다면, 소양상화는 대지의 습기를 배출하지 않아 고온건조한 기상이 나타나게 되지요. 아무튼 한마디로 차고 건조한 기운이라고 보면 됩니다.


올해 오운육기의 1년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운:  금태과(승)  금태과(승)  금태과(복)  금태과(승)  금태과(승)  금태과(정) 

오운: 1운 금태과   2운 수불급   3운 목태과   4운 화불급   5운 토태과  

육기: 소음군화  태음습토(실)  소양상화(실)  양명조금  태양한수  궐음풍목  


올해는 전체적으로 금태과金太過(지나친 금의 기운)의 영향을 받겠습니다. 금은 찬 성질이라 보면 됩니다. 전반적으로 찬 기운이 성하다는 뜻이지요. 그러면서 하늘은 오운의 흐름(금태과→수불급→목태과→화불급→토태과)을, 땅은 육기의 흐름(소음군화→태음습토→소양상화→양명조금→태양한수→궐음풍목)을 띱니다.

복잡하여 저도 헷갈리지만 쉽게 풀자면,

대한 무렵부터 춘분 무렵까지는 차고 건조한 금태과에 조금 따뜻하며 습한 소음군화의 영향으로 하늘은 차고 건조한데 땅은 습하여 눈이나 흐린 날씨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춘분 무렵부터 소만 무렵까지는 수불급과 태음습토의 영향으로 차고 축축한 날, 안개가 끼거나 부슬비가 내리는 날이 많을 듯합니다.

그러다가 소만 무렵부터 대서 무렵까지는 목태과와 소양상화의 영향으로 바람이 많고 더운 날이 되겠습니다. 뜨거운 더위와 센 바람이 만나니 태풍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수로 정비와 폭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봄부터 잘하십시오.

다음으로 대서 무렵부터 추분 무렵까지는 무더운 날이 이어지겠습니다. 올 여름은 건조할 테니 물 관리도 잘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추분 무렵 부터 소설 무렵까지는 다시 습하고 추운 날이 찾아오겠습니다. 아마도 올겨울도 눈이 많은 겨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한겨울에는 칼바람이 불어치는 날이 많을 듯합니다. 눈보라와 폭설 피해에 미리미리 대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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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벼 ; 4월 하순~5월 초순 파종 - 10월 중순 수확

b 밀, 보리 ; 11월 하순 파종 - 5월 중하순 수확

c 조 ; 7월 상순 파종 - 10월 중하순 11월 초순 수확 

d 콩 ; 4월 상순 파종 - 7월 하순 8월 상순 수확

e 메밀 ; 8월 상순 파종 - 11월 상순 수확

f 팥 ; 4월 중순 파종 - 7월 하순 8월 상순 수확

g 무 ; 8월 중하순 파종 - 11월 중하순 수확

h 기장, 수수 ; 7월 상순 파종 - 10월 중순 수확

i 땅콩 ; 4월 상순 파종 - 8월 상순 수확

j 고구마 ; 5월 하순 6월 상중순 파종 - 10월 수확

k 수박 ; 4월 중순 파종 - 8월 하순 9월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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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연두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토종병아리들.

부화기도 손수 만들어 키우고 있다. 다 큰 놈들은 밖에서 열심히 돌아다니며 먹을거리를 찾으러 다니고, 알에서 막 깬 병아리들은 이렇게 따뜻하게 보호를 받으며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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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벌레가 많아서 그런지 밭에 거미가 엄청 많습니다. 

이놈들이 벌레를 잡아 먹겠거니 생각하고 밭 한쪽에 긴무당거미 암컷이 떡 허니 자리 잡고 있는 걸 손대지 않고 있었더니, 어제는 방아깨비가 걸렸습니다.

거미의 배가 불룩한 걸 보니 알을 깔 때가 되었나 봅니다. 방아깨비가 새로 태어날 알에게 좋은 양분이 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 덩치 큰놈도 잘못하여 거미줄에 걸리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재수 없다고 생각해야겠지요.

 

적자생존은 결코 잔인하거나 비인간적인 현상이 아닌 듯합니다. 먹고 먹히는 관계만 인간적으로 보면 잔인하고 몹쓸 짓이겠지만, 자연이란 큰 울타리 안에서 보면 자연스런 섭리가 아닐까 합니다.

 

 

 

 기장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게을러서 제때 북을 주지 않았더니 이번 비바람에 알곡이 무거워져 쓰러지기 시작합니다.

가운데는 기장, 그 양 옆으로는 팥, 양쪽 끝에는 옥수수와 수수를 섞어짓기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오른쪽 아래에 팥이 조금이지만 제대로 보이네요. 수수는 안 보이지만 저쪽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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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고추씨를 받았습니다.

안철환 선생님께 받은 안산초입니다.

F1을 5년쯤 받으시던 것을 이어 받아 2년을 더 심었습니다.

첫해에는 좀 들쭉날쭉하더니 올해는 제가 바라던 모양이 한 80% 나왔습니다.

그런데 100% 똑같이 나와야 고정이 되는 것인가요? 아직 멀었겠죠.

아래가 안산초 사진인데 흔들렸습니다.

 

 

크기는 일반 고추보다 길이는 좀 작은 대신 굵기가 좀 굵습니다.

붕어초의 한 반에서 2/3 정도 크기입니다.

육질이 두꺼운 편이라 태양초로 말리는데 꽤 걸렸습니다.

올 가을 좋은 해로도 한 열흘 걸렸습니다.

맛은 참 좋습니다. 살짝 매우면서 달짝지근한데, 과즙이 물큰합니다. 

이게 말리기에는 더 안 좋을 수 있겠네요. 풋고추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고추를 곧뿌림(직파)했습니다.

곡우 무렵에 심어 늦서리를 피하는 쪽으로 합니다.

해에 따라 시기를 알맞게 조절하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좀 일찍 심었습니다.

 

모종보다 늦은 만큼 따는 횟수도 적고, 크게 자라지 않는 만큼 달리는 양도 적습니다.

수확량을 따지면 한 반쯤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손이 그만큼 덜 가서 편하긴 합니다.

생산량으로 가면 모종으로 심는 거에 훨씬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노력이 덜 드는 걸로 만족합니다.

그렇지만 시장에 내려고 한다면 더 고민해야겠지요.

 

병은 늦게 자라는 만큼 늦게 찾아왔습니다.

그래도 나무가 병으로 죽는 일은 없고, 열매만 좀 당하고 맙니다.

 

아직 뭐든지 주먹구구라서 무게를 재고, 양을 재고 하는 건 서툽니다.

그저 집에서 먹을 만치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만큼 과학적으로 정확히는 모릅니다.

그래도 계속 내 손으로 받아서 심는다는 것에 더 맘이 가고 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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