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올해 텃밭보급소를 통해 청파어린이집에 지도를 나갔다.

봄, 여름 열심히 잘해 잘 먹고, 가을에 접어들 무렵 배추를 심었다.

얼마나 잘 돌봤는지 어떤 것들은 밭에서 자라는 화학비료 먹은 것들 만하다.

 

사이사이 벌레가 좀 먹은 곳도 있지만 목초액을 한 번 줘서 일단 더 번지는 건 막았다.

앞으로 계속 벌레가 덤빌 수 있으니 잘 관찰하고 처방하시라 일렀다.

 

 

이 정도면 배추 몇 통만 더 사다가 김장해도 되겠다.

 

 

728x90

'농담 >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미와 방아깨비  (0) 2009.08.15
고추씨를 받다  (0) 2008.10.07
2008년 가을...  (0) 2008.09.25
꿀 따는 나비  (0) 2008.09.18
병술丙戌(단기 4339, 서기 2006)년 기상(氣象)과 농사(農事)  (0) 2008.09.13
728x90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해 봅니다.

가장 큰일은 아무래도 집 문제입니다.

이제 계약 기간도 끝나는데, 아내가 어떻게 어디로 가려는지 모르겠네요.

좀 불안한 상황입니다.

뭐 굳이 불안할 것은 없는데, 정해지지 않아 불안하다는 뜻입니다.

어디로 가든 갈 텐데, 그것이 언제인지 어디인지 모르니 답답할 뿐이지요.

그에 맞물려 집의 전세 계약 기간도 끝나니 따따블입니다.

하지만 걱정 없습니다.

다 잘 될 테니까요.

 

그러나 그에 맞물려 또 하나 걱정거리는...

겨울농사를 어떻게 하나입니다.

이제 곧 밀도 심고, 마늘도 심어야 할 때인데...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면 이걸 심어야 하는지...

그렇다고 안 심기도 뭐하고... 이건 내일 철환 형님과 한 번 이야기를 나눠 봐야겠습니다.

예전에 괴산에 내려간다면서 밭에 심어 놓고 팽개쳐 놓다시피 해서 그게 마음에 큰 짐이었거든요.

떠날 거면 깔끔하게, 그렇지 않을 거면 열심히 해야지요.

그때 얻은 교훈입니다. 저는 늘 뒷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거든요.

그것도 성격 때문인지 버릇처럼 그랬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끝낸 적이 없습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 가고, 경험도 늘어 가니 제대로 해야지요.

그렇다고 끝날 것은 아니지만요. 아무튼 이 문제는 미리 얘기를 나눠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가을, 2008년은 이래저래 뜬구름 같습니다.

필요한 곳에 적당히 비를 내리는 구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728x90
728x90

꿀 따는 나비.

꿀샘에 주둥이를 콕 박은 다음,

날개를 위아래로 조금씩 사악 사악 비비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728x90
728x90

병술丙戌(단기 4339, 서기 2006)년 기상(氣象)과 농사(農事)




연일 계속되는 추위를 핑계 삼아 집에서 긴긴 겨울잠을 자며 장판 디자인을 하고 있는 김석기입니다. 집에서 뒹굴거리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 여유가 생겨서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옛 선현들이 남긴 ‘기상과 농사’ 관련 기사에 대한 정리작업을 했습니다. 열심히 자료를 모았지만 여전히 자료는 부족하고, 또 모은 자료를 해석하기에도 아직 역량 미달이며, 그리고 충분히 실생활에서 검증해 것도 아니라서 선뜻 내놓기가 두렵기는 하나, 혹시라도 일말의 도움이 될까 하여 세상에 던져놓아 봅니다. 그러니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너그러이 봐주시고, 내년 농사에 참고하여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었다고 해주신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이 없겠습니다.


요즈음이야 워낙 기상측정 장비도 좋아지고 그와 함께 과학적인 방법도 발달하여서 이런 작업이 무슨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했다고 해도 여전히 일기예보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경우가 허다함은 물론, 한 달이나 일 년의 예보는 거의 불가능하며 툭하면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농사는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을 내다보며 한 해의 영농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게 작업을 해나가야 하는 일이라 기상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일이다보니 아침에 눈뜨면서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 자연히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허나 현대의 기상예측이라 하더라도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허점이 많으니, 긴 호흡으로 세워야 하는 영농계획을 짜기에도 미흡하고, 더구나 일기예보가 틀리기라도 한다면 하늘만 쳐다보거나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감히 제가 정리한 것이 정확하니 믿고 따르십사 호언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네 조상들이 이 땅에서 수백, 수천 년 동안 살아오면서 경험한 사실들을 차곡차곡 축적한 자료들을 뒤적여 정리한 것이니 어느 정도는 믿고 따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과학기술의 편리를 누리며 사는 우리에게 조상들이 남겨놓은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비과학적이고 심지어 미신 같은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내팽개치고 먼지만 쌓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어두운 골방에 쌓여있는 자료들을 햇볕에 꺼내어 털고 말려서 그 안에 녹아있는 경험과 지혜를 습득하여 우리의 실정에 맞도록 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는 더 이상 우리 것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서 말할 필요가 없을 줄로 압니다.


주저리주저리 사설이 길었습니다만 어여삐 봐주시고 그럼 정리한 자료를 토대로 내년 예측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일 년의 기사 중 기상관측이 필요한 내용은 빼놓았습니다. 그것은 그때그때 확인하며 보충하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동지는 이미 지났기에 동지 관련 기사는 관측된 결과를 바탕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기상관측이 필요 없는 달력과 간지 관련 내용들로만 구성했습니다. 달력은 물론 음력과 절기 중심입니다.




11월

동짓날 밤중에 천기가 맑으면 만물이 성숙하지 못하고, 바람이 많으며 찬바람이 자방(子方 북쪽)에서 불어오면 연사가 풍년들고, 서남 중간에서 불어오면 여름에 가뭄이 많다. -사시찬요

- 먼저 『사시찬요(四時纂要)』라는 책은 당나라 말기 한악(韓鄂 900년대 사람)이라는 사람이 지은 총5권의 책으로 1년 12달의 행사, 농사일, 기상예측 등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조의 명으로 제가 살고 있는 안산과도 인연이 깊은 강희맹(1424~1483)이 필요한 부분만 발췌하여 『사시찬요초』라는 이름으로 편찬했다고 합니다.

그건 그렇고, 동짓날 날씨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날은 내내 흐리더군요. 위 말이 맞다면 내년에는 만물이 잘 익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날 동지가 3시부터였는데, 그때 풍향은 기상청에 확인한 결과 북풍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내년은 풍년이 들 수 있음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18시부터 풍향이 남서풍으로 바뀌었더군요. 여름에는 조금 가물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옛날이었으면 가뭄에 속수무책이었겠지만 요즈음은 워낙 양수기다 뭐다 좋아서 큰 걱정은 아니지만 그런 장비가 없는 분들은 미리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동지에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해 벌레피해가 없다.

- 이 기사는 아마 눈이 많이 오면 날씨가 추울 테니 겨울을 나는 벌레들이 얼어 죽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올 겨울은 일부 지방에 국한되게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려서 눈이 오지 않은 지역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날씨가 오지게 추웠으니 벌레피해는 좀 줄지 않을까 합니다.


청대의 점법에는 ‘동지 다음 둘째 날이 임일(壬日)이면 조금 가물다.

- 청나라가 우리와 시간, 공간적으로 먼 나라이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그리 먼 나라도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귀기울여 들을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동지 이틀 후인 11월 23일(양력 12월 24일)이 임오(壬午)일입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리 대비해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1월

정월 상순 자일(子日 간지에 子가 든 날)로 1년을 점치는데, 갑자일을 만나면 풍년이 들고, -과농소초

- 『과농소초(課農小抄)』는 누구나 다 아시는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정조의 명으로 올린 농사에 관련된 상소입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응지진농서(應志進農書)’라고 하더군요. 정조는 어느 모로 보나 참 아까운 왕 중 한 명입니다.

올해 정월 상순 자일은 설날 이후 1월 7일(양력 2월 4일)입니다. 그날은 자일 중에도 갑자(甲子)일이고, 또 절기상 입춘이기도 하니 이래저래 길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상순 중에 신일(辛日)이 3일 안에 있으면 가뭄이 든다.

- 상순이라 하면 1월 1일부터 10일까지인데, 1월 4일이 신유(辛酉)일로 신일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가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양수기 같은 장비가 없는 분들은 큰 물통이라도 준비해서 미리미리 대비하여 피해가 없도록 하십시오.


언제나 보면, 입춘날 일진이 갑(甲)․을(乙)이면 풍년이 든다. -사시찬요

- 앞서 말씀드렸듯이 올해 입춘은 갑자(甲子)일입니다. 열 가지 천간 중에 굳이 갑과 을을 꼽고 있는 것은 추측인데 갑을이 오행상 목(木)기운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더군다나 입춘이라면 봄이 드는 날로, 봄 또한 오행상 목(木)입니다.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말하는 것 같습니다. 목을 직접적으로 극하는 것이 금(金)이고 금을 도와 목을 극하는 기운이 토(土)인데, 그것이 아닌 목(木)이나 목을 돕는 수(水)는 좋다는 관점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입춘일진] 

갑자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되고, 물이 강둑에 1자(대략 30cm) 넘게 차오른다. - 봄비는 돈과 같이 귀하고, 여름비는 골고루 내려 땅을 균일하게 하고, 가을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겨울비는 높이 달린다(高懸?).

- 이것은 입춘의 일진으로 한 해의 기상을 예견해보는 것입니다. 2005년의 경우 입춘이 기미일이었는데, 그와 관련된 기사가 신기하게도 2005년의 날씨와 얼추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꼭 이것과 같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미리 알아두면 영농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 기사에서도 여전히 풍년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천기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지런하다면 올해는 모두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위 기사를 보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무렵 약간의 가뭄이 예상됩니다. 앞에서 가뭄을 예견했던 것과 나름대로 맞아 들어가는 것 같네요. 하지만 여름에는 골고루 비가 내린다고 하니 한시름 덜 수 있겠습니다. 겨울비가 고현(高懸)한다는 의미는 정확한 풀이가 되지 않아서 물음표를 남겨두었습니다. 내년 겨울을 직접 확인하고 풀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혹 누가 아시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월

초이튿날에 봄 농사를 시작한다. 이날 비가 오면 농사에 해롭다.

- 이 기사는 그냥 한 번 올려봤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이날을 농사일의 시작으로 여겼구나 하는 정도로만 보시면 됩니다. 2월 초이튿날은 양력으로 3월 1일입니다.


2월 중에 세 번이나 일진에 묘(卯)자가 들면 팥, 보리, 면화가 잘 되고, 들지 않으면 일찍 벼를 심어야 한다. -신은지

이 달에 묘일(卯日)이 3번 들어 있으면 콩을 심는 것이 적당하고, 들어있지 않으면 벼를 심는 것이 적당하다.

- 기사들을 정리하다 보니 묘일(卯日)을 중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묘일은 앞서 말씀드린 갑․을과 같이 목(木)기운 중 음목(陰木)에 해당하는 기운입니다. 양목(陽木)이 씨앗과 땅을 뚫고 나오는 싹이 나오는 형상이라면 음목은 뚫고 나온 싹이 무럭무럭 자라서 무성해지는 형상을 뜻합니다. 이것도 추측이지만 그것과 관련하여 이런 기사를 써놓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튼 2006년 2월에는 4일, 16일, 28일(양력 3월 3일, 15일, 27일)에 세 번 묘(卯)가 일진에 들어갑니다. 그러니 콩과 종류, 보리, 면화 등이 모두 잘 되겠네요. 벼는 예전에는 망종․하지 중심으로 심었다고 합니다. 올해는 음력 5월에 걸리는데, 늦봄과 초여름인 음력 3월과 4월에 약간의 가뭄이 예상되니 예전과 같이 벼를 심으시는 분은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심으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벼농사도 예전과 철이 다르니 별 소용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월

4월 중에 묘(卯)자 일진이 세 번 들면 삼(麻)이 잘되고, 그렇지 않으면 보리 수확이 없다. -신은지

- 4월에도 5일, 17일, 29일(양력 5월 2일, 14일, 26일)에 묘(卯)자 일진이 세 번 들어있습니다. 삼도 잘 되고 보리도 잘 되어, 의식(衣食)에 풍족함이 있을 것 같습니다.



7월

속설에 ‘입추가 7월에 들면 모내기한 것을 수확하겠지만 6월에 들면 곧 끝나 버린다.’고 하였는데, 이는 그해에 흉년이 든다는 말이다.

- 2006년에는 7월 15일 백중날 입추가 듭니다. 모내기한 것을 온전히 수확하여 풍년이 들기를 바랍니다. 허나 풍년이 든다고 하여도 나라의 농업정책도 어지럽고 농심도 흉흉하여, 농민들 얼굴의 주름이 펴지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일 뿐입니다.


아침에 입추가 들면 저녁에 바람이 불고, 밤에 입추가 들면 더위가 끝까지 간다.

- 이 기사는 믿거나 말거나 같은데, 후에 직접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아무튼 2006년 입추는 1시 41분을 기점으로 드는데 정말 저녁에 바람이 불까요?



8월

속설에 ‘추분이 지난 뒤에 추사일(秋社日)이 오면 쌀이 천하에 두루 퍼질 것이다.’라고 한 것은 쌀이 흔하다는 뜻이고, ‘추사일이 지난 뒤에 추분이 오면 쌀값이 비단처럼 비싸질 것이다.’라고 한 것은 쌀이 귀하다는 뜻이다.

- 추사일은 입추 후에 다섯 번째로 일진에 무(戊)자가 드는 날을 말하는데, 봄․가을에만 있는 것으로 각각을 춘사일․추사일이라고 합니다. 춘사에는 제비가 날아와서 봄을 알리고, 추사에는 제비가 떠나서 가을을 알린다고 합니다. 이날이 되면, 춘사일에는 부지런히 일하자는 뜻에서, 추사일에는 만곡이 익어 풍성하게 된 것을 기뻐하는 뜻에서, 남녀 모두 일을 멈추고 쉬며 이웃과 함께 나무 밑에 제수를 차려놓고 지신(地神)과 농신(農神)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하니 이 글을 보는 분들도 그날은 쉬면서 제사까지는 아니어도 이웃과 정을 나누어 보심이 어떨까 합니다. 춘사일은 2월 21일(양력 3월 20일)이고, 추사일은 8월 5일(양력 9월 26일)입니다.


월 안에 묘자 일진과 경자 일진이 세 번 들면 보리 작황이 좋다.

- 올해는 일 년 내내 풍년이 든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8월 중 묘(卯)자 일진은 2일, 14일, 26일(양력 9월 23일, 10월 5일, 17일)에 들고, 경(庚)자 일진은 8월 7일, 17일, 27일(양력 9월 28일, 10월 8일, 18일)에 듭니다.




이상 제가 방바닥을 뒹굴며 알아본 바를 말씀드렸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6년에는 풍년에 관한 기사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풍년이 드니 대충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근면성실 하지도 않으면서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것은 로또복권을 사서 1등에 당첨되기를 바라며 빈둥거리는 것과 같은 것일 겁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나쁜 운이라고 할지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그 운을 헤치고 나갈 것이며, 아무리 좋은 운이라고 할지라도 손 놓고 게으름을 부리는 자는 패가망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비록 내년 천운이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하여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낟알 하나도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내년 한 해도 열심히 하시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728x90

'농담 >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년 가을...  (0) 2008.09.25
꿀 따는 나비  (0) 2008.09.18
10년 동안의 입춘일진과 기상자료 비교  (0) 2008.09.13
정해년 기상과 농사  (0) 2008.09.13
11월 8일, 입동立冬날  (0) 2008.09.13
728x90

1994년 갑술년

1월 1일 정해 -11월 20일

2월 4일 신유 -12월 24일

2월 10일 정묘 -1월 1일

신유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은 곡식이 잘 익게 되고, 물이 둑에 이척이 걸린다. - 봄에 때에 맞추어 내리는 비가 적고, 여름에는 비가 고르게 내려 못을 이룰 정도가 되고, 가을에는 비가 평탄하게 내리다 급격하게 내리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

辛酉日立春, 低處得熟, 水懸岸二尺. - 春時少雨, 夏雨調澤, 秋雨平傾, 冬雨雪多.

※설이 입춘보다 늦어서인지 봄이 추움. 봄에 강수량이 적은 편이고, 여름에는 약 100mm로 고르며, 태풍 이후 음력 9월에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림. 음력 12월 겨울에 많은 눈이 내림.



1995년 을해년

1월 1일 임진 -12월 1일

1월 31일 임술 -1월 1일

2월 4일 병인 -1월 5일

병인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지역이나 낮은 지역이나 풍년이 들고 곡식이 잘 익으며, 물이 둑에 오촌까지 걸린다. - 봄에는 비가 내려 맑은 날도 음습하며(청음?), 여름에는 고르게 내리다가 줄기차게 내리며(평경?). 가을에는 비가 내려 맑은 날이 드물며, 겨울에는 비가 봄까지 연이어 내린다.

丙寅日立春, 高低豊稔, 水懸岸五寸. - 春雨晴陰, 夏雨平傾, 秋雨微晴, 冬雨連春.

※94년에 비해 평균기온이 낮지만 봄기온은 약간 더 높음. 봄에 비가 내려 맑은 날도 음습하다는 것은 모르겠음. 여름에는 비가 60mm 안팎으로 고르게 내리다가 음력 6월 400mm에 가까운 비가 내림. 가을에 해당하는 음력 7월~9월(양력 7월 말~ 11월 말. 이 해는 8월 윤달) 비는 초반에 집중적으로 내렸지만 맑은 날이 통틀어 한 달일 정도로 구름이 많았음. 겨울비는 봄까지 연이어 내리는 정도는 아니었음.



1996년 병자년

1월 1일 정유 -11월 11일

2월 4일 신미 -12월 16일

2월 19일 병술 -1월 1일

신미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에서는 곡식이 적게 익고, 물이 둑에 1척3촌까지 걸린다. - 봄에는 비가 오질 않고, 여름에는 바람이 위태롭게 불어오고(전풍?), 가을에는 비가 둑이 넘칠 정도로 내리고, 겨울에는 현현하게?? 흘러내리듯이 눈이 내린다.

辛未日立春, 高鄕少熟, 水縣岸一尺三寸. - 春雨不至, 夏雨顚風, 秋雨過岸, 冬雪懸懸.

※음력 2월 많은 비가 왔으나 1, 3월에 극심한 봄가뭄. 여름 顚風은 무엇인지 모르겠음. 가을에도 예년에 비해 많은 비가 온 것은 아님. 겨울에 현현하게 내린다는 눈은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르겠음.



1997년 정축년

1월 1일 계묘 -11월 22일

2월 4일 정축 -12월 27일

2월 8일 신사 -1월 1일

정축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지역에서 곡식이 잘 익고, 높은 지역의 마을엔 콩이 좋으며(두호?), 물은 둑에 네자까지 걸린다. -봄에 비가 쉬지 않고 내리고, 여름에 비가 균등하게 내리며, 가을에 비가 넘칠 듯이 이어지며, 겨울에는 메마른 바람이 분다.

丁丑日立春, 低鄕熟, 高鄕豆好, 水懸岸四尺 - 春雨不息, 夏雨均勻, 秋雨懸淫, 冬有乾風.

※다른 해에 비해 봄에 비가 고르게 자주 많이 내림. 그래서 높은 지역 마을에 콩이 잘 된다고 한 것 같음. 여름에는 중간중간 집중호우. 초가울인 8월초에 집중호우가 이어짐. 겨울에 메마른 바람이 분다고 했는데 강수량은 다른 해에 비해 많은 편임.



1998년 무인년

1월 1일 무신 -12월 3일

1월 28일 을해 -1월 1일

2월 4일 임오 -1월 8일

임오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 낮은 곳 모두 곡식이 다 잘익고, 물이 둑에 5촌이 걸린다. - 봄에 내리는 비의 횟수가 거의 없고, 여름에는 밭이 상할 만큼 비가 내리며, 가을에는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고, 겨울에 내리는 눈은 형체가 없을 정도 만큼만 온다.

壬午日立春, 高低盡熟, 水懸岸五寸. - 春雨無數, 夏雨傷田, 秋風多雨, 冬雪無形.

※음력 2, 3월인 3, 4월에 한 번에 많이 내린 비 몇 번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가 안 왔음. 여름에는 정말 많은 비가 내림(5월 윤달로 여름은 5월~ 8월 중순까지). 가을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음. 겨울에 눈은 거의 오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옴.



1999년 기묘년

1월 1일 계축 -11월 14일

2월 4일 정해 -12월 18일

2월 16일 기해 -1월 1일

정해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1척이 넘게 차오른다. - 봄에는 비가 때에 맞추어 내리고, 여름에는 바람과 함께 우박이 내리고, 가을에는 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겨울에는 눈이 거품을 내면서 언다.(포동??)

丁亥日立春, 高鄕熟, 水過岸一尺. - 春雨時作, 夏雨風雹, 秋雨連綿, 冬雪泡凍.

※봄에 비가 때에 맞추어 내린다고 하나 곡우날 비가 오지 않았음. 3월 중순 ~ 4월 초에 비가 자주 내림. 7월 ~ 8월초 바람이 강함. 가을에 연속으로 맑은 날이 3~4번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비가 자주 내림. 겨울에 눈이 거품을 내면서 어는지는 확인 못했으나 눈이 엄청 많이 왔음.



2000년 경진년

1월 1일 무오 -11월 25일

2월 4일 임진 -12월 29일

2월 5일 계사 -1월 1일

임진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은 공사를 시공하기에 좋으며, 물이 둑에 1척 2촌이 넘게 걸린다. - 다른 판본에 의하면, 물이 1척 2촌까지 걸린다고 한다. ㅇ 봄에 비가 내릴 때 바람이 불며, 여름에는 비가 많이 내려 물이 세차게 흐르고, 가을에는 매실이 누렇게 열릴 때 장마처럼 비가 내리며, 겨울에는 바람이 몹시 심하다.

壬辰日立春, 高處好施工, 水過岸一尺二村. - 別本, 水懸岸一尺二村 ㅇ 春雨有風, 夏雨流傾, 秋雨黃梅, 冬雨風惡.

※봄가뭄이 심하고, 바람이 강한 편. 초여름인 5월은 강수량이 많지 않으나 늦여름인 7월로 갈수록 강수량이 많아짐. 가을에 해당하는 8, 9월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림. 통계자료 상으로는 겨울 바람이 심하지 않았음.



2001년 신사년

1월 1일 갑자 -12월 7일

1월 24일 정해 -1월 1일

2월 4일 무술 -1월 12일

무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모두 곡식이 매우 잘 익고, 물이 둑에 1척이 걸린다. - 봄에는 비가 때에 맞게 내리고, 여름에는 아주 위태위태하게 내리고, 가을에는 바람이 몹시 심하고, 겨울에는 눈이 귀하다.

戊戌日立春, 高低大熟, 水懸岸一尺. - 春雨應時, 夏雨高危, 秋雨風惡, 冬雨雪稀.

※맹춘인 2월 강수량은 충분하나 3, 4월은 가뭄. 때에 맞지도 않은 것 같음. 여름 6, 7월 위태로울 정도로 비가 많이 옴. 초가을에는 바람이 심함. 눈은 적게 내린 편.



2002년 임오년

1월 1일 기사 -11월 18일

2월 4일 계묘 -12월 23일

2월 12일 신해 -1월 1일

계묘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은 곡식이 잘 익고 풍년이 들며, 물이 둑에 일척을 넘어서 차오른다. - 봄에 비가 무한정 내리고, 여름에 비가 낮게 깔리듯이(비?) 내리며, 가을에는 비가 무한정 내리고, 겨울에는 비를 기약하기 어렵다.

癸卯日立春, 高處豊稔, 水過岸一尺. - 春雨無限, 夏雨低飛, 秋雨無限, 冬雨難期.

※늦봄으로 가면서 비가 많이 온 편. 여름은 다른 해에 비해서 강수량이 그다지 많지 않음. 그러나 가을은 비가 많이 내린 편. 겨울에는 확실히 비가 적게 내림.



2003년 계미년

1월 1일 갑술 -11월 29일

2월 1일 을사 -1월 1일

2월 4일 무신 -1월 4일

무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4척이 걸린다. - 봄에는  비가 꾸준히 내려 사흘이상 그치지 않을 정도이고, 여름에는 매실이 익을 때 다가오는 장마를 지나고도 계속 비가 내리고, 가을에는 바람이 많고 큰물을 이룰 정도로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언덕을 쌓을 만큼 눈이 내린다.

戊申日立春, 高低豊熟, 水平岸. - 春雨調霖, 夏雨過梅, 秋雨風水, 冬雪成堆.

※ 5~6일 간격으로 비 왔다 맑았다 반복. 장마 이후에도 늦여름 7월에 비가 자주 내림. 가을인 8~9월 중순까지 계속 비가 많이 내림. 겨울에도 눈이 많이 내림.



2004년 갑신년

1월 1일 기묘 -12월 10일

1월 22일 경자 -1월 1일

2월 4일 계축 -1월 14일

계축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이나 낮은 곳이나 모두 곡식이 잘 익고, 물이 주로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 봄에 내리는 비가 여름까지 이어지고, 여름에는 비와 함께 바람이 많이 불고, 가을에는 맑은날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비가 맹춘 정월에서 삼월(삼춘)까지 내린다.

癸丑日立春, 高低皆熟, 水主平岸. - 春雨連夏, 夏雨多風, 秋雨天晴, 冬雨三春.

※봄부터 여름까지 약 4~10일 간격으로 2~5일 정도 비가 옴. 그러나 다른 해와 비슷한 양상이지 특이하지는 않음. 여름에는 바람이 강한 편. 가을에 맑은날 비온 적은 3~4번 정도이지만 다른 해와 비교했을 때 많은 편. 3월에 큰 눈이 왔음.






참고자료. 수원 지방을 기준으로 한 날씨값들.  1994년 ~ 2004년 (출처. 기상청 통계자료)


1. 평균기온

년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994

-1.2

0.3

3.7

14.2

17.7

22.3

28.7

27.6

20.7

14.8

8.6

1.3

1995

-2.4

-0.0

5.8

10.7

16.6

21.5

24.8

26.4

20.0

15.1

5.6

-1.6

1996

-2.2

-2.0

4.5

9.7

17.6

22.3

25.1

26.5

21.7

14.0

6.4

1.1

1997

-3.2

0.3

5.9

12.0

16.9

22.8

25.9

26.6

20.2

12.9

8.3

1.5

1998

-1.4

2.6

6.5

15.2

18.5

21.6

25.2

25.6

23.0

16.7

6.9

1.4

1999

-1.1

0.4

6.0

12.8

16.9

22.4

25.5

25.9

22.9

13.9

7.3

-0.1

2000

-2.0

-2.1

5.6

11.6

17.5

23.3

26.9

25.9

20.1

14.1

6.1

0.3

2001

-4.0

-0.6

4.2

12.1

18.1

21.8

25.5

25.7

21.6

15.4

5.9

-1.1

2002

-0.4

0.4

6.2

12.7

16.4

21.0

24.7

23.7

20.6

11.6

2.7

0.4

2003

-4.0

0.7

5.3

12.4

18.8

21.3

23.8

24.2

21.0

13.6

9.3

0.6

2004

-2.2

1.9

5.7

12.2

17.0

22.6

24.8

26.1

21.3

14.4

8.4

1.8


2. 강수량

년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994

4.4

10.8

50.9

25.3

141.4

94.0

81.3

327.2

68.1

191.0

31.2

20.0

1995

13.4

11.2

46.2

33.7

59.0

67.7

372.9

967.9

24.2

29.2

24.8

3.1

1996

20.4

4.1

100.8

51.1

26.5

286.4

241.1

77.5

9.2

70.0

49.0

16.0

1997

14.4

41.4

30.4

60.7

260.3

150.4

331.7

299.2

25.0

52.3

82.0

46.5

1998

23.7

34.3

44.0

105.9

86.4

213.7

306.0

591.6

141.2

25.0

51.6

3.5

1999

7.3

1.8

54.0

73.6

121.3

76.7

345.0

338.4

402.2

92.3

25.3

18.2

2000

57.7

1.4

3.1

20.4

43.7

118.2

375.8

448.8

182.2

21.6

27.5

28.4

2001

42.2

47.4

15.1

12.9

13.8

222.3

469.7

144.7

12.1

58.1

14.2

14.7

2002

31.8

3.2

35.7

152.4

77.0

52.0

257.8

487.3

31.3

73.8

12.2

17.2

2003

10.4

46.2

28.3

182.0

85.5

159.0

341.9

293.7

271.5

30.6

51.6

14.1

2004

17.8

42.6

14.4

63.8

125.2

135.7

382.0

157.4

183.4

2.0

67.5

25.2


3. 적설량

년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994

2.7

9.4

8.5

 

 

 

 

 

 

 

 

2.2

1995

8.5

0.9

0.6

 

 

 

 

 

 

 

3.3

2.3

1996

2.5

0.4

 

 

 

 

 

 

 

 

4.1

1.5

1997

3.0

0.3

 

 

 

 

 

 

 

 

 

5.0

1998

8.3

13.0

 

 

 

 

 

 

 

 

5.5

 

1999

5.7

0.7

 

 

 

 

 

 

 

 

0.4

8.2

2000

11.7

0.8

2.3

 

 

 

 

 

 

 

 

1.8

2001

9.8

15.1

2.6

 

 

 

 

 

 

 

 

3.8

2002

3.3

1.5

0.5

 

 

 

 

 

 

 

 

2.4

2003

3.2

0.3

 

 

 

 

 

 

 

 

 

8.5

2004

4.3

4.2

11.3

 

 

 

 

 

 

 

 

 



4. 평균풍속

년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994

1.3

1.6

2.2

1.7

1.9

1.5

1.5

1.5

1.3

1.2

1.1

1.4

1995

1.5

1.3

1.9

2.0

1.7

1.5

1.6

1.5

1.1

0.9

1.2

1.2

1996

1.5

1.7

1.8

2.0

1.5

1.4

1.5

1.3

1.1

1.0

1.7

1.5

1997

1.7

1.7

1.9

2.0

1.8

1.5

1.7

1.9

1.6

1.8

1.4

1.6

1998

1.9

1.9

2.0

1.8

1.9

2.1

2.6

1.9

1.7

1.6

1.6

1.3

1999

1.7

1.9

1.9

2.1

1.9

1.7

2.2

1.9

1.6

1.3

1.4

1.1

2000

2.1

1.9

1.7

1.5

1.3

1.2

2.1

2.1

2.0

1.4

1.3

1.2

2001

1.4

1.3

2.4

2.1

2.2

1.8

2.0

2.1

2.3

1.6

1.5

1.9

2002

2.2

1.8

2.3

2.4

2.3

2.1

2.2

2.1

1.7

1.8

1.9

1.5

2003

1.2

1.0

1.5

2.3

2.1

2.1

2.2

2.0

1.8

1.8

1.8

1.9

2004

1.6

2.4

2.4

2.3

2.4

2.0

2.2

2.3

2.1

1.8

1.6

1.8



5. 일조시간

년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994

142.9

168.4

206.4

208.5

198.5

201.6

196.0

200.7

227.3

182.9

162.1

158.1

1995

196.2

194.0

161.9

232.2

212.3

168.4

159.1

151.4

188.2

211.8

191.5

166.7

1996

185.5

190.6

183.7

254.7

243.5

119.0

158.0

179.0

227.1

181.8

142.9

173.5

1997

150.2

201.2

226.7

231.1

172.4

222.1

175.4

221.8

215.5

231.6

143.7

134.3

1998

153.5

157.0

217.4

146.6

218.2

166.0

151.0

134.0

190.3

190.3

182.1

178.0

1999

184.2

167.6

185.6

228.5

227.1

229.9

164.6

192.2

156.1

171.0

182.1

155.3

2000

162.7

200.9

215.0

209.4

191.2

176.0

161.8

151.8

150.9

173.6

158.3

172.4

2001

156.8

161.9

221.3

230.8

215.9

135.8

132.8

223.3

223.8

170.1

170.8

188.6

2002

153.8

167.0

191.5

226.0

213.0

225.4

147.8

69.1

163.8

205.8

153.5

145.8

2003

166.8

145.0

165.5

172.9

230.6

128.7

117.4

98.3

126.8

219.5

124.8

169.0

2004

180.7

197.8

211.7

222.6

189.0

158.8

94.5

165.1

172.1

250.0

157.0

186.1


6. 상대습도

년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994

63.9

62.2

61.5

56.4

66.9

69.3

70.9

72.4

67.8

70.1

64.2

61.5

1995

56.7

63.3

63.7

55.1

59.6

66.5

77.3

79.4

74.7

74.8

70.2

69.3

1996

66.4

62.5

70.5

64.7

69.8

80.4

79.8

77.8

74.0

73.2

70.8

62.4

1997

52.4

56.9

61.6

57.0

68.5

68.2

80.4

78.0

68.5

61.3

71.3

68.8

1998

60.0

61.3

66.7

72.9

67.4

72.6

74.4

76.1

76.5

75.1

70.5

69.5

1999

65.7

67.0

59.5

67.1

71.9

74.7

77.8

77.8

81.2

76.0

75.5

67.2

2000

66.0

57.7

57.1

55.4

68.3

69.9

75.2

76.8

71.8

66.2

60.3

59.0

2001

60.9

63.5

56.2

55.3

63.8

71.1

77.2

69.6

59.4

68.9

63.1

51.8

2002

62.5

59.6

59.1

57.0

64.3

63.2

73.9

79.2

69.6

63.6

57.7

61.3

2003

60.8

64.5

62.4

62.6

61.1

70.1

75.0

78.0

73.8

61.4

65.9

59.1

2004

61.1

56.3

49.7

52.5

65.8

63.7

79.7

69.5

69.7

57.8

67.2

55.9



7. 구름량

년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994

4.4

3.4

3.8

4.3

5.2

5.3

5.6

5.7

3.9

4.4

4.0

4.0

1995

2.8

2.3

5.2

3.8

4.8

6.1

7.1

6.6

5.0

4.0

2.7

2.8

1996

3.2

3.0

5.4

3.8

4.2

8.1

7.1

6.1

3.8

4.4

4.6

3.2

1997

3.2

2.9

3.9

4.2

6.4

5.2

6.2

5.3

4.2

3.0

4.3

4.2

1998

4.6

4.1

3.9

6.2

5.0

6.5

7.1

7.7

4.8

4.3

3.6

2.8

1999

3.0

4.1

5.0

4.2

3.9

4.5

6.4

5.9

5.8

4.5

3.7

2.6

2000

4.3

2.9

3.6

4.4

5.4

5.7

6.2

6.4

5.8

4.9

4.3

3.9

2001

 

 

 

 

 

 

 

 

 

 

 

 

2002

 

 

 

 

 

 

 

 

 

 

 

 

2003

 

 

 

 

 

 

 

 

 

 

 

 

2004

 

 

 

 

 

 

 

 

 

 

 

 

운량 0~2.4 : 맑음,  2.5~5.4 : 구름조금,  5.5~7.4 : 구름많음,   7.5이상 : 흐림



8. 태풍 개수

년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994

 

 

 

 

 

 

2

2

 

1

 

 

1995

 

 

 

 

 

 

1

1

1

 

 

 

1996

 

 

 

 

 

 

1

1

 

 

 

 

1997

 

 

 

 

 

 

1

2

1

 

 

 

1998

 

 

 

 

 

 

 

 

1

1

 

 

1999

 

 

 

 

 

 

1

2

2

 

 

 

2000

 

 

 

 

 

 

2

2

1

 

 

 

2001

 

 

 

 

 

 

 

1

 

 

 

 

2002

 

 

 

 

 

 

3

1

 

 

 

 

2003

 

 

 

 

1

1

 

1

1

 

 

 

2004

 

 

 

 

 

 

1

3

1

 

 

 


1991년 8월 22일 ~ 26일  글라다이스 gladys

1995년 8월 19일 ~ 30일  자니스 janis

1998년 9월 29일 ~ 10월 1일  야니 yanni

1999년 7월 23일 ~ 8월 4일  올가 olga

2000년 8월 23일 ~ 9월 1일  프라피룬 prapiroon

2002년 8월 30일 ~ 9월 1일  루사 rusa

2003년 9월 12일 ~ 13일  매미 maemi


728x90

'농담 >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꿀 따는 나비  (0) 2008.09.18
병술丙戌(단기 4339, 서기 2006)년 기상(氣象)과 농사(農事)  (0) 2008.09.13
정해년 기상과 농사  (0) 2008.09.13
11월 8일, 입동立冬날  (0) 2008.09.13
2005년 흉흉한 농심  (0) 2008.09.13
728x90

11월

동지에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오면 가을에 비가 많고, 곤방에서 불어오면 여름에 큰 가뭄이 든다고 한다.

― 

동지에 매우 추우면 다음해 병충해가 적다고 한다. 또한 이날 밤 천기가 청량하면 모든 작물이 흉작이라고 한다.

― 이번 동지는 따뜻하네요. 기온이 영상입니다. 병충해가 적다고 말할 수 없겠습니다. 또한 하루 종일 맑다는 일기예보가 있으니 농사도 어렵겠습니다.

동짓날 밤중에 천기가 맑으면 만물이 성숙하지 못하고, 바람이 많으며 찬바람이 자방(子方)에서 불어오면 연사가 풍년들고, 서북 중간에서 불어오면 벼가 상하게 되고, 유방(酉方)에서 불어오면 가을에 비가 많고, 서남 중간에서 불어오면 여름에 가뭄이 많다. -사시찬요

― 이번 동지는 앞서 말했듯 맑은 날씨가 될 것 같습니다. 바람이 많지는 않은데 북서풍이 살짝 불고 있습니다.

동지에 얼음이 얼지 않으면 전염병(瘟疫)이 퍼지게 된다. -사시찬요

― 이건 겨울에 추워야 병원균도 꼼짝을 못한다는 말 같습니다. 허나 얼음이 얼기는커녕 얼음이 녹고 있으니 조류독감도 조심하고 멀리 다니지 말아야겠습니다.

동지에 구름을 관찰한다. 자시(子時)부터 새벽까지 푸른 구름이 북쪽에서 일어나면 풍년이 들고, 붉은 구름이 일어나면 가뭄이 들고, 검은 구름이 일어나면 홍수가 나며, 흰 구름이 일어나면 전염병이 돌고, 누런 구름이 일어나면 풍년이 크게 들고, 구름이 없으면 흉년이 크게 든다.

― 새벽에 일어나려고 했으나 눈을 뜨는 8시가 넘었습니다. 누가 새벽에 하늘을 보신 분이 있으신가요.

청대의 점법에는 ‘동지 다음 첫째 날이 임일(壬日)이면 사방 천리가 덥고 가물며, 둘째 날이면 조금 가물고, 셋째 날이면 평년 수준이며, 넷째 날이면 오곡이 풍년이 들고, 다섯째 날이면 작은 홍수가 나고, 여섯째 날이면 큰 홍수가 나고, 일곱째 날이면 강둑이 터져서 흐르고, 여덟째 날이면 바다가 끓어오르고, 아홉째 날이면 풍년이 크게 들고, 열째 날부터 열두째 날까지 사이에 임일이 들어있으면 오곡이 흉년이다’라고 하였다.

― 올해 동지는 12월 22일입니다. 그날은 일진이 을유일이지요. 다음 임일은 7일 뒤인 12월 29일이 임진일입니다. 청대의 점법이 맞다면 강둑이 터져서 흐르는 일이 생기겠습니다. 봄부터 부지런하게 여기저기 물꼬를 잘 손보시길 바랍니다.




12월

입춘이 12월에 들어있으면 겨울이 따뜻하다.

― 올해는 입춘이 음력 12월 17일입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한 해가 되겠습니다. 대신 이듬해는 병충해가 극성을 부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놈들 겨울에 추워서 좀 죽어줘야 할텐데….




1월

상순 중에 신일(辛日)이 3일 안에 있으면 가뭄이 들고, 7일 이후에 있으면 홍수가 나며, 나머지 날에 있으면 평탄하다.

― 1월 상순에 신일은 음력 1월 9일(양력 2월 26일)입니다. 위 말이 맞다면 7일 이후에 있으니 홍수 위험이 있군요. 앞에서 동지 다음 첫 임일에서도 그랬듯이 둑 관리를 철저하게 하셔야겠습니다.

언제나 보면, 입춘날 일진이 갑(甲)․을(乙)이면 풍년이 들고, 병(丙)․정(丁)이면 큰 가뭄을 만나게 되고, 무(戊)․기(己)이면 밭곡식이 손상되고, 경(庚)․신(辛)이면 사람들이 안정되지 못하고, 임(壬)․계(癸)면 큰물이 내를 넘치게 된다. 또 청명하면 만물이 잘 되고, 비구름이 있으면 큰 물결이 인다. -사시찬요

― 이번 입춘 일진은 기사己巳입니다. 위의 기사대로라면 밭곡식이 손상될 위험이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아마 물난리 때문이 아닐까요. 계속해서 물 관리를 잘하라고 하니 말입니다. 고랑을 깊게 치고 두둑을 높이 올리며 물꼬는 넉넉하고 시원하게 잘 뚫어 놓으십시오.

이 달에 월식이 있으면 곡식이 흔해지고, 무지개가 나타나면 곡식이 귀해진다.

― 3월 4일(음력 1월 15일)에 월식이 있을 것이라 합니다. 밭농사는 어려워도 논농사는 수월하다는 것일까요.

[입춘일진] 기사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풍년이, 높은 곳은 가뭄이 들고, 물이 둑에 4자까지 걸린다. -봄에는 비가 둑을 넘길 정도로 오고, 여름에는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 않고, 가을에는 비가 많이 내려 (발이) 빠질 정도이고(多沒), 겨울에는 눈비가 많이 내린다.

― 높은 곳은 가뭄이 들고 낮은 곳은 풍년이 든다는 것은 한꺼번에 비가 퍼붓는다는 것이 아닐까요. 병술년에도 그랬지요. 비가 오기는 많이 왔지만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오히려 가뭄을 탔다고 들었습니다. 위의 기사를 봐도 비가 많이 온다는 이야기뿐입니다. 아무튼 치수공사를 확실히 하십시오.




2월

2월 중에 세 번이나 일진에 묘자가 들면 팥, 보리, 면화가 잘되고, 들지 않으면 일찍 벼를 심어야 한다. -신은지

― 음력 2월 안에 3월 22일(을묘), 4월 3일(정묘), 4월 15일(기묘)에 묘자가 들었습니다. 팥․보리․목화농사가 잘되겠습니다. 벼는 심던 대로 심어야겠네요.

이 달에 묘일이 3번 들어 있으면 콩을 심는 것이 적당하고, 들어있지 않으면 벼를 심는 것이 적당하다.

― 아까 본 것처럼 묘일이 3번 들었으니 콩도 좋겠습니다.




3월

이 달 안에 묘일이 3번 들지 않으면 삼과 보리가 잘되고, 들면 팥 농사에 적당하다. 일설에는 ‘콩 농사에 적당하다’고도 한다.

― 이번 달에는 묘일이 2번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삼과 보리가 잘되겠습니다.




4월

4월 중에 묘(卯)자 일진이 세 번 들면 삼(麻)이 잘되고, 그렇지 않으면 보리 수확이 없다. -신은지

― 음력 4월에는 5월 21일(을묘), 6월 2일(정묘), 6월 14일(기묘)로 세 번 묘자가 들었습니다. 3월에도 그랬듯이 삼과 보리가 잘되겠습니다.




5월

이 달 안에 묘일(卯日)이 세 번 들어있으면 벼와 콩, 팥을 심는데 적당하고 절기에 맞춰서 비가 내린다.

― 이 달에는 묘일이 2번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삼과 보리는 잘된다고 했는데 다른 농사는 영 별로일까요. 절기에 맞춰서 비가 내리지도 않겠군요. 이 해는 아무튼 들쑥날쑥한 일기가 되겠네요.

5월이 크면 여러 오이 종류가 익지 않고, 5월이 작으면 모내기를 반드시 빨리 한다.

― 이번 5월은 29일까지 있어 작은 5월입니다. 모내기를 빨리하라고 하네요.




7월

속설에 ‘입추가 7월에 들면 모내기한 것을 수확하겠지만 6월에 들면 곧 끝난다’고 하였는데, 이는 그해에 흉년이 든다는 말이다.

― 올해 입추는 음력 6월 26일입니다. 이래저래 농사짓기 어렵다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아침에 입추가 들면 저녁에 바람이 불고, 밤에 입추가 들면 더위가 끝까지 간다.

― 올 입추는 6시 42분에 들어갑니다. 더위가 끝까지 가지는 않겠습니다.




8월

백로가 화일(火日)이면 충해가 생긴다.

―백로는 음력 7월 27일 을사乙巳일입니다. 사巳는 음양오행으로 음화에 해당합니다. 겨울이 따뜻해서 병충해가 극성을 부릴지도 모르겠다고 했는데 충해가 생긴다는 말을 꼭 집어서 합니다.

월 안에 묘자 일진과 경자 일진이 세 번 들면 보리 작황이 좋다.

― 이달 안에는 묘자 2번, 경자 3번이 들었습니다. 묘자가 한 번 더 들었으면 좋으련만.


728x90
728x90

11월 8일, 입동立冬날




오늘은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입니다. 겨울이 어느새 슬며시 이렇게 가까이 찾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공부하는 것이 있어서 천문기상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데, 절기라는 것이 정말 기가 막히게 들어맞음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번 달 23일은 달력을 펼쳐보시면 아시겠지만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었습니다. 그 날 정말 서리가 내려서 고구마며 호박, 토란 같은 작물의 잎에 뜨거운 물에 데친 것처럼 팍 죽어버렸습니다. 고구마는 서리 내리기 전에 캐야한다고 합니다. 서리 맞으면 보관하는 중에 상하기 쉬워서 그런데 어르신들은 그걸 고구마가 감기 걸린다고 표현합니다. 옛날 분들은 고구마 하나에도 생명을 느낄 수 있는 말을 쓰셨네요.


이제 겨울 준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집니다. 옛날, 아니 그렇게 옛날도 아니지요. 지금으로부터 한 25년쯤 됐을까요. 그래도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까마득한 옛날이겠지요.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중학교 형들만 봐도 엄청 크고 나이 먹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초등학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민학교라고 했지요. 이름을 바꾼다고 할 때, ‘벌써 굳어진 이름이 쉽게 바뀔까?’ 했는데 금방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국민학교라는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아니 기억은 남았어도 의식적으로 입에서는 초등학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빨리 바뀔 수 있었던 것은 우리만의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냄비근성이라고 하지요. 일본사람들은 한국에 올 때마다 놀란다고 합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일본에 비해서 모든 것이 엄청 빨리 변하고, 사람들도 유행에 민감하다고 합니다. 요즘 같은 IT시대에는 적합할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놓치고 있는 것도 많은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80년대,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때를 생각하면 겨울이 올 때쯤 어른들이 하시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그때는 옆집끼리 모여서 함께 김장을 담아서 장독을 땅에 묻어놓고, 연탄집에 전화로 주문해서 연탄 몇 백장을 한 번에 들여놓고, 겨우내 먹을 쌀을 팔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쌀을 판다는 말이 나와서인데, ‘아니 엄마는 쌀을 돈 주고 사오는데 왜 판다고 하지?’ 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지금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기로 먹을거리가 없어서 쌀을 사오는데 말이라도 사온다고 하기보다 판다고 하는 것이 기분상 위로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일을 마치고 나면 하시는 말씀이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때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쌀은 밥을 해야 먹고, 김치도 익어야 맛있는데. 연탄은 어떻게 먹는다는 말이야.’


이제야 그 말들이, 가정을 꾸리고 살림을 살아보니 모든 것이 이해가 됩니다. 이런 것을 철들었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겨울맞이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여름내 장롱 속에 들어있던 두꺼운 이불을 꺼내서 깨끗이 빨아서 말려두었던 이불보를 씌우고, 쌀독에 쌀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서 주문도 하려고 합니다. 참 쌀 얘기를 하니 지난달에 옆 동네 대야미로 벼를 털러 다녀온 일이 생각납니다. 벼를 털기 위해서는 먼저 낫으로 벼를 베야 합니다. 콤바인으로 추수를 하면 기계소리만 들리겠지만, 낫으로 벼를 벨 때는 석-석- 하는 소리가 얼마나 맑고 아름답게 들리는지 모릅니다. 그 소리가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귓가에서 들립니다. 벼를 베기 전 논둑에 서서 바라본 모습도 장관입니다. 누렇게 익은 벼들이 쫙 펼쳐져 있는 모습은 어떤 사진이나 영화로도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 중의 아름다움입니다. 그 모습도 눈을 감으면 선하게 펼쳐집니다. 산은 울긋불긋 익어가고, 그 아래 논에는 벼가 누렇게 펼쳐져 있는 모습은 얼마를 쳐다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벼 베는 일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꼭 한 번 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겨울 준비의 대미인 김장은, 밭에서 자라고 있는 무와 배추로 담을 생각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가꾼다고 가꿨는데 그렇게 볼품은 없습니다. 무, 배추는 저랑 궁합이 안 맞는지 매번 예쁘게 잘 안 됩니다. 그저 궁합이 안 맞아서 그렇다 하는데, 기술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맞을 겁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고 괜히 핑계를 대보는 거지요. 아, 보일러도 잘 돌아가는지 날 춥기 전에 한 번 돌려봐야겠습니다.


이제 한 달에서 한 달 반만 지나면 추운 겨울이 닥칠 겁니다. 모두들 겨울맞이 준비 잘 하셔서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 보내세요. 따끈한 아랫목이 간절히 생각날 그 날이 다가옵니다.

728x90

'농담 >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년 동안의 입춘일진과 기상자료 비교  (0) 2008.09.13
정해년 기상과 농사  (0) 2008.09.13
2005년 흉흉한 농심  (0) 2008.09.13
2003년 8월 13일, 텃밭일기  (0) 2008.09.13
강남 가는 제비  (0) 2008.09.13
728x90

2005년 겨울, 추곡수매는 폐지되었고 대신 공공 비축제라는 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거기에 국회에서는 쌀 쿼터제를 관세화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농민들이 추운 겨울날씨에도 여의도로 몰려와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또 모인다고 하더군요. 시위로 해결된다면 좋겠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하나 둘 목숨을 버리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음에 가슴이 아파오는 겨울입니다.

 

농민은 항상 손해를 감수하며 이 땅을 지켜왔습니다. 산업화의 역군이 최고의 대우를 받을 때, 그들이 먹는 음식은 농민들이 생산해 왔습니다. 쥐꼬리 만한 월급을 받는 노동자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농민들은 제값도 못 받고 헐값에 농산물을 유통업자에게 넘겨야 했습니다. 그 유통업자들이 커서 지금의 일그러진 농산물 유통체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김대중 정권 때 김대중이 이 유통체계를 바로잡으려도 가락동 유통업자들이 며칠간의 파업으로 간단히 손들게 만들었죠. 이처럼 그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소비자들이 보는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산지에서는 똥값인 농산물이 시장에서 사려면 열배 백배가 뛴 가격이 됩니다. 정말 어처구니없고 말도 안 되는 일이 지금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노동자를 쥐어짜고, 국민을 쥐어짠 결과 기업은 상당히 덩치가 커졌습니다. 삼성 같은 재벌이 해체되어 마땅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당장 해체된다면 갑갑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바로 농민들이었습니다. 노동자 보다 못한 농민의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고 슬픕니다. 오죽하면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러워 하고 물려줘야 할 농민들이 자기 자식은 공부해서 도시에 나가 살기를 원하겠습니까. 땅을 치고 통탄할 일입니다.

 

몇 년 전에는 중국에 핸드폰을 팔기 위해서 마늘을 수입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단지 돈으로 따지자면 그것이 더 이득일테지만 세상에 돈을 먹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지금은 돈만 있으면 시장에 가서 마음껏 원하는 물건을 사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갈까요? 농사 짓는 사람이 없어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나요. 그때는 수입되는 농산물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자연히 독과점 형태가 발생하겠지요. 발빠른 자본이 그 기회를 놓칠리 없습니다. 결국 우리는 목에 스스로 개줄을 묶게 되는 것입니다.

 

많이 배우고 알만한 사람들이 그런 일은 꿈에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 치 앞은 볼 수 있어도 몇 십년 후는 볼 줄 모르나 봅니다. 이제는 가뜩이나 농촌에 노인네들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 사람들이 죽고 사라지면 이제 농촌은 없어질 것입니다. 상황이 이런데 그 누가 농촌에 들어가 살려고 하겠습니까. 정부에서 얘기하는 규모의 농업은 헛된 망상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땅의 특성상 아무리 경지구획을 한다고 해도 미국이나 중국의 땅처럼 될 수 없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규모의 농업정책을 시행해서 경쟁력을 갖춘다니요. 이 무슨 어불성설입니까.

 

쌀 개방 문제를 단지 그 사실 하나로만 보면 쌀을 개방하는 대신 다른 수출품을 팔 수 있으니 우리에게 더 이득이 될 것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쌀 개방은 그 사실 하나로만 봐야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식량 자급률과 식량주권, 그리고 우리의 환경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의 차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의 식량 자급률은 30%가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30%가 됐던 것은 쌀이 자급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점점 더 농사를 짓는 사람은 줄어들 것이고, 일부 규모의 농업을 실현한 사람들이나 농사를 지을 것입니다. 그 사람들에 의해 자급률 30%가 유지될지는 모르겠으나 이건 농사를 농업으로 생각하는 숫자놀음하는 사람들에게나 유효한 수치입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그래서 결국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게 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상상해보면 정말 암담합니다.

 

IMF 이후에 우리나라 종자회사가 모두 다국적 기업에 넘어갔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에 의한 폐해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게 된 결과 이제 우리의 농사는 그 사람들의 손에 좌지우지 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종자를 안 준다면 우리는 그냥 손 놓고 쳐다 볼 수밖에 없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래도 농사를 짓기 위해서 비싼 값을 치르며 농사를 짓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게 농사를 지어봤자 농산물이 똥값인 현실에서는 손에 떨어지는 것조차 아무것도 없습니다. 식량주권이라는 문제도 이와 같습니다. 지금은 싼 값으로 마구 무차별적으로 들어올텐데 나중에 우리 농사가 다 망하고 나서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종자의 경우와 똑같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결과입니다.

 

이 땅을 농부들이 지켜왔다고 말했습니다. 이건 사실입니다. 실제로 선진국이라는 유럽의 경우 농사가 가지는 환경적 가치에 대한 연구결과 논밭이 미치는 영향이 엄청남을 알아냈습니다. 가치고 수치를 떠나 논이 갖는 담수율만 봐도 거대한 댐 수십 개와 맞먹는다고 합니다. 농토가 우리의 땅과 환경을 지켜왔고, 그 일선에는 농부들이 있었습니다.

 

요즘 아토피네 뭐네 하는 문명병들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암보다 무서운 것이 당뇨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문명병은 우리의 생활 관습이 변한 것과 밀접합니다. 식생활은 물론이고 생활 자체가 산업화에 맞춰지다 보니 그에 따른 병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아니라면 왜 예전 사람들은 요즘과 같은 질병으로 고생하지 않았겠습니까.

 

이렇듯 농사에는 엄청난 가치가 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한낱 돈의 가치로 맞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돈을 떠나서 정말 속 터지고 부끄럽고 가슴을 치며 피를 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발 행정가들이나 기업이 제정신을 차리고 거시안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잘 따져보고 판단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땅에 농업이, 농사가 죽으면 우리는 뿌리 잃은 도깨비가 될 뿐입니다.


2005년 겨울, 우리는 너무 슬프고 무서운 현실에 대면하고 있습니다.

728x90

'농담 >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해년 기상과 농사  (0) 2008.09.13
11월 8일, 입동立冬날  (0) 2008.09.13
2003년 8월 13일, 텃밭일기  (0) 2008.09.13
강남 가는 제비  (0) 2008.09.13
섞어짓기 작물  (0) 2008.09.13
728x90

부시시한 얼굴로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었다. 오늘은 아무 연락이 없어 텃밭 모임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이 한구석에 계속 남아 있었다. 11시쯤이었나 회장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금 출발하니 두시간쯤 걸릴 것 같다." 

얼추 시간을 계산해보니 좀 더 게으름을 피워도 될 것 같아 좀 더 뒹굴거렸다. 뒹굴거리면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나무도감과 엊그제 새로 산 나물책을 뒤적거렸다. 어제 텃밭 주변 산기슭에서 본 나무와 풀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보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후 밭으로 출발하였다. 오늘은 날이 계속 우중충한 것이 일기예보에서 말한 것처럼 비가 오려나 보다. 지난 주에 밭에 물이 너무 많다고 잔뜩 걱정하며 떠난 용범이 형의 얼굴이 떠오른다. 처음에 물길을 제대로 잡았어야 했는지 원래 바닥에서 물이 솟아나는지 아직도 확실한 원인을 모르겠지만 어쩌겠는가, 버릴 건 버려야지.

 

밭에 도착하여 하우스로 가려는데 용범이 형과 수옥누나가 장비를 들고 내려오고 있다. 올라갔다 다시 오는 수고를 덜고 함께 밭으로 향했다. 어제 확인한데로 밭은 여전히 물구덩이 투성이였다.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성한 땅을 만들기 위하여 삽질을 했다. 용범이 형도 밭의 사정을 알고 이제는 한쪽을 포기했다. 대신 살릴 수 있는 만큼이라도 살리려고 아주 열심이다.

 

그렇게 일하고 있는 중에 회장님 내외와 아이들이 도착하였고, 뒤이어 안성호 형님도 도착하셨다. 우리는 고랑을 더 확실히 파주고 물길을 제대로 잡아주었다. 물이 차 질퍽질퍽한 곳은 거기 나름대로 다양한 생물이 살라고 버려(?)두었다. 기름진 땅을 만들고자 퇴비를 퍼다 뿌려주고 땅을 잘 갈아 주었다. 뿌리만 남겨졌던 풀들도 정리할 수 있는데로 깔끔히 정리를 해주었다. 

그렇게 얼추 일을 마치니 시간은 4시가 조금 넘었다. 장비를 들고 하우스로 돌아가 저녁 먹을 준비를 하였다. 오늘 저녁은 회장님이 특별히 준비하신 삼겹살 파티다. 삼겹살 파티를 위해서 고추와 깻잎을 미리 텃밭에서 챙겨두었다. 삼겹살은 안철환 선생님이 철판구이를 알려주셔서 선생님이 만들어 놓으신 드럼통에 철판구이를 하였다. 누가 지시를 내린 것도 아닌데 각자 알아서 자신의 일을 맡아 저녁준비가 착착 이루어졌다. 회장님은 고기를 굽고, 나는 불을 지피고, 성호 형님과 용범형은 부족한 것을 채웠고, 수옥 누나와 사모님은 그릇과 밥과 저녁상을 차리셨다. 아이들은 일을 할 때부터 저들끼리 신이 나서 재밌게 놀고 있다.

 

불을 지피는 연기에 삼겹살이 구워지는 냄새가 저녁 바람을 타고 온 사방으로 퍼진다. 뱃속은 벌써부터 허기를 느끼고 입안에는 침이 고인다. 깻잎에다 삼겹살을 얹고 쌈장을 바르고 고추를 한 입 베어물고 쌈을 입 안에 밀어넣는다. 거기에 새로 한 밥까지 입 안에 넣으니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다. 마른 목은 안산 막걸리로 축이고, 시간이 갈수록 서로 간의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안철환 선생님도 한자리 끼셔서 함께 하시고픈 마음이셨을텐데, 그날 장모님과 할머님 그리고 사모님까지 함께이셔서 조금 그러셨나보다. 다들 일하고 계신데 아무리 레저농이라고 하셔도 일을 미뤄놓고 사람들하고 어울리기가 좀 그렇지 않은가.

그래도 중간 중간 오셔서 막걸리도 드시고 하시며 좋은 이야기도 해주신다. 농막에 대해서 용범 형이 어떻게 하실건지 넌지시 이야기를 꺼냈다. 나름대로 생각은 있으신데 아직 선뜻 실행하시기에는 준비가 덜 되셨는지 거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불교귀농학교에서 힘이 닿는데로 열심히 도와드릴테니 불러만 달라고 넉살좋게 용범 형이 마무리 짓는다.

 

점점 어둠이 내려올 시간인데 사람들은 서로 자리를 뜰 줄 모르고 막걸리 잔을 기울인다. 그 좋은 자리를 마침 그날이 옥금이 어머니가 생일이셔서 더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더 있다가는 뒷감당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슬그머니 사정을 이야기하고 자리를 일어섰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는 길이 어찌나 아쉽던지 내내 머릿 속에서 사람들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는다.

728x90

'농담 >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8일, 입동立冬날  (0) 2008.09.13
2005년 흉흉한 농심  (0) 2008.09.13
강남 가는 제비  (0) 2008.09.13
섞어짓기 작물  (0) 2008.09.13
겨울맞이  (0) 2008.09.13
728x90

이제 밤이면 서늘한 찬바람이 피부에 스치고, 풀벌레들 우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는 것을 보니 완연한 가을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올 해는 다른 해와 달리 절기를 따지면서 살았는데 절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을이 왔음을 느끼니, 한 해가 다 간 것 같아서 괜시리 밤이면 울적해지기도 합니다. 삼복 더위만 지나면 한 해가 다 지난 것 같다는 말이 수긍이 가는 요즘입니다.


그렇다 보니 새삼 봄날이 생각납니다. 그 중에서도 어렸을 적 봄만 되면 찾아오던 손님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옛날 국민학교를 다니던 80년대, 저는 곤지암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 지역에서는 봄이면 소로 논밭을 갈았고, 가을이면 고추랑 벼를 말리는 것이 큰일이었고, 눈 오던 겨울이면 �이며 토끼를 잡으러 산으로 들로 다녔습니다.


그곳에 살던 그 시절, 봄만 되면 특별히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계속해서 찾아오는 통에 만나던 손님이 있었습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바로 그들입니다. 봄이면 찾아와서 집을 짓고, 새끼를 치고, 똥을 싸고, 시끄럽게 지저귀던 제비들 ... 요즘 같은 가을이면 왠지 그 제비들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제비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80년대 중․후반에는 서울에서도 제비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로 이사를 오고 나서 만난 제비는 예전에 시골에서 만나던 그 제비들이 아닐까 하여 너무 반갑고 기뻤습니다. 환경이 변했지만 제비는 그대로 볼 수 있어서 서울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지요. 이 제비들이 서울의 좁은 골목길을 지나갈 때면 어찌나 날쎄게 날아다니는지 무서워서 조심조심 하면서 다녔는데, 참 대단한 것이 제비들과 한 번도 부딪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제비들 하고 부딪칠까 무섭다고 할머니께 말씀드리면 할머니는 걱정말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 같아서는 후라이팬으로 갑옷을 만들어 입고 다녀야 하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피하려고 움찔움찔 거리다 보면 어느새 핑 하고 위로 슉 오르고, 엄마야 하면서 움츠리면 옆으로 쌩쌩 비켜가고, 정말이지 내가 날아다닌다면 제비처럼 날아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있었습니다.


그런 제비들이 언제부터인가 천대를 받게 되었지요. 시골에서 살 때는 제비가 찾아오면 정말 반갑게 맞았습니다. 제비가 비우고 간 집은 일부러 놔두고 제비집 밑에는 똥받침도 해주고 혹시 뱀 같은 천적이 덤벼들까 지켜주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비가 시끄럽고, 똥 싸서 지저분하다고 제비가 집을 지으면 허물어 버리고 쫓아내고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찾아오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환경이 너무 달라져서 오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제비와 헤어진 것이 십년이 넘었습니다.


그런 제비를 이번 여름에 동해안으로 놀러갔다가 우연히 다시 만났게 되었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함께 간 집사람은 길거리에 세워두고 제비를 쫓아다니느라 몇 십분 동안 그 동네를 헤매고 다녔습니다. 나중에는 집사람이 자기가 제비보다 못하냐고 하면서 화가 나서 풀어주느라 혼났지요. 그래도 제비가 너무 반가운 것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진짜 오랫동안 못 보던 친구를 만난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제비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그네들이 오면 먼저 집을 정성껏 짓습니다. 어디서 물어오는지 마른 풀이며 진흙을 물어다가 튼튼하게 집을 짓고, 그러고 나서는 암수가 몰래 짝을 지어 알을 낳지요. 그리고 알이 깨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암수가 번갈아 가면서 먹이를 잡아다가 새끼들을 배불리 먹입니다. 그 때 새끼들이 서로 먼저 먹이를 받아 먹으려고 지지배배 거리는데 그 모습을 보고 황구라고 했습니다. 그맘때 제비 새끼는 부리가 유독 큰데 노란 색을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아이들이 먹을 것 달라고 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어린 아이들을 보고 황구라고 했지요. 이 말만 봐도 제비가 얼마나 우리 삶과 밀접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흥부전이며 여러 가지 이야기에 나오고 있지요. 그렇게 새끼를 키우다 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새끼들이 하나 둘 자기 힘으로 하늘을 날게 됩니다. 그때는 아무래도 먼저 태어난 놈들이 용감하게 먼저 날아오르지요. 그래도 어수룩한지라 비행에 실패해서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놈들이 꼭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놈들은 개가 먼저 물어가기 전에 얼른 집어서 다시 둥지로 넣어주곤 했습니다. 그러면 그 새끼 제비는 겁을 먹어서 쉽게 날아오를 수 없게 됩니다. 그럴 때는 형제들이며 부모가 모두 응원을 해주어 결국은 비행에 성공하게 되지요. 그렇게 날개에 힘이 붙으면 제비들이 떠날 때가 됩니다. 그리고 그 때가 바로 요즘이지요.


제비가 떠날 때가 되어서 그런지 가을이 되자 저절로 제비 생각이 났습니다. 요즘에는 새 하면 비둘기나 까치만 떠올리게 됩니다. 그만큼 생물종의 다양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더군다나 도시가 형성되면서 거기에서 적응할 수 있는 동물들만 볼 수 있게 되는 현실이 더욱 그렇게 만들었겠지요. 그래도 밭에 가면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습니다. 까치, 비둘기는 물론이고 꾀꼬리, 뻐꾸기, 할미새 ... 이름을 잘 모르겠는 새들까지 ... 많은 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주 가끔이지만 솔개 같은 맹금류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 수가 워낙 적어서 제대로 힘을 쓰지는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몇 년 전부터 지리산에 반달곰을 풀어놓는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소식 또한 함께 들려서 참 안타깝습니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이겠지만 호랑이가 산의 주인이던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어릴 적 읽었던 시튼 동물기의 늑대왕 로보 보다 마지막 호랑이 이야기였던 대왕이라는 무늬가 새겨져 있던 일본놈들을 잡아먹었다는 대왕호랑이가 생각납니다.

728x90

'농담 >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5년 흉흉한 농심  (0) 2008.09.13
2003년 8월 13일, 텃밭일기  (0) 2008.09.13
섞어짓기 작물  (0) 2008.09.13
겨울맞이  (0) 2008.09.13
2003년 봄  (0) 2008.09.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