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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흙이란 어떤 흙일까?' -좋은 흙이 되기 위한 4가지 조건

농민들이나 텃밭에 열심히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주 질문을 받는 게 있다. "좋은 흙이란 어떤 흙인가요?"이다. 사실 이는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현재 농작물을 재배하는 토지의 흙을 전제로 한다면, '좋은 흙이란 작물의 생육을 저해하지 않는 흙이다'라고 답한다. 

 

그럼 그 작물의 생육을 저해하지 않는 흙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흙일까? 그건 다음 4가지 조건을 겸비한 흙이라고 생각한다(표1-1).

 

 

표1-1 작물을 재배하는 데 좋은 흙이 되기 위한 4가지 조건

조건 내용
흙의 물리적 성질에 관한 조건  
(1) 경도와 두께 : 작물의 뿌리를 확실히 지탱할 수 있도록 두텁고 단단한 흙이 충분할 것.
(2) 수분 상태 : 적당히 수분을 보유한 데다가 적당히 물빠짐이 좋을 것.
흙의 화학적 성질에 관한 조건  
(3) 산성도 : 흙이 극단적인 산성이나 알칼리성을 띠지 않을 것.
(4) 양분 상태 : 작물에 필요한 양분을 적당히 포함하고 있을 것. 

 

  (1) 작물의 뿌리를 확실히 지탱할 수 있도록 두텁고 단단한 흙이 충분할 것.

  (2) 적당히 수분을 보유한 데다가, 적당히 물빠짐이 좋을 것.

  (3) 흙이 극단적인 산성이나 알칼리성을 띠지 않을 것.

  (4) 작물에 필요한 양분을 적당히 포함하고 있을 것.

 

(1)과 (2)는 흙의 물리적인 성질에 관한 조건이다. 또, (3)과 (4)는 흙의 화학적 성질에 관한 조건이다. 이 조건을 조정하면 작물의 생육이 저해되는 일은 없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면, 반드시 질문이 되돌아온다. 예를 들면, "단단하고 검은색을 띤 흙이 좋지 않은가요?"라든지 "지렁이가 많이 있는 흙이 좋은 흙 아닙니까?"라거나 "퇴비를 많이 준 흙이야말로 좋은 흙이죠."라고 이야기한다.

 

 

 

 

2  숙련된 주방장은 보기만 해도 '좋은 흙'이라 하지만...

몇 년 전 봄, 나는 삿포로의 유명 호텔 레스토랑의 숙련된 주방장과 함께 가루눈 스키장으로 유명한 홋카이도 니세코ニセコ를 방문한 적이 있다.  요테이산羊蹄山 기슭에서 감자를 심는 곳이었다. 방송국 리포터가 그 밭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에게 물었다. 나는 어떻게 답하면 좋을지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주방장은 그 자리에서 "이 밭에서 캔 감자는 맛있기 마련입니다. 이 시커멓고 부드러운 흙을 보면 알 수 있죠. 숨이 막히는 이 흙의 향기는 삶으면 가루가 푸슬푸슬한 감자를 캘 수 있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이 감자를 써서 어떤 요리를 만들까 생각하면 두근두근하네요."라고 말했다. 

 

그림 1-1 수확 중인 니세코의 감자밭

 

확실히 그 밭은 화산재에서 유래한 흙(이른바 화산회토, 정확히는 안도솔)으로, 시커멓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꽤 검었다(그림 1-1). 하지만 그 흙을 보기만 하고서 그렇게 간단히 "맛있는 감자를 캔다"고 말할 수 있는지 나에게는 불가사의였다. 40여 년이나 흙을 공부해 온 나는 그 주방장처럼 '거리낌없이" 판단할 수 없었다. 주방장이 너무나도 자신있게 말했기에 리포터도 "그렇군요. 분명 맛있는 감자를 캐겠네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이 "동의해 주세요, 전문가이니까..."라는 표정으로 나의 얼굴을 쳐다본다. 나는 곤란해져 "제가 한번 더 여기에 오면 알겠네요."라고 이상한 대답을 했던 걸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방송 감독도 나의 대답에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여서 '그건 딱 잘라 말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주방장이나 리포터가 감자의 맛을 결정할 만큼 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 매우 기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기대하듯이 겉보기가 좋은 흙이 감자의 맛이나 생산량을 결정한다는 건 유감스럽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감자가 그밭에서 어느 정도 수확될 수 있으며, 그 감자의 품질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은 흙의 겉보기와는 다른 요인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  비닐포대에 담긴 흙으로는 좋고 나쁨을 알 수 없다

텃밭의 흙 가꾸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의 일이다. 채소를 열심히 재배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 대화의 대상이다. 이분들은 열심히 하기에, 때때로 자기 텃밭의 흙을 비닐포대에 담아서 가지고 오신다. 그 흙을 나에게 보여주며 "이 흙은 좋은 흙입니까?"라고 묻는다. 이 질문도 나에겐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자연 상태에 있는 텃밭에서 떼어낸 흙(이것을 토양물질이라 하고, 자연상태의 흙과 구별한다. 상세한 건 9장 참조)이라 흙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걸 텃밭 애호가는 납득하지 못한다. '전문가'가 왜 흙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없다는 건지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좋은 흙이란 앞에 기술했듯이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흙을 대상으로 하기에, 작물의 생육을 저해하지 않는 흙이다. 그러므로 표 1-1의 4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흙이다. 이와 같이 고려하면, 그 조건 (1)에 있는 흙의 경도와 두께를 '비닐포대의 흙'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원래 토지의,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떼어냈기 때문이다.  

 

 

 

4  '검고 부드러운 흙'은 좋은 흙?

개척민을 곤란하게 만든 '검고 부드러운 흙'

 

앞의 주방장 이야기에서도 나왔던 '검고 부드러운 흙'은 확실히 좋은 흙을 떠올리게 한다. 그 대표가 안도솔Andosols, 즉 화산재에서 유래한 흙이다(그림 1-2). 화산회토를 일본어로 쿠로보쿠흙(黒ぼく土)이라 부르게 된 건, 따지고 보면 그 흙 위를 걸으면 파삭파삭 하는 소리가 난다는 것과 흙의 색이 검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이 '좋은 흙'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라고도 할 수 있는 안도솔은 그 이미지와는 달리 홋카이도의 개척민들은 곤란하게 만든 흙이었다. 개척민에게 이 검은흙과의 싸움이 개척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림 1-2 대표적인 안도솔의 토양 단면. 홋카이도 동부 시베츠쵸標津町 기타시베츠北標津. 사진 왼쪽의 막대의 한 칸은 20cm 간격. 유기물이 쌓인 두텁고 검은 흙의 층이 생겨 있다.

 

안도솔은 작물의 영양분 가운데 하나인 인을 흙에 고정시켜 버리는 성질(인산 흡수계수라고 함)이 강하여, 그걸 모르고 재배하면 인 부족으로 작물이 자라지 않는다. 게다가 이것 역시 작물에 필요한 영양분인 칼륨의 공급력이 약하여 칼륨을 보급하지 않으면 작물이 칼륨 부족이 되어 생육이 나빠진다. 더구나 이 검은흙은 보유하는 물의 양이 많기 때문에 눈이 녹는 시기에 물을 듬뿍 머금게 된다. 물은 따뜻해지기 어렵고 차가워지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물을 듬뿍 함유한 안도솔은 이른봄 지온의 상승이 늦어져 일찍 씨앗을 심을 수 없게 된다. 반대로 흙이 건조하면 이번엔 강풍으로 겉흙이 날아가 버린다(이를 풍식이라 함). 화산회토는 문자 그대로 화산의 폭발로 날아온 물질이 내려와 쌓여서, 그것이 원재료로 생긴 흙이다. 이 때문에 원래부터 바람에 날리기 쉽고, 풍식의 피해를 받기도 쉽다. 이처럼 검고 부드러운 점, 그것이 '좋은 흙'의 증거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    

 

 

 

5  부식이 많은 흙이 좋은 흙?

부식이란?

유기농업 또는 유기재배란 농법이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먹을거리의 안전성 확보와 안심이란 측면에서 확대되어 왔다. 그 유기농업에서는 '비옥한 토양이란 부식이 풍부한 흙이다'(하워드, 요코이横井 외 옮김, 2002a)라고 한다. 이는 19세기 독일에서 식물의 영양분이 '부식=Humus'라고 한 테아Thaer(1752-1828)의 이야기에 근거한다. 테아(아이카와相川 옮김, 2008)에 의하면, '부식은 생명체의 산물이면서 생명체의 조건이기도 하다. 이것 없이 개개의 생명체는 이 지상에서 (그 존재를) 생각할 수 없다. 생명체가 많이 존재하는 만큼 부식이 많이 생산되고, 부식이 많이 생산되는 만큼 생명체의 양분이 많아진다."고 한다. 즉, 부식이야말로 작물의 영양분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이 유명한 테아의 부식영양설(유기영양설)이다(8장 -1 참조).

 

이 부식이란 것은 흙에 포함된 유기물과 똑같은 의미를 지닌다. 테아의 부식영양설을 유기영양설이라 바꿔 말하는 건 이 때문이다. 유기농업의 '유기'도 이 유기물의 유기에서 유래한다. 그럼, 유기물이란 무엇인가? 그건 탄소(C)를 함유한 물질의 총칭이다. 따라서 흙에 있는 탄소화합물을 흙의 유기물이라 하고, 부식과 동의어이다. 이 부식과 흙의 검음은 대응한다. 부식의 양이 많은 흙일수록 시커먼색이 된다. 이것은 식물 유체(마른잎 등)도, 퇴비도, 어떠한 유기물이더라도 유기물이 흙에 첨가되어 그것을 미생물 등이 분해하면 첨가된 유기물은 검은색의 유기화합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부식이 많아도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 흙

조금 전, 안도솔처럼 검은흙이 반드시 좋은 흙을 보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부식이 풍부한 흙이 좋은 흙이라고 반드시 말할 수 없다"라고 해야 한다. 그 극단적 예로 이탄토泥炭土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림 1-3 대표적인 이탄토의 토양 단면. 홋카이도 중앙부 비바이시. 사진 오른쪽의 막대는 한 칸은 10cm 간격.

 

이탄토는 주로 습지에 분포한다. 물빠짐이 안 좋은 저지에서 항상 축축한 상태로 있기 때문에 식물 유체의 분해가 충분하지 않은 채로 남아 퇴적된 흙을 말한다(그림 1-3). 이탄토의 유기물 함량은 적어도 20% 이상으로, 겉모습은 대부분이 유기물인 경우도 많다. 죽, 이탄토는 부식이 매우 풍부하다. 그러나 그 작물 생산력은 낮다. 물빠짐, 산성 개량 등 여러 가지 흙의 개량을 실시하지 않으면 작물의 재배가 어려운 흙이다. 

 

홋카이도의 이와미자와시岩見沢市와 비바이시美唄市에는 너른 이탄토가 분포해 있다. 현재 이 지역은 도내에서도 유수의 벼농사 지대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는 이탄토를 그대로 논으로 이용하지는 않는다. 이탄토 위에 이탄이 아닌 흙을 20~30cm 두께로 깔아서(이를 객토라 함) 만든 흙을 논으로 이용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말하자면 인공의 흙으로 만든 논이라고 해야 한다. 이탄토를 그대로 농지로 이용하기는 어렵다.   

 

 

 

 

6  지렁이가 있으면 좋은 흙?

좋은 흙이란 어떤 흙일지 이야기할 때, 반드시 나오는 건 지렁이가 많은 흙이라는 이야기이다. 흙속에서 지렁이가 활동하는 걸 높이 평가해 지렁이가 많은 흙이야말로 건강하고 좋은 흙이란 지적도 있다(로데일, 아카호리赤堀 옮김, 1993, 하워드, 요코이 외 옮김, 2002b, 헤닉, 나카무라 옮김, 2009). 그러나 나는 지렁이가 있기 때문에 좋은 흙이고, 지렁이가 없는 흙은 반드시 나쁜 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표 1-1에 나오는 4가지 조건이 갖추어지면 지렁이가 많이 서식할 가능성이 있기에, 지렁이가 많은 흙이야말로 좋은 흙이란 것은 그러한 조건이 갖추어진 결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윈도 주목한 지렁이의 위대한 효과   

물론 지렁이를 중심으로 한 흙속 동물들의 효과는 앞에서 지적했듯이 좋은 흙이기 위한 4가지 조건 모두와 관계가 깊다. 예를 들면, 지표면의 낙엽 등이 머지않아 사라지는 데에 지렁이가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렁이는 어떠한 이유로 가늘게 부숴진 낙엽 등의 파편을 흙속으로 끌고들어가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흙속으로 끌고들어간 낙엽은 지렁이의 먹이가 되어 먹히고 똥으로 배출된다. 또는 흙속의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흙의 유기물로 변화해 간다.

 

그림 1-4 지렁이가 흙을 뒤집는 작용

 

그것만이 아니다. 지렁이는 그러한 흙속의 유기물을 먹이로 먹는 동시에, 흙도 먹어서 자신의 소화관 안을 통과시켜 배설한다. 그리하여 지하의 흙을 혼합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상으로 들어올린다. 즉, 흙을 뒤집는 듯한 작업도 행한다(그림 1-4). 이 결과, 지표면에 지렁이의 똥덩어리(분변토)가 만들어진다(그림 1-5). 이러한 흙의 뒤섞음, 혼합에 의하여 흙속에 틈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 흙속으로 공기가 깊숙이 들어가기 쉬워진다. 그와 함께 흙속의 틈에 있는 기체와 공기의 교환이 원활해진다. 흙에 큰 틈이 생기면, 흙의 물빠짐도 좋아진다.

 

그림 1-5 지렁이의 분변토

 

이와 같은 지렁이의 효과에 큰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 보고한 것은 진화론으로 유명한 다윈이다. 다윈의 두 가지 조사보고에 의하면,ㅏ 지렁이가 만드는 분변토의 양은 연간 1제곱미터당 1.9kg과 4.0kg이었다(다윈, 와타나베渡辺 옮김, 1994, 니이즈마新妻, 스기타杉田, 1996). 이것을 흙의 두께로 환산하면, 각각 2.3mm와 3.6mm에 상당한다.  

 

또, 작물의 양분으로 말하면 분변토에는 인의 양이 늘고, 흙속의 인을 포함한 유기화합물을 분해해 작물에 흡수되기 쉬워지도록 하기 때문에 효소(포스파타아제)의 활성이 높다고 한다(나카무라中村, 1998, 2005). 이외에 지렁이가 생활하며 흙속의 유해한 오염물질을 제거해주는 덕에 작물의 수확량도 늘어나는(나카무라, 19982 2005) 등 좋은 점이 많다.

 

 

지렁이보다 어떤 흙인지가 문제

다만, 이렇게 지적된 효과가 실제 밭 등에서 명확히 나타나는지는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지렁이가 어느 정도 숫자가 서식할 필요가 있는지 같은 조건이다. 또한, 지렁이에 의한 흙의 뒤집기 효과에 대해서도 연간 몇 밀리미터이고, 실제로 이 뒤집기 효과를 기대하고 흙을 전혀 갈아엎지 않을 수도 있을까? 물론 지렁이는 흙속에도 분변토를 남기기에 지표면으로 나온 분변토의 양만으로 흙의 뒤집기 효과를 평가하는 건 과소평가일지도 모른다(와타나베, 2003). 

 

지렁이는 분명히 흙에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지렁이가 없다는 것만 들어서 그 흙이 나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렁이가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지렁이가 서식할 조건이 흙에 있는지 어떤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7  퇴비를 주면 좋은 흙?

퇴비는 '좋은 흙'의 만병통치약인가?

텃밭 애호가인 사란들은 대부분 이구동성으로 "이 밭은 퇴비를 충분히 주었기에 좋은 흙이다."라든지 "퇴비를 넣지 않았기에 흙이 나빠졌다."라고 이야기한다. 농민들도 대개 마찬가지이다. 유기농업에서도 퇴비를 중심으로 이용해 재배하여 작물의 품질도, 안전성도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뒤에 상세히 기술하겠지만(7장 참조), 퇴비는 분명히 표 1-1에 나오는 '좋은 흙'이 되기 위한 4가지 조건을 개선시키거나 유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렇기 때문에 퇴비는 '좋은 흙'을 만들어가기 위한 만능 자재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좋겠다. 무엇이든지 퇴비면 된다는 것이 실제로 있는 걸까? 어떤 흙이라도, 어떤 작물이라도 퇴비만 넣어주면 좋은 흙이 되고, 작물도 고품질로 많이 수확할 수 있는 걸까? 그렇게 단순하다면 곤란한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퇴비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밭에 주는 경우에도 어느 정도 주는 게 좋을지, 시기는 언제가 좋을지 등등 단지 아무 생각없이 퇴비를 주었는지 안 주었는지만으로 흙의 좋고 나쁨을 판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효과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다

또한 퇴비를 준 효과를 작물의 생육과 수확량에까지 반영시키는 데에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예를 들면, 퇴비를 충분히 주고 흙과 잘 섞어서 흙을 부드럽게 하거나 물잡이와 물빠짐 등과 같은 흙의 성질을 좋아지게 했더라도, 그와 같은 흙의 물질적인 성질이 작물의 생육을 저해하고 있는 경우에만 흙에 퇴비를 줌으로써 작물의 생육이 개선된 결과로 수확량이 증가된다. 원래 부드러운 흙에는 퇴비를 넣어 흙을 부드럽게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그건 흙의 경도가 작물의 생육 저해 요인이 아니었기에 흙을 부드럽게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작물의 영양분이 풍부히 함유되어 있는 흙에, 영양분 보급을 퇴비로 했다고 하더라도 그에 의하여 작물의 생육이 좋아진다고 할 수 없다. 그 흙에 작물의 영양분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작물의 생육을 저해하고 있는 요인이 어떤 것이고, 그 요인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 있는지를 잘 고려해야 한다. 작물의 생육 저해 요인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조사하지 않고 그냥 아무렇게나 퇴비를 주었기 때문에 '좋은 흙'이 된다고 할 수 없다. 퇴비를 충분히 주면 '자동으로' 흙이 좋은 상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현재 눈앞에 있는 흙에 작물의 생육 저해 요인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는가이다. 그리고 그 찾아낸 저해 요인을 개선할 수단을 적확히 실천할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그러한 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흙을 올바르게 이해하게 돕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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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 미생물은 식물이 질병에 저항하도록 돕는 일 말고도 성장을 촉진하기도 한다. 오른쪽의 두 화분은 서로 다른 이로운 균류가 들어 있고, 가장 왼쪽의 화분은 아무 균류도 없다. 

 

 

식물은 질병이 발생하면 자가격리를 할 수 없지만,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이로운 토양 미생물이 여러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 A&M AgriLife의 과학자들은 옥수수가 병원균을 방어하는 데 이로운 균류가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밝혔다.

 

그 결과가 The Plant Cell 1월호에 발표되었다.  연구를 주도한 것은 텍사스 A&M 대학 농생명과학의 식물병리학 및 미생물학 박사 Michael Kolomiets 씨이다. 연구비는 미국 농무부 국립 식량농업원(National Institute for Food and Agriculture)에서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식물 면역의 신비한 측면을 밝히고 더 생산적인 곡식 작물의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신중히 작물을 선발, 육종하면 수확량과 내성, 질병 저항성이 높아져 전 세계의 작물이 크게 개량된다. 하지만 Kolomiets 씨는 오늘날 유전자 선발만으로는 작물의 생산성을 크게 개선시키기 힘들다고 한다.  

 

그는 "현재 가장 중요한 다음 전략으로 여겨지는 건 우리가 '갈색 혁명'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토양에 서식하는 이로운 미생물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라고 한다. 

 

 

 

토양 미생물은 '침투성 저항성'을 유발한다

 

토양 미생물은 놀라운 방식으로 식물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식물이 질병과 싸우면 성장이 둔화된다. 하지만 식물의 뿌리에 이로운 균류가 있으면 정상적으로 성장하면서 질병과 맞설 수 있다. 

 

 

페트리에 배양된 토양 균류 트리코데르마.

 

 

이들 토양 미생물은 식물을 질병에서 보호하는 특별한 역할을 한다. 토양 미생물이 존재하면 식물은 광범위한 병원균으로부터 면역력을 높이는 "유도된 침투성 저항성(Induced systemic resistance)"이라 부르는 걸 받는다.

 

Kolomiets 씨는 "병원균에 저항성을 가진 작물을 설계할 때, 우린 보통 각각의 특정한 균주나 병원균 집단에 대한 저항성을 식별해야 합니다."라고 한다. "유도된 침투성 저항성은 다양한 병원균에 효과적이기에 훨씬 좋은 전략이죠."

 

이러한 이유로 식물과 미생물의 상승 효과를 이해하면 작물의 건강과 수확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미생물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가?

 

과학자들은 미생물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이 재스몬산이라 부르는 식물 호르몬과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Kolomiets 씨에게 그 그림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호르몬은 방어력을 높이는 반면 성장을 늦춘다. 이 때문에 식물은 식물의 조직에 이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면 성장에 불리해지기에 스트레스를 감지하는 짧은 시간 동안에만 재스몬산을 생산한다.

 

그는 식물이 생존하는 동안 뿌리에 상주하는 이로운 균류가 식물이 늘 재스몬산을 생산하게 하는데, "균류가 어떻게 식물의 성장도 촉진하는지 늘 궁금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았죠."라고 한다. 

 

재스몬산의 화학 구조

 

수액에 관한 모든 것

 

균류가 있든 없든, 옥수수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뿌리에 트리코데르마균이 있는 옥수수에서 수액을 채취했다. 그 다음 연구진은 이 "강력한" 수액을 트리코데르마균과 접촉하지 않은 옥수수에 주입했다. 

 

또한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발견된 두 가지 이상의 옥수수 품종으로 이 실험을 반복했다. 첫번째 품종은 트리코데르마균이 없어도 자연적으로 더 강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반대로 두번째 품종은 면역력이 약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이전에 발견된 두 가지 트리코데르마균의 돌연변이로 실험을 반복했다. 한 돌연변이는 옥수수의 면역력을 향상시키지 못했고, 다른 하나는 야생형 조상보다 더 높은 수준의 면역력을 유도했다.

 

면역력이 강한 식물에서 채취한 수액을 면역력이 정상 또는 약한 식물에 주입한 모든 사례에서 수액은 백신과 유사하게 작용해 면역력이 약한 식물이 질병에 저항성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면역력이 약한 식물의 수액이 향상된 식물에 주입되면 면역력이 약해졌다.

 

 

부분의 합과 다른 물질

 

다음으로, 연구진은 각각의 실험에서 식물 내의 완전한 대사 산물들을 분석했다. 최종 분석에서, 두 가지 화합물이 트리코데르마균의 효과를 해명했다. 12-OPDA라는 한 화합물은 재스몬산과 친숙한 구성요소이다. 그러나 재스몬산과 달리 이 화합물은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듯하다. 

 

12-OPDA의 화학 구조

 

또한, 분석 결과 트리코르데마균은 식물이 12-OPDA를 생산하도록 장려하고 12-OPDA를 활용하며 재스몬산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화학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 밝혀졌다.

 

Kolomiets 씨는 "사람들은 이러한 다단계의 경로를 단일한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간 과정이 마지막 결과만큼 중요하단 사실이 밝혀졌습니다."라고 한다. 그 결과는 더 튼튼한 식물을 육종하려는 식물 육종가들이 이러한 중간 과정이 변경된 옥수수 품종을 구할 수 있단 것을 시사한다.

 

 

 

옥수수와 미생물이 함께 더 잘 작용할 수 있는가? 

 

연구진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현재 이용되는 트리코르데마균보다 훨씬 더 유용한 자연적 변형을 찾는 일이다. Kolomiets 씨는 "자연에는 광범위한 다양성이 있으며, 우린 그 다양성을 이용해야 합니다."라고 한다. 

 

또한 Kolomiets 씨는 연구진이 "이러한 이로운 미생물과 더 잘 상호작용하는 옥수수 품종을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우리가 그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만 안다면, 미생물에게 더 나은 옥수수를 생산하고 옥수수에게는 더 나은 미생물을 생산할 수 있어서 현장에 더 건강한 옥수수를 내놓게 됩니다."

 

 

https://phys.org/news/2020-04-soil-microbes-resist-diseas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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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밀 소비자로서, 국수와 만두, 빵 및 여러 반죽을 만드는 데 밀을 이용한다. 하지만 늘 그랬던 건 아니다.

밀은 신석기 시대가 끝날 무렵인 약 4600년 전 중국 북부 지역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나의 연구에 의하면그 당시에는 맛이 별로 없었다. 초기에 밀은 기아를 막기 위해 재배한 작물로서, 요리의 기쁨보단 절망의 작물로 취급되었을 것이다. 

중국 북부의 최초 농민들은 주로 조를 재배했다. 가뭄에 강한 이 작은 씨앗의 곡물은 1만1500년 전부터 재배되기 시작해 오늘날 동아시아에서 주로 재배되며, 미국에선 새의 모이로 이용되었다. 역사 기록과 초기 요리법에 기반하여, 연구자들은 수천 년 뒤인 당나라(618-907년) 시대에 밀이 조를 대체하여 이 지역의 주요 작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러한 변화가 왜,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오늘날 밀의 장점은 명백하다. 요리의 다양성 말고도, 밀은 더 빨리 자라며 조보다 꾸준히 더 많은 수확량을 올린다. 하지만 고대의 농민들은 처음부터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역사 기록에서 보면, 적어도 당나라 때까지 밀은 일반적으로 조와 똑같은 방식인 죽으로 소비되었다. 그 곡물은 찌거나 통밀로 조리되어 거칠고 입맛에 안 맞는 요리로 만들어졌다. 여러 초기의 저술가들이 밀죽은 "야만인과 농민을 위한" 음식이라고 언급했는데, 아마 극단적인 시기에만 소비되었을 것이다. 


중국 북부의 농민들은 왜 밀을 재배하기 시작했을까? 

그 답을 추적하기 위하여, 나는 2014년 박사 학위논문을 쓰면서 중국 북부의 여러 지역에서 이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을 무렵의 여러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고고학자는 발굴현장에서 곡물의 유물을 찾아 이를 추론했는데,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소비할 수 있었는지만을 밝혀냈다. 최근 연구자들은 이를 해결하는 더 직접적인 방법을 알아냈다.인간 유골의 동위원소를 조사하는 것이다. (동위원소는 탄소처럼 원자량이 약간 다른 요소이다. 어떤 동위원소는 방사성이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붕괴되지만, 다른 동위원소는 안정적이다.) 뼈부터 치아의 발견되는 모든 탄소와 질소의 여러 안정된 동위원소의 비율은 고대인의 식단에 대한  강력한 정보를 전달한다.  

조와 밀 같은 다양한 식물은 서로 다른 화학 경로를 이용해 자라기에, 토양에서 독특한 비율의 안정적인 탄소 동위원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 차이점은 이른바 C3와 C4 식물로 구별된다.) 우리가 먹는 것이기에, 그것들의 특정한 비율의 탄소가 인간의 유골에 통합되어 몇 세기가 지난 뒤에도 검파될 수 있다.

 특히 조는 중국 북부에서 재배된 유일한 주요 C4 작물이라서, 사람들이 주로 조를 먹다가 C3 작물인 밀 같은 다른 걸로 주식을 바꾸면 상대적으로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발표된 보고서들을 조사하여 나는 약 9000년 전인 신석기 시대 중반부터 서기 220년 동한 왕조가 망한 뒤까지 약 1200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했다. 장소는 북서부인 간쑤성부터 동부인 산둥성에 이르는 현대의 8개의 성에 흩어져 있었다.  

나와 동료들은 이 거대한 데이터 세트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이들 광대한 연구 지역에 걸쳐 있는 집단이 모두 동시에 독점적이던 조 기반의 식단에서 더 혼합된 식단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매우 놀라운 이야기이다. 이처럼 광대한 지리적 구역에서 요리법이 갑자기, 그리고 거의 동시에 바뀌려면 단순히 새로운 음식을 갈망했다는 것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다. 


이 영상은 고대 세계의 가장 중요한 작물화된 곡식이 7000년에서 3500년 전 어떤 경로로 확산되었는지 보여준다. Javier Ventura/Washington University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약 4200년 전 발생했던 완신세 사건 3이라 부르는 주요한 기후변화이다. 당시 대륙들의 기후는 춥고 건조해졌다. 예를 들어 지중해 동부와 서아시아 전역에 걸쳐서 강우량이 1/3에서 절반으로 감소하여 사해의 수위가 45m 감소했다. 이러한 "대가뭄"이 전 세계 작물 생산에 혼란을 야기해 메소포타미아부터 인더스 계곡까지 정치적 격변을 불러왔고, 중국의 중앙 평원에서는 신석기 문화가 붕괴되었다. 

이에 더해, 신석기 말기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시기였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작물 수확량이 변동됨에 따라, 중국 북부의 신석기 농민들은 어려움에 빠졌을 것이라 가정하는 건 합리적이다.

밀은 실제로는 조보다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기에 역사의 건조한 시기에는 좋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밀은 조와 다른 계절에 교대로 파종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밀은 조를 수확한 뒤에 파종할 수있다. 그해에 조 농사가 망해도 농민들은 아직 구황을 위해 밀을 재배할 수 있었다. 이것이 중국 북부의 사람들이 밀을 재배하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에는 많은 교훈이 있다. 기후변화는 극단적 날씨부터 해안선 변화까지 항상 예기치 않은 사회의 변화를 불러왔다. 이 사례에서, 중국 북부에서 일어난 완신세 사건 3의 여파는 결국 맛이었다. 오늘날 중국 북부의 사람들은 국수와 만두, 빵 등을 즐긴다. 하지만 그리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늘 그런 건 아니다. 

단 하나의 작물에만 주로 의존하는 대규모 단작은 늘 끔찍한 발상이었다. 예를 들어,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을 생각해보라. 19세기 중반 감자의 치명적 역병이 발생해, 감자에만 의존하던 이 나라에서 약 100만 명이 사망했다. 



1840년대 감자 기근 시기의 아일랜드처럼 먹을거리 공급 문제는 기아와 폭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British Library/Flickr


그러나 과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미국과 세계 여러 지역의 많은 대규모 농장들은 그들이 의존하는 작물의 숫자가 위험할 정도로 제한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러 식물 종 -아마 수십에서 수백만 종- 을 식용할 수 있지만, 오늘날에는 약 200종만 재배되며 단 3가지(옥수수, 밀, 벼)가 인류의 열량 대부분을 구성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의하면, 100년 전에 재배되던 작물의 75%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조를 포함한 토종 작물을 되살려 지역의 농업을 더 지속가능하게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 농민들은 더 다양한 농업 체계로 나아가고자 했으며, 이것이 파괴적이었던 사건을 탐색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되었다. 고고학과 역사 자료에 의하면, 밀과 벼, 콩, 귀리, 메밀 및 보리도 재배했는데 밀이 더 선호되었다. 

한 가지 완벽한 작물은 없다. 다양성을 높이는 일이 기후가 요동치는 시기에 살아남기 위한 열쇠이다. 우리는 여전히 인위적인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한편, 실용적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게 현명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장래의 먹을거리 스트레스를 막기 위하여, 더 많은 농민들이 편안한곳을 벗어나 요리의 기반을 확장해 갈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https://www.sapiens.org/archaeology/chinese-far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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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갈퀴덩굴(헤어리베치)는 풋거름작물로서 가치가 큰 식물입니다. 풋거름작물이란 잎과 줄기 등을 비료로 활용하는 작물을 일컫습니다. 풋거름작물은 양분 공급 효과가 크고 땅심을 높여주기 때문에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어 친환경 농업과 비용 절감을 위한 필수 작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땅도 살리고 경관도 가꾸는 헤어리베치.pdf
2.69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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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자kernza의 뿌리가 토양을 개선하는 모습을 봅니다. 


인간이 잡초라 부르는 풀들도 이런 일을 한다고 합니다. 농경지에서 풀을 어느 선까지 배제시키고, 어느 선까지 허용할지가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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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생태학: 지속가능한 먹을거리 체계의 생태학








16장 작물 군집에서 종들의 상호작용




생태학의 관점에서, 작부체계는 작물, 잡초, 미생물, 곤충 및 때로는 기타 동물의 상호작용하는 개체군들의 복합에 의해 형성된 군집이다. 서로 다른 종류의 간섭으로부터 발생하는 작물 군집의 개체군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군집 수준에서만 존재하는 신생 특징이라 부르는 군집 특성을 부여한다. 이들 신생 특징은 개체군이나 개체의 특성에 관해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자연 생태계와 농업생태계 모두에서, 군집 수준의 현상은 체계의 탄력성, 생산성, 역학적 기능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농업 연구자들은 보통 작물 개체군이 속한 군집보다는 오히려 농사 체계에서 핵심적인 중요성을 갖는 작물 개체군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환원주의적 접근 때문에, 그들은 작부체계를 군집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군집 수준의 신생 특징을 이용하거나 작부체계의 이익을 위해 군집의 상호작용을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다. 


확실히 산업형 농업은 몇 가지 종의 상호작용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작물의 환경에 잡초와 유해한 초식동물 및 질병 같은 비작물 유기체의 충격으로 발생하는 작물 수확량에 대한 해로운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러 해 동안의 연구는 이런 해로운 영향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비작물 유기체는 작물과 "경쟁"하거나 수확량 감소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된다. 그러므로 그들은 작부체계에서 제거되어야만 한다. 그와 동시에, 자원에 대한 종내 경쟁을 최소화해서 최대 수확량을 얻기 위하여 각 작물의 최적 밀도(보통 대규모 단작으로 재배됨)를 조사하는 상당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상호작용을 제거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산업형 접근법은 작물 군집을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 궁극적 목표는 불모의 비생물 환경에서 재배되는 단일한 작물 개체군으로 줄이는 데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작부체계의 관리에 대한 농생태학의 접근법은 더 큰 군집의 맥락에서 종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있다. 농생태학자는 이로운 종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존재를 인지하고, 그들이 간섭의 충격으로부터 어떻게발생하는지 이해하며, 어느 수준의 복잡성이 바람직하다는 걸 알고 있다. 작물 군집의 생태학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외부 투입재의 필요를 줄일 뿐만 아니라 전반적 수확량도 증가시키는 이로운 상호작용과 신생 특징을 창출할 수 있다. 





군집 수준의 간섭


군집의 구조와 기능의 맥락에서 종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는 11장에서 전개되었다. 거기에서 우린 유기체-유기체 상호작용이 간섭으로 개념화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어느 유기체가 그 환경에 어떤 종류의 영향을 미치고, 이 충격을 통해 또 다른 유기체가 영향을 받는 것이다. 우린 두 가지 유형의 간섭을 확인했다. 환경의 충격이 상호작용하고 있는 유기체 가운데 하나 또는 둘 모두에 의해 일부 자원이 제거되는 것으로 구성되는제거 간섭과 하나 또는 두 유기체가 환경에 어떤 물질이나 구조를 추가하는 추가 간섭이 그것이다. 어떤 종류의 간섭이라도 이웃하고 있는 유기체에게 이롭고, 해롭거나 중립적 영향을 줄 수 있다. 11장에서 논의했듯이, 간섭 접근법의 장점은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에 대한 더 완전한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군집 수준에서, 여러 개체군이 존재한다는 건 여러 종류의 간섭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러한 많은 간섭은 서로 함께 상호작용하고 서로를 변경할 수 있어, 군집의 구성원들 사이에 복잡한 관계를 만든다. 그러나 이런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우린 간섭 개념이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개체군 사이에 존재하는 간섭의 개별 유형과 간섭의 복합이 군집 전체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 모두를 이해할 수 있다.   


간섭이 결합하여 작물 군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방식은 그림16.1에 설명되어 있다. 환경에서 무언가를 직접 제거하면 경쟁이나 초식 같은 상호작용으로 이어지는 반면, 추가는 타감작용이나 작물 군집에서 이로운 유기체에게 먹이의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거와 추가 간섭 모두는 동시에 진행될 수 있어, 서로 다른 유형의상호작용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여러 상리공생은 결합된 추가/제거 간섭으로부터 발생한다. 사례는 수분(꿀의 제거와 꽃가루의 추가)과 생물학적 질소 고정(박테리아에 의해 고정된 질소의 추가와 콩과식물에 의해 질소의제거)이다. 게다가 개체군 사이의 결합된 추가/제거 간섭은 다른 종의 개체군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작부체계의 미기후를 변경할 수 있다. 그늘짐, 간토間土, 온도와 바람의 변경, 변경된 수분 관계는 전체 작물 군집에 이로운 유기체의 존재에 도움이 되는 작부체계 안의 미기후를 만들기 위해 결합할 수 있는 추가와 제거 간섭의 잠재적 결과이다.


그림16.1 군집에서 종들의 상호작용 밑에 있는 간섭의 양식






상호작용의 복잡성 

작물 군집의 다양한 개체군들이 그들의 간섭을 통하여 전체 군집에 영향을 주는 방식은 복잡하고 식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한 사례가 이 점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캐노피 발달은 목초와 토끼풀 혼합에서 연구되었다. 이 연구의 자료는 그림16.2에 나와 있다. 어떠한 질소도 추가하지 않고 목초와 토끼풀 사이의 상호작용을 고려했을 때, 작물 혼합의 캐노피 아래에서 제한된 빛에 대한 경쟁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토끼풀에 의한 그늘이 목초를 억제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린 이 자료로부터 질소 고정 박테리아와의 상리공생 덕에 토끼풀이 질소 경쟁을 피하고 우점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그 혼합에 질소비료를 추가하여 얻은 자료는 군집 역학의 그림을 바꾸어 놓는다. 질소를 추가한 효과는 종들의 우점 균형을 바꾼다. 마지막 샘플 날짜까지 질소의 수준이 낮은 혼합은 토끼풀이 우점하지만, 질소의 수준이 높은 혼합은 목초가 우점한다. 한 작물이 다른 작물보다 유리한 점은 질소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목초가 더 우점하게 되는 것처럼, 질소의 가용성에 의해 달라진다. 이 자료는 어느 정도 다른 결론으로 이끈다. 아마 빛에 대한 경쟁이 주요 요인이거나, 아마 빛과 질소 가용성 및 몇몇 다른 요인(예, 목초에 의해 토양에 추가된 타감작용 화학물질)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작물의 혼합에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림16.2 질소비료의 수준과 관련하여 목초(Lolium rigidum) 토끼풀(Trifolium subterraneum)의 상대적 우점.(Stern, W.R. and Donald, C.M., Aust. J. Agric. Res., 13, 599, 1961.의 자료)





이 자료는 다른 의문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 질소 요구와 조달 능력이 매우 유사한 두 종이 포함된 작물의 혼합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제한된 질소 공급의 조건에서, 경쟁이 일어날 것이고, 두 종은 고생할 수 있지만 결국 하나가 다른 종을 우점하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결과가 가능하다. 서로 다른 두 종은 질소의 공급이 제한될 때 그것을 사용하는 보완법을 가질 수 있다. 성장 시기가 다를 수 있거나, 그 뿌리 체계가 토양에서 서로 다른 영역을 점유할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은 경쟁을 피하고 같은 체계에서 공존할 수 있다. 






공존

복잡한 자연 군집들에서, 생태학적으로 비슷한 유기체들의 개체군은 그들의 지위가 상당 정도 겹치더라도 상당하고 뚜렷한 경쟁 간섭 없이 똑같은 서식지를 공유하곤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연 군집들에서는 하나 이상의 종이 우점종의 역할을 공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니까 비슷한 요구를 지닌 두 종이 환경에서 똑같은 지위 또는 장소를 점유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쟁 배제의 원리는 여러 군집에 완전히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혼합된 군집들에서 경쟁을 "피하고" 그 대신 공존할 수 있는 능력은 군집의 관련된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점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이런 능력은 진화의 의미에서 중요한 선택 이익을 제공할 수도 있다. 경쟁 능력에 대한 선택은 의심의 여지 없이 진화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진화 생물학을 연구하는 생태학자들은 이제 공존을 위한 선택이 특히 더 성숙한 군집에서 예외보다 더 원칙일 수 있다는 생각을 더욱 널리 받아들인다(Pianka 2000).


이 쟁점에 대한 최근의 생각은 공존의 대체물로 경쟁중립성이란 용어를 만들어냈다. 일부 생태학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종들이 서로를 용인하며 똑같은 환경에서 공존할 뿐만 아니라 서로의 성장을 촉진하는 상호작용을 통하여 조건을 공동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Vandermeer 2011). 이런 방식으로 공동 환경에서 서로를 수용하는 여러 종의 능력을 촉진(facilitation)이라 한다. 촉진은 이번 장의 상리공생 부분에서 더 자세히 논의할 것이다. 


여러 길들여진 종들이 수천 년 동안 섞어짓기에서 가장 흔하게 재배되면서 공존을 위한 직접 선발을 겪어 왔다는것도 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식물들은 저마다 공존을 위한 적응을 개발하면서 공진화해 왔을 것이다. (이번 장의 뒷부분에서 논의하는 전통적인 옥수수-강낭콩-호박 섞어짓기가 가능한 예이다.)


혼합된 개체군은 직접적 경쟁을 줄이고 그걸 회피하도록 하는 자원 분할, 지위 다양화 또는 특정 생리적, 행동적 또는 유전적 변화 같은 다양한 메커니즘 덕분에 공존할 수 있다. 공존을 가능하게 만드는 간섭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일은 다수의 작물 군집을 설계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를 형성할 수 있다. 


농업생태계에서 약간 다른 생리적 특성이나 자원 요구를 가진 종들을 결합하는 일은 다수의 작물 군집에서 종들을 공존하게 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작물 군집을 설게하기 위한 그러한 접근법은 잠재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비작물 잡초나 초식성 해충을 막기 위하여 상당한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대규모 단작의 농지에서 단일한 종의 우점을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의 성공적인 혼합된 작물의 군집들은 경쟁의 회피, 또는 공존이 작부체계에서 중요한 생태적 역할을 수행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기 위한 유익한 토대를 제공한다. 





상리공생

상리공생의 관계를 가진 종들은 공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적의 발달을 위해 서로 의존한다. 상리공생은 똑같은 진화의 방향으로 계속하여 공존하는 종들이 일종의 밀접한 연계를 통하여 공동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적응을 공진화시킨 결과일 수 있다. 생태학자들은 이제는 서로 다른 종인 유기체들 사이의 상리공생 관계가 복잡한 자연의 군집에서 비교적 흔하며, 군집 구성원들 사이에 뒤얽힌 상호의존성을 만들어낸다는 걸 알고 있다. 그들의유행은 여러 군집과 그 먹이 그물의 복잡성과 다양성이 관찰되는 걸 설명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똑같은 공진화의 과정이 의심의 여지 없이 복합적 작부체계의 맥락에서 의도적인 인간의 선택이나 우연의 일치에 의한 농업의 길들임에서도 발생했다. 


가장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상리공생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내부서식 상리공생. 한 상리공생 생물이 다른 상리공생 생물의 내부에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거주한다. 전형적인 사례는 근류 박테리아와 콩과식물 사이의 관계이다. 이 관계에서 박테리아는 식물의 뿌리에 형성된 혹의 외부에 질소를 고정시킬 수 없으며, 그들은 대개 개방된 토양에서 포자로만 존재하고 혹의 내부에서만 번식한다. 이 상리공생은 전 세계의 가장 지속가능한 여러 농사 체계의 기초이다. 

외부서식 상리공생. 관련된 유기체들은 물리적으로 비교적 독립적이지만,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한다. 한 사례는현화식물과 그 수분매개 곤충 사이의 관계이다. 많은 작물이 벌의 수분 없이 번식용 종자를 생산할 수 없으며, 벌은 꿀이나 꽃가루 형태의 주요 먹이원을 위해 작물에 의존한다.  

간접 상리공생. 여러 종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혼합의 이익을 위해 그들 모두가 살고 있는 환경을 변경한다. 한 사례는 섞어짓기 농업생태계이다. 키 큰 작물 종이 관련된 작물 종의 이익을 위해 미기후의 조건을 변경할 수 있고, 여러 작물의 존재는 잠재적인 해충의 생물학적 관리를 촉진하는 여러 이로운 절지동물을 유인한다. 처음 두 유형의 상리공생과 달리, 간접 상리공생은 두 가지 이상의 종을 수반한다. 간접 상리공생은 내부서식 및 외부서식 상리공생 모두를 포함할 수도 있다.  


일부 상리공생은 모든 관련된 구성원에게 절대적인 한편, 다른 상리공생은 한 구성원에게만 관게를 요구할 수 있다. 선택적 상리공생이라 부르는 다른 경우에는, 상리공생의 모든 구성원이 상호작용 없이도 꽤 잘 생존할 수 있지만 관계에 있을 때 확실히 더 잘 생존한다. 종종 상리공생이 관련된 유기체에게 어떤 자극이나 직접적 이익 때문에 그다지 많은 기능을 하지 않곤 하는데, 그것은 종들이 약간의 부정적 영향이나 충격을 피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생태학에서 상리공생 이론의 확대는 상리공생 관계가 발생할 수 있는 더욱 다양한 작물의 군집들의 개발에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적용법을 찾기 위해 시작되었다. 중요한 건, 농민은 두 가지 특정한 종들 사이에 진화한 상리공생관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여러 분류학상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리공생을 위한 더 일반화된 능력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류 박테리아는 콩과에 속하는 식물 대부분의 뿌리에 혹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러한 관계를 작물 군집들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만드는 일은 외부 투입재를 줄이고 인간의 개입이 적어지는 지속가능한 체계를 확립하는 데 핵심이다. 


농업생태계에서 상리공생은 유익한 상호작용에 기여함으로써 해충과 질병, 잡초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전체 체계의 저항성을 높인다. 그와 동시에 그 체계에서 에너지 포획, 양분 흡수, 순환의 효율이 향상될 수 있다. 상리공생관계가 작물 군집의 조직으로 통합될 수 있을 때는 언제든지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워진다. 




특별 주제: 상리공생 연구사


유기체들이 서로에게 이로운 방식으로 서로 관련될 수 있다는 발상은 매우 오랜 역사가 있다(Boucher 1985).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자연이 서로 돕는 식물과 동물의 사례로 가득하다는 걸 인지했다. 예를 들어, 역사가 헤르도투스는 역사에서 물떼새와 악어 사이의 그러한 관계를 묘사한다. 새가 악어의 입에서 거머리를 쪼아먹어 악어를 돕고, 악어는 결코 그 턱을 간단히 다물어 점심거리로 새를 먹지 않는다.


1600년대에 자연 신학의 이론은 식물과 동물이 만물의 자연 질서와 일치하여 때로는 사심없이 서로를 돕는다는 견해를 촉진시켰다. 신의 섭리는 자연 세계의 더 큰 "사회"에서 각각의 유기체에게 특정한 역할을 부여하고, 일부 유기체는 수호자나 도우미의 역할을 담당했다고 믿었다. 


18세기와 19세기에 산업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유기체들 사이의 경쟁이 자연에서 추동력이 된다는 발상이 과학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출간은 경쟁에 중점을 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생존 경쟁"이 진화 과정에서 주요한 선택 압력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다윈의 작품에 대한 해석과 대중화는 더 나아가 자연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것"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종의 기원이 출간된 직후 상리공생 개념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다. 그 용어 자체는 공식적으로 1873년 벨기에 왕립학회 강연에서 피에르 반 베네던Pierre Van Beneden 이 소개했고, 1877년 알프레드 에스피나스Alfred Espinas의 박사논문은 상리공생의 여러 사례를 문서화했다. 그런 다음 1893년 중요한 논문에서 로스코 파운드Roscoe Pound가 마침내 상리공생에서 각각의 유기체가 단순히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한다고 설명하면서 유기체들 사이에 너그럽고 사심없이 도움을 준다는 낭만적인 상리공생의 개념에 이의를 제기했다.예를 들어, 물때새는 먹이를 얻으며 악어는 기생충에게서 해방된다. 그러한 상호작용이 서로에게 이롭다는 사실이 그것을 상리공생으로 만든다. 개별 유기체의 의도는 무관하다. 


생태학이 20세기에 과학으로 발전함에 따라, 상리공생에 대한 관심은 경쟁에 초점을 맞춘 군집 수준의 상호작용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와 함께 학문의 변두리에 남아 있었다. 상리공생은 1970년대까지 중요한 연구 분야로 떠오르지 않았다. 오늘날 모든 생태학 교과서는 종들의 상호작용과 군집의 역학에서 상리공생의 역할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와 사레를 포함하여, 생태계에 있는 매우 많은 종들의 지위 다양화와 공존을 잘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경쟁 및 상리공생 상호작용은 이제 우점, 공진화, 다양성처럼 중요한 개념의 병렬 요소로 간주된다. 


상리공생은 역사적으로, 그 자체로 인간과 우리가 길들인 작물 및 가축 사이의 절대적 상리공생으로 간주될 수 있는 농업에 중요했다. 전통적인 농업생태계는 근류균-콩과식물 관계(다음 장에서 설명됨)와 같은 상리공생을 촉진하고,  이로운 곤충과 비작물 종의 영향을 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개발되었다. 산업형 농업은 이런 유익한 상호작용을 제거하고 이를 인간에게서 유래된 투입재로 대체하는 경향이 있다. 


 




농업생태계에서 작용하는 서로에게 이로운 간섭


분석을 통해 여러 지속가능한 전통적 농업생태계가 군집 전체에 이로운 종들의 상호작용과 간섭의 양식을 드러낸다. 비슷한 농업생태계는 농민의 농생태학 연구와 실질적 실험으로 개발되어 왔다. 이들 체계는 공존을 허용하고상리공생 관계를 활용하고자 다양한 작물과 비작물 종 -작물과 덮개작물, 작물과 잡초, 다른 작물과 작물을 포함하는- 을 의도적으로 결합시킨 것에 기반한다. 





덮개작물의 이로운 간섭

작물 군집에서, 덮개작물은 연중 일부나 일년 내내 작물 군집의 토양을 덮기 위하여 한 가지 또는 혼합하여 재배되는 식물 종들(보통 목초나 콩과식물)이다. 덮개작물은 휴한기에 토양을 덮으려고 주작물을 수확한 뒤 파종되곤 하지만, 주작물과 1년씩 교대로 파종되거나 주작물과 연계하여 재배될 수도 있다. 덮개작물은 계절성 덮개작물 체계에서 경운으로 토양에 통합시킬 수 있고, 아니면 살아 있거나 죽은 식물로 여러 계절 동안 토양 표면에 유지될 수도 있다. 덮개작물을 토양으로 갈아엎으면, 토양에 추가된 유기물은 풋거름(녹비)라고 부른다. 덮개작물이 다른 작물과 연계하여 직접적으로 재배되면, 살아 있는 덮개라고 부른다(그림16.3).


그림16.3 캘리포니아 왓슨빌의 누에콩 덮개작물과 보리. 이 혼합된 덮개작물은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고, 그 바이오매스가 토양으로 돌아가면 유기물과 고정된 질소를 추가한다. 




덮개작물이 작물 군집으로 아무리 통합되더라도 덮개작물은 환경에 여러 가지로 매우 유익할 수 있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들 영향은 토양-대기의 접점을 변경하고, 햇빛과 바람, 비로부터 토양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며, 다양한 추가 및 제거 간섭에 맞물리는 덮개작물의 능력에서 비롯된다. 작물 군집에 축적되는 이로움 -오랫동안 농업에 알려진- 은 토양침식의 감소, 토양 구조의 개선, 토양비옥도 향상 및 잡초와 곤충, 병원균의 억제 등이 있다. 어떤 덮개작물은 동물의 사료나 방목용으로 활용될 수도 있으며, 동물들은 잔여 식물 물질과 함께 토양으로 다시 통합되는 분뇨를 추가한다. 덮개작물이 작물 군집에서 이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면, 인간의 조작과 외부 투입재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표16.1은 덮개작물의 여러 혜택과 그를 가능하게 하는 간섭(환경 영향)을 열거한 것이다.  



간섭

작물 군집에 대한 혜택

토양 구조에 대한 영향

상부 토양층에서 뿌리의 침투력 향상

햇빛과 바람 및 빗방울의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토양 표면을 방어

토양에 유기물을 추가

뿌리층에서 생물학적 활성을 향상

•수분 침투율 개선

•토양의 피각 형성 감소

•유출수 감소

•토양침식 감소

•더 안정적인 토양의 떼알구조

•거대공극의 비율 증가

•토양 압축의 감소

•용적 밀도 감소

•유기물 함량 증가

•체계에 양분 보유

•침출 상실의 방지

•질소 함량 증가

•토양에 이로운 생물상의 다양성 증가

•타감작용에 의한 잡초의 억제

•잡초에 대한 경쟁적 억제 

•상호대립억제작용물질에 의한 토양 병원균의 방제

•이로운 유기체의 존재 증가

•해로운 유기체의 억제

토양비옥도에 대한 영향

더 서늘하고, 습한 지표면과 지중 서식지 조성

근류 박테리아에 의한 질소 고정

탄소 고정(더 많은 바이오매스)

뿌리에 의한 양분 포획

해로운 유기체에 대한 영향

타감작용 화합물의 추가

잡초가 필요로 하는 자원(빛과 양분) 제거

이로운 포식자, 기생자, 포식 기쟁자를 위한 서식지 조성

미기후 변경

표16.1 덮개작물의 잠재적 혜택

출처Lal, R. et al., Expectations of cover crops for sustainable agriculture, in: Hargrove, W.L. (ed.), Cover Crops for Clean Water, Soil and Water Conservation Society, Ankeny, IA, 1991, pp. 1–14; Altieri, M.A., Cover cropping and mulching, in: Altieri, M.A. (ed.), Agroecology: The Science of Sustainable Agriculture, 2nd edn., Westview Press, Boulder, CO, 1995a, pp. 219–232; Magdoff, F. and Weil, R.R., Soil Organic Matter in Sustainable Agriculture, Advances in Agroecology Series, CRC Press, Boca Raton, FL, 2004. 에서 고침.





일반적으로 덮개작물의 입증된 혜택에도 불구하고, 그 활용은 개별 농업생태계에 맞추어야 한다. 농민은 덮개작물의 종이 작부체계에서 다른 유기체와 함께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는 물론, 모두 살아가는 환경의 조건에 그것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한다. 게다가 한때는 이로울 수 있는 작물 군집의 구성원들 사이의 간섭 형태가 다른 때에는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작부체계에서 자원이 제한되어 있으면, 덮개작물은 경쟁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너무 조밀해지면, 일부 덮개작물 종은 작물에 타감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통합시킨덮개작물의 잔여물이나 분해 산물이 성장 억제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초식동물이나 질병 유기체를 손상시키면 덮개작물 종이 이상적인 대체 숙주가 되어 나중에 작물로 이동할 수 있다. 덮개작물 잔여물은 또한 경운, 제초, 수확이나 기타 농사 활동을 방해할 수도 있다. 


특히 잡초를 방제하고 뒷그루의 주요 작물의 수확량을 높이기 위하여 혼합된 종들을 구성한 호밀과 누에콩 덮개작물 농사의 사례연구는 덮개작물의 능력을 입증하는 연구를 설명한다. 




사례 연구: 호밀과 누에콩 덮개작물 농사


다종 덮개작물 체계는 단 하나로 구성된 종의 덮개작물보다 농업생태계에 더 큰 혜택을 부여한다. 이들 혜택은 혼합에서 종들 사이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일어난다. 


그러한 체계 가운데 하나가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에 있는 농생태학과 지속가능한 먹을거리 체계 센터(Center for Agroecology and Sustainable Food Systems)의 농장 시설에서 연구되었다. 콩과식물(누에콩)은 채소밭에 겨울철 덮개작물로 목초(호밀)과 혼합된다. 이 다종 덮개작물은 세기가 바뀐 이후 지역의 농민들이 활용해 왔다. 농민들은 겨울철 비가 내리기 전에 여름 작물을 수확한 다음 목초-콩과식물 혼합을 심는다. 시원하고 습한 겨울철 동안 성장하고, 3월이나 4월 초에 토양으로 갈아 넣는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는 채소 작물로 양배추를 이용했다(표16.2)




총 바이오매스 g/㎡

잡초 바이오매스 g/㎡

양배추 수확량

kg/100㎡

덮개작물

1985

1986

1987

1986

1987

1987

누에콩

138

325

403

17.4

80.7

849.0

호밀

502

696

671

0.7

9.7

327.8

호밀/누에콩

464

692

448

0.3

3.9

718.0

없음(대조군)

n.d.

130

305

112.3

305.1

611.0

표16.2 작물 환경의 다양한 요인에 대한 누에콩과 호밀의 영향

출처: Gliessman, S.R., Allelopathy and agricultural sustainability, in: Chou, C.H. and Waller, G.R. (eds.), Phytochemical Ecology: Allelochemicals, Mycotoxins and Insect Pheromones and Allomones, Institute of Botany, Taipei, Taiwan, 1989, pp. 69–80. 에서 자료.


호밀은 상당한 양의 바이오매스를 생산하고, 아마 타감작용 화확물질의 방출을 통하여 실험밭에서 잡초의 성장을 제한한다(Brooks 2008). 누에콩은 질소 고정 박테리아와 공생 관계를 통하여 체계에 질소를 가져오는데, 제한된 바이오매스를 생산하고 잡초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누에콩과 호밀이 함께 심어지면, 둘의이점이 결합된다. 그 혼합은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고, 매우 생산적이며, 체계에 질소를 추가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혼합된 덮개작물은 콩과식물만 심어 콩과식물의 바이오매스가 더 많아도 콩과식물만 심은 것보다 토양에 질소의 수준을 더 증가시킨다. 누에콩과 함께 갈아 넣은 증가된 유기물이 분해를 느리게 해, 토양에 질소가 더 많이 보유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혼합된 덮개작물은 그 뒤에 이어지는 채소 작물에 이롭다는 것이 증명된다. 양배추 수확량이 누에콩만 심은 실험밭에서 가장 높긴 하지만, 호밀-누에콩 실험밭의 최고 양배추 수확량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으며, 두 실험밭의 수확량은 호밀만 심거나 대조군보다는 유의미하게 더 높았다. 토양에 더 많은 유기물을 추가하기 때문에, 아마도 혼합된 덮개작물이 여러 해에 걸쳐 가장큰 혜택을 보일 것이다. 




사례 연구: 후지 사과를 위한 갓 덮개작물


침입성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고자 덮개작물을 사용하면 농업생태계에서 제초제의 필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수 있다. 그러나 덮개작물이 유용해지려면 작물의 성장을 억제하지 않으면서 다른 잡초를 몰아내야 한다. 들갓(Brassica kaber)은 과수원에 심으면 이러한 요구를 잘 충족시키는 덮개작물처럼 보인다(그림16.4).



그림16.4 사과 과수원에 자라는 들갓 덮개작물. 들갓은 그 꽃으로 익충을 끌어들이고 다른 잡초성 식물을 타감작용으로 억제함으로써 사과 농업생태계에 종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추가한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대학원생 James Paulus 씨는 어린 후지 반왜성 사과나무를 관행농에서 유기농 관리로 전환시키는 연구에서, 덮개작물 종으로 갓의 잠재적 유용성을 입증했다(Paulus 1994). 그는 여러 밭에서 나무들 사이에 몇 가지 유형의 서로 다른 덮개작물을 재배하고 잡초 방제에 대한 효과를 조사했다. 덮개작물 처리구는 제초제를 사용하는 관행농 관리와 잡초 방제를 위해 비닐포를 사용하는 유기농 전환구와 비교되었다.


갓은 관행농의 제초제나 비닐포만큼 효과적으로 잡초를 방제하는 유일한 덮개작물이었다. 갓이 싹튼 지 45일만에 밭에서 다른 잡초성 식물 거의 대부분을 대신하게 되었고, 전체 잡초 바이오매스의 99%를 차지했다. 기타 덮개작물은 단지 부분적으로 우점할 뿐이어서, 각각의 밭에서 전체 잡초 바이오매스의 42% 이상을 차지하지 못했다. 


갓이 다른 잡초에 대한 타감작용 억제를 통해 이러한 우점을 달성한 것 같다. 갓을 포함한 십자화과의 여러 구성원들이 밭에서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관찰되었고, 연구에서는 종자의 발아를 억제하는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라는 타감작용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음이 입증되었다(Gliessman 1987; Zukalová and Vašák 2002; Haramoto and Gallandt 2004). 외떡잎 목초의 종자 -잡초처럼 문제가 되곤 하는- 는 가장 강력하게 억제되었다.


Paulus 씨는 갓이 잡초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과의 생산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밝혔다. 갓 덮개작물이 있는 밭의 사과나무는 관행농 밭의 나무 한 그루당 3배 이상의 사과를 생산했다. 갓과 함께 재배된 나무는 둘레가 더 빨리 증가하여, 2년 뒤에는 관행농 밭의 나무보다 지름이 50% 더 커졌다. 


갓 덮개작물 밭에서 수확량 이점의 일부는 적어도 양분 순환이 개선된 덕이었다. 분석 결과 겨울철에 잡초 덮개가 상당한 양의 질소를 흡수하여, 토양에서 그 농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에 비가 오면 맨흙 처리구의 질소는 침출되어 체계에서 상실되는 데 반해, 덮개작물 추리구의 질소는 잡초의 바이오매스에 고정되었다. 덮개작물이 봄에 베어지면, 그 질소가 봄과 여름철 나무의 성장에 이용될 수 있게 되었다.





잡초의 이로운 간섭

작부체계에서 잡초는 대부분 작물 종과 경쟁해서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해로운 것으로 간주되곤 한다. 잡초가 작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곤 하지만, 여러 상황에서 잡초와 기타 비작물 식물이 환경에 미치는 그 영향을 통하여 작물 군집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이 분명히 입증되었다(Radosevich et al. 1997). 전통 농업에서 그러한 "비작물" 종들의 활용 가능성이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Chacón and Gliessman 1982). 잡초는 덮개작물과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이로운 영향력을 행사하고, 동일한 생태적 역할을 수행하곤 한다. 잡초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적절한 관리를 통해 농민은 긍정적 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작부체계 환경의 변경

잡초는 뿌리와 잎 덮개를 통하여 침식으로부터 토양 표면을 보호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체계에서 침출될 수 있는 양분을 흡수하며, 토양에 유기물을 추가하고, 타감작용을 통해 더 유해한 종들의 발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할수 있다. 이러한 잡초의 혜택 대부분은 잡초가 개방되거나 교란된 서식지를 침입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통하여 더 복잡한 군집으로 천이하는 과정을 시작하는 생태학적으로 r 선택된 선구 종이란 사실에서 기인한다. 특히 주로 한해살이 종으로 구성된 대부분의 작물 군집은 단순화되고, 교란된 서식지이다. 잡초는 그러한 조건에 특히 잘 적응한다. 작물 환경에 대한 잡초의 영향을 생태학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우린 작물 군집의 외부에서 가져오는 투입재에 대한 필요를 줄이는 방식으로 그들의 간섭을 활용할 수 있다.  





이로운 곤충을 불러와 해충을 방제

농업은 보통 생산 체계가 잡초와 곤충에 영향받지 않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많은 양의 외부 투입재를 취하는데, 항상 바라는 결과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잡초와 곤충 사이의 상호작용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검토하면, 원하지 않는 곤충을 방제하기 위하여 잡초를 보유하는 일의 가능성이 선택지로 나타난다.이로운 곤충의 개체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잡초를 작물 군집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간주해야 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논문이 축적되고 있다(Nichols and Altieri 2013). 이로운 곤충의 유형에 따라, 잡초는 곤충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소서식환경을 변경할 수 있고, 꽃가루, 꿀, 잎, 또는 먹이 같은 대체 먹이원을 제공할 수 있다(Radosevich et al. 1997; Norris and Kogan 2005). 


5x5m의 콜리플라워 밭 주변에 좁다란 경계선(0.25m 너비)으로 잡초 종들을 심은 연구에서, 포식성 또는 기생성 익충이 증가한 결과 특정 해충이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Ruiz-Rosado 1984). 예를 들어, 작물 주변의 깨끗한 경계에 잡초 들개미자리(Spergula arvensis)와 명아주(Chenopodium album)를 심으니 배추흰나비(Pieris rapae)와 남방은무늬밤나방(Trichoplusia ni)의 애벌레와 알에 기생파리 Madremyia saundersii과 같은 익충이 훨씬 많이 기생했다. 성충 기생파리는 잡초가 제공하는 먹이원에 유인되어 근처 작물에서 알을 낳을 먹이를 찾는다(그림16.5). 


그림16.5 콜리플라워 작물 주변에 있는 들개미자리의 경계. 잡초의 꽃이 익충을 유인한다. 




다양한 잡초와 관련된 동물상에 대한 연구에서는 총 360개의 밭에서 홑짓기로 파종된 80가지 식물 종과 연관된 곤충을 관찰했다(Nentwig 1998). 표본 추출에 의하면 대부분의 잡초성 종들이 100-300마리/㎡의 절지동물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잡초 개양귀비(Papaver rhoeas), 탠지(Tanacetum vulgare) 및 작물 유채(Brassica napus)와 메밀(Fagopyrum esculentum)은 평방미터당 500마리 이상의 절지동물이 발견되었는데, 예전에 이들 식물이 파종된 영역에서 우연히 생겨 성장했을 수 있다. 절지동물 군집의 영양구조를 고려할 때, 결과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모든 절지동물 가운데 초식성 곤충이 종들의 약 65%(대부분 45-80% 사이)를 구성했지만 나머지 절지동물의 구성은 이로운 수분매개자, 포식자, 기생자로 나뉘었다. 


또 다른 사례로, 들개미자리가 잡초/곤충/작물 복합의 더 고르게 분포된 구성원일 때 밭 전체에 걸쳐 진딧물 개체군이 뚜렷하게 감소했다(Theunissen and van Duden 1980). 미시간에서 옥수수와 대두 밭의 가장자리에 목초와 콩과식물로 잡초성 경계를 만들어 놓으니, 작물에 지상에 서식하는 포식성 딱정벌레의 존재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andis et al. 2005).





사이짓기

두 가지 이상의 작물을 똑같은 작부체계에 함께 심을 때는 언제나 그 결과로 생기는 상호작용이 서로에게 이로운효과를 가져오고 외부 투입재에 대한 필요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런 상호작용을 문서화한 정보의 모음이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성장했고(van Noordwijk et al. 2004; Mousavi and Eskandari 2011), 몇몇 저자는 다모작 연구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이 사이짓기에서 어떻게 혜택이 생기는지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해 왔다(Vandermeer 2011; ong et al. 2004). 


가장 성공적인 사이짓기 체계는 농업 생산의 많은 비율이 여전히 혼합하여 재배되는 열대지방에서 알려져 있다. 열대의 더 소규모 농민들은 투입재를 구매할 수 있는 접근성이 제한되기 때문에, 낮은 외부 투입재 관리에 맞게 조정된 사이짓기 조합을 개발해 왔다(Joshi et al. 2004; Lithourgidis et al. 2011). 


스페인 침략 이전 시기에 뿌리를 둔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의 전통적인 옥수수, 강낭콩, 호박 섞어짓기 작부체계는 상세히 연구되어 왔다. 이 체계에서 제거와 추가 간섭이 모두 발생하여 세 가지 작물 모두에게 서식지 변경과 상리공생의 이익 관계로 이어진다(그림16.6).



그림16.6 메소아메리카의 전통적인 옥수수-강낭콩-호박 사이짓기 체계. 복합된 종들의 상호작용이 이 작부체계가 성공하는 핵심이다. 




멕시코 타바스토에서 행해진 옥수수-강낭콩-호박 섞어짓기에 대한 일련의 연구에서, 옥수수 수확량은 강낭콩과 호박과 함께 심고 지역 농민의 기술을 활용하며 지역의 전통 농법으로만 관리된 토지에 재배하면 홑짓기 수확량보다 50%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혀졌다(Amador and Gliessman 1990). 두 가지 연관된 작물 종에 대해 상당한 수확량 감소가 있었지만, 세 작물의 전체 수확량은 세 작물을 홑짓기로 심은 동일한 면적에서 얻은 것보다 더 많았다. 표16.3에 나오듯이, 이 비교는 17장에서 더욱 상세히 설명되는 토지 등가비(LER) 개념을 사용해 이루어진다. 1보다 더 큰 토지 등가비(LER)는 사이짓기 체계가 그 구성요소인 작물의 홑짓기와 관련하여 초과 수확되는 것을 가리킨다. 




저밀도 홑짓기a

고밀도 홑짓기a

섞어짓기

옥수수 밀도(식물체/ha)

40,000

66,000

50,000

옥수수 수확량(kg/ha)b

1,150

1,230

1,720
강낭콩 밀도(식물체/ha)

64,000

100,000

40,000

강낭콩 수확량(kg/ha)b

740

610

110

호박 밀도(식물체/ha)

1,875

7,500

3,330

호박 수확량(kg/ha)b

250

430

80

 LER  1.97c
1.77 d

표16.3 멕시코 타바스코에서 똑같은 작물을 홑짓기로 재배한 수확량과 비교한 옥수수-강낭콩-호박 섞어짓기의 수확량.

출처: Amador, M.F., Comportamiento de tres especies (Maiz, Frijol, Calabaza) en policultivos en la Chontalpa, Tabasco, Mexico, Tesis Profesional, CSAT, Cardenas, Tabasco, Mexico, 1980. 의 자료.

a 홑짓기 밀도는 표준 홑짓기 파종 밀도 바로 위아래의 수준을 나타내도록 설계되었다.

b 옥수수와 강낭콩의 수확량은 말린 곡물로 표현하고, 호박은 신선 열매로 표현했다.

c 저밀도 홑짓기와 비교

d 고밀도 홑짓기와 비교





추가 연구에 의해 이러한 수확량 증가의 생태학적 메커니즘 가운데 일부가 확인되었다. 


• 옥수수와 함께 섞어짓기에서, 강낭콩의 뿌리혹이 더 많아 어쩌면 질소의 생물학적 고정에 더 활발할 것이다(Boucher and Espinosa 1982; Santalla et al. 2001; Cardoso 2007). 

• 고정된 질소는 뿌리 체계 사이의 균근균 연결을 통하여 옥수수가 직접 이용할 수 있게 된다(Bethlenfalvay et al. 1991; HauggaardNielsen and Jensen 2005). 

• 토양에 있는 질소의 순 증가는 수확과 함께 제거됨에도 불구하고 작물들이 연관되었을 때 관찰되었다(Gliessman 1982; Maingi et al. 2001). 

• 호박은 잡초를 방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텁고 넓으며 수평의 잎들이 햇빛을 차단해 잡초의 발아와 성장을 막는 한편, 잎을 씻어낸 빗물 속의 침출수는 잡초를 억제할 수 있는 타감작용 화합물을 함유한다(Gliessman 1983; Fujiyoshi et al. 2002, 2007). 

• 초식성 곤충은 먹이원이 덜 집중되고 혼합에서 찾기 더 어렵기 때문에 사이짓기 체계에서 불리하다(Risch 1980; Verkerk et al. 1998; Altieri and Nicholls 2004b, Gurr et al. 2012).

•이로운 곤충의 존재는 더 매력적인 미기후 조건의 가용성과 더 다양한 꽃가루와 꿀 공급원 같은 요인들 덕에 촉진된다(Letourneau 1986; Verkerk et al. 1998).


흥미롭게도 똑같은 품종의 옥수수, 강낭콩, 호박이 기계 경운, 합성 화학비료, 현대의 농약을 수반하는 관리 이력이 적어도 10년 가까이 된 인근의 토양에 똑같은 방식으로 동시에 파종되면 수확량 이점이 사라졌다. 전통적 농경지에서 발생한 명백하게 긍정적인 상호작용은 관행농의 투입재와 농법으로 발생한 토양 생태계의 변경으로 인해 저해되었다. 이 결과는 농법과 생태적 조건 사이의 중요한 연결을 가리킨다. 


옥수수-강낭콩-호박 사이짓기는 이미 존재하거나 개발될 수 있는 여러 작물 조합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작물 군집에서 기능하는 간섭의 생태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농사가 일어나는 어느 곳에서나 우리가혼합에서 찾을 수 있는 어떠한 것에 대한 애태우는 암시를 제공한다. 


먹을거리, 섬유, 사료, 연료, 목초, 현금 및 기타 필요에 대한 그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 세계의 농민이 활용하는 매우 다양한 작물과 관리법을 반영하고 있는 엄청나게 많은 섞어짓기가 존재한다. 사이짓기 군집에는 한해살이, 여러해살이와 함께 한해살이, 아니면 여러해살이와 함께 여러해살이 등의 혼합이 포함될 수 있다. 콩과식물이 곡류와 함께 재배될 수 있고, 채소 작물이 과실수의 사이에서 재배될 수도 있다. 그러한 혼합을 파종하는 양식은 두 가지 작물의 줄을 교대로 심는 것부터 텃밭 농업생태계(18장 참조)에서 발견되듯이 한해살이 허브류와 떨기나무 및 나무를 복잡하게 종합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섞어짓기에서 파종과 수확은 일년 내내 농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시간과 공간 모두에 분배될 수 있다. 동물의 통합은 더욱 완전하게 통합된 혼합 작물 군집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19장 참조). 이들 작물 군집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의 생태학적 토대를 이해하는 것이 농법에서 섞어짓기가 다시 두각을 나타내게 하는 열쇠이다.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종들의 상호작용을 활용


자연 생태계에서, 유기체는 혼합된 종들이 집합된 군집에서 발생한다. 그러한 혼합에서 진행되는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은 생태계에 있는 네 가지 수준의 구조 각각에 초점을 맞춘 생태학적 지식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크게 도움이 되었다. 이번 장에서 논의된 군집 생태학의 수준은 개별 유기체의 수준과 개체군 수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군집 수준의 구조에서는 다종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독특한 특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들 특징은 우리가 이어지는 장에서 살펴볼 생태계 수준에서 중요하다. 


그 다음에 농생태학자의 과제는 이러한 생태학적 이해를 지속가능성의 맥락에 두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작물의 단일 종 개체군의 생태학과 관리에 대한 농학자의 광범위한 지식을 종들의 상호작용과 군집 과정에 대한 생태학자의 광범위한 지식과 결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단일 종 작부체계에 관한 모든 지식을 생성해 온 자원의 많은 부분을 생태학적, 농학적 지식을 통합시키는 쪽으로 전환시키고, 작물과 비작물 모두 상호작용하고 있는 유기체의 전체 군집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고 각각의 종이 전체 체계의 지속가능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하는 더 광범위한 목표를 달성할 시간이다. 이는 체계 수준의 접근법과 여러 학문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극도로 복잡한 과정이지만, 그 최종 결과는 농업에서 얼마나 효과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나은 이해가 될 것이다. 






생각거리


1. 농민에게 복합적 다종 작부체계를 관리하는 일의 잠재적 이점을 납득시키는 데 주요한 장애물은 무엇인가?


2. 경쟁과 상리공생이 다른 역할을 하지만 전체 작부체계의 성공에서 똑같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복합적 작물 군집의 사례를 들어라.


3. 작물 군집에서 공존과 상리공생이 특정한 작물 해충에 대해 생물학적 방제 메커니즘의 성공에 필수적이 될 수있는 방법과 관련된 사례를 기술하라.


4. 비작물 유기체는 그것이 구성원인 작물 군집의 나머지에게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하라.


5. 재생할 수 없는 합성 농업용 화학물질의 사용을 두드러지게 감소시킬 수 있는 작물과 비작물 개체군의 복합적작물 군집을 기술하라. 작물 군집의 각 구성원이 담당한 기여를 설명해야 한다. 


6. 농업생태계에서 개체군 또는 단일한 개별 수준에서 분명히 나타나지 않는 작물 군집의 몇 가지 "신생 특징"은 무엇인가? 






인터넷 자료


Agroecology in Action 

http://www.agroeco.org

The website of Professor Miguel Altieri,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with extensive material on agroecological pest and habitat management. 


Biodiversity International 

http://www.bioversityinternational.org

A research-for-development organization that provides scientific evidence of the role that on-farm and wild agricultural and forest biodiversity can play in a more nutritious, resilient, productive and adaptable food and agricultural system. 


Department of Community Ecology, Center for Environmental Research (Germany) 

http://www.ufz.de/index.php?en = 798

Focuses on the analysis and assessment of natural and anthropogenic structural changes in biological communities, and thus on the development of a scientific basis for understanding and managing biodiversity. 


Natural Systems Agriculture Group, University of Manitoba 

http://www.umanitoba.ca/outreach/naturalagriculture/articles/intercrop.html

This research group makes extensive use of intercropping in its approach to sustainable agriculture.






읽을거리 

  

Bardgett, R. D. and D. A. Wardle. 2010. Aboveground–Belowground Linkages: Biotic Interactions, Ecosystem Processes and Global Change. Oxford Series in Ecology and Evolution. Oxford University Press: London, U.K. 

A thorough review of community ecology, focusing on the influence of interactions between above- and belowground components on ecosystem structure and function, and the importance of this understanding in the face of climate change. 


Eilittä, M., J. Mureithi, and R. Derpsch (eds.). 2004. Green Manure Cover Crop Systems of Smallholder Farmers: Experiences from Tropical and Subtropical Regions. Springer: New York. 

A volume providing 12 in-depth case studies of smallholder intercropping strategies, analyzed from an interdisciplinary perspective. 


Francis, C. A. (ed.). 1986. Multiple Cropping Systems. Macmillan: New York. 

One of the classic treatments of the agronomy and ecology of the great diversity of multiple cropping systems from around the world. 


Francis, C. A. 1990. Sustainable Agriculture in Temperate Zones. John Wiley & Sons: New York. 

An overview of sustainable agriculture for the developed world, with good examples of how multiple cropping may play a role. 


Gurr, G. M., S. D. Wratten, and W. E. Snyder, with D. Read (eds.). 2012. Biodiversity and Insect Pests: Key Issues for Sustainable Management. Wiley-Blackwell: London, U.K. 

This book brings together world leaders in theoretical, methodological, and applied aspects of our understanding of the importance of biodiversity in agroecosystems, and provides a comprehensive treatment of how biodiversity management and pest management converge.


Hajek, A. E. 2004. Natural Enemies: An Introduction to Biological Control.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U.K. 

An in-depth review of biological control of arthropods, vertebrates, weeds, and plant pathogens through use of natural enemies. 


Huffaker, C. B. and P. S. Messenger. 1976. Theory and Practice of Biological Control. Academic Press: New York. 

The classic reference on biological control, with emphasis on the management of crop communities as a foundation. 


Innis, D. Q. 1997. Intercropping and the Scientific Basis of Traditional Agriculture. Intermediate Technology Development Group: London, U.K. 

Compares the practice and science of intercropping in traditional agricultural systems of several developing countries. 


Liebman, M., C. L. Mohler, and C. P. Staver. 2007. Ecological Management of Agricultural Weeds, 2nd edn.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U.K. 

A very complete review of the principles and applications of ecological weed management in a range of temperate and tropical farming systems with several chapters that emphasize community ecology aspects. 


Morin, P. J. 2011. Community Ecology, 2nd edn.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U.K. 

An introduction to community ecology, with examples of interactions between plants and animals in aquatic and terrestrial habitats. 


Narwal, S. S., R. E. Hoagland, R. H. Dilday, and M. R. Roger. 2000. Allelopathy in Ecological Agriculture and Forestry. Springer: New York. 

A review of allelopathy research, with case studies from several countries. 


Rice, E. L. 1995. Biological Control of Weeds and Plant Diseases: Advances in Applied Allelopathy. University of Oklahoma Press: Norman, OK. 

An excellent review of allelopathy as a means of managing weed and disease populations in crop or forest communities. 


Vandermeer, J. H. 2011. The Ecology of Agroecosystems. Jones & Bartlett Publishers: Boston, MA. 

A detailed exploration of the ecological theory and approaches to understanding the ecology of agroecosystems, with many references to intercropping systems. 


van Noordwijk, M., G. Cadish, and C. K. ong (eds.). 2004. BelowGround Interactions in Tropical Agroecosystems: Concepts and Models with Multiple Plant Components. CABI Publishing: Cambridge, MA.

A synthesis of plant–soil–plant interactions in agroforestry and intercropping, with a focus on agroecological processes in multiple cropping syst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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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출판 시장을 살펴보면 "식물"을 주제로 한 책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domain=BOOK&query=%uBC18%uB824%uC2DD%uBB3C

여기에서 어떤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1990-2000년대만 해도 가정에서 돌보는 식물보다는 농지에서 재배하는 작물과 관련된 책이 더 많았다면,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식물을 농지로 나가서 재배하는 게 아니라 가정에서 돌보는 것으로 관심의 초점이 변화한 것 같다.

마침 농지와 작물을 반려 무엇처럼 바라보는 <나의 "애완" 텃밭 가꾸기>라는 책이 정확히 2010년에 출간되었는데, 그 무렵을 분기점으로 텃밭에서 가정으로, 작물에서 식물로 관심의 초점이 이동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말인즉, 더 이상 텃밭까지 이동하여 자연에 노출된 작물을 가꾸는 게 아니라 집 안에서 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을 돌보는 일을 즐긴다는 것이겠지? 과거 10-20년 전의 텃밭 활동 인구와 연령을 현재의 그것과 비교하는 연구가 있다면 흥미롭겠다.

농사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구는 늘었을까, 줄었을까? 늘었다면 새로 유입된 인구의 연령대는 어떻게 될까? 반대로 줄었다면 현재 남아 있는 인구의 연령대는 어떻게 될까? 도시농업이 한창 주목을 받을 때는 관련 연구도 간간이 보였는데, 요즘은 통 보이지가 않네. 내 눈이 어두워진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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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큰 논문이 발표되었다.


요즘 미국에서 한창 논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미국 중서부에 제왕 나비라는 종이 불러일으킨 일이다. 최근 이 나비가 감소하고 있는 게 발견되었는데, 유전자변형 작물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들이 현재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는 원인이 유전자변형 작물을 도입하며 제초제를 마구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논문에서, '아니다. 봐라. 그 이전부터 제왕 나비가 먹이로 삼는 줄기를 꺾었을 때 하얀액이 나오는 milkweed가 감소하면서 그렇게 된 것으로, 새로운 일이 아니라 이전부터 그래 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그건 또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다.

논문에 실린 그래프를 보면 1950년대를 시작으로 밀크위드와 제왕 나비의 개체수가 감소하는 걸 볼 수 있다. 그 시기는 바로 2차대전 이후 화학물질을 취급하던 업체들이 농업 부문으로 진출하며 농약의 사용이 급증한 녹색혁명의 시기와도 맞물린다. 그러니 밀크위드와 제왕 나비의 감소는 근대의 잡종 종자+농약+화학비료 농법이 보편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거기에 1996년부터 상업화된 유전자변형 작물과 맞춤형 제초제의 사용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것이다.

이런 해석 말이다.

아무튼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상당히 흥미로운 연구결과이다. https://www.pnas.org/content/116/8/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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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가지 작물 변형 기술


  1. 전통적 교잡 육종
    몇 천 년 동안, 전통적 교잡 육종은 작물의 유전학을 개선하는 중추가 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한 식물의 꽃가루는 다른 식물의 꽃에 있는 암술에 놓여져 두 부모의 잡종인 씨앗이 생산된다. 그런 다음 식물 육종가는 다음 세대에서 나오는 자신이 찾고 있는 유익한 특성을 지닌 식물을 선별한다. 허니크리습Honeycrisp 사과 같은 품종은 이런 방식으로 개발되었다. 수천 그루의 잡종 나무가 만들어져 재배되며, 결코 이전에는 존재한 적 없는 유전자의 조합을 가진 단 하나의 새로운 품종을 찾기 위해 시험되었다. 현대의 식물 육종은 선별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고자 유전자 표식을 사용하고, 야생 품종과 밀접히 관련된 종에서 얻은 유전자를 통합시킬 수 도 있다. 여기 몇 개의 영상은 식물 육종가가 활용하는 다양한 기술에 대한 것이다. 교잡 육종은 동일한 종이거나 밀접히 관련된 종에 속하는 경우에만 바라는 특성을 사용할 수 있기에, 식물 육종가가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특성을 생성하기 위한 추가 기술이 개발되어 왔다. 
  2. 돌연변이 유발 육종
    자연에서는 자발적인 돌연변이를 통해 새로운 특성이 생기곤 한다. 지난 세기에 이 과정은 식물에서 무작위로 돌연변이를 생성한 다음 새롭거나 바라는 특성을 심사하려고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화학물질(에틴메탄설포네이트 같은)이나 방사선을 사용하는 과학자들이 모방해 왔다. 돌연변이 유발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이 글을 참조하길 바란다. 루비 레드와 스타 루비 같은 포도 품종의 개발에는 전리 방사선이 사용되었다. 그것이 일으킨 돌연변이는 이들 과일에 특징적인 진한 붉은색을 띠게 했다. 뉴욕타임즈의 이 기사는 이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많은 작물에 대한 사례를 제공한다. 
  3. 배수성(Polyploidy) 육종
    대부분의 종에는 2세트의 염색체가 있다. 하나씩 각 부모에게서 물려받는다. 이것이 이배성(diploidy)으로 알려져 있다. 배수성은 2세트 이상의 염색체가 발생하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배수성도 화학물질을 사용해 유도될 수 있다. 이러한 작물 변형 기술은 보통 과일의 크기를 키우거나 그 생식력을 수정하는 데 이용된다. 예를 들어,  씨 없는 수박은 3세트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며, 4세트의 염색체를 가진 수박과 2세트를 가진 수박을 교잡하여 3세트의 염색체를 가진 불임 수박을 만들어 전 세계의 야유회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감자의 종도 염색체 복사 수가 매우 많으며, 감자 육종가들은 보통 그에 새로운 특성을 육종하기 위해 해당 품종의 복사 수를 변화시켜야 한다(이 과정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여기).
  4. 원형질 융합 육종
    꽃가루에 있는 정자 세포가 꽃의 난소에 있는 난자와 결합될 때, 이는 두 개의 세포가 하나로 융합되는 것이다. 원형질 융합은 이과정의 인위적인 유형이다. 유익한 특성은 원형질(식물에게 구조를 제공하는 세포벽이 없는 '노출된' 세포)을 함께 융합시켜 새롭게 융합된 세포로부터 식물을 재배함으로써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으로 개발된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특성 가운데 하나는 종 사이에 웅성불임의 전이이다. 웅성불임 식물을 가지고 있다면, 특히 꽃이 작아서 교잡하기 어려운 경우에 더 쉽게 잡종 종자를 만들 수 있다. 무에서 붉은 양배추로 웅성불임이 도입되어 이 작물의 잡종 종자를 생산하는 게 더 쉬워졌다. 
  5. 형질 변형 육종(Transgenesis)
    형질 변형은 다른 유기체에서 온 하나 이상의 유전자를 어느 유기체에 도입하는 과정이다. 이는 보통 시험관에서 DNA 자체를 조작하고 변형시키는 일을 수반한 다음, 그걸 포장하여 새로운 유기체에 삽입한다.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하거나 아그로박테리움을 활용하는 유전자총  같은 식물을 변형시키는 여러 방법이 있다. 식물에 DNA를 삽입하려고 자연발생적인 유기체나 전기 천공법이라 부르는 과정인 전기를 활용한다. 형질 변형 식물은 여러 유용한 특성을 가지고 생성되어 왔고, 그 가운데 일부는 상업화되었다. 예를 들어, 파파야는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갖도록 식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에서 온 유전자로 변형되었다.  또 다른 특성으로 곤충 저항성, 제초제 저항성 및 가뭄 저항성 등이 있다. 이들 '형질 변형' 작물의 생성은 유전학의 언어가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보편적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종에서 온 유전자라도 작동하게 된다. 똑같은 종에서 기원하는 유전자는 ‘cisgenic’ 또는 ‘intragenic’이라 부를 수 있다. 더 많은 정보는 이 논문을 참조하라.
  6. 유전자 편집
    유전자 편집은 효소 체계를 사용하여 지정된 순서로 세포의 DNA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구성된다. 유전자 편집에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체계도 있는데, 가장 유망한 것이 CRISPR-Cas9 체계이다(유전자 편집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작동 방법은 이 글을 참조). 설포닐유레아 제초제 저항성 유채는 농민들이 잡초를 더 잘 방제하고 돌려짓기를 가능하게 하고자 개발되었다. 이 작물은 Rapid Trait Development System (RTDS)으로 알려진 특허를 받은 유전자 편집 체계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하는 일부터 작물의 조상에서 온 '자연적인' 대립 유전자를 복원하는 일까지, 우리가 원하는 어떠한 유전자라도 변형시키기 위해 작물의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다. 

이 방법들 각각은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으며, 일부 방법은 다른 것보다 어떤 특성에 대해 더 잘 작동한다. 그들 각각은 유용한 특성을 결합하여 농업을 향상시키기 위해 식물의 유전자 구성을 변경한다. 그들 모두는 농장에서 재배되며 이익을 생산하고 있고, 모두 한 가지 또는 다른 방식으로 특허를 받을 수 있으며, 그들 모두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이 방법으로 만든 산물은 매우 다르게 취급된다. 이러한 기술들이 도입한 변화는  건강과 환경의 안전성에 관한 논의가 있을 때 그것이 처리된 방법과 일렬로 세워지지 않으며, 표시제와 관련된 정치적 논의는  “프랑켄슈타인 먹을거리 역설”로 알려지게 된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형질 변형 육종은 돌연변이 유발 육종보다 훨씬 적은 변화와 비의도성 결과를 가져오는 데(이 기사를 참조), 돌연변이 유발 육종은 일반적으로 정치적 논의에서 받아들여지고 무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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