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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사방에 누른 기운이 있으면 곡식이 모두 잘 익고, 푸른 기운이 있으면 황충(蝗蟲)이 일고, 붉은 기운이 있으면 가뭄이 들고, 검은 기운이 있으면 수해가 있으며, 바람이 없이 그늘지고 온화하면 연사가 10배나 풍년이 드는데 봄 가뭄이 있다. -사시찬요

정월 초하루가 갑자(甲子)일이 되면 바람이 많고, 경자(庚子)일이 되면 난리가 있고, 무자(戊子)일이 되면 흉년들고, 병자(丙子)일이 되면 가뭄 들고, 만일 임자(壬子)일을 만나게 된다면 큰 홍수가 나게 된다. 미덥지 않다면 정월달의 상순을 살펴보라. -사시찬요

정월 초하루가 입춘이면 곡식이 잘 익고 기쁜 일이 많다. 이날 아침 동북풍이 불면 오곡이 잘 익는다. 서북풍이 불면 큰물이 져 농사를 해친다.

초하루에 천둥이 치면 벼와 보리에 모두 길하고, 눈이 오면 여름과 가을에 크게 가물다.

초하루에는 맑은 날씨가 좋다. 해가 나올 때 붉은 노을이 있으면 생사(生絲)가 귀해진다.

정월 초하루는 닭날(鷄日), 2일은 개날(狗日), 3일은 돼지날(豕日), 4일은 염소날(羊日), 5일은 소날(牛日), 6일은 말날(馬日), 7일은 사람날(人日), 8일은 곡식날(穀日)이다. 그 날이 청명하고 온화하면 잘 번식되고 태평하지만, 바람 불고 비 오거나 그늘지고 추우면 병이 생겨 손해를 본다. 각 날을 시험해 보라. -사시찬요

설날부터 보름까지 맑은 날이 계속되면 그해 해충이 없다.

설날 남풍이 불면 풍년의 징조이고, 동풍이 불면 흉년의 징조라고 한다.

새해 아침에 서북풍이 불면 큰물이 져 농사에 해를 입힌다.

설날 오색구름이 나타나면 보리 작황이 좋다.

설날에 눈이 내리면 그해 흉년이 든다.

정월 초이튿날 이내에 동남풍이 불면 곡물이 익어가지 않으며, 서남풍이 불면 가축의 생육이 활발하고 곡물 역시 잘 익는다.

초이튿날 비바람이 없으면 크게 풍년이 든다. 6일에 해와 달이 빛나고 밝으면 크게 풍년이 들고, 8일 밤에 별자리가 보이면 오곡이 풍년든다.

정월 초여드렛날 구름이 달을 가리면 봄에 비가 많다. 또 삼성이 보이지 않으면 정월 보름에 비가 온다.

곡일(穀日)은 세속에서 ‘상팔일’이라고 하는데, 초하루부터 이날까지 날씨가 맑으면 길하고, 비가 내리면 재앙이 된다. 이날 밤에 비가 올 것 같으면 대보름날도 마찬가지로 비가 온다.

정월 상순 자일로 1년을 점치는데, 갑자일을 만나면 풍년이 들고, 병자일을 만나면 가뭄이 들고, 무자일을 만나면 충해가 들고, 임자일을 만나면 홍수가 난다. - 과농소초

상순 중에 신일(辛日)이 3일 안에 있으면 가뭄이 들고, 7일 이후에 있으면 홍수가 나며, 나머지 날에 있으면 평탄하다.

대보름날 맑으면 봄에 비가 적게 온다. 속설에 ‘초하루에 비가 오지 않으면 봄에 가뭄이 드는 일이 많고, 청명절에 비가 오지 않으면 황매우(黃梅雨 6~7월경에 지는 장마)가 적고, 하지에 구름이 끼지 않으면 삼복 때 무덥고, 중양절(重陽節 9월 9일)에 비가 오지 않으면 한 해 겨울이 맑고, 대보름날 바람이 불면 한식날 비가 온다.’고 한다.

정월 보름에 해가 지고 처음 뜨는 달로 천기를 점친다. 붉으면 가뭄, 희면 비가 많이 온다. 또한 달이 떠오를 때 두꺼우면 풍년의 징조이고, 얇으면 흉년의 징조이다. -조선세시기

정월 보름날 밤 약 5푼 정도의 나뭇조각 다섯 개에 목화토금수 한 자씩 쓴 다음, 달을 향해 절을 하고 그 나뭇조각을 땅에 던져 문자가 위로 향한 것을 보고 연중의 길흉화복을 점친다. -함경북도

정월 보름날 초저녁에 10척 정도의 나무를 뜰 한가운데의 평평한 곳에 세운 후, 밤이 되어 달의 그림자가 곧게 정남북으로 향할 때 자로 그림자의 길이를 잰다. 이 그림자의 길이가 7~8척이면 그해는 晴雨하고, 3~4척이면 가물며, 12척이면 크게 가물거나 큰물이 지고, 9~10척이면 최악의 흉년이 든다.

정월 보름달이 오를 때 구름이 걸리면 그해에 수해가 있다. -전라북도

정월 보름날 달빛이 황색으로 보이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정월 보름에 눈이 내리면 풍년이다.

정월 소보름달이 예년보다 남쪽에 있을 때는 흉년, 남북으로부터 벗어나면 풍년, 북쪽에 있을 때는 흉년이 든다. -경기도

‘농가에서 정월 보름이면 달뜨기를 기다린다./ 북녘에 가까우면 산골에 풍년이 들고,/남녘으로 기울어지면 해변가 곡식이 잘 익는다./ 몹시 붉으면 초목이 탈까 걱정되고/매우 희면 냇물이 넘칠까 염려로다./알맞게 중황색이라야 대풍년이 들 것이로다.’ -열양세시기

16일은 낙등일(落燈日 대보름에 걸었던 등을 내리는 날)이라고 하는데, 그날 밤이 맑으면 가뭄이 든다. 또 동남풍이 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런 날씨는 물가에 있는 고을에 적합하다. 이런 해에는 낮은 곳에 있는 밭에 크게 풍년이 든다.

20일은 추수일(秋收日)이라고 하는데 이날 날씨가 맑으면 가을에 추수가 잘 된다.

언제나 보면, 입춘날 일진이 갑(甲)․을(乙)이면 풍년이 들고, 병(丙)․정(丁)이면 큰 가뭄을 만나게 되고, 무(戊)․기(己)이면 밭곡식이 손상되고, 경(庚)․신(辛)이면 사람들이 안정되지 못하고, 임(壬)․계(癸)면 큰물이 내를 넘치게 된다. 또 청명하면 만물이 잘 되고, 비구름이 있으면 큰 물결이 인다. -사시찬요

입춘날 닭이 울적에 간방(艮方) 위쪽에 누런 기가 있으면 대두(大豆)가 잘 된다. -사시찬요

춘상갑(春上甲 입춘 뒤의 첫 번째 갑자일)에 비가 오면 심한 가뭄이 들고, 하상갑(夏上甲 입하 후의 첫 번째 갑자일)에 비가 오면 배를 타고 저자에 갈 정도로 홍수가 지고, 추상갑(秋上甲 입추 후의 첫 번째 갑자일)에 비가 오면 벼에서 싹이 나도록 장마 지고, 동상갑(冬上甲 입동 후의 첫 번째 갑자일)에 비가 오면 소와 염소가 얼어 죽게 된다. -사시찬요

입춘날 밤 별자리가 달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풍년의 징조, 가까이 있으면 흉년의 징조이다.

우수 뒤에 흐린 날이 많으면 비가 적으며, 높은 곳이나 낮은 곳이나 모두 크게 풍년이 든다.

우수에 햇무리구름이 퍼져 있으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우수에 많이 흐리면 물이 적다.

우수에 비가 내리면 그해는 흉작이다.

서북방을 수문이라고 하므로 그곳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홍수가 난다.

이 달에 월식이 있으면 곡식이 흔해지고, 무지개가 나타나면 곡식이 귀해진다.


[입춘일진] 

갑자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되고, 물이 강둑에 1자(대략 30cm) 넘게 차오른다. -봄비는 돈과 같이 귀하고, 여름비는 골고루 내려 땅을 균일하게 하고, 가을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겨울비는 높이 달린다(高懸?).

병자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되고, 물이 강둑에 1자 넘게 차오른다. -봄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며, 여름에 비가 내려 밭을 고르게 하고, 가을에 내리는 비는 옥구슬과 같이 귀하고, 겨울에 비가 길게 이어져 끊임없이 내린다.

술자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되고, 물이 강둑에 1자 넘게 차오른다. -봄에 비가 끊임없이 내리며, 여름에 비가 내려 밭을 고르게 하고, 가을바람은 후덕하지 않고, 겨울에 오는 눈은 기약하기 어렵다.

경자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데 위치한 곳의 곡식이 잘되고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은 곡식이 잘 익지 않으며, 물은 강둑에 1치(3cm)정도 달린다. -봄에 비가 내리는 것이 지지부진하고, 여름에는 비가 때를 지나쳐서 내리며, 가을비는 둑에 평탄하게 차오르며, 겨울에 내리는 비는 못을 이룰 정도가 된다.

임자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지역이나 낮은 지역 모두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 내리는 비는 마치 쥐새끼가 나타나는 것같이 빈번하고, 여름에 비가 점(漸 차례를 좇아서, 심하게, 오래)하게 내리며, 가을에 비는 일정하지 않게 내리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난리가 난다.

을축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지역에선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1자 1치(33cm)까지 걸린다. -봄에는 비록 비가 고르게 오더라도, 여름에는 맑은 날이 별로 없고, 가을에 내리는 비는 금과 같이 귀하고, 겨울에는 한층 더 심하게 된다.

정축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지역에선 곡식이 잘 익고 높은 지역의 마을엔 콩이 좋으며, 물은 둑에 4자까지 걸린다. -봄에 비가 쉬지 않고 내리고, 여름에 비가 균등하게 내리며, 가을에 비가 넘칠 듯이 이어지며, 겨울에는 메마른 바람이 분다.

사축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지역에선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4자 5치까지 걸린다. -봄에 비바람과 우박이 내리고, 여름에는 비가 더디고 더뎌(遲遲) 지나가지 않고, 가을에는 하루 간격으로 비가 내리며, 겨울에 오는 비는 기약하기 어렵다. 

신축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에 위치한 지역 모두 곡식이 잘 익고, 물이 주로 둑까지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 내리는 비에 벌레가 생기고, 여름에 내리는 비는 매우 드물며, 가을에는 장맛비가 계속 이어지고, 겨울에는 비바람이 거세다.

계축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이나 낮은 곳이나 모두 곡식이 잘 익고, 물이 주로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 내리는 비가 여름까지 이어지고, 여름에는 비와 함께 바람이 많이 불고, 가을에는 맑은 날에도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비가 삼월 봄까지 내린다.

甲子日立春, 高鄕豊稔, 水過岸一尺. -春雨如錢, 夏雨調勻, 秋雨連綿, 冬雨高懸.-

丙子日立春, 高鄕豊稔, 水過岸一尺 - 春雨多風, 夏雨平田, 秋雨如玉, 冬雨連綿.-

戌子日立春, 高鄕豊稔, 水過岸一尺 - 春雨連綿, 夏雨平岸, 秋風不厚, 冬雪難期.-

庚子日立春, 低處熟, 高鄕不熟, 水懸岸寸 -春雨來遲, 夏雨過時, 秋雨平岸, 冬雨成池.-

壬子日立春, 高低熟, 水平岸 - 春雨出鼠, 夏雨漸來, 秋雨無定, 冬雨雪災.-

乙丑日立春, 低處稔熟, 水懸岸一尺一寸. - 春雨雖勻, 夏雨無晴, 秋雨如金, 冬雨況況.

丁丑日立春, 低鄕熟, 高鄕豆好, 水懸岸四尺 - 春雨不息, 夏雨均勻, 秋雨懸淫, 冬有乾風.

巳丑日立春, 低鄕熟, 水懸岸四尺五寸. -  春雨風雹, 夏雨遲遲, 秋雨膈日, 冬雨無期.

辛丑日立春, 高低豊稔, 水主平岸. - 春雨生蟲, 夏雨少希, 秋雨霖滴, 冬雨風濃.

癸丑日立春, 高低皆熟, 水主平岸. - 春雨連夏, 夏雨多風, 秋雨天晴, 冬雨三春.


병인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지역이나 낮은 지역이나 풍년이 들고, 물이 둑에 5치까지 걸린다. -봄에는 비가 내려 흐리고 갬이 반복되고(晴陰), 여름에 비는 고르다가 줄기차게 내리며, 가을에는 비가 내려 맑은 날이 드물며, 겨울에는 비가 봄까지 연이어 내린다.

무인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있는 밭은 풍년이 들고, 물이 둑에 4자까지 걸린다. -봄에는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도 불며, 여름에는 밭이 마를 정도의 비만 내리며, 가을에는 비가 많아 전염병이 돌며, 겨울에는 매달려(懸懸) 늘어지듯이 내린다.

경인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1자 3치까지 걸린다. -봄에는 비바람이 몹시 불며, 여름에는 비와 눈과 우박이 내리고, 가을에 내리는 비가 마치 봄과 같고, 겨울에는 또한 비가 몹시 나쁘게 내린다.

임인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풍년이 들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 내린 빗물은 둑까지 차고, 여름에 비는 두 배에 달할 정도로 내리고, 가을에 비가 내려 넓고 큰물을 이룰 정도가 되고, 겨울에는 불시에 눈이 내리곤 한다.

갑인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지역은 풍년이 들고, 물이 둑에 6자까지 걸린다. -봄에는 여러 번 어지러울 정도로 비가 내리고, 여름에는 밭이 마를 만큼만 내리며, 가을에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듯이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하늘이 높게 보이는 날) 비가 내린다.

丙寅日立春, 高低豊稔, 水懸岸五寸. - 春雨晴陰, 夏雨平傾, 秋雨微晴, 冬雨連春.

戊寅日立春, 低田豊稔, 水懸岸四尺. - 春雨雪風, 夏雨田乾, 秋雨夏疾, 冬雨懸懸.

庚寅日立春, 高低熟, 水懸岸一尺三寸. - 春雨風惡, 夏雨雪雹, 秋雨如春, 冬又雨惡.

壬寅日立春, 高低豊稔, 水平岸. - 春雨到岸, 夏雨相倍, 秋水湖澣, 冬雪不時.

甲寅日立春, 低處豊稔, 水懸岸六尺. - 春雨多顚, 夏雨乾田, 秋雨滴瀝, 冬雨高天.


정묘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 낮은 곳 모두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5치까지 걸린다. -봄에 많은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며, 여름에 내리는 비는 흔적을 남기지 않을 만큼만 오며, 가을에는 비가 내리다 다시 맑은 날씨가 반복되고, 겨울에는 높은 창공이 보이는 날에도 비가 내린다.

사묘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마을에는 곡식이 잘 익고 높은 곳은 잘 익지 않고, 물은 둑에 8자까지 걸린다. -별본에 의하면 4자라고도 한다. ㅇ봄에 내리는 비가 금과 같이 귀하고, 여름에는 높은 창공이 보이는 날에 비가 내리며, 가을에 내리는 비는 곡식이 패려할 때 와서 손상을 입히고, 겨울에는 눈이 넘쳐흐를 듯이 내린다.

신묘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2자 넘게 차오른다. -봄에 비가 연이어서 내리고, 여름에 비가 밭을 고루 채울 만큼 내리고, 가을에는 곡식에 해가 되는 때에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한발이 들어 애처로울 지경이 된다.

계묘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은 풍년이 들며, 물이 둑에 1자 넘게 차오른다. -봄에 비가 한없이 내리고, 여름에 비가 낮게 날리며(飛), 가을에는 비가 한없이 내리고, 겨울에는 비를 기약하기 어렵다.

을묘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은 곡식이 잘 익고 풍년이 들며,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는 바람과 함께 많은 눈이 내리고, 여름에는 비가 연이어서 내리고, 가을에는 곡식이 익을 때 장마가 계속되어 그치지 않고, 겨울에는 눈이 세차게 쏟아진다.

丁卯日立春, 高低熟, 水懸岸五寸. - 春雨多風, 夏雨無跡, 秋雨晴復, 冬雨高空.

巳卯日立春, 低鄕大熟, 高處不熟, 水懸岸八尺. - 別本, 水懸岸四尺 ㅇ 春雨如金, 夏雨高天, 秋雨苗損, 冬雪滔滔.

辛卯日立春, 高鄕熟, 水過岸二尺. - 春雨連連, 夏雨平田, 秋雨傷時, 冬旱可憐.

癸卯日立春, 高處豊稔, 水過岸一尺. - 春雨無限, 夏雨低飛, 秋雨無限, 冬雨難期.

乙卯日立春, 低處豊稔, 水平岸. - 春風多雪, 夏雨連連, 秋稔霖霖, 冬雨雪傾.


무진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풍년이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는 하루 간격으로 비가 오며, 여름에는 비가 끊이지 않고 연이어 내리며, 가을에는 바람과 함께 우박도 내리며, 겨울에는 비가 연이어서 계속 내린다.

경진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곡식이 아주 잘 익고, 물이 둑에 9치까지 걸린다. -봄에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듯 비가 내리며, 여름에는 둑을 평탄하게 채울 정도로 비가 오고, 가을에는 밭에 또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물이 극도로 진해진다(濃 많다 또는 적다?).

임진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은 시공하기에 좋으며, 물이 둑에 1자 2치 넘게 걸린다. -다른 판본에 의하면, 물이 1척 2촌까지 걸린다고 한다. ㅇ봄에 비가 내릴 때 바람이 불며, 여름에는 비가 많이 내려 세차게 흐르고, 가을에는 장마처럼 비가 내리며, 겨울에는 바람이 몹시 심하다.

갑진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는 장마처럼 비가 내리며, 여름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듯이 내리며, 가을에는 되돌아오지 않으며(返), 겨울에는 비가 드물게 내린다.

병진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6자까지 걸린다. -봄에는 비가 금과 같이 귀하고, 여름에는 비가 몹시 내리고, 가을에는 풍년이 되고, 겨울에는 해가 바뀔 때까지 비가 내린다.

戊辰日立春, 高低豊稔, 水平岸. - 春雨隔日, 夏雨連綿, 秋雨風雹, 冬雨連連.

庚辰日立春, 高低大熟, 水懸岸九寸. - 春雨滴瀝, 夏雨平岸, 秋田又雨, 冬水極濃.

壬辰日立春, 高處好施工, 水過岸一尺二村. - 別本, 水懸岸一尺二村 ㅇ 春雨有風, 夏雨流傾, 秋雨黃梅, 冬雨風惡.

甲辰日立春, 高低豊稔, 水平岸. - 春雨霖滴, 夏雨相隨, 秋雨不返, 冬雨低微.

丙辰日立春, 低鄕熟, 水懸岸六尺. - 春雨如金, 夏雨大作, 秋雨豊高, 冬雨到年.


기사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풍년이, 높은 곳은 가뭄이 들고, 물이 둑에 4자까지 걸린다. -봄에는 비가 둑을 넘길 정도로 오고, 여름에는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 않고, 가을에는 비가 많이 내려 (발이) 빠질 정도이고(多沒), 겨울에는 눈비가 많이 내린다.

신사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6치를 넘어선다. -봄에는 비가 고르게 내리며, 여름에는 평탄하게 내리다 치우치게 내리며, 가을에는 바람과 함께 비가 오고, 겨울에는 눈이 한층 심하게 내린다.

계사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좋고, 물이 둑에 1자 가까이 걸린다. -봄에는 비가 아주 고르게 내리고, 여름에는 둑의 물이 낮아질 정도로 비가 오고, 가을에는 높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비가 적고 따듯한 날씨가 된다.

을사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곡식이 크게 잘 익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 때에 맞지 않게 비가 내리고, 여름에는 땅을 골고루 적시듯 비가 오고, 가을에는 물이 두루두루 가득 찰 정도로 내리고, 겨울에는 눈이 내릴 것을 미리 알게 된다.

정사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마을에 풍년이 들고, 물이 둑에 5자 가까이 걸린다. -봄비는 내리지 않고, 여름비는 많지 않으며, 가을에 뚝뚝 떨어지는 비는 내리지 않고, 겨울에는 물방울이 파도를 이룰 정도로 내린다.

己巳日立春, 低鄕豊稔高處旱, 水懸岸四尺. - 春雨過岸, 夏雨不多, 秋雨多沒, 冬雪雨多.

辛巳日立春, 高處豊稔, 水過岸六寸. - 春雨調勻, 夏雨平傾, 秋雨風作, 冬雪況況.

癸巳日立春, 高鄕好, 水懸岸一尺. - 春雨均勻, 夏雨低岸, 秋雨高天, 冬雨微暖.

乙巳日立春, 高鄕大熟, 水平岸. - 春雨不時, 夏雨平地, 秋雨湛溥, 冬雪前知.

丁巳日立春, 低鄕豊稔, 水懸岸五尺. - 春雨不落, 夏雨無多, 秋雨無滴, 冬雨生波.


경오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둘에 2치가 걸린다. -봄비는 둑에 평탄하게 차오를 만큼 내리고, 여름에는 묘를 상하게 할 정도로 내리며, 가을에는 비가 적게 내려 길하고, 겨울에는 눈과 함께 짙은 서리가 내린다.

임오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곡식이 다 잘 익고, 물이 둑에 5치가 걸린다. -봄에 내리는 비의 횟수는 거의 없고, 여름에는 밭이 상할 만큼 비가 내리며, 가을에는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고, 겨울에 내리는 눈은 형체가 없을 만큼만 온다.

갑오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 눈이 내리고, 여름에는 비가 다가오는 장마까지 계속되고, 가을에는 바람이 불지만 비는 적으며, 겨울에는 눈이 내리고 전염병이 든다.

병오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밭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3자 5치가 걸린다. -봄에는 전염병이 돌 정도로 비가 내리고, 여름에는 비가 아주 미미하고, 가을에는 장마가 진 것처럼 빗방울이 계속 내리고, 겨울에는 눈이 쌓이기 힘들 정도로 내린다.

무오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은 곡식이 잘 익게 되고, 물이 둑에 5자가 걸린다. -봄비는 많지 않고, 여름에는 땅에 골고루 내리며, 가을에는 여름에 연이어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 

庚午日立春, 高處豊稔, 水懸岸二村. - 春雨平岸, 夏雨傷苗, 秋雨少吉, 冬雪濃霜.

壬午日立春, 高低盡熟, 水懸岸五寸. - 春雨無數, 夏雨傷田, 秋風多雨, 冬雪無形.

甲午日立春, 高低豊稔, 水平岸. - 春雨雪落, 夏雨連梅, 秋風小雨, 冬雨雪疫.

丙午日立春, 低田大熟, 水懸岸三尺五寸. - 春雨人疫, 夏雨微微, 秋雨淋淋, 冬雪難積.

戊午日立春, 低處得熟, 水懸岸五尺 - 春雨不多, 夏雨平地, 秋雨相連, 冬雪寒多.


신미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에서는 곡식이 적게 익고, 물이 둑에 1자 3치까지 걸린다. -봄에는 비가 오질 않고, 여름에는 바람이 위태롭게 불어오고, 가을에는 비가 둑이 넘칠 정도로 내리고, 겨울에는 현현하게 흘러내리듯이 눈이 내린다.

계미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3치가 걸린다. -봄에는 비가 여러 날에 걸쳐 내리고, 여름에는 평탄하게 오거나 혹은 좀 넘치게 내리고, 가을에는 전염병이 돌 정도로 비가 오고, 겨울에는 눈이 봄까지 이어진다.

을미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1자 5치가 걸린다. -봄에는 비가 적절하고 고르게 내리며, 여름에는 장마가 짧으며, 가을에는 눈과 함께 우박이 내리고, 겨울에는 마치 가을처럼 비가 내린다.

정미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은 크게 곡식이 익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 많은 병이 돌 정도로 비가 내리며, 여름에는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파랑이 일 듯이 비가 오며, 가을에는 장맛비처럼 내리고, 겨울에는 눈이 내리고 역병이 돌기도 한다.

기미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5치가 걸린다. -봄비는 아득하니 멀고, 여름비는 가을까지 이어지고, 가을에는 비가 적게 내리고, 겨울에는 눈이 적게 온다.

辛未日立春, 高鄕少熟, 水縣岸一尺三寸. - 春雨不至, 夏雨顚風, 秋雨過岸, 冬雪懸懸.

癸未日立春, 高低豊稔, 水縣岸三寸. - 春雨累日, 夏雨平勝, 秋雨多疫, 冬雪連春.

乙未日立春, 低鄕豊稔, 水縣岸一尺五寸. - 春雨調勻, 夏雨損霖, 秋雨雪雹, 冬雨如秋.

丁未日立春, 高下大熟, 水平岸. - 春雨多病, 夏雨浪滴, 秋雨如梅, 冬雨雪疫.

己未日立春, 高低得熟, 水懸岸五寸. - 春雨迢遙, 夏雨連秋, 秋雨微少, 冬雨雪少.


임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5치 걸린다. -봄에는 비가 고르게 내리고, 여름에는 밭을 넘칠 만큼 내리고, 가을에는 햇볕이 부족할 만큼 내려 곡식에 손해가 있고, 겨울에는 하늘이 푸르고 높다.

갑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 비가 내려 역병이 많이 생기고, 여름에는 밭을 고르게 적실 만큼 비가 내리며, 가을에는 둑이 평탄하게 찰 만큼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날씨가 건조하고 추위가 매섭다.

병신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의 곡식이 잘 익고, 물은 둑에 4자 정도 걸린다. -봄비는 매우 적고, 여름비는 서풍과 함께 오며, 가을비는 가두기 힘들 정도이고, 겨울에는 우박과 눈과 우레가 온다.

무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4자가 걸린다. -봄에는 비가 꾸준히 내려 사흘이상 그치지 않을 정도이고, 여름에는 장마 이후에도 계속 비가 내리고, 가을에는 바람이 많고 큰물을 이룰 정도로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언덕이 될 만큼 눈이 내린다.

경신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4자가 걸린다. -봄에는 비가 약간 모자랄 정도로 내리고, 여름에는 평탄히 흐를 만큼 내리고, 가을에는 비가 미미한 정도로 내리고, 겨울에는 바람이 거세다.

壬申日立春, 高鄕大熟, 水懸岸五寸. - 春雨均勻, 夏雨過田, 秋雨暗傷, 冬雨高天.

甲申日立春, 高鄕豊稔, 水平岸. - 春雨多疫, 夏雨平田, 秋雨平岸, 冬雨乾寒.

丙申日立春, 低處得熟, 水懸岸四尺. - 春雨微微, 夏雨風西, 秋雨難保, 冬雹雪雷.

戊申日立春, 高低豊熟, 水平岸. - 春雨調霖, 夏雨過梅, 秋雨風水, 冬雪成堆.

庚申日立春, 低處熟, 水懸岸四尺. - 春雨中少, 夏雨平流, 秋雨微微, 冬雨風急.


계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찬다. -봄에는 무엇 무엇이 많고, 여름에는 둑을 평탄하게 채울 만큼 비가 내리고, 가을에는 둑을 넘칠 만큼 많은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하늘이 푸르고 높다.

을유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4치가 걸린다. -봄에는 바람이 없고, 여름에는 하늘이 음습하고, 가을에는 밭을 평탄하게 적실 정도의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비가 그치지를 않는다.

정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은 무엇 무엇하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며 죽는 사람이 많다. -봄에는 비가 거의 전무하고, 여름에는 비가 지나치게 많이 내리고, 가을에는 바람이 몹시 심하고, 겨울에는 비가 아주 적고 드물다.

기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찬다. -봄에는 바람이 없고, 여름에는 무엇 무엇에 이르고, 가을에는 비가 연일 내려 습기가 스며들며, 겨울에는 비가 의의1)하게 내린다.

신유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2자가 걸린다. -봄에 때에 맞게 내리는 비가 적고, 여름에는 비가 고르게 내려 못을 이룰 정도가 되고, 가을에는 비가 평탄하게 내리다 급격하게 내리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

癸酉日立春, 高低豊稔, 水平岸. - 春雨多(궐자), 夏雨平岸, 秋雨透岸, 冬雨高天.

乙酉日立春, 低處熟, 水懸岸四尺. - 春雨無風, 夏雨天陰, 秋雨平田, 冬雨不息.

丁酉日立春, 高低(궐자2개), 水平岸, 多死人. - 春雨全無, 夏雨過流, 秋雨風惡, 冬雨少微.

己酉日立春, 高低大熟, 水平岸. - 春雨無風, 夏雨到(궐자), 秋雨淋漓, 冬雨依依.

辛酉日立春, 低處得熟, 水懸岸二尺. - 春時少雨, 夏雨調澤, 秋雨平傾, 冬雨雪多.


임술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이 5자가 걸린다. -봄에 하늘은 높고, 여름에는 비가 현현?하게 내리고, 가을에는 벌레들이 곡식을 손상시키고, 겨울에는 눈이 내려 한 무더기 쌓인다.

무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 곡식이 매우 잘 익고, 물이 둑에 1자가 걸린다. -봄에는 비가 때에 맞게 내리고, 여름에는 아주 위태위태하게 내리고, 가을에는 바람이 몹시 심하고, 겨울에는 눈이 귀하다.

경술일에 입춘이 되면 낮은 곳과 높은 곳 모두 곡식이 충분히 익고, 물이 둑에 1자가 넘게 차오른다. -봄에는 바람이 불지 않고, 여름에는 가랑비가 수차례 내려 큰물을 이루고, 가을에는 습기가 흠뻑 차서 물건들을 적시고, 겨울에는 비의 흔적조차 없다.

갑(壬일지도)술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을 넘칠 정도이다. -봄비는 때에 맞지 않고, 여름비는 밭을 고루 채우고, 가을에는 비가 내리지 않고, 겨울에는 비가 연이어서 내린다.

壬戌日立春, 低處豊熟, 水懸岸五尺. - 春雨高天, 夏雨懸懸, 秋雨蟲損, 冬積雪團.

戊戌日立春, 高低大熟, 水懸岸一尺. - 春雨應時, 夏雨高危, 秋雨風惡, 冬雨雪稀.

庚戌日立春, 高低盡熟, 水過岸一尺. - 春雨不風, 夏雨濛濛, 秋雨霑潤, 冬雨無踪.

甲戌日立春, 高鄕豊稔, 水過岸. - 春雨不時, 夏雨平田, 秋雨不降, 冬雨多連.


을해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1자가 넘게 차오른다. -봄에 내리는 비가 여름까지 이어지고, 여름비는 가을까지 이어지고, 가을에는 둑에 파종할 만큼 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재앙의 근심이 있다.

정해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은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1자가 넘게 차오른다. -봄에는 비가 때에 맞추어 내리고, 여름에는 바람과 함께 우박이 내리고, 가을에는 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겨울에는 눈이 거품을 내면서 언다.

기해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는 사람들에게 역병이 돌고, 여름에 비가 방울방울 흩뿌리고, 가을에는 비가 의의하게?? 내리고, 겨울에는 눈과 우박이 내린다.

신해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에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낮은 곳은 지나치게 후덥지근하며, 물이 둑에 평탄하게 차오른다. -봄에는 비가 적어 미미하게 내리고, 여름에는 못이 넘치도록 비가 내리고, 여름에는 눈과 우박이 내리고, 겨울에는 눈이 적게 내린다.

계해일에 입춘이 되면 높은 곳과 낮은 곳은 풍년이 들어 곡식이 잘 익고, 물이 둑에 1자가 걸린다. -봄에는 비가 아주 고르게 오고, 여름에는 밭을 낮게 채울 만큼 비가 내리고, 가을에는 비가 점점하게?? 내리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하늘이 높다. 󰡔�탐춘역기󰡕� 

乙亥日立春, 高鄕熟, 水過岸一尺. - 春雨連夏, 夏雨連秋, 秋雨播岸, 冬雨災憂.

丁亥日立春, 高鄕熟, 水過岸一尺. - 春雨時作, 夏雨風雹, 秋雨連綿, 冬雪泡凍.

己亥日立春, 高處豊稔, 水平岸. - 春雨人疫, 夏雨淋淋, 秋雨依依, 冬雨雪雹.

辛亥日立春, 高鄕豊稔, 低處渰沒, 水平岸. - 春雨低微, 夏雨過池, 秋雨雪雹, 冬雪些兒.

癸亥日立春, 高低豊熟, 水縣岸一尺. - 春雨均勻, 夏雨低田, 秋雨漸漸, 冬暖高天. 󰡔�探春歷記󰡕�1)



2월

2월 초하룻날 비가 오면 벼가 잘 안되어 곡식이 귀하고, 초하룻날이 경칩이면 황충(蝗蟲)이 일고, 초하룻날이 춘분이면 연사가 흉년들며, 초하룻날 뇌성이 처음으로 일면 연사가 좋은데, 진방(震方)에서 일면 곡식이 흔하고 곤방(坤方)에서 일면 비가 많으며, 갑자일에 뇌성이 일면 오곡이 풍년든다. -사시찬요

초하룻날이 경칩이면 누리(蝗蟲)가 생기고, 춘분이면 그 해는 흉년들며, 비바람이 치면 쌀이 귀하다.

영등날(2월 초하루. 영등할미가 2월 초하루에 세상에 내려왔다가 10일 상등할미, 15일 이등할미, 20일 하등할미가 올라가는데 20일에 풍요와 안정을 비는 제사를 지냄)에 바람이 불면 그해는 폭풍이 많고 흉년이다.

영등날 흐리면 그해에 대폭풍우가 있다.

초이튿날에 봄농사를 시작한다. 이날 비가 오면 농사에 해롭다.

2월 초이렛날 밤에 취작성(聚作星)이 달과 병행하면 그해는 풍년이라 하고, 달보다 먼저 가면 흉년이라고 한다.

8일에 동남풍이 불면 홍수가 나고, 서북풍이 불면 가뭄이 든다.

12일 밤에는 맑아야 한다. 대체로 2월에는 밤에 비가 올까 염려하지만 이날 맑으면 다른 날은 비가 많이 오더라도 해롭지 않다.

2월에 12일 정도만 밤에 맑으면 비가 적절히 내린다. 만약 비가 많이 온다면 그해에 크게 장마가 진다.

15일은 권농일이다. 이날 맑고 따뜻하면 풍년이 들고, 바람 불고 비가 오면 흉년이 든다.

한식과 청명 이틀 전에 비가 내리면 매우 순탄하다.

춘사일(春社日 춘분을 전후하여 가장 가까운 무戊일)에 비가 오면 연사는 풍년들지만 과일이 적게 나고, 추사일(秋社日 추분을 전후하여 가장 가까운 무戊일)에 비가 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든다.

춘분날은 그늘이 져 해가 보이지 않아야 좋다. 해 뜰 녘에 정동(正東)에 푸른 구름기가 있으면 보리가 잘되고 연사도 풍년이 든다. 만약 청명해서 구름이 없으면 연사도 잘 되지 못하고 많은 사람이 열병을 앓는다. -사시찬요

춘분과 추분, 하지와 동지에 구름 기운을 보아 푸르면 충재(蟲災)가 있고, 붉으면 흉년들고, 검으면 수해(水害)가 있고, 누르면 풍년이 든다. -주례

첫 천둥소리가 수문 방향(亥子方)에서 있으면 그 해에 홍수가 난다.

춘분에 동풍이 불면 보리가 흔해지고 풍년이 들며, 서풍이 불면 보리가 귀해지고, 남풍이 불면 처음에는 홍수가 나다가 나중에 가물며, 북풍이 불면 쌀이 갑절로 귀해진다. 춘분 하루 전이나 후루 후에 천둥이 치면 풍년이 든다.

2월 중 초저녁에 삼성(參星)이 달 앞에서 고삐를 끄는 것 같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한다. -조선세시기

2월 중에 세 번이나 일진에 묘자가 들면 팥, 보리, 면화가 잘 되고, 들지 않으면 일찍 벼를 심어야 한다. -신은지

이 달에 묘일이 3번 들어 있으면 콩을 심는 것이 적당하고, 들어있지 않으면 벼를 심는 것이 적당하다.

이달에 월식이 있으면 곡식이 흔하고, 인재가 있다.



3월

3월 초하룻날 바람 불고 비가 오면 백성에게 병이 많고, 초하룻날이 곡우면 벼락 치는 뇌성이 많고 혹은 가뭄이 들기도 한다. -사시찬요

초하룻날이 청명이면 초목이 번성하고, 곡우이면 풍년이 든다.

초하룻날 비바람이 치면 충해(蟲害)가 있고, 천둥이 치면 오곡이 풍년이다.

3월 삼짇날 하늘이 그늘지고 혹은 비가 온다면 누에가 잘 된다. -사시찬요

3월 삼짇날 비가 오면 누에가 상한다.

삼월 삼짇날 동남쪽에 적운이 나타나면 가뭄이 심하고, 흑운이 나타나면 큰 비가 있다고 한다.

3월 초사흘 상사일(上巳日)에 개구리 소리를 들어보아 물이 많을는지 가물는지를 점친다. 그러므로 속담에 ‘참개구리가 벙어리처럼 울면 낮은 논에서 벼를 매만지기 좋게 되고, 참개구리가 맑게 울면 논 가운데서 노(槳)잡기 좋게 된다.’ 하였다. -지봉유설

초사흗날 천둥이 치면 대풍이다.

16일에 서남풍이 불면 큰 가뭄이 드는데 바람이 급하게 불수록 더욱 심한 가뭄이 든다.

상사일에는 개구리 울음소리로 홍수와 가뭄을 점칠 수 있다. 속설에 ‘참개구리 울음소리가 그치면 낮은 지대에 있는 논에서 벼가 잘되고, 시끄럽게 울면 논으로 소를 끌어다 풀이나 먹이기 좋다.’고 하였다. 당시(唐詩)에 ‘농가에는 오행이 없고, 홍수와 가뭄을 개구리 울음소리로 점친다.’고 하였다.

청명은 맑은 것이 좋다. 속설에 ‘비가 많이 와서 처마 끝에 꽂아놓은 버드나무가 푸르면 농부는 쉬면서 날이 개기를 기다리고, 처마 끝에 꽂아놓은 버드나무가 마르면 농부가 짝지어 일하기 좋아한다.’고 하였다. 또 비가 지전(紙錢) 끝을 적시면 삼과 보리 수확에 좋지 않고, 비가 묘(墓) 위의 돈을 적시면 금년 밭농사에 좋다.

청명에 비가 오지 않으면 황매실이 적다고 하였다.

청명 오전에 맑으면 이른 누에가 잘 되고, 오후에 맑으면 늦은 누에가 잘 된다.

청명에는 눈이 끊어지고, 곡우에는 서리가 끊어진다고 한다.

청명에 비가 오면 그해 물이 많아 풍년이 든다. 또 남풍이 불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한식에 비가 오면 그해 가뭄이 심하다.

한식에 서리가 내리면 그해는 극심한 가뭄이 든다.

곡우에 비가 오면 그 해에는 비가 많이 와서 보리와 밀농사를 망친다.

곡우가 갑진일이면 누에와 보리가 모두 잘 되고, 갑오일이면 잠박에 면사 3근을 얻을 수 있다.

곡우에 눈이 내리면 풍년의 징조이다.

곡우에 천둥이 치면 가물다.

이달에 폭우가 오면 이것을 도화수(桃花水)라고 하는데, 이 비가 내리면 홍수도 없고 가뭄도 없지만 장마가 많이 내린다.

이달 안에 천둥이 많으면 이해에 풍년이 들고, 무지개가 나타나면 쌀이 귀해진다.

이달 안에 묘일이 3번 들지 않으면 삼과 보리가 잘 되고, 들면 팥 농사에 적당하다. 일설에는 ‘콩 농사에 적당하다’고도 한다.

월식이 있으면 곡식이 귀하고 사람은 굶는다.



4월

4월 초하룻날 바람이 동쪽에서 불어오면 팥이 잘 되고, 남쪽에서 불어오면 기장이 잘 되고, 아침부터 밤중까지 불면 오곡이 대풍 든다. -사시찬요

4월 초하루와 그믐날 큰 비가 오면 황충(蝗蟲)이 크게 일고, 경진(庚辰)일과 신사(辛巳)일에 큰 비가 오면 충해가 크게 일고, 약간 비가 오면 작은 충해가 인다. 2일에 비가 오면 큰 가뭄이 들어 오곡이 성숙하지 못하고, 3일에 비가 오면 조금 가물며, 8일에 약간 비가 뿌리는 것은 좋지만 만일 큰 비가 질펀하게 오면 높은 데나 낮은 데 할 것 없이 모두 가련하게 된다. -사시찬요

초하룻날이 소만이면 흉년이 들고, 바람이 세게 불고 비가 오면 홍수가 크게 나고, 비가 조금 오고 바람이 약하게 불면 홍수가 작게 난다. 이날 맑으면 가뭄이 든다. 늙은 농부들은 모두 ‘이날이 가장 중요하다. 이날 만약 비가 오면 벼를 2번 심을 근심이 생긴다.’고 한다.

4월 초하루부터 수일 동안 추운 것을 보리 추위라고 한다.

사월 초하룻날 바람이 동쪽에서 불어오면 콩에 이롭고 남쪽에서 불어오면 옥수수에 이롭다고 한다. 이날 남풍이 아침부터 한반중까지 불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사월 초파일에 비가 내리면 그해는 풍년이 든다.

4월 초여드렛날 비가 내리면 보리가 흉년이 들고, 개이면 보리나 밀의 수확을 볼 수 있다. 13일에도 그렇다. -신은지

초파일 밤에 구름만 잔뜩 끼고 비가 오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이날 밤에 비가 오면 보리에 해롭다. 대체로 입하 후에 밤에 비가 많이 오면 보리가 상한다. 보리의 꽃은 밤에 피는데 비가 많이 오면 꽃이 상하므로 낱알이 여물지 못해 쭉정이가 된다.

초파일에 비가 내리면 보리가 흉년이고, 13일에 비가 내려도 보리가 흉년이다.

14일에 맑으면 그해에 풍년이 드는데 동남풍이 불면 더욱 잘된다.

16일 밤에 달이 구름 없이 홍색을 띠고 있으면 가뭄이 크게 든다. 느지막하게 백색으로 변하면 홍수가 지는데, 밤이 깊어서 백색으로 변하면 홍수가 크게 진다. 구름이 있으면 잡초가 많고, 구름이 검은색이면 게가 많이 잡힌다. 속설에 ‘곡식이 풍년인지 흉년인지는 4월 16일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20일 날 맑으면 가뭄이 들고, 비가 오면 홍수가 난다. 동남풍이 불면 가뭄이 들고, 정남풍이 불면 대대적으로 가뭄이 들며, 서남풍이 불면 크게 풍년이 들고, 서북풍이 불면 홍수가 크게 나며, 동북풍이 불면 홍수가 작게 난다.

입하에 햇무리가 있으면 홍수가 나고 없으면 가물다. 이날 크게 개이면 그해 반드시 가뭄이 든다. 동풍이 불면 오곡이 잘 되고 백성은 편안하다. 남풍이 불면 백성에게 병이 많고 가뭄이 든다. 서풍이 불면 육축에 재해가 있다. 북풍이 불면 물고기와 새우의 어획장이 넓다.

입하와 하지에 햇무리가 있으면 물이 진다.

이달 내내 낮에 덥고 밤에 서늘하면 가뭄이 든다. 속설에 ‘낮에 덥고 밤에 추우면 동해(東海) 역시 건조하다.’고 한다.

4월 중에 묘(卯)자 일진이 세 번 들면 삼(麻)이 잘되고, 그렇지 않으면 보리 수확이 없다. -신은지

월식이 있으면 곡식이 황폐하고 기근이 든다.



5월

5월 초하룻날 바람이 동쪽에서 반나절을 불어오면 연사가 풍년들고, 상진일(上辰日 그달  일진에 첫 번째 진이 든 날)과 상사일(上巳日)에 비가 오면 황충(蝗蟲)이 빗줄기를 따라 내려와 벼를 먹어버린다. 이른 증험은 신통하다. -사시찬요

초하루가 망종이면 육축(六畜)이 흉하고, 하지이면 쌀이 몹시 귀해지며,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흉년이 든다. 일설에는 ‘5월 초하룻날 비가 내리고 해가 나지 않으면 1년 동안 백성이 몹시 굶주린다.’고도 한다.

초하룻날 날이 맑으면 연사가 풍년 들고, 이날 비가 오면 1년이 흉년 든다.

초하루에 비가 오면 홍수가 나고, 초이튿날 비가 오면 가뭄이 들고, 초사흗날 비가 오면 홍수가 크게 난다고도 한다.

오월 초사흗날 비가 내리면 큰물이 진다.

망종 후 반 달 안에 서남풍이 이틀 동안 잇달아 불면 곧 비가 내리므로 이 바람을 곡우(哭雨 비를 부르는 바람)라고 부른다. 바람이 세게 불면 오히려 쉽게 지낼 수 있지만 약하게 부는 것이 가장 매섭다.

망종에 비가 오는 것을 영매우(迎梅雨 장마를 맞이하는 비)라고 한다. ‘속설에 비가 내려 매화나무 끝을 적시면 소가 마실 물도 없다.’고 한다. 일설에는 ‘홍수가 나려면 이날 해가 나지 않는다.’고도 한다.

망종 절기에는 천둥치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이는 홍수가 나기 때문이다. 어디서는 풍년이 든다고 한다.

망종 후 반 달 동안을 금뢰천(禁雷天 천둥을 금하는 기간)이라고 한다. 속설에 ‘매화꽃이 필 때 천둥이 치면 그 소리 속에서 3일 동안 비가 내린다.’고도 한다.

중오일(重五日 5월 5일)에는 약간 흐린 날이 좋다. 너무 맑으면 홍수가 난다. 비가 오면 생사와 면이 귀해지고, 비바람이 세게 불면 홍수가 크게 나서 밭에 남아있는 것이 없다. 일설에는 ‘단오에 비가 오면 다음해에 풍년이 크게 든다.’고도 한다.

단오에 비가 내리면 그해는 흉작이다.

하지가 이 달 초 단오 앞에 있으면 홍수가 난다. 이날 비가 오면 이해에는 오랫동안 비가 오는데 이 비를 임시우(淋時雨 장맛비)라고 부른다. 하지에 비가 오면 그해에는 반드시 풍년이 든다. 속설에 ‘하지 비 한 방울은 값이 천금이다.’라고 하였다.

하지에 서남풍이 부는데 급히 불면 급히 사라지고 천천히 불면 천천히 사라진다. 이날 남풍이 불면 풍년이 크게 들고, 서풍이 불면 가을에 비가 많이 오고, 서북풍이 불면 재해로 손상이 있으며, 동북풍이 불면 쌀이 귀해지고, 동남풍이 불면 여러 과일들이 해롭다. 이날 햇무리가 지면 홍수가 있고, 구름이 끼면 삼복이 뜨겁다.

하지날 바람이 리방(离方)에서 불어오면 연사가 잘 되고, 개고 구름이 없으면 가문다. -사시찬요

하지 후 반 달 동안을 삼시(三時)라고 하는데, 두시(頭時)는 처음 3일간이고, 중시(中時)는 다음 5일간이고, 말시(末時)는 그 다음 7일간이다. 중시에 비가 오면 홍수가 크게 난다. 말시에 천둥치는 것을 ‘삼시를 보낸다’고 하며 오랫동안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속설에 ‘영매우 내릴 때 삼시를 보내는 천둥이 치는데 보내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때에 서남풍이 온화하게 불거나 매일 저녁에 동풍으로 바뀌는 것은 반드시 가뭄이 들 조짐이다. 바람이 여전히 급하면 비가 온다.

이달 안에 묘일(卯日)이 세 번 들어있으면 벼와 콩, 팥을 심는데 적당하고 절기에 맞춰서 비가 내린다.

5월이 크면 여러 오이 종류가 익지 않고, 5월이 작으면 모내기를 반드시 빨리 한다.



6월

초하루가 하지면 기근이 많이 들고, 바람 불고 비가 오면 쌀이 귀해진다.

유월 초하룻날 비가 오면 밤마다 바람 불 징후가 나타난다.

초사흗날 비가 오면 벼농사가 곤란하다. 일설에 ‘초사흗날 비가 오면 가을에 가뭄이 든다.’고도 한다.

유월 초엿샛날 아침에 천둥이 울리면 풍년, 저녁에 울리면 흉년이다.

유두(6월 15일)의 새벽에 뇌성이 있으면 서리가 빨리 내리고 저녁에 있으면 늦게 내린다고 한다.

소서에 비가 오면 홍수가 나고, 동남풍이 급히 불어도 홍수가 나지만 물이 빠지면서 가뭄이 함께 든다.

하지 후 첫 경일이 초복이고, 넷째 경일이 중복이고, 입추 후 첫 경일이 말복이다. 삼복이 몹시 뜨거우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다.

6월에 맑으면 마른 벼를 거두고, 비가 오면 가을에 풍년이 든다.

늙은 농부들이 ‘삼복은 벼에 알맞은 날씨이다.’ 하였고, ‘6월에 뜨겁지 않으면 오곡이 결실하지 못한다.’고도 하였다.

흙을 북돋아줄 적에는 날씨가 맑아야 한다.

이달에 서북풍이 불면 벼가 쭉정이가 지고 곡식이 흉년이 들고, 또 그해 겨울에는 얼음이 많이 언다.

여름과 가을이 교차할 적에 벼가 물을 토해낸 뒤에는 비가 내리는 것을 기뻐한다.

이달 안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보리가 귀해지며, 일식이 나타나면 가뭄이 들고, 서남풍이 불면 벌레가 곡식을 상하게 한다.

6월의 바람과 비에 관한 점은 4월과 동일하다. 이 달에 월식이 있으면 가문다. -사시찬요

삼복에 비가 내리면 양잠은 좋으나 과실의 낙과가 많다.

삼복 중에 크게 무더우면 겨울에 반드시 비와 눈이 많다.

복날 안에 서북풍이 불면 납월(음력 섣달)에 크게 언다.

여름 끝, 가을 초에 한바탕 쏟아지는 비는 귀중한 구슬과 같다.



7월

초하루가 입추이거나 처서면 사람들에게 병이 많아진다.

16일에 비가 오는 것을 세발우(洗鉢盂 발우를 씻는 비)라고 하는데 이날 비가 오면 다음해에 흉년이 든다.

이 달 초에 무지개가 많이 뜨면 밭곡식을 수확할 것이 없다.

입추날에 바람이 곤방(坤方)에서 불어오면 연사가 풍년들고, 태방(兌方)에서 불어오면 가을비가 잦고, 리방(离方)에서 불어오면 가물며, 건방(乾方) 불어오면 큰 비가 오고 갑자기 추워져 곡식을 손상한다. -사시찬요

속설에 ‘입추가 7월에 들면 모내기한 것을 수확하겠지만 6월에 들면 곧 끝나 버린다.’고 하였는데, 이는 그해에 흉년이 든다는 말이다.

입추는 만물이 조금 성숙하는 때이다. 이날 날씨가 맑으면 연사가 풍년이다. 비가 조금만 오면 길하고, 많이 오면 곡식을 상하게 한다.

입추에 천둥이 울리면 늦은 곡식을 손해보게 된다. 대개 가을이 지난 후에 천둥이 많으면 늦은 곡식을 적게 수확한다.

입추에는 서남풍이 불어야 좋은데 벼를 갑절로 수확할 수 있다.

아침에 입추가 들면 저녁에 바람이 불고, 밤에 입추가 들면 더위가 끝까지 간다.

입추에 바람이 태방에서 불어오면 비가 내린다. 서방에서 불어오면 큰 가뭄이 있다. 건방에서 불어오면 대폭풍우가 곡식을 상하게 한다. 동쪽에서 불어오면 풍년이 든다.

입추에 접어든 후 3일간 계속해서 개이면 가물다.

처서에 비가 오면 벼에 피가 많아 10리마다 곡식 1천 석씩 감소한다.

추사일(추분을 전후하여 가장 가까운 무일)에 비가 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든다.



8월

8월 초하룻날 음산하고 비가 오면 크게 풍년이 들고, 초하루와 그믐날에 큰 바람이 불면 다음 봄에는 가물고 여름에는 비가 잦다.  -사시찬요

초하룻날 맑으면 겨울까지 가뭄이 들고 생강에는 좋다. 비가 오면 보리농사에 적당하다.

팔월 초하룻날 개이면 겨우내 가물다.

11일이 맑으면 그해 보리 심기에 좋고, 다음해에는 홍수가 적다.

추석에 비가 내리면 다음해 보리는 흉작이다.

백로가 화일(火日)이면 충해가 생긴다.

백로 절기에 비가 오는 것을 고우(苦雨 쓸데없는 비)라고 하니, 벼가 젖으면 병이 생기고, 채소가 젖으면 맛이 쓰다.

추분날 바람이 건방(乾方)이나 손방(巽方)에서 불어오면 다음해에 큰 바람이 있고, 감방(坎方)에서 불어오면 겨울이 몹시 춥다. -사시찬요

추분 날 바람을 보고 리방(离方 남방)에서 불면 흉년이 들고, 진방(震方 동방)에서 불면 흉년이 들며, 간방(艮方 동북)에서 불면 비가 오고, 감방(坎方 북방)에서 불면 춥고, 태방(兌方 서방)에서 불면 풍년들고, 곤방(坤方 서남)에서 불면 평년작이고, 건방(乾方 서북)에서 불면 약탈이 많고, 손방(巽方 동남)에서 불면 도적이 있다.

추분 날 유시(酉時)에 서쪽에서 흰 구름이 일어나면 양이나 말같은 가축이 잘 되고, 검은 구름과 서로 섞이면 삼과 콩 농사에 적당하다. 추분에 비가 조금 오거나 흐리면 가장 절묘한 날씨이다.

속설에 ‘추분이 지난 뒤에 추사일(秋社日)이 오면 쌀이 천하에 두루 퍼질 것이다.’라고 한 것은 쌀이 흔하다는 뜻이고, ‘추사일이 지난 뒤에 추분이 오면 쌀값이 비단처럼 비싸질 것이다.’라고 한 것은 쌀이 귀하다는 뜻이다.

추분에는 비가 오는 것을 기쁘게 여긴다. 속설에 ‘보리꽃은 바람이 흔들고, 벼꽃은 비가 적신다.’고 하였다.

올벼를 심으면 북풍이 불까 걱정하고, 늦벼를 심으면 남풍이 불까 걱정한다.

월 안에 묘자 일진과 경자 일진이 세 번 들면 보리 작황이 좋다.



9월

9월 초하룻날 바람 불고 비가 오면 다음 여름에 홍수가 진다. -사시찬요

초하루가 한로면 춥고 더운 것이 일정하지 않고, 초하루가 상강이면 비가 많아서 다음해에 기근이 든다. 이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다음해에는 가뭄이 들고 여름에는 홍수가 난다. 바람이 동쪽에서 반나절 동안 그치지 않고 불면 쌀과 보리가 모두 귀해진다.

구월 초하룻날에 풍우가 있으면 다음해 여름에 비가 많고, 천둥 지진의 재해가 있다고 한다.

중양절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겨우내 맑다. 또한 날이 개이면 동지, 설날, 정월 보름, 청명의 4일이 모두 맑다.

중구일(重九日)이 맑으면 동짓날, 설날, 대보름날, 청명이 모두 맑다. 중구일에 비가 오면 이 4일에 모두 비가 오고, 또 부엌이 쓸쓸해진다. 속설에 ‘중구일에 비가 오지 않으면 겨우내 청명하다’고 하였다.

9월초에 비가 많이 내리는데 이를 가을장마라고 한다.

바람을 보고 이듬해의 풍흉을 점치자면 동남풍이 불면 만물이 다 결실이 잘 되고, 서북풍이 불면 흉년이 든다.

이 달 안에 천둥이 치면 곡식이 귀해지고, 서리가 내리지 않으면 이듬해 3월에 흐리고 추운 날이 많다.



10월

10월 초하룻날 바람 불고 비가 오면 다음 여름에 홍수 지고, 그믐날 비가 오면 보리가 잘 된다. -사시찬요

초하루가 입동이면 재해가 있다. 입동에 맑으면 겨우내 맑은 날이 많고, 비가 오면 겨우내 비가 오는 날이 많다.

초하루에 비가 오면 겨울에 흐리고 추운 날이 많다. 속설에 ‘겨울날 아침에 바람도 불지 않고 비도 오지 않으면 솜을 파는 아낙이 곡을 하며 울부짖는다.’고 하였다.

시월 상달 아침에 비바람이 없으면 겨우내 따뜻하다.

16일은 한파의 생일이다. 이날이 맑으면 겨울이 따뜻하므로 여행객이 멀리 나가려면 특별히 이날을 관찰한다.

입동에 서북풍이 불면 이듬해 가뭄이 든다. 맑거나 지나치게 추우면 물고기가 풍부하고, 비가 오면 물고기가 없다.

입동에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오면 오곡이 숙성한다.

입동에 바람이 서북쪽에서 불어오면 이듬해에 오곡이 잘 익고, 동남쪽에서 불어오면 여름에 가문다. 또 이날이 화에 속하고 비나 눈이 없으면 겨울이 따뜻하고 다음해에 가물다. 그리고 수목에 속하면 봄에 비가 많다. -사시찬요

이 달 안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삼과 보리가 귀해지고, 월식이 있으면 생선과 소금이 귀해지고, 천둥이 치면 전염병이 돈다.

겨울이 되기 전에 서리가 많이 내리면 이듬해에 가뭄이 들고 겨울이 지난 후에 서리가 많이 내리면 늦벼가 잘 된다.

10월에 안개가 끼는 것을 말로(沫露)라고 하는데 말로가 생기면 이듬해에 홍수가 난다. 수면 위로 짙은 안개가 끼면 홍수가 가볍게 지고, 수면에서 떨어져 있으면 홍수가 크게 나되, 이로부터 3백 5일 후에 홍수가 닥친다. 속설에 ‘10월 임자일이 없으면 추위가 남아 있다가 봄을 기다린다.’고 하였다.

겨울에 따뜻한 것을 소춘이라고 하다.



11월

11월 초하룻날 바람이 불면 보리가 잘되고, 그믐날 바람 불고 비가 오면 봄에 가뭄이 들며, 이달 중에 무지개가 서면 대두(大豆)가 잘된다. -사시찬요

섣달 초하루에 풍우가 있으면 다음해 가뭄이 있다.

초하루가 대설이거나 동지면 흉년의 재앙이 들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보리농사에 적당하다.

동짓달 초하룻날 바람이 불면 보리가 숙성하고, 그믐날에 불면 봄날이 차다고 한다.

동지에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오면 가을에 비가 많고, 곤방에서 불어오면 여름에 큰 가뭄이 든다고 한다.

동지에 매우 추우면 다음해 병충해가 적다고 한다. 또한 이날 밤 천기가 청량하면 모든 작물이 흉작이라고 한다.

동짓날 밤중에 천기가 맑으면 만물이 성숙하지 못하고, 바람이 많으며 찬바람이 자방(子方)에서 불어오면 연사가 풍년들고, 서북 중간에서 불어오면 벼가 상하게 되고, 유방(酉方)에서 불어오면 가을에 비가 많고, 서남 중간에서 불어오면 여름에 가뭄이 많다. -사시찬요

동지에 얼음이 얼지 않으면 전염병(瘟疫)이 퍼지게 된다. -사시찬요

속설에는 ‘맑고 건조한 동지가 되면 습한 설날이 된다.’라고 한다.

동지에 구름을 관찰한다. 자시(子時)부터 새벽까지 푸른 구름이 북쪽에서 일어나면 풍년이 들고, 붉은 구름이 일어나면 가뭄이 들고, 검은 구름이 일어나면 홍수가 나며, 흰 구름이 일어나면 전염병이 돌고, 누런 구름이 일어나면 풍년이 크게 들고, 구름이 없으면 흉년이 크게 든다.

동지 때 부는 바람은 하지 때와 상대가 된다.

동지에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해 충해가 없다.

바람을 보고 남풍이 불면 곡식이 귀해지고, 북풍이 불면 풍년이 들며, 서풍이 불면 곡식이 잘 익는다.

이달 안에 눈이 많이 내리면 쌀이 흔해지고, 천둥이 치면 쌀이 귀해진다.

안개가 끼면 이듬해에 가뭄이 든다.

그믐날 바람 불고 비가 오면 이듬해 봄에 물이 적다.

청대의 점법에는 ‘동지 다음 첫째 날이 임일(壬日)이면 사방 천리가 덥고 가물며, 둘째 날이면 조금 가물고, 셋째 날이면 평년 수준이며, 넷째 날이면 오곡이 풍년이 들고, 다섯째 날이면 작은 홍수가 나고, 여섯째 날이면 큰 홍수가 나고, 일곱째 날이면 강둑이 터져서 흐르고, 여덟째 날이면 바다가 끓어오르고, 아홉째 날이면 풍년이 크게 들고, 열째 날부터 열두째 날까지 사이에 임일이 들어있으면 오곡이 흉년이다.’라고 하였다.

농상집요에 ‘다음해에 심을 알맞은 오곡을 알고 싶으면 동짓날 여러 가지 씨앗을 가져다가 각각 1되씩 달아서 헝겊주머니에 담아 그늘에 구덩이를 파고 묻는다. 5일이 지난 뒤에 파보아서 무게를 달아보는데 많이 불어난 씨앗이 다음해에 잘 될 곡식이다.’고 하였다.



12월

12월 초하루와 그믐에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봄이 가문다. 나머지는 10월과 동일하다. -사시찬요

초하루가 대한이면 호랑이 본 듯 무섭고, 소한이면 즐겁다. 동풍이 반나절을 불면 육축(六畜)에 큰 재해가 생기고, 바람 불고 비가 오면 봄에 가뭄이 든다.

소한부터 대한까지 따뜻한 해에는 대홍수나 유행병이 돈다.

큰 추위는 축, 인월을 넘기지 않고, 큰 더위는 미, 신월을 넘기지 않는다.

동지 후 세 번째 미일이 납(臘 섣달)이다. 섣달 전에 2~3번 눈이 오는 것을 납전삼백(臘前三白)이라고 하는데 채소와 보리에 매우 좋다. 속설에 ‘만약 보리를 원하면 삼백을 보라’고 하고, 또 ‘이듬해는 풍년이다’라고 하였다.

납일(동지 후 세 번째 미일)에 서리가 내리면 다음해 벼가 풍작이다.

제야에 동북풍이 불면 오곡이 대풍이다.

제야에 고요한 것을 길한 것으로 친다.

얼음이 언 뒤에 물이 빠지면 가뭄이 들고, 얼음이 언 뒤에 물이 넘치면 홍수가 난다.

이달에 비바람이 불며 안개가 끼면 이듬해에 홍수가 난다.

입춘이 12월에 들어있으면 겨울이 따뜻하다.




해를 보고 기상예측

햇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

햇발이 아침엔 하늘에 있다가 저녁엔 땅에 있으면 날씨가 맑고, 이와 반대면 비가 온다.

여름과 가을 사이 일몰 후에 아래는 좁고 위는 넓은 청백색의 광선 몇 줄기가 하늘로 퍼지면 다음날 지독하게 덥다.

해에 귀가 생길 경우 길게 아래로 늘어지면 오랫동안 맑다.

오랫동안 비가 오다가 갑자기 아침에 맑아져서 구름이 걷히고 해가 일찍 나올 때는 조금 있다가 반드시 비가 올 징조이고, 구름이 걷히고 해가 느지막하게 나올 때는 날씨가 맑을 징조이다.

해가 진 후 빛이 반사되어 비치면 날씨가 맑다.

해가 구름 속에서 떠오르면 날씨가 맑다.

해가 지고 나서 연지처럼 붉은 색이 나타나면 비는 없고 반드시 바람이 분다.

일출 시 하늘이 공하면 맑다.

해 아래에 검은 기운이 있으면 배가 뒤집힐 것같이 비가 내린다.

대개 매일 새벽녘 해가 막 떠오르려 할 때 동쪽이나 동남쪽 하늘을 보아 빛깔이 붉고 기운이 맑으면 개이고 따뜻하다. 혹은 붉지 않더라도 맑으면 개인다. 만일 검은 구름에 가려 기색이 어두워져 컴컴하거나 혹은 흙을 쌓은 상태 같거나 그릇을 점점 포개나가는 듯 한 것, 또는 검은 자줏빛 구름이 해를 뚫고, 혹은 검은 구름이 산봉우리나 깃발의 여러 가지 모양을 이루면 그날 비가 내린다. 바람이 갑자기 일어나면 오전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천천히 일어나면 오후에 비가 내린다. 저녁에 낙일 방향을 보는 점법도 이와 서로 같다.



달을 보고 기상예측

달무리가 지면 바람이 분다.

달빛이 붉으면 가물다.

초승달로 비를 예상한다. 속설에 ‘달이 활을 걸어놓은 것 같으면 비가 적고 바람이 많으며, 달이 암키와 같으면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비가 내린다.’고 하였다. 또 ‘달이 비스듬히 누워있으면 물이 많아 넘실넘실하고, 달이 옆으로 기울면 물 한 방울도 없다.’고 하였다.

초승달 아래로 검은 구름이 가로질러 끊어놓으면 이튿날 비가 온다.



별을 보고 기상예측

비가 내린 후 하늘이 흐려도 별이 한두 개 보이면 이날 밤에는 반드시 맑다.

비가 오는 동안 샛별이 빛나면 다음날 아침에도 여전히 비가 온다.

별빛이 가물거리며 안정되지 않으면 바람이 분다.

오랜 비 끝 황혼에 홀연히 비가 그치고 온 하늘에 별이 가득하면 다음날 비가 내린다.

여름날 밤에 별이 빽빽하게 나타나면 덥다.



바람으로 기상예측

모든 바람이 홀수 날 불기 시작하면 홀수 날에 그치고, 짝수 날 불기 시작하면 짝수 날 그친다.

봄에는 남에서, 여름에는 북에서 바람이 불면 반드시 비가 온다. 겨울 하늘에 남풍이 2~3일 계속해서 불면 반드시 눈이 내린다.

간방에서 바람이 불면 반드시 비가 오고, 빨리 개이기는 어렵다.

서남풍이 서북풍으로 바뀌거나 새벽에 하늘 서쪽이 훤해지면 큰바람이 불 것을 뜻한다.

날이 저물어서 바람이 부드러우면 이튿날 아침에는 바람이 다시 많아진다.

바람이 급하거나 동풍이 급히 불면 반드시 비가 온다.

동북풍이 불면 비가 오는데 얼른 개지 않는다.

속설에 ‘춘풍은 발로 걸어 다니며 소식을 전한다.’고 하였는데, 쉽게 방향을 바꾸며 멈추지 않고 분다는 뜻이다.

봄에는 남쪽에서, 여름에는 북쪽에서 바람이 불면 반드시 비가 온다.

겨울에 남풍이 2~3일 불면 반드시 눈이 온다.

날씨가 눅눅하고 더우며 찌는 듯이 무더우면 바람이 분다.



비를 보고 기상예측

봄에는 쌀쌀하면 비가 오지만 여름에는 서늘하면 날이 갠다.

새벽에 갑자기 비가 오면 낮에는 반드시 맑다.

비가 수면 위에 내릴 때 거품이 있으면 끝내 개지 않는다.

오랫동안 비가 올 때 저녁이 되어 어둡던 날이 갑자기 밝아지면 비 올 징조이다.

비가 올 때 눈이 오면 날이 개기 어렵다.

갑자기 오는 비는 갑자기 갠다.



구름을 보고 기상예측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있는 구름이 비록 걷혀도 바람 가는 쪽에 있는 구름이 흩어지지 않으면 비가 온다.

뭉게구름이 일어나 서남쪽에서부터 오면 반드시 비가 많이 오고, 동남쪽에서부터 오면 절대로 비가 오지 않는다.

구름이 남쪽으로 가면 개이고, 서쪽으로 가면 비가 온다. 또한 동쪽으로 가면 비가 오고, 북쪽으로 가면 개인다.

구름이 동남에서 오면 절대로 비가 내리지 않는다.

넓게 깔린 구름이 서남에서 일어오면 반드시 비가 많이 내린다.

하늘에 비늘구름이 있으면 비가 오지 않고 바람도 달아난다.

가을 날씨가 흐려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비가 오지 않는다.

겨울날 저녁때쯤 갑자기 늙은 잉어의 비늘 같은 반운이 일어나서 이 구름이 합해지면 비가 오지 않는다.

구름이 포차(砲車)의 형태로 일어날 것 같으면 큰 바람이 분다.

운기가 내려와 사방으로 연기나 안개처럼 흩어지는 것을 풍화(風花)라고 하는데, 이럴 경우 바람이 일어난다.

소나기가 서북에서 일어날 때는 구름은 반드시 검은색으로 먹물을 풀어놓은 것 같다. 또 구름이 미량(眉梁 눈썹 모양의 다리)처럼 일어나면 큰 바람이 한바탕 먼저 불고 비는 뒤에 오는데 쉽게 갠다.

가뭄 든 해에는 뭉게구름이 일어나 이쪽저쪽으로 가면 반드시 오래 가물 징조이다.

서북쪽이 붉으면 보리 말리기 좋다.

은하수 가운데 검은 구름이 생기거나 구름이 일어나 줄곧 하늘 끝까지 닿아있는 것은 모두 큰 비가 올 징조이다.



노을을 보고 기상예측

속설에 ‘아침저녁으로 노을이 지면 차 달일 물이 없다.’고 하였는데 가뭄이 든다는 뜻이다. 또 아침에 노을이 지면 반드시 비가 오고, 저녁에 노을이 지면 맑기만 할 뿐 아니라 가뭄이 든다.

속담에 ‘아침에 노을이 지면 저자거리에도 나가지 않고, 저녁에 노을이 지면 천 리 길을 간다.’고 하였다.

하늘 가득 노을이 졌을 때 지나치게 많이 지면 날이 맑고, 많이 지지 않으면 비가 온다. 만약 서쪽 하늘에 뜬구름이 두텁게 있으면 곧 비가 내린다.



천둥 번개로 기상예측

속설에 ‘비가 오기 전에 천둥부터 치면 배를 타고 갔다가 걸어서 온다.’고 하였는데, 비가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천둥이 묘(卯)시 전에 치면 비가 온다.

머리 위에서 천둥이 치면 비가 없고 동쪽에서 천둥소리가 나면 비가 내린다.

천둥이 갑자일에 치면 길하다.

천둥소리가 사나우면 비가 많이 오더라도 쉽게 지나가지만 은은하게 멀리서 울리면 날이 빨리 개지 않는다.

밤부터 천둥소리가 나면 반드시 오랫동안 흐리다.

처음 천둥소리가 있은 지 180일째 되는 날 서리가 내린다고 한다. 따라서 그해의 첫 천둥소리가 빠를수록 서리가 빨리 내린다.



얼음 서리 눈 등을 보고 기상예측

얼음이 언 뒤에 물이 불어나면 홍수가 나고, 얼음이 언 뒤에 물이 줄어들면 가뭄이 든다.

해마다 첫서리가 하루아침만 내리는 것을 고상(孤霜)이라고 하며 다음해에 흉년이 든다. 이틀 이상 잇달아 아침 서리가 내리면 덥다.

봄에 서리가 많이 내리면 가뭄이 든다.

이른 아침 안개가 걷히면 개이고, 안개가 걷히지 않고 일어나면 가랑비가 그치지 않는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해 여름비가 많고 또한 풍년의 징조이다.

서리가 빨리 없어지는 날에는 비가 온다.

진눈개비가 내리면 날이 개기 어렵다.



산을 보고 기상예측

먼 산의 색이 맑고 밝으면 날이 개고, 아지랑이 기운이 있고 어두우면 비가 온다.

평소에 구름이 나오지 않던 작은 산에서 갑자기 구름이 피어오르면 큰 비가 내린다.



땅을 보고 기상예측

지면이 심하게 축축해져 물방울이 땀처럼 흘러나오면 폭우가 온다.

주춧돌에서 물이 흐르거나 사방 들판이 푹푹 찌고 눅눅하면 큰 비가 온다.



물을 보고 기상예측

초여름에 물밑에 이끼가 생기면 폭우가 내린다.

동남풍이 불면 물이 줄어들고, 서북풍이 불면 이와 반대이다.

흐르는 물에서 향기로운 냄새나 비린 냄새가 나면 비가 온다.

물가에 쪽이 자려면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게 된다.



식물을 보고 기상예측

초봄에 비가 오고 나면 순채가 자라는 늪에 버섯이 생기는데, 이것이 많으면 날이 가물고 없으면 홍수가 난다.

보리꽃이 대낮에 피면 홍수가 난다.

봉선화가 5월에 피면 홍수가 난다.

연꽃이 하지 전에 피면 홍수가 난다.

들장미 꽃이 입하 전에 피면 홍수가 난다.

초봄에 나오는 풀로 점을 친다. 냉이가 먼저 나오는 해는 길하고, 개냉이가 먼저 나오는 해는 흉하다. 연꽃이 먼저 나오는 해는 홍수가 나고, 납가새가 먼저 나오는 해는 가뭄이 들며 쑥이 먼저 나오는 해는 순조롭고, 물풀이 먼저 나오는 해는 지독하게 나쁘고, 뜸쑥이 먼저 나오는 해는 병이 돈다.

초가지붕에 오래도록 비가 내리면 버섯이 나오는데, 아침에 나오면 날이 개고 저녁에 나오면 비가 내린다.

오동나무꽃이 처음 나올 때 검붉은 색이면 가뭄이 들고, 흰색이면 홍수가 난다.

구기자가 여름에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면 홍수가 나게 된다.

살구나무에 열매가 많이 달리고 벌레가 먹지 않으면 이듬해 가을에 조가 잘 된다.

버드나무의 윗가지나 뿌리가 마르고 붉은빛이 돌면 물이 진다.



동물을 보고 기상예측

까치둥지가 낮으면 홍수가 나고, 높으면 가뭄이 든다. 세간에서는 ‘까치가 홍수날 것을 미리 알고 끝까지 나를 빠져죽게 하지는 않겠지 하면서 일부러 낮게 짓고, 가뭄들 줄을 알고 끝까지 나를 타죽게 하지는 않겠지 하면서 일부러 높이 짓는다.’고 한다.

까치가 떼 지어 지저귀면 가뭄이 든다.

까치가 아침 일찍 시끄럽게 울면 날씨가 청명하다.

겨울 추운 날에 참새가 떼 지어 날아가며 지저귀는 소리가 무겁게 들리면 진눈깨비가 내린다.

집에서 키우는 닭이 횃대에 늦게 자러 올라가면 흐리거나 비가 온다.

개가 땅을 긁어 파거나 높은 잿더미에서 자면 비가 온다.

털이 가는 개가 아직 털이 빠지지 않았으면 장마가 그치지 않는다.

고양이가 풀을 먹으면 비가 오고, 개가 풀을 먹으면 날이 갠다.

지렁이가 아침에 나오면 날씨가 맑고, 저녁에 나오면 비가 온다.

지렁이가 길을 아침에 지나가면 개이고, 저녁에 지나가면 비가 온다.

개미가 진을 치면 비바람이 분다.

개구리 울음소리가 맑게 들리면 날씨가 맑다.

메뚜기와 잠자리와 등에 따위의 벌레가 소만 이전에 태어나면 홍수가 나게 된다.

제비가 떼 지어 날면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황새가 머리를 들고 울면 날씨가 개고 머리를 숙여 울면 비가 온다.

수달이 사는 굴이 물에 가까우면 가뭄이 들고, 언덕 위에 있으면 홍수가 난다.



폭풍의 징조

대개 하늘색이 흐리고 옅으며, 날짐승의 울음소리가 하늘에 퍼지고, 누른빛 구름이 아래로 드리워져 있고, 햇빛은 붉고, 구름이 급하게 흐르고, 햇무리와 달무리가 생기고, 낮에도 금성이 보이며 삼성이 서쪽으로 동요한다. 또한 돌이 축축하며 수액이 흐르고, 흐르는 물이 비린내가 나며, 물고기가 뛰어오르고, 뱀이 햇빛에 몸을 드러내고, 지렁이가 길을 지나다니며 개미가 구멍에서 나오고, 검고 흰 구름이 일어나 유연히 변하고, 조각구름들끼리 쫓고 쫓으며 모였다 흩어졌다 한다. 이러한 현상들이 폭풍의 징조이다.



육갑으로 기상예측

대체로 갑자일이 맑으면 비가 내려도 그 달에는 맑은 날이 더 많지만, 갑자일에 비가 내리면 오랫동안 비가 내리므로 농사에 해롭다.

임자일에 비가 내리면 좋지 않다.

임자일과 정축일에 맑으면 흐린 날과 맑은 날이 반반이고, 두 날에 모두 비가 오면 60일 내에 비가 많이 온다.

사계절의 임자일에는 맑아야 좋다. 이날 비가 오는 것을 수생일이라고 부른다.

신일에 비가 오는 것은 가볍고, 유일에 비가 오면 오랫동안 장마가 진다.

갑일에 비가 내려도 을유일에는 개는데, 을일에 비가 오면 경일까지 계속 내린다.

오랫동안 맑다가 무일이 되면 비가 온다. 또 오랫동안 비가 오다가 경일이 되면 날이 갠다.

갑오일이 든 기간에는 마른 땅이 없다.

해일의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으면 3일 후에 큰 비가 내린다.






간지와 농사 관련 기사




밭갈이와 파종



밭갈이에 좋은 날

을축 기사 경오 신미 계유 을해 정축 무인 신사 임오 을유 병술 정해 기축 신묘 계사 갑오 기해 신축 임인 갑진 을사 병오 기유 계축 갑인 정사 기미 경신 신유이고, 또한 병(丙) 정(丁) 경(庚) 신(辛)이 든 날도 길하다. -거가필용


밭갈이에 흉한 날

임진 계해이고, 또한 임(壬) 계(癸)가 든 날이다. -거가필용


파종에 길한 날

갑자 을축 정묘 기사 계유 을해 병자 기묘 경진 계미 갑신 을유 기축 신묘 임진 계사 을미 병신 무술 기해 경자 신축 임인 계묘 병오 무신 기유 계축 병진 무오 기미 경신 신유 계해일이다. -거가필용


오곡 종자를 심는 날

기해 기미 성일(成日) 수일(數日)을 통용한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오곡을 심기에 흉한 날

정해일이다. -거가필용

무릇 초일(焦日)에(정월은 진, 2월은 축, 3월은 술, 4월은 미, 5월은 묘, 6월은 자, 7월은 유, 8월은 오, 9월은 인, 10월은 해, 11월은 신, 12월은 사가 일진에 든 날을 고초일이라고 한다) 오곡을 심으면 싹이 나지 않는다. -박물지


밭에 좋지 않은 흉한 날에는 밭갈이와 파종을 꺼린다. 큰 달에는 6일, 8일, 22일, 23일이고, 작은 달에는 8일, 11일, 12일, 17일, 19일, 27일이다. -거가필용


갑인(田祖가 죽은 날), 정해(田父가 죽은 날), 정미(田母가 죽은 날), 을사(田主가 죽은 날), 계사(后稷을 장사한 날)일은 농가에서 밭갈이나 파종 또는 모심기를 가장 기피하는 날이다. -농사직설보


일진이 정월은 술, 2월은 해, 3월은 자, 4월은 축, 5월은 인, 6월은 묘, 7월은 진, 8월은 사, 9월은 오, 10월은 미가 든 날에는 파종을 해도 수확할 것이 없게 된다. -농사직설보


무릇 오곡을 상순에 심은 것은 완전한 수확을 하고, 중순에 심은 것은 중등 수확을 하고, 하순에 심은 것은 하등 수확을 하게 된다. -한정록




곡식과 관련하여



벼 파종은 무일이나 기일 네 계일(季日은 계삭의 18일을 말한다)에 하는 것이 좋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벼 파종을 꺼리는 날은 인일(寅日) 묘일(卯日) 진일(辰日)이다.

이앙에 길한 날은 신미 계유 임오 계미 경인 갑오 갑진 을사 병오 정미 무신 기유 을묘 신유일이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기장(黍) 조(粟) 피(稷) 수수(薥黍)

기장 심기에 길한 날은 무술 기해 경자 경신 임신일이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기장은 사일(巳日) 유일(酉日) 술일(戌日)이 좋다.

기장을 심을 때 인일(寅日) 묘일(卯日)과 병오일은 피한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조 심기에 길한 날은 기묘 신묘 을묘 정사 기미일이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3월의 세 묘일이 제일 좋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피를 심을 때 묘일(卯日) 인일(寅日)은 피한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콩(大豆) 팥(小豆) 녹두(菉豆) 동부(藊豆) 완두(豌豆)

콩을 심는 길일은 갑자 을축 임신 병자 무인 임오 임인일이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6월의 세 묘일(卯日)이 제일 좋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대두를 시믈 적에 신일(申日) 묘일(卯日)은 피한다. -신은지

대두와 소두를 심을 적에 묘일(卯日) 오일(午日) 병일(丙日) 자일(子日) 신일(申日) 을일(乙日)은 피한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메밀(蕎麥)

메밀을 심는 길일은 갑자 임신 신사 임오 계미일이다. -거가필용



보리(大麥) 밀(小麥)

보리를 심을 때는 자일(子日)은 피하고, 밀을 심을 때는 술일(戌日)을 피한다. -신은지

보리와 밀은 백로 뒤 무일(戊日)에 파종하는 것이 좋다. -신은지

보리와 밀은 자일(子日) 축일(丑日) 무일(戊日) 기일(己日)은 피하고, 해일(亥日) 묘일(卯日) 진일(辰日)이 좋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보리를 심는 길일은 경오 신미 신시 신묘 경자 경술일이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8월 중의 세 묘일(卯日)이 제일 좋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삼(麻) 모시(苧麻)

삼을 심는 길일은 임신 신사 갑신 기해 무신 신해 경신일이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정월의 세 묘일(卯日)이 제일이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삼은 네 계일(季日)과 무일(戊日) 기일(己日)을 피한다. -거가필용, 농사직설

삼은 진일(辰日) 술일(戌日) 축일(丑日) 미일(未日)을 피한다. -농사직설




채소와 관련하여



채소를 심는 길일은 임술 무인 경인 신묘일이다. -거가필용, 고사촬요

2월 춘분에 모든 채소를 심는다. -사시찬요


오이(苽)

오이를 심는 길일은 갑자 을축신사경자 임인 을묘일이다. -거가필용, 고사촬요

각종 오이를 심기에는 무진일이 좋다. -사시찬요


생강(薑)

생강을 심는 길일은 갑자 을축 신미 임신 임오 신묘 계사일이다. -사시찬요, 거가필용, 고사촬요


파(蔥)

파 심기에 길한 날은 갑자 신미 기묘 신사 갑신 신묘일이다. -거가필용


마늘(蒜)

마늘 심는 길일은 무진 신미 병자 신사 임진 계사 신축 무신일이다. -거가필용, 고사촬요


토란(芋)

토란을 심는 길일은 임신 신사 임오 신묘 경자 무신 임술일이다. -거가필용




나무와 관련하여



식목 길일은 갑술 병자 정축 기묘 계미 임진일이고, 또 모창(母倉 봄에는 해일 자일, 여름에는 인일 묘일, 가을에는 진일 술일 축일 미일, 겨울에는 유일이나 신일이나 토왕 후에는 사일 오일을 말한다) 육의(六儀 구궁에 배합된 삼원갑자 중 갑일 위에 있는 무 기 경 신 임 계일) 상일(相日 봄에는 사일, 여름에는 신일, 가을에는 해일, 겨울에는 인일) 성일(成日) 개일(開日) (성일․개일-정월인 경우 술일(戌日) 자일(子日)을 말하는 것인데, 월건에 따라 변한다. 예를 들어, 정월의 월건이 인(寅)이라면 인일(寅日)이 건일(建日)이 되고, 묘일(卯日)이 제일(除日)이 되며, 진일(辰日)이 만일(滿日)이 되고, 사일(巳日)이 평일(平日)이 되며, 오일(午日)이 정일(定日)이 되고, 미일(未日)이 집일(執日)이 되며, 신일(申日)이 파일(破日)이 되고, 해일(亥日)이 수일(收日)이 되며, 자일(子日)이 개일(開日)이 되고, 축일(丑日)이 폐일(閉日)이 된다)도 좋다.

병술 임술 을일(乙日)은 피해야 하고, 계사일과 남풍 부는 화일(火日)에는 나무를 심으면 안 된다. 또한 서풍 부는 화일에도 꽃이나 나무를 심지 않는 것이 좋다. -거가필용, 양화소록

과일나무를 심는 길일은 병자 무인 기묘 임오 계미 기축 신묘 무술 경자 임자 계축 무오 기미일이다. 다른 책에는 기사 기해 병오 정미 을묘 무신일도 끼어 있다. -거가필용, 고사촬요

임술일은 피해야 한다. -거가필용




양잠과 관련하여



양잠 길일은 욕련(浴連 누에씨를 물에 담그는 일)하고 출잠(出蠶 알에서 나온 누에를 터는 일)하며, 잠박(蠶箔)을 안치하고 잠박에 올릴 적에는 무진 임오 갑오 을사 갑인 정사 무오일과 수일(收日 십이성 중에 열 번째 되는 날) 만일(滿日) 천덕일(天德日) 월덕일(月德日) 월덕합일 명성일(明星日) 오부일(五富日) 등이 좋다. -거가필용

잠사는 천덕방(天德方)으로 낸다.

양잠을 꺼리는 날은 3월에 진일 술일, 4월에 사일 해일, 5월에 묘일 유일 12월에 자일 축일이다. 이 일진에는 출잠 교접(交蝶 암수 나방을 교배시키는 일) 욕련 등의 일은 피해야 한다. -선택서

경술일과 잠고가 죽은 날은 좋지 않다. -거가필용

잠신(蠶神)이 있는 방위, 해 자 축년에는 미방, 인 묘 진년에는 술방, 사 오 미년에는 축방, 신 유 술 년에는 진방이다. 이 방위에 봄날 흙일을 하면 누에와 뽕나무가 모두 실패를 보게 된다. -선택서




가축 기르기와 관련하여



소 기르기

외양간 만드는 길년은 묘 진 사 신 해 자가 든 해이고, 나머지 해는 불길하다. -거가필용

길한 달로는 2월 4월 7월이 대길하고, 9월은 평길하며, 나머지 달은 불길하다. -거가필용

길한 날로는 갑자 을축 기사 경오 갑술 을해 병자 무인 경진 임오 계미 을유 병술 무자 기축 경인 임진 계사 갑오 을미 기해 경자 신축 임인 계묘 무신 임자 정사 경신일이다. 또 무오 신미 신유 기유일이 길하고, 무 기 경 신 임 계일이 길하다. 그리고 초하루 초닷새 초엿새 열이틀 열사흘 보름날이 길하다. -거가필용

외양간 고치기에 흉일은 봄에는 자일 술일 오일이고, 여름에는 인일 묘일 축일이며, 가을에는 사일 오일 진일이고, 겨울에는 신일 유일 미일이다. -거가필용

소를 들여오는 길일은 병인 임인 을사 신해 갑인 무오일이고, 흉일은 을축 임신 갑술 경술 계축일이다. -거가필용


말 기르기

마굿간을 짓는 길일은 정묘 경오 갑신 신묘 임진 경자 임자일과 천덕일(天德日)월덕일(月德日) 일덕일(日德日)이다. -거가필용

말을 들여오는 길일은 을해 기축 을사일이고, 흉일은 무오일이다. -거가필용

말이란 화(火)에 속한 가축이기에 그 성질이 습한 것을 싫어하고 높고 건조한 곳에 살기를 좋아하며, 마방(馬房)은 오위에 짓지 말아야 한다. -거가필용, 신은지


양 기르기

양 우리를 짓기에 좋은 날은 무인 기묘 신사 갑신 경인 갑오 을미 경자 갑진일이다.

양을 우리에 넣기 좋은 날은 계묘일이고, 흉일은 7월의 무일 기일과 9월의 기일이다.

양은 화에 속하는 가축으로 성질이 습한 것을 싫어하고 건조한 곳에 거처하기를 좋아하므로 나무 시렁을 높게 만들어 주고 분뇨를 항상 치워주어야 한다. -거가필용, 신은지

사시(巳時)에 방목했다가 미시(未時)에 우리로 몰아넣는다. -산거사요


되지 기르기

되지 우리의 물을 빼는 데는 인 신 두 방위에서 해야 돼지에게 좋고, 나머지 방위는 모두 흉하다. -거가필용

되지 우리를 짓는 길일은 갑자 무진 임신 갑술 경진 무자 신묘 계사 갑오 을미 경자 임인 계묘 갑진 을사 무신 임자일이다. -거가필용

돼지를 우리에 넣는 길일은 계미일이다. 흉일은 무진 기묘 경인 임진 갑인 경신일이다. -거가필용


닭 기르기

닭․거위․오리를 기르기에 좋은 방위는 자 오 묘 유 등 사극방(四極方)과 갑 경 병 임 중황방(中皇方)이니, 이 여덟 방위에 닭을 기르면 잘 자란다. -거가필용

가금류의 집을 짓는데 좋은 날은 을축 무진 계유 신사 임오 계미 경인 신묘 임진 을미 정유 경자 신축 갑진 을사 임자 병진 정사 무오 임술일과 성일(成日) 만일(滿日)이다. -거가필용

유일(酉日)에는 닭을 내지 않는다. -거가필용

12월에 닭을 잡으면 상서롭지 못하다. -거가필용




장과 관련하여



장 담그기

장 담그는 길일은 정묘일이니 신일(辛日)은 꺼린다. -거가필용, 고사촬요

정월 우수일과 10월 입동일에 장을 담근다. -사시찬요

수일(水日)에 장을 담그면 가시가 생긴다. -박물지

삼복 안 황도일(黃道日)에 콩을 담가 황도일에 쪄서 섞으면 벌레가 없다. -신은지


초(醋) 빚기

초 빚는 길일은 신미 을미 경자일 및 제일(除日) 만일(滿日) 개일(開日) 성일(成日)이다. -고사촬요

봄에는 저(氐) 기(箕), 여름에는 항(亢), 가을에는 규(奎), 겨울에는 위(危)일이 마땅하다. -거가필용


누룩 디디기

누룩 디디기 좋은 날은 신미 을미 경자일이다. -거가필용, 고사촬요

또 좋은 날은 제일 만일 개일 성일이다. -고사촬요

삼복 중에 누룩을 디디면 벌레가 안 꾄다.

목일(木日)에 누룩을 디디면 술맛이 시다.


술 빚기

술 빚기 좋은 날은 정묘 경오 계미 갑오 기미일이다. -고사촬요

봄에는 기(箕), 여름에는 항(亢), 가을에는 규(奎), 겨울에는 위(危)일이 좋다. -거가필용, 고사촬요

또 만일 성일 개일이 좋으나 멸몰일(滅沒日)은 꺼린다. -고사촬요

무자 갑진 정유일을 꺼린다. -거가필용, 신은지

정월의 정묘 을유 정유 갑진 정미 병진 기미일, 2월의 기사 정사일, 3월의 기사 병자 경자 을사일, 4월의 을축 정묘 정축 신묘 을묘일, 5월의 병인 갑신 경신일, 6월의 임신 무인 기묘 정유 기유일, 7월의 경오 무자 무술 경술일, 8월의 기사 정해 계사 기해일, 9월의 신사 무자 병신 무신 신해 경신일, 10월의 정묘 갑술 기묘 계미 갑오 경자 기미일, 11월의 을축 무인 갑신 을미 임인 무신 갑인일, 12월의 정묘 임신 기묘 갑신 경자 임인 을묘 경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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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력農事曆은 어느 한 지역의 실질적인 농사현실을 파악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팝나무 꽃이 필 때 벼를 심는다.' 라는 식으로 계절의 흐름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각종 농자재가 발달하여 계절의 변화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예나 지금이나 논과 밭에서 벼농사와 잡곡농사를 진행하는 것은 계절의 제약을 받습니다. 계절의 변화라는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면서 그에 맞는 각각의 농작업을 수행해야 수확을 거둘 수 있습니다. 이때 그 기준으로 채택되는 것이 바로 지난 시간에 안철환 선생님에게 배운 24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4절기는 태양이 1년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주기에 기초하여 그것을 24개의 구간으로 나눈 것인데, 보통 한 달에 2개씩의 절기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24절기는 계절의 변화를 보다 일차적으로 반영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절기의 변화와 순서에 따라 농사일을 진행하는 것은 농작업을 제때에 실행하는 것이 되는 것이지요. 즉 농작업의 적기를 염두에 둘 경우 24절기를 파악하여 이를 토대로 매년 어느 절기에 어떠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은 옛 사람들도 이미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았을 경우 1년의 계절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결국 태양의 움직임에 기초한 24절기이기에 농업기술의 정리 작업 산물인 농사력에서도 24절기가 중요한 기준으로 채용됩니다.


17세기 초반 고상안은 '농가월령'에서 24절기에 따라 각 절기에 수행해야 할 주요한 농작업을 정리하면서 각 절기에 맞는 농작업을 시기를 어기지 말고 행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상안은 이러한 입장을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벼슬을 그만두어 한산한 지 여러 해가 지나 자못 민사(民事)에 늦출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어 겨를을 내어 손으로 농가월령을 지었는데, 십이삭(十二朔)으로 이십사기(二十四氣)를 참고하였다. 무릇 농가의 마땅히 힘쓸 바를 달마다 절기마다 때를 놓치지 않게 하고, 오곡의 파종에서 조습(燥混)의 마땅함을 잃지 않게 하였다." 농가월령의 서문을 살피면 그때 당시에는 달의 움직임을 통해서 1년의 주기를 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달이 찼다가 이울어지는 것을 한 달(29.53059일)로 하여, 그것이 열두 번(十二朔)이 되는 때가 바로 1년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태음력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태음력만을 사용하게 되면 어느 때는 설이 봄이었다가 어느 때는 설이 겨울이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달의 1년 주기가 약 354일 반면 태양의 1년 주기는 365.2422일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수렵채집이나 유목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한 곳에 정착하여 제 때에 농사를 지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큰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슬람교는 지금도 순수 태음력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슬람 최대 행사인 라마단 같은 경우 계절이 일정하지 않다고 하지요.


이러한 태음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윤달을 사용하게 됩니다. 윤달을 두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19태양년에 7개월의 윤달을 두는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19태양년은 235태음월과 같은 일수가 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즉 19태양년은 365.2422일(태양 1년 주기)×19 = 6939.6018일이고, 235삭망월은 29.53059일(달 1년 주기)×235 = 6939.6887일이 되어 차이가 2.09시간 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6939일을 동양에서는 장(章)이라고 하는데 이는 BC 600년경인 중국의 춘추시대에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여 순수 태음력을 썼을 때 생기는 계절과 월이 맞지 않는 단점이 해결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태음력의 단점을 보완한 달력을 바로 태음태양력이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흔히 음력이라고 하는 것은 이 태음태양력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달력을 계산하여 정하고 반포하는 일은 국가의 중대사였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달력을 사거나 선물을 받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지요. 날짜를 더하는 규정만 알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태음태양력에서 절기를 정하는 일 같은 경우에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평기법과 정기법이라는 것인데, 예로부터 우리가 사용한 방법은 평기법이라 합니다. 이 방법은 동지를 기점으로 24절기를 균등하게 나눈 15.218일 간격으로 각각의 절기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지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일이 무척 중요합니다. 동지를 잘못 계산하기라도 하면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지요. 모든 절기의 기준점이 되는 동지는 국가에서 지정한 관상감에서 엄밀한 계산과 관측에 의해서 정했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니 그 시절에 민간에서 달력을 만드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아무튼 농사에서 24절기가 강조된 것은 어떠한 농작업을 어느 시기에 수행해야 적절한가 하는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실제의 계절의 변화여야 했지요. 24절기야말로 태양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는 시간 구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절기만을 철썩 같이 믿어서는 농사를 잘 지을 수 없습니다. 24절기가 계절의 흐름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날씨에는 변수가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올 해처럼 다른 해보다 봄이 추울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래서 24절기만을 염두에 두고 농사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는 일이 또한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서 18세기 말 정조에게 응지농서를 올린 응지인 가운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최세택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민사는 늦출 수 없다. … 중략 … 신이 생각하기에 춘분 전에 소로 갈고, 입하 전에 종선(種線)하며, 한로 전 60일에 木麥(보리, 밀)을 심는 것이 비록 농후(農候)에 따른 당연한 것이지만 그러나 앞서 기해(己亥)년에 겨울이 따뜻하기가 봄과 같아서 얼었다가 풀리는 것이 없었다. 경칩이 아직 되지 않았는데 소로 갈기를 이미 마쳤다. 그리고 보리가 과연 잘 되었다. 그런즉 봄에 가는 것을 마땅히 얼음이 풀리는 시기로 삼아야지 춘분에 구애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최세택은 24절기가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계절 변화의 불규칙성까지 감안하는 세밀한 농작업의 실행을 이야기합니다. 그러한 불규칙성을 예지하는 일은 어찌 보면 달력을 따져 만드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에 대해서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지만, 아마도 天文의 변화나 지금은 사주팔자로만 쓰이는 갑자력에서 그 해답을 엿볼 수는 있지 않을까 추측만 하는 정도입니다.


백 개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데 한 개의 문이 있다면 그에 맞는 열쇠를 찾을 때까지 하나부터 백까지 넣어보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그래서 예전 농사력을 살피며 현재의 농사력을 새로 작성해 나가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첫 번째 작업으로 전라도 옥과, 경상도 상주, 예안 지역의 조선시대에 작성된 농사력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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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5일의 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나는 여느 때와 같이 개를 데리고 아내와 함께 공원에 산책을 다녀왔다.

그리고 방바닥에 누워 MBC 뉴스데스크를 보았지.

그런데 두둥! 이럴 수가. 세상에 이런 일이!

어찌된 영문인지 태양의 흑점이 싸그리 사라졌다는 것이 아닌가.

 

이거 심상치 않다.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온몸에 퍼졌다.

안 그래도 올 초에 손꼽아 보고 이제 슬슬 소빙하기로 접어들 때가 아닐까 했다.

이것이 그 전조는 아닐지 모르겠다.

방바닥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거리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불쑥 9월 3일에 들은 아프리카 케냐에 우박과 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생각났다.

 

17세기 무렵에는 몇 십 년 동안 태양의 흑점이 사라진 결과, 온 세계에 소빙하기라 부를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

그 결과 사람들에게는 굶주림이, 세상에는 싸움이 판을 쳤다.

사람들에게 누구도 벗어나지 못할 죽음의 공포가 엄습했던 것이다.

지금이라고 다를 것이 있을까?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했다고 해도 태양을 조정할 수는 없는 일.

태양의 흑점이 오랫동안 저 모양이면, 조만간 진짜로 식량이 무기가 되는 시대가 올 것 같다.

 

원래 태양의 흑점이 주기적으로 바뀌지만, 이렇게 싸그리 사라지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농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일인 만큼 더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겠다.

요즘 날씨가 뒤죽박죽 들쭉날쭉한 것은, 기상이변이 아니라 자연스런 변화일 뿐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뭐, 사람들이 에너지를 너무 써서 조금 더 부추긴 면이 없지 않지만 말이다.

아무튼, 자 혹시 모르니 모두들 소빙하기를 대비합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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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에 취재 갔다오느라 꽤 피곤했지만 저도 어제 절기력 강의를 참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오늘 채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로 밭에 갔다왔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거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이 치밀어 오르더군요.
안철환 선생님도 피곤하셨을텐데 4시간을 쉬지 않고 이것저것 설명하시느라 더 피곤하셨을 겁니다.

아무튼 어제 강의를 들으면서 퍼뜩 떠오른 생각이 역시 절기는 음양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이었습니다.
음양으로 이해하면 절기가 변하는 이치도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음양은 단순한 음양이 아니라 태극을 의미합니다.
태극하면 뭔가 거창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실지 몰라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제가 그림을 하나 올리니 한 번 보십시오.

간단히 설명하자면 동지와 하지는 말뜻 그대로 겨울과 여름의 지극함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그때가 가장 춥고 더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한 대한이 더 춥고, 소서 대서가 더 덥습니다.
과학시간에 열심히 공부하신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이는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만큼 기울어져 있기에 생기는 복사열 때문이지요.
그걸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 바로 태극문양입니다.
그림을 보면 확 드러납니다.
태극의 음과 양은 원을 정확하게 반으로 가르고 있지 않고 서로를 조금씩 비집고 들어가 있습니다.
그걸 여기餘氣라고 하는데, 그것이 작용하기에 소서 대서, 소한 대한이 더 덥고 추운 것이지요.
그런데 한가지 주의할 것은 태극이 그렇기 때문에 절기가 그런 것이 아니라,
절기가 그렇기 때문에 태극이 그렇다는 겁니다.
태극은 그야말로 하나의 상징일 뿐입니다.
자연 현상의 변화가 일정한 규칙이 있다하여 그걸 상징 부호로 표현한 것이 태극일 뿐입니다.

저는 과학 법칙이란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의 규칙성, 법칙성을 공식으로 표현한 것이 서양의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이 거꾸로 되어서 과학이 우선이고 생활이 뒤인 세상입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잣대도 과학이고, 과학적이기에 누구의 말이 맞다 하고, 모든 학문에도 과학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입니다.
뭔가 앞뒤가 전도되어 있지 않은가 합니다.

그건 그렇고, 태극과 절기를 배치시키면 꽃샘추위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양의 기운이 시작됐지만 아직 그 기운이 미약하기에 음의 기운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한 상태라서 그런 것입니다.
그러한 음의 기운은 동지 이후 소한 대한을 지나 춘분 때에 이르러야 하강 곡선을 그립니다.
어제 강의에서 춘분은 지나야 혹시라도 모를 서리를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지요.
그 말이 바로 이 이치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흥미로웠던 것이 하지가 지나야 벼가 생식생장을 시작한다는 말이었습니다.
하지가 양의 기운이 극에 달한 때이긴 하지만,
또한 음의 기운이 시작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음의 기운은 해석하기를 생명의 정수를 응축시켜서 죽음을 대비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게 하는 기운입니다.
벼라는 작물이 그러한 이치를 잘 드러내는 작물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절기를 크게 넷으로 나누면 춘분, 하지, 추분, 동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걸 다시 넷으로 나누면 입춘, 입하, 입추, 입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에 선을 그어 봤습니다.
그 사이사이에 오는 절기인 소한 대한, 경칩 우수, 청명 곡우 등은
동지와 입춘 사이, 입춘과 춘분 사이를 대표할 수 있는 자연 현상을 표현한 말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춘분, 하지, 추분, 동지가 대문이고,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이 방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입춘을 入春이 아닌 立春이라고 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5대 명절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의문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설, 한식, 단오, 백중, 추석을 설명하셨는데,
제가 볼 때 한식이 들어가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사실 한식에는 특별한 놀이행사도 없고 하는 것이라고는 성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조상 숭배를 중요시하는 양반들이 슬쩍 끼워 넣은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사실 농사짓는 사람들이 재밌게 노는 것은 한식 때보다는 정월대보름입니다.
옛날에는 그래서 설부터 정월대보름까지 보름동안 신나게 놀고, 머슴도 이때 휴가를 줬다고 합니다.
만약 정월대보름이 맞다면,
한창 바빠질 농사철 전에 신나게 노는 설~정월대보름과
한창 바빠질 추수철 전에 신나게 노는 백중과 추석이 대칭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행사들은 모두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인데,
한식만 유일하게 동지에서 105일이 되는 날이라는 점도 어울리지 않는 무엇입니다.
이건 좀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어제 강의를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깨우친 바가 많았기에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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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1기 김석기씨의 안선생님 강의를 보완하는 설명!

조오타!

석기씨는 달력에 조회가 깊습니다.
아, 글고 석기야~

3기분이 이게 궁금하다는데 나도 그렇고.

언제부터 절기가 양력으로 되었는지 절기의 유래에 대해서 좀 알려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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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농사짓던 사람들은 음력을 썼다는데 요즘은 양력만 쓰고 있으니 언제부터 양력을 썼는지 궁금증이 일어나신 거군요.
저도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덕분에 궁긍증이 일어 여기저기 뒤져 보고 알았습니다.

우리가 양력을 쓰기 시작한 것은 저 구한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사 시간에 공부를 열심히 하셨다면 기억이 나실 텐데,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여러 나라에게 견제당하자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사건이 터집니다.
그것을 을미년인 1895년 10월에 일어났다고 하여 을미사변이라고 하지요.
그 을미사변 뒤 김홍집 내각은 곧바로 개혁을 실시합니다.
김홍집이란 분은 참 격변의 세월을 살았습니다.
성난 무리에게 칼을 맞아 죽었으니 말로도 참으로 비참합니다.

아무튼 을미개혁의 내용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기억하기 좋은 것은 단발령 시행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태양력을 쓰도록 하지요.
그 결과 승정원일기라는 기록을 보면 "건양(고종) 원년 을미(1895) 11월17일 양력 1월1일"이라고 음력 뒤에 양력을 함께 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음력을 쓰다가 공식적으로 양력을 쓴 것은 지금으로부터 112년이 되었네요.

하지만 음력이 하루이틀 쓰던 것도 아니고 천 년의 세월 동안 썼던 것이라, 정부 기관의 기록 말고는 일상생활하는사람들은 그냥 계속해서 음력을 썼습니다.
그렇게 뼛속까지 음력 설에 대한 관습이 남아 있던지라, 일제는 1923년부터 모든 일자 계산은 앙력으로 하도록 강제합니다.
그렇기는 했으나 어쩌겠습니까, 음력 설을 쇠야 한 살 먹는다는 생각이 뼛속까지 박혀 있는 걸.
양력을 쇠야 한다, 안 쇠면 죽인다 뭐라뭐라 협박을 해도 우리는 질기게 음력 설을 쇠었죠.
제 기억에도 어릴 때는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웠고, 또 분명 양력 1월 1일만 빨간 날이라 명절 분위기가 났습니다.
어른들이야 음력 설을 쇠지만 그건 귓등에도 들어오지 않고 마음속으로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공무원들이나 학교는 물론 공공기관에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두둥!!!
1985년의 일입니다.
뜬금없는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구정을 인정하더니, 89년이 되자 설날이라고 하여 3일을 빨간 날로 만든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설날과 추석이 최고가 되었지요.
3일씩 노느데 이 어찌 좋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수목금요일에 들기라도 하면 토일은 거저 놀고 먹을 수 있으니 더더욱 좋았죠.

하여튼 그런 일이 있었더랬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우리가 음력이라고 할 때 음력은 태음태양력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쓴 음력은 엄밀히 말하여 태음태양력이지요.
이건 태음력과 판이하게 다른 것입니다.
태음력은 달의 공전주기를 한 달로 삼기에 한 달이 29일이나 30일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1년이면 12달이 모두 30일이라고 하더라도 360일밖에 되지 않지요.
그럼 실제 태양의 공전주기인 365.24.....와 최소 5.24....일 최대 11.24....일이 차이가 납니다.
그 결과 분명히 지금은 6월인데 손발이 얼어터지게 추운 겨울이 되기도 하지요.
이렇게 태음력은 계절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지금도 저 이슬람교에서는 라마단을 계산할 때 순수한 태음력을 쓴답니다.
그래서 그 기간이 어떨 때는 여름이었다가 어떨 때는 겨울이 되기도 한다네요.

우리가 쓰던 것은 태음태양력으로 앞에서 본 것처럼 음력으로 1년을 따질 때 생길 수 있는 달력과 계절의 차이를 윤달을 두어서 조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19년에 7번씩 윤달을 끼워 넣어 약 3년을 주기로 1년이 13개월이 됩니다.
이건 꼭 우리가 발견해서 쓴 고유한 것이라기보다는 인류 공동의 지혜입니다.
기원전 400년대에 살던 고대 그리스의 메톤이라는 사람도 그걸 계산해서 이 주기의 공식 명칭은 메톤주기랍니다.
아무튼 그러한 윤달로 7월이 한여름이 아니라 한겨울이 되는 일을 막습니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24절기라는 주기를 찾아냅니다.
24절기를 통해서는 태양이 펼치는 1년의 주기를 계산하지요.
그래서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동지, 춘분, 추분, 하지라는 대문에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이라는 방문을 달고서 사이사이의 여러 특징적인 현상을 절기의 이름으로 표현했습니다.
이와 같이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태음력을 보완한 것이 우리가 쓰던 태음태양력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소강절이라고 하는 분이 처음 말한 것인데, 요즘 증산도에서 이야기하는 "우주에 가을이 왔다"까지 갑니다.

여기서 말하는 24절기는 태양이 1년 동안 움직이는 것에 따라 생기는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안철환 선생님이 강의하신 것처럼 농사짓는 데 아주 유용한 지표가 됩니다.
지금이야 달력이 흔해서 그런데, 옛날에 절기를 외우거나 달력을 셈할 줄 아는 사람은 엄청난 지식인으로 대접을 받았지요.
이사를 하려는데 언제가 좋을지요? 결혼을 하려는데 언제가 좋을지요? 하는 식으로 요즘도 택일이라는 점을 봅니다.
사주를 따지고 음양오행을 따지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이전에는 언제가 농사일 없이 한가할 때인데 그때 하면 좋겠다는 걸 셈하는 것이 택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럴려면 날짜를 따지고 절기를 알아야 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농사를 짓는다면 굳이 외우지는 않더라도 절기 정도는 따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건 외운다고 될 일도 아니고 농사를 짓다보면 저절로 체득하실 겁니다.
겨울 동안 잠자고 있다가 지난 24일 처음 밭에 갔다가 저절로 겨울잠이 깨버렸습니다.
올해 날씨가 따뜻한 것도 있지만 그 덕에 내복도 일찍 벗어제꼈지요.
그래서 오늘 밭에 가서 몸 좀 놀리다보니 턱 밑까지 봄이 차올랐음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아~ 참 좋은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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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봄비답지 않게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주말에 부산에 다녀왔는데 아침부터 흐리더니 점심 때부터 날씨가 말이 아니더군요.
이런 현상은 지난 겨울 동안 집에서 겨울잠을 자면서 따졌던 올해 날씨와 비슷하여 저도 무척 놀라고 있습니다.
설마 하는 마음이 강했는데 이렇게 눈으로 보이니 신기할 뿐입니다.
아래는 오늘 본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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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바람 왜 부나

 

4일과 5일 전국에는 강풍이 휘몰아쳤다. 강풍경보가 내린 백령도에선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39.4m에 이르는 초강력 바람이 관측됐다. 이 정도면 뷰포트풍력계급(총 13계급) 중 가장 강력한 ‘싹쓸바람’으로 해면에서 거품과 물보라가 일어날 정도의 위력을 지닌다.
서울 도심에서도 한때 초속 18.4m의 강풍이 불었다. 이는 9번째 등급인 ‘큰 바람’으로 나무 전체가 흔들리고 사람이 바람을 향해 걸어다니기 힘든 세기다.
4일과 5일 전국을 강타한 바람의 원인은 다르다. 4일 서남해안을 휩쓴 강풍은 저기압대에서 만들어진 순간적인 돌풍이다. 반면 5일 강풍은 겨울철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서고동저형’ 기압배치에 따라 발생한 바람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4일 비를 뿌린 저기압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고, 바이칼호에서 생성된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서해상으로 내려오면서 ‘서고동저형’ 기압배치가 형성되었다”고 말했다. 동해안과 서해안의 중심기압이 차이가 나면서 찬 북서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5일 불고 있는 바람은 강하고 오래 부는 특징이 있다”면서 “6일 저녁까지 강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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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서는 위와 같이 과학적으로 기상 현상을 분석했습니다.
저는 그것말고 오운육기五運六氣라는 점치거나 한의학에서 체질을 분류하는 데 쓰는 방법으로 올해의 기상을 예측했습니다.
그렇게 따져보니 올해는 목운木運과 목기木氣가 두드러진 한해가 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지요.
이것을 따지는 방법은 간지를 오행 상생과 상극이란 법칙으로 분석하여 그해의 특징적인 기상 현상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올해는 다들 아시다시피 정해년丁亥年이지요.
이 정丁이라는 천간과 해亥라는 지지와 상생, 상극하는 기운이 맞물려 특징적인 기운이 발생합니다.
저도 이 과정을 완전히 알지는 못하고 더듬거리는 수준이라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이라 확실히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나온 오운은 하늘의 기운을 뜻하고, 육기는 땅의 기운을 뜻합니다.

 

보통 1년을 다음과 같이 하늘의 기운인 오운과 땅의 기운인 육기로 나눕니다.

 

오운
1운 : 대한~춘분
2운 : 청명~소만
3운 : 망종~대서
4운 : 입추~상강
5운 : 입동~소한

 

오운은 하늘의 기운으로 거의 변하지 않는 고정적인 기운입니다.
그래서 각각은 운은 오행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성질을 띱니다.
오행 하나하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봄, 여름, 장마철, 가을, 겨울 날씨의 특징을 머릿속에 떠올리시라는 말만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육기
1기 : 대한~경칩
2기 : 춘분~입하
3기 : 소만~소서
4기 : 대서~백로
5기 : 추분~입동
6기 : 소설~소한

 

그리고 땅의 기운인 육기는 1기는 궐음풍목厥陰風木, 2기는 소음군화小陰君火, 3기는 소양상화小陽相火, 4기는 태음습토太陰濕土, 5기는 양명조금陽明燥金, 6기는 태양한수太陽寒水가 주된 기운이 되어 그때의 날씨를 주관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고정적인 오운보다는 육기가 우리가 느끼는 날씨와 직접적인 관련이 많습니다.
이는 오운은 거의 변하지 않기에 기준 역할을 하지만, 육기는 그해의 간지에 따라(별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으나 아직 실증하지 못했음) 주된 기운 아래 손님 기운이 들어와서 그때그때 강하게 영향을 주고, 그에 따라 날씨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럼 육기를 살펴보면 간지로 정해년인 올해는 기본적인 주기에 다음과 같이 손님 기운이 들어옵니다.
1기 양명조금, 2기 태양한수, 3기 궐음풍목, 4기 소음군화, 5기 태음습토, 6기 소양상화가 많은 영향을 줍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올해는 전체적으로 목 기운이 강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목 기운은 기상 현상으로는 바람을 뜻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바람이 많은 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1기(대한~경칩)에는 궐음풍목이라는 주기에 양명조금이라는 객기가 작용합니다.

겨울은 그리 춥지 않고, 간혹 바람이 강하게 불고 추운 날이 있을 것입니다.

2기(춘분~입하)에는 소음군화에 태양한수가 영향을 줍니다. 조금씩 따뜻해져야 할 때 차가운 기운이 작용하여 늦게까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릴 듯합니다.

3기(소만~소서)에는 소양상화에 궐음풍목이 들어옵니다. 태풍이나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예상됩니다.

4기(대서~백로)에는 태음습토에 소음군화가 작용합니다. 이때는 장마철인데 소음군화가 작용하면 무덥고 습하다 한때의 강한 소나기로 열을 식히는 일이 예상됩니다.

5기(추분~입동)에는 양명조금에 태음습토가 들어옵니다. 건조한 가을까지 습한 기운이 작용합니다.

6기(소설~소한)에는 태양한수에 소양상화가 들어옵니다. 올겨울도 그리 춥지 않은 한해가 되겠습니다.

 

이상으로 오운육기로 올해의 날씨를 간략하게 훑어보았습니다.

어줍잖은 소리를 한 것이 아닌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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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이상한 겨울 날씨에 당황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 배운 우리나라 겨울 날씨의 특징인 삼한사온은 사라지고,

눈이 별로 오지 않던 서해안에는 폭설이 쏟아지지 않나, 

겨울 하면 설원이 생각나는 동해안에는 눈은커녕 너무 건조해서 산불이 자주 났습니다.

그 덕분에 신라시대에 창건했다는 낙산사가 홀딱 다 타버렸지요.

지난해까지만해도 이러다가 말겠지 하며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두둥! 

올해도 어김없이 이런 현상이 찾아왔습니다.

방금 뉴스에 보니 강원도 지역의 산불 감시 아저씨들은 불이 날까 노심초사 난리가 났더군요.

안 그래도 엊그제 이번에는 그냥 넘어 갈 수 없다, 원인을 궁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무엇 때문일까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기에 치우지 않은 두터운 겨울 이불을 방바닥에 펴고 그 위를 구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습니다.

그렇게 데굴데굴 구르다 살짝 잠이 들었는데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치며 목욕탕에서 뛰쳐 나왔듯이 "아싸!"를 외치며 이불을 박차고 튀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미친듯이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쳐 다녔습니다.

 

제가 이런 뒤죽박죽 겨울 날씨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하는 놈은 바로 '샨샤댐'입니다.

물론 앨니뇨 현상 때문에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간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 가운데 하나지만,

그것보다 우리나라에 이런 요상한 겨울 날씨를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은 샨샤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년인가 뉴스에서 샨샤댐 때문에 황해로 흘러들어오는 물의 양이 줄어 염분 농도가 올라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는 날씨나 기온에 대해서는 듣지 못하고 그저 염분 농도가 높아져서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는 소식 정도만 들었지요.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최대의 댐이라는데 얼마나 많은 물을 가둬 놓았겠습니까.

바닷물이 더 짜지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태계가 변하여 잡히는 물고기가 달라지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영향이 고스란히 육지에까지 미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중국 사람들이야 전기 얻고 홍수 피해를 막으니 좋다고 하지만 길게 보면 쓸데없는 짓, 언젠가는 다시 때려부숴야 할 겁니다.

 

아무튼 저는 이것을 "주전자 효과"라고 부르려고 합니다.

차를 마시려고 주전자로 물을 끓여 보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주전자에 물을 조금 넣느냐 많이 넣느냐에 따라서 끓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물이 적으면 당연히 빨리 끓지요.

그처럼 샨샤댐 때문에 황해로 흘러드는 물의 양이 줄어들었기에 증발량이 많아지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증발량이 많아지는 데는 그것만이 아니라 앨니뇨 현상으로 높아진 바닷물 온도도 한몫 할테고, 또 무서운 경제성장과 함께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중국 황해안의 공장들도 한몫 거들지 않을까 합니다.

 

아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인터넷을 뒤져서 찾은 자료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들어가니 바다의 위성사진 자료가 있더군요.

그냥 보기에도 바닷물 온도가 올라간 것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2001년 겨울부터 2006년 겨울까지의 사진입니다(12월 말~1월 초 기준).

 

 

2001년 겨울 

 

 2002년 겨울

 

 2003년 겨울

 

 2004년 겨울

 

 2005년 겨울

 

 2006년 겨울

 

 

샨샤댐은 2004년에 완공을 했다고 합니다.

사진을 다시 보시면 아시겠지만 2004년 겨울에 황해의 온도가 그 전해에 비해 급격하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자연이 가진 자정능력으로 2005년에는 조금 균형을 찾았지만 여전히 샨샤댐이 생기기 전보다 확실히 기온이 높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바닷물 온도가 이전보다 더 많은 물을 증발시켰을 것이고, 급속도로 진행하는 사막화와 더불어 날아오는 황사 같은 먼지와 만나 많은 비구름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 전라도에 무시무시한 눈폭탄을 때리는 것이지요.

앞으로 한동안 전라도는 이 눈폭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전라도쪽으로 내려가 살려고 하는 분은 이 점을 유의하셔야겠습니다.

 

그에 비해 동해안을 보면 예전보다 쿠루시오 난류가 조금밖에 올라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동해 바다의 온도가 낮아졌지요.

이는 샨샤댐에서 엄청난 물을 가둔 결과 황해의 염분 농도가 올라갔고, 그 때문에 삼투압 현상으로 황해에서 쿠루시오 난류를 당겨 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황해안은 '온도 상승+증발량 증가+황사 같은 먼지 대량 유입=폭설'이라는 결과가 나오고,

동해안은 '난류 감소+온도 하강=거꾸로 된 높새바람'이라는 결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높새바람은 동해안의 고온다습한 바람이 높디높은 태백산맥을 힘들어서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넘어가 영서지방에는 고온건조한 바람이 불어 이래저래 작물에 피해를 준다는 그놈입니다.

이제 그 높새바람이 거꾸로 영서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동해안은 풀과 나무가 바싹바싹 마르고, 누가 성냥불이라도 그으면 확 하고 산불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앞으로 태백산맥을 등산하시는 분들은 조심조심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셔야겠습니다.

 

이런 현상이 하루이틀에 끝날 것 같지도 않고 앞으로는 교과서의 내용도 다시 쓸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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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좀생이별이라고 부르던 별이 있었다.

그 별은 전통적인 별자리로는 28수 가운데 묘성에 해당한다.

 

서양에서는 그것을 황소자리, 플레이아데스 성단이라고 불렀다.

이 별은 겨울철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아쉽지만 이 별에 얽힌 우리네 전설은 서양의 전설만큼 내용이 풍부하지 않다.

우리는 전설보다는 현실에서 이 별을 이용하여 농사에 도움을 받았다.

먼저 서양의 전설을 보자.

 

 

플레이아데스는, 제우스에 대항했다는 이유로 하늘을 떠받치게 된 거인 아틀라스와 우라노스(하늘)과 가이아(땅) 사이에서 태어난 티탄신족인 강의 신 오케아노스의 딸 플레이오네 사이에서 태어난 일곱 자매 알키오네Alcyone, 켈라이노Celaeno, 엘렉트라Electra, 마이아Maia, 메로페Merope, 아스테로페Asterope, 타이게타Taygeta를 가리킨다. 인간인 시시포스의 아내가 된 메로페를 빼고는 모두 신들과 사랑에 빠졌다. 마이아는 제우스와 헤르메스를 낳았고, 엘렉트라는 제우스와 트로이를 세운 다르다노스를, 타이게테는 제우스와 스파르타를 세운 라케다이몬을 낳았다.

 

이들은 나중에 '플레이아데스 성단'이라고 하는 별자리가 되었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전설이 전한다. 미남 사냥꾼 오리온이 일곱 자매와 어머니인 플레이오네를 짝사랑하여 여러 해 동안 쫓아다니자, 제우스가 그들의 몸을 지킬 수 있도록 별이 되게 했다고 한다. 실제로 오리온자리는 황소자리의 바로 옆에 있다. 그걸 보고 오리온이 좇아 다녔다고 했나 보다.

다른 전설로는 이복 자매인 히아데스의 죽음에 상심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고 별이 되었다고도 하고, 또 아버지 아틀라스의 형벌을 슬퍼한 나머지 별자리가 되었다고도 한다.

 

이 별자리는 눈으로는 6개만 보이는데, 여기에도 몇 가지 전설이 전한다. 메로페가 인간을 사랑한 것을 부끄럽게 여겨 희미한 빛을 낸다는 설과 엘렉트라가 자신의 아들이 세운 트로이가 멸망하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자리를 떠났다는 설, 켈라이노가 벼락에 맞아 죽었다는 설 등이다.

 

이 별에 얽힌 서양의 이야기는 이렇다. 그럼 우리는 이 별을 어떻게 실생활에 이용했을까?

그건 바로 음력 2월 6~7일쯤 하던 좀생이 보기이다.

 

좀생이별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묘성昴星이라고도 한다. 눈으로는 여섯 개에서 열네 개까지 볼 수 있는데, 망원경으로는 100 개 이상 보이고 사진으로 찍으면 2천 개 이상이 찍힌다고 한다. 이 별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도 등장한다. 평양의 약수리 고분 벽화에 보면 주작 위에 일곱 개의 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좀생이 별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큰 의미를 지녔던 별이다.

음력 2월 초에 저녁밥 먹고 나서 이 별과 달의 거리를 보며 그해 농사와 신수를 점쳤다고 한다. 별과 달의 거리가 가까우면 아주 좋고, 나란히 가면 좋지 않고, 북쪽으로 가면 그나마 좋고, 남쪽으로 가면 아주 나쁘다고 한다. 그 까닭은 달은 밥이고 좀생이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들이란 먹을 것이 부족하면 앞질러 가서 달라고 하고, 넉넉하면 뒤에 가도 먹을 것이므로 천천히 가고, 알맞으면 저희가 있다는 것만 보이려고 바로 뒤에 좇아간다는 이치이다. 그 때문에 좀생이가 달의 앞을 가면 흉년, 바로 뒤에 가면 보통, 뒤에 떨어져 가면 풍년이라고 한다.

 

이름이야 어떻게 되었든지 동서양에서 모두 이 별을 바라보며 나름대로 의미를 붙인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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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똥은 어디 가지?


오늘도 화장실에 가서 끄응~ 행사를 치른다. 변비 환자가 아니라면 누구나 하루에 한 번씩 똥 싸러 간다. 은밀하고 보이기 싫은 역사가 이 화장실에서 이루어진다. 잠시 힘을 빼고 앉아서 변기에 떠 있는 이 똥의 운명은 어떨지 생각한다.

화장실이 서양식으로 바뀌면서 덩달아 우리 문화도 참 많이 바뀌었다. 하루에 한 번 이상 깨끗하게 몸을 씻는 습관이 생기지 않나, 남의 집에 가더라도 똥오줌만은 자기 집에 가서 싼다는 정신은 깔끔한 화장실이면 된다는 생각으로 바뀌지 않나, 뒷간은 멀어야 좋다는 이야기는 어디가고 집안에 화장실이 떡하니 버티고 들어섰지 않나.

어디 문화만 바뀐 것이 아니다. 똥도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 똥은 더러운 것,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것이 되었다. 텔레비전에서도 똥은 “○”이라고 나오고, 출연자들도 “똥”이라는 단어는 직접적으로 감히 언급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사람들도 똥 이야기를 꺼내면 슬슬 자리를 피하거나 얼굴을 돌리며 더럽다고들 한다. 그러나 누구나 똥을 싼다. 먹으면 싸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이치라 기막히게 잘생긴 남녀 연예인도, 재벌회장도, 심지어 개새끼도 싸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변화는 더 이상 농사짓지 않는 우리의 현실에서 왔다. 그러면서 오로지 석유 에너지에 의지하는 우리들. 농사도 이제 석유 에너지가 없으면 지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화학비료가 그렇고, 농약이 그렇고, 트렉터니 이앙기니 하는 기계가 그렇다. 그 결과 똥은 더욱더 우리의 삶과 유리된, 저 지하의 음습한 곳에 자리 잡은 정화조에나 자신의 둥지를 틀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오늘도 변기에 물을 내리면서 죄스런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늘 그렇다면 우리는 살 수 없을 것이다.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잊어버리고, 적당히 합리화하면서 산다. 하지만 이 똥은 분명 이 길을 따라 정화조로 갈 테고, 그곳에 가득차면 똥차가 와서 퍼가겠지. 그러고는, 그러고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저 깊은 바다에 버리겠지. 내가 어떻게 마음먹고 생각하든 그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신문에서 봤는데 동해에 똥을 버리는 곳이 세 군데 있다고 한다. 그럼 그 똥이 거기서 그대로 가라앉을까? 물고기가 먹거나 해류를 따라 여기저기 흩어지지 않을까? 아무튼 똥이나 하수는 슬러지 처리를 거쳐 해양투기라는 운명을 맞는다.

더럽고 쓸모없는 똥이 제값을 받는 곳은 농사밖에 없다. 일제강점기에 금비金肥라고 부르는 화학비료가 나오기 전까지 똥은 엄청난 대우를 받으며 지냈다. 앞서 얘기했듯이 똥은 아무데서나 함부로 싸면 안 되는 소중한 존재였다. 사실 똥을 더럽고 쓸모없는 것으로 여긴 것은 서양 사람들이다. 파라솔과 하이힐을 왜 만들었는지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 것이다. 옛날 서양 도시의 집에는 화장실이 없어 요강에 똥을 싸서 밖에다 휙 던지니 똥벼락 맞기 십상이었다. 그리고 거리에 널린 똥을 밟지 않기 위해서 하이힐 같은 신을 신어야 했다고 한다. 똥을 그렇게 아무렇게나 버리니 강이 더러워지고 전염병이 창궐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 아름답다는 베르사이유의 궁전에 지금은 모르지만 예전에는 화장실 하나가 없었다는 사실을 아실랑가 모르겠네.


우리 집에서도 똥은 여전히 천덕꾸러기 신세지만, 앞으로 귀하신 몸이 될 날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마누라 등살에 아직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확 밀어붙이면 될 테지만 그런 수단을 쓰면 쓰겠나. 때가 되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기다림, 이건 내가 농사를 지으며 배운 미덕이다. 내가 농사짓는 밭에는 집에서 똥을 받아다 거름을 만드는 분이 있다. 그 분은 차도 없는데, 그래서 똥을 통에 담아 손에 들고서 버젓이 버스에 탄다고 하신다. 냄새가 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똥을 들고 버스에 오른다는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지 않는가.

우리 집에서 똥은 아직 천덕꾸러기지만 오줌만은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 이런 저런 실험을 거친 결과 1.8리터짜리 우유병이 오줌을 받기 가장 알맞다는 결과를 얻었다. 1.5리터짜리는 입구가 너무 좁아 거시기를 맞추기 힘들고, 1.8리터가 딱 알맞다. 궁금하신 분은 지금 당장 넣어보시라. 특이한 분이 아니시라면 다 알맞을 것이다. 여자의 경우에는 번거롭기 짝이 없다. 일단 바가지에 오줌을 받은 뒤 다시 통에 부어야 한다. 이렇게 오줌만 받아도 수도세가 확 줄어든다는 사실! 돈도 벌고, 거름도 받고, 물도 아끼고, 그러면서 절로 환경도 살리고 이거 일석몇조인지 세기도 힘들다.

이렇게 통에다 사나흘 오줌을 싸면 둘에서 세 통을 받을 수 있다. 이걸 자전거 바구니에 실고 밭에다 한 번씩 날라서 두엄자리에 뿌려 거름을 만들거나, 아니면 조리개에 물과 5:1 비율로 섞어서 웃거름으로 준다. 오줌을 주고 며칠 뒤에 보면 이게 장난 아니다. 어찌나 무럭무럭 자라는지 말로만 듣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모든 것은 변하고, 그래서 흐른다. 이 흐름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금 우리의 삶은 너무 많이 끊어져 있다. 단적으로 똥이 그렇고, 에너지가 그렇고, 돈과 잡히지도 않는 환영에 끄달리며 사는 모습이 그렇다. 자기의 삶을 어떻게 이어지도록 살 것인지는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사는 게 다 그렇다는 말이나 살다보면 그렇게 된다는 말은 핑계나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나는 농사를 통해 바로바로 순환하고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좋다”라는 생각을 한다. 풀을 매고 씨를 심으며 순간순간 나 자신을 돌아보고, 그러면서 마음까지 돌볼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입으로만 신나게 구호를 외치고 마땅한 말을 쏟아 붓기만 하며 자신의 삶은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그런 분들에게 농사를 권하고 싶다. 농사야말로 나를 살리고, 이웃을 살리고, 환경을 살리는 참으로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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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 마른 늦겨울과 초봄을 보며




지난 섣달부터 정월까지, 온통 아주 바싹 말라 있습니다. 뻥 좀 보태면, 길을 걷다가 버석거리는 소리에 놀랄 정도입니다. 집안도 너무 말라, 빨래를 널면 금세 마르니, 그거 하나는 좋습니다. 이런 때는 작은 불씨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다행히 올해는 아직 큰불이 났다는 소식은 없네요. 작은 불은 몇 번 났다고 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건조한지 피부로 다가오지 않으시나요? 요즘 평균 상대습도가 30~50% 안팎입니다. 사람이 가장 기분 좋다고 느끼는 상대습도가 60% 안팎이라고 합니다. 상대습도가 80%를 넘으면 슬슬 짜증이 나죠. 그러면 옆에 사람이 붙는 것도 싫습니다. 심지어 남편이 은밀한 눈길을 주며 찰싹 들러붙어도 발길질로 밀어낼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건조한 날씨가 왜 그럴까요? ‘겨울은 으레 그러니까’라고만 생각하시나요? 뭐, 그게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거기에 더 뭐라고 덧붙일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재밌는 해석이 있습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시길 바라며,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우리 가끔 하늘을 보자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이라는 시구를 아실 겁니다. 시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요즘 하늘을 올려다보신 적이 있나요? 90년대에는 ‘그래 우리 가끔 하늘을 보자’라는 말이 유행한 적도 있지요.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인생이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자는 말입니다. 하늘은 그렇게 나 자신을 돌이켜보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런 생각은 우리네 전통과 관련이 깊습니다. 예부터 우리에게 하늘은 그냥 하늘이 아니었습니다. 서양에서도 하늘은 신의 섭리에 따라 움직이는 무엇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이 가장 어여삐 여기시는 사람이야말로 세상의 중심, 아니 온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해 지동설을 주장했지요. 지금은 초등학생도 웃을 일입니다.

우리도 사정은 그네들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왕을 중심으로 한 정치체제를 세운 동양에서, 하늘은 왕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존재였습니다. 아마 하늘에서 무언가 읽고 전하는 무속이 그런 형태로 발전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하늘을 보는 일은 천자의 일, 그래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하늘을 보고 한 일은, 바로 ‘때’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요즘과 달리 그때는 ‘때’를 찾는 일이 참으로 중요했습니다. 때를 제대로 찾지 못하면, 큰일이 났지요. 농업이 나라의 주요 근간이어서 제때 농사짓지 못하면 어마어마한 재앙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핸드폰만 열어도 날짜와 시간을 바로 알 수 있지만, 그때는 어디 그런 것이 있었나요. 우리는 정말 엄청난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음에 고마울 뿐입니다.

옛사람들은 하늘에서 ‘때’만 본 것이 아닙니다. 자꾸 때 때 거리니 때밀이가 생각나네요. 그럼 때 말고 무엇을 보았느냐. 바로 하늘의 움직임에서 인간사의 길흉화복을 읽었습니다. 이 전통은 우리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먹고 자고 싸는 인간이라면, 어디에 살든지 다 똑같았습니다. 우리는 내 앞날이 어떨지 한치 앞도 모릅니다. 그만큼 우리는 이 세상에 어떻게 왔는지 모르는, 내던져진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안하고 무섭고, 어떨 때는 두렵기까지 합니다. 평소에는 별로 자각하지 못하고 살다가, 나를 돌아볼 일이 생기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럴 땐 별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자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 사람은 무언가 의지할 곳을 찾습니다. 교회에 나가거나 산을 찾거나 술을 마시거나 점을 보러 갑니다. 그런 것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하늘을 보는 일이었습니다.



하늘에 불이 났다?


그럼 그들은 하늘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요? 알아 맞춰 보세요. 네, 별입니다. 인간은 예부터 밤하늘의 별을 보고 거기에서 인간사의 길흉화복을 읽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넘기고,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과 연관된 부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 밤하늘의 별이 어떤데 그걸 건조한 날씨와 연결시키려는지, 얼토당토않은 소리겠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십시오.

그럼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시길 바랍니다. 어떤 별이 보이나요? 별자리를 잘 모르신다고요. 저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별자리를 찾아보았습니다. 군포에서 농사지으시는 우리의 별 선생님께 “별바라기”라는 좋은 프로그램을 소개받아 그걸로 보았습니다.

요즘 밤하늘에는 벌건 별 하나가 엄청나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화성입니다. 처음 하늘에 관심을 가진 뒤 화성을 볼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세상은 놀라움과 신기함으로 가득합니다. 도무지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별들 가운데 움직이는 건 떠돌이별, 그 자리에 늘 있는 건 붙박이별이라는 걸 학교에서 배워 아실 겁니다. 특히 붙밭이별에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여 만든 것이 바로 별자리입니다.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는 동·서양이 서로 다르지요.

그리고 떠돌이별 가운데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수성, 금성, 화성, 토성, 목성입니다. 이렇게 다섯에서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목, 화, 토, 금, 수라는 오행이 나왔습니다. 또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해와 달에서는 바로 음과 양이 나왔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음양오행이란, 하늘의 법칙에서 온 우리식 과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이 뭐 별 건가요. 복잡한 공식, 수학 풀이, 딴 나라 이야기 같은 것만 과학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것들에서 규칙과 법칙을 찾아 정리하면 그것이 바로 과학입니다.

밤이면 우리의 머리 위에서 시뻘겋게 빛나는 화성이 요즘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 아시나요? 바로 미리내(은하수)에 푹 빠져 있습니다. 지난해 동짓달부터 미리내에 빠져, 지금도 미리내에서 헤엄치며 놀고 있습니다. 강물에 뜨거운 불이 빠졌으니 어떻겠습니까? 물론 불이 꺼질 수도 있지요. 그러나 물이 마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아주 근거가 없는 이야기인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상대습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표에 나오는 날짜는 양력 기준입니다. 그리고 상대습도의 단위는 %이고, 수원에서 관측한 기록입니다.

먼저 동짓달인 양력 12월 10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0일

70

20일

79.3

30일

53.1

11일

80.9

21일

80.4

31일

54

12일

79.6

22일

64

1일

51.8

13일

65

23일

73.8

2일

62.1

14일

61.4

24일

73.1

3일

65

15일

72.9

25일

75

4일

64.4

16일

72

26일

69.5

5일

75.6

17일

73.8

27일

83.1

6일

86.9

18일

82.5

28일

90.6

7일

93.4

19일

74.6

29일

72

 

 

동짓달에는 화성이 미리내에 빠졌다고 해서 그렇게 건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반적으로 습했습니다. 이거 알다가도 모를 노릇입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섣달은 어떤지 보겠습니다.

8일

79.6

18일

42.1

28일

54.3

9일

57.1

19일

45.1

29일

57.1

10일

54.4

20일

53.8

30일

52.1

11일

80.1

21일

75.1

31일

49.1

12일

69.5

22일

89.6

1일

52.9

13일

46.4

23일

65.9

2일

60.1

14일

50.9

24일

40.8

3일

68.6

15일

38.6

25일

48.1

4일

59.4

16일

37.1

26일

52.6

5일

50.9

17일

40.5

27일

57

6일

54.9

섣달에 들어오면서 동짓달보다는 더 건조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순을 지나면서부터는 확실히 습도가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마지막으로 설날부터 오늘까지의 습도를 살펴보고, 무엇 때문인지 따져 보겠습니다.

7일

54.9

12일

31.4

17일

42.4

8일

61.6

13일

40.4

18일

52

9일

65.8

14일

56.6

19일

68

10일

66.4

15일

38.1

20일

57.3

11일

63

16일

42.5

 

 

정월은 지난 섣달보다 더 건조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뭔가 감이 오지 않으신가요?



화성이 미리내에 빠진 날


동지섣달과 정월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가요? 바로 년年입니다. 동지섣달은 아직 정해년이었고, 정월이 되면서 무자년으로 넘어왔습니다. 제가 예전에 쓴 「무자년을 꼽으며」라는 글을 보셨으면 기억하실 텐데, 거기에서 무자년은 불 기운이 강한 해라고 했습니다. 무자년에는 은은하고 뜨끈한 불이 아닌 무시무시하게 뜨거운 불 기운이 가득합니다. 화성이 바로 그런 불 기운의 상징이니,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더 활활 타겠지요. 무자년으로 들어서며 이런 불 기운을 받아, 마침내 미리내의 물 기운을 누르고 물을 말리고 있다고 해석하면 재미있지 않나요.

미리내 근처에는 물과 관련한 우리 별자리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하늘나라의 우물인 정수井宿(서양의 쌍둥이)가 있고, 마시면 불로장생할 수 있는 물이 샘솟는다는 옥으로 된 우물인 옥정玉井(서양의 오리온)이 있습니다. 또 나라의 운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어 고대에는 해마다 제사를 지낸 강의 발원지 사독四瀆(서양의 외뿔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한강, 낙동강, 대동강, 용흥강이 이에 해당됩니다. 물과 불을 상징하는 남하南河(서양의 작은개)와 북하北河(서양의 쌍둥이)도 있습니다. 북하는 물이 어떻게 될지 그 조짐을 살피던 별자리이고, 남하는 불의 조짐을 살피던 별자리였습니다.

이렇듯 우리의 별자리는 우리네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별과 우리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늘의 나라에서 어떤 일이 생기면, 그것이 우리 인간의 세상에도 어떠한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별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예측한 것이지요. 미신이고 얼토당토않은 소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으나, 별의 세세함 움직임이 어떻게든 우리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요? 너무나 적고 무시할 만한 크기라서 눈에 드러나지 않을 뿐,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는 달이 바닷물을 끌었다 놨다 하는 것도 눈으로 보기 전에는 모릅니다. 입춘이 지나면 개들이 털갈이를 하듯이 사람도 털갈이를 한다는 작은 사실도 놓치기 일쑤입니다. 요즘 머리칼이며 거웃이 얼마나 많이 빠지는지 모릅니다. 궁금하시다면 슬그머니 거시기에 손을 넣어 보세요.

올해 초는 그렇게 불 기운이 드세서 그런지, 안팎으로 들고일어나 부딪치는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쨍쨍쨍쨍 귀가 아플 정도입니다. 누구나 다 아실 테지만, 불 기운이 드센 관악산의 기운을 누르고 서울을 지키고 섰던 것이 바로 숭례문이었습니다. 그런 유적이 올해 정월 초에 불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한 줌 재로 변했습니다. 그 불씨는 한 사람의 이기심이었다지만, 그건 그 사람만의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기회의 불평등과 체계 없는 행정,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관행, 눈앞에 성과만 낳으려는 조급증 등이 낳은 결과입니다. 이것들을 계속 무시한다면, 이보다 더한 엄청난 불기둥이 솟구칠 겁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달도 차면 기우는 법. 프로그램으로 확인하니 4월이 되면 화성이 미리내에서 빠져나옵니다. 그렇다고 그 여파가 다 물러나지는 않겠지만,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고 연둣빛이 세상을 가득 채울 때면 때에 맞춰 비가 내릴 것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곡우에 비가 와서 한 해 동안 곡식을 잘 키워 주시고, 우리를 배부르게 할 겁니다.




☯ 도움 주신 분과 참고한 자료들

좋은 프로그램을 알려주신 군포의 김지현 별 선생님

늘 재밌게 글을 읽고 꼬집는 아내와 털갈이를 보여준 연풍

기상청 http://www.kma.go.kr/gw.jsp?to=/weather_main.jsp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별자리, 안상현,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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