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농담2714 실연 실연 손을 내밀면 닿을 것 같은데, 소리 높여 부르면 달려올 것 같은데, 눈을 감으면 보일 것도 같은데, 바람소리에 그대 음성 들릴 것도 같은데,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디에도 없습니다. 텅 빈 방 안에 내 목소리만 울립니다. 2008. 5. 16. 거미 거미 해질녁이면 거미는 새로운 거미줄을 칩니다. 아침에 이슬이 달린 거미줄은 전날부터 친 겁니다. 그 모습에 내 반성 없는 모습을 돌아봅니다. 난 내일을 맞을 자격이 있나요? 2008. 5. 16. 여름의 끝자락 여름의 끝자락 머리 위로 높이 떠 따갑게 내리쬐던 햇살. 어느덧 비끄러미 옆으로 돌아누웠고. 쭉 뻗은 수숫대에는 빨간 낱알들이 다닥다닥. 한여름 무더위처럼 시퍼렇던 벼에는 메뚜기들 하나둘 소풍 나오고, 무성한 이파리 잔뜩이던 나무들은 바쁘게 별을 맺는다. 2008. 5. 16. 기차 기차 산을 돌아 기차는 어데로 갈까? 상채기 난 기차는 울고, 우연히 만난 소년의 외침도, 기억 잃은 할매의 마음도. 기차는 달린다. 그곳으로. 2008. 5. 16. 해 해 서산 너머 지는 해 어린 누이 눈망울 같구나 서산 너머 지는 해 잠든 누이 얼굴 위에 떴다 오빠 오시는 날 다시 뜰 그 해를 보며 2008. 5. 16. 곰보 곰보 다른 이와 다르게 패인 얼굴. 바라보는 시선들 날아와 자국마다 박힌다. 세수하면 없어질까? 문대도 보고. 메우면 사라질까? 시냇물에 얼굴 담군다. "어무이, 왜 내 얼굴 이렇소?" 어무이 무릎에 박혀 치마폭 적신다. 잠든 곰보 얼굴 위로 별들이 내려와, 어머니 손길이 닿는다. 2008. 5. 16. 이전 1 ··· 444 445 446 447 448 449 450 ··· 453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