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농담/雜다한 글672 기다림 기다림 - 김석기 저녁 놀에 놀란 개 왕왕거리고 나무 탄 내 한가득 마당을 채울때면 그를 기다립니다. 오늘은 누구네 잔치라면서 단 짧은 양복을 한껏 차려입고서 큰 목소리 내시던 그는 언제쯤 오실런지 밥 한그릇 소복히 담아서 아랫목에 뜨끈히 재워두고 소롯이 잠이 들때면 그는 으레 뒷산을 울리.. 2008. 9. 13. 별 별 쨍쨍한 봄볕에 하얀 조약돌을 널어 놓고 벌겋게 달구며 기다리던 그 저녁. 별 다른 이유는 없었다. 캄캄한 밤이 오면 다시 하늘로 던져 올려 어머니 오시라고... 하얀 별들을 주머니 가득 담고서 해 넘어 가길 기다리던 그 저녁 별이 나면 돌아오시던 어머니를 기다리던 그 저녁. 양 손 가득 별을 쥐고.. 2008. 9. 13. 봄 봄 꽃잎이 흩날리는 인적없는 길을 한없이 마냥 걷고 싶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찻집 창가에 앉아 그냥 시간을 보내고 싶고, 도서관 한켠에 쭈그리고 앉아 시집을 들척이고도 싶고, 고궁으로 들판으로 어딘가로 떠나고만 싶고, 볕이 잘 드는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싶고, 그러다 밤이 오면 좋은 .. 2008. 9. 13. 石藏골 石藏골 - 김석기 석장골 깊숙히 인적 없는 그곳에, 낮은 지붕 가진 소박한 집 한 채. 오만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단아한 자태에 그 안에 머무는 이 마저도 겸손해진다. 작은 방 두 간에 부엌 한 간 누가 한 간씩 차지할까 생각하니, 本來 내 것은 없었구나. 그때 그때 머무는 이가 주인이라. 흙, 물, 불, .. 2008. 9. 13. 다빈치 코드 다빈치 코드 어젯밤 술술 읽히는 바람에 새벽까지 다빈치 코드를 붙들고 있었다. 한마디로 은폐되고 억압된 여성성의 역사라고 할까?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그런 비밀이 있었는 줄은 몰랐다. 정설은 아니겠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리는 없을 터이다. 성배, 장미, 다윗의 별, 정사각형 십자가에 얽힌 .. 2008. 9. 13. 도시, 비둘기 도시, 비둘기 높이 솟은 빌딩 숲 속에 먹이 찾아 뒤뚱거리는 나는 도시비둘기 솔개 보다 빠른 자동차도 지축을 흔드는 발걸음도 나를 쫓아내지 못한다. 검은 때 묻은 깃털은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무기 오늘도 나는,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다닌다. 윤기 흐르던 고운 빛깔도 푸른 하늘 날으던 튼튼한 날.. 2008. 9. 13. 이전 1 ··· 94 95 96 97 98 99 100 ··· 11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