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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싣는순서 |

1. 총성 없는 전쟁 토종종자를 지키자
2. 신품종 개발로 농가 일손 덜고 소득 올리고
3. 'NON GMO' 농업의 새로운 가치로
4. 농업의 신소득원 '곤충산업' 떠올라
5. 수출농업으로 농산물 시장 확대 모색



농작물 재배의 가장 기본은 종자다. 비료, 농약, 용수 등 타 요소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종자가 좋지 않으면 원하는 만큼의 생산량을 거두기 어렵다.

종자를 비롯한 농업유전자원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식량생산과 국가의 부를 창출하기 위해 활용되는 유전재료다. 특히 토종종자는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에서 대대로 살아왔거나 농업생태계에서 농민에 의해 대대로 재배 또는 이용되고 선발돼 내려와 한국의 기후풍토에 잘 적응된 식물이다. 특성에 맞는 유전인자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품종 육성의 근간도 되고 있어 생명공학의 무한한 원료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야생종 소멸과 육성품종의 재배면적 확대로 인해 유용한 재래종이 소멸되는 등 생물다양성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어 이들의 확보와 보존 및 지속적 활용이 중요시되고 있다.

우리나라 종자산업은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 종자기업들이 줄지어 외국기업에 인수 합병되면서 침체기를 걷고 있다. 이렇다보니 매년 종자 구입에 매년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정부는 과도하게 지급되는 로열티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토종종자 육성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장미와 국화, 참다래, 난, 버섯, 딸기 등 지난 2006년부터 해외에 로열티를 많이 지급하는 6개 품목을 선정해 로열티 대응 연구사업단을 운영하며 국산 품종개발과 보급활동 등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로열티대응사업 추진으로 지난 2007년 34.6%이던 딸기의 국산품종 보급률을 지난 2014년에는 86.1%까지 올렸다. 장미는 4.4%에서 29%로, 국화는 4.5%에서 27.9%로, 참다래는 4.0%에서 20.7%로, 버섯은 35%에서 48%까지 끌어올렸다. 농식품부는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423개 품종을 개발·보급해 약 311억원의 농업인 로열티 부담을 절감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종자산업에 있어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등에 밀리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우리나라가 외국에 지급한 농작물 로열티는 819억원이다. 같은 기간 외국으로부터 받은 로열티는 3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이면 해외 종자의 로열티 지급액이 7900억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종자를 지켜나가는 노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종자는 농업생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투입요소다. 우량품종의 종자를 공급하는 것은 농업생산의 양적 증대뿐만 아니라 질적 향상을 가져온다.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는 토종자원 5만2526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토종종자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지난 1990년대 전국 농촌지도소를 활용하고 산간도서 등에서 자체 수집할 뿐만 아니라 2000년대에는 토종종자 기증 캠페인 등을 통해 토종종자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현재 농업유전자원센터가 보유 중인 토종자원은 벼 7434, 맥류 4992, 두류 2만1912, 잡곡 7534, 서류 66 등 식량 작물 4만1938, 채소 3519, 화훼 114 등 원예작물 3758, 섬유 56, 약용 890 등 특용작물 6468, 사료 201, 자생 55 등 기타작물 362로 총 5만2526 자원의 토종자원을 보관하고 있다.이는 농업유전자원센터가 보관 중인 식물 유전자원 21만761자원 중 24.9%에 달한다.

농업유전자원센터 환경재해 등에 대비해 종자를 안전하게 보존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식물종자 1554종 21만761자원, 식물영양체 996종 2만8027자원 등을 보존하고 있다.

유전자원센터 21만 자원 보존
재래종 수집, 연구 위한 분양

현재 이 자원들은 전주와 수원에 위치한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각각 이중으로 보관하고 있다. 만약 한곳의 센터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이중으로 중복해 보관하고 있는 것.

또한 30여년 보관할 수 있는 영상 4도의 중기보존실, 100년을 보존할 수 있는 영하 18도의 장기보존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함께 초저온보존(-196도)과 DNA은행(-80도) 등을 통해 영구보존도 하고 있다.

농업유전자원센터 윤문섭 농업연구관은 "농업의 기초가 되는 종자는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이중, 삼중으로 중복해 보존하며 지키고 있다"며 "예전 국외로 나가게 됨에 따라 우리나라에 보유하지 못하고 있던 종자 4000여점도 지속적인 노력으로 러시아와 미국, 독일, 일본 등으로부터 받아 보존하고 있는 등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보존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2008년 UN식량농업기구(FAO) 공인 '세계종자안정중복보존소'로 지정 받아 인류공동의 재산이기도 한 유전자원을 영구 안전 보존해 세계 식량난 해결에도 기여하고 있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국제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노르웨이 북극섬 지하갱도에 설치된 스발바르 국제종자 저장고에 우리나라 작물인 고추와호밀, 기장, 녹두, 들깨, 배추, 호박 등 30작물 1만3185자원을 보관하고 있다.

2009년 3월에는 세계생물다양성연구소(BI)로 지정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우리나라 선진 유전자원 보존관리 기술을 전수하는 국제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은 지난 2011년부터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토종 종자 수집을 시작해 현재 47작목 267종을 확보해 보존하고 있다. 수집된 토종 엽체류에 대해서는 우리 자원으로서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품종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시니그린(항암성분)이 많은 토종 갓과 락투신(항스트레스 성분) 함량이 많은 토종 상추 2종에 대해 품종 출원하기도 했다.

토종 작물들은 특유의 쌉쌀한 맛에 대한 소비자 기호가 낮고 생산량이 적어 일부 농가에서 자가 소비용으로 텃밭에서 재배되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향토음식과 웰빙 먹거리에 대한 수요증가와 함께 옛 추억의 맛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토종 작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토종작물은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어 토종종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재배방법 등에 대한 개발이 필요시되고 있다.



http://www.h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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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종자원, 무보증·허위표시 불량품 유통조사 확대

#사례1. 전남 신안군에서 대파를 재배하는 A영농조합법인은 올봄 B종묘상에서 대파종자를 사서 뿌렸다. 포장지에 발아율 75% 이상으로 표시돼 있었으나 싹이 거의 나지 않아 대파농사를 망쳤다. A법인은 종자회사에 배상을 요구하고, 국립종자원에 해당 업체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립종자원은 즉각 종자분쟁조정위원회를 소집해 종묘상을 조사했다. 이어 피해실태를 확인한 국립종자원은 종묘상에게 A법인에 8000여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아울러 종묘상에 종자산업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물렸다. 

#사례2. 채소씨앗을 주로 취급하는 C종묘상은 이동 차량에서 파는 배추 종자 800㎏을 구입해 D농가 등에 팔았다. 파종된 배추종자에 싹이 트지 않자 D농가는 국립종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종자를 판매한 C종묘상은 미등록 종자를 판매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는 한편,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고구마와 고추, 배추, 상추 등 불법종자는 한해 농사를 망친다. 씨감자의 경우 불법종자를 모르고 쓰면 바이러스 등 병충해에 노출돼 생산량이 절반가량으로 뚝 떨어진다. 불법종자는 농업인뿐만 아니라 힘겹게 신품종을 개발한 종자업체나 민간 육종가 등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그래서 국립종자원은 불법종자 유통 근절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세계 속의 종자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신품종보호와 종자산업 육성지원 등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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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종자원 연구사가 신품종보호출원한 꽃 종자를 시험포장(試驗圃場)에 심어 특성을 조사하고 있다. 종자원은 신규성, 품종명칭, 구별성, 균일성, 안정성 등을 종합심사해 품종보호권설정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국립종자원 제공

◆농사 망치게 하는 불법종자 단속 강화

11일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유통 중인 종자에는 농업인 등 종자 소비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용기나 포장에 품종명, 수량, 발아율, 생산연도, 포장연월, 발아보증시한, 가격 등이 의무적으로 표시돼야 한다. 이를 위반해 적발된 불법종자는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126건이다. 50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2828만원이, 43건에 대해서는 벌금 4880만원이 부과됐다. 품질표시 위반이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증위반 30건, 종자업등록 위반 23건, 판매신고 위반 22건, 발아보증시한 경과 14건 등으로 나타났다. 배추, 무, 감자, 고추 등 한번에 적발되는 불법종자 물량은 수백㎏에서 수천㎏에 달한다. 수만∼수십만㎡의 농사를 망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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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립종자원은 무보증 종자나 품질 허위 표시 종자 등 불법·불량종자를 뿌리뽑고자 경로별 유통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작물별 주산지를 중심으로 유통 성수기에 집중단속을 한다. 특별사법경찰관의 불법유통 유형별 기획수사, 고소·고발의 신속 조사·사법 처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 텃밭 등을 활용한 도시농업이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해 인터넷이나 우편을 이용한 수입종자를 수시로 단속한다.

특히 1개의 품종에는 1개의 고유명칭만을 사용해야 하지만 여러 명칭을 쓰는 불법관행이 만연해 있다. 1품종 다명칭은 마치 신품종이 출원된 것처럼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하는데 가격마저도 비싸게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종자의 특성상 정밀 유전자 분석과 재배시험 비교분석 등 오랜 시간을 거쳐 연구해야 구분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국립종자원은 최근 종자등록 시에 제출한 보관 종자샘플과 시중에 유통되는 고추와 배추, 무 종자의 DNA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167개 품종이 다른 명칭을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돼 생산·수입판매 신고를 취하하거나 원품종으로 일원화했다. 유통종자의 품질표시(발아율, 용량) 정밀검사와 허위표시 종자의 과태료 부과·판매 중지 조치 등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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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종보호… 농업생산성·농민소득 증대

교황청은 인간을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농작물 품종을 개발한 육종가에게 상금을 주고 표창하고자 1833년 ‘식물의 종류를 개량한 육종가를 위한 보수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 이것이 국제품종보호제도의 출발이다. 1961년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식품신품종의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1968년 국제식품신품종보호동맹(UPOV)을 발족했다. 현재 회원국은 74개국이다. 1997년 12월 식품신품종보호제도를 시행한 우리나라는 2002년 1월 50번째로 UPOV에 가입했다.

식품품종보호제도는 신품종을 육성한 육종가에게 그 품종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독점할 수 있도록 보호한다. 이 제도는 우수품종 육성과 우량종자의 보급을 촉진해 농업 생산성과 농업인 소득을 증대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199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식물 신품종 보호출원은 8856건, 보호권등록은 6376건을 기록했다. 2010∼2014년 누계 기준 출원품종은 3182건으로 UPOV 회원국 중 7위를 기록했다. 국립종자원은 신규작물 품종식별·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품종보호 출원품종의 재배심사 지원을 위한 품종식별 유전자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 재배·심사인력의 역량강화로 출원품종 심사품질과 전문성을 높이고, 품종보호권 침해분쟁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약 50조원의 종자시장을 선점하려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품질검정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립종자원이 국제종자검정협회(ISTA)로부터 국제종자분석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다. 국립종자원이 운영 중인 ISTA 인증실험실에서 발급한 증명서는 종자 수출입 때 첨부된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 981건의 국제종자분석증명서를 발급했다. 국립종자원 관계자는 “2017년까지 종자검정 서비스 대상을 모든 작물로 확대하고, 품종보호출원도 세계 6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2&aid=000310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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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조선시대까지는 채소 종자의 생산, 유통에 대한 기록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약간의 기록이 나타나지만, 역시나 곡물 생산에 중심을 두고 있었기에 채소 종자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채소보다는 곡물이 위주였고, 또 채소의 생산주체가 대농이 아닌 소농이 중심이었으며, 저장시설이나 운송수단의 부족으로 도시에 가까운 근교에서만 주로 생산되어 유통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산의 열무라든지, 뚝섬의 배추 등이 유명했던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종자회사로는 1916년 일본인이 세운 부국원을 시작으로, 이에 자극을 받은 조선인들이 1920년대 세운 조선농원, 경성채포원, 우리상회 등이 있다. 부국원에서 일하던 요시자와는 1928년 현재의 명동에 경성종묘원을 세우고, 1937년 일본의 다키이 종묘가 조선 다키이 종묘를 설립해 영업을 시작한다. 일본인 종자회사의 경우 전남과 경남, 제주도 일원에서 채종한 무(주로 궁중 무) 종자를 전국 각지의 소매상에게 판매했고, 이것이 지방의 오일장 난전에서도 거래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조선인 종자회사는 주로 농가에서 직접 채종한 종자를 수집하여 판매하는 형태를 취하였다고 한다. 

당시 주로 판매되는 채소 종자는 김장거리인 무와 배추였다. 개성배추, 서울배추, 일본에서 수입한 궁중 무는 물론, 중국에서 수입한 포두련, 지부 같은 결구배추와 직예와 화심, 산동 같은 반결구배추가 주로 판매되었다. 인기는 단연 결구배추였다고 한다.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고 연합군의 폭격으로 일본에서 종자를 수송하기 어려워지자 국내에서 채종을 시도하게 된다. 그러다 해방이 되면서 일본인 소유의 종자회사는 한국인에게 불하가 되는데, 다키이 종묘의 경우 多起李 종묘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북쪽에서 종묘업을 하던 정순보와 이춘섭, 최덕환이 남으로 넘어와, 각각 서천과 부산(흥농종묘사), 서울에서 종묘업을 이어간다. 1954년 진주 농업시험장에서 근무하던 김원덕은 한국 최초의 1대잡종(F1)인 진주교배1호 오이 품종을 발표하고, 이후 1961년 제일종묘를 설립한다. 한편 이 시기에 활동한 우장춘 박사는 한국 채소 종자산업에 한 획을 긋는다. 한국의 채소 종자산업은 우장춘 박사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그의 업적은 대단했다. 우장춘 박사로 인하여 채소의 육종과 종자 생산의 기틀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1961년 채소 종자 관계법령인 '농산종묘법'이 발효됨에 따라 종묘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종자 사업에 임하게 된다. 각 종자회사의 육종 연구농장에서 1대잡종 품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여 보급함에 따라 농민들도 점차 그 우수성을 인정하면서 신품종을 선택하게 된다. 이에 종자회사들은 우수한 품종의 고품질 종자를 생산하는 데 더욱 노력하게 되었다.

1965년에는 한국 종묘생산협회가 발족되면서 국가에서 관리하던 채소 종자의 수급과 수입종의 수급을 협회가 관할하게 된다. 당시 한국에서 개발된 1대잡종 품종은 아직 많지 않아 주로 일본에서 수입한 품종을 재배하는 농가는 높은 소득을 올렸다. 이에 일본에서 종자가 밀수입되기까지 하여 경남 일대에서 널리 유통되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수입을 통제하고 협회의 회원에게만 종자 수입권을 부여하여 여러 종자회사들이 협회에 가입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농림부에서는 채소종자 수급계획에 따라 수입물량을 확정하고, 이를 놓고 협회가 회원들의 등급에 따라 수입량을 할당해주었다. 각 종자회사는 서로 더 많은 물량을 할당받기 위해 사활을 걸고 경쟁을 하며 심한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이러한 갈등은 1991년 종자의 수입이 자유화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1970년대는 종자업계에 지각변동이 심하게 일어난 시기이다. 1973년 '종묘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종자의 관리규정이 강화되어 이를 따르지 못하는 종자회사는 자연도태되며 종묘상으로 전락했다. 한편 규정된 시설을 구비하고 규정된 수의 기술자를 확보한 새로운 종자회사들이 탄생하는데, 이때 업계에서 활동하던 기술자 출신과 뜻을 지닌 젊은이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다. 대표적으로는 1976년 신동식이 동아종묘를 인수하며 설립한 서울종묘가 있다. 1981년에는 국내 농약회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한농이 종자업계 3위인 제일종묘를 인수하면서 종묘업을 시작하고, 수원에서 흥농종묘의 총판을 하던 고희선은 채소종자의 생산과 육종 사업에 뜻을 두고 농우종묘를 창업한다. 한농은 이후 1995년 동부그룹에 인수된다. 

1985년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종묘업계는 다시 변화를 겪고, 2000년대에는 기존 종자회사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새롭게 창업을 하는 일이 많았다. 특히 90년대 말 다국적 농기업이 국내 종자회사들을 앞다투어 인수합병하게 된다. 1996년 스위스의 노바티스는 농진종묘를 인수하고, 이듬해 서울종묘를 인수하게 된다. 이후 1998년 한국 신젠타 종묘로 이르을 바꾸어 지금이 이르고 있다. 또 멕시코의 세미니스는 1997년 중앙종묘와 흥농종묘를 동시에 인수하며 한국 채소종자 시장의 50% 가까이를 점유하게 된다. 그리고 이 세미니스도 2008년 몬산토코리아에 인수되게 된다. 일본의 사카타 종묘는 예전부터 한국의 청원농상종묘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는데, 1999년 이를 인수하며 사카타 코리아로 새롭게 출범한다. 또한 일제강점기부터 조선과 관련이 있던 다키이 종묘는 농민들에게 종자에 대한 평이 좋았는데, 1991년 종자 수입이 개방되자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여 활동하다가 2002년 여주에 연구농장을 설치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다. 

이상 [한국채소종자산업발달사] 2장 채소종자 산업의 발달 과정에서 요약 발췌.

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채소 종자도 60년대 이전에는 주로 집에서 채종을 하는 관행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종자회사들은 새로운 품종을 육종하여 개발하는 일보다 농가에서 그렇게 자가채종한 종자를 수집하여 판매하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고 하네요. 이후 60년대는 한국전쟁의 여파 등으로 아직 종자의 생산기반이 빈약하여 주로 예전부터 재배하던 일본의 수입 품종을 들여와 판매하는 일에 치중하다가, 70년대를 거치며 점차 생산기반을 마련하며 80년대에 들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70년대까지만 해도 농촌의 집집마다 여러 토종 채소들을 재배하여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이후 80년대 산업화가 완성되는 시기와 맞물려 더욱 심해진 이농현상과 도시와 노동자 계층의 성장 및 소득 증가에 따른 채소 수요의 증가, 고속도로의 개통 등 운송 및 저장시설의 발달 등이 농촌에서 토종 채소들을 밀어내고 신품종들이 자리를 잡게 하는 데 한몫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또 모르죠. 시장에 내다 팔 것들은 신품종으로 심되, 집에서 먹을거리로 이용할 채소들은 예전부터 심어오던 것이 계속 남아 있었는지도 말이죠. 실제로 토종 씨앗을 수집하러 나가보면 노농들의 경우 아직도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곤 하니까 말입니다. 


아무튼 채소종자산업발달사를 들여다보니 한국에서 신품종 채소들이 널리 퍼진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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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식량작물(벼, 콩, 보리, 옥수수, 감자)의 경우 한국 종자시장의 규모는 2005년 기준으로 연간 약 500억 원으로 전체 종자시장의 9%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채소는 시장 규모가 1150억 원으로 전체 시장규모를 5811억 원으로 보았을 때 약 26%를 차지한다.

식량작물의 종자시장 규모가 그 재배면적(전체의 61.8%)에 비하여 터무니없이 낮은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첫째, 식량작물의 종자는 갱신, 즉 매년 새로운 씨앗으로 바꾸는 일이 20~30%에 불과하다. 이는 이들 작물 대부분이 제꽃가루받이를 하는 까닭이다. 둘째, 정부에서 종자의 생산비를 일부 지원함으로써 단가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자산업법 개정으로 민간의 종자회사에서 식량작물의 종자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열리게 되었다고 한다. 해외의 다국적 종자회사들이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유전자변형 작물을 개발한 데에는 종자시장에서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해 품종보호법 또는 지적재산권으로 강력하게 보호받는 신품종 -이라 쓰고 유전자변형 작물이라 읽는다- 을 개발하여도 그것을 팔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으면 주주와 기업의 이익에 반하여 그러한 일은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런데 시장이 뒷받침된다면, 용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아닌가?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종자산업의 동향과 국내 종자기업 육성 방안]이란 보고서를 보면 이러한 대목이 나온다.

"민간기업 육성을 통해 종자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 첫째, 식량작물의 민간이양을 통해 종자시장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공급가격 현실화로 종자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민간부문이 참여하기 위한 기반 구축이 미흡한 실정이므로 점진적 참여를 유도하는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개인 육종가 활용과 인력양성으로 민간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 셋째, 국내 종자생산 기반을 조성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종자기업의 국내채종 전환에 대해 단기성이 아닌 지속 지원이 필요하며, 간척지 등을 활용한 대규모 종자생산기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수출 활성화를 통해 종자기업의 규모화를 유도하도록 한다. 다섯째, 품종보호제도의 실효성을 제고시켜 개발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의 종자산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어림짐작을 할 수 있다. 앞으로 식량작물의 종자시장도 민간에 개방하고, 이에 기업들은 수익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투자하여 첨단 기술을 적용한 -유전자변형 기술일 가능성이 높다- 신품종을 개발하여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대학과 연구기관에 예산을 투자하여 인력을 육성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은 민간기업과 적극적인 산학협력으로 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몰두하며, 민간기업은 시장의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연구개발비에 의해 첨단 기술을 적용한 곡식 종자의 가격이 기존 정부의 지원금을 받던 시절보다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고, 가뜩이나 지금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벼를 중심으로 한 식량작물의 농사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물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무언가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겠지만, 현재의 쌀 시장을 지켜볼 때 그것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종자산업 활성화를 위한 종자시장의 규모 확대, 이를 위한 식량작물 종자시장의 개방 등의 수순이 한국 농업의 앞길에 놓인 일이라면, 앞으로 이것이 농민의 삶에는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그닥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농민이 더욱더 단순생산자의 지위로 전락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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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종자라 하면 흔히들 몇 백, 몇 천 년 전부터 한국 땅에서 재배해 오던 무엇이라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작물은 하나도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지요. 아닙니다. 제가 틀렸습니다. 콩과 팥 정도는 만주와 한반도 일대가 원산지라고 알려져 있긴 하니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작물, 거기에서 범주를 넓혀 식물은 자기가 살아가기 위한 조건만 맞으면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 씨를 퍼뜨립니다.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작물이긴 하지만 토종종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사단법인 한국 토종연구회에서는 무엇을 토종이라 정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작물이 해당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잘 '적응'했냐 아니냐의 여부라고 정의합니다.

저는 이를 사람으로 비유하곤 합니다. 만약 내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정착한 뒤 몇 세대를 거치며 나의 후손이 미국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럼 그 몇 세대를 지난 나의 후손은 한국인인가요, 아니면 미국인인가요? 한국말도 서툴고, 한국음식도 잘 못 먹고, 한국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보다는 미국인에 가깝지 않을까요?

이를 현재 한국에 많이 들어와 있는 동남아의 이주노동자들로 바꾸어 생각해보죠. 그들이 지금 당장은 한국말도 서툴고 한국음식도 잘 못 먹고 그러지만, 이곳에 정착하여 몇 세대가 지났다고 가정합시다. 그 후손들은 어떨까요? 생긴 건 좀 달라 보이지만, 그들은 동남아인일까요 한국인일까요?

토종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작물에게는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 즉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에 적응했느냐의 여부가 중요한 요소이지만, 사람에게는 그 지역의 문화에 적응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무튼 작물이든 인간이든 '적응'의 여부가 기준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주식으로 삼고 있는 밥을 짓는 쌀도 저 멀리 외부에서 들어온 작물이고, 한국인의 정체성이라 이야기하는 김치의 재료인 배추와 고추 등도 모두 외부에서 들어와서 적응하여 살아가는 것들입니다. 그러니 외부의, 이질적인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심정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배척하고 억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부유별이란 말을 남성과 여성에게는 구별이 있어 남성이 위고 여성이 아래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말은 남성과 여성에게는 다름이 있으니 그를 인정하고 어우러져 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 어울림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그저 다른 것을 다른 것이라 인식하고 인정하면 그만입니다. 거기에서부터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준비가 이루어집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읽어 봅시다. <식량작물의 기원은 세계를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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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산업과 관련하여, 그리고 농업 전반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역시나 CJ 제일제당이다. 처음에는 외식사업과 식품가공으로 시작하더니 어느새 한 발 한 발 내딛어서 이제는 농업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중소기업도 아니고 대기업에서 더구나 외식과 식품이라는 확실한 판로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농업계까지 진출한 것이라서 더욱더 파장력이 크고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농업과 관련하여 종자 사업에 손을 뻗은 것은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종자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는 반도체가 가장 중요하듯이 농업에서는 종자가 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CJ 제일제당이 2015년 초에 설립한 CJ 브리딩(Breeding)에서는 행복한 두부를 만드는 원료인 콩부터 시작하여 햇반의 원료인 벼까지 다양한 종자들을 하나하나 독점해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식품을 기반으로 개발한 종자를 농가와 계약을 체결해 재배하도록 하고, 그걸 수매해서 식품으로 가공하여 판매한다. 그때 자신들의 종자 이외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또 여기서 더 나아가 화학회사까지 하나 차리면 자신들이 개발한 농약과 비료 등의 농자재를 사용하게 만들고, 그렇게 농사지은 농산물로 가공하여 식품을 소비자의 밥상에 올리는 거대한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우리 일상에서 백색가전은 삼성전자가 차지했다면, 먹을거리 분야는 뿌리가 같은 CJ 제일제당이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우리의 일상을 삼성 계열이 장악하는 셈이랄까. 


아니나 다를까 이미 CJ에서 동부팜한농 인수전에 뛰어들어 실패한 전력이 있구나. 

파면 팔수록 무서운 기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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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세계 농업계에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그것은 세계적 농기업으로 알려진 곳들의 합병 바람이다.

지난해 말 이미 다우와 듀폰이 합병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전해졌고, 올해 들어서는 몬산토를 둘러싸고 합병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이미 바이엘이 몬산토 합병에 도장을 찍는 일만 남았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종자시장의 거인이라 불리는 몬산토가, 그 거대한 몬산토가 넘어가긴 넘어갈 것 같아 보인다.


이러한 다국적 농기업들의 인수합병 바람에 대해 이코노미스트 지에서 간략하게 분석기사를 하나 내보냈다. http://econ.trib.al/CrtoVzT


요점만 말하자면,

1. 농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2. 장기적으로 봤을 때 농민에게 농자재 하나씩 따로 파는 것보다 묶음상품을 파는 것이 더 이득이다.

그러므로 종자, 농약 등의 분야에서 최고라 하는 농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자 한다.

3. 중국은 농업의 현대화 때문에 예외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이는 마치 "자, 이 종자를 사다 심어 보세요. 수확이 기존의 것보다 2배가 납니다. 2배! 아,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하실 일이 있어요. 이 종자를 심으면 이 농약을 사다가 써야 합니다. 아니면 안돼요. 수확이 2배가 난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자, 사세요, 사세요!"


농민들이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상하게 한 사람의 문화의 담지자에서 단순 농업 노동자로 전락하는 느낌이다. 이런 것이 산업화이고 발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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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종자 관련 법안. 

그래도 한국은 미국에 비하면 느슨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http://ejatlas.org/featured/se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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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싸이클론 아일라Aila가 인도 동부를 파괴했다. 시속 120km의 속도를 기록한 아일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망그로브 숲이 끊임없이 이어진  순다르반스Sundarbans를 강타했다. 이곳은 벵갈만의 강가Ganga-브라마푸트라Brahmaputra 삼각주에 위치해 있다.

그 태풍은 수백 명의 사람과 가축들을 죽이고, 수백만 채의 가옥을 부수고, 도로를 끊어 놓았다. 강풍과 높은 파도가 섬을 보호하는 진흙의 제방을 뛰어넘었다. 이로 인해 벵갈만의 바닷물이 넘쳐 마을들이 물에 잠기고, 음용수를 못 마시게 만들며, 약12만5천 헥타르의 농경지에 영향을 미쳤다.


서벵갈 Vrihi 종자은행의 설립자 Debal Deb 씨. 2009년의 태풍으로 농지가 바닷물에 잠긴 뒤 순다르반스에 염분 저항성 토종 벼라는 희망을 가져왔다. Photo by Jason Taylor.



태풍으로 인한 홍수가 가라앉자, 토양에 허연 소금의 선들이 나타났다. 예전에 재배하던 현대의 다수확 벼 품종은 염분이 있는 토양에서 재배할 수 없다. 벼농사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삼각주 거주민들에게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재앙이 있고 한 달 뒤, 민간의 벼 종자은행 브리히Vrihi의 설립자이자 식물학자 Debal Deb 씨가 아일라에 피해를 입은 순다르반스의 세 마을을 방문했다.  그는 자신의 종자은행에서 토종 벼 네 품종 —Talmugur, Lal Getu, Sada Getu, Nona Khirish—을 가져왔다. 그 토종 벼들은 토양에 염분 농도가 높아도 견딜 수 있는 품종들이다. 

Deb 씨는 이 염분 저항성 품종들을 1997년 순다르반의 농민들에게서 수집했다. 그의 채종포에서 그는 세심한 선발육종을 통하여 두 가지 품종 —Lal Getu, Sada Getu— 의 염분 저항성 한계를 2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그날 Deb 씨가 가져온 벼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토종 벼 품종은 지역의 기후와 환경에 적응한 것들이다. 그러나 현대의 다수확 벼 품종이 들어오면서 지역의 품종들은 쓸모없어지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다행스럽게도 인도의 극소수 벼 보존가들이 그 가운데 일부를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Deb 씨의 종자은행은 1000종 이상의 토종 벼를 보유하며, 2800평의 농장에서 재배하여 농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주고 있다.  그가 다시 순다르반 지역에 가져온 것과 같은 이러한 품종의 일부는 염분 저항성이 있다. 다른 품종들은 가뭄이나 홍수에 더 잘 견딜 수 있기도 하다.

Deb 씨가 네 가지 염분 저항성 품종을 2009년 6월에 순다르반스 지역에 가져왔을 때, 단 한 품종만 여전히 그 지역 농민들이 재배하고 있었다. 나머지 세 품종은 그들의 기억 속에나 존재하던 것이었다.

처음에 농민들은 염분 저항성 품종을 의심했다. Deb 씨는 “그들은 정부에게 여러 종자를 받았지만, 그중 아무것도 아일라 이후 그들의 염분기 많은 토양에서 자라지 않았다. 내가 가져다 준 씨앗에서 싹이 트는 것을 보자 매우 행복해 했다.”

그해, Deb 씨는 11명의 희망자에게 네 가지 품종을 나누어주었다. 


염분 저항성 벼는 열대성 태풍 아일라로 인해 농지에 바닷물이 침투된 순다르반스 지역의 농민들을 돕는다. Photo courtesy of ENDEV.


이듬해 그는 ENDEV –A Society for Environment and Development라고 불리는 콜카타에 위치한 단체와 함께 돌아왔다. ENDEV의 대표 Asish Ghosh 씨는 다른 출처를 통해 더 많은 염분 저항성 종자를 수소문해서 구했다.2010년과 2011년에 ENDEV는 Deb 씨와 지역의 다섯 단체와 함께 협력하여 순다르반 지역의 농민들에게 이 종자들을 나누어주었다. 

“이러한 품종들은 재정적으로도 유리하다”고 Ghosh 씨는 설명한다. “그 종자들은 비료나 농약 같은 값비싼 투입재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소를 먹이고 지붕을 이을 더 좋은 품질의 볏짚을 생산한다.”

2013년, Deb 씨는 추가로 Matla와 Hamilton이란 두 가지 벼 품종을 다시 도입했다. 이는 서벵갈의 다른 식물학자에게서 받은 것이다. WWF-India의 보고서에 의하면, 이 품종들은 농민들이 어떤 제방도 없는 지역에서 재배했을 정도로 높은 염분 저항성을 갖는다. 

2014년 현재, 70명 이상의 순다르반스 지역의 농민들이 여섯 가지 염분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고 Deb 씨는 말한다. 

순다르반스에 있는 Jhupkhali 마을에 사는 52세의 농부 Radheshyam Das 씨는 비그하bigha라는 400평의 토지 단위로 측정했는데, 벼농사가 잘 되어 행복하다. “아일라 이후 다수확 벼 품종의 수확량은 1비그하에 2가마로 떨어졌다”고 그는 말한다.  “지난해, 염분 저항성 품종으로 1비그하에 7가마의 수확을 올렸다.”

순다르반스에 있는 Mousuni 섬의 또 다른 마을에 사는  농부 Sindhupada Middya 씨는 염분 저항성 품종과 현대의 품종으로 실험을 했다. 그가 그 품종들을 재배한 논은 제방 근처에 있어 만조일 때 자주 바닷물이 넘어오곤 한다. 염분 저항성 품종이 300평 미만의 농지에서 240kg을 수확한 데 반하여, 다수확 품종은 전혀 수확이 없었다.


순다르반스의 농민들은 토종 염분 저항성 벼를 칭송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 토종 벼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그들의 탄력성을 증대시켰다.  Photo courtesy of ENDEV.



그의 성공에 섬의 다른 40명의 농민들이 고무되어 이 염분 저항성 품종을 채택했다. WWF-India팀의 일원인 Soma Saha 씨에 의하면, 기후변화 적응전략의 일환으로 이러한 벼 품종들을 다시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순다르반스의 다른 지역의 농민단체는 토종 씨앗을 칭송하는 노래를 지었다. 노랫말에서는 그 씨앗의 탄력성고 그것이 그들에게 가져다 준 행복과 왜 그 씨앗을 활용해야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앞으로 기후는 온난해지고, 해수면은 상승하며, 강우 패턴은 변화하고, 아일라 같은 태풍은 점점 빈번해짐에 따라 순다르반스의 섬들은 침식되고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결과로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현대의 벼 품종들은 계속해서 농경지에 부적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Ghosh 씨는 과학과 전통지식을 결합함으로써 농민들이 자신과 지역공동체를 위해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우리가 이런 품종들을 개발하지 않았습니다”라고 Ghosh 씨는 말한다.  “오랜 옛날부터 농민들이 했습니다. 우리 가운데 일부는 단순히 그들의 오랜 전통지식과 씨앗이 있는 곳을 재발견하여 농민들이 그걸 다시 활용하도록 동기를 부여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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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품종을 육종할 때 토종 종자가 가진 특성이 얼마나 소중하게 쓰이는지 보여주는 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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