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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벼농사 지역을 봅니다. 한국은 한그루짓기(일모작)지역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세계에는 세그루짓기(삼모작)까지 가능한 곳이 있습니다.



한그루짓기 두그루짓기 세그루짓기 지역별로 언제 모내기가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지는지 봅니다.



지역별로 벼농사가 언제 이루어지는지 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별로 언제 수확을 하는지도 봅니다.




전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data20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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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남아와 아프리카에서 핫한 벼농사 방법인 SRI 농법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System of Rice Intensification"라 하여, 한국어로 옮기면 벼 강화 체계라고 하면 되겠죠?

이 농법은 1983년 프랑스의 예수회 신부인 앙리 뭐시기라는 사람이 개발해 마다가스카르에서 시험하여 크게 성공을 거둔 방법이지요. 핵심은 두 잎인 어린모를, 한 포기씩, 기존보다 듬성듬성 최소 25x25cm 이상의 간격으로 심어 이들이 마음껏 가지를 치고 뿌리를 뻗을 공간을 확보해주고, 논에 대는 물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신, 풀을 제거하는 노동력이 좀 들어가는 그런 방식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바로 물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점입니다. 물 관리법이 기존 벼농사와 다릅니다. 지금은 논에 물을 충분히 받아서 어느 정도 자란 모를 심는 방식이지요. 과거엔 이와 달리 물을 확보하기가 더 어려웠으니 논에 최대한 물을 받아서 키가 큰 다 자란모를 꽂는 방식이었구요. 이건 아주 어린모를 심기 때문에 논에 물을 많이 받을 수 없습니다. 고작 1-2cm 정도 겨우 찰랑찰랑할 정도만 받아서 모내기를 한답니다. 그러고는 그냥 말려요. 논에 물을 더 댈 필요도 없이 논이 마를 때까지 놔둡니다. 그렇게 논이 마르면 다시 물을 살짝 1-2cm만 댑니다. 단, 벼꽃이 피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물을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삭이 패면 또 물을 살짝 댔다가 말렸다가를 반복하다가, 수확하기 2-3주 전에는 아예 물을 떼어 버립니다. 그러니 기존에 가능하면 계속 물을 담아놓는 방식에 비해, 그리고 그 담는 양에서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나겠습니까. 물을 절약하는 벼농사 방식일 수밖에요. 허나, 물을 받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제초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건 또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수밖에 없겠네요.

아무튼 가뭄이 이제 주기적으로 더욱 강하게 찾아올 것이라 예견된 이 마당에, 농사방법을 좀 다르게 해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어 보았습니다.

사진은 SRI 농법을 실천하는 곳에서 촬영한 모내기 모습이랍니다. 물을 받은 건지 아닌지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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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모르겠지만, 화면만 보아도 충분하겠다.
지금까지 보면 이렇다.

1. 논의 가장자리까지 모두 벼를 심지 않고, 그 공간은 물고기를 위해 양보한다. 고랑의 범위와 깊이는 사육하는 물고기의 종류와 밀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2. 가장자리는 아마 도랑 식으로 좀 더 깊게 파서, 아마 벼를 위해 논에서 물을 떼어도 물고기가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3. 논 가장자리의 고랑과 함께 중요한 건 둠벙의 존재이다. 물을 완전히 떼고 벼를 수확하거나 가뭄이 들 때 물고기들의 피난처가 된다.
4. 물고기가 함께 살기에 논에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할 수 없다.
5. 대신 물고기가 논에서 풀과 해충을 통제하고, 또 그걸 먹은 뒤 똥을 싸서 거름을 제공한다.
6. 물고기가 풀과 곤충을 잡아먹는다고 먹이를 주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 오리농법의 사례처럼 따로 적당한 양의 사료를 제공해야 한다.
7. 이렇게 사육한 물고기는 벼 이외의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우며, 먹을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8. 벼논양어로 사육하는 물고기는 식용부터 관상용까지 시장의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그러니 붕어나 메기 같은 것만 고집하지 않고 금붕어 같은 걸 기를 수도 있음. 한국 같은 경우에는 어떤 것이 좋을까?)
9. 벼 재배와 관리에 따른 세세한 물고기 관리법은 아직 모르겠다. 이건 현장의 경험과 기술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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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용 벼는 지상부의 바이오매스를 최대로 만드는 게 관건.



국내 쌀 수급안정 및 국산 풀사료 생산을 위해 밥쌀용 벼와는 다른 사료용 벼는 비료를 충분히 주고 촘촘하게 심어야 최대 사료수량을 얻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7일 농협과 여주, 태안, 정읍, 하동, 당진, 강진, 부안, 김제, 고령 등 전국 9개소에 사료용 벼 재배 시범단지를 조성, 사료용 벼 재배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도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병주 중부작물과장은 “밥쌀용 벼 대신 사료용 벼를 재배하면 10월 전 수확이 가능해 동계 사료 작물과 연계한 다양한 작부체계 적용이 가능하다”며 “연중 양질의 조사료를 공급 받을 수 있고 밥쌀용 벼 재배 시 탈곡․건조․도정 등 수확 후 단계를 생략할 수 있는 만큼 비용 절감 측면에도 좋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논에서 벼 대체 사료작물 생산 시, 다른 사료작물에 비해 물 빠짐이 안 되는 논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고 수분함량 조절이 잘돼 균일한 품질의 풀사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며 “농진청은 2007년 ‘녹양’을 시작으로 ‘목우’ ‘목양’ ‘녹우’ ‘영우’ ‘조농’ ‘청우’ 7품종을 사료 전용 품종으로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김 과장은 특히 “사료용 벼의 최대 사료수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밥쌀용 벼의 2배 수준(질소 18㎏/10a)의 비료를 줘야 하며 기계이앙 시 밥쌀용 벼보다 촘촘하게 심는 밀식재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료를 줄 때 질소는 밑거름-새끼칠거름-이삭거름을 5:2:3 비율로 주고 칼리는 밑거름-이삭거름을 7:3 비율로 나누어 주면 된다는 것.

김 과장은 “다비재배를 할 경우 최고 총체건물수량은 20.6(청우)∼14.8톤/ha(조농)까지 가능하다”며 “각 품종의 최대수량 확보를 위해 재식밀도는 최소한 3.3㎡ 당 70∼80주, 포기당 3∼5본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우’는 벤조비사이클론 성분에 처리온도, 처리량에 관계없이 100% 백화증상이 나타나며 ‘녹양’, ‘목양’, ‘녹우’는 약하게 나타난다.

‘목양’, ‘녹우’는 흰잎마름병에 약하므로 상습발생지인 해안지에 재배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김 과장은 “사료용 벼 재배를 통해 논 이용 다양화를 실천하고 쌀 시장 내 공급 과잉 문제 해결에 일조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사료용 벼 품종 개발 및 재배 안정성 관련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경주 기자  kj@amnews.co.kr


http://www.am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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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평예(坪刈; 농작물의 작황을 검사할 때 평균적으로 된 곳의 한 평 내지 몇 평을 베어 전체의 소출을 셈하는 방법) 시험



코우사카 기사부로(向坂幾三郞)



조선에서는 경지면적을 말할 때 몇 마지기 또는 며칠갈이로 계량하는데, 그 한 마지기 또는 하루갈이로 부르는 것도 가는 곳마다 서로 다르다. 혹은 두 마지기로 하여 이전에 1단보에 해당하는 면적임에도 세 마지기나 네 마지기로 부르던 것이라서 처음으로 이런 계량 단위를 접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므로 한 마지기에 몇 말이라고 부르거나 또는 몇 섬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결코 이를 토대로 전체를 추론할 수 없다. 특히 도량형 제도 역시 통일적이지 않은 오늘날, 몇 섬 몇 말이라고 하는 것 역시 가는 곳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통계가 유래한 근거를 알지 못한 채 조사의 필요성도 인정하지 않으므로 농민은 해마다 자기의 경지는 물론 생산되는 수확물의 수확량마저 자세히 계산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정확한 수확량은 스스로 자기들이 조사하지 않는 한 도저히 이를 분명히 할 수 없어서 농업경영자들이 늘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점으로, 경영방침과 개량법을 쉽사리 확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이제 일본과 조선 양국 공통의 이익을 증진시키고자 조선 농업에 뜻을 둔 사람이 날로 많아지는 때를 즈음하여, 경지의 생산력을 알아야 할 필요가 더욱 간절하다고 믿는다. 이 모범장은 지난 1906년, 우선 전라북도 군산과 경기도 수원의 두 지역에서 일본인과 조선인이 농사짓는 곳을 선정해 정밀한 평예를 함으로써 두 나라의 벼 품종별 수확량을 조사하여 다음의 성적을 얻었기에 보고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다음의 성적에 의하여 두 지역 논의 수확량을 개략적으로 알게 되었고, 일본 품종이 상당한 차이로 조선 품종보다 우수하여 단보당 수확량이 400kg 이상에 이르는 것도 있었다. 이로 보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선의 재래종 대신 일본 품종으로 대체하는 것만이 조선의 쌀 생산량을 뚜렷하게 증가시킬 수 있음은 추호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무튼 품종을 장려하고 보급하기 위해서는 아주 신중한 조사가 필요하므로 단순히 다음의 성적에만 의존하여 결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우리 모범장에서는 이 문제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연구조사를 반복, 빨리 좋은 품종을 찾아 소개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출처; 권업모범장 1907년 사업보고서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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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에서 상당히 재밌고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1971년부터 2013년까지 10년을 주기로 계속해서 전국의 논에서 발생하는 잡초들을 조사해 왔다고 합니다. '풀과의 전쟁'이라는 속설처럼 적을 알아야 전쟁에서 이긴다는 맥락에서, 어떤 풀이 자라는지 알아야 그 풀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기에 조사했다고 합니다. 오늘 그 결과를 발표해서 눈길을 끕니다.


먼저 1970년대에는 마디꽃, 쇠털골, 물달개비 같이 한해살이 풀이 주를 이루다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피를 방제하는 제초제가 확산되며 논에서 피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대신 물달개비, 올미, 벗풀 같은 잎이 넓은 풀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하네요.



마디꽃


쇠털골


물달개비


올미



이런 양상은 1990년대가 되면서 또 바뀝니다. 1990년대에는 한해살이와 여러해살이 풀을 한방에 처리할 수 있는 제초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한해살이 풀은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올방개, 올미, 벗풀 같은 여러해살이 풀이 끈질기게 살아남았다는 보고입니다.



올방개


벗풀



그러던 것이 2000년대에는 슬슬 제초제에 약한 마디꽃이나 쇠털골은 순위 밖으로 밀려나고, 제초제에 내성이 생긴 물달개비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다음으로는 올방개와 피, 벗풀이 뒤를 이었다는데요. 재미난 건 가장 최근인 2013년의 조사결과입니다. 약 4년 전 행한 조사에 의하면, 제초제에 확실히 내성이 생긴 피와 물달개비가 논에서 자라는 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올방개와 올챙이고랭이, 벗풀 순서대로 많이 발견되었답니다. 최근 논을 구경하면 피가 너무 많이 자란 논들이 많아서, '저 논은 쌀값이 얼마 안 되니까 농사에 관심이 없어 피를 방치했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피가 이제는 제초제를 쳐도 죽지 않아서 그런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피를 확실히 죽일 수 있는 그런 제초제가 개발되겠지요? 농약 말고 다른 방법으로 풀을 없앨 수도 있던데 그런 방식은 도입하지 않으려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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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매우 재미난 소식을 하나 보았습니다. 기상이변과 곡물의 생산량에 관한 것입니다.

점점 기후 관측기술이 발달하고 자료가 쌓임에 따라,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하면 그것이 인간의 농업 생산, 특히 주요 곡물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실제로 엘니뇨와 라니냐가 나타나 관측이 된 자료와 그걸 3개월과 5개월 전에 예측한 자료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정말 예측기술이 정학해지지 않았습니까? 예측과 실제 현상이 거의 비슷비슷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러한 기후 자료를 바탕으로 그해의 주요 곡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옥수수, 대두, 벼, 밀의 순서- 들 수확량이 어떠했는지 비교하여 엘니뇨와 라니냐로 인한 기상이변이 인간의 농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측정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재미난 건, 다른 곡물들은 엘니뇨와 라니냐로 인하여 일반적인 해보다 수확량이 감소하는 것이 확인되는데 대두만은 엘니뇨가 발생하면 수확량이 훨씬 증가하게 됩니다. 콩의 특성 때문일까요? 정확한 건 더 꼼꼼히 따져보아야겠지요. 



엘니뇨와 라니냐의 영향이 지역별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도 있습니다








매우 흥미롭죠?
앞으로 자료가 쌓임에 따라 더 재미난 결과가 나타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하여 기상이변이 발생할 것을 최대한 미리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갖출 수도 있겠네요. 어떻게 될런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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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빈곤층의 아이들이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뜻으로 골든라이스라는 유전자변형 벼를 홍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쪽에선, 그건 유전자변형 작물을 퍼뜨리려는 숨은 의도일 뿐이지 그러한 방식은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빈곤 문제도 해결하고 영양 문제도 해결하고 여러 사람이 잘 살 수 있으면 좋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빈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영양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이제 전자에 선 사람들은 한발 더 나아가 유전자변형 수수를 개발하여 또 선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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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가 자라고 있는 물을 댄 논은 단순한 농경지가 아닙니다. 그곳은 오리, 물고기, 개구리, 새우, 달팽이를 비롯하여 수많은 수생생물들이 살아가는 하나의 생태계입니다. 수천 년 동안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수생 생물다양성이 제공하는 여러 혜택을 이용해 왔습니다. 전통적인 벼논양어 체계는 미량영양소와 단백질, 그리고 특히 임산부나 어린아이에게 중요한 필수지방산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1960-1970년대 녹색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벼논양어 체계는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책적으로 다수확에 초점을 맞추면서 품종의 개량, 화학농자재의 사용, 경지정리, 농수로 현대화 등으로 논은 벼만 자라도록 허용되는 공간으로 전락했지요. 그러나 최근 시대의 변화와 함께 전통적인 벼논양어 체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벼논양어 체계에는 두 가지 양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벼와 물고기가 동시에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벼의 재배와 물고기의 사육을 서로 다른 시기에 하는 방식입니다. 전자가 더 일반적이고, 후자는 드문 사례이지요. 품종이 개량된 줄기가 짧은 현대의 벼나 줄기가 긴 토종 벼나 모두 여러 민물고기 어종을 비롯한 몇몇 갑각류와 함께 재배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논 둘레에 너비 1m, 깊이 80cm의 도랑을 파서 이곳에 물고기를 기릅니다. 이곳이 논 전체면적의 약 2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그물망 등으로 물꼬를 통해 물고기가 도망가는 걸 막는다고 하지요. 이러한 전통적인 벼논양어 체계에서 물고기는 풀과 작물의 부산물을 먹고 자랍니다. 이를 더 집약적으로 사육하려면 사료를 사다가 주면 됩니다. 관리를 잘하면 3000평의 논에서 1년에 225-750kg의 물고기나 갑각류를 잡을 수 있고, 벼의 수확량은 7.5-9톤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괜찮은 장사지요? 그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식입니다.

벼논양어는 이렇게 서로 다른 동식물의 특성을 활용해 벼농사가 더 생산적이고 영양분을 풍부하게 만드는 겁니다. 동식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중국에서 행한 연구에 의하면, 이 체계에서는 벼의 줄기에 해를 끼치는 벌레가 그렇지 않은 논에서보다 50%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또 잉어 1마리가 날마다 왕우렁이의 알을 1천 개나 먹어치운다고 하네요. 아, 왕우렁이는 요즘 친환경농업에서 제초용으로 많이 풀어놓으니 그 부분은 좀 더 실험과 연구가 필요하겠네요. 그리고 초어는 벼의 잎집과 줄기에 마름병을 일으키는 균류를 잡아먹는다고도 합니다. 이를 통하여 벼만 재배하는 논에서보다 약 68% 정도의 농약을 덜 사용해도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물고기들이 해충을 잡아먹는 데다가 함부로 농약을 치면 물고기에게도 피해가 갈 테니 더욱 조심하게 되겠지요.

그와 함께 풀을 억제하는 것도 벼논양어의 큰 장점입니다. 오리농법을 통해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오리의 역할을 물고기가 대신하는 겁니다. 그래서 손으로 김을 매거나 제초제를 뿌리는 대신 벼와 함께 물고기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풀을 억제하는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물고기는 오리처럼 덩치가 커지더라도 벼를 망가뜨리는 일이 없으니 더욱 좋은 점이 있지요. 이런 방법을 통해 벼논양어는 벼만 재배할 때보다 생산성이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물론 절대적인 재배면적은 좀 줄어들기에 전체 생산량에서는 조금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쌀 생산 과잉의 시대에 벼의 절대적 생산량이 조금 떨어지는 건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더 반기고 적극 권장할 만한 농법일 수 있지요. 그리고 물고기는 뭐 하늘로 날아간답니까?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내다파는 것도 줄어든 생산량을 보완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최근 내수어업연구소인가에서 이와 같은 실험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 농법이 잘 퍼지지 않고 있어 제가 더 안타깝네요. 청양과 남원에서 동남아의 잉어 대신 미꾸라지를 이용하는 실험을 하고, 부산에서는 가물치를 활용하는 실험을 한다는 이야기까지는 들었는데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벼논양어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벼논양어에서는 동식물의 상호작용으로 토양비옥도가 향상되는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물고기가 싼 똥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논흙으로 돌아가 벼가 그걸 양분으로 활용하겠지요. 그래서 벼논양어를 시행하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의 논에서는 비료를 덜 쓴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장점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벼논양어를 시행하는 곳에서는 지역사회의 보건도 좋아진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논에서 사는 물고기들이 말라리아 등을 일으키는 모기나 그 유충 등을 잡아먹기 때문이랍니다. 중국에서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모기의 밀도가 1/3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요즘 말라리아를 없애기 위해서 유전자변형을 통해 생식력을 제거한 모기를 풀어서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있던데, 이 농법에 비교하면 얼마나 쓸데없는 짓입니까? 물론 논에서 벼만 자란다면 그 방법이 훨씬 나을 수도 있겠네요. 쩝.

그러나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단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바로 물 문제입니다. 벼논양어를 하는 논은 벼만 재배하는 곳보다 물을 26%나 더 사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이 부족한 곳에서는 함부로 시도하면 안 되겠지요. 어디까지나 물이 참으로 풍부한 곳, 호우와 폭우가 쏟아지는 곳, 그런 곳에서는 충분히 활용할 만한 농법일 겁니다.

이상 벼논양어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마칩니다. 어떤가요? 한번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농법 같지 않습니까? 특히 요즘 한국의 쌀시장과 관련하여 더더욱 그렇지 않나요? 농사의 다각화, 환경보전, 생산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등 다양한 장점이 존재하는 벼논양어. 저는 언젠가 꼭 이 농법이 실행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참고자료 

a-i5311e.pdf


a-i5311e.pdf
0.66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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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389934116304592



일리노이 대학 연구진이 작물과 가축, 나무의 조합이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농민의 소득을 20%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음. 
농사에서 나무의 유익함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데, 일부는 그늘진다고 그냥 베어버리곤 한다.

유료라서 논문 전체를 볼 수 없어 아쉽다.


그나저나 논 옆의 저 바오밥나무는 너무 멋지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익산-군산 사이의 벚꽃길을 참 좋아했는데, 어느날 가보니 논에 그늘이 져서 그런가 가지도 잘라놓고 관리도 되지 않아 죽어가고 있어 볼품없어졌다.

바보들, 벚꽃 쌀로 팔면 얼마나 멋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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