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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의 원산지라고 일컬어지는 에티오피아는 그런 만큼 다양한 밀 품종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유전적 다양성 때문에 특정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지요. 다양한 품종을 보전하는 일이 중요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생산성만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널리 재배되면 불의의 병충해나 기상재해로 폭삭 망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겁니다. 한국의 입시제도처럼 말이죠.


https://undark.org/article/ug99-wheat-stem-rust-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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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녹색혁명의 공로자인 미국의 육종학자 오르빌 보겔Orville Vogel. 사진은 그가 새로운 하이브리드 밀과 기존 밀을 비교하고 있는 모습이다.

노먼 볼로그와 함께 하이브리드 밀을 개발해 농업사에 한 획을 그은 이 사건은 이런 뒷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세실 살몬Cecil Salmon이란 생물학자가 2차대전 이후 일본에서 16가지 품종의 밀을 수집했는데 -점령군이 점령지에 생물학자를 보내 식물 유전자원을 수집한 걸 보면, 과거부터 미국이 이런 일을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잘 보여준다-, 그 가운데 농림10호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농림10호는 이제는 잘 알려진 것처럼 매우 키가 작은, 한국의 앉은뱅이밀을 바탕으로 육종된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살몬 씨는 이 수집품들을 1949년 미국 워싱턴에 있던 오르빌 보겔 씨에게 보낸다. 보겔 씨는 이 수집품들 가운데 농림10호를 활용해 기존의 밀보다 줄기가 좀 더 짧은 새로운 밀 품종을 육종하는 데 성공한다. 보겔 씨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렇게 개발한 밀에 게인즈Gaine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그가 박사학위를 받은 워싱턴 대학의 지도교수 에드워드 게인즈Edward Gaines 씨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자료에 의하면, 게인즈 밀은 기존 밀보다 약 25% 정도 수확량이 더 높았다. 기존 밀에 비해 키를 줄임으로써 더 많은 양분을 이삭에 집중하도록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보겔 씨는 자신의 새로운 밀 품종을 "녹색혁명"의 설계자라 불리며 197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노먼 볼로그Norman Borlaug 씨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했다. 노먼 볼로그 씨가 노벨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업적이 모두 보겔 씨 덕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한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밀을 교배 육종한 결과물. 차핑고53호와 농림10호.




https://en.wikipedia.org/wiki/Orville_Vo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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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뿌리 점"이라는 게 있다. 입춘, 그러니까 2월 초에 보리나 밀을 쑥 뽑아서 그 뿌리를 보고 그해 밀, 보리 농사의 풍흉을 예측하는 행위이다. 그렇게 밀, 보리를 뽑아서 뿌리가 세 가닥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흉년이라 평가를 내린다. 





그 행위가 아주 미신은 아닌 것이, 최근 이런 연구결과가 발표된 걸 보면 알 수 있다. 밀이나 보리의 씨앗에서 나온 뿌리가 지상부의 자람새나 수확량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자. 


https://aobblog.com/2017/06/seedling-root-architectural-traits-associated-yield-wheat/?utm_content=buffer6160f&utm_medium=social&utm_source=twitter.com&utm_campaign=buf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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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식생활의 변화. 
아프리카 대륙의 사람들은 아시아 대륙의 사람들처럼 쌀 소비가 늘고 있는 한편, 아시아 대륙의 사람들은 서구인들처럼 밀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단다. 

음식 문화는 변하는 것이야. 그런데 그 음식이 재배되는 환경은 크게 변화하지 않으니 국제무역에 의존하는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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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매우 재미난 소식을 하나 보았습니다. 기상이변과 곡물의 생산량에 관한 것입니다.

점점 기후 관측기술이 발달하고 자료가 쌓임에 따라,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하면 그것이 인간의 농업 생산, 특히 주요 곡물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실제로 엘니뇨와 라니냐가 나타나 관측이 된 자료와 그걸 3개월과 5개월 전에 예측한 자료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정말 예측기술이 정학해지지 않았습니까? 예측과 실제 현상이 거의 비슷비슷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러한 기후 자료를 바탕으로 그해의 주요 곡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옥수수, 대두, 벼, 밀의 순서- 들 수확량이 어떠했는지 비교하여 엘니뇨와 라니냐로 인한 기상이변이 인간의 농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측정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재미난 건, 다른 곡물들은 엘니뇨와 라니냐로 인하여 일반적인 해보다 수확량이 감소하는 것이 확인되는데 대두만은 엘니뇨가 발생하면 수확량이 훨씬 증가하게 됩니다. 콩의 특성 때문일까요? 정확한 건 더 꼼꼼히 따져보아야겠지요. 



엘니뇨와 라니냐의 영향이 지역별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도 있습니다








매우 흥미롭죠?
앞으로 자료가 쌓임에 따라 더 재미난 결과가 나타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하여 기상이변이 발생할 것을 최대한 미리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갖출 수도 있겠네요. 어떻게 될런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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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조사해 놓은 자료를 보면 조선인 농부들이 밀이나 보리밭에 콩을 사이짓기로 재배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농법이 실제로도 효과가 좋다는 것이 입증되어 무척 흥미로울 뿐이다.
전통농업이 아주 비과학적이고 무시할 만한 그런 것이 아니라는 방증이랄까? 온고이지신이 필요한 건 농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은데, 이외에도 다른 효과들이 존재하기는 한다.


  • 밀과 콩을 사이짓기하면 홑짓기할 때보다 몇 가지 이로운 점들이 있다:

    • 콩은 대기의 질소를 고정시키며 활용하고, 밀은 이미 토양의 질소를 사용한다.
    • 밀은 포기당 더 많은 영양분에 접근할 수 있다.
    • 빛 경쟁과 질병 발생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
    • 해충이 감소할 수 있다(콩이 익충에게 서식처와 먹이원을 제공할 수 있음).
  • 두 작물은 함께 수확할 수도 있고 종자분의기를 활용해 분리하거나 (만약 동시에 익으면) 섞어서 가축의 사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따로 수확할 수도 있다. 사이짓기로 전체를 사료로 활용할 수도 있고, 각각을 인간이 소비할 수도 있다.


http://www.agricology.co.uk/resources/cereals-oil-seeds-pulses-weeds-pests-diseases/beans-and-wheat-intercropping-new-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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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066428


Abstract

Several studies have shown that global crop production needs to double by 2050 to meet the projected demands from rising population, diet shifts, and increasing biofuels consumption. Boosting crop yields to meet these rising demands, rather than clearing more land for agriculture has been highlighted as a preferred solution to meet this goal. However, we first need to understand how crop yields are changing globally, and whether we are on track to double production by 2050. Using ∼2.5 million agricultural statistics, collected for ∼13,500 political units across the world, we track four key global crops—maize, rice, wheat, and soybean—that currently produce nearly two-thirds of global agricultural calories. We find that yields in these top four crops are increasing at 1.6%, 1.0%, 0.9%, and 1.3% per year, non-compounding rates, respectively, which is less than the 2.4% per year rate required to double global production by 2050. At these rates global production in these crops would increase by ∼67%, ∼42%, ∼38%, and ∼55%, respectively, which is far below what is needed to meet projected demands in 2050. We present detailed maps to identify where rates must be increased to boost crop production and meet rising dem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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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농사는 현재의 터키에서부터 남쪽(보라색 화살표)과 북쪽(노란색 화살표)을 통해 유럽으로 퍼졌다. 그런데 이번 Bouldnor Cliff의 바닷속 토양에서 복원한 DNA를 분석하니 영국에서 밀이 재배되기 2천 년 전에 전파되었음이 밝혀졌다.




영국 남부 해안에 살던 수렵채집인들이 영국 제도에 밀 농사가 싹트기 2천 년 전에 밀을 수입했다고 새로운 연구에서 제시되었다.


이러한 수렵채집인과 농민들 사이의 거래가 북서 유럽 전역에 농업이 확산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영국 워릭Warwick 대학 고고유전학과(archaeogenetics)의 Oliver Smith 씨와 그 동료들이 제의했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이주 농민들이 유럽의 수렵채집인 무리를 급속히 밀어내거나 그들이 농경생활로 서서히 전환했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 와이트 섬의 침수된 지역인 Bouldnor Cliff라는 곳의 약 8천 년 된 토양에서 추출된 DNA가 밀이 작물화된 초기인 터키의 그것과 일치한다고 과학자들이 2월 27일자 Science에 보고했다. 터키의 농민들은 10,500년 전 밀과 다른 몇몇 식물을 작물화했다. 작물 재배는 7,600년 전 프랑스 서부에서 영국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해, 400년 뒤 Bouldnor Cliff에 이르렀다. 그리고 영국에서 경작은 훨씬 뒤인 약 6천 년 전에 시작되었다.




잠수부들이 밀 농사를 짓기 2천 년 전에 수렵채집인들이 밀 생산물을 얻었던 곳인데 현재는 침수된 지역에서 발견한 석기를 들고 있다.



Bouldnor Cliff에서 잠수부들이 석기와 기타 고대인들의 유물을 발굴했다. Smith 씨의 팀은 8천 년 전 해수면이 상승하기 전에 밀봉된 토탄지의 토양 샘플 네 가지에서 DNA를 얻었다. 복구된 DNA에서 나무, 풀, 허브만이 아니라 작물화된 밀이 나왔다. 과학자들은 Bouldnor Cliff에서 밀이 재배되었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Smith 씨 들은 놀랄 만큼 정교한 무역망이 적어도 일부 유럽의 수렵채집인과 발전된 농경민 사이에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https://www.sciencenews.org/article/wheat-reached-england-far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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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머니투데이에서는 중국의 유전자변형 작물과 관련하여 좋은 번역기사 두 가지를 실었다.


일단 아래에 걸어놓은 해당 기사를 먼저 읽어 보시길 권한다.

첫번째   두번째



중국의 화북지방은 대표적인 밀 생산지이고, 벼는 주로 강남지역에서 재배한다. 중국인들도 밥을 주식으로 삼지만 밀의 소비량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옥수수는 당연히 주로 사료용이기에 가축이 소화하기 좋은 형질의 옥수수를 개발하는 것이겠다.




기사에서 지적하듯이 식량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인 중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여기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다른 산업화된 나라들을 보더라도, 산업화의 기본 바탕은 농업생산성의 발전 -> 농민 인구의 감소와 산업 노동자화 -> 도시의 팽창 이니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식량, 곧 농업문제는 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농업 분야에서 중국이 나아갈 길은 농업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행해질 기계화와 함께 종자 개량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 녹색혁명의 시기에는 하이브리드 종자가 핵심이었다면 현대는 역시나 유전자변형 종자가 최첨단이다. 

몇 달 전 중국의 한 기업 간부가 미국에서 종자를 훔치다가 산업스파이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은 그러한 중국의 상황을 잘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중국 일이니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하면 되지 않을까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국과 관련하여 우려스러운 점이라면, 중국의 농업생산성이 엄청나게 발전하여 잉여농산물이 생기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것이다. 당연히 가장 가까이 있으며 경제력도 어느 정도 되는 데다가 식량자급률이 바닥을 치고 있는 한국이 좋은 판매대상이 아니겠는가?

물론 그러한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이러한 가정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식량, 농업정책은 어디로 가는가? 이러한 상황에 대처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정책을 입안하고 그러는지는 가서 보지 못하여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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