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제나 방부제로 활용되었던 감의 떫은맛
일본인에게 사랑받아 온 떫은맛
일본산 과일은 품종 개량이나 재배법의 궁리 등에 의해 맛 좋고 안심, 안전하다고 하여, 외국인들의 평가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감은 별로 고평가가 아닙니다. 감의 주요 재배지는 중국과 한국, 일본 정도로 서양에서는 생소한 과일이라는 것이 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또 품종에 따라 '아주 떫은맛이 있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일본에서는 단감도 떫은감도 모두 중용되어 왔습니다. 에도 시대의 농업 서적 「광익국산고広益国産考」에는, 단감이 되는 나무는 저택 안에, 떫은감이 되는 나무는 저택 밖의 밭에 심으면 좋다고 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것은 단감은 훔쳐 먹거나, 동물에게 먹히거나 하므로 눈이 닿는 부지 안에 심는 게 좋다는 것입니다. 한편, 떫은감은 도둑맞기 어렵기 때문에 눈이 닿지 않는 곳에 있어도 상관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왜 떫은감을 심는 방법까지 기술되어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물론 쓸모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감은 단감, 떫은감으로 분류되는데 단감 나무에서도 덜 익은 감에는 떫은맛이 있습니다. 그것이 익어감에 따라 떫은맛이 빠지며 단감이 되는 것입니다. 떫은맛이 그대로 남아 있는 떫은감도 곶감으로 만들면 당도가 증가하고, 또한 보존 기간도 길어집니다.
즉, 단감이든 떫은감이든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사실은 떫은맛 자체에도 생활에 요긴한 역할이 있었습니다. 화학제품이 없던 시대의 일본에서는 감즙을 자연 발효시킨 '감물'이 방수제나 방부제로 사용되어 온 것입니다.
방수의 역할로는 종이인 일본 우산이 수분을 튕기도록 바르거나 어업용 그물에 바르거나 했습니다. 또한 방부제로는 곰팡이에 강한 의복을 만들기 위해 천의 염료로 사용되었습니다.
현대에는 감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줄었지만, 그래도 독특한 느낌이 있다는 점에서 감물 염료는 인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