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의 난징 소바南京そば를 뿌리로 하여, 갈라파고스 같은 진화를 이룬 일본의 "국민 음식"
변화의 묘로 크게 인기를 얻은 국민 음식
카레라이스와 함께 일본의 국민 음식이 된 라면은 중국의 면 요리를 기반으로 일본만의 독자적인 진화를 이루어 온 것이란 사실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해외에서도 중국의 면 요리와 일본의 라면은 전혀 다른 요리로 인식되며 일본의 라면 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라면의 뿌리를 찾아보면 '난징 소바'에 이릅니다. 메이지 시대가 되면서 일본이 개국하자 많은 화교들이 이주하여 난징쵸南京町라 불리는 차이나타운을 형성했습니다. 그래서 화교들을 위해 개업한 식당에서 제공되던 면 요리가 난징 소바입니다.
그럼 그 난징 소바가 곧바로 일본인들에게 받아들여졌는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동이나 소바의 깔끔한 맛과는 달리 진한 중국 요리의 양념 그대로는 일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본인이 평소 익숙한 가다랑어포와 멸치, 간장 등을 사용하여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변화를 시도한 수많은 가게 중에서도 개척적인 존재가, 1910년 아사쿠사에서 오픈한 중화요리점 '라이라이켄来々軒'입니다. 주인은 요코하마 세관을 퇴직한 오자키 칸이치尾崎貫一로, 그는 일본인 취향의 라면을 만들고자 광둥 출신 요리사 12명을 고용해 시행착오 끝에 간장 맛 국물의 난징 소바를 완성했습니다. 이것이 평판이 높아지며 일본식 양념이 널리 퍼지게 된 것입니다.
라면의 어원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렇게 일본 전국에 라면이 퍼지면서 각 지역의 특징을 활용한 현지 라면이 차례로 나옵니다.
예를 들어, 된장 라면으로 유명한 홋카이도 라면, 정어리를 기반으로 한 아오모리현 쓰가루津軽 라면, 쇠고기 육수를 토핑하여 먹는 야마가타山形의 냉라면, 메밀국수 육수 계열인 기후의 히다다카야마飛騨高山 라면, 멸치 계열의 히로시마 라면, 돼지뼈 국물의 하카타 라면 등이 있습니다. 그 맛은 다종다양하고, 한 마디로 라면이라고 해도 심오하며, 이러한 종류의 풍부함도 라면이 인기를 자랑하는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난징 소바가 왜 '라면'이라고 불리게 되었는가 하면, 면을 만드는 방법인 '라미엔拉麺 방식'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유력한 설입니다.
라미엔 방식이란 반죽을 당겨서 길게 늘이는 방법으로, 이른바 손으로 면을 빼는 방식을 말합니다.
메이지 말기 무렵부터 '라면'이라고 부르는 가게가 등장했습니다. 그 뒤에도 난징 소바, 지나 소바, 중화 소바 등의 호칭이 혼재되어 있었습니다.
라면이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된 것은 1958년 이후의 일입니다.
이 해에 인스턴트 라면이 출시되며 라면은 그 이름과 함께 간편하게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패스트 푸드로 단숨에 보급되어 갔습니다.
이처럼 중국의 면 요리에서 변화를 거쳐 일본의 라면으로 진화해 왔는데, 현재도 그 진화는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