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의 살과 비슷하게 만든 '기러기 흉내(がんもどき)'
세계가 주목하는 두부 요리
외국에서 일본 음식 붐의 한 요인에는 고칼로리 서양 요리에 비해 저칼로리인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것이 두부 요리입니다. 그 이유는 두부는 지질이 적고, 게다가 고단백질의 식품이기 때문입니다. 칼로리는 가급적 삼가하고 싶지만, 단백질은 제대로 섭취하고 싶은 사람에게 딱인 식재료입니다.
매일 똑같은 걸 먹는 것은 질려 버릴 것 같지만, 냉두부, 데운 두부, 된장국, 살짝 튀긴 두부, 기러기 흉내 두부, 얼린 두부 등 두부 요리는 다종다양하기에 먹는 방법이 다양한 것도 특징입니다.
두부는 중국에서 태어난 식재료이지만, 중국에서는 두부 그 자체보다 두유나 두부를 술이나 간장에 묻혀서 굳힌 유부 쪽이 자주 요리에 사용됩니다. 대부분의 두부 요리는 나라 시대가 되어 불교와 함께 두부가 일본에 전해지고나서 생겼습니다. 에도 시대의 텐메이天明 연간에 출판된 『두부백진豆腐百珍』(1782), 『두부백진속편豆腐百珍続編』(1783)에는 합계 200종류의 두부 요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고기나 생선을 두부로 표현하는 식문화
불교와 함께 전래된 두부를 사용한 요리의 발저에는 사실 불교가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살생을 금지하고 있기에, 수행중인 승려는 고기나 생선을 쓰지 않는 사찰 요리를 먹게 됩니다. 그러나 젊은 승려들에게 '고기나 생선을 먹고 싶다'는 욕구를 억제하게 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한 욕구를 억제하는 것도 수행인데, 어떻게든 금기를 파기하지 않고 실현할 수 없을지 수행승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좌典座(식사를 만드는 승려)가 고안한 것이 두부를 사용해 고기나 생선의 재현을 시도한 '흉내(もどき) 요리'입니다.
예를 들면 '기러기 흉내'는 기러기의 살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옛날 일본인은 고기라고 하면 새의 고기가 주류였기에, 새를 대표하여 기러기가 요리 이름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기러기 흉내 두부는 두부에 목이버섯, 표고버섯, 참마, 당근, 참깨, 우엉, 다시마 채 등을 섞어 둥글게 뭉쳐 기름에 튀긴 요리입니다. 냉두부나 데운 두부 등에 비하면 상당히 수고가 들어가는 것은 조금이라도 진짜 고기의 식감이나 색에 비슷하게 하기 위해 궁리한 증거입니다.
이외에 두부를 사용한 장어구이 흉내 요리도 있습니다. 이 요리는 두부를 으깨서 장어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튀겨, 꼬치에 꿰어 양념장을 발라 구우면 완성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진짜와 착각할 정도의 요리입니다.
이처럼 두부는 단백질 섭취라는 영양 면에서도 식감 등의 맛 부분에서도 고기나 생선 대용품으로 최적의 식재료였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