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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농경사 권5





제3장

농업과 잡초

토미나가 토오루富永達






잡초란 어떤 식물인가


잡초는 광의에서는 마을 식물과 거의 동의이고, 인가의 주변과 길가, 공원, 공터 등 인간의 영향을 받는 모든 입지를 생활의 장으로 삼는 우리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식물이다. 또한 조성지나 토사 붕괴지 등 식생이 완전히 파괴된어 일시적으로 출현한 나지에 생육하는 초본 식물도 이에 포함된다. 잡초 가운데 농경지와 그 주변에 생육하는 초본 식물은 농경에 수반하여 여러 인간 활동의 영향을 늘 받고 있기에, 다른 잡초와는 다른 고유의 생활사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잡초를 특히 경지 잡초(협의의 잡초)라고 부르고 있다. 이 장에서는 협의의 잡초, 곧 경지 잡초와 농업의 관계를 잡초의 생활사 특성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문제 삼는다.





농경이라고 하는 교란


부모 식물로부터 흩뿌려진 종자가 싹이 트고, 영양생장을 거쳐 생식생장으로 전환해, 개화·결실하고, 고사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생활 활동을 그 식물의 생활사라고 부른다(그림3-1). 식물은 생활사의 여러 가지 단계에서 각각의 생활사 특성에 대한 선택을 받고 있다. 영국의 생태학자 그라임Grime은 식물의 생활사 특성의 진화를 지배하고 있는 주요한 선택압을 경쟁, 스트레스, 그리고 교란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서 경쟁이란 빛과 영양분, 공간 등의 이용을 둘러싼 이웃 개체 사이의 경쟁을 의미하고, 스트레스란 식물의 물질 생산을 억제하는 광 부족과 양분 부족 등의 요인을 가리킨다. 또한 교란이란 식물체의 일부 또는 전부를 파괴하는 듯한 인간 활동과 강풍, 토사 붕괴, 산불 등의 외부에서의 힘을 가리킨다. 그라임은 스트레스와 교란의 정도가 조합하여 양자의 정도가 함께 낮은 입지에서는 경쟁형의 식물이, 스트레스의 정도는 높지만 교란의 정도가 낮은 입지에서는 스트레스 내성형의 식물이, 스트레스의 정도가 낮지만 교란의 정도가 높은 입지에서는 교란 의존형의 식물이, 각각 진화한다고제창했다(그림3-2).


그림3-1 식물의 생활사 개요(Kawano 1975를 바탕으로 그림)

*아포미식스Apomixis = 수정을 하지 않고 종자를 만드는 무성 종자 번식



그림3-2 스트레스 및 교란의 정도와 식물의 세 적응전략형(Grime 1977에서 그림). 스트레스의 정도도 교란의 정도도 함께 높은 입지에서 식물은 생존할 수 없다.





농경지에서 행하는 여러 가지 경종 조작은 식물에게 교란 그것으로서, 농경지는 교란이 늘 더해지는 불안정한 생태적 입지이다. 그곳에 생활의 장이 있는 잡초는 그 종자가 부모 식물로부터 흘뿌려지고, 싹이 트고나서 말라 죽기까지 모든 단게에서 경운과 제초, 짓밟힘 등의 인위적 교란에 노출되어 있다. 이 때문에 잡초는 인간에 의하여 파종, 수확되는 작물과 인간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생태적 입지에서 생활하는 야생 식물과는 다른 고유의 생활사특성을 가지며, 다른 분류군에 속하는 종이더라도 표3-1에 보이는 것처럼 가지런하지 않게 한번에 발아함과 조숙성, 작은 종자를 다수 생산하는 등의 공통된 생활사 특성의 몇 가지를 포함하고 있다. 잡초는 참으로 그라임이 말하는 교란의존형의 식물이고, 교란도 스트레스도 없는 생태적 입지에서는 잡초의 종자가 설사 산포되어 그곳에서 싹이 트더라도 경쟁력이 우수한 종에 의하여 배제된다. 잡초는 농경지와 그 주변에서만 그 집단을 유지할 수 있는 농경지에 전문화된 것이다. 


발아를 위한 요건은, 대부분의 환경에서 만족시킨다.

내적으로 억제된 불연속 발아를 한다. 종자의 수명이 매우 길다.

싹이 나서 자라는 생장이 빠르고,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재빠르게 전환한다.

자가화합성이다. 그러나 완전한 자식自殖은 아니고, 타식他殖도 한다.

타식하는 경우, 특별한 꽃개루 매개자를 필요로 하지 않든지 풍매이다.

생육조건이 좋으면, 계속하여 매우 다수의 종자를 생산한다.

넓은 환경에 대한 내성과 가소성을 지니며, 생육조건이 나쁘더라도 얼마간의 종자를 생산한다.

장거리 산포와 단거리 산포에 적응한 산포체를 가진다.

여러해살이의 경우 왕성한 영양생식을 행하고, 단편에서도 재생한다. 또한 끊기어 떨어지기 쉽고, 토양에서 뽑아 내는 일은 쉽지 않다.

로제트 형성, 다른 개체를 단단히 죄는 듯한 생장 또는 알레로파시 등의 특별한 방법으로 다른 종과 경쟁한다.

표3-1 잡초의 일반적 생활사 특성(Baker 1974를 바탕으로 작성)





그럼 인간이 농경이 시작하기 이전, 잡초는 어떠한 입지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일까? 농경 개시 이전의 식물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교란은 플라이스토세에 일어난 빙하의 전진·후퇴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온대에 생육하는 잡초의 대부분은 이 빙하의 침식작용에 의하여 생긴 나지에 침입한 종에서 기원한다고 생각된다. 아마 교란이 빈번하게 발생해 볕이 잘 들고, 다른 대형 식물종과의 경쟁이 적은 큰 하천의 범람원과 야생 식물이 물 마시는 곳의주변, 토사 붕괴지 또는 들불이 자주 발생하는 듯한 장소도 그와 같은 종의 생활의 장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이 정주생활을 시작함과 함께, 그와 같은 입지에서 생활하고 있던 종이 인간의 정주지와 그 주변에 침입·정착하고, 또 농경의 개시와 함께 그들의 일부가 농경지에 침입하여 현재의 잡초로서의 생태적 지위를 구축했다고 추정된다. 또한, 명아주와 돼지감자 등과 같이 일찍이 재배화된 작물이 유기되거나, 빠져 나와 현재는 잡초로서 생육하고 있는 예나 잡초 벼와 잡초 수수 같이 작물과 그 근연야생종 사이의 잡종이 농경지에 정착하여 이른바 작물-잡초 복합을 형성하고 있는 예도 있다.





작물-잡초 복합


잡초는 논과 밭에서 빛과 영양분, 공간을 둘러싸고 작물과 경쟁하기에, 작물의 생육과 품질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친다. 또한 병해충의 중간숙주와 생식장소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잡초는 농업의 장에서 눈엣가시가 되고 있다. 잡초가 작물 생산에게 마이너스 요인이란 점은 확실한 사실이지만, 잡초 모두가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잡초의 몇 가지는 작물의 성립에 깊이 관여해 왔다. 벼와 밀, 보리, 재배 콩류 등의 성립에 관해서는 이 시리즈의각각의 권에서 상세히 기술되어 있기에 그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또한 호밀과 귀리가 밀과 보리에 수반하여 있던잡초에서 각각 기원한 점은 이 권의 기고3에 있는 대로이다. 여기에서는 일부 중복되지만, 작물의 성립에 잡초가깊이 관여해 온 예를 들면서, 유전자원으로서 잡초의 중요성을 지적함과 함께, 작물과 그 근연야생종이 상호의 유전적 교류를 통하여 유지하고 있는 작물-잡초 복합에 대하여 소개하겠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작물의 대부분은 야생식물에서 직접 재배화된 것은 아니다. 야생식물 가운데 교란에 적응하고, 잡초성을 획득한 식물군이 인간의 거주지 주변에 정착하여 그들 중에서 식용과 그외의 용도에 적합한 식물이발견되고, 또 그들 가운데 몇 가지가 재배화되었다고 생각된다. 


아메리카의 유전학자 하란Harlan은 터키 남동부의 구릉지에서 야생 일립계 밀이 우점하는 집단을 대상으로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서 직접 그 익은 종자(영과穎果)를 모아 보았다. 야생 일립계 밀은 재배 일립계 밀의 직접적 선조 야생종으로, 현재도 서아시아에서 자생하고 있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서 종자를 모으는 작업은 그에게 익숙하지 않은 작업이고 손의 피부가 금세 벗겨져 버렸지만, 30분의 채집작업을 5번 반복한 결과 1시간당 환산하여 한 사람이 평균 2.05킬로그램의 종자를 모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석기를 붙인 낫을 사용해 채집하면 1시간에 평균 2.45킬로그램의 종자를 모을 수 있었다. 게다가 모은 종자의 영양성분을 분석하면, 현재 재배되고 있는 빵밀과 비교하여 한 알당 조단백질 함유율은 야생 일립계 밀 쪽이 오히려 높고, 전분의 비율은 빵밀보다 조금 낮지만 별로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기에서는 야생 일립계 밀의 성숙기에 맞추어 구릉의 기슭에서 서서히 정상을 향하여 3주일 이상에 걸쳐서 종자를 채집한 수 있고, 열심히 종자를 채집하지 않더라도 1년에 소비하는 양 이상의 종자를 채집하는 일이 아마 가능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종자의 채집 행위의 반복이 재배 일립계 밀 성립의 시작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가 평소 먹고 있는 빵과 우동은 빵밀로부터, 마카로니와 스파게티는 마카로니 밀로부터 만든다. 이 빵밀의 성립에도 잡초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 빵밀은 서아시아에서 마카로니 밀과 같은 무리의 재배 이립계 밀과, 그것이 재배되고 있는 밭에서 생육하는 잡초인 야생 염소풀과의 사이에서 잡초가 형성되고, 또 그 잡초의 염색체가 배가됨에 따라 성립했다. 야생 염소풀은 광역 적응성과 제빵성에 적합한 분질을 가지고 있다. 만약 잡초인 야생 염소풀이 재배 이립계 밀밭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맛있는 빵과 우동을 먹을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야생 염소풀에는 녹병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계통이 존재한다. 빵밀의 성숙기가 장마에 해당하는 일본에서는 녹병에 대한 저항성은 중요한 형질로서, 그 저항성을 빵밀에 부여하기 위한 유전자원으로도 야생 염소풀은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작물의 근연 야생종이 농경지와 그 주변에 생육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작물과 그 근연 야생종은 늘 유전적으로 교류하고, 작물과 그 근연 야생종 그들 사이의 잡종, 그 잡종과 작물 또는 그 근연 야생종과의 사이의 되돌이 교잡 개체가 유전적으로 혼연일체가 된 작물-잡초 복합을 형성하고 있다. 벼와 야생 벼, 옥수수와 테오신트, 향모와 그선조 야생종인 Eleusine africana 등 많은 작물-잡초 복합이 알려지고, 작물-잡초 복합에서는 새로운 작물과 잡초의 진화, 의태잡초의 진화, 뒤에 기술하는 조작 작물에서의 유전자 유동 등 농업과 잡초에 관계된 여러 가지 진화적 사건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벼과의 잡곡에서 서아프리카와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는 진주조에서는, 진주조밭에서만 출현하는 잡초 진주조가 알려져 있다. 이 잡초 진주조는 작물인 진주조와는 달리 탈립성이 매우 높고, 종자가 작은 점, 가지가 많은 점 등에서 작물 진주조와는 명료하게 구별된다. 말리의 사헬 지대에서는 탈립 종자에서 자연히 싹이튼 잡초 진주조가 진주조밭에서 생육하여, 보조적으로 작물 진주조와 함께 이용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진주조를 재배하는 농가가 잡초 진주조를 파종하는 일은 전혀 없고, 오히려 탈립 종자에서 싹이 튼 잡초 진주조는 해초로 제초되고 있다. 그럼 잡초 진주조는 진주조밭에서 어떻게 집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말리에서 채집된 잡초 진주조를 파종하여 길러 보면, 잡초 진주조 외에 작물인 진주조와 똑같은 형태와 특성을 가진 진주조가 출현했다. 더구나 이 잡초 진주조를 자식시켜 생긴 종자를 파종하면, 작물 진주조와 잡초 진주조에 더하여 이삭이 작은 불임의 잡초 진주조가 출현했다. 그리고 작물형, 잡초형 및 불임잡초형의 출현 비율은 대략 1대2대1이었다. 작물형에서는 늘 작물형이 출현하고, 잡초형의 자식 종자에서는 이 세 가지 형 각각의 중간형이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물형, 잡초형 및 불임잡초형이 늘 대략 1대2대1의 비율로 출현했다. 게다가 분자 표지를 이용한 유전학적 해석의 결과, 재배형 형질을 지배하는 유전자를 C, 잡초형 형질을 지배하는 유전자를 W라고 하면, 작물형의 유전자형은 CC, 잡초형은 CW, 불임잡초형은 WW, 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탈립성과 종자의 크기, 가지 수 등을 지배하고 있는 유전자가 동일 염색체 위의 매우 가까이 위치하고 있으며, 이들이 마치 1개의 유전자처럼 움직이는 초유전자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 추정되었다. 진주조는 타식성이다. 말리 사헬 지대의 진주조밭에서는 작물 진주조와 제초로부터 도망간 잡초 진주조가 유전적으로 자유롭게 교류한 결과, 잡초형 형질을 지배하고 있는 W 유전자가 작물-잡초 복합의 체계 안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잡초의 농경에 대한 적응 양식


농경지에서는 작물이 재배되고, 재배에 수반한 거름주기, 쟁기질, 씨뿌리기, 사이갈이, 김매기, 수확 등 일련의 경종 조작이 반복되고 있다. 농경지를 생활의 장으로 삼는 잡초는 그곳에서 재배되는 작물과 빛과 양분, 수분, 공간을 둘러싸고 경쟁한다. 이 때문에 인간은 재배하고 있는 작물을 그 경쟁상대인 잡초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늘제초에 힘쓴다. 그러나 이 끊임없는 제초 노력에도 불구하고 농경지에서 잡초가 사라지는 일은 없다. 그것은 농경지에서 현재 번영하고 있는 잡초가 쟁기질과 김매기 작업의 체를 빠져나가, 다음 세대를 남길 수 있는 여러 가지 특성(제초 회피전략)을 획득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림3-3). 예를 들면, 잡초의 대부분은 종자의 휴면성을 가지고 있고, 온도와 수분 조건이 그 발아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켜도 발아하지 않는 일이 많다. 이 때문에 논과 밭의토양 속에는 방대한 양의 잡초 종자가 축적되어 있다. 이것을 토양 종자은행이라고 부른다. 몇 번의 김매기로도 잡초가 사라지는 일이 없으며, 계속하여 출현하는 것은 잡초의 종자가 휴면성을 가지고, 큰 토양 종자은행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잡초는 싹이 트고나서 개화하기까지의 기간이 짧은 조숙성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싹이 트고나서 쟁기질과 사이갈이, 김매기 작업이 행해지기 전에 신속히 개화·결실하고, 토양 속에 종자은행을 형성한다. 이와 같은 잡초의 교묘한 제초 회피전략은 인간이 의도하여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경종 조작에 의하여 진화시켜 온 특성이라는 의미에서는 인간이 쌓아 올려 온 것이다.


그림3-3 농업생태계에서 인간, 작물 및 잡초의 상호관계(개념도). 인간과 작물은 공생관계에 있다. 인간은 작물의 경쟁상대인 잡초를 제거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잡초는 제초를 회피하기 위한 특성을 진화시켜 농경지에서 번영하고 있다.





논 잡초의 생활주기


일본의 논벼농사의 기원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논에 현재 살고 있는 잡초의 대부분은 논벼의 전래에 수반하여 논벼와 함께 일본에 건너온 역사 이전 귀화식물(유사 이전에 일본에 침입한 식물)이다. 실제로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논 잡초와 일본의 논 잡초에는 공통의 종이 많다. 논벼가 일본에 전해지고나서 봄에 모내기, 가을에 벼베기라는 재배 체계가 끝없이 반복되어, 이 논벼의 재배 체계에 생활주기를 동조시킨 종이 논 잡초로 현재 살아남아 있는 것이다. 여름에 생기는 대부분의 논 한해살이 잡초의 종자는 봄이 되기 전에 휴면에서 깨어나, 써레질 뒤에 싹이 튼다. 발아한 개체는 여름 동안 충분히 생육하고, 벼베기를 위해 물떼기를 하고나서 벼베기 전후까지 개화와 결실을 마친다. 또는 일부 잡초는 벼베기 이후에 개화하고, 가을갈이 전에 종자를 형성한다. 형성된 종자는 휴면상태로 겨울을 나고, 봄에 발아한다. 또한 겨울에 생기는 대부분의 한해살이 잡초는 여름 동안에 종자 휴면에서 깨어나, 벼베기를 위해 물떼기를 하면 발아한다. 발아된 개체는 그대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의 써레질 전에 개화·결실하는 생활주기를 획득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논벼가 일본에 전해지고나서 끝없이 반복되어 온 논벼 재배의 경종 조작의 계절 주기에 잡초가 그 생활주기를 동조시켜 온 결과이다. 





둑새풀의 논형과 밭형


농경지에서 여러 가지 경종 조작은 잡초에 대한 교란으로 작동하고, 잡초의 다양한 생활사 특성을 진화시킨다. 그 교란의 정도와 빈도는 다양하고, 또 교란이 부정기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면, 정기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채소가 재배되고 있는 비교적 소규모의 밭에서는 1년 사이에 다종다양한 채소의파종(옮겨심기)와 수확이 반복되기 때문에, 그때마다 쟁기질과 사이갈이 김매기가 행해진다. 또한 재배되는 채소의 종류와 품종은 해에 따라서 다르며, 그에 수반한 경종 조작의 시기도 변동한다. 여기에서는 교란은 부정기적이고 예측할 수 없으며, 그 빈도가 높다. 다른 한편, 벼와 밀, 보리 등이 비교적 대규모로 재배되는 논과 밭에서는 재배에 수반한 교란은 채소밭과 비교하여 더 정기적이고, 그 빈도는 낮다. 특히 논에서는 오직 논벼가 재배되고, 모내기의 준비를 위한 쟁기질, 써레질은 해마다 봄에 정기적으로 행해진다. 또한 벼베기를 위한 물떼기도 매년 일정한 시기에 행해진다. 농경지에서는 반복되는 경종 조작(교란)에 각각 적응한 생활사 특성을 지닌 잡초가 살아남아 왔다.


가을에 발아하고, 봄에 개화·결실하는 두해살이 잡초 중에는 밭과 벼베기 이후의 논 양쪽에서 생육하는 종이 존재한다. 논과 밭은 수분조건만이 아니라 앞에 기술한 것처럼 교란의 양상이 여러 가지 점에서 다르다. 이와 같은 재배 체계와 환경조건의 차이는 잡초의 생활사 특성에 다른 선택압으로 작용한다. 


벼과의 한해살이 잡초 둑새풀은 일본 각지의 논과 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이 둑새풀에는 논에서 생육하는 논형과 밭에서 생육하는 밭형이 존재하고, 둘은 다른 생활사 특성을 가지고 있다. 둘의 생활사 특성의 차이는 밭과 논에서 일어나는 교란의 주기성과 예측성의 유모, 정도 및 여름의 수분 조건 차이에 따라서 생긴 것이다. 


둑새풀의 논형 종자는 비교적 크기가 크고, 무겁다. 종자의 휴면성은 고온과 저산소분압에 일정 기간 노출되면 해소되어 발아한다. 또한 이삭이 패는 일장반응성은 중성이다. 반대로 밭형은 더 작은 종자를 다수 생산한다. 이 종자의 휴면성은 깊고, 휴면 각성 조건은 명확하지 않다. 또한 이삭 패는 일장반응성은 장일이다(표3-2). 논에서는 일정 기간의 물떼기와 벼베기가 매년 반복된다. 논형의 휴면 종자는 여름 논의 담수 조건(고온과 저산소분압)을 감지하고, 벼베기 전의 물떼기가 행해지는 시기에 일제히 발아한다. 다른 한편, 채소밭에서는 여러 가지 채소가 잇달아 재배되고, 또 그 종류도 해에 따라서 다르며, 재배시기와 기간도 일정하지 않다. 이 때문에 교란의 주기성과 예측성이 매우 낮고, 보험으로 더욱 다수의 종자를 형성하며, 쉽게 발아하지 않는 유전자형이 남아 왔다고 생각된다. 



형질

밭형

논형

염색체 수

생육지

종자 길이(mm)

100알 무게(mg)

일장 반응

생식 양식

종자 생산수(1이삭)

종자 휴면성

휴면성의 변이

휴면 해소 요인

발아조건의 너비

2n=14

밭과 길가

2.32±0.026

18.4±0.35

장일성

타식적

약 500

깊음

크다

불명

좁음

2n=14

무논(마른논)

2.99±0.166

42.5±6.63

중성

자식적

약 270

얕음

작다

고온, 저산소분압

넓음

표3-2 뚝새풀의 밭형과 논형의 생활사 특성(松村 1967을 고침)





논은 교란의 주기성·예측성이 높은 생육지로서, 교란의 빈도는 밭과 비교하면 그만큼 높지 않다. 다른 한편, 밭은 교란의 주기성·예측성이 낮고, 빈도가 높다. 이와 같은 교란의 주기성·예측성이 대칭적인 생육지에서 각각 적응한 개체가 선택되어 남아 왔던 것이다. 둑새풀의 논형과 밭형의 분화는 경종 조작의 주기성·예측성의 유무와 교란 빈도의 많고 적음이 개개의 잡초의 생활사 특성에 선택압으로 작용한 뚜렷한 예이다.





손 김매기에 의하여 탄생한 잡초의 의태


동물 또는 식물이 다른 동식물과 무생물(모델)에 비슷한 형태나 색채를 가지는 것을 의태라고 부른다. 의태에 관해서는 곤충이 천적에게 포식되는 일을 회피하기 위하여 주위의 환경(모델)에 유사해지는 은폐적 의태와, 독과 냄새를 가진 다른 종(모델)에 비슷해지도록 적색과 황색 등의 눈에 띄는 경고색을 가지는 것에 의하여 포식자에게서 도망가는 표식적 의태가 잘 알려져 있다. 


식물에서는 꽃을 찾아오는 곤충을 끌이들이기 위하여 꿀과 꽃가루 등의 보수가 많은 꽃을 모델로 의태하는 예가 있다. 특히 잡초에서는 작물(모델)에 대한 식물체와 종자의 의태가 발견된다. 잡초의 의태는 제초 작업과 종자 선별이 선택압으로 작동해, 인간이 의도하지 않게 진화시킨 잡초의 정교한 제초 회피전략이다. 논벼와 잡초 벼 또는 수수와 잡초 수수 같이 똑같은 또는 근연종 사이에서의 유전적 교류를 통하여 외부 형태가 모델이 되는 작물에 유사해지는 예도 있는데, 다음에 소개하는 잡초 피의 의태 예에서는 모델이 되는 작물인 벼와의 사에에서 유전적교류는 전혀 없다. 


일본의 논에 있는 논벼에 대한 잡초 피(강피와 밭피, 돌피 등의 잡초 피류의 총칭)의 의태는 손 김매기에 의하여 발생한 잡초의 의태 가운데 가장 뚜렷한 예이다. <만엽집>에는 "갈아엎는 논에도 피는 무수히 있지만 골라내야 밤에 한 사람은 잔다"고 잡초 피를 노래한 시가 수록되어, 나라 시대에도 잡초 피가 논벼의 대표적인 수반 잡초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에도 시대 전기의 농학자 미야자키 야스사다宮崎安貞는 그 저서 <농업전서>(1697) 권1의 "제5, 서운鋤芸·사이갈이 제초"에서 논 잡초의 방제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기술하고 있다. "이미 종자를 심고 싹이 난 뒤, 농부의 일은 논밭의 풀을 제거하고, 그 뿌리를 없애야 한다. 강아지풀(잡초 피)라고 하여 모와 매우 비슷한 풀이다. 이 풀은 모에 앞장서 무성히 번성하여, 잠시라도 제거하지 않으면 곧 만연하고, 토지의 기를 빼앗고 훔치기에, 모를 방해하기 그지없다. 방심하지 않고 제거해야 한다. 비유하면 풀은 주인과 같다. 처음부터 그곳에서 유래한 것이다. 모는 손님과 같아 나중에 들어와 큰 힘을 써서 모두 제거해 없애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략…. 이 때문에 상농부는 풀이 아직 보이지 않아도 사이갈이하고, 중농부는 보인 이후에 갈아엎는다. 보인 뒤에도 갈아엎지 않음을 하농부라고 한다. 이것이 토지의 죄인이다." 미야자키 야스사다는 앞 문단에서 잡초 피의 특성을 적확하게 표현하고, 뒷 문단에서 논벼의 재배 기간에 제초를 철저히 하라고 기술하고 있다. 에도 시대에는 논벼의 재배 기간에 6번 정도 철저한 피사리가 행해졌던 듯하다. 발 디딜 곳이 나쁜 논 안에서 납죽 엎드린 자세로 행하는 손 제초는 중노동이다. 철제 날을 붙인 원통을 회전시켜서 제초하는 손으로 미는 논 제초기가 1892년에 고안되고 나서도 논벼의 그루 사이에 남은 잡초의 제거는 손으로 뽑는 것에 의지해야 하고, 논에서 하는 손 김매기는 제초제가 널리 일반에 보급되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이어졌다. 


논벼의 재배 농가는 못자리 단계부터 논벼와 잡초 피를 그 형태에 의하여 식별하여 피사리를 행한다. 이 결과, 논벼와 형태가 분명히 다른 잡초 피는 제거되고, 논벼에 매우 유사한 잡초 피만 남아 왔다. 다른 한편, 잡초 피의 이삭은 분명히 논벼의 이삭과 형태가 다르지만, 재배 농가는 논벼의 이삭이 패기 전후에는 논벼의 결실율이 저하되지 않도록 논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때에 이삭이 팬 잡초 피는 논에 남는다. 논벼의 이삭이 성숙하고, 재배 농가가 피사리를 위하여 다시 논에 들어갈 무렵에는 잡초 피의 종자도 성숙하여 재배 농가가 잡초 피를 조금만 건드려도 뿔뿔이 종자가 떨어진다.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논벼의 출수기와 그 지역의 잡초 피의 출수기가 동조하고 있는 사실도, 논벼와 같은 시기에 이삭이 패는 잡초 피가 결과적으로 제초되지 않고 남아 왔던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하여 잡초 피는 철저한 피사리에 의하여 논벼에 대한 식물체의 의태를 획득하고, 집단을 유지해 왔다. 철저한 피사리가 논벼에 대한 의태를 진화시켜 온 것이다.





종자 선별이 진화시킨 종자의 의태


논벼에 대한 잡초 피의 식물체 의태에 대하여, 종자(과실, 영과)가 작물의 그것에 의태하는 경우를 종자의 의태라고 부른다. 이것은 수확할 때 또는 수확한 뒤의 종자 선별에도 불구하고 작물 종자에 혼입된 채로 잡초의 종자가 작물의 종자와 함께 이듬해 농사철에 파종되는 것이 반복된 결과 발생한다. 여기에서는 내가 조사한 에티오피아에서 밀에 대한 독보리의 종자 의태 사례를 소개하겠다.




독보리는 어떤 식물인가


독보리는 벼과의 한해살이 초본으로, 밀과 보리의 대표적인 수반 잡초이다. 독보리는 밀과 보리와는 다른 분류군(Lolium속)에 속하고, 이들과 자연교잡하는 일은 없다. 독보리의 이름은 그 종자(영과)가 혼입된 밀로 만든 빵과그 종자가 대량으로 혼입된 사료로 인간과 가축이 중독되거나, 사망하는 일이 있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이 독성은 독보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보리가 실 모양 균의 일종인 Endoconidium temulentum과 Chaetomium kunzeanum에 감염되면 테물렌temulen과 로린이 생산되고, 이들이 인간과 가축에게 유해한 것이다.


벼과 식물의 이삭꽃을 구성하는 두 장의 화영花穎 가운데 바깥쪽의 1장을 받침껍질(護穎)이라 한다. 벼과의 식물에는 이 받침껍질에 뻣뻣한 털 모양의 긴 돌기인 까락이 발달한 종이 많다. 이 까락은 새 등에 의해 먹히는 피해의 회피와 종자의 산포·정착을 위한 장치로서 기능하고 있다. 독보리에는 받침껍질에 길이 1.5cm 정도의 까락이 발달한 유망형과 까락이 존재하지 않는 무망형이 있다(그림3-4). 까락의 유무는 핵의 한 유전자에 의하여 지배되며, 유망이 무망에 대하여 우성이다. 독보리는 2배성으로 거의 완전히 자가수정하기에, 유망에서 무망으로의돌연변이는 다음세대에서 동종 접합되어 표현형으로 나타나, 선택의 체에 걸린다. 


그림3-4 독보리의 유망 종자(좌)와 무망 종자(우) 






에티오피아에서 행한 조사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남서로 약 400킬로미터에 위치한 화전 농경민족 마로의 마을 가이차(그림3-5)에서는 받침껍질과 안쪽껍질(內穎)이 부드럽고 쉽게 탈곡할 수 있는 밀(이탈곡성易脫穀性, 마카로니 밀, 듀럼밀 및 빵밀)이 15품종, 세계적으로 재배면적이 매우 적었던 어렵게 탈곡(난탈곡성難脫穀性)하는 엠머밀이 2품종 재배되고 있다.


그림3-5 가이차 원경(희게 보이는 부분이 수확기의 밀밭)




여기에서는 이탈곡성 마카로니밀, 듀럼밀 및 빵밀은 구별되지 않고, 하나의 토종으로 인식되어 기스테라고 부르고 있다. 또한 난탈곡성인 엠머밀은 칸바라라고 불러 전자와는 다른 종으로 명확히 구별하고 있다. 이탈곡성 밀은 다른 지역과 달리 볶거나, 데치거나 하는 등으로 왕성히 낟알 그대로 먹고 있다. 다른 한편, 엠머밀은 가루로 갈아서 죽으로 먹고, 특히 산후의 여성과 병자에 대한 자양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가이차에서 행하는 밀 종자의 선별은 탈곡한 뒤에 종자를 키에 모아 집밖에서 날려고르기하고(그림3-6), 밀짚의 검불과 작은 돌 또는 잡곡 종자 등의 불순물을 골라 없애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독보리의 종자도 골라내지만, 종자의 형상과 크기가 밀의 그것에 유사(종자의 의태)하기 때문에, 완전히 제거되는 일은 없고 밀의 종자 안에 남는 확률이 높다(그림3-7).


그림3-6 밀의 날려고르기. 날려고르기와 눈으로 확인하여 작물의 검불과 잡초 종자 등의 이물질을 골라 없앤다.




그림3-7 시장에서 구입한 이탈곡성 밀(왼쪽)과 엠머밀(오른쪽)의 종자 샘플에 혼입된 독보리의 종자(화살표)





가이차의 시장에서 구입한 밀의 종자 샘플에는 독보리가 전혀 혼입되지 않은 샘플도 있다면, 혼입률이 9.1%에나달하는 특이한 샘플도 있었다. 이 특이한 한 샘플을 제거하고 평균을 낸 독보리의 혼입률은 이탈곡성 밀의 종자 샘플에서 0.6%, 엠머밀의 종자 샘플에서 4.6%였다. 또한 이 종자 샘플에는 독보리의 유망 종자와 무망 종자가 샘플마다 여러 가지 비율로 혼입되어 있었다. 





밀의 탈곡성과 독보리의 까락


조사한 밭마다, 또한 구입한 종자 샘플마다 혼입되어 있는 독보리의 유망형과 무망형의 상대비율을 산출하면, 이탈립성 밀밭에서 임의로 채집한 독보리의 유망형 상대비율은 8.5%이고, 종자 샘플에서는 3.6%였다. 이에 반해 엠머밀밭에서 임의로 채집한 독보리의 유망형 상대비율은 70.5%이고, 종자 샘플에서는 75.2%였다(그림3-8).


그림3-8 독보리의 유망형 이탈립성 밀 및 엠머밀에 대한 상대혼입률(Tominaga and Fujimoto 2004에서 그림)




독보리의 유망 종자는 난탈립성이고 껍질이 떨어지기 어려운 엠머밀의 종자(영과)에 매우 비슷하며(의태), 엠머밀의 종자에 혼입된 독보리의 유망 종자는 눈으로 식별하는 선별에서 도망가기 쉽다. 다른 한편, 독보리의 무망 종자는 껍질이 매우 쉽게 떨어지는 이탈립성 밀의 종자에 유사(의태)하며, 이탈립성 밀의 종자에 혼입된 독보리의 무망 종자는 눈으로 식별하는 선별에서 도망가기 쉽다. 이 종자 선별을 빠져 나가서 종자(영과)의 형태가 매우 비슷하게 짝을 지어서 독보리의 유망 종자 및 무망 종자가 엠머밀 및 이탈립성 밀의 종자에 각각 혼입하여 있는 것이다. 유망형 엠머밀의 수반관계에 의해 무망형·이탈립성 밀의 그것이 더욱 밀접한 것은, 이탈립성 밀이 낟알 그대로 먹는 기회가 많고, 종자 선별이 그만큼 더 엄밀하게 행해짐에 따른다고 생각된다.


한편, 혼입되어 있던 독보리의 유망형의 상대비율을 밭에서 채집한 샘플과 시장에서 구입한 종자 샘플에서 비교하면, 이탈립성 밀에서는 종자 샘플에서, 엠머밀에서는 밭에서 채집한 샘플에서 낮았다(그림3-8). 그것은 밀 수확 이후 일련의 선별작업에서 각각의 밀 종자와 형태가 더 유사한 독보리의 무망형 또는 유망형이 제거되지 않고남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독보리의 다양성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가?


그럼 왜 이탈립성 밀에 유망형 독보리가, 엠머밀에 무망형 독보리가 낮은 빈도이지만 혼입되어 있는 것일까?


가이차의 이탈립성 밀밭 및 엠머밀밭에서 각각 개별 번호를 붙이고, 각각의 밭에서 개체 식별하여 채집한 독보리에 대하여 유전학적 해석을 행하면, 엠머밀에 수반하고 있던 무망형 독보리의 몇 가지는 경계를 접하는 이탈립성밀밭에서 채집한 무망형 독보리와 완전히 똑같은 유전자형이었다. 마찬가지로, 이탈립성 밀에 수반하고 있던 유망형 독보리의 몇 가지는 인접한 엠머밀밭에서 채집한 유망형 독보리와 완전히 똑같은 유전자형이었다. 이 결과에서, 각각 한 개체의 종자에서 유래한 독보리가 엠머밀밭과 이탈립성 밀밭에서 생육하고 있었다고 생각되었다. 가이차에서는 엠머밀이 똑같은 한 뙈기의 이탈립성 밀밭의 주변부에서 함께 재배되고, 한 뙈기의 밭 안에서 둘의재배 경계선이 불명료하여 그 경계선 부근에서는 둘이 혼재하고(그림3-9), 각각에 수반하고 있는 독보리의 유망형과 무망형도 혼재하며, 수확할 때 경계선 부근의 개체가 이탈립성 밀 또는 엠머밀과 함께 각각 혼입하여 수확된다. 그 때문에 이탈립성 밀에 유망형 독보리가, 엠머밀에 무망형 독보리가 낮은 빈도로 혼입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림3-9 이탈립성 밀의 주변부에서 재배되는 엠머밀(Senda and Tominaga 2004를 고침)





게다가 가이차의 똑같은 지구의 떨어진 밭 또는 다른 지구의 밭에서 채집한 독보리가 동일 개체의 유래라고 추정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마을 안의 다른 지구에서 채집한 독보리의 지구 사이의 유전적 분화 정도는 낮고, 한 지구 안의 유전적 다양성은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가이차에서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한쪽이 소유하는 토지에서일련의 농작업에 필요한 노동을 동등하게 행하고 그 토지의 수확물을 엄밀하게 절반으로 나누는 콧체라고 부르는분익소작제도에 의하여 밀이 재배된다. 절반으로 나눈 이탈립성 밀 또는 엠머밀의 종자 일부가 이듬해 농사철에 종자로 사용된다. 이 종자에도 독보리의 종자가 혼입되며, 밀의 종자와 함께 분익소작의 상대방이 소유하는 밭에심어진다. 밀의 종자가 이와 같은 분배와 파종이 매년 반복된다. 분익소작의 상대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몇 년마다 교체되기 때문에, 밀의 종자가 소유자가 다른 밭에 차례로 심어지고, 그것과 함께 한 개체에서 유래된 독보리의 종자가 여기저기에 산포되는 것이다. 가이차에서 보이는 독보리의 다양성은 엠머밀이 이탈립성 밀밭의 주변부에서 함께 재배되는 일과 그 분익소작제도에 의하여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벼과의 야생 식물의 받침껍질에 있는 까락은 포식의 회피와 종자의 산포, 정착을 위한 장치이다. 가이차에서는 눈으로 확인하는 종자 선별이 독보리 까락의 유무에 대한 선택압으로 작동하고, 밀 탈립성의 난이에 의하여 그것에 수반하는 독보리 까락의 유무가 결정되며, 엠머밀에 대한 유망형 독보리, 이탈립성 밀에 대한 무망형 독보리의 의태 수반관계가 성립하고 있다. 독보리의 종자는 밀의 종자와 함께 운반되기에, 독보리의 까락은 이탈립성 밀에 수반하는 독보리가 무망인 점도 포함하여, 종자 산포 장치로서 기능하고 있다. 종자 선별의 결과, 밀에 대한독보리의 의태가 진화하고, 그 결과로 인간이 독보리의 산포 알선업자로서 기능해 왔던 것이다.






농경 양식의 변화와 잡초의 존망


재배작물과 그 작부체계, 경종 조작, 작물의 이용방법은 시대와 함께 변화한다. 잡초는 이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왔지만, 그것이 너무나도 지나치게 급격하면 잡초의 진화가 따라잡지 못하고 절멸하거나, 절멸의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된 잡초가 적지 않게 존재한다. 다른 한편, 이들의 변화에 몹시 대응하는 잡초도 존재한다. 다음 절에서는 농경 양식의 변화와 잡초의 존망에 대하여 일본의 논 잡초를 중심으로 해설하겠다.





절멸에 처한 일본의 논 잡초


일본의 논농사에 고도로 적응해 온 논 잡초이지만, 일부의 논 잡초는 최근 벼농사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절멸의 위기에 처하고 있다. 2001년에 발행된 <개정 킨기 지방의 보호상 중요한 식물>에는 논 잡초가 28종거론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가져온 원인으로 제초제의 사용을 머리에 떠올리는 독자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논벼의 재배 양식의 급격한 변화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논벼농사를 둘러싼 사회 정세의 변화, 생산비 삭감과 노동력 절감 등의 이유로 모내기와 벼베기의 시기가 1개월에서 1개월 반 빨라졌다. 논 잡초는 매년 끝없이 반복되어 온 모내기, 벼베기 등 논벼 재배에 수반한 주기적인 경종 조작에 그 생활주기를 동조시키고, 다양한 생활사 특성을 고도로 적응시켜 왔다. 논벼의 재배 양식의 급격한 변화는 논 잡초의 진화 속도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라풀과의 여름에 자라는 한해살이 잡초인 올챙이풀과 올챙이솔, 물질경이는 여름의끝 무렵에 개화, 결실한다. 지금까지라면 이 시기의 논은 아직 담수 상태였다. 그러나 현재 이 시기의 논은 이미 물떼기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종은 건조에 의하여 말라 죽고, 종자를 형성할 수 없으며, 다음 세대를 남길 수 없다. 다른 한편 두해살이 논 잡초에서는 이들이 개화·결실하기 전에 모내기 준비를 위하여 논이 쟁기질, 써레질되어 종자를 형성하기 전에 흙속에 갈아엎어져 다음 세대를 남길 수 없다. 예를 들면, 벼과의 Elymus humidus는 장일성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이 종이 이삭이 패어 개화·결실한 뒤에 쟁기질, 써레질이 행해져 왔는데, 현재는 이 종의 이삭이 패기 전에 쟁기질, 써레질이 행해져 식물체가 흙속에 갈아엎어져 버린다(그림3-10).


그림3-10 논벼 재배의 경종 조작과 잡초의 생활주기(판본 1978에 올챙이풀을 추가)





앞에 소개한 벼의 재배 체계에 고도로 적응한 둑새풀의 논형은 벼베기 시기가 빨라짐에 따라 물떼기의 시기도 빨라져, 지금까지보다도 빨리 발아하기 때문에 연내에 식물체가 커지고, 일장반응성이 중성이기 때문에 겨울에 이삭이 패어 개화하고 겨울의 추위로 이삭이 장해를 입어 종자를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 농가의 매우 꼼꼼한 손 김매기에 고도로 적응하여 논벼에 대한 의태를 획득한 강피는 손 김매기가 행해지지 않고 제초제를 사용하게 된 현재는 그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다른 한편, 유전적 변이가 큰 돌피는 강피와는 반대로논에서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또한 휴경 논과 방기 논에서는 교란이 없기 때문에 갈대 등 대형의 경쟁적인 종이침입하여 경쟁력에서 밀리는 논 잡초가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른바 전통적인 벼농사에 고도로 적응해 온 이들 논 잡초는 논벼의 재배 양식에 급격한 변화로 그 진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절멸의 위기에 처하고 있는 것이다. 논 잡초의 자연지에 관해서는 이 시리즈 제2권 <일본인과 쌀>에 상세하다.





제초제 저항성 잡초의 진화


1947년에 세계에서 최초의 제초제 2,4-D가 개발되었다. 그뒤 여러 작용기작을 가진 제초제가 연이어 등장하고,농가는 제초를 위한 중노동에서 마침내 해방되었다.


제초제의 작용기작은 매우 다양하다. 주요 작용기작은 광합성 저해, 광합성에 관여하는 색소의 형성 저해, 식물 호르몬 작용 교란, 호흡 저해, 아미노산·단백질 생합성 저해, 지질 생합성 저해, 세포분열 저해 또는 과산화물 생선 등이다. 이들 작용기작을 가진 제초제 가운데 동물에는 없고 식물만이 가진 광합성과 특정 아미노산 생합성, 식물 호르몬 활성 등의 기능을 저해하는 화합물을 이용한 제초제는 인축 독성과 물고기 독성이 낮다. 최근은 더욱 미량으로 효과가 높고, 안전한 화합물이 개발되어 그들 복수의 화합물을 조합시킨 혼합제가 제초제로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농경지에서는 그 제초제에 대한 작물과 잡초 사이에 있는 생리·생화학적인 반응, 곧 감수성의 차를 이용하여 작물에는 해를 주지 않지만 잡초에 대해서는 그 생육을 억제할 수 있는 선택성 제초제가 사용되는 일이 많다. 제초제는 살균제와 살충제와는 달리 대상이 되는 잡초가 작물과 똑같은 고등식물이며, 또 양자가 똑같은 과와 속으로근연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작물에는 해를 주지 않지만 잡초만 말라 죽이는 선택성을 제초제에 부여하는 일은 어려움을 수반한다. 그러나 양자의 생육 단계와 발아 심도, 제초제의 흡수·이행·대사 등의 차를 이용한 선택성 제초제가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농경지에서 제초제를 연달아 사용하면 그곳에 출현하는 잡초의 종 조성에 변화가 나타난다. 예를 들면 대두밭에서 벼과 잡초에 대하여 효과가 있는 선택성 제초제를 연용하면, 벼과 이외의 잡초가 잔존하고 우점하게 된다. 이와 같은 잡초상의 변화를 weed shift라고 부른다. 현재 여러 가지 종류의 제초제가 시판되고 있기에, 제초제를 잘이용하면 특정 잡초를 우점시키는 일도 가능하고, 이 weed shift를 이용하여 관리가 더욱 용이한 잡초로 이루어진군락으로 잡초상을 인위적으로 이행시킬 수 있다. 


잡초는 이 제초제의 사용에 대해서도 강하게 적응한다. 특정 제초제의 연용에 의하여 그 제초제에 대하여 종래 감수성이 높았던 잡초인 개체가 통상 말라 죽는 농도의 제초제에 노출된 뒤에도 생존하고, 우점하는 사레가 끝없이 보고되기 시작했다. 잡초의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의 표면화이다. 앞에 기술한 제초제에 대한 작물과 잡초 사이의 선택성이 양자의 종 수준 이상의 감수성 차를 이용하고 있는 데 반해 이 제초제 저항성의 획득은 종 안 개체사이의 감수성 차에 관계한다. 잡초의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이 세게에서 최초로 인지된 것은 1968년으로, 미국 워싱턴주의 묘목밭에 출현한 광합성 저해제인 트리아진계 제초제에 대하여 저항성을 보이는 국화과 한해살이 잡초 개쑥갓에서였다. 일본에서는 사이타마현의 뽕나무밭에서 파라코트에 저항성을 가진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잡초 봄망초의 생물형이 1980년에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그뒤 2009년 9월 말까지 189종의 잡초에서 332 저항성생물형이 보고되고 있다(그림3-11). 잡초의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은 저항성의 정도가 높은 경우는 그 제초제의 표준 사용양의 수십 배부터 수백 배의 농도에서도 말라 죽지 않고(그림3-12), 번식한다. 



그림3-11 잡초의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의 출현 수 추이(Heap 2009를 바탕으로 그림)




그림3-12 큰망초의 파라코트 감수성 생물형(■)과 저항성 생물형(▲)의 고사율(1989)


 


제초제의 사용은 잡초 집단에 대하여 강한 선택압으로 작용해, 제초제를 사용하면 통상 그 집단의 90%에서 99%의 개체가 사망한다. 잡초의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은 제초제의 사용에 의하여 새롭게 출현한 것이 아니라, 집단 안에서 매우 낮은 빈도로 원래 존재하고 있던 저항성 생물형이 특정 제초제의 연용에 의하여 감수성 생물형(야생형)이 집단에서 제거되는 결과, 단기간에 우점하는 것에 의한다(그림3-13). 뒤에 기술하는 설포닐유레아계 제초제에 관해서는 이 제초제를 5년 연용하는 동안에 국화과의 한해살이 초본인 가시상치에서 이 제초제에 대한 저항성 생물형이 표현화한 것이 보고되고 있다. 



그림3-13 임의 교배하는 잡초 집단에서 발생하는 특정 제초제의 연용에 따른 제초제 저항성 개체의 상대비율 변화(Jasieniuk 외. 1996을 일부 고침). 저항성이 1개의 완전우성 핵유전자에 지배되고, 해당 제초제의 사용에 의하여 잡초 집단 안의 99%의 개체가 사멸한다고 가정.



더구나 잡초의 제초제 저항성에는 복수의 기구에 의하여 저항성을 발현하는 복합저항성이 알려져 있다. 농업의 장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잡초가 이 복합저항성을 획득하고, 다른 작용기작을 가진 복수의 제초제에 대하여 동시에 저항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글리포세이트 내성(저항성) 작물이 널리 재배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오하이오주와 미시시피주에서 글리포세이트와 아세트 젖산 합성효소(ALS) 저해제 또는 글리포세이트와 파라코트에 동시에 저항성을 보이는 국화과의 망초 복합저항성 생물형이 이미 표현화된 것이 보고되고 있다. 타식성 잡초에서는 어느 제초제에 대하여 저항성을 가졌던 개체와 그것과는 다른 제초제에 대하여 저항성을 가졌던 개체가 각각의 적응도에 뚜렷한 저하가 생기지 않으면 교잡하는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그 경우, 복수의 제초제에 대하여 동시에 저항성을 지닌 복합저항성 개체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ALS 저해제와 아세틸-Coa 카르복실라제(ACCase) 저해제 등 작용점이 다른 7종류의 제초제에 대하여 동시에 저항성을 가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Lolium rigidum)의 집단이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복합저항성 생물형이 우점하면, 제초제에 의한 방제는 곤란해진다. 잡초의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의 출현을 피하기 위해서 똑같은 작용점을 가진 제초제의 연용을 피하거나, 제초제의 사용 이외의 잡초 방제 수단을 강구하는 등의 방책이 필요하다. 





물달개비와 설포닐유레아계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


1975년에 개발된 설포닐유레아계 제초제(SU제)는 식물의 분기쇄아미노산(발린, 류신 및 이소류신)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아세트젖산 합성효소(ALS)의 작용을 저해하는 제초제이다(그림3-14). SU제가 살포된 식물에서는 이들의 아미노산이 생합성되지 않고 세포분열이 저해된 결과, 식물체의 생육이 정지하고 말라 죽기에 이른다.동물은 이들을 생합성하는 경로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SU제의 독성은 낮다. SU제의 일종인 벤설프론메틸은 벼의 체내에서 신속히 대사·무독화되는 한편, 벼과 이외의 식물에서는 대사가 매우 완만하기 때문에 그들 식물의 ALS 활성을 뚜렷하게 저해한다. 이 차를 이용한 SU제와 잡초 피 종류에 유효한 성분을 혼합한 제초제는 미량으로 폭넓은 풀 종류에 높은 효율을 나타내고, 또 풀을 억제하는 기간이 긴다는 뛰어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이와 같은 SU 혼합제가 1980년대 후반부터 일본의 논에서 널리 사용하게 되고, 2003년에는 일본의 논 60% 이상에서 사용되었다. 다른 한편, 이 SU제에 대하여 저항성을 보이는 논 잡초의 생물형이 일본에서는 1996년에 홋카이도의 물옥잠에서 보고된 이래, 2009년 9월 말 현재로 밭둑외풀 종류, 논둑외풀, 물별, 구와말, 올챙이고랭이, 물달개비, 벗풀 등 적어도 17종으로 각지에서 연이어 보고되고 있다.


그림3-14 발린, 류신 및 이소류신의 생합성 경로(武田 외 1989를 고침). SU제는 그림 안의 ALS의 작용을 저해한다.




트리아진계 제초제와 파라코트 등의 제초제에 대한 잡초의 저항성 생물형은 이들 제초제가 살포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우점하는 일이 없다. 그것은 저항성을 부여하는 돌연변이가 동시에 광합성계 Ⅱ의 효율도 저하시키고, 건물생산량(개체량)이 감소한 결과 경쟁력이 감수성 생물형보다 떨어져 다음세대에 남는 자손의 수로 평가되는 적응도가 저하되기 때문이다. 비름과의 한해살이 잡초 털비름의 SU제 저항성 생물형에서는 트리아진계 제초제와 파라코트 등의 제초제에 대한 저항성 생물형으로 보고되고 있을 정도의 건물생산량 감소는 확인되지 않았다(그림3-15). 그 이유는 지금까지 보고되고 있는 ALS 유전자좌에서 생긴 SU제 저항성을 부여하는 돌연변이가 ALS 그것의 활성 저하를 가져오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명아주과의 한해살이 초본 댑싸리와 벼과의 한해살이 초본 털빕새귀리 등에서는 SU제 저항성 생물형의 종자가 감수성 생물형의 종자와 비교하여 더욱 저온에서 발아하는 일이 밝혀지고 있다. 이 이유는 댑싸리의 저항성 생물형의 종자에는 발린, 류신 및 이소류신이 감수성 생물형 종자의 2배 이상 포함되고, 이에 의하여 발아에 이르는 세포분열과 생장이 저온에서도 더욱 촉진되기 때문이라고 추정되었다.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의 돌연변이 계통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SU제 저항성 생물형의 종자 생산 수가 SU제 감수성 생물형보다 감소하는 일이 보고되고 있다. 잡초의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의 적응도를 평가하는 일은저항성 유전자의 환경 안으로의 확산속도의 추정과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의 방제 계획을 책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적응도의 평가에는 대상이 되는 개체의 유전적 배경과 유전자의 다면발현 유무 등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고, 어려움을 수반한다. SU제 저항성 생물형의 적응도에 관해서는 아직 해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SU제 저항성을 획득함으로써 저항성 생물형에게 그 정도는 다르지만, 적응도의 저하가 생기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림3-15 아트라진*(좌)과 설포닐유레아(우)에 대한 털비름의 감수성 생물형(■) 및 저항성 생물형(▲)을 다양한 비율로 섞어 심었을 때 각각의 생물형의 건물생산량(Conard & Radosevich 1979 및 Sibony & Rubin 2003을바탕으로 그림).

*아트라진=광합성 저해제 트리아진계 제초제의 일종





SU제는 일본의 논벼농사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논 잡초의 SU제에 대한 저항성 생물형의 출현에 의하여 이 제초제를 기본으로 한 논벼의 잡초 방제체계의 변경이 필요해지고 있다. 특히 논벼의 담수 직파재배에서는재배 초기의 잡초 방제가 매우 중요하고, 또 사용할 수 있는 제초제의 종류가 적은 점도 있어 이 저항성 생물형에대한 대응이 긴급하고 중요한 과제이다. 여기에서는 잡초 피 종류와 아울러 일본의 논벼농사의 주요 잡초인 물달개비에 관하여, SU제 저항성을 부여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 부위 해명과 이 저항성 유전자의 기원, 확산 등에 관한 우리의 연구를 소개하겠다.


물달개비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분포하는 물옥잠과의 수생 한해살이 초본으로, 가는물달개비(2n=24)와 물옥잠Monochoria valida(2n=28)의 교잡으로 생긴 이질4배체라고 추정되고 있다. 이 종은 옛 시대에 논벼에 수반하여 일본으로 건너온 역사 이전 귀화식물의 하나이다. 


일본에서 물달개비의 SU제 저항성 생물형(그림3-16, 3-17)에 관해서는 2004년 8월의 조사에서 19부현에서 그 출현의 보고가 있었는데, 현재는 거의 전국적으로 표현화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아키타현부터 후쿠오카현의 15개소 논에서 출현한 물달개비의 SU제 저항성 집단에 대하여 ALS 유전자좌의 염기배열을 결정하고, SU제 감수성 개체의 그것과 비교했다. 물달개비는 6개의 ALS 유전자좌 ALS1, ALS2, ALS3, ALS4, ALS5, ALS6(ALS4는 이미 기능을 잃은 가짜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비교를 위하여 시료가 된 각지의 SU제 감수성 개체에서는 ALS 유전자좌에서 염기 치환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키타현 센보쿠시仙北市, 시즈오카현 후지에다시藤枝市, 간나미정函南町, 이즈노쿠니시伊豆の国市, 교토부 교탄고시京丹後市 및 효고현 가사이시加西市의 SU제 저항성 집단에서는 ALS1에서 나머지 대부분의 잡초에서 SU제 저항성을 부여한다고 이미 보고되고 있는 프롤린 잔기 Pro197(애기장대 ALS의 197번째 아미노산 잔기)에 대응하는 코돈에서 이것을 각각 세린, 트레오닌, 또는류신으로 변화시키는 한 1염기치환(점돌연변이)가 확인되었다. 또한 후쿠시마현 아이즈반게정会津坂下町, 이바라키현 우시쿠시牛久市, 시즈오카현 카케가와시掛川市와 모리정森町 및 교토부 교탄고시의 다른 SU제 저항성 집단에서는 ALS3에서 각각 류신, 세린 또는 히스티딘으로 변화시키는 1염기치환이 확인되었다. 게다가 후쿠오카현 미야와카시宮若市의 SU제 저항성 집단에서는 Asp376에 대응하는 코돈에서 글루타민산으로 변화시키는 1염기치환이 확인되었다(표3-3). 그러나 나머지 ALS 유전자좌에서는 염기치환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교토부 마이즈루시舞鶴市의 SU제 저항성 집단에 관해서는 SU제 저항성을 부여한다고 생각되고 있는 염기치환이 확인되지 않았다. 각각의 SU제 저항성 집단에서는 저항성을 부여하는 1염기치환은 집단 안의 모든 개체에서 똑같았다. 물달개비는 개방화와 폐쇄화를 달고, 개방화도 거의 자식하기 때문에 자연 돌연변이로 생긴 한 개체에서 유래하는 SU제 저항성 유전자가 종자를 통하여 그 집단 안으로 확산되었다고 추정된다. 



그림3-16 SU제 살포 이후에도 잔존하고, 논벼의 그루 사이를 온통 덮은 물달개비(교토부)



그림3-17 물달개비의 SU제 저항성 생물형(좌)와 감수성 생물형(우)의 SU제에 대한 반응. 통상 사용하는 농도의 SU제 용액 안에서 10일 동안 수경재배한 결과.





SU제 저항성을 부여한다고 생각되는 염기치환이 ALS 유전자좌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교토부 마이즈루시의 집단을 제외하고, 조사한 SU제 저항성 집단에서는 SU제의 작용점인 ALS의 아미노산 배열이 ALS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하여 감수성 생물형과 다른 것이 밝혀졌다. 이 아미노산 배열의 변화는 이 효소의 입체구조의 변화를 가져온다. Lin 외는 질경이과 구와말의 SU제 저항성 생물형과 감수성 생물형의 ALS 2차구조를 비교한 결과, SU제 저항성 생물형에서는 ALS의 2차구조 변화에 의하여 SU제의 결합 부위 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에 SU제가 결합할 수 없게 되었던 것에 의하여, 또는 결합 부위 그것이 사라져 버렸던 것에 의하여 SU제 저항성이 부여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한 저항성을 부여한다고 생각되는 염기치환이 확인되지 않았던 교토부 마이즈루시의 집단에 관해서는 현재, 그 저항성의 기구는 알 수 없다. 


조사한 SU제 저항성 개체의 ALS 유전자좌에서 일어난 염기치환과 그에 수반한 아미노산의 변이를 보면, 아키타현 센보쿠시, 시즈오카현 후지에다시와 간나미정 및 교토부 교탄고시의 SU제 저항성 집단과 이바리키현 우시쿠시, 시즈오카현 카케가와시와 간나미정 및 교토부 교탄고시의 다른 SU제 저항성 집단에서는 각각 ALS 유전자좌의 똑같은 부위에서 똑같은 1염기치환이 발생하고 있었는데, 그외의 SU제 저항성 집단에서는 저항성을 부여했다고 생각되는 ALS 유전자좌의 1염기치환, 곧 아미노산 변이의 패턴이 각각 모두 달랐다(표3-3). 똑같은 1염기치환이 확인된 각각의 3부현의 저항성 집단의 자생지는 직선거리로 서로 약 24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이 거리를 물달개비의 꽃가루나 씨앗이 자연적으로 이동한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또한 시즈오카현 간나미정 안의 반경 3킬로미터 이내에서 채집된 세 저항성 집단에 관해서도 각각 다른 1염기치환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들로부터 조사 개체의 SU제 저항성은 최초로 SU제 저항성을 획득한 한 개체로부터 일본 각지로 저항성 유전자가 확산된 것이 아니라, SU제 저항성을 부여하는 돌연변이가 각각 독립적으로 일으켰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생물형

유전자좌

Als1

Als3

코돈

아미노산

코돈 

아미노산

감수성 생물형


저항성 생물형

  아키타현 센보쿠시

  후쿠시마현 아이즈반게정

  이바라키현 우시쿠시

  시즈오카현 모리정

  시즈오카현 카케가와시

  시즈오카현 후지에다시

  시즈오카현 간나미정A

  시즈오카현 간나미정B

  시즈오카현 간나미정C

  시즈오카현 이즈노쿠니시

  교토부 교탄고시A

  교토부 교탄고시B

  교토부 마이즈루시

  효고현 가사이시

  후쿠오카현 미야와카시

CCT



TCT

CCT

CCT

CCT

CCT

TCT

TCT

CCT

ACT

ACT

CCT

TCT

CCT

CTT

GAA

Pro



Ser

Pro

Pro

Pro

Pro

Ser

Ser

Pro

Thr

Thr

Pro

Ser

Pro

Leu

Glu

CCT



CCT

CTT

TCT

CAT

TCT

CCT

C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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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

CCT

TCT

CCT

CCT

CCT

CCT

Pro



Pro

Leu

Ser

His

Ser

Pro

Pro

Ser

Pro

Pro

Ser

Pro

Pro

Pro

Pro

표3-3 물달개비의 ALS 유전자좌에서 일어나는 염기치환(Ohsako and Tominaga 2007, Imaizumi 외. 2008, 稻 외 2008에서 작성)





물달개비에서 SU제 저항성을 부여하는 1염기치환의 출현이 유전자좌에 따라서 달라지고 있었던 것은 해당 유전자좌에서 1염기치환이 생기는 빈도의 차에서 유래하는지도 모른다. 물달개비에서는 ALS2에서 일어나는 염기치환이 생기는 빈도는 ALS1 또는 ALS3의 1/2에서 1/5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마찬가지의 경향이 미국에서 출현한 해바라기 잡초형의 SU제 저항성 생물형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제초제의 작용점이 되는 효소의 생합성에 관계된 유전자좌에서 일어나는 1염기치환의 출현 빈도 차이를 제초제 저항성 생물형의 출현 예측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에 관한 자료의 집적과 그 해석이 기대된다.





제초제 내성 작물과 잡초


유전자변형 기술에 의하여 만들어낸 제초제 내성(저항성) 작물의 상업 재배가 1996년에 개시되어, 2008년에는남북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세계의 약 7900만 헥타르의 밭에서 제초제 내성 대두, 옥수수, 유채, 목화 및 사탕무가 재배되고 있다. 이들 제초제 내성 작물은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글루포시네이트 또는 브로목시닐 어느 하나에대한 내성(저항성)을 가지고 있으며, 해당 제초제가 살포되어도 그 생육에 영향은 없고 말라 죽지 않는다. 이들 제초제 내성 작물의 재배에 수반하여 잡초의 세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 제초제 내성 작물의 대부분은비선택성 제초제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내성(저항성)이 부여되어 있어, 이들이 재배되는 밭에서는 글리포세이트가 연용된다. 이 때문에 원래 글리포세이트가 살포되어도 말라 죽기 어려운 닭의장풀 종류나 쇠뜨기 종류 등의 잡초가 우점하는 경향이 발견된다. 또한 미국에서는 대두-옥수수 또는 대두-목화-옥수수의 돌려짓기가 행해지는 일이 많아, 어느 작물이라도 글리포세이트 내성 품종이 재배되기 때문에 글리포세이트 내성 대두를 재배할 때 앞그루인 글리포세이트 내성 옥수수의 떨어진 종자에서 싹이 튼 개체(자원활동 작물=앞그루의 작물이 뒷그루에서 해초가 됨)가 글리포세이트 살포 뒤에도 잔존하여 대두와 경쟁하는 일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글리포세이트의 연용에 의하여 글리포세이트 내성 작물의 밭 이외에서 출현하는 사례도 포함하면, 16종의 잡초로서 이 제초제에 대한 저항성 생물형의 출현이 확인되고 있다. 이들 생물형의 저항성 획득 기구는 알 수 없는 점이 많지만, 밝혀진 예로서 글리포세이트의 목표점인 시킴산 경로에 관여하는 효소 유전자좌에서 일어나는 1염기치환, 잎에서의 글리포세이트 흡수 저해 또는 글리포세이트 흡수 이후의 전류轉流 저해를 들고 있다. 잡초의 글리포세이트 저항성 생물형의 출현은 내성(저항성) 작물에서 잡초로 내성(저항성) 유전자가 확산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독립적으로 자연돌연변이로 생긴 잡초의 글리포세이트 저항성 개체의 빈도가 글리포세이트 연용에 의하여 증가하여 표면화된 것이다. 따라서 글리포세이트 내성 작물과는 그 내성(저항성)의 기구가 다르다.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의 확산은 저항성을 획득한 개체의 적응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저항성 개체의 적응도를 평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잡초의 글리포세이트 저항성 생물형이 지금까지 표면화되지 않았던 이유의 하나로, 저항성을 획득한 개체의 적응도 저하를 들 수 있다. 벼과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에서는 글리포세이트 저항성 개체의 적응도 저하가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 알 수 없는 점이 많다. 저항성 생물형의 적응도는 농경지와 자연 집단 안에 있는 저항성 개체의 빈도 변화에 직접 관계되는 형질이기 때문에, 앞으로 한층 더 자료의 축적이 요구된다.


제초제 내성 작물의 재배에 관해서는 해당 작물부터 근연 야생종에 대한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의 유동도 유의해야 할 과제이다. 일반적으로 작물이 인간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연상태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생육하며 번식을 반복하는 일은 어렵다. 또한 작물과 그 근연 야생종의 사이에서 잡종이 형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잡종은 작물의특성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기에 자연상태에서는 적응도가 낮고, 그 때문에 자연환경 안에서 저항성 유전자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추정된다. 예를 들면, 일본에는 대두의 근연 야생종인 돌콩이 생육하고 있다. 대두와 돌콩 사이에는 드물게 잡종이 형성되지만, 그 잡종이 형성하는 종자 수는 적고, 그 종자의 월동률은 매우 낮은 등, 그 적응도는 자연상태에서는 낮은 점이 시사되고 있다. 대두에서 돌콩으로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가 확산되는 것에 관해서는 아직도 해명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지만, 현재로선 대두의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가 자연환경 안에서 확산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듯하다. 다른 한편, 몇 가지 작물에서는 그 근연 야생종과의 사이에서 유전적 교류가 자유롭게 이루어져 작물-잡초 복합을 형성하고 있다. 이 경우 잡종의 적응도는 낮지 않고, 되돌이 교잡도 빈번하게 발생하기에 저항성 유전자가 자연 집단에 잔존하여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채와 십자화과의 잡초, 옥수수와 테오신트 등 작물-잡초 복합에서 일어나는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의 확산에 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하여 관찰해야 한다.


잡초는 농경에 수반하는 여러 가지 경종 조작에 고도로 적응하며 농경지에서 번영해 왔다. 잡초는 농경지와 그 주변에서만 그 집단을 유지할 수 있는 농경지의 전문가인 것이다. 그러나 농업의 형태가 급격히 변화하면, 잡초의 진화 속도가 그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일부의 잡초는 절멸하거나, 절멸위기에 처하게 된다. 다른 한편, 제초제에 대한 저항성을 획득한 잡초처럼 새로운 농업의 형태에 세차게 적응하는 잡초도 있다. 잡초라고 하는 식물은 농업의 변화와 함께 앞으로도 모습을 바꾸며 세차게 살아남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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