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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농경사 권2



기고4

맛있는 쌀을 찾는 일본인     -하나모리 쿠니코花森功仁子




품종의 등장


일찍이 벼에는 대체로, 몇 가지 품종이 있었을까? 품종이란 개념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헤이안 시대에 건립된 교토 사가노嵯峨野의 '세료지淸凉寺'에서는 교토 3대 진화제鎭火祭 하나인 열반회의 횃불 의식이 매년 3월에 행해진다. 이 열반회에서는 세 개의 큰 횃불에 불을 붙이고, 각각의 횃불은 올벼, 가온벼, 늦벼를 나타내며, 그 불타는 모습으로 그해의 풍흉을 점친다. 언제부터 불을 붙였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에도 시대에는 이미 행해졌다고 한다. 


올벼, 가온벼, 늦벼의 구별은 언제부터 했을까? 율령 시대의 <영집해令集解>에는 야마토국大和国의 사례로 소후노시모코오리添下郡와 헤구리노코오리平羣郡 등은 4월에 씨앗을 싹틔워 7월에 베어, 카츠라기노카미葛上와 카츠라기노시모葛下나 내內 등의 코오리는 5-6월에 씨앗을 싹틔워 8-9월에 베어 거둔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서 농번기가 코오리에 따라 달랐음을 알 수 있다. 요시다 아키라吉田晶 씨와 히라카와 미나미平川南 씨는 당시 올벼, 가온벼, 늦벼의 분류가 있으며, 코오리마다 대개 통일되어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른바 헤이안 시대 초기 무렵에는 벌써 벼농사의 관리와 통제가 행해져, 쌀은 정치와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만엽집에는 올벼의 이삭으로 만든 머리에 쓰는 관을 받은 오토모노 야카모치大伴家持가 "내 누이가   업을 짓는다 가을 논의 올벼 이삭의 관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을지도"라고 노래한다. 헤이안 시대 말기의 호충집好忠集에는 "올벼 모를   머무는 사람에게   맡겨 놓고   나는 꽃놀이 갈   채비를 한다"라고 하여, 올벼의 모를 심어야 할 시기인데 남에게 맡기고 꽃놀이 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 나타난다. 7월 중순 무렵에는 "내가 지키는   가온벼의 벼도   처마는 떨어져   여기저기 이삭   나오는구나"라고 노래한다. 또한 헤이안 시대 중기의 36가선歌仙의한 사람 오시코우치 미츠네凡河內躬恒는 가을 들판으로 매사냥을 나갔을 때, "깊은 산 논   늦벼의 벼를   베어 말리고   지키는 오두막에   며칠 밤이나 지났는가"라고 노래한다. 이들 노래에서도 헤이안 시대에는 벼의 품종이 이미 올벼, 가온벼, 늦벼로 분류되었단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만엽집에는 '갈식조도葛飾早稻'나 '문전조도門田早稻'라는 품종이 나온다. 8세기 전반의 <정창원正倉院 문서文書>에는 덴표호우지天平寶字 5년(761) 8월 27일 부에 '도의자稻依子' '지특자持特子'라는 품종을 오늘 내일 베어 거둔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대부터 중세에 걸쳐서 유적에서 출토된 목간과 에도 시대의 농서에는 붉은올벼(赤わせ), 흰까락(白ひげ), 아제코시あぜこし 같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벼의 품종명이 기재되어 있다. 히라카와 미나미 씨에 의하면, 2005년 나라현 시모다下田東 유적에서 출토된 9세기 초 무렵의 목간에는 '파종일(種蒔日)' '화세和世 심음(種) 3월 6일' '소수류녀(小須流女) 11일 심음(蒔)'과 올벼 두 가지 품종을 날을 바꾸어 심었던 일이 기록되어 있었다고 한다. 뒷면에는 '7월 12일 14일 17일' '논 베기(田苅) 5일 부림(役)'이라고 베벼기 한 날이 기록되어 있고, 파종부터 베기까지 대략 120일이 걸렸다. 이것은 에도 시대의 재배기간과 거의 일치하며, 현재의 품종에서는 성숙기간이 짧은 히노히카리와 고가네바레黃金晴보다 조금 짧은 일수이다. 히라카와 씨는 헤이안 시대에는 품종에 적합한 재배방법이 확립되어 국가에서 통제, 관리하여 벼는 생산량과 품질이 안정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농서라고 전해지는 에도 시대 초기의 <청량기淸良記 -친민감월집親民鑑月集>에는 올벼 12종, 가온벼 24종, 늦벼 24종, 찰벼 16종, 밭벼 20종 전부 96종의 이름이 실려 있다. 게다가 가온벼와 늦벼는 절반인 12종으로 나누어 심는 시기를 앞뒤로 해서, 각각 12종은 올벼부터 늦벼의 후반까지 파종시기를 5회로 나누었다. 또한 밭벼의 골타기와 거름주기도 언급하고, 각각의 모내기와 베는 시기와 마음가짐이 기재되어 있다. 벼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바이다.


에도시대 중기에 편찬된 <제국산물장諸國産物帳>에는 전국 각지의 식물과 수산물, 광물 등과 함께 106종의 농산물이 정리되어 있다. 내가 사는 시즈오카현의 <이즈국伊豆國 산물장>과 <토오토우미국遠江國 겐가료懸河領 산물장>에는 벼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 나오고, 이즈반도 서해안의 토이촌土肥村에서는 '유키노시타ゆきのした'라는 새로운 쌀이 음력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까지 수확되어 에도로 헌상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대의 달력에 비추어도 7월 초쯤에 베려면 눈 아래에서 싹이 나올 만큼 춘분 전의 극조생종 벼이다.유감스럽게도 이 품종은 오늘날 남아 있지 않다. 산물장에서 벼는 올벼, 가온벼, 늦벼, 찰벼, 밭벼의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토오토우미국 겐가료(현재의 카게가와시掛川市 부근)에서는 77종, 키미사와군君沢郡(현재의 이즈시 슈젠지쵸修善寺町 주변, 이즈반도 중부)와 타카타군田方郡(이즈반도 동부)에서는 56종, 가모군賀茂郡(이즈반도 남부)에서는 61종의 이름을 들고 있다. 시즈오카현에서는 2009년 고시히카리와 아이치노카오리 등 상위 6품종이 생산량의 90%를 넘는다. 효율화된 현대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한 지방에 품종 수가 많음을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볍씨의 관리는 신중하게 행한 듯하다. 오와리국尾張國 아스카 마을飛鳥村의 <농가록農稼錄>에는 볍씨는 가마니마다 종자 푯말에 품종을 기록하고, 잘못해서 바뀌지 않도록 가마니 안과 밖에 푯말을 놓으며, 꽉 묶어 쥐가 먹지 않고 습기가 없는 곳에 수납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종자의 선발법에 대해서도 <농업전서農業全書>나 <농업여화農業余話>에서 상세한 기술을 볼 수 있다. 어떤 농서라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많은 수확을 할 수 있을지에 여름이 할애되고 있다.


앞에서 기술한 산물장에 의하면, 현재의 카케가와나 이즈반도 남부 같은 따뜻한 지역에서는 올벼의 비율이 비교적 많고, 산골짜기의 이즈 중부에서는 늦벼가 많다. 또한 당시 사람들은 벼의 재배에 지역의 기후풍토가 깊이 관계되어 있음을 인식했다. 예를 들면, 엔슈 야로쿠遠州弥六, 코시요세こしよせ, 후쿠지로福次郞 등은 늦벼로 모내기하는 지구와 가온벼로 하는 지구가 있었다. 흉년부지(흉년을 모름), 시시쿠와(멧돼지가 먹지 않음), 빚 없는 올벼라는 농민의 바람을 나타내는 품종명에 섞이어서 아마카타あまかた(天方)이나 쿠라미くらみ(倉眞)라는 마을 이름이 붙은 품종도 있다. 아마카타 지구와 쿠라미 지구는 남알프스의 남단에 위치하고, 산을 등지고 완만한 경사를 지닌 중산간지역이다. 현재는 두 지구라도 성터에서 멀리 바라다보는 풍경은 일부의 벼논을 제하고 차밭이나 잡목림이 되어 있다. 그러나 산물장의 상세한 기술에서 에도 시대에는 각지의 풍토에 맞추어 마을마다 적합한 벼를 선별하며 관리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품종의 개념


산물장에 의하면, 찰벼의 비율은 가모군에서는 61종 가운데 21종이고, 그 나머지 지역에서도 20% 가까이가 찰벼였다. 찰벼는 메벼와 비교하여 알곡이나 줄기 등에 색이 있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붉은찰이나 검은찰 등 색에서 유래한 이름을 붙인 품종이 많다. 또한 이세伊勢 찰, 미즈구치水口 찰, 죠우시로우城四郞 등 장소에서 유래하는 이름과 개인의 이름이 붙여진 것도 있다.



계통번호

품종의 표기

(채취 장소)

이삭패는

일수

가지치기 

갯수

줄기 

길이

이삭

길이

지상부

길이

이삭 하나당

알곡 수

까락

왕겨털

유무

찰/메

J21검은찰

(아키타)

84.2

4.7

75.5

25.4

100.9

143.7

0

J33검은찰

(아키타)

84.5

4.8

72.6

24.4

97.0

126.3

0


J34검은찰

(아키타)

83.4

4.6

76.5

24.1

100.6

134.7

0



J45검은찰

(아키타)

81.2

6.2

77.8

24.1

101.9

141.7

2



J125검은나

(이시카와)

85.0

6.1

79.4

21.5

100.9

116.0

0



J128검은나

(이시카와)

98.9

9.7

88.0

20.4

108.4

72.7

0



J152검은찰

(시가)

101.7

4.8

97.6

25.2

122.8

132.7

0



J197검은찰

(시마네)

95.3

11.8

73.2

19.8

93.0

75.3

0



J198검은찰

(시마네)

120.3

10.5

92.5

21.0

113.5

103.7

2



J400검은찰
(와카야마)

 102.38.6 

84.0

22.8

106.8

100.3 

0

 유

표1 검은찰의 형질   *품종은 보관의 표기에 의함  **까락 길이는 1-4로 분류. 0은 없음을 나타냄  




2002년부터 2003년에 걸쳐서 시즈오카 대학 농학부 부속 농장(현재 지역필드과학교육연구센터)에서 300가지 가까운 벼의 계통을 재배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그들 계통 안에 '검은찰'이라 부르는 품종이 여럿 있었다. 검은찰은 에도시대에는 각지의 농서에 기재되어, 앞에 서술한 <토오토미국 겐가료 산물장>에도 기록이 남아 있다. 오늘날에도 향기가 많고 씹는 맛이 좋은 계통으로 일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당시 시즈오카 대학의 육종학 연구실에서는 '검은찰'이라 알려진 품종이 10계통 보관되어 있는데, 그들은 표1처럼 와카야마나 시마네, 아키타 등에서 채집된 품종이었다. 이 10계통을 재배한 바, 표와 같이 형질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표에서 이삭 패는 일수란 모내기부터 이삭이 패기까지 걸리는 일수이다. 아키타의 검은찰은 이삭 패는 일수가 짧고, 시가와 와카야마나시마네의 계통에서는 비교적 길었다. 알곡의 끝에 생기는 '왕겨털'은 어떤 계통에서도 확인되는데, 그 가운데 아키타와 시마네의 두 계통에는 까락도 확인되었다(그림1). 까락은 야생종의 특징이며 재배화 과정에서 짧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일부 품종에는 잔존한다. 또한 찰벼인지 메벼인지를 판별하기 위한 아이오딘화칼륨 반응을 조사한 결과, 당연하게 모든 계통에서 찰기를 나타냈다.



그림1 왕겨털(위)과 까락(아래)



다음으로 수확한 현미에서 DNA를 추출하여 유전적 경향을 조사했다. 표2와 같이 아키타에서 채집된 검은찰 4계통 가운데 3계통은 유전적인 패턴이 일치하고, 이 3계통은 앞에 기술한 형질에 거의 같은 경향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외의 계통에 대해서는 같은 현 안에서 채집된 계통임에도 일부에 패턴의 차이가 있었다. 오늘날의 품종에 대한 개념에서 이들은 모두 다른 품종으로 분류된다. 재배 품종, 예를 들면 아키타코마치와 히토메보레 같은 가게 앞에 늘어선 품종은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재배되어도 유전적인 패턴은 어느 것이나 똑같으며, 집약농업에 적합하다. 예외적으로, 최근 산지를 특정하기 위해 도열병 저항성을 가지도록 개량된 니가타현과 토야마현의 고시히카리 BL, 아이치노카오리 BL 등은 그 일부에 다른 패턴이 확인되며, 산지를 특정하는 지표로도 쓰이고 있다. 이처럼 품종이란 지금은 이름의 차이에 따르지 않고, 똑같은 유전적 배경을 가진 계통을 말한다.



계통번호,

품종의 표기

(채취지)

프 라 이 머

6P

17P

26P

29P

33P

34P

RM

OSR

1

224

253

19

22

J21검은찰

(아키타)

1

0

0

0

1

0

c

a

a

a

b

J33검은찰

(아키타)

1

0

0

0

1

0

c

a

a

a

b

J34검은찰

(아키타)

1

0

0

0

1

0

c

a

a

a

b

J45검은찰

(아키타)

0

0

0

1

1

1

d

a

a

a

b

J125검은나

(이시카와)

0

0

0

0

0

1

d

a

d

a

b

J128검은나

(이시카와)

0

0

0

0

0

0

c

a

a

a

b

J152검은찰

(시가)

0

0

0

1

0

1

a

a

a

c

j

J197검은찰

(시마네)

1

0

0

1

0

1

d

a

a

a

b

J198검은찰

(시마네)

1

0

0

0

0

1

b

a

c

a

c

J400검은찰
(와카야마)

 1

표2 DNA 분석에 의한 '검은찰'의 유전자형

0: 밴드 없음  1: 밴드 있음

회색칸: J21과 같은 유전자형을 가진 것

a-j: 각 프라이머에서 DNA 단편을 증폭했을 때, 밴드의 위치가 같은 것은 같은 문자로 표기




그런데, 품종이란 단어는 도쿄 농대 초대학장 요코이 토키요시橫井時敬 메이지 중기에 쓴 <농업범론農業汎論>에처음 나온다. 여기에서는 '변종 이하 다음 변종, 다음 아종 등 일체를 포괄하는 한자가 결합된 말'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메이지 시대에 들어와, 토지세 개정에 의해 화폐경제로 말려 들어간 농민은 조금이라도 많이 수확하여 화폐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다수확 품종을 재배했다. 그를 위해 대부분의 지방에서 질이 저하되고, 특히 소작미가 뚜렷하게 조악해졌다고 한다. 새 정부는 메이지 7년에 미국에서, 11년에는 인도네시아의 자바섬에서, 19년에는 이탈리아에서 볍씨를 가져오게 하고, 각지에서 재배시험을 행한다. 대부분의 시험구에서 재래종보다 수확이 줄었지만, 기후풍토에 익숙해지면 수확도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된다. 한편, 민간에서는 메이지 초기에 시마네현 아키시安藝市에서 '카메지龜治'가 선발되고, 오오야마大山에 참배하러 가는 길에 '오마치雄町'가 발견되었다. 중기에 야마가타현 쇼나이庄内 평야의 민간 육종가 아베 카메지阿部亀治가 '카메노오亀の尾'를 육성했다. 이 '카메노오'는 당시 육성된 '진리키神力' '아이코쿠愛国'와 함께 다이쇼 시대 말기에는 대륙에서도 재배되어, 당시 3대 품종이되었다. 이 시기 '아사히'와 '긴보우즈銀坊主' 등도 육성되었다. 이들 좋은 맛의 '긴보우즈' '아사히' '아이코쿠' '카메노오'는 고시히카리의 선조이다. 또, 한랭지인 홋카이도에서도 열심인 민간 육종가에 의해 벼의 재배가 가능해져 홋카이도에 널리 퍼졌다. 따라서 메이지 시기에 맛좋은 쌀의 뒤를 따름과 개량이 왕성하게 행해져, 오늘날 같은 품종의 개념이 확립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고시히카리와 DNA 감정


쌀의 DNA 감정을 시작하고 10년이 되었는데, 당초에는 자주 고시히카리의 샘플에 다른 품종의 쌀이 혼입되거나, 100알 가운데 100알이 서로 다른 품종이었던 일도 있었다. DNA 감정은 생산된 현미와 백미에서 DNA를 추출해, 그림2의 사진처럼 가시화해 판별하는 방법이다. 고시히카리의 종자 몇 알에서 DNA를 추출해, 어떤 영역을 증폭시켜 전기영동이란 방법으로 시각화하면 화살표 A의 위치에 밴드가 나타난다. 샘플 1부터 5는 고시히카리 특유의 밴드를 가진다. 그러나 6과 7번 레인처럼 다른 위치에도 밴드가 나타난 경우 그것은 DNA의 배열이 다른 것을 의미하고, 그 종자는 고시히카리의 그것이 아니다. 그림의 경우 샘플 6과 7은 화살표 A의 고시히카리 말고 히노히카리와 똑같은 화살표 B의 위치에도 밴드가 나타나, 다른 품종이 혼입되었음을 나타냈다. 복수의 DNA 영역을 조사하여 어느 영역에서도 고시히카리와 똑같은 위치에 밴드가 나타난 경우, 그 종자는 '고시히카리라고 생각해도 모순이 없는 종자'라고 판정된다. 반대로 한 군데라도 다른 위치에 밴드가 나타난 종자는 고시히카리가 아니라고 판정된다. 


그림2 DNA의 특정 영역을 증폭시킨 영동 사진

(1-7: 검사 샘플, 8: 고시히카리, 9:히노히카리, 10: 네거티브 콘트롤)




당초 혼입의 원인은 볍씨를 잘못해 다른 것과 바꾸거나, 다른 품종에 계속해서 똑같은 콤바인 등을 사용했기 때문에 서로 다른 품종의 종자가 섞이거나 하는 악의 없는 실수가 대부분을 점하고 있었다. 당시는 아직 DNA 감정이라 말해도 좀처럼 이해하지 못했다. 몇 번이나 경연과 설명을 함으로써 그 위력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된 것과 함께 제지 효과가 작용해, 현재는 생산장소에서 이와 같은 실수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유통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부 실수는 별개의 문제로서, 이쪽은 악의를 띤 가짜 고시히카리가 많다. 비식용 쌀이 식용 쌀과 술쌀의 원료가 되는 건 국가의 관리 소홀이나 기업윤리를 문제삼아야 한다. 


한편, 고시히카리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고시히카리의 생산량은 전체 생산량의 36.2%를 점하여 단연 선두인 1위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품종의 단일화는 작업의 집중, 병충해의 발생,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기 쉬운 등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농림수산 통계를 바탕으로 수확량이 많은 상위의 품종과 고시히카리의 계보를 조사해 보았다. 표3의 오른쪽 칸 G1은 사람을 예로 들면 고시히카리의 자식, G2는 손주, G3은 증손주임을 나타낸다. 표에 나타나듯이, 2007년산의 수확량 상위의 15위까지 모두 고시히카리의 일족이 점하고 있으며, 그 일족이 점한 비율은 실제로 83.5% 이상이다. 그림3에 나오는 유메츠쿠시夢つくし처럼 양친 모두 고시히카리의 피를 이어받은 계통도 있다. 고시히카리가 얼마나 균형이 좋은 품종으로 상품화되어 있는지가 선명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의하면, 1950년대 수천 이상의 품종을 재배하고 있던 필리핀에서는 2006년 생산량의 98%를 다수확의 두 품종만 점하여 유전자원의 상실이 문제가 되었다. 마찬가지의 경향은 효율화를 추구하는 개발도상국의 대부분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벼가 원래 생물이란 점과 환경과의 조화라는 점에서 이 단일화에는 위화감을 느낀다. 남북 3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일본 열도의 각각 다른 풍토 안에서, 그 풍토에 맞는 쌀의 맛이란 무엇일까? 홋카이도, 아이치, 미에, 미야자키 등 각지에서 새로운 품종의 개발, 또는 술쌀, 초밥쌀, 카레라이스용 쌀 등 이용 목적에 맞춘 쌀의 다양화가 도모되고 있다. 



순위

품종명

수확량(t)

비율(%)

고시히카리와의 관계

전국


8,705,000

100.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히노히카리

아키타코마치

하에누키

키누히카리

키라라397

츠가루로만

나나츠보시

호시노유메

맛시구라

아사히노유메

아이치노카오리

유메츠쿠시

코시이부키

3,148,000

857,100

839,300

750,900

290,100

272,400

229,000

165,800

154,200

139,900

111,600

95,600

84,000

69,800

64,400

36.2

9.8

9.6

8.6

3.3

3.1

2.6

1.9

1.8

1.6

1.3

1.1

1.0

0.8

0.7

-

G1

G1

G1

G2

G2*

G3

G2

G2

G3

G3

G3*

G2*

G1

G2

찹쌀

-

309,700

3.6


표3 품종별 수확량과 고시히카리와의 관계

2007년도 농림수산 통계(농림수산성)을 참조.

(*는 코발트60을 조사한 고시히카리를 홑어버이로 가진 품종)


                                                              -IR8

                                                        -F1-

                                                              -후지미노리

                                                  -F1-

                                      -收2800-      -코시히카리

                                -F1-

                                      -北陸100호……고시히카리에 코발트 조사

                -키누히카리-

유메츠쿠시 -                             -토도로키와세

                               -北陸96호-

                             (나고유타카) -긴마사리


                                            -近畿15호(농림8호)

                               -농림22호-

                -고시히카리-             -近畿9호(농림6호)


                                          -모리타森田 조생

                               -농림1호-

                                          -陸羽 132호


그림3 유메츠쿠시의 계보





가짜 고시히카리 사건은 일본의 벼 품종이 유전적으로 얼마나 균일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아무튼 혼합물에 사용된 쌀조차도 고시히카리 패밀리의 쌀이었던 것이다. 품종의 다양화는 위조품을 만들기 어렵게 하는 좋은 체계의 하나이기도 하다. 가짜 고시히카리 사건은 또 일본인의 강한 '상표 지향'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그 배경에는 '싼 게 비지떡'이란 과거의 체험이 관계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쌀 품종은 '좋음'도 '나쁨'도 아닐 만큼 균일하다. 품종의 다양화는 또한 풍토에 알맞은 쌀농사와 함께 일본인에게 쌀의 미각을 일깨울 것이다. 그 결과 위조품을 사회에서 없애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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