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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본 현대농업 2011년 2월호에서 옮겨온 것으로, 농민신문사 발행, 디지털 농업 2월호에 투고 한 글이다. 디지털 농업 2월호에 게재된다면, 그리고 그 책을 구입한다면 현장 사진 등을 통해 보다 생생한 내용을 살필 수 있다. 토종종자의 대안 종자토착화, 농가 경험에 따르면, 토착화된 종자가 수량, 병해 등에서 모두 F1 종자를 능가한다고 한다. 종자 토착화에 한번 도전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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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 이해 증진과 함께 토종종자 이용 욕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토종종자를 확보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충분한 상품가치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그 대안으로 자가채종을 통한 종자의 토착화가 제기된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일본 농가의 자가채종 경험담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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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쿠타씨는 이바라기현 요리데시에서 투명자연농법에 몰두한지 18년째가 된다. (주)투명네츄럴팜아다치라는 회사를 만들어, 논농사 약 8ha, 밭농사 약 4ha를 6명이서 운영하고 있다. 쌀을 중심으로 각종 곡물가공이나 채소를 생산하는데, 츠쿠타씨의 담당은 채소이다. 수확한 채소는 약 120세대에 주 1회 택배로 보내고, 약 1.3ha의 밭에서 연간 50품목을 대부분 자가 채종으로 재배하고 있다.

츠쿠타씨가 행하고 있는 투명자연농법이란 고 오카타 모키치 선생이 제창한 농법이다. 자연존중, 자연순응의 이념에 기초하여,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의 힘만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이다. 자연에 순응하는 재배는 중요한 땅과 종자가 맑고 깨끗하고, 건전하지 않으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투명자연농법에서 핵심 중 하나로 자가채종이 활용되고 있다. 물론 자가채종 만으로 투명자연농법 전부를 설명할 수는 없다. 이에 츠쿠타씨는 다음과 같은 유채, 무, 감자의 자가채종의 경험을 통해 투명자연농법을 설명하고 있다.

 

다른 품종과 달리 벌레가 달려들지 않는 자가채종 유채

 

츠쿠타씨는 매년 유채(품종명 코마츠나)를 재배해 오고 있는데, 어느새 자가 채종이 13대를 넘어서고 있다. 몇 년 전 이야기지만, 츠쿠타씨의 밭 옆에는 시중에서 사온 종자(산동초)를 이용한 유채가 함께 자라고 있었다. 그런 중, 시중에서 종자를 구매해 심은 밭에서 유채가 10~15cm 정도 크기가 되었을 때 벌레가 크게 발생했다. 잎이 벌레가 붙어 너덜너덜하게 되어 상품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그렇지만 츠쿠타씨의 유채는 무사했다. 바로 옆의 밭의 유채가 벌레로 큰 몸살을 앓고 있어 혹 덤벼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큰 문제가 그렇지 않았다. 전혀 벌레가 달려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치명적인 상처가 생기는 것은 없었다.

이것은 자가채종과 구매종자와의 명확한 차이를 설명해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자가채종에 있어서도 적기 파종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차이가 있었다. 자가채종 종자의 경우도 일찍 파종한 경우에는 벌레가 달려드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그 바로 옆의 적기에 파종한 유채는 정상적으로 깨끗하게 잘 자랐다.

 

 

 

벌레가 있다고, 유채에 바로 벌레가 붙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벌레가 있어도 붙는 것과 붙지 않는 것이 있다. 어릴 때, 겨울이 되면 감기로 학교에 가지 않을 때가 있지만, 그 때도 건강한 동급생은 반팔 반반지로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채소도 마찬가지로 여긴다. 건강하고, 튼튼한 것, 이것이 특히 병에 걸리지 않고, 벌레가 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츠쿠타씨는 유채밭에서 벌레잡기는 일체 하지 않고 있다. 벌레 탓을 하거나, 벌레와 전쟁을 벌이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자가채종으로 확보한 종자는 설사 벌레가 달려들어도 피해가 크지 않다. 약간 먹는 것이 있어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않는다. 자가채종으로 건강한 종자를 확보하는 것이 건강한 작물 재배에 가장 핵심이라는 점이다.

 

서리에도 자람이 멈추지 않는 자가채종 무

 

츠쿠타씨는 수년 전 자가채종 무와 F1 무를 같이 재배하며 비교해 본 경험이 있다. 초기 생육단계에서는 F1 무의 생육속도가 빠르고 모양도 가지런 했다. 이에 비해 자가채종 무는 가지런하지 않고, 잎의 색이 엷고 생육도 느렸다. 차가 역력한 정도였다. 11월에 이르자 F1 무는 어느 정도 비대해 수확도 임박해져가고 있는데 비하여 자가채종은 한참을 기다려야 할 판이었다.

그런데 그 해는 11월 중순에 갑작스럽게 기온이 내려가 서리가 내렸다. 그러자 F1은 갑작스레 생장이 멈추는 것에 비해, 자가채종 쪽은 서리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금씩 성장을 계속하더니 F1을 능가하기까지 크기로 자랐다. 추위에 강해 장기간에 걸쳐 출하가 가능했고, 맛도 좋았다. 자가채종이 환경적응에 뛰어남을 눈으로 확인한 계기였다.

자가채종 종자를 처음 뿌릴 때는 그해 성과가 그다지 좋지 않은 때도 있다. 그렇지만 그 종자로부터 채종을 하여 다음 해에 그 밭에 다시 뿌렸더니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자가채종을 계속하면, 종자가 그 밭의 환경을 익혀서 점차 강해지기 때문이다.

 

연작이 가능한 자가채종 감자

 

츠크타씨는 안데스라는 품종의 감자를 재배하고 있다. 감자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안데스는 튼튼하게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친구로부터 종자를 받아온 후 7~8년 정도 재배하고 있다. 감자는 봄과 가을에 계속해서 재배하기 때문에 자가채종 대수는 19대가 된다.

튼튼하게 잘 자라는 것은 좋았지만, 솔직히 처음에는 다른 품종에 비해 맛이 덜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4~5년 정도 경과하자, 맛이 들었다고 할까 정말 맛있어 졌다. 지금은 구매처에서도 아주 좋아해 금세 동이 난다.

또 꼭 짚어봐야 할 것은 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작을 하고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지만, 항상 연작하는 쪽이 잘 된다.

 

 

 

유채과 자가채종은 다른 품종과의 교잡에 유의토록

 

츠크타씨는 앞의 유채, 무, 감자의 자가채종을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먼저 유채과의 경우는 다른 품종과의 교잡을 생각하면서 채종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해마다 교대로 채종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통상 유채과 품종은 9월에 종자를 파종하고, 그대로 겨울을 난다. 그리고 이듬해 4월에 꽃이 피고, 6월 경에 채종을 하게 된다.

유채과의 채종에서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교잡이다. 다만 같은 유채과 중에서도 서로 교잡이 잘 이루어지는 것과 이루어지 않은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교잡 가능성이 있는 채소의 가까운 곳에서 채종하지 않으면 안 될 때는 포기 전체를 망으로 덮어 교잡을 방지토록 해야 한다. 망으로 이용가능한 것은 통기성이 좋은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이 경우는 좋은 종자를 채취하기가 쉽지 않다. 교잡은 방지할 수 있지만, 충분히 잘 성숙한 종자를 채취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츠쿠타씨는 해마다 한 품목을 정해 따로 채종한다. 유채과 종자는 냉장이나 냉동보관으로 5년 정도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확실한지는 알 수 없지만 13회 자가채종한 유채는 안정이 되었는지, 올해는 바로 옆에 교잡이 이루어질 수 있는 다른 품종 꽃이 가까이에서 피어있었는데도 교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가채종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교잡이 점차 어려워지고, 형질이 안정되어 가는 것은 아닌가 여겨진다.

 

무 채종은 모체 선별과 뽑는 시기가 중요

 

무 채종에서 특징적인 것은 모체선별이다. 11월 하순~12월 상순에 좋다고 생각되는 무를 선별해 종자 채취용으로 옮겨 심는다. 중요한 것은 어떤 무를 모체로 선별할 것인가이다. 건강한 모양의 좋은 것을 선별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츠쿠타씨는 변형된 형질의 것도 혼합해 심었다. 여러 가지 형질이 섞여있는 것이 강하게 자라기 때문이다. 특징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도 고려한다.

 

 

 

6월이 되면 종자가 맺히게 된다. 뽑아낼 시기는 확실히 여문 상태로, 갈색이 될 때까지 가능한 한 기다리는 것이 좋다. 푸른 색일 때 뽑으면 종자가 여물지 않았던지, 무엇보다도 종자 꼬투리가 갈라지지 않아 좋지 않다. 확실히 여문 것은 뽑은 후 잘 건조시킨 후 발로 밟아주면 꼬투리가 잘 갈라진다. 그 후 체나 풍구를 이용해 선별하여, 습기가 없도록 신경을 써 차가운 곳에 보관한다.

 

감자는 밭에서 바로 캐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

 

감자는 기본적으로 봄ㆍ가을의 연 2작이다. 올해에 시도해 봤지만, 감자씨는 가능한 한 캐지 않고, 두었다가 심기 직전에 캔다. 캐서 바로 심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맞아떨어져서인지, 올해 수량도 질도 좋았다. 완벽하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병해도 없었다. 항상 캐고 남은 곳에서 제 멋대로 자란 것이 심은 것보다 잘 자라게 되는 것도 보았다.

 

 

 

종자은행 설립을 통한 자가채종 종자 보급 그리나 핵심은 자가채종

 

츠쿠타씨는 지금 NPO법인 투명자연농법네트워크에 속해 있으면서 그 종묘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종묘부에서는 투명자연농법네트워크에 가입해 있는 전국 수백 명의 생산자나 지금부터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종자를 제공하고자 종자은행을 설립했다. 그러나 종자를 배포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각자가 자가채종에 힘쓰고, 100% 자가채종에 이르기를 지원하는 종자은행이다.

자가채종을 반복하면, 그 땅에 난 종자를 이용한 재배가 계속해서 가능해 진다. 츠쿠타씨는 이 같은 이해에서 종자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스스로 가능한 범위에서 자자채종에 힘쓸 것을 권하고 있다. 건강하고, 깨끗한 토양과 종자가 투명자연농법의 가장 기본이다. 땅과 종자의 본래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이다.

 

노지에서도 역병에 걸리지 않는 토마토

 

토마츠씨는 토치키현에서 유기농업을 시작한지 30여년. 가능하면 유기종묘나 농약으로 코팅되지 않은 종자를 사용하겠다는 바램이 있었다. 그렇지만 종묘회사로부터 구입할 겨우는 어쩔 수 없었다.

토마토를 노지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경우는 F1이라고 하더라도 엄청 어려운 작물이다. 역병에 강한 품종을 구해 F1을 비교 재배해 보아도 병에 약한 품종에서 비교적 강하다고 생각하는 품종으로 금새 옮겨간다. 문제가 있어도 몇 년을 계속 시험하면서 높은 두둑, 듬성듬성 심기, 적은 비료 상태에서 노지ㆍ무농약으로 재배가능한 품종을 찾아냈다.

이 품종(F1)에서 종자를 채취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해서, 12년 전에 자가채종을 야심차게 시작했다. F1은 교배종이면, 후배종은 당초 목표로 한 모양이나 수량, 내병성이 약할 것으로 생각했다. 일단 다음해, 자가채종으로 기른 130포기의 묘를 정식했다. 결과가 역시 참담했다. 75% 이상이 역병 등으로 고사했다. 살아남은 포기도 다수가 기형과였다. 그래서 자가채종을 단념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불과 몇 포기가 정상과 또는 거기에 가까운 것이 있었다.

다음해 또 다음해 해를 거듭하면서 정상과의 종자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역병은 거의 해소되고, 2년전부터는 종자를 이웃에 나눠주기에 이르렀다. 그 때 장마철, 계속되는 폭우에도 잘 견뎠다.

품종은 선발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역병에 강한 것만을 목적으로 한 탓인지 당도가 낮다. 일반 품종의 것에 비해 맛있다고 말할 수 없다. 수량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전체 주를 시식하면서 스스로 마음에 드는 맛 좋은 포기 선발을 계속하고 있다.

맛이 좋아 딱 마음에 드는 것은 10포기에 하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토마츠씨는 이 선발은 최저 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계속해서 힘을 쏟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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