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내가 변변치 못하지만 만일 기후의 그 까닭을 논한다면, 《주역》건괘乾卦의 원元, 형亨, 이利, 정貞 네 글자와, 《서경》요전堯典의 희羲, 화和와 네 중仲을 명한 글에 이미 모두 설명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만일 자세히 구분한다면, 대개 사철의 기운은 여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생기生氣요, 입춘부터 춘분까지는 궐음풍목厥陰風木이 주관한다. 둘째는 서기叙氣며, 청명부터 소만小滿까지는 소음군화少陰君火가 주관한다. 셋째는 장기長氣요, 망종芒種부터 대서大暑까지는 소양상화少陽相火가 주관한다. 넷째는 화기化氣며, 입추부터 추분까지는 태음습토太陰濕土가 주관한다. 다섯째는 수기收氣요, 한로寒露부터 소설까지는 양명조금陽明燥金이 주관한다. 여섯째는 장기藏氣인데, 대설부터 대한까지는 태양한수太陽寒水가 주관한다. 이것들이 어우러져 한 해의 기운을 이루는 것이다.
이 여섯 기운은 72후候가 되는데, 두 기운이 각각 두 달씩을 맡는다. 주공周公의 시훈時訓에 보이는 것을 여불위呂不韋가 《여씨춘추呂氏春秋》에 기재하였고, 한유漢儒들은 《예기禮記》에 끼워 넣었으며, 월령은 후위後魏 이후로는 또한 역서曆書에도 기재하여 모두 《주역》의 궤범을 따랐다고 했다. 그러나 전해진 것이 경經의 뜻과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그 “금수와 초목이 북쪽에 많이 난다”는 것은, 아마 한나라 이전의 선비들이 다 양자강 북쪽에서 났기 때문인 듯하다. 후세의 강남에서 비록 거유巨儒로 불리던 이들도 그 이름을 다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우리나라는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청나라 강희황제의 《월령집요月令輯要》가 있는데, 오정정吳廷楨이 총괄해서 편수하였다.
그 한 달 6후候의 물건에 의심나는 것을 부송경傅松卿의 《하소정해夏小正解》를 참고로 대강 해석하여, 어린 학생들에게 분명히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1월의 6후

동풍이 언 것을 푼다
《하소정해》에 “때때로 준풍俊風이 부는데, 준俊이란 크다[大]는 것이며, 큰 바람이란 남풍南風을 말함이다. 어찌하여 남풍을 크다고 하는가 하면, 물이 어는 것도 반드시 남풍에서 얼고 얼음이 녹는 것도 반드시 남풍에서 녹으니, 반드시 남풍에서 나고 남풍에서 죽으므로 크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월령에는 “동풍에 언 것이 풀린다” 하고,《하소정해》에는 “남풍에 얼음이 풀린다” 했으니 어째서일까?
동풍이란 곧 《이아爾雅》의 ‘곡풍谷風'이란 것으로 《시경》에, “솔솔 부는 곡풍이 날을 흐리게도 하고 비를 내리게도 한다”고 했으니, 음우陰雨가 아니고서는 얼어붙은 것을 녹이기 어려우므로, 얼음이 녹는 데는 준풍을 말하였고, 언 것이 풀리는 데는 곡풍을 말한 것이 아닐까.
동풍이란 바로 명서풍明庶風이다.
또 《하소정해》에, “추운 날씨가 변하고 언 것이 풀린다[寒日滌凍塗]. 척滌이란 변한다는 것으로 날씨가 변하여 다사로워진다는 것이고, 언 것이 풀린다는 것은 밑은 얼었으나 위는 녹는다는 것이다” 하였으니, 이것은 바로 얼음이 풀릴 때쯤 질척질척해짐을 말하는 것이다.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비로소 움직인다
《하소정해》에, “정월에 벌레가 겨울잠으로부터 깨어난다[正月啓蟄]는 것은, 겨울잠에 들어갔던 벌레들이 비로소 나오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비로소 움직인다[始振]는 것은, 바로 분발하여 나오는 것이다. 8월에 굴문을 좁히고, 9월에 겨울잠으로 들어가 모두 잔뜩 웅크리고 있던 벌레들이 이제 비로소 잠에서 깨어 나오는 것이다.

고기는 떠서 얼음을 등에 진다
《하소정해》에, “척陟은 오르는 것이고, 얼음을 진다고 이른 것은 겨울잠에서 풀려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고기는 양陽을 따라다니는 것이므로 봄ㆍ여름에는 떠서 놀고, 가을ㆍ겨울에는 잠겨서 가만히 있다.
정월에 삼양三陽이 생기면 그 양춘의 기운을 따라 올라오는 것이다. 그러나 얼음이 아직 다 녹지 않았으므로 등에 얼음 조각을 지고 다니는 것이다.

달獺이 고기로 제사를 지낸다
《하소정해》에, “달이 고기로 수제를 지낸다[獺獸祭魚]. 그 꼭 수獸자를 쓴 것은 어째서인가. 같은 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많이 잡은 것을 말한 것이니, 그 제사를 지낸 다음 먹는 것을 좋게 여긴 것이다. 시월에 승냥이가 짐승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豺祭獸]은 제祭라 하고, 달이 고기로 제사지내는 것은 수제獸祭라 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승냥이는 같은 유로 제사를 지내지만, 달의 제사는 같은 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獸라고 한 것은 훌륭하게 여긴 것이다”라고 했다.
내가 상고하건대, 《물리소지物理小識》에, “달이 고기로 방方에 제사지내니 고기는 땅에 제사지내는 것이다” 했으니, 달이 고기로 제사지내는데 땅에 제사지내는 것이 아닐까.
달에는 산달山獺ㆍ수달水獺ㆍ해달海獺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여기 고기로 제사를 지낸다는 달은 마땅히 수달이 되어야 하겠다. 물속과 땅 위를 마음대로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물속으로 들어가 고기를 잡아다가 땅에다 전奠을 드리는 것이, 제사를 지내는 것 같다는 것이다.
삼가 우리 할아버지가 찬撰한 《예기억禮記臆》 왕제王制 하下를 상고하건대, “달이 고기로 제사를 지낸 다음이어야 우인虞人이 못에 들어간다고 한다. 일찍이 달이 고기를 진열해 놓고 제사를 지내는 것을 본 사람이 있었는데, ‘새끼 달들이 떼를 지어 춤을 추더라’고 하니, 아마 팔일무八佾舞의 뜻일 것이다” 하였다. 《요사遼史》에, “숲속의 승냥이와 산기슭의 달이 교체(郊체(禘))의 시초가 되었다” 하였다.

기러기가 북쪽에서 온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기러기가 북쪽에서 온다[候雁北]”는 것은 기후를 따라 오고 가는 기러기가 봄기운을 따라 북쪽에서 온다는 것이다.

초목의 싹이 움직인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초목의 뿌리에 양기가 비로소 돌아 갈고리 같은 새싹이 되려고 생기生氣가 움직이는 것이다.


2월의 6후


복숭아꽃이 처음 핀다
《하소정해》에, “매화ㆍ살구ㆍ이도柂桃는 꽃이 피는데, 이도는 산복숭아[山挑]다” 하였다. 내가 청 고종淸高宗의 《어제집御製集》을 상고하건대, “북쪽 지방의 복숭아는 살구보다 먼저 꽃이 피고, 남쪽 지방의 살구는 복숭아보다 먼저 꽃이 핀다”고 하였으니, 2월에 복숭아꽃이 처음 핀다는 것은 혹시 북쪽 지방의 복숭아꽃이 먼저 핀 것을 기록한 것이 아닐까. 지금은 살구꽃이 먼저 피고 복숭아꽃이 뒤에 핀다.

꾀꼬리가 운다
《하소정해》에, “창경倉庚이란 상경商庚이고, 상경이란 장고長股이다”라고 하였다. 나는 상고하건대, 창경이란 속칭 아이새阿伊鳥라고 하는데 일명 규천자叫天子라고도 한다.
《시경》 빈풍豳風 칠월七月에, “꾀꼬리[倉庚]가 울면, 여자는 아름다운 광우리를 가진다”고 하였는데, 꾀꼬리가 우는 것은 누에치기를 시작하는 철이므로 특별히 운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

매가 변하여 뻐꾹새가 된다
《하소정해》에, “매가 뻐꾸기로 된다[鷹則爲鳩]. 매라고 한 것은 그 죽일 때를 말한 것이며, 뻐꾸기라 한 것은 그 죽이지 않을 때를 말한 것이다. 착하게 변하여 어진[仁] 데로 갔기 때문에 갖추어 말한 것이니, 곧 그 말을 극진히 한 것이다. 뻐꾸기가 매가 된다[鳩爲鷹]는 것은 변하여 어질지 못한[不仁] 데로 갔기 때문에 그 말을 극진히 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했으니, 말을 극진히 하고 극진히 하지 않는 사이에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이 판명되는 것이다.

제비가 온다
《하소정해》에, “와서 내린 제비는 눈을 돌려 바라본다[來降燕乃睇]. 제비[燕]란 새이고, 강降이란 내려온다는 것인데, 와서[來]라고 말한 것은 어째서인가. 처음 나오는 것[始出]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내강來降이라고 한 것이다. 바라본다[乃睇]는 것은 무엇인가. 체睇라는 것은 눈을 돌려 바라보는 것[眄]으로, 집 지을 만한 곳을 살펴보는 것이다. 모든 새들의 집을 다 둥우리[巢]라고 하는데, 유독 제비의 집[穴]만을 집[室]이라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진흙을 물고 인가人家로 와서 사람이 있는 곳까지 들어오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물리소지物理小識》에, “제비가 처음 진흙을 물어 나를 때, 반드시 네 무더기를 쌓아 올리고는 한 오라기의 풀을 가로지른다.” 했으며, 《농서農書》에, “제비 둥우리가 깨끗지 못하면 논[田] 속에 풀이 많이 나며, 제비가 갑자기 떼를 짓는 것은 비바람[風雨]이 올 전조이다” 하였다.

천둥이 마침내 소리를 낸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우레[雷]는 2월에 땅속에서 나와 1백80일을 있다가, 8월이 되면 땅 속으로 들어가 1백80일을 있는다. 땅속으로 들어가서는 뿌리를 감싸 기르고[孕育], 겨울잠 자는 벌레들을 보호하며 성음盛陰의 해害를 막아 준다. 땅 위로 나와서는 꽃과 열매를 기르고, 숨어 있고 엎드려 있는 것들을 일으켜 세워[發揚] 주며, 성양盛陽의 덕을 드러내 준다. 들어가서는 능히 해를 제거해 주고 나와서는 이로움을 널리 확대시키니 임금의 상象이라 하는 것이다.

비로소 번개가 친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비로소 번개가 친다.”는 것은, 번개가 치면 반드시 천둥[雷]이 있는데, 여기에 “비로소 번개가 친다.”는 것으로 한 후候를 삼은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경방京房의 후괘候卦에, “해괘解卦의 초육효初六爻가 우레가 되니, 그것이 소리를 내는 한 후괘候卦이고, 대장괘大壯卦의 초구효初九爻가 비로소 번개를 치는 한 후괘가 된다” 했으니, 우레와 번개를 각각 나누어 한 후로 삼은 것은 혹 경방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옛사람의 정미精微로운 견해를 함부로 고칠 수 없다.


3월의 6후

오동꽃이 피기 시작한다
《하소정해》에, “오동꽃이 핀다[拂桐芭]. 불拂이란 것은 오동꽃이 피는 철을 이름이며, 어떤 이는 오동꽃이 처음 피어나서 흐드러지게 야들거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오동꽃이 처음 피어날 때 붉은 빛이 짙으면 가뭄이 들고 흰 빛이 짙으면 장마가 진다”는 말이 있는데,《농가험막로결農家驗暯澇訣》을 보니 이것은 농사의 점험설占驗說에 불과했다.

들쥐가 변하여 메추리가 된다
《하소정해》에, “여鴽는 메추리[鵪]인데, 변하여 좋게 되었으므로 그 말을 극진히 한 것이며, 8월에 메추리가 쥐로 되는 것[鴽爲鼠]은 변하여 좋지 않게 되었으므로 그 말을 극진히 하지 않은 것이다”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정석린程石麟의 《암순보鵪鶉譜》에, “월령月令의, ‘3월에 쥐가 변하여 메추리가 된다.’고 한 주注에, 「들쥐[田鼠]는 두꺼비[蟆]의 유이고, 여鴽는 메추리[鶉]이다」하였는데, 한겨울 두꺼비는 흙을 머금고 겨울잠을 자니, 토土가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봄이 와서 목기木氣가 왕성한 철이 되면 목기가 그 토기土氣를 이겨 깎으므로[剋殺] 기를 펴지 못하다가, 3월이 되어 토가 다시 생하여 토와 목이 서로 도와서 화火로 변하면 능히 깃을 세우고 나는 까닭에 메추리의 성품은 화火에 속한다. 그러므로 성질이 강하여 싸움질을 잘하며 여름이면 북쪽으로 가고 겨울에는 남쪽으로 향하여 추위를 피한다”고 하였다.
필만술畢萬術은, “두꺼비가 외[瓜]를 얻으면, 메추리[鶉]가 되는데, 메추리란 암鵪이다” 하였다.


무지개가 처음 나타난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무지개란 것은 하늘과 땅의 사특한 기운이니, 사시四時를 막론하고 나타남이 마땅한데 3월에 처음으로 나타난다고 말한 것은 반드시 그 뜻이 있을 것이지만, 보이는 데가 없다. 삼가 우리 할아버지가 찬한 《예기억禮記臆》 월령해月令解를 상고해 보니, “무지개가 처음 나타난다[虹始見]”는 글귀 밑에, “무지개는 역시 벌레가 뿜어낸 입김이다. 홍虹ㆍ예蜺ㆍ체螮ㆍ동蝀자가 모두 벌레 충虫변에 썼으니 역시 겨울잠을 자는 것들이며, 무지개는 분홍빛과 초록빛이 고루 안배되어 둥글면서도 이지러진 데가 없이 마치 공인工人이 만들어 놓은 것 같으므로 홍虹자는 공工으로써 짝지은 것이다.
오균택伍均澤이 언덕을 지나다 비늘 달린 갑충甲虫의 서걱대는 소리를 듣고 자세히 보니, 두 마리의 벌레가 나무 밑에서 나오는데, 머리와 꼬리는 뱀 같고 배는 자라 같으며 네 발은 규룡[虯] 같았다. 두 마리가 나란히 나무 위로 올라가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입을 벌려 김을 뿜어내는데, 입술 사이에서 한 마리는 분홍빛을, 한 마리는 초록빛을 토해 내니, 무지개가 되어 하늘에 뻗쳤다. 그런 다음 다시 나무를 타고 내려와서 땅 속으로 들어갔다. 이 말은 《객중한집(客中閒集)》에 나온다” 하였다.
내가 또 상고하건대, 우박[雹]은 도마뱀[蜥蜴]이 토해 내는 것이고, 벽력(霹靂) 가운데도 역시 물건이 있는데 그 모양은 원숭이 같되 작으며 주둥이는 빨고[尖嘴] 날개는 육질肉質로 되어 있는데, 우레소리가 그치면 들어가 칩거蟄居한다고 하며,《본초本草》에 “진육震肉은 독이 없고 어린아이들이 밤에 놀라는 것을 낫게 하며 어른들이 놀라서 생긴 실심증失心症에는 포脯로 만들어 먹거나 날것으로 먹는다”고 했는데, 이 말도《객중한집》에 보인다.
이조李肇는, “뇌주雷州에는 뇌자(雷子)가 많은데 가을이 되면 땅 속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자므로 사람들이 파먹는다. 무지개에도 벌레가 있는데 겨울에는 겨울잠을 자고 봄에는 나온다.” 했으니, 이조의 말과 같다면, 무지개는 무지개를 뿜어내는 물건이 있다는 것이 황당한 말만은 아닌 성싶다.
부평(浮萍)이 비로소 생긴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능수버들 꽃솜[柳絮]과 갯버들 꽃[楊花]이 못물 속으로 날아 들어가서 화하여 부평(浮萍)이 되는 것이다.” 하니, 부평이 처음 생겨나는 철이 마침 능수버들과 갯버들의 꽃이 피었다가 지는 무렵이기 때문이 아닐까.
우는 뻐꾹새는 그 날개를 떨친다
《하소정해》에, “뻐꾹새가 운다는 것은 서로 부르기 시작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운다[鳴]는 것을 먼저 쓰고 뻐꾹새[鳩]라는 것을 뒤에 쓴 것은 무엇 때문인가. 뻐꾹새란 것은 운 다음에야 뻐꾹새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월령(月令)의 “우는 뻐꾹새는 그 날개를 떨친다.[鳴鳩拂其羽]”라고 한 소(疏)에서 정강성(鄭康成)은, 뻐꾹새[鳲鳩]가 날 때 그 날개를 서로 치듯 하는 것은 농사를 재촉하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송(宋) 나라 진조(陳造)의 포곡음서(布穀吟序)에는, “사람들이 뻐꾹새가 밭갈기를 재촉하는 것으로 여긴 것은 그 소리에 ‘탈료발고(脫了潑袴)’라 하는 것이 마치 해진 잠방이를 벗으라고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또《농서(農書)》를 상고해 보건대, “뻐꾹새 울음에 돌아오는 소리가 있는 것을 아내를 부르는 소리라고 하는데 날씨가 개고, 돌아오는 소리가 없는 것을 아내를 쫓는 소리라고 하는데 날씨가 궂는다.”고 하였다.
《시경(詩經)》 조풍(曹風) 시구장(鳲鳩章) 주(注)에, “시구는 길국(秸鞠)이고 일명 대승(戴勝)이라고도 하는데 오늘날의 포곡(布穀)이다.” 하였고,《이아(爾雅)》에는, “갈국이라 하기도 하고 또한 확곡(穫穀)이라고도 한다.” 하였으며, 육기(陸璣)는, “또 격곡(擊穀)이라 하기도 하고 상곡(桑穀)이라 하기도 하는데, 어떤 이는 견제(肩題)라고도 하며 제(齊) 나라 사람들은 격정(擊正)이라고도 한다.” 하였다.
《본초》(本草)에는, “북쪽 사람들은 발곡(撥穀)이라 하는데, 새매[鷂]와 비슷하나 꼬리가 길다.” 하였다.
《시경》주자(朱子) 주(注)에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먹이는데, 아침나절에는 윗놈부터 순서대로 먹이고 저녁나절에는 끝의 놈부터 역순으로 먹이어 공평하기가 한결같다.” 하였고, 화곡 엄씨(華谷嚴氏)는, “섬자(剡子)가 이른바, ‘「시구씨(鳲鳩氏)는 사공(司空)이다.」한 것은 시구가 공평하기 때문에 사공이 되어서 수토(水土)를 평정하였다.’ 했다.”라고 하였다.
《본초(本草)》에, “뻐꾹새가 오디를 먹으면 취한다.” 하였다.
시구(鳲鳩)는 《양자방언(揚子方言)》의 주에 이른바 즉 포곡(布穀)인데, 《양자방언》에, “연(燕) 나라 동북쪽 조선 열수(洌水) 사이를 복비(鶝䲹) 음은 복비(福丕)이다.라 한다.” 하였다.
후투티가 뽕나무에 내린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양자방언》에는, 대승후투티를 연 나라 동북쪽 조선 열수 사이에서는 오디새[]라 한다.” 하였다.
또 상고하건대, 《금경(禽經)》에는, “후투티는 부리가 길고, 털에 무늬가 있으며 머리에는 벼슬이 있다.”고 했으며,《예기》에는, “후투티는 베 짜는 소리를 내는 새[織紝鳥]다.”라고 하였다.

4월의 6후
청개구리가 운다
《하소정해》에, “명역(鳴蜮)이다. 명역이란, 어떤 사람은 ‘두꺼비[屈造]따위다.’ 했다.”고 했다. 내가 상고하건대, 누괵(螻蟈)이라 하지 않고 명역이라고 한 것은 아마도 누괵의 울음을 지칭한 것 같다.《예기》월령의, “4월에 청개구리가 운다.”고 한 데 대한 정강성(鄭康成)의 정의(正義)에는, ‘누괵은 청개구리[蝦蟆]이다.’ 하였고, 고씨(高氏)는, ‘누는 땅강아지[螻蛄]이고, 괵은 두꺼비이다.’ 하였다.
《본초》를 상고해 보니, “땅강아지[螻蛄]는 일명 천루(天螻)라 하고, 일명혹(豰)이라 한다.”하였다.《이아》소(疏)에는, “혹(豰)은 또 일명 호서(扈鼠)라 한다.” 하였고, 《광아(廣雅)》ㆍ《고금주(古今注)》에는 모두, “누고는 일명 땅강아지[石鼠]라 한다.” 하였다.
허신(許愼)은, “석(鼫)은 《자서(字書)》에, ‘다섯 가지 기술을 가진 쥐[五技鼠]이다.’ 하였는데, 날 수는 있으나 건물의 지붕[屋]을 지나가지 못하고 나무를 탈 수는 있으나 나무 끝까지는 못 올라가며, 헤엄을 칠 수는 있으나 골짜기를 건너지 못하고 굴을 팔 수는 있으나 제 몸도 가리지 못하며, 달릴 수는 있으나 사람보다 앞서지는 못한다. 구(齁)ㆍ준()ㆍ작서(雀鼠)는 모두 석서(鼫鼠)인데, 석서를 일명 오기서(五技鼠)라고 한다.” 하였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땅에 불을 놓아 벌겋게 탈 때, 땅강아지[螻蛄]를 그 속에 던져 마음대로 뛰다가 죽도록 버려두면 수놈은 엎어져 죽고 암놈은 자빠져 죽는다.” 하였다.
도홍경(陶弘景)은, “이 물건은 상당히 귀신과 친하므로, 요즘 사람들은 밤에 이것을 보기만 하면 ‘귀신의 사자’라고 하여 흔히 때려 죽인다.” 하였다.
그러나 육전(陸佃)의 《비아(埤雅)》에는, “빈대다.”라고 했으며, 《시경정의(詩經正義)》에는 모(蟊)를 누고(螻蛄)라 하여 문득 “취송(聚訟)이다.” 하였다.
《석상부담(席上腐談)》에는, “월령에, ‘누고(螻蛄)가 울고 지렁이가 나온다.’ 한 것은, 누괵(螻蟈)과 지렁이가 같은 곳에 살면서 함께 울기 때문이리라.” 하였다.
누고의 속명(俗名)은 땅강아지[土狗]라 하기도 하고 하늘강아지[天狗]라 하기도 하고 더러는, 강홍(江虹)이라 하고 납고(蠟蛄)라 하는데 모두 속훈(俗訓)으로 도르래[道兀乃]라 한다.
《이아》유방루(蝚蛖螻)에 대한 주소(注疏)에는 《방언(方言)》을 인용하여 “남초(南楚) 지방에서는 두구(杜狗)라 한다,” 하였다.
《본초》누고 조(條) 밑에 구충석(寇忠錫)의 연의(衍義)에는, “이 벌레는 입하(立夏)가 지난 뒤 밤에 처음 우는데, 소리는 흡사 지렁이 울음소리 같다. 이시진(李時珍) 의 《강목》에서는 누고를 인용하여 쇠를 간다 하였으니, 누고는 소종래가 있다. 최식(崔寔)의《사민월령(四民月令)》에는, “5월 단옷날, 동쪽으로 가는 놈을 잡으면 부인들의 난산을 치료할 수 있다.” 하였다.
손염(孫炎)의《정의(正義)》에는, “그 모양이 머리는 쥐 같고, 네 다리는 길며, 넓적다리에 날개가 붙었는데, 역겨운 비린내가 나며 날고 뛰기를 잘하고 밤에만 운다.”고 하였다. 그러나 잘 표현했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사투리에 땅강아지[土狗]를 하늘밥도둑놈[天飯賊]이라고 부르는데, 머리는 귀뚜라미[蟋蟀] 같고 허리는 가늘며, 옅은 황흑색(黃黑色)을 띠고 있다. 작은 가재[石蟹]처럼 기어다니며, 날개가 없어 날지도 못한다. 낮고 꿉꿉한 곳 돌 사이에 사는데, 우는 소리가 또르르[突兀五]하기 때문에 돌올내(突兀乃)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렁이가 나온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이아정의(爾雅正義)》에, “근인(螼蚓)ㆍ원선(䖤蟺)은 대개 음기(陰氣) 때문에 생겨난다.” 하였다.
쥐참외가 난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하소정소의(夏小正疏義)》에, “왕부(王萯)의 이삭이 나면 새꽤기[荼]를 채취하니 새꽤기를 채취하는 것은 임금의 자리를 짜려는 것이다.” 했다.
내가 상고하건대,《하소정해》에 왕과(王瓜)라 하지 않고 왕부(王萯)라고 한 것은 아마도 왕과를 가리킨 것 같다. 왕과의 일명을 서과(鼠瓜)라 하기도 하고 혹은 토과(土瓜)라 하기도 하며, 또《본초》에 자세히 보이는데, 들녘에 많이 나며, 그 뿌리는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자서(字書)》에는, “부(萯)는 풀인데 왕과이고, 요(葽)는 풀인데 왕부다.”라고 하였다.
씀바귀가 이삭이 나온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시경》빈풍(豳風) 칠월장(七月章)의, “구월에 암삼을 줍고 씀바귀를 캐며 가시나무를 베어 땔감을 장만한다.” 한 주에, ‘도(荼)는 고채(苦菜)이다.’ 하였고, 또 칠월장의 “사월에 요(葽)가 팬다.”한 소주(小注)에, “여릉나씨(廬陵羅氏)는, ‘조씨(曹氏)는 「지금의 원지(遠志)인데, 그 윗부분을 소초(小草)라 한다」고 했고, 유향(劉向)은 「요는 맛이 쓰기 때문에 고초(苦草)라 한다」 하였다. 《본초》에는, 「원지에는 극울(棘菀)ㆍ요요(繞葽)ㆍ세초(細草) 세 가지 이름이 있는데, 4월에는 양기(陽氣)가 극상(極上)하지만 미음(微陰)이 그 밑에서 태동하므로 요(葽)가 그 음기를 받아 일찍 패는 것이다」 했다.’ 하였다.” 하였다.
상고하건대, 월령에, “씀바귀가 팬다.”고 한 것은 아마도 요인 성싶다.
임천왕씨(臨川王氏)는, “양(陽)이 생기면 일(日)을 말하고, 음(陰)이 생기면 월(月)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4월은 정양(正陽)의 달로 요가 패는데 월(月)을 말한 것은 어째서인가. 요가 패는 것으로 음(陰)을 말한 것이다. 4월에 음이 생긴다는 것은, 음의 기운만 먼저 이른다는 것인데, 요는 그 음기를 받아 먼저 패고 매미[蜩]는 그 음기를 받아 먼저 우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우리나라 허준(許浚)의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湯液篇)에, “고채(苦菜)의 훈(訓)은 씀바귀[徐音朴塊]이다. 이 물건은 한 가지를 세 가지 이름으로 부르는데, 요즘 들녘[田野] 곳곳에 많다. 사람들은 그 이파리와 뿌리를 캐어 먹는다.”라고 하였다.
냉이 잎이 마른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양신(楊愼)의 《단연총록(丹鉛總錄)》에, “옛날 후직(后稷)이 백성에게 심고 가꾸는 법을 가르쳤는데, 산 것을 보고는 산 것을 심고, 죽은 것을 보고는 죽은 것을 거두게 하였다. 오곡(五穀)은 오목(五木)을 보고 심기 때문에 산 것을 보고는 산 것을 심는다 하고, 냉이 잎이 말라 죽으면 보리가을이 되고, 초목의 잎이 떨어지면 벼가 다 익으므로, 죽는 것을 보고는 죽은 것을 거둔다고 하는 것이다. 미초(靡草)는 곧 냉이[薺菜]와 황새냉이[葶藶] 따위인데 보리가을이 되면 잎이 말라 죽는다.” 하였다.
보리가을이 된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보리는 가을에 심으므로 금(金)의 기운을 얻어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여름이 되어 화기가 금기를 이기게 되면[火克金] 보리는 익는 것이다. 보리가 4월에 누렇게 익는 것이 마치 벼가 7월에 익는 것과 같기 때문에 가을이라고 하는 것이다.
주양공(周亮工)의 《인수옥서영(因樹屋書影)》에도, “보리는 4월로 가을을 삼고 대나무[竹]는 8월로 소춘(小春)을 삼는다.” 하였다.
《농서》에는, “보리는 흙에 들어간 지 1백 40일이면 이삭이 패고, 이삭이 팬 지 60일이면 다 익는다. 북쪽 지방의 보리는 한낮에 꽃이 피고 남쪽 지방의 보리는 밤중에 꽃이 핀다.”고 하였는데, 명(明) 나라 의종(毅宗) 숭정(崇禎) 말엽에 와서는 남쪽 지방의 보리도 한낮에 꽃이 피었다 하니, 이것은 땅의 기운이 서로 바뀌기 때문이다.

5월의 6후
버마재비가 나온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당랑(螳螂)은 또한 당랑(螗螂)이라고도 하고 혹은 말똥구리[蜣螂]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말에서는, 마분곤(馬糞滾)을 말똥구리[馬通九乙伊]라고 새겨 읽는다.
《물리소지(物理小識)》와 양화제서(養花諸書)에, “5월 망종(芒種)날에 말똥구리가 일제히 나온다.”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때까치가 비로소 운다.
《하소정해》에, “결(鴃)이 운다. 결이란 때까치[伯鷯]이고, 운다는 것은 서로 부르는 것이다.”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하소정해》에 결이라 한 것은 곧《시경》에 말한 격(鵙)
이란 것이다.《시경》 빈풍 칠월장의, “7월에 때까치가 운다[七月鳴鵙].”한 소주에, ‘공씨(孔氏)는「하지(夏至)가 오고 동지(冬至)가 가므로 음기(陰氣)가 움직임에 감응하여 그 소리가 깍깍[鵙鵙]하기 때문에, 소리로 얻은 이름이다」하였고, 신안 호씨(新安胡氏)는 보전(補傳)에서, 「5월[仲夏]에 울기 시작하여 7월이 되면 울음이 극에 달한다 했다」하였으며, 주자(朱子)는, 「7월에 때까치[鵙]가 울면 음기가 이르러 모든 향기로운 것[芳]들이 시든다. 결(鴃)과 격(鵙)은 음(音)이 비슷하다. 그러므로 복건(服虔)과 육전(陸佃)은 ‘접동새[題鴃]라고 하였으나 바로 때까치[鵙]다」 했다.’하였다.
상고하건대, 제결(題鴃)은 접동새다. 5월에는 음기가 생기므로 울기 시작하고 7월에는 음기가 극히 성하므로 또다시 우는 것이다. 7월에 격(鵙)이 운 뒤에는 삼[麻]이 익어서 길쌈철이 된다. 임천 왕씨(臨川王氏)는, “누에는 양기가 맑을 때 생기는 것이므로 꾀꼬리[倉庚]로써 후(候)를 삼았고, 삼은 음기가 막혔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때까치[鵙]로써 후를 삼은 것이다.”하였다.
《돈재한람(遯齋閒覽)》에는, “때까치[伯勞]의 일명은 올빼미[梟]이고, 일명은 격(鵙)인데, 제비나 참새 같은 모든 작은 새들을 잡아 먹으며 또한 뱀도 잡아 먹는다. 제 어미를 잡아 먹는 불효를 저지르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올빼미국[梟羹]을 먹이고, 그 목을 베어 나무에 달았으므로 후세에 도적의 목을 베어 나무에 달아 군중에게 보이는 것을 효수(梟首)라고 하였다. 내가 일찍이 북아진(北阿鎭)에 있는 작은 절에 산 적이 있었는데, 절 뒤에는 교목(喬木)이 몇 그루 있었고 그 위에는 올빼미 둥우리가 있었다. 새끼를 여덟 마리나 쳤는데 새끼들은 자라서 날 수도 있고 어미만큼 컸는데도 어미에게만 먹이를 달라고 극성을 떨었다. 어미는 그 큰 새끼들을 배불리 먹일 수도 없고 그 극성을 견딜 수도 없어서 곧 달아나 가시덤불 속으로 몸을 숨겼다. 새끼들은 깩깩거리며 뒤쫓아 덤벼들었다. 어미는 도망할 길이 없음을 알고 날개를 펴고 누워 새끼들이 마음대로 쪼아 먹도록 내버려 두었다. 새끼들은 그 어미를 다 먹은 다음 흩어져 갔다. 나아가 보니 오직 털과 부리만 남았을 뿐이었다.”고 하였다
《유양잡조(酉陽雜俎)》에는, “백로(伯勞)는 때까치[博勞]인데, 백기(伯奇)가 변하여 된 것이라고 전한다. 그것이 밟고 있던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어린아이들의 종아리를 때리면 말을 빨리 하는데, 남쪽 지방에서는 ‘아이 딸린 부인이 임신을 하여 그 아이가 파리해지는 데는 오직 때까치[鵙]의 털만이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하였으며,《이아익(爾雅翼)》에는, “때까치[伯勞]는 계속되는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였다.
효(梟)는 우리나라 말에, 올빼미[五乙囀伊]라 하는데, 낮에는 보지 못하지만 밤에는 보기 때문에 낮에는 가만히 있다가 밤이 되면 날아다닌다.《역어유해(譯語類解)》에는, “일명 효조(鴞鳥)라고 하는데, 모치(茅鴟)와 같다. 눈은 크고 몸뚱이는 작으며 낮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데, 울음소리도 매우 나쁘다. 잘 때는 반드시 나뭇가지에 머리를 걸고 자는데, 그 고기는 매우 맛이 좋아 귀신도 즐긴다. 그러므로 효(鴞)의 고기 굽는 냄새를 맡으면 귀신들이 모여든다 한다.”하였는데, 《맹자(孟子)》에는, “남쪽 오랑캐의 때까치 같은 소리다.”[南蠻鴃舌之聲]했으니, 그 소리가 좋지 못함을 알 만하다
《물리서(物理書)》에는, “금(金)에 때까치 [伯勞]의 피를 칠하면 빛을 잃는다.” 하였다.
때까치[鵙]는 백조(伯趙)라고도 하는데, 《이아정의(爾雅正義)》에는, “때까치[鵙]는 백로(伯勞)다.”하였고, 《광아정운(廣雅正韻)》에는, “일명은 박로(博勞)라 하고 일명은 때까치[伯趙]다.”하였으며, 《설문(說文)》에는, 올빼미[不孝鳥]다. 동지ㆍ하짓날 올빼미[梟]를 잡아서 찢어 죽인다.”하였고, 《영표록이(嶺表錄異)》에는, “계림(桂林)의 집에서는 올빼미[梟]를 길러서 쥐를 잡게 했더니 고양이보다 낫더라고 했다. 묘두조(猫頭鳥)란 것은 바로 올빼미인데, 민중(閩中 지금의 복건성(福建省)을 이름) 사람들은 무척 꺼려 ‘이것은 성황(城隍)의 혼이 씌운 사자(使者)로서 밤에 인가의 옥상에서 울면 반드시 그 집 주인이 죽는다. ’고 한다. 이 물건은 밤이면 벼룩이나 이[蝨] 같은 것들도 주워 먹으면서, 낮에는 언덕이나 산도 보지 못한다. 효효(梟鴞)ㆍ휴류(鵂鶹)ㆍ기기(鵋䳢)로 풀이한 것과 호묘두(狐猫頭)라는 것은 모두 한 가지 물건으로 이름만 다를 뿐이다. 종류가 무척 많은데 귀거구두조(鬼車九頭鳥)는 오직 초(楚) 나라 검(黔 지금의 귀주(貴州) 지방) 땅에서만 나므로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시경》진풍(陳風) 묘문장(墓門章)의, “올빼미가 모였다.[有鴞萃止]” 한 소주에, ‘육씨(陸氏)는 「효(鴞)의 크기는 산비둘기[斑鳩]만하고 녹색이며 인가에 들어오면 흉하다 한다. 가의(賈誼)의 복조부(鵩鳥賦)는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요즘 휴류(鵂鹠)라고 하는 것도 역시 괴치(怪鴟)이다」하였고, 복씨(濮氏)는, 《한서(漢書)》에, 곽산(霍山)의 집에 효(鴞)가 자주 울었다고 하였으며,《초사(楚詞)》 주에, 치효(鴟鴞)는 두 가지 물건이라 했고, 또 복(鵩)은 효(鴞)와 비슷하다 했으며,《본초》에는, 「실상은 같은 것이다. 그 고기는 매우 맛이 있어서 국을 끓일 수도 있고 구워 먹을 수도 있다. 장자(莊子)가 탄핵(彈劾)을 받으면서도 효구이[鴞炙]를 달라고 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다」라고 했다.’ 하였으며, 주자의《시경집주(詩經集註)》에는, “효(鴞)는 못된 소리를 내는 새이다”라고 하였다.
결(鴃)은, 《홍무정운(洪武正韻)에는, “영결(鸋鴃)은 새의 이름이다.” 하였고 또“제결(題鴃)은 접동새[子規]인데 또한 계결(䳏鴃)이라고도 한다.”고 하였으며,《광아정운(廣雅正韻)》에는, “춘분(春分)이 되어 이 새가 울면 모든 향기로운 것들이 피어나고, 추분(秋分)이 되어 이 새가 울면 모든 향기로운 것들이 시든다.”고 하였다. 격(鵙)은《정운(正韻)》에는, “백로(伯勞)다.” 하였으며,《좌전(左傳)》에는, “백조(伯趙)다.”라고 하였는데, 하지(夏至)부터 울기 시작하여 동지(冬至)에 그친다고 한다.
《시경》빈풍 칠월장의, “칠월에 때까치가 운다.[七月鳴鵙]”는 구절에는 역시 명격(鳴鵙)이라 하였고, 또 격(鴃)은《맹자》의 “남쪽 오랑캐의 때까치 같은 사람이다.[南蠻鴃舌之聲]”한 주에서 조기(趙岐)는, ‘박로(博勞)이고, 음은 고역 절(古亦切)이다.’ 하였다. 또 결(鴃)은 이소(離騷)에, “제결(鵜鴃)이 먼저 울까 두렵다.”고 한 데 대해, 복건(服虔)과 육전(陸佃)은, ‘때까치[鵙]인데, 일명은 백로(伯勞)며, 7월에 울면 음기(陰氣)가 이르러 모든 향기로운 것들이 시든다.’하였다.
개똥지빠귀가 소리를 내지 않는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개똥지빠귀[反舌鳥]는 입이 노랗고 몸은 검으며 다리는 적흑(赤黑)색인데, 봄에는 온갖 새의 소리를 흉내내다가 음기가 이르면 소리를 내지 않는다.
《예기》소(疏)에 “반설(反舌)은 개똥지빠귀[百舌鳥]이다.” 하였고 《역통(易通)》 괘험(卦驗)에는, “그 혀를 뒤집으며 온갖 새의 소리를 따라 한다”고 했는데, 채옹(蔡邕)은 반설(反舌)을 청개구리[蝦蟆]로 여겼다.
사슴의 뿔이 빠진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5월에는 한 음[一陰]이 생(生)하기 때문에 사슴의 뿔이 빠지는 것이다. 1년에 한 번씩 빠지는데, 새로 난 뿔의 속에 피가 있고 굳지 않은 것을 녹용(鹿茸)이라 하며, 보약(補藥) 중의 상품으로 친다.
매미가 비로소 운다
《하소정해》에, “양조(良蜩)가 운다. 양조라는 것은 다섯 가지 빛깔[五采]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언(匽)이 흥(興)한 지 5일이면 화합[翕]하고 보름[望]이면 숨[伏]는다. 난다[生]고 하지 않고, 흥한다고 한 것은 어째서인가. 그 생겨나는 때를 알지 못하므로 흥한다 하였고, 흥한다 하였으므로 흥한 지 5일이면 화합한다 하였다. 보름[望]이란 달[月]의 망[望]을 가리키는 것인데, 숨는다고 말한 것은 죽는 때를 알 수 없으므로 숨는다[伏]고 한 것이다. 5일이라고 한 것은 15일이요, 화합한다[翕]한 것은 합치는 것[合]이며, 숨는다[伏] 한 것은 숨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였고, 또 “당조(唐蜩)가 운다. 당조가 운다는 것은 언(匽)을 가리키는 것이다.”하였는데, 내가 상고하건대,《하소정해》에, 양조라 하고 당조라 한 것은 바로 월령(月令)에 말한 조(蜩)이며, 《시경》 빈풍 칠월장의 “5월에 조가 운다.[五月鳴蜩]”고 한 조가 바로 이것이다. 그 주(注)에 ‘조는 매미[蟬]의 총칭이다.’ 하였고 〈소주에서〉 임천 왕씨는 ‘조는 음기(陰氣)를 감응하여 먼저 운다.’고 하였는데, 《물리서(物理書)》에 “매미[蟬]는 마시기만 하고 먹지 않으며 30일이면 허물을 벗는다.” 한 것이 이것을 말한 것이 아닐까.
《감여서(堪輿書)》에는, “매미의 소리는 날개 밑 배에서 나는데, 양일(陽日)에는 왼쪽 날개쪽으로 울고 음일(陰日)에는 오른쪽 날개 쪽으로 운다.”고 하였다.
끼무릇이 난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반하(半夏)란 우리나라 속훈(俗訓)으로 ‘끼무릇’[氣無老]이라는 것인데, 보리밭에 잘 난다. 5월에 채취하여 약으로 다듬는데, 5월에 나기 때문에 반하(半夏)라고 이름 붙였다 한다. 자세한 것은《본초》를 보면 상고할 수 있다.

6월의 6후
다스운 바람이 불어온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온풍(溫風)이란 바로 훈훈한 바람[薰風]인데, 경풍(景風)이라고도 하고, 개풍(凱風) 이라고도 한다. 만물을 키워 주기 때문에 특별히 말한 것이다.
귀뚜라미가 벽에서 산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실솔(蟋蟀)은 귀뚜라미[蛬蛩]다. 《시경》빈풍 칠월장에, “5월에 쓰르라미[斯螽]가 다리를 움직이고, 6월에 베짱이[莎鷄]가 날개를 떨치며, 7월에는 들에 있고, 8월에는 처마 밑에 있으며, 9월에는 창문 밖에 있고 10월에는 귀뚜라미[蟋蟀]가 나의 침상 밑으로 들어온다.”고 한 주에 주자(朱子)는‘사종(斯螽)ㆍ사계(莎鷄)ㆍ(蟋蟀)은 한가지인데 철을 따라 변화하므로 그 이름이 다른 것이다.’ 하였고, 이경현(李敬玄)의 《연의(衍義)》에는, “사종은 누리[蝗]고, 사계는 철써기[促織]며, 실솔은 귀뚜라미[蛩]로 엄연히 세 가지인데, 어찌하여 ‘철을 따라 변화하므로 그 이름이 다른 것이다.’ 라고 할 수 있겠는가? ” 하였다.
왕기(王圻)의 《삼재도회(三才圖會)》에는, “귀뚜라미[蟋蟀]는 누리[蝗]와 비슷하나 작으며, 옻칠을 한 듯 검고 빛이 나는데, 날개[翅]와 뿔이 있다. 하지(夏至)와 입추(立秋) 뒤에 흙더미나 돌 밑, 벽돌 틈에서 잘 운다. 걸핏하면 잘 싸우고 이기고 나면 뽐내는 듯 운다.”고 하였다.
상고하건대, 귀뚜라미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등이 넓은 놈은 잘 울고, 등이 좁은 놈은 이에 침이 달렸으며, 울지 못한다.
우리나라 말로 귀뚜라미[貴突菴伊]인데, 더울 때는 들에 있다가 추워지면 사람에게 기대는 것이다.
매가 비로소 새를 챈다
《하소정해》에, “매가 비로소 새를 챈다[鷹始摯]한 것의, 비로소 챈다고 말한 것은 어째서인가? 죽인다[]는 것을 꺼려[諱] 챈다고 말한 것이다.”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지(摯)는 새매[驇]로 지조(鷙鳥)의 지(摯)인 것이다.
청 고종(淸高宗)의 《어제집(御製集)》에, “매[鷹]가 야생할 경우에는 봄에 털갈이할 때 깃털 하나씩을 번갈아 갈고, 묵은 깃이 빠지자마자 새 깃이 바로 나므로 언제나 먹이를 채어 배를 채울 수 있지만, 사람의 손에서 길러질 경우에는 털[毛]이나 깃[羽]이 뭉턱뭉턱 빠지므로 전처럼 날아서 먹이를 챌 수가 없다.” 하였다
상고하건대, 집에서 기르는 매[鷹]가 6월이 되어 털과 깃이 완전히 어우러져 먹이를 채는 것이 아닐까.
월령(月令)의, “매가 배우고 익힌다.[鷹乃學習]”고 한 주에, ‘새끼가 날기를 익히느라고 자주 난다.’[雛學數飛]한 것은 틀린 해석인 성싶다
썩은 풀이 반딧불이 된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본초》에는, “반딧불 [螢]에는 몇 종류가 있다.”고 하였는데, 풀이 썩어 된다는 형은 속훈(俗訓)에 개똥벌레[狗屎虫]라는 것으로, 한 종류는 크기가 저촉(蛆蠋)만하고 꼬리 끝에서 빛이 난다. 날개가 없는 것은, 일명 견(蠲)이라 하는데, 속훈(俗訓)에 반딧벌레[螢蛆]라는 것이며, 한 종류는 수형(水螢)인데 물 속에 살므로 《성경통지(盛京通志)》에, “물벌레[水虫]가 변하여 된 것이다.”라고 하였다.
우리나라 말에는 반딧불[盤大弗]이라 하는데, 《시경》빈풍 동산장(東山章)의 “빤짝빤짝하는 소행이다.[熠燿宵行]”한 것이 이것이다.
흙이 축축해지고 무덥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욕(溽)은 습열(濕熱)인데 더운 기운[暑氣]이 땅을 태우므로 습기가 생기는 것이다.
큰비가 때때로 내린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더운 기운이 차가운 곳을 태우므로 큰비가 때때로 내리는 것이다.

7월의 6후
서늘한 바람이 분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무더운 열기[暑熱]가 물러가려 함에, 가을 기운이 바로 생겨나므로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것이다. 양풍(涼風)은 바로 금풍(金風)이다.
흰 이슬이 내린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천문서(天文書)에, “이슬이란 것은 음(陰)의 액(液)이며, 서리[霜]의 시작이다.” 하였고, 오내(吳萊)의 이십사기론(二十四氣論)에는, “빈풍(豳風)의 허두가 칠월(七月)인것은 더위의 끝이요, 추위[寒]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가을은 금(金)에 속하며, 금의 빛깔은 흰색인데, 흰 것은 이슬의 빛깔이다.” 하였으며, 관물(觀物)에서 장씨(張氏)는 “이슬은 토(土)의 기운이며, 응결되면 서리가 된다.”고 하였다.
쓰르라미가 운다
《하소정해》에는, “쓰르라미[寒蟬]가 운다. 매미[蟬]라는 것은 쓰르라미[蝭]다.”라고 하였는데 내가 상고하건대, 바로 한장(寒螿)이며, 우리나라 말의 쓰르라미[瑟乙菴伊]이다. 농가에서는 가을을 재촉하는 물건이라고 한다.
매가 새로 제사지낸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달(獺)이 고기[魚]로 제사지내고, 승냥이[豺]가 짐승[獸]으로 제사지내는 것과 같이, 다 근본[本]에 보답하는 것이다. 월령 소(疏)에는, “오로지 매가 새로 제사지내는 것만이, 사람이 음식으로 제사지내는 제사와 같다,”고 하였다.
천지가 비로소 숙연해진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7월에는 대화심성(大火心星)이 서쪽으로 흘러가서 맑은 바람이 불고 싸늘해지기[戎寒] 때문에 더운 기운[暑氣]은 이미 물러가고 천지는 광원(廣遠)해지며, 맑고 밝을 뿐 아니라, 엄숙한 기운이 도는 것이다.
벼가 익는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농서(農書)》에, “벼는 심은 지 90일이면 패고, 팬 지 60일이면 익는다. 한낮에 꽃이 피는데 밤 이슬이 줄기를 타고 포기 속으로 들어가면 머금고서 여무니, 이 때에야 익는[登] 것이다. 벼꽃이 희고 화판(花瓣)이 작으면 쌀이 나쁘고[賤], 화판이 많고 누르면 쌀이 좋다.[貴]”고 하였다. 항간에서는 “은꽃[銀花]은 나쁘고 금꽃[金花]은 좋다.”고 한다.

8월의 6후
기러기들이 온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월령에, “8월에 기러기들[鴻雁]이 온다.” 하고 9월에 또 “기러기들이 손님으로 온다.[鴻雁來賓]”고 한 것은 어째서일까.
8월에 먼저 온 것이 주인이 되고 9월이 지나 오는 것은 손님[賓]이 되기 때문이다.
제비가 돌아간다
《하소정해》에 “제비가 떠오르는 것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서다.[陟玄鳥蟄] 척(陟)이란 떠오르는 것[升]이며, 현조(玄鳥)는 제비[燕]다. 떠오른다는 것을 먼저 말하고 겨울잠을 잔다는 것을 뒤에 말한 것은 어째서인가. 떠오른 다음에야 겨울잠을 자기 때문이다.”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제비[玄鳥]는 바다 섬으로 돌아가 나무 구멍이나 토굴 속에서 겨울잠을 자다가, 봄이 되면 바로 겨울잠에서 깨어나 오는 것이다.
새들이 먹이를 갈무리한다
《하소정해》에는 “단조(丹鳥)는 백조(白鳥)를 먹이로 한다. 단조란 반딧불[丹良]이요, 백조란 모기[蚊蚋]를 이름이다. 조(鳥)라고 한 것은 먹이[養]를 중히 여기기 때문이며, 날개가 달렸으므로 새라고 한 것이다. 수(羞)라는 것은 갈무리[進]하는 것으로 다 먹지 않은 것이다.”하였는데, 내가 상고하건대, 월령에, “뭇 새들이 먹이를 갈무리한다.[群鳥養羞]”한 것이《하소정해》에는 상당히 틀리다. 수(羞)라는 것은 먹이이고, 양수(養羞)라는 것은 갈무리했다가 겨울에 먹는 것이다.
둥이 비로소 소리를 거둔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천둥은 이때에 와서 땅 속으로 들어가 백 80일 동안 겨울잠을 잔 후에 다시 나오는 것이다. 2월에 천둥이 처음 소리를 내는 것으로 한 후(候)를 삼고, 비로소 번개를 치는 것으로 한 후를 삼았으며, 8월에 천둥이 비로소 소리를 거두는 것으로 한 후를 삼았다면, 천둥이 잠복[藏]하는 것으로도 한 후를 삼는 것이 마땅한데 번개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것은 어째서일까. 옛사람들의 정미(精微)로운 견해를 이해할 수 없다.
울잠을 자려는 벌레들이 굴 문을 좁힌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배호(坯戶)라는 것은 모든 벌레들이 각각 그 굴의 입구를 손질하여 장차 들어가 겨울잠을 자려는 것이다.
이 비로소 마른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학(涸)은 《장자(莊子)》에, “학철(涸轍)이다.” 한 학 자와 같은 것이며, 물이 비로소 마른다는 것은 바로 물이 줄어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당(唐) 나라 왕자안(王子安 이름은 발(發))의 등왕각서(滕王閣序)에서, “웅덩이 물은 다 마르고 서늘한 못은 맑다.[潦水盡而寒潭淸]”고 한 것이 그것이다. 또한 물은 땅의 기운을 따라 오르고 내리는 것이므로, 8월이 되면 땅의 기운이 점점 내려가기 때문에 나무들 역시 마르는 것이며, 이것은 바로 모든 물[萬水]이 근원[源]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9월의 6후
기러기가 손으로 온다
《하소정해》에는, “기러기들이 간다[遰鴻雁]. 체(遰)라는 것은 가는 것이다.”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8월에 온 것이 주인이 되고 9월에 온 것이 손이 되는 것이다. 《회남자(淮南子)》에, “9월에 기러기들이 손으로 오고, 참새[雀]는 큰 물 속으로 들어가 조개[蛤]가 된다. 손으로 온다는 것은 8월[仲秋]에 먼저 온 것으로 주인을 삼고, 9월[季秋]에 뒤늦게 온 것으로 손을 삼은 때문이다.” 하였다.
허신 숙중(許愼叔重)은, “기러기가 온다.[雁來]”는 것으로 한 구(句)를 삼아 해석하고 말하기를, “빈작(賓雀)은 참새[老雀]인데, 사람의 집에 손님처럼 깃든다.”라고 하였으며, 최표(崔豹)의 고금주(古今注)에는, “참새[雀]는 일명 가빈(嘉賓)이다.”고 하였으니, 반드시 근거한 데가 있었을 것이다.
참새가 큰 물로 들어가 조개가 된다
《하소정해》에는, “방성(房星)이 해[日]에 걸리고, 참새는 바다로 들어가서 조개가 된다. 혹 있는 일이지만 늘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육전(陸佃)은, “방합(蚌蛤)은 음양(陰陽)과 암수가 없다. 참새가 변하여 된 것이다. 진주[珠]를 낼 수 있는 것은 음정(陰精)에 전일(專一)하기 때문이다. 조개가 변하여 참새가 되기도 하는데, 서로 변하는 이치가 있어서 그런 것인 성싶다. 월령에 ‘참새가 큰 물로 들어가 조개가 된다.’ 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무늬가 있는 조개[文蛤]다. 그 빛깔은 자색인데 참새[雀]의 빛깔과 흡사하다.”고 하였는데, 그 무늬를 상고해 보니, 역시 참새의 무늬와 서로 같다.
국화는 노란 꽃이 된다

《하소정해》에, “영국(榮鞠)이니, 국(鞠)은 풀이다. 국화가 꽃이 피면 보리를 갈아야 하는데 시절이 바쁘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굴원(屈原)의 《이소경(離騷經)》에, “저녁에는 가을 국화의 꽃잎을 먹는다.[夕餐秋菊之落英]”라고 했는데, 국(菊)이란 것은 감국(甘菊)이니 9월이 되어서야 핀다. 속명으로 조개황(早開黃)이다. 꽃이 피지 않는 것은 수국화[牡菊]인데 《주례》에, “괵씨가 수국화를 태워서 개구리를 예방했다.[幗氏焚牡菊禁蛙]”고 했다.

승냥이는 짐승을 잡아서 제사지낸다
《하소정해》에는, “10월에 승냥이는 짐승을 잡아 제사지낸다. 그 제사지낸 뒤에 그것을 먹는 것을 좋게 여긴 것이다.”라고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요사(遼史)》에, “숲의 승냥이와 어량(魚梁)의 달(獺)이 짐승과 물고기로 제사지내는 것으로부터 교체(郊禘)가 시작되었다.”고 했고, 《물리소지(物理小識)》에는, “승냥이가 짐승으로 원(圓)에 제사지내니 하늘에 제지내는 것이다.”고 했고, 청 고종(淸高宗)의 《어제집(御製集)》에는, “승냥이는 이리[狼]와 비슷하나 사람은 해치지 않으며, 범이 도리어 겁을 내어 승냥이가 오줌을 싼 곳도 감히 밟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냥꾼도 승냥이는 쏘지 않고 인수(仁獸)라 여긴다.”고 했으며, 《물리서(物理書)》에는 “승냥이와 개[狗]는 서로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개가 승냥이를 만나면 아저씨라고 부른다.”고 했다.
우리나라 말로는 시(豺)의 훈(訓)은 ‘승냥이(昇良伊)’이다.

초목의 잎사귀가 누렇게 되어 떨어진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시경》소아(小雅) 사월장(四月章)에, “가을 날씨 스산한데 모든 풀이 시들었네.[秋日悽悽 百卉俱腓]”의 주에 ‘비(腓)는 병이다. 시들어 버린 모양이다.[腓病也 淍瘁貌]’라고 했고, 소아(小雅)의 “어느 풀인들 누렇게 되지 않으랴?[何草不黃]”의 주에, ‘풀이 쇠하면 노랗게 되고, 초목이 쇠하면 잎이 노랗게 되는 것은 마치 사람이 늙으면 머리카락이 세는 것과 같다.’고 했다.

빈풍(豳風) 칠월장(七月章)의, “10월에는 잎이 진다.[十月隕蘀]”와, 정풍(鄭風) 탁혜장(蘀兮章)의, “마른 잎 시든 잎.[蘀兮蘀兮]”의 그 주에는, ‘나뭇잎이 말라서 떨어지려고 하는 것인데, 곧 초목이 노랗게 되어 떨어진다는 뜻이다.’고 했다.
칩충(蟄虫)이 고개를 수그러뜨린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함부(咸俯)라는 것은 모든 벌레가 고개를 수그리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모양이니, 마치 잠잘 때에 머리를 움츠리고 죽은 듯이 숨을 죽이는 형상인 것이다.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는, “형초(荊楚)의 10월은 날씨가 따뜻하여 소춘(小春)이라고 하고, 그때의 비는 액우(液雨)라고 하니, 온갖 벌레가 이것을 먹고 칩복(蟄伏)하기에 약수(藥水)라고 한다.”고 했다.

10월의 6후
물이 처음으로 언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역(易)》에,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른다.[履霜堅氷至]”라고 했으니, 이슬이 맺혀서 서리가 되고 서리가 얼어서 얼음이 되는 것이다. 얼음이란 태양의 정기(精氣)이니, 지극히 유(柔)하면서 강(剛)하다. 음(陰)이 극(極)하여 양(陽)이 생기는 것이니, 역시 지기(地氣)가 따뜻함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다.
땅이 얼기 시작한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날씨가 한열(寒冽)해서 땅이 어는 것이다.
꿩이 큰 물에 들어가서 신(蜃)이 된다
《하소정해》에서는, “검은 꿩이 회수(淮水)에 들어가서 신(蜃)이 되는데, 신은 포로(蒲蘆)이다.”라고 했다.
내가 상고하건대, 월령(月令)에, “꿩이 큰 물에 들어가면 신(蜃)이 된다.”의 주에, ‘대합(大蛤)이 신(蜃)이다.’라고 했고, 금주(今注)에는, 교속(蛟屬)이라고 했으니 두 가지 설이 서로 어긋난다.
《본초(本草)》에는, “신교(蜃蛟)의 족속은 그 모양이 뱀과 같으나 크고 뿔이 있으며, 용의 형상으로 붉은 갈기가 있다. 허리 밑으로는 비늘이 모두 위를 향해서 돋았다. 제비 알을 먹고 기(氣)를 잘 토하여 누대(樓臺)와 성곽(城郭)의 형상을 이루며, 비가 오려고 할 때에 바로 나타나는데 신루(蜃樓)라고 부른다.”고 하고 또, “해시(海市)는 그 기름과 밀[蠟]로 촉향(燭香)을 만드는데, 백 보(步)의 연기 속에서도 누대(樓臺)의 형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조부께서 찬술하신 《예기억》 월령(月令)에, “꿩이 큰 물에 들어가서 신(蜃)이 된다[雉入大水爲蜃]의 그 주에, ‘꿩은 다섯 가지 빛깔이 있지만 대합(大蛤)의 무늬는 다섯 가지 빛깔이 없다.’ 하였으니, 그 주석은 잘못된 듯하다. 육전(陸佃)이, ‘정월에 뱀과 꿩이 교미하여 알을 낳는데, 우레 소리를 들으면 곧 흙 속에 두어 장(丈)이나 깊이 들어가서 뱀의 형상이 되는데, 2~3백 년이 지나서야 올라온다. 땅 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다만 꿩이 될 뿐이다.’라고 하였으니, 이 설은 비록 잘못되었으나, 꿩이 화해서 신(蜃)이 되고, 꿩과 뱀이 교미해서 생겨나 오래 되어서 날아오른즉 이것은 분명히 교속(蛟屬)이다. 다른 짐승끼리 교미했으므로 꿩이 교미해서 교(蛟)를 낳았다고 한다면 꿩이 바로 교(蛟)가 됨을 어찌 알겠는가?”라고 하였다.
무지개는 숨어서 보이지 않는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무지개[虹]에는 벌레가 있으니, 땅 밑에 칩복(蟄伏)하여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하늘의 기(氣)는 위로 올라가고 땅의 기(氣)는 아래로 내려온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청하자(靑霞子) 권극중(權克中)의 《참동계주(參同契注)》에, “하늘과 땅은 거리가 8만 4천 리인데, 동지(冬至)에는 양기가 땅에서 올라가고, 음기가 하늘에서 내려온다. 하지(夏至)에는 음기가 땅에서 올라가고, 양기가 하늘에서 내려온다. 오르고 내리는 데에 하루에 각각 4백 65리 2백 40보(步)씩이어서 90일이 지나면 음기와 양기가 하늘과 땅의 중간지점에서 만난다. 그러면, 염량(炎涼)이 고르게 되어 춘분과 추분이 되고, 또 90일이 되면 올라가던 것은 하늘에 가서 닿고, 내려가던 것은 땅에 이른다. 추위나 더위가 극도에 달해서 동지와 하지가 된다. 이와 같이 오르내림을 무한히 되풀이한다. 10월의 입동과 소설(小雪)에는 음기가 하늘에 이르고 양기는 땅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하늘의 기(氣)는 위로 올라가고 땅의 기(氣)는 아래로 내려와서 폐색(閉塞)하여 겨울을 이룬다.”라고 하였다.
폐색(閉塞)하여 겨울철을 이룬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천지의 기(氣)가 서로 통하지 않기 때문에 만물이 수장(收藏)되어 생겨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폐색하여 겨울을 이룬다.”고 했다. 이것은 바로《역(易)》의, “한 번 닫히고 한 번 열리는 이치[一闔一闢之理]”인 것이다.

11월의 6후
갈단(鶡鴠)이 울지 않는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갈단(鶡鴠)은 월령(月令)의 주에, “밤에 울어 아침을 구한다.[夜鳴求朝]”라고 했고, 갈(鶡)은 자서(字書)에서, “음은 분(分), 속음은 갈(曷)이며, 청작(靑雀)은 분(鳻)과 같으며, 닭과 비슷하나 잘 싸운다.”고 했고, 갈단 새[鶡鴠之鳥]는 자서에, “아침을 구하는 새인데, 갈단(鶡鴠)은 닭과 비슷하나 주야로 항상 운다. 본래 합단(盍旦)이라고 썼다.”라고 하였다.
오령산(五靈山)에 벌레가 있는데 형상이 작은 닭과 같으나 네 발에 육시(肉翅)가 있으며, 여름에는 깃털이 오색(五色)이며 그 울음 소리가 마치 ‘봉황은 나만 못해[鳳凰不如我]’라고 하는 듯하나 동지(冬至)에는 털이 빠지고 앙상하여 겨울의 추위를 참고 견디면서 괴로워하며 울기를, ‘득과차과(得過且過)’라고 하는 듯하다. 그 똥은 쇠 모양으로 마치 기름기가 엉기는 것과 같이 항상 한 곳에 모인다. 의가(醫家)에서는 이것을 오령지(五靈脂)라고 부른다.
이 설(說)은 사조제(謝肇淛)의 《오잡조(五雜組)》에 보인다.
갈단(鶡鴠)은 《물리서(物理書)》에는, “일명 합단(盍鴠)인데, 10월에 털이 빠지고 추워서 부르짖으며 겨울을 참고 견디는데, 잣나무 열매를 모아서 먹는다. 또 제가 눈 똥을 다시 먹기 때문에 그 기름[脂]을 오령지(五靈脂)라고 한다. 11월이 되어 한 양기를 얻으면 다시는 울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이동벽(李東壁)이 잘 모르는 바로서, 이 새의 똥은 쥐똥이나 숙지황[熟芐]과 같아서 혈분(血糞)에 약이 되며, 《본초(本草)》 약성(藥性)에 자세하다.
범이 비로소 교미한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속전(俗傳)을 상고하니, “호신(虎腎)은 허약하나 동지가 되어 양기가 회복되는 때에는 힘이 매우 세다. 그래서 비로소 교미한다.”고 했고, 《물리서》에는, “범이 교미할 때에 암놈이 몹시 아파서 두 번 다시 교미하지 않는다. 범이 교미하고 달무리가 생기는 것은 바람 따르는 이치이다.”라고 했다.
여정(荔挺)이 싹이 튼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여(荔)에는 목려(木荔)가 있는데 곧 여지(荔支)이다. 초려(草荔)는 사시 푸른데, 그것이 혹 동짓달에 곁순이나 움가지가 돋는 것이나 아닌가 한다.
여정(荔挺)을 월령의 주에서는, “향초(香草)이며 양기를 느끼고 돋는다.”고 했고, 《자서(字書)》에서는, “여(荔)는 향초인데 벽려(薜荔)이다.”고 했으며 양신(楊愼)의 《단연총록(丹鉛總錄)》에서는, 여정에 대한 논의가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상고하건대, 지금 산중에 천마(天麻)가 있으니, 우리의 속어로는 ‘수자해신(水子海腎)’이며 적전(赤箭)은 바로 천마(天麻)이다. 싹은 녹아서 없고 그 옛이름이 여(荔)이어서 그 싹이 돋아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여(荔)는 역(力) 자가 셋이니, 풀 가운데서 힘이 센 풀이다.
지렁이가 땅 속에 칩거한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지렁이[蚯蚓]는 인(螾)이라고도 쓰는데, 속어로는 토룡(土龍)이며, 우리말로는 지룡(地龍)이다. 땅 속 구멍에서 살고 지표로 나와 마른 땅에서 먹이를 먹고, 지하의 샘[黃泉]에서 마신다. 머리는 양(陽)에 두고 사는데, 일양(一陽)이 처음으로 움직이면 머리는 쳐들고 몸은 움츠린다. 《농서(農書)》에, “길을 지나면 비가 오고, 아침에 나오면 개고, 저녁에 나오면 비가 온다. 날씨가 가물어 비가 오지 않을 때에 땅 위나 모래 위에 나오면 곧 소나기가 온다.”고 했다.
미(麋)는 뿔이 빠진다
《하소정해》에, “미의 뿔은 떨어진다[隕麋角] 운(隕)은 추(墜)이다. 동지일에 양기가 움직이기 시작하여 생기가 도는데 모든 것이 왕성하게 빛난다. 그러므로 사슴 뿔이 빠지는데 시기를 적는다.”라고 했다.
내가 상고하건대, 청 고종(淸高宗)의 《어제집(御製集)》에, “월령(月令)을 살펴보니, ‘중하에는 녹각이 빠지고, 중동에는 미각이 빠진다.[仲夏鹿角解 仲冬麋角解]’고 하고, 공씨(孔氏)의 소(疏)에, ‘해설자가 여러 사람이나 다 명확한 근거가 없다. 웅씨(熊氏)는, 녹(鹿)은 산수(山獸)이니, 하지에 음기를 얻어서 뿔이 빠지고, 미(麋)는 택수(澤獸)이니 동지에 양기를 얻어서 뿔이 빠진다’고 한다.”고 했다. 공영달이 그 말을 인용하면서도 그 말을 믿지는 않았으니 지금까지 정론이 없었다.
지금 상고하건대, 목란(木蘭) 땅에는 녹(鹿)이 많고, 남쪽과 북쪽에 간혹 미(麋)가 있다. 성경(盛京)ㆍ길림(吉林)ㆍ열하(熱河)에 이르러서는 미(麋)만 있고 녹(鹿)은 없다. 비록 녹(鹿)은 크고 미(麋)는 작고 털빛도 다르나 하지에 뿔이 빠지지 않는 것이 없으니, 웅씨의 설이 잘못임을 알았다. 웅씨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소대기(小戴記)》에 실려 있는 여씨(呂氏)의 책이나 《대대기(大戴記)》에 채록된 《하소정(夏小正)》이란 책도 다 그릇된 것이다.
그렇다면, 동지에 뿔이 빠지는 것은 없을까. 그것도 있으니 그것은 곧 남원(南苑)의 주(麈)이다. 내가 이미 변정(辨正)하여 설을 만들었으니, 주각시(麈角詩) 뒤에 붙인 글에 상세히 나타나 있다.
임오년(건륭(乾隆) 27, 1762)에 내가 이미 녹(鹿)과 미(麋)는 다 여름에 뿔이 빠지는 것을 변명했으나, 월령에, ‘겨울에 뿔이 빠진다.’고 하였으니, 무엇인지 몰라서 5~6년 동안이나 의심을 품고 있다가, 정해년(건륭 32, 1767)에 문득 남원(南苑)에 주(麈)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속명은 장미록(長尾鹿)인데 혹 겨울에 뿔이 빠지는지도 몰라서 어전시위 오복(御前侍衛五福)에게 명하여 가서 보도록 했다. 절후가 마침 제때이어서, 이미 다 빠진 놈도 있고, 한 개만 겨우 빠진 놈도 있는데, 빠져 버린 뿔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제서야 동지에도 뿔이 빠지는 짐승이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월령에서 한 말은 전부가 잘못은 아니고 주(麈)를 미(麋)로 쓴 것뿐이다. 대체로 녹(鹿)과 미(麋)는 북방 사람은 분간할 수 있으나 남방 사람은 분간하지 못한다. 주(麈)와 미(麋)도 분간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주(注)와 소(疏)를 단 사람이 잘못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변증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니, 녹(鹿)을 산수(山獸)라 하고, 미(麋)를 택수(澤獸)라고 한 것이나 그 실상을 모르기는 일반이다.
그래서 《영대시헌(靈坮時憲)》을 고치도록 명했으나, 월령은 와전되어 행해짐이 이미 오래므로 꼭 고칠 필요는 없다. 아울러 설을 만들어 진실을 보이고 의혹을 푼다.”라고 했다.
내가 상고하건대, 주(麈)는 음이 주이며, 《설문(說文)》에는, ‘미속(麋屬)’이라 했고, 《당본설문(唐本說文)》에는, “주(麈)는 힘이 세고 뿔이 한 개”라고 했고, 대동(戴侗)의 《육서고(六書故)》에는, “주(麈)는 녹(鹿)과 비슷하나 긴 꼬리는 먼지를 떨 만하다.”고 했고, 육전(陸佃)의 《비아(埤雅)》에는, “녹(鹿)의 큰 놈이 주(麈)인데, 녹(鹿)이 떼지어 따라가면서 주(麈)의 꼬리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르며, 옛날의 청담하던 사람이 이것을 휘둘렀다.”고 했고, 《속박물지(續博物志)》에는, “주(麈)의 꼬리를 붉은 옷감속에 넣어 두면 오래도록 붉은 빛깔이 변하지 않고 보존되며, 전(氈)은 좀먹지 않는다.”고 했다.
《이아》에는, “구신균(麔麎麇)는 미속(麋屬)이고 가우미(麚麀麛)는 녹속(鹿屬)이다.”라고 했으나, 주(麈)는 실려 있지 않다.
우리나라 동북도(東北道)의 육진(六鎭)에 외뿔사슴[一角鹿]이 나는데, 속명으로는 독동관(獨童串)이며, 우리말로는 외동곶(外童串)이며, 관(串)의 속훈(俗訓)은 ‘곶’이니, 이것이 혹은 주(麈)가 아닌가 한다. 《자서(字書)》에는 따로 규()가 있는데, “자음은 규(圭)이며, 일반적으로 주(麈)인 줄로 안다.”고 했다. 《화양국지(華陽國志)》에, “처현(郪縣) 선군산(宣君山)에서 주미(麈尾)가 생산되는데, 일명은 황록(荒鹿)이다.”고 했고, 청(淸)의 축지당 덕린(祝芷堂德麟)이 지은 《공령시부(功令詩賦)》는 《열친루갱시(悅親樓賡詩)》라고 하며, 그 초집(初集)에 의제주각해(擬題麈角解) 오언 십운 배율(五言十韻排律) 뒤에 다시, ‘신은 삼가 상고한다는 일설’을 지었는데, “고종(高宗) 건륭(乾隆) 32년 정해(丁亥) 동지에, 남원(南苑)의 주(麈)를 기르는 곳에서 주각(麈角)이 빠지는 것을 징험해 보고, 미각(麋角)이 빠진다는 설을 변파(辨破)하고는 《영대시헌(靈坮時憲)》을 고쳤다고 전한다…”라고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
《역(易)》ㆍ본명(本命)에서는 금록(禽鹿)을 주로 율언(律言)으로 표현하는데, 미록(麋鹿)은 뿔이 길고 짧고 크고 작고 하여 율(律)의 가락과 같으므로, 율(律)에 맞추어서 뿔을 풀이한 것이나 아닌가 한다.
샘물이 솟아 움직인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물은 감괘(坎卦)에 속하는데, 웅덩이[坎] 속에서 다른 것과 구분되면 물은 음기 속에서 양(陽)이 된다. 《좌씨전》에는, ‘물은 불의 수컷[水火之牡]이라고 했으니 물은 양물(陽物)이다.
《겸명서(兼明書)》에서 구광정(丘光廷)은, “월령(月令) 11월은 육률(六律)의 황종(黃鐘)에 해당하며, 누른빛은 땅빛이고, 종(鐘)은 종(種)이니, 11월은 양기가 지하의 샘[黃泉]에 모인다. 그러므로 혼천(渾天)의 형상을 알겠다. 반은 항상 지하에 있고, 지하에는 물이 있고, 물 밑에는 기(氣)가 있고 기(氣) 밑에 하늘이 있다. 하늘의 원기는 물로부터 땅에 올라오며, 땅으로부터 하늘에 올라가고 하늘로부터 물 밑으로 되돌아온다. 이렇게 하여 이른바 일음(一陰)과 일양(一陽)은 무궁히 순환하는 것이다. 지금 양기는 땅 속에서 생기고 황혼이 움직여서 양기가 비로소 위로 오르니, 샘물이 솟아 움직이는 것이다.” 하였다.

12월의 6후
기러기가 북쪽으로 향한다
《하소정해》에는, “기러기는 북쪽을 향한다.[雁北鄕] 먼저 기러기를 말하고 뒤에 향(鄕)한다고 한 것은 무엇인가. 기러기를 본 뒤에 그 향(鄕)하는 것을 안 것이다. 향(鄕)은 무엇인가. 그 거처를 향하는 것이다. 기러기는 북방을 거처로 삼는 것이다. 무엇을 거처라고 하는가. 태어나고 자라난 곳이다. 9월에 기러기가 간다.[九月遰鴻雁] ‘遰’의 음은 체이다. 먼저 체(遰)를 말한 뒤에 홍안(鴻雁)을 말한 까닭은 무엇인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 보니, 홍안이었기 때문이다. 어찌 남쪽으로 향한다고 하지 않았을까. 그것은 거처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남쪽으로 향한다고 하지 않았다. 홍안이 날아간다고는 기록하면서 향하는 방향을 기록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기러기가 반드시 하소정(夏小正)에서 날아간다고 한 것에만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서경》우공(禹貢)에, “팽려가 넘쳐 흐르니 양조가 사는 곳이다.[彭蠡旣瀦 陽鳥所居]”라고 했으니, 거(居)는 항상 머무르는 곳이다.
《추봉오어(推篷窹語)》에는, “기러기가 북방으로 돌아갈 때에 반드시 갈대를 입에 물고 관문(關門)을 넘어서야 버린다.”고 했고, 《회남자(淮南子)》에는, “기러기가 기력을 얻기 위하여 갈대를 입에 물고 주살을 피한다.”고 했고, 항간에서는, “바다를 지날 때에 갈대를 던져서 때를 만들어서 쉰다.”고 하고, 혹은, “갈대를 보내서 세금을 바친다.”고도 하나, 세금을 바친다는 설은 터무니없는 소리고, 바다를 지날 때에 떼를 만든다는 설은 어찌하여 가을에 올 때에는 없다가 봄에 비로소 갈대가 필요할까.
주살을 피한다는 설은 날아올 때에는 무엇으로 피하는지를 모를 일이다. 그리고 또 상림원(上林苑)에서 기러기를 쏘게 하는데 어찌 피할 수가 있겠는가.
내가 상고하건대, 기러기는 바람을 이용하여서 날아가는 것인데, 봄과 여름에는 남풍이 불기 때문에 북쪽으로 날아가고, 겨울과 가을에는 삭풍(朔風)이 불기 때문에 남쪽으로 날아 오는 것 같다. 가을과 겨울은 남쪽에서 지내고, 먹이가 기름지고 몸이 살쪄서 갈대의 힘을 빌려 풍력을 도울 뿐이다. 새북(塞北) 지방은 바람이 높아서 무사하기 때문에 안문관(雁門關)에서 버리는 것이다.
고어(古語)에, “봄바람은 아래에서 치불고, 여름 바람은 공중을 수평으로 불며, 가을 바람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불고, 겨울 바람은 땅에 착 깔려서 분다.”고 했으니, 풍세(風勢) 때문에 갈대를 물고 가는 것이니, 마치 사람이 배로 가는데 돛을 펴고 바람을 따라서 가는 것과 같은 이치로 갈대를 물고 가는 것이다.
까치가 비로소 집을 짓는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본초》ㆍ《금경(禽經)》ㆍ《물리(物理)》 등 여러 책에, “까치는 바람을 아는 영조(靈鳥)이다. 태세(太歲 목성)를 등질 줄 알기 때문에 태세를 등지고 태을(太乙 태을성(太乙星)임)을 향해서 집을 짓는다. 집이 높으면 건조하고 바람이 없으며, 낮으면 습기가 많고 땅에 가까워서 바람이 세다.” 하였다.
꿩이 운다
《하소정해》에는, “꿩이 운다.[雉震雊] 진(震)이란 명(鳴)이다. 구(雊)란 날개를 치는 것이다. 정월에는 반드시 천둥을 치는데 천둥 소리는 반드시 들리지 않으나, 꿩만은 반드시 듣는다.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가 하면 천둥을 치면 꿩이 우니 천둥으로 서로 알기 때문이다.” 하였다.
내가 상고하건대, 《물리서》에, “꿩은 청각이 발달하여 천둥치는 곳을 안다. 꿩은 음(陰)에 속하고 있어서 먼저 운 다음에 날개를 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닭이 알을 깐다
《하소정해》에는, “닭이 알을 깐다.[鷄桴] 죽죽이라는 것은 서로 부를 때다.[粥粥也者 相粥之時也] 혹은 부(桴)는 구복(嫗伏)이며 죽(粥)은 양(養)이다.”라고 했다.
내가 상고하건대, 《시경》빈풍(豳風) 치효장(鴟鴞章)에, “자식을 기르자니 고달팠구나.[鬻子之閔斯]”의 주에, ‘육(鬻)은 양(養)이니, 죽(粥)과 육(鬻)은 통한다.’고 했다.
《연문석의(連文釋義)》에, “하늘은 기로 따뜻하게 하고, 땅은 그 몸으로 따뜻하게 한다.[天以氣煦 地以形嫗]”라고 하니, 구복(嫗伏)은 닭이 알을 품는 것이다.
《양자방언(揚子方言)》에, “북연(北燕)과 조선 열수(冽水) 사이에는 닭이 알을 품는 것을 ‘안는다[抱]’ 참새 새끼와 병아리를 모두 ‘곡(鷇)’, 알을 품어 부화되지 않다가 비로소 부화되는 것을 ‘날(涅)’이라고 하니, ‘날(涅)’은 화(化)의 뜻이다. ‘유(乳)’란 것은 ‘구복(嫗伏)’을 이르는 것이며 ‘계유(鷄乳)’는 곧 알을 부화하는 것이니 ‘유(乳)’라고 말한다.”고 했다.
정조(征鳥)는 사납고 빠르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정(征)은 매(邁)이며 행(行)이며 왕(往)이다. 여(厲)는 심(甚)이며, 질(疾)은 신(迅)이다. 한기(寒氣)가 몹시 맵고, 가는 새는 빨리 날아가니, 매우 급하여 천천히 날 수가 없다. 월령의 주는 상고할 만한데, 정조(征鳥)를 월령에서는, “새매의 일종[鷹隼之屬]으로 공격을 잘하기 때문에 정(征)이며, 여질(厲疾)은 사납고 재빠른 것이다.[鷹疾者 猛厲而迅疾也]”라고 했고, 《자서》에서는, “응(鷹)은 지조(摯鳥)이고, 또는 제견(題肩)ㆍ정조(征鳥)ㆍ상구(爽鳩)ㆍ각응(角鷹)이다.” 하고, 《자서》의 정(鴊)에 대한 주에, “정조(征鳥)ㆍ제견(題肩)이다.”고 했다.
수택(水澤)은 중복(中腹)이 단단하게 언다
《하소정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상고하건대, ‘수택복견(水澤腹堅)’의 ‘복(腹)’ 자는 아마도, ‘복(復)’자의 오기인 듯하다. 무엇으로 증거를 삼는가 하면 11월의 여섯째 기후의 ‘샘물이 솟아 움직인다.[水泉動]‘는 것에서 알 수가 있다. 전달에 샘물이 양기를 거슬러 움직이다가 이달에 어찌하여 수택의 중복이 얼어붙겠는가. 11월에는 해가 남쪽으로 하늘에 이르고, 양기가 처음으로 땅에 돌아오니, 얼음은 당연히 녹아야 하는데 찬바람이 부는 때라 녹일 수 없은즉 다만 샘물이 약간 움직여 양기가 생기는 기후에 응해서 땅 속에 숨어 움직인다고 말했을 뿐이다.
12월은 찬 기운이 극도로 높아지니 앞에 언 얼음으로서 아직 굳지 않은 것이 날로 더욱 두껍게 얼어서 다시 견고해진다. 혹은, “후세의 문자(文字)에 강심(江心)이니 수면(水面)이니 하는 말이 있으니 수택복(水澤腹)이란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라고도 한다.
이 72기후는 매달의 여섯 기후를 변증한 것이다.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복희씨(伏羲氏)가 처음으로 8괘를 그어 3획(畫)을 만들어서 24기(氣)를 상징했으며, 주공(周公)이 시훈(時訓)을 만들어서 24기(氣)와 72후(候)를 정했다.
대체로 하루는 12시(時)이고, 5일이면 60시(時)이니, 갑자(甲子)가 한바퀴 돌면 오행(五行)이 끝이 나고 기(氣)와 후(候)가 바뀐다. 그러므로 5일을 1후(候)라 이르니, 1년 3백 60일은 72후(候)를 이룬다. 3후(候)를 1기(氣)라고 이르니 대체로 15일 2시 6각(刻) 남짓하고, 6기(氣)가 이루어지면 시(時)라고 말하는데, 시(時)는 91일 남짓하며, 사시를 세(歲)라고 말하니 대체로 하늘이 3백 60도(度)를 운행한다.
한(漢)의 초연수(焦延壽)ㆍ경방(京房)ㆍ양웅(揚雄)의 괘기의 법[卦氣之法]과 《소문(素問)》의 운기론[運氣之論]과 일관(日官)의 택일하는 술법 [剋擇之術]과 단가(丹家)의 수련의 비결[修煉之訣]과 율력가(律曆家)의 기후의 차서[氣候之序]는 모두 이것을 본받은 것이다. 어찌 학식이 천박한 선비가 그 심오한 이치를 엿보아 헤아릴 수가 있겠는가. 내가 외람됨을 생각하지 않고 열두 벽괘(辟卦)로 열두 달을 변증한다.
곧 자(子)는 복괘(復卦), 축(丑)은 임괘(臨卦), 인(寅)은 태괘(泰卦), 묘(卯)는 대장괘(大壯卦), 진(辰)은 쾌괘(夬卦), 사(巳)는 건괘(乾卦), 오(午)는 구괘(姤卦), 미(未)는 돈괘(遯卦), 신(申)은 비괘(否卦), 유(酉)는 관괘(觀卦), 술(戌)은 박괘(剝卦), 해(亥)는 곤괘(坤卦)로 벽괘(辟卦)가 된다.
감ㆍ진ㆍ이ㆍ태(坎震離兌)의 4괘(卦)로 24절의 절괘(節卦)를 삼는다
감괘(坎卦)의 초효(初爻)는 동지, 이효(二爻)는 소한, 삼효(三爻)는 대한, 사효(四爻)는 입춘, 오효(五爻)는 우수, 상효(上爻)는 경칩에 해당하며, 진괘(震卦)의 초효는 춘분, 이효는 청명, 삼효는 곡우, 사효는 입하, 오효는 소만, 상효는 망종에 해당하며, 이괘(離卦)의 초효는 하지, 이효는 소서, 삼효는 대서, 사효는 입추, 오효는 처서, 상효는 백로에 해당하며, 태괘(兌卦)의 초효는 추분, 이효는 한로, 삼효는 상강, 사효는 입동, 오효는 소설, 상효는 대설에 해당한다.
모두 24절인데 절괘(節卦)는 한 괘마다 각각 90일을 관장하니, 초효로부터 상효에 이르기까지 한 효마다 각각 15일을 관장한다.
60괘로써 72후(候)의 후괘(候卦)로 삼는다
이괘(頤卦)의 육사효(六四爻)는 동지로부터 시작하여 구인결(蚯蚓結), 중부괘(中孚卦)의 초구(初九)는 미각해(糜角解), 복괘(復卦)의 초구는 수천동(水泉動), 둔괘(屯卦)의 초구는 소한으로부터 시작하여 안북향(雁北向)ㆍ작시소(鵲始巢), 겸괘(謙卦)의 초육은 치구(雉雊), 규괘(睽卦)의 초구는 대한으로부터 시작하여 계유(鷄乳), 승괘(升卦)의 초육(初六)은 정조여질(征鳥厲疾), 임괘(臨卦)의 초구는 수택복견(水澤腹堅), 소과괘(小過卦)의 초육은 입춘(立春)으로부터 시작하여 동풍해동(東風解凍)ㆍ칩충시진(蟄虫始振), 몽괘(蒙卦)의 초육은 어척부빙(魚陟負氷), 익괘(益卦)의 초구는 우수로부터 시작하여 달제어(獺祭魚), 점괘(漸卦)의 초육은 안북향(雁北鄕), 태괘(泰卦)의 초구는 초목맹동(草木萌動), 수괘(需卦)의 초구는 경칩(驚蟄)으로부터 시작하여 도시화(桃始華)ㆍ창경명(倉庚鳴), 수괘(隨卦)의 초구는 응화위구(鷹化爲鳩), 진괘(晉卦)의 초육은 춘분으로부터 시작하여 현조지(玄鳥至), 해괘(解卦)의 초육은 뇌내발성(雷乃發聲), 대장괘(大壯卦)의 초구는 시전(始電), 예괘(豫卦)의 초육은 청명(淸明)으로부터 시작하여 동시화(桐始華) ㆍ전서화위여(田鼠化爲鴽), 송괘(訟卦)의 초육은 홍시현(虹始見), 고괘(蠱卦)의 초육은 곡우(穀雨)로부터 시작하여 평시생(萍始生), 혁괘(革卦)의 초구는 명구불기우(鳴鳩拂其羽), 쾌괘(夬卦)의 초구는 대승강우상(戴勝降于桑), 여괘(旅卦)의 초육은 입하로부터 시작하여 누괵명(螻蟈鳴)ㆍ구인출(蚯蚓出), 사괘(師卦)의 초육은 왕과생(王瓜生), 비괘(比卦)의 초육은 소만으로부터 시작하여 고채수(苦菜秀), 소축괘(小畜卦)의 초구는 미초사(靡草死), 건괘(乾卦)의 초구는 맥추지(麥秋至), 대유괘(大有卦)의 초구는 망종으로부터 시작하여 당랑생(螳螂生)ㆍ격시명(鵙始鳴), 가인괘(家人卦)의 초구는 반설무성(反舌無聲), 정괘(井卦)의 초육은 하지(夏至)로부터 시작하여 녹각해(鹿角解), 함괘(咸卦)의 초육은 조시명(蜩始鳴), 구괘(姤卦)의 초육은 반하생(半夏生), 정괘(鼎卦)의 초육은 소서로부터 시작하여 온풍시지(溫風始至)ㆍ실솔거벽(蟋蟀居壁), 풍괘(豐卦)의 초구는 응시지(鷹始摯), 환괘(渙卦)의 초육은 대서로부터 시작하여 부초위형(腐草爲螢), 이괘(履卦)의 초구는 토윤욕서(土潤溽暑), 돈괘(遯卦)의 초육은 대우시행(大雨時行), 항괘(恒卦)의 초육은 입추로부터 시작하여 양풍지(涼風至)ㆍ백로강(白露降), 절괘(節卦)의 초구는 한선명(寒蟬鳴), 동인괘(同人卦)의 초구는 처서로부터 시작하여 응내제조(鷹乃祭鳥), 손괘(損卦)의 초구는 천지시숙(天地始肅), 비괘(否卦)의 초육은 화내등(禾乃登), 손괘(巽卦)의 초육은 백로로부터 시작하여 홍안래(鴻雁來)ㆍ현조귀(玄鳥歸), 췌괘(萃卦)의 초육은 군조양수(群鳥養羞), 대축괘(大畜卦)의 초구는 추분으로부터 시작하여 뇌시수성(雷始收聲), 비괘(賁卦)의 초구는 칩충배호(蟄虫坏戶), 관괘(觀卦)의 초육은 수시학(水始涸), 귀매괘(歸妹卦)의 초구는 한로로부터 시작하여 홍안내빈(鴻雁來賓)ㆍ작입대수위합(雀入大水爲蛤), 무망괘(无妄卦)의 초구는 국유황화(菊有黃華), 명이괘(明夷卦)의 초구는 상강으로부터 시작하여 시내제수(豺乃祭獸), 곤괘(困卦)의 초육은 초목황락(草木黃落), 박괘(剝卦)의 초육은 칩충함부(蟄虫咸俯), 간괘(艮卦)의 초육은 입동으로부터 시작하여 수시빙(水始氷)ㆍ지시동(地始凍), 기제괘(旣濟卦)의 초육은 치입대수위신(雉入大水爲蜃), 서합괘(噬嗑卦)의 초구는 소설로부터 시작하여 홍장불견(虹藏不見), 대과괘(大過卦)의 초육은 천기상승 지기하강(天氣上升地氣下降)ㆍ폐색이성동(閉塞而成冬), 곤괘(坤卦)의 초육은 대설로부터 시작하여 갈단불명(鶡鴠不鳴), 미제괘(未濟卦)의 초육은 호시교(虎始交), 건괘(蹇卦)의 초육은 여정출(荔挺出)에 각각 해당한다.
모두 60괘이니 한 괘마다 각각 6일을 관장한다. 가령 동지가 20일이라면 이 날은 이괘(頤卦)의 사효이고, 21일은 이괘의 오효, 22일은 이괘의 상효, 23일은 이괘의 초효, 24일은 이괘의 이효, 25일은 이괘의 삼효에 해당한다. 이처럼 미루어 생각하면 된다.
이로써 우러러서는 천지와 음양의 승강(升降)을 보고, 굽어서는 세월과 절후의 유서(流序)를 살핀다면 부질없이 먹기만 하고 세월을 허송하여 부끄럽게 사는 인생보다는 현명한 일이다. 다만 이것뿐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았다.
옛날 성인이 비록 72후(候)를 정하였으나 매달 밑에 물적 증거가 없다면 그 후(候)가 왔는지 안 왔는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서 월령에 열거된 물상을 따라 매후(每候) 아래에 배열하여, 그 후(候)를 당하면, 어떤 물상이 생기고 나타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생겨나고 나타나는 것을 만나면 곧 어떤 후(候)임을 알게 한 것이다. 후기(候氣)의 법도 이와 마찬가지로서 72후는 오로지 농상(農桑)의 시기를 알리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역궤(曆軌)에 끼워 넣은 것은 일반 백성들로 하여금 그 물상을 보면 그 후(候)를 알아서,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어찌 성인의 백성을 위하여 크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 아니겠는가.
고인(古人)들에게는 사시(四時)에 대한 글은 있으나 72후에 대한 시(詩)는 없었는데, 청 고종(淸高宗)《어제집(御製集)》 기해고(己亥稿)이다. 에, “관신(館臣)에 명하여 사고전서(四庫全書)를 검토케 하니 당(唐)부터 명(明)에 이르기까지는 72후를 읊은 것이 없고 국초(國初) 고덕기(顧德基)의 《동해산인집(東海散人集)》에 이 시제(詩題)가 있었다. 다른 글은 본조를 훼방한 것이니 그 패류(悖謬)한 것은 응당 불태워 버려야 하나, 72후를 읊은 것은 거리낄 것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이 책에 실어 둔다.”고 했다.
그러나 어떤 인연으로 한 번 볼 수가 있겠는가. 어리석은 내가 일찍이 72후에 대한 변증설을 한 적이 있으니, 이것과 서로 짝을 이루면 한 시(詩)와 한 문(文)은 좋은 배필[佳耦]이라고 할 만하다. 《동해집(東海集)》이 이미 불타버렸으나 남은 것은 사고전서관(四庫全書館)속에 갇혀 있으니, 어찌 압록(鴨綠)을 건너 동쪽으로 올 수 있겠는가. 지금《건륭어집(乾隆御集)》으로 말미암아 다행히 명 나라 숭정(崇禎) 말년에 고덕기(顧德基)가 노연(魯連)의 도해의 뜻[蹈海之志]을 품어, ‘동해’로 그 문집 이름을 삼고, 존왕양이(尊王攘夷)의 뜻을 담았음을 알았으니 어찌 가상한 일이 아닌가.
문집이 마침내 임금의 뜻에 거슬려 불태워졌지마는 그러나 역시 영광스럽다고 말하겠다. 그 전말을 함께 기록하여 한 조각 해동(海東)의 깨끗한 땅에서 영원히 썩지 않고 남아 있을 것을 보인다.
정미년 정월 보름, 오주거사(五洲居士)는 호서(湖西) 중주(中州)의 덕협경실촌중(德崃經室村中)에서 변설한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