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호미가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린다는 소식. 

이걸 보면서 우리는 무얼 생각하게 될까?

'우와, 호미가 역시 엄청나게 우수한 농기구였다. 과학적으로도 뛰어나다는 게 이로써 증명되는 것이다.'와 같은 반응이 나올 수도 있고, '미국 애들은 왜 이런 걸 좋아하고 그래, 우리보다 한참 못하구나.'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

나는 또 다른 측면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라 본다.

왜 호미와, 그를 만드는 대장장이와, 그들이 일하는 대장간은 사라지고 있는가?
왜 몇 십 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호미 한 자루가 4천원이고, 직원은 비상근의 고령자들 뿐인가?
젊은사람들이 어려운 일을 기피하기 때문에 안 하려는 것일 뿐인가?
그렇다면 과연, 호미와 호미를 만드는 기술은 지속가능한가?

이렇게 질문하다 보면, "호미라는 도구는 당분간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호미를 만드는 기술과 그를 지닌 사람은 서서히 절멸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에서 기사에 나오는 수제 원예용품은 수십만 원에 이르는 것까지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호미는 성능도 좋고 손으로 만들면서 가격은 1-2만원 밖에 안 한다. 이런데 미국의 원예 애호가들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한국의 호미를 만드는 일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리고 미국에서 호미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며 어떻게 해야 이를 되살릴 수 있을지, 기자라면 여기에 주목하여 후속기사를 써 주었으면 한다.

나는 정말 호미를 만드는 장인과 그들이 일하는 곳이 사라지는 게 아쉽고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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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1918년 사이에 일본에서 거주했다는 한 미국인이 찍은 사진으로, 농부가 쟁기를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 사진에서 쟁기의 모양이 흥미롭다. 쟁기의 술(보습이 달리는 대)과 성에(한마루와 성에를 부착하는 대)의 각도가 매우 작다. 이는 아마 논에서 쓰는 쟁기여서 그럴 것이다. 논흙이 찐덕찐덕하기에 술의 각도가 컸다가는 부러지기 쉽기 때문에, 힘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이렇게 설계했을 것이다.

한국의 밭호미와 논호미가 보여주는 날과 슴베의 각도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푸석푸석한 밭흙에서 일하는 호미와 찐덕찐덕한 논흙에서 일하는 호미는 서로 다르게 생겼다.

왼쪽 두 개는 밭호미, 오른쪽 세 개는 논호미이다.




마지막으로 모내기를 마친 논의 모습도 흥미롭다. 그루당 간격이 듬성듬성하고, 모의 길이가 긴 모습이다. 옛날 농법은 대개 그러했던 걸까? 이 논에 심은 품종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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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민대회에서 '모터 달린 호미' 이야기가 나왔다고 하여, 이걸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혹시 외국에는 없을까 찾아보았다.

호미라는 형태가 조선만의 독특한 농기구이니 그보다 보편적인 괭이를 검색어로 하여 찾으니, 생각보다 많은 제품들이 나온다! 내가 이 땅 조선에 태어난 것이 한이로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저런 농기구를 손쉽게 구입해서 사용할 수도 있었던 것 아닌가.

모터 달린 호미는 없지만, 모터 달린 괭이는 많다. 우리도 이제 농부병의 주원인인 쪼그려앉아 일하는 관습을 버리자. 호미를 버리고 괭이를 쓰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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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렸던 대장간에 다녀왔다.

철물점의 농기구는 어딘지 모르게 허약하다. 이 경우에는 싼 게 비지떡이 딱 맞다.

대장간에는 무엇이 있을까? 전주 지역의 대장간을 찾아갔다.


공교롭게도 두 대장간이 나란히 붙어 있어서 한번에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먼저 한일민속대장간.


이곳의 대장장이는 할아버지였다.


국가에서 인정받은 자격증도 있었다. 어르신 말로는 본인이 40년 넘게 이 일을 하셨다고 한다.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조선낫과 호미를 한 자루 샀다. 둘을 합쳐 8천원. 싸기도 엄청 싸다.



다들 차에 이렇게 낫 한 자루씩은 가지고 다니는 것 아닌가?




바로 옆에 있는 용머리고개 대장간도 들렀다.


이곳의 대장장이는 젊다! 물어보니 가업을 이어받으셨다고 한다. 

"가업 아니면 이런 일 할 사람 없어요."라고 하시는데 씁쓸했다. 내 입장에서는 참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데 이것이 모두 사라질지도 모른다니... 모두 똑같이 생긴 공장제 호미와 낫을 들고 일해야 하다니...



젊은 분이라 그런지 인테리어도, 제품도 새로운 것이 많이 보인다. 젊은 감각이 돋보인다.




또 충동구매를 해버리고 말았다. 작은 조선낫과 호미 한 자루. 두 개를 합쳐 7천원.


어딘가 쓸데가 있겠지?



전주에 오니 대장간도 많고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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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풀이 싫다. 아무리 뽑아도 풀은 계속 난다. 제초제 없이 풀을 없애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답: 유기농업에서 풀을 제어하는 최고이자 유일한 방법은 물리적인 것이다. 괭이 또는 손으로 풀을 뽑아라. 한 가지 최선의 방법은 작물을 심기 전에 미리 깨끗이 매는 것이다. 그래도 10~15일 뒤에는 풀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장담할 수 있다. 풀 때문에 정말 상황이 안 좋다면, 작물을 심기 전에 풀을 제거해라. 풀이 나기 시작할 때 쟁기질하고 두둑을 짓고 물을 대고 긁어낸 다음 작물을 심어라. 특히 풀이 너무 무성한 곳에서는 작물을 심기 전에 몇 번에 걸쳐 풀을 제거한 다음 심으라고 권하고 싶다. 

문: 풀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리고 왜 풀은 우릴 내버려두지 않는가?

답: 풀 씨앗은행 저장소라는 말이 있다. 흙이 바로 그것이다. 흙에는 풀의 씨앗이 가득하여 끝없이 공급된다. 황당하지. 보통 명아주나 아마란스, 쇠비름 같은 풀의 씨앗은 40~80년 동안 흙속에서 휴면상태에 있다가 싹이 나기도 한다. 

지나친 의인화일 수도 있지만, 풀은 똑똑하다. 민들레 씨앗 같은 것은 바람에 날린다. 어떤 씨앗은 포유류의 털에 달라붙게 생기기도 했다. 사람에게는 양말 같은 데 붙는다. 그들이 씨앗을 퍼뜨리는 전략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다. 그들은 흙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조건이 모두 좋거나 토양이 활성화되었을 때 —일명 네가 농사지을 때— 자라기 시작한다. 흙을 갈면 토양에 공기가 통하고 빛이 들어가고 물을 머금는다. 이러한 것들이 풀의 성장을 자극한다. 아마란스나 명아주는 보름달의 빛처럼 적은 빛으로도 싹이 튼다. 그래서 다른 요인이 없더라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 싹이 트는 것이다. 

문: 좀 무시무시하다. 나는 우리 발 아래에 있을 똑똑하고 강력한 풀의 군대가 떠오른다. 지금 나에게 늑대인간 풀이라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인가?

답: 맞다, 좀 무시무시하다. 풀은 작물보다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대조적으로 작물은 멍청하다. 풀은 더 똑똑하고 강하며,  귀여운 상추를 드잡이하려고 오고 있다. 

문: 두둥…. 그럼 우린 씨앗은행에 관해 별다른 일을 할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텃밭에 풀이 자라는 걸 최소화할 수 있는가?

답: 더 많은 풀이 나도록 기여할 수도 있다. 그러니 풀이 씨앗을 맺도록 하지 말라. 그들은 빨리 싹이 터서 크게 자라고, 얼른 성숙하여 일찍 씨앗을 맺는다. 그렇게 놔두지 말라. 제거하여 아직 씨앗이 맺히지 않았다면 퇴비더미에 넣어라. 풀은 영양을 순환시키는 좋은 거름의 재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풀에 씨앗이 맺혔는지 확인하라. 퇴비에 씨앗이 들어가면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다. 씨앗이 맺히지 않았으면 괜찮을 테지만, 씨앗이 맺혔으면 결국 텃밭에서 자랄 것이다. 물론, 풀을 최소화하는 또 다른 방법은 괭이 또는 양 손을 이용해 김을 매는 것이다. 

문: 괭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왜 그걸 권하는가?

답: 맞다! 괭이는 중요하다. 풀이 처음 났을 때, 내가 좋아하는 도구는 제초괭이이다. 그건 좁고 날카로운 날이 달려 있으며, 서서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다. 이 괭이를 가지고 어린 풀을 잡을 수 있다. 풀이 땅을 뚫고 나온 지 2~3일 뒤, 흙을 찌르면 작고 하얀 풀의 줄기가 보일 것이다. 이때는 괭이로 흙을 살살 긁기만 해도 잡을 수 있다. 이 괭이는 구식 삼각날의 괭이와 달리 흙을 너무 뒤집어엎지 않는다. 


위 사진의 가운데가 바로 제초괭이. 왼쪽은 한국에서 딸깍이라 불리는 풀을 매는 도구이고, 오른쪽이 구식 삼각괭이인 듯함.


유투브에 제초괭이를 사용하는 좋은 영상이 있다. 물론, 나이든 사람이 김매는 모습이 조금 지루할지도 모르지만 정말 멋지다! 쉬워 보이지만 요령이 필요하다. 우린 그렇게 쉽게 하지 못한다. 우린 아마 상추까지 긁어버릴지 모른다. 

다음 단계는 딸깍이 괭이이다. 이 괭이는 앞뒤로 움직이면서 다음 단계까지 자란 풀을 제거하는데, 흙을 조금 파헤친다. 약간 더 파괴적이지만 잘 작동한다. 

구식 삼각괭이 가운데 하나를 사용하려 한다면, 아마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것이다. 물론 일하면서 짜증 좀 날 것이다.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느낄 좌절감의 하나는 마음먹은 곳에 제대로 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작물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도구를 손에 익히는 수밖에 없다. 밭이 양토라면, 말 그대로 괭이로 흙을 마사지하듯 할 수 있다. 그럼 어떤 도구를 쓰는 것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제초괭이에는 호미처럼 자루가 짧은 것도 있다. 

문: 짧은 자루의 괭이가 지닌 부정적인 면도 언급해야 한다. 1975년 농업노동자 권리운동(el cortito)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짧은 자루의 괭이 사용을 불법화했다. 농업노동자에게 고통과 부상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 

답: 맞다, 그건 잔인했다. 그러나 이 맥락에서, 텃밭 농부나 소농이라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호미 종류는 현명하게 사용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 그럼 어떻게 텃밭 농부가 제초를 잘할 수 있는가? 이야기가 끝났는가?

답: 아니다. 텃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는 손으로 김을 매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땅에 가까이 다가가 김을 매면, 흙을 느끼면서 전체를 관찰할 수 있다. 그렇게 텃밭의 여러 측면에 대한 좋은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며, 어떤 일을 하고 하지 말지 알 수 있다. 나의 고인이 된 훌륭한 텃밭 농부 Hardy Hansen은 텃밭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했다. “여보게, 자네는 좋은 사람을 알 수 있네, 좋은 사람은 자신의 손과 무릎을 굽혀 풀을 매기를 두려워하지 않아. 그들은 그걸 좋아하네.” 손으로 김매기는 텃밭 농부들에게는 용기의 증표 같은 것이다. 

문: 난 손으로 김매는 걸 좋아한다. 자리에 앉아 명상을 하듯 한다. 

답: 그렇다, 그게 명상일 수도, 고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랑의 끝에서, 두둑의 끝에서 이런 느낌을 받는다. 돌아서서 바라보고는 꽝! 그렇게 해봐라. 그럼 당신이 만든 과정을 볼 수 있다. 

문: 그렇지 않으면 화염방사기를 메고 불태울 수도 있다. 

답: 맞다, 개인의 안전이나 화재의 안전이란 측면에서 최고의 방법은 아니지만 확실하긴 하다. 불로 태울 수도 있다. 이건 전쟁이다. 무기를 뽑아들고 공격을 하는. 


http://modernfarmer.com/2013/06/dear-modern-farmer-the-know-your-hoes-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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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엥겔지수가 높은 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소득이 워낙 적어서, 하루에 1달러도 못 벌어 버는 돈의 대부분을 먹고사는 일에 투여할 수밖에 없다는 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살지 않는 나라들에서는, 오히려 엥겔지수가 높다는 건 좋은 먹을거리에 돈을 쓰며 살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요즘은 통계, 즉 숫자의 세상이라서 모든 것을 숫자로 설명하고 증명해야 한다. 허나 나는 숫자 말고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그 뭐시냐 질적연구인가 양적연구인가 하는 아무튼 그런 방식이 오히려 우리의 삶을 더 잘 설명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통계를 기준으로 내 삶을 보면 난 그리 부유한 편이 아니지만, 식재료에 쓰는 돈은 비슷한 소득수준의 사람들보다 더 많을 것이다. 돈도 없으면서 생협을 이용하고 직거래를 이용하고 그래서 그럴 것이다. 곧, 엥겔지수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보다 높다는 말이다. 그래도 난 그걸 통해서 만족을 느끼고 함께 어울려 사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자위한다.


유기농산물에 대해서 이런 관점이 퍼져야 하지 않을까? 주변에서 보면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서 농민이 어떻고, 농업이 어떻고 하는 것보다 중국산처럼 못 믿을 농산물보다, 농약을 친 농산물보다 이게 더 좋은 거니까 비싸게 주고 사서 먹는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런 사람들은 유기농이라면 수입농산물이라도 거리낌 없이 선택해서 먹는다. 이게 뭔가??? 유기농이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난 유기농이 최고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가급적 유기적으로 생산된 농산물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나의 소비성향이 커다란 돌덩어리가 굴러가는 것 같은 이 세상을 조금씩이나마 미약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돌멩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뭐, 그래도 싼 게 있으면 일단 덥썩 손이 가는 건 인간인지라 어쩔 수가 없다. 그럴 때 나에게 브레이크를 거는 건 내가 조그맣게라도 농사를 짓고 있다는 사실이다. 


운전을 할 때 앞으로 나아가기는 쉽다. 오히려 어려운 건 멈춰야 할 때 멈추는 일이다. 신호등에 주황불이 들어올 때, 그 주황불은 멈추는 걸 준비하라고 알리는 신호이지 그냥 얼른 지나치라는 신호가 아니다. 그런데 나는 그걸 보며 그냥 지나치곤 한다. 그러면서 '아싸, 신호에 안 걸렸다' 하면서 속으로 좋아한다. 누구나 그러지 않을까? 그게 인간이 아닐까? 지금은 절대적으로 브레이크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 안에서 나에게 브레이크, 즉 한 박자 느리게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주는 것은 바로 농사다. 


아무리 농업 문제가 어떻고, 식량체계가 어떻고 떠들어도 개개인의 삶이 그런 주장과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삶을 살고 있지 못하면 허공에 뜬 소리밖에 안 된다. 그런 측면에서 내가 작지만 소중한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작은 텃밭에서 일하며 내 삶이 이렇게 나아가도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면 참 우스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의 몸이 소우주라고 하지 않는가. 내 작은 몸뚱아리가 저 커다란 우주 공간을 담고 있듯이, 나의 작은 텃밭이 우리 사회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조금은 느리지만, 그리고 수확도 적지만, 호미를 들고 땅을 갈고 풀을 뽑으며 난 오늘도 생각에 잠긴다. 


그러니까 얼른 봄이여 오라! 농사짓고 싶어 근질거려 죽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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