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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오하이오주가 지금은 옥수수와 대두로 뒤덮인 농업지대가 되었지만, 아주 오랜 옛날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은 섬프위드와 명아주, 메이그라스, 명아자여뀌 같은 걸 주로 먹고 보리를 아주 조금 이용했다는 고고학의 이야기. 그러니까 지금은 잡초로 취급되는 것들이 주식이었단다. 옥수수는 멕시코에서 작물화된 이후 서기 900년 이후에나 들어왔다고 한다.


http://www.dispatch.com/news/20170820/archaeology-ancient-seeds-pollen-show-ohios-lost-crops



섬프위드



메이그라스



명아주



명아자여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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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맛없는 음식은? 

이런 질문을 던지면 다들 농담 식으로 영국을 꼽는다.


그런데 그 답이 아닐 수도 있다(물론 그렇다. 그냥 편견일 뿐).


영국인들의 식생활이 지난 40년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http://britains-diet.labs.theodi.org


여기를 통해서 보면, 과거에는 감자의 소비량이 훨씬 많아서 피쉬앤칩스나 먹는 맛없는 음식의 나라라고 불릴 수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감자보다 채소의 소비량이 훨씬 더 많다!

물론 어떤 식재료가 더 많이 소비된다는 것을 가지고 그 나라의 음식이 더 맛있어졌느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은옳지 않지만... 최소한 피쉬앤칩스나 먹는 영국인들이란 생각은 잘못된 편견이라는 사실이다.


사랑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도, 특히 음식문화도 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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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요즘 길거리에서 먹을거리를 찾는 운동이 시작되고 있는 모양이다.

땅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자는 것이 아니라,  그전에는 그냥 풀이라 부르며 지나치던 식물을 캐서 먹는 운동인가 보다.  


그렇다. 우리는 예전부터 '나물'이란 이름으로 먹어오던 그 식물들 말이다.

몇몇 나물은 너무 사람들이 열광한 나머지 남획하기도 하는 그것 말이다.

외국에서는 한국인의 이런 습성 때문에 함부로 나물을 캐지 못하도록 하는 법까지 마련했다고 하는 소식이 들리기도 하는 그것 말이다.


그래도 요즘 한국에서 '잡초'를 먹을거리로 먹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한번 보고 되새길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참, 우리에겐 변현단 샘이 앞장서고 있지.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는 좋은 입문서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iLF4f472n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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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6100년 전 음식에 사용된 양념의 흔적이 발견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양념 사용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됐습니다.

미국 NBC 방송은 영국 요크대학 과학자들이 덴마크와 독일의 신석기 시대 유적 세 곳에서 발굴된 6천100년 전 토기 여덟 개에서 음식 찌꺼기와 함께 `마늘겨자'로 불리는 허브 씨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구진은 마늘 냄새를 풍기는 마늘겨자 씨앗은 짙은 향을 내도록 빻아서 음식과 섞여 조리된 게 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통째로 발견된 씨앗은 없고 모두 빻은 상태였다면서 고대인들의 조리 방식대로 고기에 마늘겨자를 사용하자 잘 어울리는 맛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유럽 남부와 중동, 인도 등지에서 더 오래전에 사용된 큐민이나 코리앤더, 케이퍼 같은 향신료의 흔적이 발견되긴 했지만 약용이나 장식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마늘 겨자 씨앗은 고대 음식에서 양념이 사용된 가장 오래된 기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은 식물 세포가 남기는 규산염의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120개 종의 식물 화석과 대조해 그릇 안에 남은 것이 마늘겨자의 성분임을 밝혀냈다고 전했습니다.     



과학자들이 선사시대 유럽인이 인도의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과 같은 향신료를 사용했다고 한다. 



고대 유럽의 수렵채집인들은 6000여 년 전 톡 쏘는 맛을 내려고 알리아니아(garlic mustard) 씨앗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현재 덴마크와 독일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의 토기 조각에 남은 요리 잔류물에서 알리아니아 씨앗의 흔적을 발견했다. 

PLOS one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요리를 목적으로 사용된 가장 오래된 향신료의 증거라고 영국 요크 대학의 고고학자 Oliver Craig 씨는 말한다. 

"냄비에서 다른 재료와 혼합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건 실제로 의도적으로 식품에 사용된 향신료이다"라고 Craig 씨는 말했다.

Craig 씨와 그의 연구진은 식물석으로 알려진 실리카의 미세한 얼룩을 발견했다. 그것은 5800~6150년 전 사이의 북중부 유럽에 있던 세 곳의 야영지에서 수집한 불에 탄 도자기 파편에 있었다.

연구진은 알리아니아에 속하는 씨앗을 확인했다. 이 식물의 작고 검은 씨앗은 영양가치는 없지만, 매운 후추맛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리아니아 식물석과 함께, 연구진은 또한 토기 조각에서 어류와 동물 -아마 사슴- 지방의 흔적을 발견했다. 아마 이 요리를 하면서 향신료로 사용한 것 같다. 


무엇이 새로운가?

고고학 기록에서 더 오래된 향신료의 사례가 알려져 있지만, 이번 사례처럼 명확하게 요리와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진 것은 없다고 한다. 

"고고학자들이 유적지에 남아 있는 식물을 발견하면, 그것이 자연환경에서 발생한 것인지 의도적으로 사용된 것인지 확인하기란 무척 어렵다"고 Craig 씨는 말한다.

"우리가 얻은 것은 이러한 식물을 함께 냄비에 넣고 요리했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유적지에서 발견된 토기의 일부는 크고 약했기 때문에, 고고학자들은 유럽의 수렵채집인들이 이동하는 동안 주변에서 획득한 것인지 의심했다. 

Craig 씨는 그들이 일년 중 이동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여러 지점에 요리 냄비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왜 그것이 중요한가?

새로운 결과는 고대의 수렵채집인들이 그들의 영양적인 필요를 채우기 위한 음식 말고도 알리아니아 씨앗 같은 영양 가치가 없는 음식을 선택하는 도전을 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Craig 씨는 말한다.

"이는 정말 그들이 열량을 위한 음식만 찾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그들은 맛과 같은 약용이나 미적 품질의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찾았던 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Craig 씨와 연구진은 수렵채집인들이 그들의 음식에 알리아니아에 꽃이 피어 있을 때에도 종종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철이 돌아오면 향신료를 사용했던 것이다"라고 Craig 씨는 말한다.

연구진은 증명하기는 어렵겠지만 유럽의 수렵채집인들이 다른 향신료도 사용했을 것이라 본다.

"우리가 사용하는 증거는 대부분 현존하는 식물석이지만 늘 농도가 짙은 것은 아니다"라고 Craig 씨는 말한다. "그래서 향신료의 대부분을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여 고고학적 기록으로 알아내지 못하는 것일지 모른다."


다음은 무엇인가?

연구진은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나온 토기 조각도 조사할 계획이다. 

"우린 사람들이 왜 맨 먼저 토기를 발명하기 시작했는지 보기 위하여  다른 토기 조각을 조사하는 데 매우 관심이 있다"고 그는 말하며, "그리고 더 널리, 왜 수렵채집인들이 토기를 사용했는지에 관심이 있다."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2013/08/130823-prehistoric-hunter-gatherers-garlic-mustard-spices/?utm_source=Facebook&utm_medium=Social&utm_content=link_fb20130826news-cookspice&utm_campaign=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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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빵의 나라 프랑스... 그 대신 파스타나 시리얼, 쌀밥 등을 즐긴다고 한다. 아래 기사에 보면 1970년대 프랑스인은 하루에 평균 1개의 바게트를 먹었지만, 지금은 반 개 정도만 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점... 1970년대 한국인은 1인당 1년 평균 130kg 정도의 쌀을 소비했는데 지금은 약 70kg 정도로 절반으로 줄었다. 


한국에서는 쌀 소비량이 줄고 빵 소비량이 늘어 걱정인데, 서구에서는 반대의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서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식문화가 충돌, 융합하고 있는 현상의 하나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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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게트를 들고 가는 파리 시민(AP=연합뉴스DB)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프랑스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길쭉한 막대 모양의 빵인 바게트 소비량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인들은 이 빵에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를 넣어 먹거나 버터 등을 발라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곤 한다.

1970년대 프랑스인들은 하루 평균 한 개의 바게트를 먹었으나 40년이 지난 현재 소비량은 반 개로 줄었다.

여성들은 남성보다 3분의 1가량 적게 바게트를 먹고 있으며 젊은 층도 10년 전과 비교해 소비량이 30%가량 감소했다.

대신 바게트가 차지하던 식탁에는 시리얼과 파스타, 쌀 등이 올라왔다.

이처럼 빵 소비량이 줄어들자 프랑스 제빵·제분업자들은 지난 6월부터 빵 소비 촉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어이 거기 빵은 먹었나요?'라는 표어가 적힌 광고 간판이 전국 곳곳에 세워졌고 빵을 담아주는 가방에도 이 문구가 인쇄됐다.

이 캠페인을 벌이는 베르나르 발루이는 "사람들이 너무 바쁘거나 저녁 늦게까지 일하면서 빵집에 못 가고 있다"면서 "빵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 웹사이트(TuAsPrisLePain.fr)에는 "프랑스는 빵의 문명이다"면서 빵이 체중 조절 등에 유용한 건강식이라는 내용이 소개돼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빵 소비 촉진 운동이 빵을 즐거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손을 씻거나 이를 닦는 것 같은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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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를 지어 쌀을 주식으로 삼은 한국인에게 논은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논은, 당연히 먹을거리를 주는 공간이다. 그런데 지금이야 '논=벼'라는 공식을 떠올리지만, 원래 예전의 논은 벼만 사는 곳이 아니었다. 논에는 물장군도 살고, 물방개도 살고, 개구리도 살고, 올챙이도 살고, 우렁이도 살고, 거머리도 살고, 드렁허리도 사는... 즉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던 공간이었다.


드렁허리는 이렇게 생겼다. 처음 보는 사람은 징그러워 할 수도 있는 생김새... 하지만 이 놈이 사는 논은 그만큼 건강하고 깨끗한 생태계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농민들은 이 놈을 귀찮은 존재로 인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물을 담는 것이 중요한 논두렁에 드렁허리가 구멍을 파고 살기 때문이다. 이게 구멍을 파면 그리로 귀한 논의 물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런 구멍은 다시 논흙이나 풀더미 등으로 얼른 틀어막아야 한다. 그러지 않다가는 논의 물이 다 빠져나가기 십상이다. 얼마전 드렁허리와 관련하여 좋은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시간과 돈이 허락하는 분은 꼭 한 번 보시길 바란다(http://goo.gl/fpHKh)



그러던 것이 독성물질(농약)을 사용하는 농법이 퍼지면서, 또 농수로 등을 시멘트로 포장해 버리면서 그네들의 서식지가 사라져 논에서는 벼만 사는 공간이 되었다. 물론 지금도 풀이 자라고, 이러저러한 동물들이 깃들어 살기는 한다. 그런데 예전처럼 그들은 논의 '주인'이 아니라 '방문객'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친환경 농업이 퍼지면서 그러한 논에서는 다양한 생물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기는 한다(http://blog.daum.net/stonehinge/8724728). 하지만 여전히 그 비율은 미약할 뿐이다. 유기농 인증을 받아 출하되는 곡류의 무게가 단 4만4000톤(http://goo.gl/CQ6xn). 곡류 전체를 아우르는데 그래도 쌀이 대다수일 테니 그 전체를 쌀이라고 놓고 봐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1년 전체 벼 생산량 422만4000톤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앞으로 그 비율이 더 높아지면 논에서도 훨씬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논은 홍수를 막는 댐의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은 여름에 집중호우가 쏟아진다. 이걸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여름철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비가 벼에게는 생명의 물이 된다. 그 장마비를 쭉쭉 빨아먹으면서 쑥쑥 자라는 것이 바로 벼의 생장 특징이다. 그래서 논은 그 시기에 많은 물을 담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그렇다고 논에 계속 물을 대놓기만 하면 안 된다. 뿌리도 한 번씩 콧바람을 쐬면서 숨을 쉬어야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아무튼 그렇게 논이 붙드는 물의 양이 2000년의 논 면적을 기준으로 연간 26.2억 톤이라 한다. 이게 어느 정도의 양이냐면, 소양강댐과 대청댐의 저수량과 같은 양이다. 그러니까 논만 잘 보존하고 농사를 지어도 대형 댐을 몇 개 짓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그런데 요즘 논이 여러 이유로 사라지고 있다. 개발 바람에 그러기도 하고, 논농사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면서 논을 밭으로 바꾸고 있기도 하다(http://blog.daum.net/stonehinge/8727371). 그렇게 되면 우린 또 다시 대형 댐을 지어야만 할지도 모른다. 댐이 생기면 수몰되는 마을과 농경지가 생기고, 거기에 살고 있던 사람과 여러 생물들이 쫓겨난다. 지금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기 내성천에 영주댐이 만들어져 수몰된다는 마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라 (http://goo.gl/7KcCW).




또한 수질을 개선시키고 산소를 공급하며 뜨거운 여름철 한낮의 열기를 식혀주는 역할도 한다. 하나하나 모두 이야기하기가 손가락이 아프다. 이 글은 이런 논의 공익적 기능을 이야기하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 글은 바로 추어탕을 이야기하려고 시작했다. 추어탕!


추어, 즉 미꾸라지는 아주 재미난 생물이다. 아가미 말고 장으로도 숨을 쉴 수가 있어 물이 마른 곳에서도 진흙만 있으면 그리로 파고들어가 살아남을 수 있다. 또 그 미끌미끌한 몸통을 쥐는 감촉이란... 잡아보지 못한 사람은 말을 하지 말자. 

어린 시절 반도를 하나 들고 개울가나 농수로에 가서 돌덩이를 옮겨다가 물길을 막는다. 그러면 물이 점점 줄어들고 거기로 반도를 들고 뛰어들어가 고기몰이를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수풀이 우거진 쪽을 발로 쑤시고 덤벙덤벙 뛰면서 반도가 있는 쪽으로 고기를 몰아서 결정적 순간 팍 들어올리면... 반도 위에 고기들이 펄떡펄떡 뛴다. 재수가 좋은 날은 메기를 잡기도 했다. 그렇게 잡은 고기로 매운탕을 끓여먹는 것이 여름철 동네 아이들의, 그리고 어른들의 재미이자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되었다. 굳이 개를 잡지 않아도 필요한 열량을 그렇게 섭취했다. 물론 그래도 어른들에게 최고의 보양식은 개였다. 그건 부인할 수 없다.


그렇게 미꾸라지를 잡기도 했다. 하지만 미꾸라지의 참맛은 논에서 잡는 것이었다. 논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항상 물을 채워놓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농사짓는 사람은 초짜이거나 게으른 농부다. 진정한 농부는 벼의 상태를 봐가면서 '중간물떼기'라는 것을 한다. 중간에 한 번씩 물을 빼서 뿌리가 공기를 만나 숨을 쉬면서 더 뻗어 나가도록 하여 벼가 잘 자라도록 돕는 행위다. 그렇게 물을 뗄 때가 바로 논에서 다양한 먹을거리를 장만하는 때이기도 하다. 미꾸라지를 잡기도 하고, 붕어를 잡을 수도 있다. 미꾸라지를 잡아 먹기에 적당한 때는 이들이 겨울을 나려고 살을 찌우는 가을철이다. 특히 늦가을에는 진흙 속으로 파고들어가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포동포동 살을 찌운다. 그렇게 살을 찌워 먹기 좋은 시점이 바로 벼를 베는 무렵과 겹친다. 보통 7월부터 먹을 수 있고 11월이 끝물이다. 곧 가을이 제철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미꾸라지를 뜻하는 한자인 자는 물고기에 가을을 뜻하는 한자를 조합해서 만들었다. 즉 미꾸라지는 바야흐로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물고기인 셈이다. 그건 다른 여느 물고기보다 그 무렵에 먹는 것이 제맛이기에 그럴 것이다.


논바닥에서 꿈틀꿈틀거리는 미꾸라지를 보라. 이 어찌 징그러운가, 먹음직스럽지. (사진 http://goo.gl/FYavy) 



미꾸라지를 일부러 논에서 키우지는 않았지만, 생명이 어우러지는 논에서는 당연하게 만날 수 있는 생물이었다. 논에서 일부러 물고기를 양식하는 형태의 농법도 있다. 이를 바로 '벼논양어'라고 한다. 중국의 한 소수민족은 그렇게 논에서 잉어를 양식하여 시장에 내다팔기도 하고, 자신들이 먹을 양식을 마련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슈퍼피쉬'라는 훌륭한 다큐멘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http://goo.gl/QnxrV). 

한국에서도 그런 방식을 활용하여 먹고 살아왔다. 논에서 벼만 재배하여 수확해 먹은 것이 아니라, 붕어도 잡고 다슬기와 우렁이도 잡아서 국도 끓여 먹으며 살아왔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추어탕이란 말씀이다. 지금 이러한 방식을 되살려서 논에서 벼도 재배하면서 미꾸라지도 길러 농가소득도 꾀하고 논의 생태계도 건강하게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http://blog.daum.net/stonehinge/8726973). 여기는 언젠가 꼭 찾아가서 취재를 하려고 생각중인 곳이다. 그때 더 자세한 이야기를 올리도록 하겠다. 그 방식의 장점은, 벼 이외의 미꾸라지를 소득원이자 영양 공급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만이 아니다. 바로 논도 건강하게 만들어 벼가 농약이나 비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잘 자랄 수 있게 한다는 데에 큰 장점이 있다. 미꾸라지가 다니면서 흙탕물을 일으키면 작은 풀들이 제대로 자라기 어려워진다. 또 벼에 해를 주는 작은 벌레를 잡아먹고 소화를 시켜 똥을 사면, 그 똥이 자연스레 거름이 되어 벼가 먹고 자란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일석다조의 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참, 이들이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어서 인간에게 병을 옮기는 것도 예방하고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자.


모두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닌가. 미꾸라지가 참 좋은 역할을 하지만 그것도 먹어야 제맛이다. 논농사가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만큼 미꾸라지를 이용한 추어탕도 지역에 따라 다양한 요리방법이 있다. 크게는 남원을 중심으로 한 전라도식, 원주를 중심으로 한 강원도식, 그리고 서울 깍쟁이들이 즐기던 서울식, 털래기라고도 부르는 경기도식, 청도 또는 대구를 중심으로 한 경상도식으로 나뉜다. 하지만 크게 나누었을 때 그렇다는 말이지, 마을마을마다 집집마다 자신들만의 요리법과 즐기는 방법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그걸 한데 묶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잡아라, 잡아라, 미꾸라지 잡아라!


 

남원을 중심으로 한 전라도식 추어탕이 현재 한국에서 가장 대중화된 추어탕이라 할 수 있다. 그건 바로 전라도 사람들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서 서울로 많이 이주한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떠난 사람이 많은 만큼 서울로 올라온 사람이 많고, 그들이 서울에서 남원식 추어탕을 만들어 먹으면서 가장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이 전라도식 추어탕은 들깨가 들어간 구수하고 걸쭉한 국물이 특징이다. 처음 시작은 1959년 경남 하동 출신의 서삼례 할머니가 남원의 광한루 옆에 있는 예전 육남시장 근처에서 추어탕 식당을 시작하면서 퍼졌다고 한다. 지금도 남원의 그 부근에 가면 수많은 추어탕 집이 영업을 하고 있으니 즐겨 보시길 바란다. 전라도식은 미꾸라지 육수에 된장과 다진 마늘, 생강즙을 넣고 끓인 다음 시래기와 파, 미나리, 부추, 토란대, 숙주 등을 넣은 뒤 들깨를 충분히 넣어 걸쭉하게 만들고 들기름을 넣어서 향을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상도에서도 추어탕을 널리 즐겨 먹었다. 그런데 경상도식이 퍼지지 않은 것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주민이 적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경상도는 그냥 그 동네에서 살아가도 충분하지 않은가. 인구 비율에서 전라도의 몇 배나 되는 크기를 자랑할 정도로 말이다. 추어탕 요리법이 전국적으로 널리 퍼지지는 못했지만, 그게 역설적으로 그 동네가 먹고 살만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보여주니 참 재밌는 역사다. 경상도식은 1950년대 초 상주 출신의 천대겸 할머니가 문을 연 대구의 상주식당과 1963년 청도의 김말두 할머니가 문을 연 의성식당이 그 시작이라고 꼽는다. 이 경상도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으깨거나 미꾸라지 외에 여러 민물고기에다 된장을 풀고 우거지나 배추를 넣은 맑은 국물이 특징이다. 부산이나 경남 지역에서는 우거지나 배추말고도 토란대와 부추, 산초나 방아잎 등을 넣기도 한단다. 방아잎은 여름이 덥고 습한 경상남도에서 많이 활용하는 향신료이다. 일본에 가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아마 덥고 습하여 질병을 예방하거나 벌레를 쫓기 위하여 강한 향이 나는 음식을 먹는 듯하다. 동남아 사람들의 체취를 맡아 본 적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참, 청도식은 미꾸라지보다 여러 민물고기를 더 많이 사용한단다. 청도는 역시 논보다는 계곡이 더 발달했기에 그럴지 모르겠다. 논이 있어도 저 큰 하천 옆에 들이 넓은 곳에 발달한 논과는 흙의 성질이 다를 것이다.


사진만 봐도 침이 꼴깍... 먹고 싶다... 청도식 추어탕...(http://goo.gl/2nqQF)



경기 북부 지방에서 발달한 경기도식 추어탕은 미꾸라지 털래기라고도 부른다. 그쪽에서는 추어탕보다 털래기라고 해야 알아듣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건 미꾸라지 매운탕의 일종으로, 무와 다시마를 우려낸 육수에 미꾸라지나 민물고기를 통째로 넣고 고추장을 풀어 끓인 다음에 여기에다 수제비나 소면을 넣어 어죽과 비슷하게 만들어 먹는다. 털래기는 여러 재료를 털어 넣고 끓여서 먹는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가 있다. 

 

서론이 너무나 길었다. 사실 원주 가서 추어탕 먹고 왔다는 자랑을 하려고 글을 시작했는데 쓸데없이 주르륵 길어졌다. 이런 제길.

 

50년의 역사를 지닌 원주식 추어탕의 원조는 원주 복추어탕 집이라고 한다. 이 집의 특징은 된장 외에 묵힌 고추장을 풀어 미꾸라지의 잡내를 없애는 점이다. 거기에 강원도에서 흔하게 농사지어 구할 수 있는 감자와 미나리, 버섯, 시래기, 부추, 다진 마늘 등이 들어간다. 원래는 미꾸라지를 통채로 사용하는 것이 원주식이라는데, 손님의 기호에 따라 갈아서 내주기도 한다. 아무튼 다른 곳과 달리 '감자바우'라고 불리는 강원도라는 걸 내세우는 양 추어탕에 감자가 들어간다는 점이 매우 이채롭다. 감자가 들어간 추어탕=원주식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밑반찬이 아주 깔끔하게 나온다. 겉절이도 맛있고, 열무김치도 일품이다. 뭐니뭐니 해도 살짝 얼은 동치미는 그 맛이 캬! 동치미 사랑해요. 엉엉. 



추어탕이 나오기 전까지 튀김을 시켜 먹었다. 아주 합리적인 점이 반 접시(6000원)만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두세 명이 가서 한 접시를 먹기에는 양이 좀 부담스러운데 이 정도 양은 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보이는가, 이 원주식 추어탕의 위엄이! 경배하라! 과연 된장만으로 맛을 낸 것이 아니라 고추장을 푼 모습을 빛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버섯과 감자가 동동 떠 있는 모습을 보라. 이것이 바로 원주식 추어탕이다.



이 원주 복추어탕의 위치는 원주시 개운동에 자리하고 있다(주소 : 강원 원주시 개운동 406-13). 원주에 간다면 꼭 한번 먹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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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13년 겨울, 때이른 추위가 몰려오더니 연이어 눈이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번 한파의 원인은 북극의 빙하가 많이 녹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연신 언론에서는 춥다고 호들갑이다.

그러면서 27년 만에 최고의 한파가 찾아왔다고 떠든다.


그래서 한번 찾아보았다. 도대체 1986년 겨울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6010600329207001&editNo=2&printCount=1&publishDate=1986-01-06&officeId=00032&pageNo=7&printNo=12392&publishType=00020


1986년에 나온 신문에 "한파"로 검색어를 넣어 찾으니 위의 결과가 나왔다.

1986년 1월 6일자 경향신문의 기사를 보면, "16년 만의 혹한... 전국이 꽁꽁"이란 제목으로 중부 지역은 영하 20도 안팎, 춘천은 영하 25.6도까지 떨어지고, 전방 지역은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과연 춥긴 추웠구나! 그래도 지금이 훨씬 더 따뜻한 편이다.

그런데 당시와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지금처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다고 난리치는 모습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겨, 겨울이 제철인 딸기가 하우스에서도 이렇게 안 자라요'라며 이런 사진을 보여준다든지... 가락시장 상인의 울분 http://blog.daum.net/stonehinge/8727423 이란 기사라든지...


물론 한파 관련 기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오긴 한다. 


"폭설과 함께 몰아친 강추위로 채소과일 수산물 등의 반입량이 크게 줄어 값도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다. 6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도매시장에 따르면, 채소와 과일의 반입량이 각각 평소의 10%선에 불과한 1백90여 톤과 3백25톤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특히 저장성이 약한 채소값이 크게 올라 시금치 상품이 55.5% 오른 4kg당 3500원, 풋고추와 상치는 42.1%와 25.5%가 올라 4kg당 1만3500원 선에 각각 도매됐다."


이런 반응뿐, 큰일났다느니 죽겠다느니 울상이라느니 하는 기사는 이외의 다른 신문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난 그 원인을 시설하우스 재배면적의 증가에서 찾고 싶다.


현재 전국적으로 시설하우스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했고,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장의 농민들은 기후변화 등으로 농사짓기가 쉽지 않아지면서 급속도로 시설하우스 재배로 돌아서고 있는 중이다. 노지에서는 잦아지는 폭우, 폭염, 한파, 태풍 등으로 더이상 수지타산을 올릴 수 있는 생산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설하우스의 장점이라면 인위적으로 환경을 통제할 수 있어서 더욱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이라면 역시 '돈'이다. 시설하우스를 시설하기 위한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들고, 시설하우스를 운영하기 위한 난방비 등의 운영비가 많이 든다. 따라서 이렇게 올라간 생산비를 뽑기 위해서는 특용작물이나 과수 같은 고부가가치의 돈이 되는 작물을 재배할 수밖에 없다.

시설하우스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농업 생산환경이 악화되어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작물을 생산하는 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즉 윗분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농업경쟁력 강화의 일환인 것이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은 길이라는 건 여기서는 더 이상 논하지는 말자.


아무튼 시설하우스의 재배면적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자료를 뒤져보았다. 이런 농업관련 통계는 찾기가 쉽지 않다. 있더라도 체계적으로 조사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옛날 자료는 구하기가 더더욱 어렵다. 

하나 얻어 걸린 것이 경인지방통계청의 자료다. 경인 지역에서 시설하우스의 재배면적은 아래와 같이 증가했단다.


시설재배면적 : 1990년 8,483 → 2010년 14,889ha(75.5% 증가)


경인 지역은 시설하우스 재배면적의 변화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다들 잘 알다시피 이 지역은 농사짓는 것보다 건물을 짓는 것이 더 돈이 되기에 제대로 농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천상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작성되어 나온 통계자료를 찾아보니 이렇다. 2011년 전체 시설하우스의 채소 재배면적이 26만507헥타르인데, 노지의 채소 재배면적은 19만1897헥타르이다. 우와, 바야흐로 시설하우스에서 더 많은 채소를 재배하는 현실이다. 1971년 전국에 시설하우스의 면적은 단 1014헥타르, 곧 304만2000평이었다. 그러던 것이 1986년 1만8822헥타르가 되고, 2011년 4만9537헥타르가 되었다. (왜 시설하우스의 채소 재배면적이 전국의 시설하우스 전체 면적보다 넓냐는 우스운 질문은 하지 말자. 1년에 하우스에서 농사 한 번만 짓는 것이 아니다.) 

이는 차를 타고 지나가면 보이는 농촌의 그 수많은 비닐하우스들이 증거이다. 이제 농촌의 어느 마을을 가더라도 비닐하우스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농촌의 일반적인 풍경이 되었다고 할까. 이제 '농촌' 하면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막 소똥 냄새가 나고 이런 장면을 상상하지 마시길 바란다. 


비닐은 한국 농업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를 일컬어 "백색혁명"이라 한다. 적색혁명은 경계해야 하지만, 백색혁명은 숭배해야 한다.



이런 시설하우스 중심의 농사는 분명 돈이 된다. 작목만 잘 선택하고 시기만 잘 맞춘다면 큰 돈을 벌 기회가 노지보다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에너지 소비라든지 환경이라든지 뭐 이런 이상적인 걸 생각하면 꼭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이상보다 돈이 우선시되는 세상이니, 더 말을 말자. 다른 나라라고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한국은 조금 심한 듯하다.


그럼 현재 우리가 시설하우스에서 생산하는 채소를 얼마나 소비할까? 이건 입맛에 딱 맞는 자료를 찾기가 힘들다. 간신히 "시설농업 통계"http://goo.gl/Q0QS8 라는 걸 찾았다.

이에 따르면, 85년 이후 시설원예산업 가운데 채소와 화훼의 비율이 1990년 4.3%에서 1995년 9.7%로 증가했는데, 특히 시설채소의 경우 1990년 3.6%에서 1995년 8.5%로 2배 이상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설하우스 재배면적의 확대에 힘입어 사람들의 채소 소비양식도 변화하게 된다. 이제는 겨울에도 푸릇푸릇한 신선채소를 먹는 것이 당연시되었고, 특히나 딸기 같은 경우는 시설재배가 90% 이상에 달할 정도로 명실공히 겨울이 제철인 과일이 되었다. 마트나 시장에 가보면 겨울에도 풋고추가 나와 있고, 애호박이 있고, 쌈채소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는 것이 당연한 풍경이 되었다. 이것이 모두 한국의 농업이 확 바뀐 결과이리다.


마트에 가면 이런 푸릇푸릇한 채소를 한겨울에도 만날 수 있다. 참 좋은 세상이겠지?



잔말 말고 이제 본격적으로 1인당 연간 전체 채소 소비량을 살펴보자. 1985년 1인당 연간 채소 소비량이 190.3kg인데, 그 가운데 시설채소의 비중이 16.7kg으로 8.8% 수준을 차지했다. 이러던 것이 1995년에는 전체 채소 소비량 236kg 가운데 54kg, 약 23%까지 증가하게 된다. 이 자료가 1997년 자료이기 때문에 이후의 소비량에 대해서는 여기서 더 자세히 알 수는 없다. 1995년에서 지금은 벌써 17년이나 지났다. 지금은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훨씬 더 증가했을 것이다. 한 대학생의 보고서(http://mybox.happycampus.com/doli333/316291)에서는 2004년 시설채소의 소비량을 전체 채소 소비량의 33%로 전망한다. 2004년보다 이미 8년이나 훌쩍 지나버렸다. 지금은 과연 얼마나 소비할까? 절반까지는 아니여도 꽤 많은 양을 소비할 것임이 틀림없다. 농민들이 수익이 되는 농사를 찾아 시설하우스 재배로 급속도로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시설하우스에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갔다. 수경재배는 기본이고, 온도며 습도를 자동제어시스템을 갖춰 스마트폰으로 조정하는 그런 기술까지 도입되고 있다. 


겨울에도 시설하우스에서 생산된 채소를 소비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상에서 우린 어떤 생산과 소비를 해야 하는가? 즉 농업이라는 산업적인 측면 이전에, 우리의 삶은 어떤 방식으로 먹고 살아야 좋을까? 우리는 모두 기후변화를 걱정하지만 온실가스를 펑펑 배출하는 현재의 삶의 양식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대안적인 삶을 살자니 선뜻 실천할 용기도 나지 않는다. 그렇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온실가스는 계속 배출되고 기후변화는 더욱 심해진다. 또 나만 환경을 생각하고 세상을 생각하며 살자니 남들은 신나게 먹고 마시고 노는데 나만 바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나 혼자 이런 길을 선택해 가는 게 참 아무 의미없는 바보짓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 바보처럼 사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왜 톨스토이가 바보 이반을 노래하고, 김수환 추기경이 스스로를 바보라 부르고, 전태일 열사가 사람들을 모아 바보회를 조직했겠는가. 어찌 보면 바보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더 나은 세상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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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고다이라시의 유키타 가족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37,699 Yen or $317.25 (약 298,000원)
선호 음식: 사시미,과일,케이크,감자칩



이태리:시실리의 만조 가족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214.36 Euros or $260.11(약 244,500원)
선호음식: 생선,라구 파스타, 핫도그, 냉동어류




차드:브레이드징 캠프의 아보우바카 가족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685 CFA Francs or $1.23(약 1160원)
선호음식: 신선한 양고기 스프




쿠웨이트:쿠웨이트시 알 하간 가족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63.63 dinar or $221.45(약 208,000원)
선호 음식:바스마티 쌀과 요리한 닭 요리




미국:노스 캐롤라이나 레비스 가족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341.98(약 321,460원)
선호 음식:스파케티,감자,세사미 치킨




멕시코: The Casales family of Cuernavaca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1,862.78 Mexican Pesos or $189.09(약 177,740원)
선호 음식:피자,크랩,파스타,치킨




중국: 베이징의 동 가족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1,233.76 Yuan or $155.06(약 145,750원)
선호 음식: 달콤하고 신 소스를 곁들인 조각나고 튀긴 포크




폴란드: The Sobczynscy family of Konstancin-Jeziorna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582.48 Zlotys or $151.27(약142,200원)
가족 조리법:당근을 곁들인 돼지 도가니, 셀러리와 파스닙 나물




이집트: 카이로의 아메드 가족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387.85 Egyptian Pounds or $68.53(약 64,400원)
가족 조리법: 오크라와 양고기




에콰도르:팅고의 아이미 가족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31.55(약 30,600원)
가족 조리법: 양배추를 곁들인 감자 스프




몽골리아: The Batsuuri family of Ulaanbaatar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41,985.85 togrogs or $40.02(약 37,620원)
가족 조리:양고기 만두




영국: The Bainton family of Cllingbourne Ducis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155.54 British Pounds or $253.15(약238,000원)
선호 음식:아보카도, 마요네즈 샌드위치,참새우 칵테일, 크림 쵸코릿 케이크




부탄: The Namgay family of Shingkhey Village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224.93 ngultrum or $5.03(약4,700원)
가족 조리: 버섯,치즈와 고기




독일: The Melander family of Bargteheide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375.39 Euros or $500.07(약 470,000원)
선호 음식: 양파를 곁들인 튀긴 감자,베이컨과 청어, 계란과 치즈를 곁들인 국수,피자,바닐라 푸딩 
 



세계적으로 식생활비가 많이 드는 나라는 독일이고 부탄, The Namgay family of Shingkhey Village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224.93 ngultrum or $5.03(약4,700원) ,채드 브레이드징 캠프의 아보우바카 가족  
일주일 음식 소비 비용:: 685 CFA Francs or $1.23(약 1160원)  적게든다
상대적으로 물가가 비싼곳과 싼곳이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어떨가? 각자 일주일치 식사비용을 계산해 보시지요

오늘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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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채소가 좋다구요? 물론 좋지요. 그런데 채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건 봄과 가을 몇 달뿐이예요. 연중 온화하고 고르게 비가 오는 지역과 달리 우린 고온다습한 여름과 한랭건조한 겨울이 있기 때문이죠. 채소 농사짓다간 굶어죽기 딱 좋은 곳이죠.


그렇다고 채소를 안 먹은 건 아니죠. 오히려 식물성 식품을 요즘보다 더 많이 먹었지요. 밥이 그 핵심입니다. 밥을 짓는 모든 곡식은 '쌀'이라 부릅니다. 벼를 찧은 쌀, 보리쌀도 있고, 좁쌀, 수수쌀, 옥수수쌀 등 밥을 짓는 곡식은 살이 되는 쌀이죠.


이러한 곡식으로 짓는 '밥'에 온갖 것이 반찬으로 곁들여집니다. 재배하는 채소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산과 들에서 나는 온갖 풀을 '나물'로 반찬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잠깐 재배할 수 있는 채소는 거두어 말려 '묵나물'의 형태로 늘 즐겼죠.


하고 싶은 말은 '채식'은 '육식'의 반대로 시작된 운동으로서, 우린 원래 '곡식'을 즐기던 사람이란 말입니다. 산업화로 육식이 판을 치게 된 서구와 서구화로 밥상이 식탁으로 바뀐 현재의 우리에겐 뭐 '채식'이 어울리겠지만, 근본적으론 곡식으로 가야죠.


소, 돼지, 닭 같은 공업형 축산에 곡식을 때려 먹이고 그걸 잡아먹는 게 아니라, 고기를 줄이고 가축이 먹을 곡식을 우리가 다시 밥을 지어 먹어야죠. '짓는다'는 행위는 참으로 소중하고 창조적인 일입니다.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에 담긴 혁신을 보세요.


집집마다 사람마다 똑같은 재료인데 어쩜 그리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내는지... 음식을 담당하는 사람, 주로 엄마인데 그분들은 진정 혁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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