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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도의 농법과 농민>을 지은 일본인 농학자 다카하시 노보루는 '조선의 2년 3작식 농법'을 조선의 기후와 풍토에 맞게 개발한 놀라운 농법이라며 칭찬한 바 있다. 2년 3작이란 말 그대로 2년 동안 3번의 농사가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그 과정에 포함되는 것이 바로 밀, 보리 같은 맥류에 이어 콩과작물을 뒷그루나 사이갈이로 재배하는 일이다.

그런데 내가 어제는 미국의 농민이 콩밭에 옥수수를 섞어짓기하는 모습에 이어, 프랑스의 농민이 밀밭에 대두를 사이짓기하는 모습까지 보았다. 이제 한국에서는 거의 사라진 농법이 아니던가? 아무튼 이에 이를 기록하려 여기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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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노보루 박사가 쓴 조선의 품종명에 관한 보고서이다. 이걸 발견한 건 농촌진흥청이 수원에 있던 시절, 농업과학관 한켠에 마련된 다카하시 노보루 특별관에서였다. 이 자료를 어찌나 보고 싶던지, 혹 전시장이 열리나 열어보니 열리는 게 아닌가!

.

그리고는 기억나지 않는다. 무슨 산업스파이나 간첩마냥 첫쪽부터 끝까지 미친듯이 사진을 찍었다. 일을 마친 뒤,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무 일 안했다는 듯이 인사를 하고 나온 기억이 난다.


누군가가 이 자료를 찾아 헤매다 우연히 내가 올려놓은 글을 발견하여 연락이 닿았다. 그 사람 덕에 나도 옛날 기억이 나서 자료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지금은 이 자료의 행방이 묘연하다. 전주로 이전하며 수원에 남기고 왔다는데 어디 박혀 있을까?


귀한 자료를 기증하면 무얼하는가. 이렇게 관리도 안 되고, 무엇보다 필요한 사람이 접근하기도 어려우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당시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며 정신없이 한국어로 옮겨 놓아 다행이다.

http://blog.daum.net/stonehinge/872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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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도의 농법과 농민>이란 책이 있다. 알만 한 민속학, 인류학, 역사학 연구자들은 일본어 원서를 제본하여 하나씩 갖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조선의 농사법과 조선에 사는 농민들의 생활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에 건너와 농사시험장에서 농학을 연구하던 사람이 쓴 것이다. 


그는 1910년대 말 당시 최고의 학과인 동경제국대학 농학과를 나온 뒤 조선으로 건너와 일자리를 잡는다. 그 이름은 다카하시 노보루高橋昇. 당시 조선은 일본인에게 조선드림을 실현시킬 수 있는 땅이었다. 그는 조선의 농사시험장에서 다양한 실험을 행했다. 그가 남긴 실험결과만 해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시로서는 드물게도 유럽과 미국에 유학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그가 지닌 학식과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이력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에게 그가 더 소중한 것은 그가 행한 현지조사에 있다. 당시 그에게는 박사학위를 딴 기념으로 시험장의 직원들이 돈을 모아 사준 라이카 카메라가 있었다. 그가 그 라이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당시 조선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증언해주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특히 농업 분야의 자료가 빈약하기에 그가 남긴 사진은 더욱 값지다. 


그가 현지조사를 한 시기는 1930년대 말에서 1940년대 초 사이이다. 당시 우리 스스로는 변변한 기록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색안경을 끼지 않고 조선의 농법과 농민을 자신의 조사노트에 그대로 실었다. 그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조선을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사는 더러운 곳이 아니라, 결국은 대일본제국을 위한 것이지만 뭔가 배울 만한 점이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 이는 그의 아들도 생생히 기억하는 바이다. 


그는 조선 팔도를 자신의 발로 돌아다니며 직접 농민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농사를 짓는지, 생활은 어떠한지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 현지조사 자료가 쌓이고 쌓여 원고지로 만 장이 넘는 분량이 쌓이도록 조사에 조사,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그의 아들 다카하시 고시로(84) 씨는 이렇게 아버지를 기억한다. '아버지는 늘 바빴다. 어쩌다 집에 돌아오면 조사자료 묶음을 방바닥에 펼쳐 놓고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대신 그의 아들은 깊은 외로움에 힘든 시기를 보낸다. 더구나 어머니까지 어렸을 때 일찍 돌아가셔서 더욱 그러했다.


그렇게 다카하시 노보루는 자기의 열을 다해 조선의 농업을 연구하다가 일본의 패망을 경험한다. 그는 당시 수원의 농사시험장에서 담당한 총무부장이란 중요한 위치 때문에 바로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1년 남짓 농사시험장 업무의 인수인계 때문에 조선에 남아 있는다. 이로 인해 자신의 연구 성과와 자료를 직접 가지고 돌아가기 힘들어지자, 본국으로 돌아가는 직원들의 짐에 한 부씩 한 부씩 나누어 보내기에 이른다. 본인이 들고 갈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기에 그렇게 자료를 보존하고자 본국으로 보낸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지금쯤 일부는 사라졌을 테고, 남은 일부는 어느 보관소에서 썩고 있을지 모른다. 


모든 자료를 하나씩 본국으로 보내고 자신도 미군에게 인수인계 작업을 마친 뒤, 1945년 그는 고향인 큐슈의 야메시(현재)로 돌아간다. 그때부터 새로운 일에 직면하게 된다. 패전 이후 황폐해진 일본의 농업을 되살려야 하는 건 물론, 자신이 청춘을 바쳐 연구한 조선의 농업자료를 다시 모아서 정리해야 하는 일이 주어졌다. 당시 일본은 모든 것이 망가져 있었다. 우리가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되었던 모습을 떠올리면 비슷할 것이다. 교통도 불편한 시절 부하 직원들의 일자리도 알아보는 한편, 자신의 자료를 다시 모으려고 일본 땅을 동분서주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그는 과로와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심근경색으로 귀국한 지 3~4개월 만에 숨을 거두고 만다. 


그의 아들은 이렇게 회상한다. '방학이라 집에 돌아와 있던 나는 아침에 일어나 우물에 가서 세수를 했다. 간밤에 들어오신 아버지께서 마침 나에게 마실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하셨다. 난 아버지의 명에 따라 물을 떠다 드렸는데, 갑자기 아버지께서 손을 허공으로 뻗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으셨다. 나는 깜짝 놀라 의사를 불러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다카하시 노보루는 오십이 조금 넘은 나이에 숨을 거두었다. 어머니도 없는 그의 아들은 졸지에 고아가 되었고, 전문학교(현재 대학)를 마친 뒤 안정된 직장을 찾고자 교사가 된다. 


아들은 늘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며 그 그림자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에겐 아버지가 세상의 전부였던 것이다. 아버지의 유품을 친척집에 맡겨 놓은 채 자리를 잡을 때까지 열심히 일했다. 고향으로 돌아와 수학교사가 된 그는 한 여인을 소개받아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고, 마침내 자신의 집을 짓는다. 그리고는 친척집에 맡겨 놓았던 아버지의 유품을 찾아온다. 


처음으로 아버지의 유품을 찬찬히 살펴볼 시간을 갖게 된 그는, 아버지의 유고를 하나하나 열어보며 지도와 사진, 원고를 들춰보며 뭔가 범상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이건 농업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중요한 자료 같다...' 그래서 그는 자료에서 나온 아버지 동료들의 이름을 바탕으로 그들의 주소를 수소문한다. 그렇게 찾아낸 사람들을 방학과 휴일마다 찾아가서 만나며 아버지의 행적과 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된다. 


그들과 만나며 아버지가 미처 다 모으지 못한 아버지의 자료도 얻고, 또한 오치아이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아버지와 조선에서 일하던 농업 전문가로서 아버지의 일을 잘 알고 있던 사람이다. 그에게 연락하여 만난 뒤 본격적으로 자료의 정리가 시작된다. 다카하시 고시로 씨는 아버지의 유고를 모두 오치아이 씨에게 넘긴다. 유고는 현장에서 조사한 내용이기에 마구 휘갈겨 쓴 글씨 투성이인데, 그걸 하나하나 깨끗이 옮겨 적으며 정리한다. 그리고 조선에서 행한 조사이기에 한글도 사이사이에 나오는데 그 외국어를 손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료를 정리하길 십여 년... 그 일을 주도하던 오치아이 씨는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기에 이른다. 다행스럽게 자료 정리는 함께하던 사람이 마무리한다. 그것이 1990년대 초반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출판을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이이누마 지로飯沼二郎 씨와 그와 친분이 있던 출판사의 사장이었다. 이들과 함께 출판을 목표로 다시 교정을 보고 원고를 정리하는 일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출간을 목표로 함께하던 출판사의 사장이 병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출판사를 이어받은 사장의 아들이 이 작업을 계속 추진하였고, 다카하시 노보루의 유고는 조선 땅에서 어렵사리 일본으로 건너간 지 50년 만에 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른다. 그것이 바로 <조선반도의 농법과 농민>이다. 


다카하시 노보루가 조선에서 조선의 농법과 농민의 생활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7~8년. 그리고 그 자료를 본인의 짐에 짊어지고 귀국한 동료들. 그걸 찾아내 정리한 일본인들의 노력... 그 일을 가능하도록 동분서주한 아들 다카하시 고시로 씨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 책을 탄생시켰다.  따지자면 수많은 일본인의 땀과 노력, 그리고 그들의 목숨을 건 노력이 이 책을 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다. 


조선에서는 사라진, 찾을 수 없는 당시의 생생한 기록이 일본인 덕에 남았다는 역설적인 우리의 근대사. 이는 영국의 지배를 받은 인도도 그렇듯이 제국의 지배를 받은 사람들의 슬픈 현실이다. 아무튼 어렵사리 책이 나오자마자 고시로 씨는 이 책은 조선에서 행해진 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조선을 위해서 쓰여야 한다는 생각에 한 권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또 한 권은 김정일에게 보낸다. 


그런데 1996년쯤 출판된 이 책은 너무 비싼 가격(한화로 100만원 남짓)으로 인해 이를 필요로 하는 학자와 학생들에게 외면을 받는다. 대신 우리가 늘 그랬듯이 제본 등의 어둠의 방법을 통해 관련 공부를 하는 학생과 연구자, 교수들 사이에 퍼진다. 가난한 연구자들이니 그럴 수 있다 쳐도, 문제는 이게 다카하시 고시로 씨에게 걸린 사실이다. 그는 한국에서 암암리에 나도는 이 책의 복사판을 구하고서 큰 실망에 빠진다. 


그걸 직접 찾아가 달래고 설득해 자료의 기증을 받은 것이 농진청의 성종환 씨이다. 당시 농진청은 농진청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다카하시 노보루의 자료를 돌려받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한 노력이 바탕이 되어 3~4년 전 다카하시 고시로 씨에게 모든 자료를 기증받기에 이른다. 그리고 해마다 한 번씩 그 아들은 야메시 역사연구회의 사람들과 한국에 찾아와 자료를 열람하는 행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점점 다카하시 고시로 씨의 건강도 안 좋아지는 등의 사정으로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난 아마 2006년 봄인가 학교 도서관에 갔다가 이 책을 처음 발견했다. 당시 우리 전통농업에 관심이 많아 자료를 뒤지다가 이런 책이 있는 걸 발견했다! 그렇지만 일본어도 모르고 이런 건 공부하는 분들이 번역하지 않을까 하여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자려고 누우면 생각나고... 아이씨 왜 공부하는 사람들은 저런 좋은 자료를 번역도 해놓지 않은 것인지... 도대체 저 책 안에는 무슨 내용이 실려 있는 건지 궁금해서 참지 못했다. 


결국 어느 날 학교 복사실에서 자료를 복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런데 분량이 1300페이지에 달하는지라 한번에 복사하지는 못하고 열댓번을 오가며 띄엄띄엄 복사하여 집으로 날랐다. 그리고 모르는 일본어를 더듬더듬 더듬으며 번역을 시작했다. 그때 느낀 그 흥분과 새로운 앎으로 인한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여름에는 엉덩이에 땀띠가 나도록, 겨울에는 곱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 그렇게 1년, 2년, 3년이 지나갔다. 가끔은 너무 좋아 혼자 키득키득 웃고 있으며 아내가 미쳤다는 듯이 쳐다보기도 했다. 책에 나오는 그림을 마우스를 이용해 그림판에서 똑같이 그리고 나면, 나 자신이 너무 대견하여 으쓱하기도 했다.


일은 일대로 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자료를 들여다보며 번역하고... 결국 5년 가까이 걸려 1300쪽을 모두 번역했다. 그 결과 원고지 7000매, 그림과 표 2700개라는 엄청난 결과물이 생겼다. 그 결과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자료를 보면서 실제로 농사를 지을 때 적용하여 실험하고, 농촌으로 찾아다니며 어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하는 과정이 나에게 아주 큰 공부가 되었다. 그 자료를 번역하며 난 어느새 부쩍 자라 있었다. 


번역을 모두 마친 뒤, 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감사를 표하기 위해 2009년 10월 직접 일본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그 아들인 다카하시 고시로 씨를 만나 내 뜻을 전하고 다카하시 노보루의 무덤과 납골당에 참배를 올렸다. 그리고 이제 그 결과를 더욱 깔끔히 정리하여 책을 내려고 한다. 저작권이 앞으로 2~3년이면 소멸되는데,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공부를 돕고 이를 번역하는 데 힘이 된 분들을 위해서라도 결과물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 아들이 살아있을 때 책을 만들어 다시 찾아가고 싶다. 나의 공부는 이것이다. 학교를 찾아가 학위가 있으면 도움이 될까 기웃거리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이런 쪽으로는 찾기가 힘들었다. 한군데 있었지만 막상 가보니 그렇지도 않았고... 아무튼 이제 다시 나의 공부는 시작되었고,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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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주요 농작물의 품종명에 대하여

 

 

 

서선지장 다카하시 노보루

 

 

1. 머리말

 

 

작물의 품종명은 본래 다른 형태와 성질을 지닌 많은 품종을 서로 구별하려고 편의에 따라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똑같은 이름으로 다른 두 개 이상의 품종을 부르거나 또는 동일한 성질을 지닌 품종을, 지방에 따라 사람에 따라서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면, 동일 품종이 다른 품종으로 취급되거나 또는 다른 품종이 동일 품종처럼 고려되어 기술적으로 정확한 인식을 어지럽히기에 농사를 지도할 때 기술자와 보조를 맞출 수 없다.

또 당 업자가 다른 품종을 똑같은 품종으로 오해해 그것을 혼동한다면, 생산물의 품질은 뚜렷하게 좋지 않아져, 상품으로의 가치가 실추될 것이기에, 상거래에서도 손실을 불러올 것이고, 따라서 농작물의 품종명은 농업에서만이 아니라 상거래에서 보아도 그것을 정리·통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국 등에서는 주요 작물에 품종 명명 규정이 협정되어 있어 작물 품종, 특히 신품종에 대해서는 적당한 이름을 부여하여 등록하도록 되어 있고, 최근에는 신품종의 특허권을 인증하는 법률을 제정해 이미 몇 종의 작물 신품종이 등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품종명을 정리·통일할 필요가 있는 것은 여러 번 역설한 바이며, 논벼 등에는 육성 신품종의 명명 등에 대한 협정이 있지만 아직 신품종의 특허권을 인증하는 법률 등은 제정되어 있지 않다.

조선에서는 이전에 1915년 각 도 기술관 회의에서 ‘작물 품종명을 하나로 정하는 건’이 협정되고, 요즘은 1927년 각 도 농사시험장 주임 토론회에서 ‘품종명 통일에 관한 건’이 제의·협정을 거쳤다. 앞에서는 논벼 두 품종, 목초 2품종, 사과, 배, 귀라 각 1품종의 이름을 하나로 정하고, 뒤에서는 장려품종의 이름을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것 및 순계선택 또는 인공교배로 육성한 신품종의 명명에 대해 협정을 했는데, 일반 재래종에 대해서는 단순히 지방 농사시험장에서 동종 이명, 이종 동명을 정리하는 것을 합의하는 수준에 그쳤다.

재래종 이름의 정리·통일은 품종의 특성 조사 또는 품종의 분류와 서로 맞추어 행해야 하기에, 조선 재래 작물 품종과 같이 종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고, 또 현존 품종의 수도 꽤 많은 것은 매우 곤란한 사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농가나 농업기술자 들이 품종의 이름을 바르게 정할 수 있을 정도의 실제적 품종 분류 방식이 확실해지는 한편 품종명 명명의 표준이 규정되었다면, 일반에 이바지하게 처결할 것이다.

종래 본부 또는 지방 농사시험장에서 발표한 재래 작물 품종의 조사나 품종명 통일 등에 관한 보고서는 꽤 많은데, 한두 개를 제외하고는 단순하게 품종의 특성을 기재하는 데 그쳤고, 나아가서 품종명의 정리·통일을 시도한 것은 없으며, 조사의 범위가 대개는 한 도로만 좁히고 있기에 조사 품종 수가 비교적 적다.

필자는 지금까지보다 더 조선 재래 작물 품종의 조사를 행했는데, 아직 완료하지는 못했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조선 재래 작물 품종의 이름이 과거 및 현재에 어떻게 불리고 있는지 그것을 정리·통일을 행하려 하는데, 괜찮다면 채택할 수 있는 적당한 품종명은 어떤 것일지 등에 대하여 대강 서술하고, 끝에 작물 품종 명명 규정에 대한 내 견해를 들어서 학문이 높은 분들의 비판을 얻고자 한다.

 

 

 

2. 조선 고농서 안의 주요 작물 품종명과 그 해설

 

 

조선의 옛 농서 안에 작물의 품종명 또는 특성을 기재하고 있는 것은, 필자가 조사한 범위에서는 ‘농사직설’ ‘금양잡록’ ‘산림경제’ ‘해동농서’ ‘임원경제지’의 다섯 종류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농서의 편저자나 발행 연대 등에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 의견의 차이가 있는데, ‘농사직설’은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 조선의 세종 때 관찬된 것으로, ‘금양잡록’은 약 450년 전 곧 조선 성종 24년 경상남도 진주 사람 강희맹이 지었다고, 산림경제의 편자는 박세당(현종 14년 지금으로 따지면 약 250년 전)이라고 한다.

‘해동농서’는 편자 연대 불명인데, 그 내용 특히 작물 품종의 해설 등에서 보면 ‘산림경제’ 이후에 나왔다고 보인다. ‘임원경제지’는 앞에 적은 서적에 비교하면 매우 근대의 것이 틀림없다. 작물 품종명도 현재 일반에서 부르는 것이 여러 개 기재되어 있고, 또 중국의 농서에서 인용하여 조선에 소개된 벼의 품종만도 약 100종을 들고 있는 점 등에서 볼 때 아마 조선 말기에 작물의 품종 개량이란 면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80년 전후에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농사직설’에는 벼, 보리, 콩 등의 품종명은 아직 기재되지 않고, 겨우 조의 품종명이 2종 열거되었을 뿐이다. ‘금양잡록’에는 벼, 조, 콩, 팥, 밀, 보리 등 여러 품종이 기재되어 있다. 그 뒤에 나왔다고 생각하는 ‘산림경제’나 ‘해동농서’ 등에는 모두 여러 품종을 기재하고 있는데, 대개는 ‘금양잡록’의 품종명이나 그 해설과 완전히 똑같은 것이 많은데. 연대가 얼마 되지 않은 농서인만큼 기재된 품종 수가 많아 옛날 농서에 기재된 품종 이외에 신품종이 추가되어 있다.

지금 이러한 농서에 기재되엉 있는 벼, 조, 콩, 밀, 보리의 품종 수와 다른 이름 수를 들면 다음과 같다.

 

밀·보리

농사직설

0

2

0

0

2

금양잡록

27

15

9

5

56

산림경제

34

14

8

4

60

해동농서

37

15

9

4

65

임원경제지

68

조사 못함

조사 못함

조사 못함

68

다른 이름 수

92

24

14

5

135

 

곧 다른 이름은 모두 135종이고, 그 가운데 벼 92종, 조 24종, 콩 14종, 밀·보리 5종이다. 그것들의 품종에는 모두 하나하나 해설이 붙어서, 그 특성 기재 항목도 제법 상세하고, 현대에 있는 작물 품종의 특성 조사 항목에 필적한다. 곧 작물별로 특성 기재 항목을 예거하면 다음과 같다.

 

1. 벼 : 논벼·밭벼. 찰벼·메벼. 까락이 있는지 없는지, 긴지 짧은지. 덜 익었을 때의 까락과 껍질 색깔. 껍질의 두께. 마디의 색. 이삭에 붙은 낟알의 밀도. 쌀알의 크기, 모양. 쓿지 않은 쌀의 속껍질 두께. 미질. 쌀의 색과 향, 빛깔. 맛, 쓰는 데. 도정수율. 심는 때. 익음때. 짚의 강약. 내풍성. 모내기, 곧뿌림, 건답에 대한 알맞음. 산지 등

 

2. 조 : 차조·메조. 이삭 수염의 길이, 있는지 없는지. 줄기 색. 껍질 색. 알곡 색. 이삭 길이. 이삭 모양. 심는 때. 익음때. 알맞은 땅 등

 

3. 콩 : 알 색. 알의 크기. 꼬투리 색. 잔털의 색과 많고 적음. 맛, 쓰는 데. 심는 때. 기르는 법. 알맞은 땅 등

 

4. 밀·보리 : 생육 습성 곧 가을 뿌림, 겨울 뿌림, 중간 성질(두 계절)을 구별. 까락의 길이. 심는 때.

 

이상으로 보면 옛적부터 가장 중요시한 작물인 만큼 다른 이름도 많고 그 특성도 주의 깊게 관찰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은 다른 이름도 적고 특성의 관찰도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사직설’ ‘산림경제’ 이외의 농서는 모두 사본으로서, 일반에서 입수하기가 어렵기에 여기에서 각 농서 가운데 중복된 것을 정리하여 다른 품종명과 그 해설을 열거했다.

농서에 따라서는 해설의 문구 등이 적거나 다르거나 오자가 있는데, 앞에 적은 다섯 종류의 농서의 해설을 비교·대조하여 할 수 있는 한 원본의 기술에 따랐다.

조선 고농서 안의 주요 농작물 품종

괄호 안에 기재 농서명을 들어서 출처를 확실히 해 놓았다.

(농직)…농사직설 (금잡)…금양잡록 (산경)…산림경제 (동농)…해동농서 (임경)…임원경제지

 

 

이후의 내용은 우리의 옛 농서에 그대로 나오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기에 뺐습니다(- 역자).

 

 

앞에 적은 품종명의 대부분은 현재도 재래종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노인도老人稻, 정근도精根稻, 생동점속生動粘粟, 무건나속茂件羅粟, 조비형속鳥鼻衡粟, 흑태黑太, 황태黃太, 유월태六月太 등과 같은 이름은 벼, 조, 콩의 품종명으로서 보통 통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 품종의 특성이 과연 적혀 있는 해설과 일치하는지 아닌지를 조사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로, 특히 재래종을 조사하여 품종명을 정리·통일하려는 지금 이러한 점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3. 현재의 작물 품종명

 

 

1) 조사한 수와 다른 이름 수

여기에서 현재의 품종명이란, 조선을 병합한 이후 현재에 이르는 기간에 불리는 재래 작물 품종명을 가리키고, 그 조사에서는 할 수 있는 한 여러 다른 이름을 망라하기 위해, 지금까지 본부 및 지방 농사시험장 등에서 발표한 벼, 조, 콩, 밀·보리의 재래종 조사에다, 필자가 1921년 이후 여러 번에 걸쳐서 조선 각지에서 수집한 작물 품종명을 더한 것으로, 조사한 모든 수는 실로 1,3770종에 이른다.

이러한 품종명의 대부분은 한자를 써서 표시되어 있는데, 그 안에는 지방의 사투리라 생각되는 한글 또는 가명 문자로 써서 뜻을 알 수 없어 한자로 바꿀 수 없는 것도 꽤 있었다. 이 조사는 한자 또는 한자로 번역할 수 있는 것만 행하고, 한글 또는 가명 문자라 한자로 번역할 수 없었던 것은 모조리 생략했다. 그렇게 하면 한자 품종명에서도 동의어가 꽤 많아 실제로는 동의어와 다른 이름을 구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예를 들면 달조達租와 월조月租, 화대두火大豆와 불대두佛大豆와 같이 한글로는 똑같이 발음하기에 보통 동의어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것에서도 한자를 주로 하며 그것을 다른 이름으로 간주하여 취급하는 적대두赤大豆와 홍대두紅大豆와 같은, 문자는 다른데 뜻은 똑같이 붉은 콩을 뜻하는 말들은 동의어라고 간주하도록 한다.

각 작물별로 조사한 수 및 다른 이름 수를 들면 다음과 같다.

 

작물별

조사한 수

다른 이름 수

논벼

5623

991

밭벼

501

167

3279

1085

2657

447

보리

1101

103

610

90

총계

13770

2883

 

곧 조사한 모든 개수 1,3770에 대한 다른 이름의 수는 2883이다.

앞의 표에서 논벼·밭벼, 조에는 각각 찰·메 종류가 있어 동일한 품종명을 양쪽에서 헤아린 것이 있다. 또 각 작물에 공통된 품종명이 각 작물별로 다른 이름으로 열거되어서 만약 찰·메별 또는 작물을 구별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다른 이름만 든다면, 다른 이름의 수는 오히려 감소한다. 더욱이 한글로 똑같이 발음하는 품종명을 동의어로 정리하면, 다른 이름의 수는 뚜렷하게 적어진다. 이와 같은 것은 이후의 연구로 넘기도록 한다.

그러하면 이상의 조사 결과에서 보면, 작물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이름의 수에 여러 개가 있다는 것이 판명된다. 곧 벼, 조에서는 각 1000종 이상의 다른 이름이 있고, 콩에 다음가는 밀·보리는 겨우 100종을 헤아릴 수 있는 데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 옛적부터 중요시한 벼, 조, 콩 등에는 실제로는 여러 다른 품종이 존재하여 그 특성 등도 일반적으로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에 반하여, 밀·보리 등의 경우는 전자에 비하면 다른 품종의 수도 적고 농가에서는 그 품종의 특성에 대해 비교적 무관심하다고 상상할 수 있다.

 

2) 품종명의 구성 요소

앞에 서술한 여러 다른 이름의 각개에 대해서 보면, 언뜻 거의 멋대로 부르고 있는 듯하지만 이를 상세히 조사하면 일관된 몇 개의 요소가 성립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조선의 농작물 품종명의 구성 요소를 벼, 조, 보리에서는 12개로, 콩에서는 13개로 구별하고, 모든 다른 이름을 그들의 각 요소에 따라 분류하여 보았다. 지금 각 작물별로 품종명의 구성 요소와 그에 속한 다른 이름 및 다른 이름의 실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품종명 구성 요소와 다른 이름 수 및 그 실례

 

(1) 벼(논벼)

구별

품종명 구성 요소

다른 이름 수

실례

1

식물체 부분의 색을 표시

80

흑, 백, 적, 황, 청, 은, 금, 갈, 자.

2

까락의 유무, 길이, 기타

29

털, 긴털, 긴목, 수염, 없음.

3

짚의 길이, 분얼, 기타

37

커다람, 길고 강함. 여러 줄기, 키 작음, 많은 가지, 이삭 하나, 세 이삭, 다섯 이삭, 짧은 목.

4

익음때의 늦고 빠름, 심는 때, 방법, 기타

46

올, 가온, 늦. 6월, 소서, 7월, 봄, 겨울, 백로, 사시, 모내기

5

수확량, 기타

26

많음, 밀다리密多利, 一千, 九萬, 다섯 되, 일곱 되, 네 섬, 여덟 섬

6

인명, 관직명

38

노인, 조동지趙同知, 장사, 장군, 정씨鄭氏, 중, 선달, 박, 강태공

7

지명

135

대구, 여산, 거창, 무주, 왜, 충청, 경상, 전라, 해남, 남해, 수원

8

식물명

58

보리, 조, 쌀, 콩, 녹두, 버들, 팥, 대추

9

조수, 물고기

76

소머리, 돼지(豚, 猪), 소꼬리, 꿩, 닭, 까치, 참새, 기러기, 용의 눈알

10

산천, 풍월, 하해, 옥석, 기타

56

돌, 산머리, 물위, 바람, 달, 이슬, 칠성, 모래, 바다, 못, 옥, 얼음

11

이상에 속하지 않는 것

333

精根, 대궐, 戊戌, 野充, 呂實, 구황, 愛達, 德不知, 普德, 京, 남, 북, 서, 辨, 眞

12

이상이 2개 이상 연결된 것

244

多毛白, 毛租赤, 적색조생, 黑目早, 赤多多, 백다다, 은다다, 홍장군, 백장군, 老人白

1158

 

(2) 조

구별

품종명 구성 요소

다른 이름 수

실례

1

식물체 부분의 색

55

흑, 백, 적, 황, 청, 자, 은, 금, 朱

2

수염의 유무, 다소, 이삭 모양, 기타

43

털, 없음, 사각, 2척, 긴목, 짧은목

3

짚의 길이, 분얼, 기타

15

3잎, 아홉 줄기, 긴 짚, 두 이삭, 무성함

4

심는 때, 방법, 익음때, 기타

29

올, 가온, 늦, 50일, 6월, 7월, 봄, 여름, 뿌리, 100일, 화전, 그늘

5

수확량, 기타

16

1섬여, 50섬, 곳간 늘림, 흉년 모름, 만섬, 5만섬, 가마니 넘침

6

인명, 관직명

44

형제, 자매, 노인, 이선달, 정선달, 현감, 장수, 각시, 중

7

지명

91

당나라, 바다, 왜, 장단, 평양, 맹산, 함종, 용강, 함흥, 곽산, 박천

8

식물명

47

박달, 싸리, 몽둥이, 버들, 대나무, 과꽃, 부들, 기장, 들깨, 순무, 쌀

9

조수, 물고기

82

새, 닭, 꿩, 새부리, 저울, 고양이발, 쥐꼬리, 호랑이꼬리, 개꼬리, 소머리

10

산천, 풍월, 하해, 옥석, 기타

22

산천, 풍월, 옥, 돌, 모래, 물, 바위, 청풍

11

이상에 속하지 않는 것

379

荒, 생동, 茂件羅, 隣不知

12

이상이 2개 이상 연결된 것

262

赤稈黃, 白莖靑, 靑長, 芒赤, 赤莖早, 赤莖50섬, 白稈, 白莖豚

1085

 

(3) 콩

구별

품종명 구성 요소

다른 이름 수

실례

1

단순히 특색을 표시한 것

59

흑, 백, 황, 적, 청, 갈, 반점

2

알의 크기, 기타

7

왕, 큰알, 중간, 작은알

3

눈의 색, 크기, 기타

7

검은눈, 차색눈, 붉은눈, 흰눈, 큰눈

4

줄기, 잎, 꼬투리, 콩대의 길이, 기타

20

버들잎, 큰꼬투리, 검은 꼬투리, 붉은 알

5

심는 때, 방법, 익음때, 기타

30

올, 가온, 늦, 조밭, 가을, 장마철, 뿌리, 좁음, 元頭

6

수확량, 기타

12

많음, 빽빽함, 1000알

7

맛, 조리, 쓰는 데, 기타

19

나물, 밥, 찰, 大同, 말린 콩나물

8

인명, 관직명, 기타

6

이감관, 포수, 儒執, 朴

9

지명

66

왜, 洋, 평양, 장단, 평북, 울산, 익산

10

각종 식물 이름

15

피마자, 대추, 조, 밤, 기장, 棒子

11

조수, 물고기, 기타

62

소, 말, 豚, 猪, 호랑이, 쥐, 꿩, 오리알, 매의 눈

12

이상에 속하지 않는 것

36

五前, 流無, 안개, 孟, 삿갓고개

13

이상의 이름이 2개 이상 결합된 것

208

중립백태, 대목황태, 백목청태, 대추태, 차색피마자, 조생적, 白菜, 端川黃

447

 

(4) 보리

구별

품종명 구성 요소

다른 이름 수

실례

1

식물체 부분의 색

7

적, 청, 황, 백, 붉은 줄기, 흰 줄기

2

낟알의 특성

4

껍질, 쌀보리, 찰

3

까락 길이, 유무, 기타

12

털, 수염 없음

4

이삭 모양 또는 이삭의 길이 등

10

이각, 사각, 육각, 십각, 긴 이삭

5

심는 때, 방법, 익음때, 기타

10

봄, 가을, 장마, 올, 가온, 늦, 50일, 줄뿌림, 점뿌림

6

수확량, 기타

8

5畝 4섬(일본 종자?)

7

인명, 관직명, 기타

10

노인, 중, 갓, 양반, 아이, 李

8

지명

13

왜, 동아, 영남, 경남, 수안, 목포

9

식물명

6

대두, 참깨

10

조수, 물고기

6

개꼬리, 큰 거북, 돼지, 제비꼬리, 매미

11

이상에 속하지 않는 것

6

鄭乃, 洞, 藥

12

이상이 2개 이상 연결된 것

11

豚裸, 春裸, 童皮, 백사각, 흑육각, 육각조생, 중육각, 긴까락육각, 燕童, 사각춘, 육각춘

103

 

(5) 밀

구별

품종명 구성 요소

다른 이름 수

실례

1

식물체 부분의 색

9

적, 청, 백, 자, 흰 줄기

2

낟알의 특성

9

메, 찰, 껍질, 裸

3

까락 길이, 유무, 기타

8

긴까락, 긴수염, 털, 까락, 많은 까락

4

이삭 모양 또는 이삭의 길이 등

3

긴 이삭, 짧은 이삭, 어지러이 김

5

심는 때, 방법, 익음때, 기타

10

봄, 가을, 올, 가온, 늦, 7월

6

수확량, 기타

0

-

7

인명, 관직명

6

8

지명

12

왜, 胡, 고려, 간도

9

식물명

5

대추, 콩, 차

10

조수, 물고기

5

豚, 猪, 까치, 장어

11

이상에 속하지 않는 것

2

우산, 부채, 달, 화살대, 荒, 眞

12

이상이 2개 이상 연결된 것

21

有芒白, 早熟短穗, 赤僧

90

 

이상에 따라서 명확해졌듯이, 조선 재래 작물 품종명의 구성 요소는 각 작물 대부분 공통이고, 품종의 형태·성질이나, 심는 때·방법, 수확량의 많고 적음 등을 표현하는 이른바 실질적인 이름이나, 인명·지명·동물명 등에서 인용한 것이 매우 많다. 또는 이들의 이름이 2개나 3개가 연결되어 성립한 것도 있어, 고유명사라 부르기보다도 오히려 보통명사와 같다.

따라서 하나의 품종명이 각 작물 공통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꽤 많아, 예를 들면 식물체 부분의 색을 표시한 흑·백·적·청·황 등의 문자는 벼·조·콩·밀·보리의 품종명에 공통으로 사용된다. 또 익음때의 이르고 늦음·수확량의 많고 적음·기타 각 요소에 속한 품종명에서도 각 작물 공통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매우 많아, 올·가온·늦·빽빽히 많음·많음·왜·洋·버들·꿩·돼지·호랑이·소 등과 같은 것이 그 적합한 예이다.

그 재래 작물 품종을 놀랍도록 여러 다른 이름으로 교묘히 부르는 데에 구애되지 않는 농가의 품종에 대한 개념은 유감스러우면서, 그것과 상반되지 않으며 매우 막연하다고 할 수 있다.

 

3) 품종명의 지방 분포

각 작물에 공통으로 쓰이는 품종명은 또 지방적으로 보아도 그 사용 범위가 넓어, 대개는 온 조선에 분포하고 있다.

지금 여러 종의 품종명에 대해 그 분포의 실례를 들면 다음 표와 같다.

그러나 표 안의 숫자는 조사한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동일한 품종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작물 품종명의 지방 분포

(1) 벼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북

함남

1

흰벼

6

10

13

1

4

8

2

7

0

8

4

9

1

73

2

검은벼

11

0

0

5

2

0

6

2

10

21

0

11

10

78

3

올벼

6

2

6

4

2

2

2

6

8

5

6

5

1

55

4

多多租

25

10

21

21

25

19

22

3

4

0

21

8

7

186

5

노인도

30

8

14

6

6

38

11

11

2

0

17

4

0

147

6

麥租

31

14

15

5

7

4

1

26

27

14

14

0

0

158

 

(2) 조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북

함남

1

붉은조

2

1

0

2

2

3

5

4

1

2

1

2

2

27

2

노란조

1

0

2

1

5

7

9

3

0

1

3

2

3

37

3

올조

3

2

1

1

1

6

4

8

1

5

3

7

0

42

4

고양이발 조

7

2

8

5

5

8

2

3

2

3

7

5

2

59

 

(3) 콩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북

함남

1

흰콩

33

14

22

14

40

54

20

10

9

17

14

7

1

255

2

청콩

36

16

17

3

15

50

15

12

17

34

22

4

9

260

3

검은콩

36

7

29

17

29

29

21

10

19

16

20

4

6

243

4

왕콩

11

4

7

4

7

3

2

31

3

6

2

1

0

216

5

아주까리콩

13

3

5

0

2

5

2

7

2

0

4

0

0

43

6

쥐눈이콩

8

3

9

4

7

18

7

19

7

8

11

1

1

103

 

(4) 보리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북

함남

1

껍질보리

11

9

14

5

19

25

16

18

6

4

6

2

0

135

2

쌀보리

11

6

9

2

2

15

8

7

0

2

8

1

1

73

3

봄보리

8

5

5

5

5

13

7

18

10

1

10

5

0

92

4

童麥

6

12

5

18

17

26

3

0

0

0

5

0

0

91

 

(5) 밀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황해

평남

평북

강원

함북

함남

1

중 밀

14

6

7

6

6

6

3

12

4

0

17

4

0

85

2

올밀

5

8

3

1

0

9

12

1

2

1

4

0

0

46

 

앞 표에 같은 품종명으로 모아 놓은 품종이 모조리 같은 품종인지 또는 여러 종류의 다른 품종인지는 정밀한 실지 관찰의 결과에 의하지 않으면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령 흰벼라는 1종의 벼 품종이 함경북도의 북단부터 전라남도의 남단에 이르기까지 재배할 수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조·콩·밀·보리의 품종에 대해서도 각각 적응력에 차이는 있어도 한 품종을 가지고 온 조선에서 재배한다는 것은 기후와 풍토의 차이에 따라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래서 함경북도의 흰벼와 전라남도의 흰벼는 같은 품종이라 간주할 수 없는 것이 확실하다.

곧 조·콩·밀·보리 안에도 다른 종이나 같은 이름인 것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 반하여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어도 사실 같은 품종인 것, 곧 다른 이름이나 같은 종도 매우 많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품종명으로는 매우 불편하고, 하나의 품종명은 하나의 품종에만 붙이는 쪽으로 정리·통일해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4. 작물 품종명으로서 적당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조선 재래종에는 다른 이름 같은 종이거나 같은 이름 다른 종 등이 매우 많고, 각 작물 사이에 공통으로 쓰이거나 또는 동일한 이름이 각 지방의 다른 품종의 품종명으로 쓰이고 있는 현상이 있기에, 이들의 품종명은 시비를 가려 정리·통일해야 한다.

그러나 품종명의 정리·통일은 이미 서술했듯이 품종의 특성 조사의 결과와 맞추어 완료할 수 있는 것이기에, 여기에서는 단순히 품종의 특성 조사가 완료될 경우에 채택할 수 있는 적당한 품종명과, 그 채택 방법 등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

작물의 품종명에 한하지 않고 대개 작물의 이름은 하나의 작물을 다른 것과 구별하고자 편의에 따라 부르는 것이기에, 판연히 구별되는 이름이 첫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면 단순히 군선이라 불러도 군선에는 전투함도 있다면 순양함, 잠수함도 있기에 어떤 배의 종류를 가리키는 것인지 판연하지 않다. 더욱이 전투함이라 불러도 그 안에는 여러 다른 것이 있기에 어느 전투함을 가리키는 것인지 명료하지 않다. 그래서 ‘陸奧’라든지 ‘長門’이라든지 부르는 고유명사를 써서 각각의 전투함을 구별한다.

작물의 품종명도 그것과 같아, 하나의 작물 안의 어느 한 품종과 다른 품종을 구별하기 위해서는서로 헷갈리지 않도록 고유명사를 써서 불러야 한다. 하나의 품종명에 두 개 이상의 품종이 포함되거나, 또는 두 개 이상의 품종명이 하나의 품종을 가리키면 완전히 품종명 본래의 임무에 반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벼의 한 품종을 단순히 우량종, 재래종 또는 메벼, 찰벼라고 부르거나, 또는 보리의 품종명으로 단순히 껍질보리라든지 쌀보리라든지 부르는 것은 ‘육오’나 ‘장문’을 단순히 군선이라 부르는 것과 같은 것이기에, 이와 같은 보통명사는 품종의 명칭으로 가장 적당하지 않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누런콩, 청콩 등의 명칭도 또한 품종 분류에서 보면, 하나의 이름에 여러 품종이 포함될 수 있기에 한 품종의 이름으로는 적당하다 할 수 없다. 그러한 이름이 옛날부터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경우에는 비교적 재배 범위가 넓은 어느 한 품종의 이름으로 한정할 수밖에 없다.

품종명은 또 일반 농업 관련 업자들이 쓰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가능하면 쉬운 단어로 읽기 쉬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품종명에 따라서 그 품종의 특성을 연상할 수 있는 이름이 좋지만, 국화나 나팔꽃 같은 변화종의 이름처럼 실질적·분해적으로 한 점에 붙인 이름은 보통 작물의 품종명으로는 쓸데없이 길어서 일반적으로 적당하다고 할 수 없다. 재래 품종명에 여러 번 보이는 개똥조라든지 돼지똥조 등이라 부르는 것은 조의 형질을 연상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불쾌한 느낌을 불러일으켜서 품종명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필자는 일찍이 수원에서 논벼의 성육으로 만든 신품종, 고천수高千穗×석백石白을 ‘千石’으로, 다마금多摩錦×군익郡益을 ‘多益’으로, 조신력早神力×곡량도穀良稻를 ‘神穀’이라 명명했던 일이 있다. 그러나 품종명에 따라서 특별히 그 품종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기에 너무 과장하는 것도 마땅하지 않다.

조선 작물의 품종명에는 앞에 기술했듯 각종 식물의 이름이나 조수·물고기의 이름을 활발히 인용하고 있다. 거기에는 麥稻, 米稻, 米麥이라 부르는 것조차 있다. 품종명이 되거나 작물명이 되거나 아주 명백히 어려운 것도 있다. 그러한 것은 품종명으로는 물론 적당하지 않지만, 대추콩, 밤콩 등처럼 오랫동안 일반적으로 통용하고 있던 것을 무리하게 말살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한 것은 이른바 재래종 안의 어느 한 품종에 한정하여 쓰고, 다른 품종명으로 쓰지 않도록 하는 편이 좋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에서 볼 때는 각 작물의 다른 품종 수는 다른 이름 수에 비하여 훨씬 적기 때문에, 다른 품종에 대한 다른 이름의 안배에 맞추어 꽤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배 방법은 여기에서 확정적으로 서술할 수는 없지만, 또는 나팔꽃 품종명을 붙이는 방법처럼, 어떠한 약속을 해 놓는다면 매우 편리하지 않을까 한다.

예를 들면 재래 품종명의 구성 요소의 하나하나를 품종 분류의 적당한 항목으로 안배하여, 콩을 본다면 황색 종피인 것에는 식물명, 녹색 종피인 것에는 지명을, 갈색 종피인 것에는 동물명을, 흑색 종피인 것에는 인명을 부여하거나, 또는 대립종에는 두 개의 구성요소를 연결한 이름을 쓰든지, 소립종에는 하나의 구성요소를 쓰자고 약속하 놓는다면, 그 이름에 따라서 품종의 특성을 어느 정도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하지 않은 재래 품종의 이름도 그런 방법을 이용하여 편리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품종 대장을 만들고, 그 뒤에 발견하거나 이입되거나 또는 육성된 신품종은 그 대장에 등록한다면, 거의 완전히 품종 및 품종명의 통일을 이루어, 기술자는 물론 관련 업자에게도 표준이 확실해질 것이다. 식물분류학에서 보듯이, 작물의 품종도 또한 그 완전한 초목과 종자의 표본을 적당한 곳에 보존해 놓는다면 품종을 동일하게 정하는 데에 매우 편리하며, 작물 품종 개량의 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5. 작물 품종 명명 규정”은 크게 의미가 없는 듯하여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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