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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농경사 권4




제2장

유라시아의 멜론 무리의 계보

후지시타 노리유키藤下典之





시작하며


멜론 무리의 형질, 특히 과실 형질의 다양성은 재배식물 중에서도 빼어나다. 야생종을 생각나게 하는 잡초 멜론도 또한 다양하다(그림2-1). 이와 같은 점으로부터 멜론 무리를 폴리모르포스 스피시스Polymorphos species라고도 불러 왔다. 필자가 정년을 맞이한 1992년 봄, 곁에 보존하고 있던 멜론 무리의 유전자원은 44개국에서 모은 2천종류(고정종과 잡종) 이상이었다. 그것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동속이종의 야생식물부터 당시 시장의 가게 앞을 차지한 인기 품종, 거기에 유라시아, 아프리카, 남·북 아메리카의 4대륙 18개국에서 모았던 69계통의 잡초 멜론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 장에서는 이들 수집 소재의 재배조사와 생산지와 자생지에서 한 현지조사의 성과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주로 아시아(그림2-2)의 멜론 무리, 특히 잡초 멜론에 주안을 두고 그 계보와 특질에 대해서 기술하겠다.

 

그림2-1 서일본 각지의 외딴 섬에서 채집, 한 번 농사지은 잡초 멜론(1976). 오른쪽 위 모서리의 SS-6은 카가와현香川県 시시지마志々島산, 쓴맛의 발언형 분석종에서 Ⅰ형. 왼쪽 아래 모서리의 알은 달걀 중급. 과실에는 섬 이름의 머릿글자를 적어 넣었다.


  

그림2-2 아시아에서 C.melo의 분화·재배 성립 지역의 추정도(후지시타 2007). Ⅰ형과 Ⅱ형이 겹치는 지역 안의 ●는 간쑤성 란저우蘭州.




멜론의 계보


멜론이라고 하면, 맛있다고 하기보다 우선 고가의 과일이란 인상 쪽이 강했다. 시즈오카의 온실 머스크 멜론은 태평양 전쟁 이전부터 항간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었지만, 서민은 범접할 수 없었다. 또한 똑같이 멜론의 이름이붙었어도 칸탈루프 멜론, 윈터 멜론 등의 유럽계 멜론이라면 20세기 후반이 되기까지는 대부분의 일본인은 알지 못했다. 나라와 헤이안 시대의 도시에서 소중히 여겨졌지만, 지금은 하치조지마八丈島(도쿄)와 후쿠에지마福江島(나가사키)에서만 재배된 모모르디카 멜론과 야요이 시대부터 활발히 이용되어 지금도 서일본 각지의 외딴 섬에서자생하는 잡초 멜론은 함께 이 장을 보시기까지 알지 못하셨을 것이다. 한편, 태평양 전쟁 이후 잠깐 동안은 여름의 풍물시로 친숙해진 참외와 아사즈케浅漬け와 검게 절인 나라즈케奈良漬의 월과越瓜는 오리엔탈 멜론으로, 버젓하게 멜론의 무리임을 알고 계셨던 분은 상당히 해박하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노파심이지만, 워터 멜론은 수박의 영어 이름으로, 분류하자면 멜론 무리와는 속이 다르다.


다양하고 복잡한 멜론 무리의 유연 관계에 대하여, 혼란이 생기기 전에 분류해 놓자. 인간과 멜론 무리가 교류한 역사는 오래되었다. 지구 규모에서 보면 멜론은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재배되고, 중국에서는 기원전 13세기에 참외의 기록이 있다. 일본에 한정해도 야요이 시대의 49개 유적에서 종자가 높은 빈도로 다수 출토되고 있다. 이와 같이 재배의 역사는 오래되고, 그 지역도 지구 전역에 걸쳐 있으며, 각각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문화, 생활(식) 관습의 차이가 다양한 멜론 무리의 분화를 한층 도왔다. 게다가 교류(교통) 수단의 발달로 대륙 안의 더 광역, 때로는 바다를 건너서 멜론은 분포가 확산되었다. 지역의 확산, 분화의 과정에서도 멜론 무리가 서로 교잡하고, 유전자의 교환을 계속해 형질의 다양화는 멈출 줄 몰랐다. 사계절 내내 식탁에 오르는 오이는 재배식물 중에서 멜론 무리에 가장 가까운 동속이종의 관계이지만, 기본염색체 수가 멜론 무리의 12에 대하여 7이기 때문에 두 종 사이에 잡종은 생기지 않는다. 한편 아프리카 대륙에서 야생하는 동속이종의 식물은 염색체는멜론 무리와 동수인 12이지만 최첨단기술을 구사해도 종 사이에 잡종은 간단히는 생기지 않는다. 


멜론 무리의 형질이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에, 20세기 말 무렵까지 장기에 걸쳐서 멜론 무리, 곧 Cucumis melo는 40여 가지 변종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재배식물 중에서 동일한 종을 이만큼 많은 변종으로 분류하고 있는 예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성 분류에는 상당히 무리한 난제가 있었다. 재배하여 계속 살아 있는 현물을 관찰·비교하거나, 잡종을 만들거나 하면 이변종으로 분류되는 이유를 알 수 없게 되는 것이 많았다. 오랫동안 이명동종(Synonym)은 아닐까 하고 의심해 온 것이 있다. 그 전형적 예가 동아시아의 사람들, 특히 2차대전 직후까지 일본인에게 매우 친숙했던 참외로서, 필자는 1 또는 2 변종으로 수습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분류학의 마키노 토미타로우牧野富太郞(1862-1957)와 키타무라 시로우北村四郞(1906-2002)는 두 사람이 합하여 8 변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종의 이름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참외와 유럽계 멜론 무리의 변종 사이의 잡종을 신참외(var. neo-makuwa)라고 명명한 사례가 있다. 필자 자신의 손에 의한 변종 사이의 교배는 몇십 가지 조합을 넘는데, 교잡불화합을 나타낸 예는 전혀 없다(그림2-3, 2-4). 이대로라면 변종은 인위적으로 끝없이 마음껏 만들어지게 된다. 변이의 확대를 목표로 하여 육성되어 온 재배식물은 '잎 표본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식물로 분류해야 한다'고 다양한 멜론 무리를 취급한 체험으로부터 필자는 제창해 왔다.




그림2-3 C.melo의 종 안 변종 사이 잡종의 과실(왼손)과 염색체(아래)(1988). 오른손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일본의 잡초 멜론 MG-16과 왼쪽 어깨에는 가장 긴 아프가니스탄의 뱀 멜론, 왼손은 둘의 F1 잡종의 과실.




그림2-4 그물 멜론(상단)과 잡초 멜론(하단)의 변종 사이 잡종(중단)(1980). 과실의 크기, 모양, 껍질 색, 그물발현은 양친의 중간을 나타내는 것이 많다.





1991년, 멍거Mungar와 로빈슨Robinson은 새로운 분류 체계를 발표했다. 이명동종을 정리 통합하여 간략화하거나, 변종을 집단으로 바꾸거나, 혼합된 밑가지와 잔가지를 잘라 놓은 의의는 크다. 그러나 참외를 월과 집단에 넣고서 '그중에 단 것과 달지 않은 것이 있다'는 기술에는 실망하고 있다. 필자의 지론으로는 '8 변종으로 분류하고있던 참외는 var. makuwa의 1 변종 또는 1 집단으로 정리하고, 월과는 기존처럼 var. conomon(conomon group)의 참외와는 다른 변종이다. 조선반도에서 많이 재배되고, 종자의 모양이 참외, 월과와 약간 다른 성환참외는 C. microspermus(microspermus group)인 채로 둔다. 유럽계의 그물 멜론, 칸달로프 멜론, 윈터 멜론 및 모모르디카 멜론은 기존처럼 별도의 변종으로 취급한다. 잡초형인 C. callosus와 var. trigonus는 이명동종으로서 var. agrestis(agresyis group)에 일괄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상을 정리한 것이 표2-1로서, 필자가 말하는 멜론 무리에 해당하며, 이 글에서 충당해 채용한다. 태평양 전쟁 이후 멜론 무리의 신품종 육성 숫자를 연차별로 보면, 최고는 1975년의 27품종과 1978년의 26품종이 된다. 지금 시장에 나오고 있는 멜론 무리의 품종은 대부분이 F1 잡종으로 변종 사이 잡종에서 유래한 것도 많고, 삼원교배종도 나온다. 그 종류 분류(교통 정리)와 자리매김을 어떻게 해 나아갈지 지혜를 쥐어짜야 한다.



종 species

염색체 수 

2n

변종 variety

영어 이름

일본 이름

Cucumis melo L.

24

24

24

24

24

24

24

24

24

24

reticulatus NAUD.

inodorus NAUD.

contalupensis NAUD.

flexuosus NAUD.

makuwa MAKINO

microspermus KITAM.

conomon MAKINO

momordica DUTHLE&FULLER

dudaim NAUD.

agrestis NAUD.

netted melon

winter melon

rock melon

snake melon

oriental sweet melon


oriental pickling melon


pocket melon

(wild or weedy melon)

그물 멜론

겨울 멜론

가시 멜론

뱀 멜론

참외

성환참외

월과

모모르디카 멜론


야생 또는 잡초 멜론

C. anguria L.

C. figarei Dex. et NAUD.

C. africanus L.

C. heptadactylus NAUD.

C. ficifolius RICH.

24

24

24

48

48

아프리카 대륙의 야생식물 외에 

30여 종이 있음

west india gharkin


C. sativus L.

14

14


hardwickii KITAM.

cucumber

wild cucumber

오이

야생 오이

표2-1 Cucumis속의 분류(후지시타 1983)

주) C. melo의 종 안에는 교잡불화합은 보이지 않는다. C. melo와 다른 종과는 모두 교잡불화합을 보인다.

    C. melo에는 위에 적은 외에 30여 변종이 있고, 변종의 아래에 다수의 원예품종cultivar이 있다.

    최근의 품종에는 변종 사이 잡종에 의한 것이 많다. 예: 프린스, 엘리자베스, 방윤芳潤 

 이전의 8 변종으로 분류하던 참외를 var. makuwa의 1 변종으로 한 것.





잡초 멜론과의 만남


50여 년이나 전의 일인데, 분류학에서 동일 종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듯한 재배 멜론의 다양성을 눈앞에서 보고, 생애의 주제는 '멜론 무리인 Cucumio melo의 계보 연구'로 결정했다. 경로의 탐색은 원생종과 야생종의 조사가 출발점인 기본이며, 1960년대 전반은 멜론 무리와는 동속이종의 관계에 있는 아프리카산의 야생식물 12종의연구에 몰두했다. 이들 중에는 멜론의 야생종으로 보고가 끝난 종류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C. melo와는 교잡불화합이며(표2-1) 특성도 아이소자임형에서도 멜론의 재배종과는 관계가 없었다. 1967년 오사카 부립대학 교수였던 나카오 사스케中尾佐助(1916-1993)의 '아이 무렵, 뽕밭(토요카와시豊川市)에서 작은 박이 뒹굴고 있었다'라는 이야기가 계기가 되어, 1968년 카가와현의 메기女木, 오기男木, 쇼즈小豆의 세 섬으로 박을 채집하러 떠났다. 그 이전에 카가와현 농업시험장의 노로 키시지로우野呂葵巳次郞가 '타카마츠高松 먼바다의 슈우지마雌雄島(현재의 메기, 오기 섬)에서 쟁반에 바친 오쇼로우리オショロウリ가 있다. 육종 소재를 무턱대고 해외에서 구하기 전에, 일본의 풍토에 적응한 재래종을 다시 보고 이용해야 한다'(1925)고 기술하고 있는 점에서도 촉발되었다. 앞에 적은 세 섬에서는 메추라기부터 집오리 알 크기의 박 24종류(계통)이 채집할 수 있었다. 쓰고 단 것은 아니지만, 형질의 다양성에서 박과 식물로는 매우 진귀한 원시형의 양성(全) 꽃그루(花株)도 발견했다. 채집 소재 모두가 그물 멜론과 교잡이 자유롭고, C. melo인 점을 실증할 수 있었다. 자생 양상, 청취 조사에서 야생에서는 없는 밭에 수반하기 때문에, 잡초 멜론이라 명명했다. 이후 서일본 각지의 외딴 섬에서 163계통을 채집하고, 원산지라고 하는 아프리카, 중근동, 중국에서는 꽤 먼 신대륙인 멕시코, 코스타리카, 파나마를 포함한 18개국에서 69계통을 수집할 수 있었다. 각종 수법에 의한 형질의 해석으로부터 형질은 다양하지만 그물 멜론과 자유롭게 교잡할 수 있고, 형질의 지역 분화도 명확하게 할 수 있었다. 다만, C. melo의 야생종은 지금 더 발견되고 있지는 않다. 


잡초 멜론 탐색은 필자의 생업이라 계속하고 있다. 15번째 메기 섬을 방문했을 때, 1년성 식물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의 장소에서 여느 때처럼 살아 있었다. 종자 휴면 깊이의 다양성을 실증하듯이, 발육 단계가 다른 잡초 멜론이 섞여 자라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었다. 게다가 급속히 절면해 가는 계통과 건강히 계속 살아가는 계통 '양성꽃그루 식물 MG-16'의 실태를 새로운 식견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자생 분포 지역이 신·구 대륙에 걸치는, 형질이 다양한 잡초 멜론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채로 계속 살아간다.멜론 무리의 계보 추적과 육종에 알맞은 소재가 될 것이다.


1979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를 잡초 멜론 탐색으로 방문했을 때, 국립 농업연구기관의 포장에서 잡초 멜론이 자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잡초 멜론을 이야기하려면 야생종의 문제는 피할 수는 없다. 멜론의 야생종은 있는지, 어디에 야생 분포하고 있는지, 특성에 대해서 등 원산지와 야생종에 대해 언급한 기술에는 드 캔들De Candolle(1982), 허친슨Hutchinson(1927), 바빌로프Vavilov(1935) 등이 고전적인 것부터 휘태커Whitaker(1976)과 말릭Mallick(1986) 등 비교적 새로운 것까지 다수이다. 이들 중에서 아프리카 원생의 C. pubescens, C. microcarpus, C. turbinatus 등을 야생종이라 하기도 하지만, 멜론 무리와는 전혀 교잡불화합으로 동위효소 가운데 한 종 에스테라아제의 영동상泳動像도 일치하지 않고, 과피에는 가시 모양의 돌기가 있으며, 멜론 무리와는 관계가 없는야생식물이라 판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멜론 무리와는 다른 종으로 취급되었던 C. callosus, C. trigonus 또는 동종인데 이변종 취급을 받았던 C. melo var. chito, var. dudaim, var. agrest에 대해서 필자를 시작으로 다른 여러연구자는 교잡화합성, 아이소자임, 형태 등으로부터 이명동종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자생 상태는 서로 매우 비슷하고, 옥수수와 수수, 목화, 박과의 채소밭, 목초지, 하천 부지의 잡초라고 명기했던 것도 있고, 일본의 잡초 멜론 var. agrestis를 빼닮았다. C. melo var. dudaim은 운하를 경유하여, 캘리포니아와 멕시코의 아스파라거스밭에 퍼져 나쁜놈으로 취급되었다. 이와 같은 사정 때문에, 필자는 납득할 수 있는 멜론 무리의 야생종은 만나뵈었던 적이 없다. 이렇게 말하는 필자 자신의 영어 논문 제1호(1956)이 되었던 것은, 나카오가 채집한 야생 오이 C. sativus var. Hardwickii KITAM(네팔에서 부르는 이름은 Khnkuro)에 대한 논문이었는데, 그것은 네팔의 칼리간다키 계곡에 따라서 표고 1300-1700미터의 옥수수밭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지금 생각하면 잡초 오이였을지도 모른다. 


야생과 잡초의 차이, 둘 사이에 명확한 선을 그을 수 있을까? 잡초 멜론의 야생화를 의식하여 시도한 적은 몇 번 있지만, 좀처럼 간단히 되지는 않았다. 반대로 많은 다른 식물의 야생종(식물)이 밭에 침입하여 내가 주인처럼 잡초로 만들고 있다. 




잡초 멜론의 채집 여행


처음으로 한 잡초 멜론 탐색에서는 메기섬 13계통, 이웃한 오기섬 4계통, 근처의 쇼츠섬 1계통을 채집해 왔다. 10여 년에 걸친 138개 섬의 답사행에서 채집 계통 수, 그 일정, 여비 모든 점에서 가장 효율 높은 여행이었다. 그 가운데 채집 계통 중에서 유전자 자원으로 매우 귀중한, 과실이 세계에서 가장 작고 원시적인 양성 꽃그루가 포함되어 있었다.


나중까지 조사 지역을 본토 안이 아니라 외딴 섬으로 압축한 것은 초년도 메기섬의 효율성에 맛을 들인 점, 섬이라면 조사행동의 범위가 한정되어 지도에 위치 관계를 명시하기 쉬운 점, 바다로 격리된 섬마다 고유종(계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 최종 단계에서 자생하는 분포 지역의 선을 긋기가 쉽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1968년부터 1981년까지 14년 동안(그중 1년은 재외 연구)에 남세이南西 제도부터 이즈伊豆 제도를 포함해 도호쿠 연안에 이르는 일본 열도 주변의 외딴 섬을 방문했다. 13년 동안 답사한 138개 섬 안의 75개 섬에서 밭 안, 근처의 쓰레기더미, 농로에서 자생(과거도 포함)하는 걸 확인하고(그림2-5), 31개 섬에서 163계통을 채집했다.잡초 멜론에 대하여, 더 이로운 기상 환경이라고 생각하던 난세이와 이즈 제도에서는 각각 12개 섬의 312명, 5개 섬의 122명에게서 청취 조사했는데, 과거에도 현재도 이들 남쪽의 섬들에서는 잡초 멜론의 자생은 없어 남방을 경유해 도래했다는 추리는 부정되었다. 자생 분포는 구마모토현 야마쿠사天草 남단의 게스시마下須島가 남 또는서방한계, 츠시마対馬와 이키壱岐를 포함한 키타큐슈 연안, 세토우치瀬戸内, 이세伊勢·아츠미만渥美湾의 섬들을 지나서 아타미시 먼바다의 하츠시마初島를 북 또는 동방한계로 하는 섬들과, 일본해 쪽에서는 및 이키 및 츠시마, 미시마見島, 오키隱岐와 다이콘시마大根島(島根)였다. 서쪽 끝의 게스시마부터 동쪽 끝의 하츠시마에 이르는 분포 지역에서는 잡초 멜론의 전파 도표와 같은 지역 이름(호칭)인 '쿠소우리クソウリ'가 현재도 계속 전승되고 있다. 이 전파 가도에 병주하는 것처럼 큐슈 북변부터 산요우도山陽道, 킨기를 지나 중부와 칸토우에 이르는 각지의 유적에서 잡초 멜론의 종자가 다수 출토되었다(뒤에 기술). 잡초 멜론의 자생지와 그 종자의 출토 유적 둘의 분포가 중첩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칸토우, 토호쿠 이북의 섬들에서 자생이 없는 건 낮은 기온에 의한 것이라 추정되는데, 분포의 북진이 저지되어서 서일본의 잡초 멜론의 형질은 유전자가 날려 모이는 현상 그대로 다양화된 것이 아닐까? 그러나 진귀한 차를 사용해 3일에 걸쳐서 답사했던 아와지시마淡路島에서는 '들은 게 없다' '본 게 없다' 하는 소리만 들었다.



그림2-5 일본 열도 근해의 외딴 섬에서 잡초 멜론의 자생 분포 지역(1982). 타네가시마種子島부터 이시가키石垣섬에 있는 12개 섬(청취 312명) 및 이즈 제도의 5개 섬(청취 122명)에서는 자생은 확인하지 못했다. 138개 섬을 조사, 17개 섬에서 자생, 31개 섬에서 163계통을 채집.




외딴 섬 이외에서는 히로시마의 후츄시府中市, 미에三重의 시마志摩, 아이치愛知의 토요카와시豊川市와 코와시河和市, 미나미치타南知多의 모든 밭에서 과거에 자생이 있었다는 정보는 얻었지만, 잡초 멜론은 채집할 수 없었다. 오사카 요도가와淀川의 하천 부지(모라구치시守口市), 오사카 부립대 농장(사카이시堺市)의 퇴비장, 오사카 이바라키시茨木市의 파밭, 와카和歌 물가의 담배밭, 가고시마 소오시曽於市의 농도 등에서 각각 1개소 1그루 채집할 수 있었다. 숙주나물 원료, 가축 사료, 면실박, 폐기물 등에 종자가 잘못 섞여서 몇 십 년부터 몇 년 안에 일본으로 침입한 외래식물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외딴 섬에서 채집된 잡초 멜론은 뒤에 기술할 유적 출토의 종자부터, 유사이전 귀화식물의 자손이 아닐까 보고 있다. 외딴 섬의 것이 동아시아계 멜론 무리의 공통 특성인 양성화웅화 동주형이었던 데 반해, 본토의 것은 모두 남아시아계 멜론의 특성인 자웅이화 동주형이었던 점으로부터, 도래한 경로는 아마 남방일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럼 외딴 섬의 잡초 멜론은 어디에서 왔을까? 조몬시대부터 출토되는 종자가 없기 때문에 먼저 일본 원산은 아니다. 조선반도에서의 종자 출토의 보고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현상태로는 명확히 말할 수 없지만, 잡초 멜론의 자생 양상(그림2-6)에서 보는 한, 중국 대륙부터 반도에서 키타큐슈로 건너왔을 가능성 쪽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림2-6 한국에서 잡초 멜론의 자생지 분포 지역(Lee and Fujishita 1988)




일본 이외에서 모았던 잡초 멜론은 한국 12개 섬에서 28계통, 중국 2, 방글라데시 3, 네팔 4, 부탄 1, 시킴Sikkim 2, 파키스탄 10, 스리랑카 1, 인도 3, 이란 2, 차드 1, 카메룬 1, 수단 3, 세네갈 1, 남아프리카공화국 1, 그리고 멕시코 1, 파나마 1, 코스타리카 4, 합계 18개국에서 69계통이다. 이들에는 필자 자신이 채집한 것 이외에현지의 연구자와 재외 연구자 친구에게서 분여된 것도 포함된다. 한국에서의 채집 수가 많은 건 경북대학 교수인 이우승李愚升과 3년 동안 계속한 공동조사 채집의 성과 덕이다. 


통설의 멜론 원산지라고 이야기되는 아프리카, 중근동, 아시아와는 좀 멀고, 관계가 없는 지역이라 믿어 왔던 신대륙의, 더구나 3개국에서 자생하는 데 놀랐다. 원래 신대륙에도 자생이 있었는지, 아니면 인위적으로 타 지역(다른 대륙)에서 이입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호리병박처럼 신대륙의 옛 시대(페루, 기원전 1만3천-1만1천 년)의 유적에서 종자와 과피가 출토된다면 이야기는 간단하지만. 다만, 적도에 가까운 저위도 지대에 위치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의 잡초 멜론은 장일이란 조건(일본의 여름)에서는 꽃눈, 특히 암꽃 형성이 억제되어 덩굴이 덤불 모양으로 번성한다. 똑같은 저위도 지역에 있는 아프리카 카메룬의 잡초 멜론에서도 똑같은 경향을 볼 수 있다. 이 꽃눈 형성 특성인 단일 적응형에서 본다면, 신대륙에도 옛날부터 재래하고 있었다고도 해석된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서는 잡초 멜론의 정보가 없다. 그러나 오이에는 매우 진귀한 양성화웅화 동주형으로, 풋열매의 지름이 1-2cm인 동그란 모양의 재배품종 'Apple Sherbet'가 있었던 대륙이며, 그런 까닭에 잡초 멜론에 대해서는 미지라고 할 수 있는 희망의 신대륙이라 할 수 있겠다.




지역의 이름을 통하여 본 잡초 멜론의 전파(糞婢瓜)와 그 계보


나카오는 인류문화사 연구의 입장에서 '지역에서 부르는 식물의 이름(호칭)을 채집하는 건 발상지, 도래, 전파 경로를 탐색하는 데 중요한 전략이다'라고 기술해(1970), 필자에게는 종자와 동시에 지역 이름의 채집을 권했다. 


서북 규슈에서 세토나이瀨戶內, 키나이畿內, 츄우부中部를 지나 아타미시熱海市 난바다의 하츠시마初島에 이르는 외딴 섬의 자생지에서 공통어처럼 계속 이야기되는 것, 지역성을 엿볼 수 있는 것, 언어의 격리와 어원을 떠올리게 하는 것까지 42종류를 채집할 수 있었다(표2-2). 저렇게 정말 특성을 잘 구체화한 것으로, 당고우리(團子瓜), 하타케우리(畑瓜), 노우리(野瓜), 니가우리(苦瓜), 햐쿠나리(百成), 센나리(千成), 코우리(小瓜)나, 까마귀가 종자를 날라 왔다는 카라스우리(烏瓜) 등이 있었다. 섬에 의한 언어의 격리를 생각하게 하는 것으로, 분도리 대 분도로, 타츠비 대 타츠보 등 어미만 변화하는 것이 있었다. 본텐우리(焚天), 세이레이노우리(精靈), 쇼우진산노마쿠라(精進樣), 오쇼로우리 등 불교 용어 같은 것도 있고, 성숙한 열매를 불단과 감실의 공물로 바치는 습관은 지금도 각지에 남아 있다.



종류                                섬 숫자

종류                               섬 숫자

1. 베우리                             1

2. 본텐우리                           1

3. 분도리                             1

4. 분도로                             1

5. 치고우리                           1

6. 친고우리                           1

7. 친메우리                           1

8. 쵸우친우리                         1

9. 단고우리                           3

10. 훗테                              1

11. 후즈키                            2

12. 가키우리                         1

13. 고리(고리우리)                  3

14. 하타케우리                       1

15. 헨도우리                          1

16. 히메우리                          1

17. 햐쿠나리                          2

18. 이모구리                          1

19. 이모호즈키                        1

20. 카키우리                          1

21. 카라스모모                        1

22. 카라스우리*                     10

23. 코우리                            1

24. 쿠소우리(糞瓜)                  26

25. 마호즈키                          1

26. 나라시구리                        1

27. 니가후즈키                        1

28. 니가우리                          10

29. 니가고우리                        1

30. 노기리                             1

31. 노호즈키                           1

32. 논기우리                           1

33. 노우리                             1

34. 오쇼로우리                         1

35. 세이레이노우리                   1

36. 쇼우진산노마쿠라                 1

37. 센나리                             2

38. 타츠피                             1

39. 타츠포                             1

40. 토오스우리(토우스이)            2

41. 츠우리(츠리)                      2

42. 운바                                1

표2-2 잡초 멜론의 지역 이름(속명, 사투리) 종류와 채집 섬 숫자(1985)

*는 카라스우리속이 아님




잡초 멜론의 지역 이름 가운데 가장 보편적으로 들었던 것이 쿠소우리이다. 자생 서방한계인 후쿠에지마福江島부터 키타큐슈, 세토나이, 이즈·아츠미渥美 만의 외딴 섬을 한 줄로 이어 동방한계인 시즈오카의 하츠시마까지 59개 섬 중 26개 섬에서 마치 잡초 멜론이 지났던 길(고대 박과의 길)의 증거 같다(그림2-7). 잡초 멜론을 사람의 똥오줌이나 노상의 똥, 가축의 똥에서 싹이 터서 자라는 것이라 보는 표현이다. 한국과 부탄에서도 똑같은 용법을 들었다. 동의어로 베우리(便所瓜), 토오스우리(배를 통과한 우리), 토오스(토오스이)란 호칭도 있다.



그림2-7 지역 이름 '쿠소우리'의 분포(藤下 1985)




야요이 전기에 조선반도에서 건너오고, 그 후기에는 키타칸토우까지 퍼졌던 잡초 멜론과 참외, 그 전파의 담당자가 마음에 걸려, 어쩌면 지역의 이름인 쿠소우리가 단서가 되지 않을까 하여 스스로 인체 실험을 시도했다. 참외 '금가마니金俵'(품종명)의 과실을 둘로 나누어, 그 안의 반쪽에서 약 250알을 표준구(무처리)로 채종하여 물로씻는다. 남은 반쪽의 종자를 처리구로서 통째로 삼킨다. 그뒤 15, 30, 39, 52시간째(근무 기타로 시간 설정이 불규칙함)에 자택 화장실에서 비닐덮개에 배변, 종자만 핀셋으로 적출하여 물에 씻음. 소화기관을 통과하지 않았던 무처리구의 종자와 별도로 하여 동시에 페트리 접시 안의 젖은 여과지 위에 파종하고 섭씨 25도로 유지했다. 이상이 쿠소우리를 통째로 삼키는 인체 실험의 재료 및 방법이다. 통째로 삼킨 뒤 52시간 이내에 배출된 모든 종자208알  가운데 발아하지 않은 건 겨우 3알뿐, 발아율 98.6%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표2-3이 그 성과이다. 입구(입)부터 출구(항문)까지 약 9미터(성인 신장의 약 6배)나 되는 긴 터널, 습기를 빨아들인 종자는 너무 높지않은 36도와 아마 적은 효소, 공복시에는 산도 1-2의 강산성인 위액, 지나치게 가혹한 조건을 거치지 않고 발아했다. 똑같이 동물에 의한 종자의 전파 사례로는 프랑스 파리에 보내진 중국 고산대의 야크가 이송된 동물원에서배출한 똥에서는 히말라야의 식물이 나왔다고 한다. 또한 오스트레일리아에 수입된 낙타의 똥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식물의 싹이 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음의 실험으로, 대학의 부속 농장에서 사육하던 7살의 젖소 홀스타인에게 시로우리로 만든 '나가사키 츠케우리長崎漬瓜'의 종자를 먹이에 섞어서 먹였다. 27-91시간 안에 배출된 상정외에 대량의 소똥 덩어리에, 가압된 수돗물을 쏴서 합계 126알을 씻어 냈다. 이빨에 상하지 않은 종자는 모두 발아, 되새김이 발아에 미치는 영향은 볼 수 없었다.




배출에 걸리는 시간


0

15

30

39

52

배출 알 수

파종 알 수

발아 알 수

259

50

50

137

50

48

70

50

50

55

50

49

8

8

8

표2-3 분변에 배출된 삼킨 참외 종자의 발아(藤下 1982) 




같은 해인 1981년, 잡초 멜론을 탐색하러 사가의 가베시마加部島를 방문했다. 섬의 공동방목지에서 일본 소가 싼3개의 반건조된 똥덩어리에서 32개의 멜론 무리와 몇 개의 수박의 어린싹이 자라고 있는 걸 발견했다(그림2-8).이튿날 아침, 등대에 가까운 방목지를 다시 방문하여 똥덩어리를 샅샅이 거둬들여, 대학으로 가지고 돌아와 유리온실에서 역경재배했다. 당시 오사카 부근의 시장에서는 이미 완전히 모습이 사라졌던 참외 6종류(품종명 모름)을 수확할 수 있었다.



그림2-8 방목 고기소의 똥덩어리에서 발아했던 참외의 자람. 사가현 가베시마(1989년 9월8일 촬영). 오사에 가지고 돌아가 온실 역경재배. 6계통의 참외를 수확했다.



잡초 멜론과 참외에서는 인간도 포함해 포유동물의 소화기관을 통하여 배출된 똥 속의 종자는 발아력을 잃지 않고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실험과 외딴 섬의 현지에서 확인되었다. 이것으로부터 고대부터 2차대전 이후에 걸쳐서 '분매과糞媒瓜'로서 각지에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았다(2006). 분매과의 호칭은 전파에 흥미를가지고 있던 친구의 하나인 요리후지 란頼藤蘭 여서의 발안, 제언에 의한 것으로, 국립역사민속박물관 기획전시 "바다를 건넜던 화화華花"(2006)에서 공표한 뒤 채용되고 있다. 


지역 이름의 지역에서의 분화, 종류 수가 많았던 것이 나가사키현의 외딴 섬으로, 그 15종류는 다른 현에서는 들을 수 없는 나가사키 고유의 것이었다. 나가사키현에서 자생하는 잡초 멜론 그것의 형질도 다양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잡초 멜론과 섬 사람들의 관계가 오래되고 길어, 바꾸어 말하면 도래한 시기가 이름을 암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잡초 멜론은 총칭하는 듯한 "간절과間節瓜" 외에 100개 가까운 호칭이 있고, 중국에서는 야생 참외로서 구과狗瓜나 탁흑차목托黑且木을 해당시키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네팔에서는 Madhukurli, Ghurmi, 방글라데시에서는 Ghom, Gurm, 부탄에서는 Chintung, Dinbhu, 파키스탄에서는 Chibar라고 각 나라별로 호칭이 다르다. 세계의 잡초 멜론에 관한 지역 이름을 모으는 여행은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일본에서 모모르디카 멜론은 외딴 섬인 하치죠지마八丈島와 후쿠에지마에서만(1982) 재배되고 있으며, 지금도 건재하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매우 분질이고 과즙이 적은 과육, 성숙하면 열피, 열과하고, 설탕을 뿌려서 생식,때로는 다꾸앙을 반찬으로 주식 대용으로도 활용했던 멜론이다(그림2-9). 그 한편으로 나라와 헤이안 시대, 큐슈부터 도호쿠까지 일본 각지의 정무의 중심이었던 도시의 궁과 관청터 유적에서 종자가 다수, 집중하여 출토된다. 하치죠지마에서는 이 색다른 모모르디카 멜론(C. melo momordica)을 먹던 할머니가 분질의 과육이 목구멍을 막아 눈을 희번덕거리며 괴로워 했다는 사고에서 '바바고로시婆殺し'라는 위험한 이름으로 불린다. 또 하나의 산지, 나가사키의 후쿠에지마에서는 어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바우리'라고 한다. 이웃한 중국에서는 분질이라 살찐 이가 없는 할머니라도 씹지 않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로탄포과老太婆瓜'라고 부른다고 허베이 농업대학 유전자자원중심의 교수 馬德偉에게서 설명을 들었다. 또한 장쑤성의 우시無錫에서는 라오타이포과라고 부른다. 똑같은 예는 더 남쪽의 나라에서도 이어진다. 방글라데시에서는 공항에 가까운 바자르의 노점에서 열과하여 부수어져 버리면 상품이 안 되기에 바나나 잎으로 싸서 끈을 묶어 팔고 있었다(그림2-10). 이름을 물으면 멜론과는 연결되지 않는 '반기Bangi'가 돌아왔다. 벵갈어의 방가Banga에서 온 것으로, 그것은 또 영어의 버스트Burst(가루로 터지다)에 해당한다고 한다. 일본어로 옮기면 '가루로 부수어지는 멜론'이다. 문화도 식습관도 다른 유라시아의 나라들에서 모모르디카 멜론의 호칭은 이처럼 미묘하게 다르지만, 원인을 밝히자면 과육이 매우 분질인 것이 공통의 어원, 그것이 멋드러지게 구체화된 것에 감격했다. 또 하나, 우연이겠지만, 모든 호칭에 바란 음이 들어가있다. 모모르디카 멜론의 재배가 많은 동남아시아의 주변 여러 나라와 더욱 서쪽의 인도, 중근동에서의 호칭에 대해서는 앞으로 조사하고 싶다.  



그림2-9 (위)도쿄도 하치죠지마 농협 진열대의 모모르디카 멜론(1981). (아래)온실에서 역경재배하고, 수확한 성숙한 열매. 열피가 심하고, 그뒤 과실은 부수어진다. 아래에 깐 눈금은 한 변이 10cm.




그림2-10 방글라데시 joydbpur의 바자르에서 본 모모르디카 멜론. 열피가 심하고, 산산이 과실이 부수어지는 걸막기 위하여 바나나 잎으로 싸 놓았다(1979년9월17일 촬영).






고고학에서 본 다양한 종자와 잡초 멜론


1970년, 그때까지 전혀라고 할 정도로 고고학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재야의 고고학자 후지모리 에이이치藤森栄一(1911-1973)의 <카모시카미치かもしかみち> <카모시카미치 이후>를 읽고, 깊은 흥미를 느꼈다. 토기의 편년연구도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이것이 식물유체, 그중에서도 멜론 무리였다면 얼마나 재미있을지 생각했다. 그 화살촉, 당시 오사카 시립대 교수였던 코카와 쇼헤이粉川昭平(고식생학, 1927-2001)에게서 '이즈미和泉의 야요이 중기의 이케가미池上 유적에서 박과의 종자가 1만여 알 출토되고 있다'는 통지를 받았다. 조속히 발굴현장 사무소로 달려가, 유구 별로 분류되었던 페트리 접시 안의 종자를 보았다. 흑갈색의, 취약(탄화)하지만 섞이지 않은 멜론 무리의 종자, 그것도 대부분이 현생 참외보다 소립인 잡초 멜론형의 종자 그것으로 다수였다. 다행히 현장까지는 1시간이 걸리지 않는 거리, 시간을 내서 현장을 오갔다. 0.1mm까지 볼 수 있는 라이트가 달린 루페로 유 구 별로 100알을 무작위로 추출(다른 유적도 같은 방법)하고, 한 알씩 종자의 길이와 너비를 계측했다. 종자가 출토된 것은 마을터를 둘러싼 세 겹의 너비 6미터인 해자로서, 거의 100년 단위로 바깥쪽 만큼 굴삭, 축조가 새롭게 되었다. 계측 종자 수는 7000여 알에 달했다.


멜론 무리의 형질의 다양성은 사사건건 기술해 왔지만, 종자의 크기도 또한 변이가 매우 크다(그림2-11). 보존 중인 종자 가운데 최소는 나가사키의 테라시마寺島의 양성화주형 잡초 멜론 Te-1의 길이 3.8mm, 너비 1.9mm, 최대는 이란의 그물 멜론 KH-506의 16.0mm와 6.5mm였다. 교잡이 자유로운 동일한 종의 종자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크기에 차이가 있었다. 이것이 가령 벼의 종자였다면, 그 수량(중량, 용적) 차이는 막대한 것이 되었을 것이라고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면서 계측했다. 종자 크기의 변이는 멜론 무리 전체에서 보면 광범위하지만, 변종·집단 별로 보면 두서가 있어 그 식별에 도움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동양계의 참외, 월과는 작고, 유럽계의 그물 멜론과 윈터 멜론은 컸다. 잡초 멜론은 국적을 불문하고 소립으로 6.0mm 이하, 그중에서도 양성화형인 종자는 매우 작았다. 길이로 대강 분류하면, 참외와 월과는 6.1-8.0mm, 모모르디카 멜론은 8.1-10.0mm, 그물 멜론에서는 10.1mm 이상이다. 이들의 수치와 출토 종자 한 알마다의 길이 계측치를 조합하면, 출토 종자의 멜론 무리의 종류를 추정할 수 있다. 100알 이상을 출토한 유적을 시대별로 나누어, 종자의 크기와 추정 종류를 정리한 것이 그림2-12이다.


그림2-11 현생 C. melo의 종자 크기의 변이(1976). 교잡이 자유로운 동일한 종의 식물 종자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크기 차이가 있다. 테두리 안은 잡초 멜론. 긴지름 10mm 이상 -유럽계 멜론. 10mm 이하 -참외, 월과 등 동양계 멜론. 6mm 이하 -잡초 멜론.




그림 2-12 시대별로 본 C. melo의 종자 출토 유적의 분포와 종자의 크기 변이(후지시타 1995; 2004)

지도는 출토된 멜론 종자의 크기에서 발견된 역사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시기: (왼쪽 상단) 기원전 3-기원후 3세기  (오른쪽 상단) 기원후 4-7세기

         (왼쪽 하단) 기원후 8-12세기           (오른쪽 하단) 기원후 13-19세기

 




야요이 시대에는 잡초 멜론형이 압도적으로 많고, 나가사키의 사토타바루里田原 유적(427알)과 오카야마의 시카다鹿田 유적(767알)에서 출토된 종자는 모든 알이 잡초 멜론형, 후쿠오카의 이타츠케板付 유적(471알)에서는 잡초형과 그보다 조금 큰 참외형이 섞여서 출토되었다. 오사카의 이케가미 해자에서 출토된 종자(6740알)은 대부분이 길이 6mm 이하의 잡초 멜론형이었는데, 이타츠케와 마찬가지로 참외형이 섞여 있었다(그림2-13). 이케가미에서 최대의 성과는 해자가 안에서부터 밖으로 새로워지는 만큼 출토 종자가 커지고 알알이 모두 고른 것이 좋아졌단 사실이다(그림2-14). 메론 무리에서는 종자의 크기와 과실의 크기 사이에 정비례의 상관이 있어, 2000년 전인 야요이 사람이 생활 체험과 지혜로부터 더 큰 종자를 남기는, 요즘의 선발 육종을 직접 다루었을 것이다.박과의 채종에 대해서는 하이쿠에 관한 책 <모취초毛吹草>(1638년 간행)에 '맛의 좋음 씨앗이여 모아서 끝은 박'이란 한 구절이 있고, 미야자키 안테이宮崎安貞의 <농업전서>(1697년 간행)에 '참외의 종자를 취하는 건 박을 먹고서 우수한 단맛을 골라…'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들보다도 1천 년 이상 전인 야요이 사람은 이미 생활의 지혜로 선발을 알고 있었다. 똑같이 야요이 시대라도 기타칸토우의 신보新保와 히다카日高 유적에서 잡초 멜론형의 종자가 감소하고 참외형이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 전파에 세월이 걸리는 사이 도중에 큰 종자=큰 과실에 대한 선발이 작용했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림2-13 멜론 무리의 현생 종자(왼쪽 줄)와 유적 출토 종자(오른쪽 줄)

1: 잡초 멜론 var. agrestis Te-1

2: 잡초 멜론 var. agrestis MG-16

3: 참외 var. makuwa '황1호'

4: 월과 var. conomon '흑문'

5: 모모르디카 멜론 var. momordica '바바고로시'

6: 시카다 유적(야요이 중기 후반·오카야마)

7: 사토타바루 유적(야요이 중기·나가사키) 

8: 이케가미 유적(야요이 중기 초엽·오사카)

9: 瓜生堂 유적(야요이 중기·오사카)

10: 다가조多賀城 유적(8-9세기·미야기)




그림2-14 이케가미 유적(오사카) 해자 시대의 전후와 종자의 크기 변이(藤下 1980). 

좌: 溝 SF 075·076(야요이 중기 전반 제Ⅱ 양식), 우:  SF 074(야요이 중기 중반 제Ⅲ 양식 신단계)





시대가 나아가 나라, 헤이안 시대가 되면 종자가 출토되는 장소도 그때까지의 도랑과 우물에 대신해 도시의 궁과관청터가 된다. 출토 유구도 화장실과 화장실 모양의 구덩이, 건물 주변부의 도랑 같이 사람의 일상생활 장소에 접근하고 있다. 종자도 참외보다 큰 현생 그물 멜론에 가까운 큰 알로 변한다. 유적에서 출토된 종자 수도 나니와노미야難破宮의 6552알, 후지와라교藤原京의 499알, 나가오카교長岡京의 952알, 이와테의 야타테矢立 폐사廃寺의 2193알 등 어중간한 것이 아니다. 미야기의 다가조 유적에서 출토된 종자의 크기는 필자가 계측한 85개 유적 중에서 가장 크고, 길이의 평균은 8.4mm였다. 통째로 삼키기에는 너무 큰 나라, 헤이안의 멜론 무리의 종자, 음식쓰레기로 버려졌던 것이라 보고 있는데, 먹은 뒤에 배출(똥)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1978년 도쿄 하치죠지마로 잡초 멜론을 탐사하러 방문했을 때, 도쿄도 농업시험장 하치죠지마 지장에서 '작은 유형은 섬에 없지만, 럭비공 크기의 박이라면 있다'고 들었다. 섬 안을 찾아다니다 노파에게서 종자를 양도받았다. 크기, 모양은 마치 나라, 헤이안의 '종류 불상'으로 취급해 온 멜론 무리의 종자에 부합했다. 하치죠지마에서는 이 멜론 무리를 '바바고로시'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이 호칭이 앞에 기술했듯이 중국부터 방글라데시까지 이어지는 점 등,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재배하여 형질을 조사해, 과거 문헌의 기재와 대조한 결과, 변종 모모르디카 멜론(var. momordica 일본명 없음)이라 판명되었다. 그뒤, 고토 열도의 후쿠에지마에서 같은 무리의 재배가 있고, '바우리'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 두 섬의 모모르디카 멜론, 성숙한 열매의 과피는 복숭아 껍질처럼 손톱으로 벗기고, 과육은 찐 감자와 꼭 닮은 분질이고, 물기와 단맛이 없다. 식량 사정이 나빴던 전쟁 이전과 전쟁 때는 다꾸앙을 반찬으로 삼아 주식 대신에 모모르디카 멜론을 먹었다고 섬의 노인에게서 들었다. 이 모모르디카 멜론은 동남아시아부터 인도, 근동에서는 보통으로 볼 수 있으며, 때로는 설탕을 뿌려서 그대로 먹기도 한다. 멜론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이 모모르디카 멜론의 재배가 본토에서 떨어진 두 섬에서만 남아 있었던 사정도 마음에 걸린다. 이즈 방면부터 도시로 가츠오부시와 어장을 운송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다. 그러나 하치죠지마에 가까운 미야케지마三宅島와, 더욱 남쪽의 외로운 섬에서 참외의 재배가 발견되는 아오가시마青ヶ島, 나가사키의 후쿠에지마 주변 의 섬들에서는 모모르디카 멜론에 연결되는 듯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하치죠지마로는 다른 나라에서 쿠로시오를 따라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이 가지고 오고 그뒤 도시로 헌상된 것인지, 거꾸로 유배된 죄인과 그 시중을 드는 사람이 도시에서 하치죠로 운반해 온 것인지 잘 알 수 없다. 그뒤에도 섬을 방문했지만 새로운 정보는 얻지 못한다. 


목구멍을 막을 정도로 과육이 매우 분질인 모모르디카 멜론, 점질을 좋아하는 일본인의 기호에 맞지 않아 꺼리어멀리했던 것일까? 아니면 생산이 많은 동남아시아와 근동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설탕을 뿌려서 먹으려면 도시의 벼슬아치라고 하더라도 당시 설탕의 입수는 곤란했기 때문에 꺼리어 멀리했던 것일까? 모모르디카 멜론의 종자는중세 이후의 유적에서 출토되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이어진 중세, 에도 시대의 유적에서는 참외형의 출토가 대부분을 점하고, 20세기 전반까지는 일본의 여름 풍물시가 될 만큼 참외를 즐겨 먹게 되었다. 1960년대가 되어 '프린스 멜론'을 처음으로 하는 참외와 유럽계 멜론 등의 대부분의 변종 사이 잡종이 출시되어, 지금은 고급품 미식 지향의 수준에 맞추어 육종하고, 예전에는 궁정원예의 산물이라 경원시하기 십상이던 그물 멜론이 슈퍼의 진열대에 쌓여 있다.


조몬 유적에서는 사가의 나바타케菜畑 유적에서 만기 후반에 1알, 츠시마津島 오카야마岡山 대학 유적에서 4알이 있다. 모두 필자 자신이 관찰했는데 출토 수가 너무나 적고, 매토 중, 발굴과 조정 작업 중에 오염(다른 유구와 유층에서 출토 종자가 혼입됨)도 염려되어, 조몬에서 출토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한편, 후쿠오카의 이타츠케 유적에서는 절대년대(1950년을 기점으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년수)로 2880-2810 y.B.P. 사이에서 Cucumis의 꽃가루가 검출되었기에(中村純一 1976) 종자가 출토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멜론 무리의 고대사는 유적 출토 종자가 모든 걸 말하고 있다. 종자의 발굴부터 조정, 보존에 대한 고고학관계자가 노력한 보람이 있다(표2-4). 시대에 따른 종류와 양이 뚜렷하게 변천하는 모습이 일본만큼 상세히 조사된 사례는 해외에는 없다.



지방

시대

합계

조몬   야요이   고분   나라·헤이안   중세   에도   복합·모름

출토     계측*

홋카이도

도호쿠

칸토우

중부

킨기

츄고쿠

시코쿠

큐슈

                                1

                    3          8             2                  1

           3       2          2             3       2

          10       6          5            6                  2

          23      16        11            5       2          5

           5        3         2             2

                                                                  1

           8        2         2             2

  1

 14       7

 12       8

 29      16

 62      40

 12       6

  1        1

 14       7

합계 출토

 0       49      32        31            20      4         9

 145     85

합계 계측

          30     14        21            14       3         3  

 85

표2-4 시대 및 지방별로 본 C. melo의 종자 출토 유적 수(藤下 2007; 1996에서 보충)





종자의 휴면성


잡초 멜론을 탐색하기 시작했던 무렵은 흥분의 연속으로, 다음 세대의 싹이 언제쯤 나와줄지,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어떻게 끊임없이 계속 살아 있었는지 등, 식물에게 가장 중요한 생활사를 떠올릴 여유는 없었다. 연구 2년째의 가을, 특성 조사와 기술을 마친 뒤, 다음 세대가 빨리 보고 싶어져, 통상의 재배 멜론과 마찬가지로 페트리 접시 안의 젖은 여과지 위에 종자를 놓고, 25도의 항온기에 넣었다. 재배 멜론이라면 2-3일이면 발아(뿌리)하겠지만, 5일이 되어도 10일, 20일 기다려도 변화가 없다. 어쩌면 종자 휴면(종자 휴면이란 발아에 좋은 조건에서 파종해도 어느 기간, 잠자고 있는 것처럼 발아하지 않는 현상)이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재배종과 야생종의 상이점으로, 벼과에서는 잔이삭 탈립성의 유무가, 다른 식물에서는 종자 휴면의 유무가 자주 언급된다. 외딴 섬의 잡초 멜론, 빠른 것은 8월 중순에 익지만, 이 무렵부터 가을에 걸쳐서 섬에서 새가 쪼아 먹거나 사람과 가축의발에 짓밟히거나 하여 흩어진 종자는 휴면성이 없다면 이 무렵의 온난함과 강우에 발아해 버린다. 만약 순조롭게생육이 진행되면 꽃봉오리가 달리거나, 개화에 이르는 그루도 있다. 그러나 그뒤에 계속 늦가을부터 초겨울의 기온 저하로 덩굴은 말라 죽고, 발아력이 있는 다음 세대의 종자가 등숙하지 못한다. 과장스런 표현이지만 얼어 죽어, 휴면성을 갖지 않은 잡초 멜론은 절멸한다. 잡초 멜론의 연구에서는 해마다 봄여름과 가을겨울 두 번 농사지어, 가을겨울 농사는 8월 하순 심어 온실(가온은 11월부터) 재배하고 수확은 11월 말부터 12월에 한다. 이 시기, 오사카의 노지 재배에서는 저온 때문에 성숙한 열매(종자)의 수확은 불가능하다.


외딴 섬의 잡초 멜론은 어떻게 되는 걸까? 여름부터 가을에 성숙한 열매 속의 종자는 흙속에 묻힌 채로 겨울 동안에 배胚가 더욱 충실(후숙)을 계속하든지, 또는 저온에서 차분히 계속 자며(휴면), 기온이 올라 늦서리의 염려가없어진 초여름에 휴면에서 눈(싹)을 떠 발아한다. 섬의 사람들은 고구마밭에서 두벌매기에 들어갈 무렵 싹이 나온다고 한다. 또 필자 집의 정원에서도 잡초 멜론이 발아하는 것은 수국이 피는 6월이다(그림2-15). 이와 같은 자연스런 생존전술을 오랫동안, 어쩌면 도래한 야요이 시대부터 이어 받았을 것이다.


그림2-15 종자 휴면에서 깨어나 자연 발아한 잡초 멜론 MG-16(2009년 6월26일 촬영). 2008년 11월1일, 성숙 열매를 흙속에 묻었다. 이듬해 수국이 필 무렵에 제각각 발아.




가을에 외딴 섬에서 채집한 잡초 멜론, 이듬해 여름 자연스런 휴면 각성이 실험에서 기대되지 않을 경우, 종자를 젖은 상태의 탈지면으로 감싸서 가정용 냉장고에 20일 정도(휴면의 깊이, 기구의 차이로 기간은 달라짐) 넣은 뒤, 25도의 항온기 안에서 파종하면 발아한다. 이 처리로 1번 농사, 반 년 빨리 실험할 수 있다.


다음에는 잡초 멜론의 종자 휴면의 구조를 알려주고 싶다. 원인과 구조가 종피에 있을까, 씨 안의 배(떡잎, 어린뿌리)에 있을까? 방법으로는 종피에 상처를 내거나 벗기거나 하는 간단한 것이기에, 휴면성이 없는 재배 멜론과의 사이에 정역(상반) 교잡하여 얻은 F1 종자여도 종피는 모친 그것, 배는 잡종이라는 수정·배 발생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연구 결과의 일부가 그림 2-16이고, 시료가 된 이 잡초 멜론의 경우는 종피 쪽에 원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거꾸로 배 쪽에 원인이 있는 것도 볼 수 있으며, 또다시 휴면에까지 다양성을 드러내지만, 이것도 살아남기 위한 자연의 전략, 전술이라 본다. 또 한 걸음 더 깊이, 수분과 공기의 투과성과 흡수성의 차이 같은 물리적 요인에 의한 것일까, 또는 조직에 포함된 발아 억제물질 같은 화학적 요인에 의한 것일까? 과학이란 끝이 없는것이다.


그림2-16 잡초 멜론에서 볼 수 있는 발아 지연 현상·휴면(등하 1983). TM-1은 향천현 고견도산. E.F.: 온실 멜론(Earl's Favourite)

 



외딴 섬의 자생지에서는 발아와 생육이 가지런하지 않으며, 겨우 1미터 사방밖에 안 되는 지면에서 이미 황색으로 마른 과실을 달고 있는 그루의 바로 옆에 막 개화를 시작한 그루나, 또는 떡잎이 막 벌어진 어린싹까지 혼재해있는 상태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루와 과실과 종자에서 저마다 휴면의 깊이가 달랐기 때문이다. 태풍 같은 재해와병해충이 엄습하더라도 집단 안에 생육 차가 있는 것이 다행으로, 어느 쪽이든 살아남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휴면의 깊이가 제각각임은 냉장고에서 휴면 타파 처리를 실시한 종자의 발아가 제각각인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인위적으로 잡초화의 성패를 시도하고자, 본잎 몇 장인 모종을 가까운 마을산에 있는 버려진 밭에 한 그루씩 수백 미터 거리로 심어 보았다. 1개월도 지나지 않아 발견하는 일 자체가 어려워지는 외잎벌레, 또 가지과의 해충이었던 28점무당벌레, 게다가 민달팽이에게 집중 공격을 받아(주변의 야생식물에는 피해 없음), 잎은 구멍이 숭숭 나고 말라 죽는다. 한 개체로 살아남는 건 어려운 듯하고, 피해가 분산될 수 있는 개체수(밀도)가 필요한 듯하다.


휴면에 관계하는 문제 가운데 숙제가 있다. 동아시아 일본의 잡초 멜론은 살아남는 전술로 저온(겨울)을 조우하지 않으면 부수어지지 않는 종자 휴면을 가지고 있다. 겨울이 오지 않는 남아시아의 잡초 멜론에서 종자 휴면은 존재할까 안 할까, 있다고 한다면 건기와 우기가 관계된 걸까?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는 성표현형, 어린 과실의 쓴맛 발현, 아이소자임 등에 명확한 차이가 있는 점을 기술해 왔지만, 종자 휴면의 유무와 그 구조의 차이도 마음에 걸린다. 필자는 또 휴면성에 차이가 있을 경우 두 지역 사이의 잡종의 반응은 어떠할지, 그 다음이 또 마음에 걸린다.


휴면이 있는 일본의 잡초 멜론을 남아시아의 방글라데시와 라오스로 옮기고, 반대로 그 지역의 것을 일본으로 가지고 왔을 때, 휴면성은 변하지 않을까 변할까? 저온을 만나지 못해 영구히 발아하지 않은 채로 끝나는 걸까, 철이 아닐 때 발아하여 동사하는 걸까? 이 실험에 신경을 써야 했던 건, 본래의 생태계를 혼란시키지 않기 때문에 이입된 식물(유전자)이 빠져나가거나 확산되는 걸 방지한다. 이 실험에 대해서는 멜론으로 유라시아를 전전하고 계신 친구, 지구연의 타나카 카츠노리田中克典 씨에게 앞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다양한 성표현형의 지역성


대부분의 현화식물은, 1개의 꽃 안에 암술과 수술 둘이 갖추어져 있는 양성(全) 꽃이다. 그런데 박과식물에서는양성화 이외에 암술(암술머리, 암술대, 씨방)만 있고 수술은 없는 암꽃, 수술(오로지 꽃실)만 있고 암술은 없는 수꽃의 세 종류가 있다(그림2-19). 이 세 종류 꽃의 조합에 의하여 성표현형을 분류할 수 있다. 암꽃만 달리는 암그루와 수꽃만 달리는 수그루가 있는 자웅이주형, 암꽃과 수꽃이 동일한 그루에서 따로 달리는 자웅이화동주형, 양성화와 수꽃이 동일한 그루에서 따로 달리는 양성화웅화동주형, 양성화만 달리는 양성화주형, 기타 암꽃양성화동주형과 삼성화동주형을, 박과식물에서 볼 수 있다. ①자웅이주형=쥐참외, 하눌타리, 돌외, 아프리카에서 야생하는 C. heptadactylus 등의 식물에서 볼수 있고, 같지 않은 성표현형 사이의 잡종(육종)과 생장 조절물질 처리에 의하여 수꽃그루와 암꽃그루가 발현하는 것도 있다. ②자웅이화동주형=가시박, 뚜껑덩굴(合器蔓), 새박 등의 야생식물과 재배식물에서는 호박, 동아, 박, 호리병박, 덩굴여지, 여주, 차요테, 피클오이 외에, 본래는 이 형이지만 품종에 따라서 양성화수꽃동주형도 있는 종류에 수박, 멜론 등이 있다. ③양성화수꽃동주형=멜론 무리의 44개국에서 수집한 재배품종 중에서는 양성화수꽃동주형이 80%를 넘는 418품종으로 많고, 자웅이화동주형은 81품종으로 적다. 동양계의 참외, 월과에는 다수의 품종이 있지만, 그 90% 가까이가 전자의 형이다. ④양성화주형=박과식물에서는 매우 드문 형으로, 필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일본, 한국, 중국의 잡초 멜론 8계통과, 거기에 중국의 참외 8품종(계통)이다.


박과식물 중에서 꽃의 성표현현이 가장 복잡하고 다양한 것이, 또다시 멜론 무리이다(그림2-17).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라서 표현형에 일정한 차이가 있다(표2-5). 참외, 월과의 주요 산지인 동아시아 지역의 멜론 무리는 잡초 멜론도 포함해 양성화수꽃동주형이 압도적으로 많다. 일본, 중국, 한국에서 수집한 139품종 가운데 128품종이, 잡초 멜론에서는 196계통 가운데 166계통이 양성화수꽃동주형이다. 한편, 그것이 남아시아 지역이면 자웅이화동주형이 많고, 재래종에서는 64품종 가운데 50품종이, 잡초 멜론에서는 12계통 모두가 자웅이화동주형이다. 성표현형에도 동아시아 지역과 남아시아 지역에서, 잡초 멜론도 포함해 차이가 보이며(표2-5), 멜론 무리는 두 지역에서 별도로 분화 성립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림2-17 C. melo의 대표적인 성표현형(藤下 1983에서 보탬). 이후에 양성화주형의 잡초 멜론 계통이 한국에서발견된다(1990).




지역

품종수*

암수, 수

암, 수

암수

동아시아

남아시아

중근동

아프리카

유럽

북미

중남미

태평양

260

14

65

13

47

12

3

4

5

50

13

4

4

4

1

0

8

0

0

0

0

0

0

0

합계

418

81

8

표2-5 지역별로 본 재배 멜론의 성표현형(藤下 2006; 1983을 보탬)

*품종명 알 수 없는 계통도 포함되었다.



하치죠지마의 모모르디카 멜론 안의 '아사누마계浅沼系'와 오키나와의 '하테루마波照間 월과', '오하마大浜 재래 월과'는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반적인 자웅이화동주형이고, 남방을 경유해 도래함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잡초 멜론 가운데 외딴 섬의, 아마 유사 이전의 귀화식물이라 보고 있는 것에는 168계통 중 145까지가 양성화수꽃동주형이었다. 이에 반해 혼슈, 큐슈의 내륙부에서 발견되어 채집한 전후에 도래했다고 추정하고 있는 5계통은모두 자웅이화동주형이고, 역시 남방을 경유해 도래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림2-18 잡초 멜론 중에서 가장 원시적인 카가와현 메기지마의 양성화 그루 MG-16(1981) 한 그루에서 768개의 열매가 달린다(온실 역경, 무수분).




양성화형 그루는 잡초 멜론에서는 카가와의 메기지마 1계통, 나가사키 고토 열도 가운데 테라시마의 1계통, 우쿠지마宇久島의 3계통, 한국 거제도의 2계통과 중국 황하 유역(상세한 자생지는 중국 측 채집자가 비공개를 희망했다. 그만큼 귀중한 유전자원)에서만 발견, 채집되지 않는다. 아마 동아시아의 고유종일 것이다. 덩굴의 모든 마디(엽맥)에 양성화가 달리고, 수꽃은 전혀 달리지 않는 완전절성형이다. 유리온실 안에서 역경지를 기어가게 재배하고, 가지고르기도 수분도 일절 행하지 않는 방임 상태에서 한 그루에 768개의 열매(그림2-18)가 맺은 기록이남아 있다. 양성화 그루의 과실은 모두 매우 작고, 메추라기의 알보다 조금 크며, 열매 무게는 5-10그램이다. 노지 재배에서 30cm 화분에 테두리를 만들어 한 그루를 재배(나무나 대나무 지주나 틀에 덩굴을 올리는 재배, 나팔꽃에 이용되는 일이 많음)해도 50-70개의 열매는 보통으로 맺힌다. 멜론 무리도 오이에서도 매우 어린 덩굴에서는 양성화의 형태, 구조를 구비(조직 절편에서 관찰), 꽃눈의 발육에 수반해 그대로 양성화로 발달하든지, 단성의 암꽃이나 수꽃으로 분화하고, 저마다 기능을 갖도록 발달해 간다. 암꽃이어도 루페로 관찰하면, 암술대가 붙어 있는 부분의 주변에는 수술 3개의 흔적, 자취가 있고, 수꽃에는 꽃의 아래 부분에 암술머리의 흔적이 있다(그림2-19). 이들 사정으로부터 성이 분화하지 않는 양성화가 기본형, 원형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잡초 멜론의 양성화주형과 다른 두 형의 성표현형의 잡종에서는 전자가 항상 우성으로 나온다(그림2-10). 이와 같은 유전 양식도 포함하여, 멜론 무리의 안에서는 양성화주형을 원형이라 자리매김하고 싶다. 중국의 양성화주형 참외 '소취과小翠瓜', '완현첨과完縣甛瓜' 외 6계통의 성표현형의 유전양식, 특히 같은 형인 잡초 멜론과의 잡종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림2-19 멜론의 수꽃(좌), 양성화(가운데), 암꽃(우)(藤下 1959). 꽃잎과 꽃받침을 생략했다.

A: 암술머리, B: 수술, C: 수술의 흔적




그림2-20 양성화주 잡초 멜론 MG-16과 온실 그물 멜론의 F1 잡종(1976). 마디마다 열매가 달리는 성질이 우성으로 나온다.



성표현형의 유전 양식에서는 남아시아에서 많은 자웅이화동주형이, 동아시아의 양성화수꽃동주형에 반해 우성이고, 한 유전자로 결정된다.


멜론 무리도 포함한 박과식물의 암수꽃의 분화 형성은 일장과 온도의 영향을 받기 쉽고, 보통 장일과 고온(밤) 조건은 암꽃 형성을 억제한다. 적도 가까운 저위도 지대의 잡초 멜론이나 재래의 재배품종은 연중, 장일에 쬐이는 일이 없기 때문에, 여름철에 일장이 13-15시간 가까이나 되는 오사카에서 재배하면, 암꽃만이 아니라 수꽃 형성까지 역제되어, 덩굴만 덤불처럼 무성해져 버린다. 카메룬(북위 5도), 멕시코(북위 20도), 코스타리카(북위10도)의 잡초 멜론이 그 전형적인 예이다. 저위도 지대의 것을 농사철을 바꾸어 겨울농사로 온실 재배를 하면, 일조 부족으로 영양생장 그것이 억제된다. 이 기상 조건에 대한 반응으로부터 태어난 고향을 추정할 수 있기도 하다. 




어린 열매의 쓴맛 발현에 대한 유전형의 지역성


1954년까지 필자는 과실이 쓴 멜론이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교토 대학 교수인 키하라 히토시木原均(1893-1986)를 대장으로 하는 카라코룸·힌두쿠시 학술탐험대로부터 받았던 멜론 무리의 종자, 31품종 가운데 어린 열매에서 강한 쓴맛인 것이 10품종 발견되었다. 외관만이 아니라 맛까지 다양한 멜론이다. 멜론의 계절이 되면 학생과 실험실에서 점심 식사 때, 절임 대신 개화 1주일 지나 솎아 딴 어린 열매에 소금을 뿌려, 오이보다 아삭함이 좋은 그 맛을 즐겼다. 어느 날, 앞에 기술한 선물 가운데 입에 넣자마자 그 쓴맛으로 엉겁결에 뱉어버린 품종을 만났다. 이 때부터 필자의 과실 특성 조사용지에 어린 열매의 쓴맛 유무를 적는 기입란이 마련되었다. 과실의 안에 쓴 부분은 태좌(멜론 무리에서는 과실의 중앙부를 점하는 종자가 가득 차 있는 부분)와 그 주변부분임을 밝혔지만, 잡초 멜론은 작기 때문에 깨물면 과실 전체가 쓴 느낌이었다. 재배, 잡초 멜론일지라도 쓴맛이 느껴지는 건 개화 이후 20일째 정도까지의 어린 열매로서, 이후 사라진다. 이 개화 이후 20일째의 무렵은 맛있는 것으로, 멜론 무리에서는 종자에 발아력이 갖추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1952). 성숙하더라도 쓴맛이 사라지지 않는 특이한 잡초 멜론이, 아프리카의 카메룬과 한국의 거제도에서 1계통씩 있었다. 


멜론 무리의 과실이 지닌 쓴맛의 성분에 대해서는 식물의 쓴맛 물질에 상세한 칸사이 학원대 교수였던 나야 케이조우納谷惠三에게서 쿠쿠르비타신 A-K 가운데 B(융점 184-186도)가 많다는 교시를 받았다. 


1975년, 봄의 연휴에 카라코롬의 쓰지 않은 멜론과 시즈오카의 쓰지 않은 그물 멜론을 교배하여 받은 F1 종자를여름의 끝부터 시험 재배, 초겨울에 수확하여 맛 시험을 했다. 그 결과 쓰지 않은 같은 종류의 F1임에도 상관없이 강한 쓴맛이 있는 조합이 발견되었다. 교배 실수(신품종 선택의 잘못, 꽃봉오리 일 때 수술의 꽃밥 제거와 교배할 때의 오염)인지, 그렇지 않으면 보족 유전인지 다시 생각하고, 곧바로 같은 조합으로 신중히 다시 교배시켜 이듬해 여름에 재차 맛 시험을 했다. 두 번째도 역시 써서, 보족 유전에 의한 쓴맛 발현이 거의 확실하게 된다. 유전학 관계의 교과서에서 스위트 피의 흰꽃 계통 사이의 교배에서 F1이 자색꽃이 되는 예가 인용되어 있다. 곧한 가지의 표현형(형질, 여기에서는 쓴맛)이 서로 보족하는 비대립 유전자의 조합에 의하여 발현하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에 정합하지 않는 실험 결과가 나왔을 때의 판단과 대처법이 신발견으로 어어질지 아닐지의 분기점이 되는 것을, 학생과 함께 실감했다. 교배 실수로 결말을 냈다면, 이 뒤의 멜론 무리의 계보 탐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쓴맛 발현의 유전형 분석 수법은 끝내 손에 넣지 못하고 끝났을 것이다. 무수정 종자 형성의 유도와 이 장에서는 할애하지만 태좌 절편 배양을 통한 식물 유도에서도, 믿기 어려운 실험 결과의 재검토로부터 멜론 무리에 대한 큰 연구 성과가 태어난다. 


재배 멜론 어린 열매의 쓴맛 발현이 보족 유전에 의한 것임이 밝혀진 뒤, 보존하고 있는 유전자원(종자) 중에서 쓴맛 없는 계통의 품종을 골라내고, 다수의 쓴맛 없는 계통 종류 사이의 조합으로 교배를 행해 F1 과실을 시식했다. 그 결과를 정리한 바, 세계의 멜론 무리의 쓴맛 발현에 보족 유전을 하는 3형이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3형의 분석종(부모)으로서 모두 쓴맛이 없고, Ⅰ형 대표에는 일본의 잡초 멜론으로 카가와의 시시지마산 SS-6(자식自殖 7대)를, Ⅱ형에는 시즈오카의 그물 멜론의 자식계(자식 12대)를, Ⅲ형에는 방글라데시의 재래 멜론 무리 B-14(자식 3대, 월과에 가깝지만 변종 불명, 아마 요리용)을 해당시켰다. 멜론 무리에서는 자식 내혼 열성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별도 연구로 실증을 마친, 이 3형의 각 대표와 발현형 불명(미분석)과의 사이에서 교배하여 얻은 세 조합의 F1 과실을 시식한다. 그 가운데 두 조합은 쓴맛이 있고, 나머지 한 조합만이 쓴맛이 없다. 이 쓴맛이 없는 F1의 부모 종류가 똑같은 유전자형을 가진 것이 된다. 시간과 노력과 끈기를 필요로 하는 연구였는데, 174품종 522조합의 잡종 분석으로부터 표2-6과 같이, 쓴맛의 발현형도, 동아시아는 Ⅰ형, 남아시아는 Ⅲ형으로 나뉘고, 멜론 무리는 두 지역에서 별도로 분화, 성립되었다는 가설이 한층 확고해졌다. 더구나 유라시아 서부 지역의 그물 멜론, 윈터 멜론, 뱀 멜론 등 이른바 유럽계 멜론은 Ⅱ형이었다. 일본의 잡초 멜론 가운데, 쓴맛이 없는 건 시시지마(카가와), 이키나지마生名島(에히메), 오지카지마小値賀島(나가사키)의 3계통뿐이었지만, 쓴맛의 발현형은 동아시아계의 참외, 월과와 똑같은 Ⅰ형이었다.



지역

품종 수*

품종 수*

쓴맛 없음

쓴맛 있음

발현 유전형




동아시아

남아시아

중근동

아프리카

유럽

북미

중남미

태평양

128

41

39

13

40

6

2

2

122

25

22

7

17

2

0

0

64

0

0

4

0

0

0

-

17

5

19

7

29

6

1

-

0

21

0

1

0

0

0

-

합계

271

195

68

84

22

표2-6 지역별로 본 재배 멜론의 어린 열매 쓴맛 발현(藤下 2006; 1963을 보탬)

*품종명 모르는 계통도 포함됨



이 해석 방법에서 가장 알고 싶은 건 잡초 멜론의 유전형이지만, 수집한 C. melo var. agrestis의 225계통 가운데221계통까지가 쓴맛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활용할 수 없었다.





아이소자임(동위효소)형의 지역성


지금은 개나 소나 신형 바이러스 검사부터 산지 증명, 그리고 범인 수색까지 DNA에 맡기고 있다. 30년 정도 전의 일반적인 연구실에서는 분자생물학적 수법, 화학 분류의 수법이라고 하면 아이소자임 분석(동위효소)이었다. 유연관계의 해석, 잡종 검정, 유용 유전자의 조기 검색 등에 소중하게 여겼다. 필자 들은, 세계 각지로부터 멜론 무리 11변종으로 이루어진 51품종과 잡종 멜론 54계통을 분석했다(1980). 산성 포스파타아제 분석에서 동아시아의 참외, 월과는 국적에 관계 없이 지모그람zymogram(효소영동상)은 동일한 Ⅰ형, 잡초 멜론 가운데 일본의 5계통도 참외와 같은 Ⅰ형이고, 서로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하는 관계이며, 일본의 잡초 멜론은 동양계 멜론의 한 선조계라고 추찰되었다. 한편, 파키스탄과 부탄, 시킴, 카메룬, 남아프리카, 멕시코의 잡초 멜론은 모두 Ⅱ형을 나타냈다(그림2-21). 카토加藤, 아카시明石, 타나카田中 등도 일본과 한국의 참외, 월과, 잡초 멜론 사이의 지모그람에 차이는 없었다고 한다(2001-2006). 그 한쪽에서 인도의 잡초 멜론은 소립 종자계 재배 멜론과 마찬가지로, 그것은 아프리카 남부의 소립 종자계 멜론이 건너와 선조형 원형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미 기술한 꽃의 성표현형, 어린 열매의 쓴맛 발현 유전형 등과 함께, 멜론 무리는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 별도로 분화, 성립했던 것이, 아이소자임 분석의 결과에서도 암시되었다. 


그림2-21 C. melo의 산성 포스파타아제·지모그람(森井·藤下·桃谷 1980). 

Ⅰ: 동아시아의 참외, 월과, 일본의 잡초 멜론

Ⅱ: 일본의 모모르디카 멜론

Ⅲ: 남아시아의 재래 품종, 파키스탄과 시킴, 부탄의 잡초 멜론. 라오스, 미얀마, 네팔의 모모르디카 멜론

Ⅳ: 아프가니스탄의 뱀 멜론






단위결과성單爲結果性으로 보는 지역성


단위결과성이란 수정하지 않고서 씨방이 발달하여, 종자가 없는 과실이 생길 수 있는 성질이다. 초본 식물에서는드물고, 이 성질이 실제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과채 중에서는 멜론 무리의 동속이종에 해당하는 오이 정도일 것이다. 겨울철, 또는 기온이 낮은 초봄, 늦가을의 하우스나 터널재배에서는 곤충이 부재하는 무수분 조건 속에서 오이의 과실은 자꾸 발육한다. 물론 씨는 없다. 대다수의 다른 식물에서는 과실은 수분 이후 수정이 되고서 종자 발육에 따른 씨방 비대의 과정을 거친다. 멜론 무리에서 필자가 이 성질에 강한 관심을 가진 이유는, 과실마다 종자 수의 많고 적음이 품질(당도, 육질), 과실의 크기, 보존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었던 것이 첫째이다. 둘째는 멜론 무리의 온실과 하우스 재배에서는 결실과 가지런한 열매 모양을 확보하기 위하여, 꽃가루의 수명을 고려해 오전에 일찍 인공수분이 필요하다. 수분에 드는 노력, 시간이 대단하기에, 일부에서는 인공수분을 벌을 이용해 대신하게 하지만, 이 수분 조작과 생장 조절물질 처리가 불필요한 자발적 단위결과성이 있는 부담을 던 멜론의 육성이 기대되고 있다.


단위결과성은 암꽃과 개화 전날의 오전 안에 제웅(수술을 핀셋으로 없앰)한 양성화에 곤충에 의한 수분·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황산지 봉투를 씌우고, 그 5일 뒤에 제거하여 과실이 발육하는지 어떤지를 조사하고, 이 성질의 유무를 판정한다. 예비 실험에서는 참외와 일본의 잡초 멜론에는 성질이 있고, 그물 멜론에는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시험 재료의 범위를 넓혀서 실험한 바, 그 성질의 유무가 또다시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 차이가 났다(표2-7). 동아시아의 참외, 월과, 또 잡초 멜론의 대부분이 단위결과성을 가진 데 반해, 남아시아의 것에는 없는 것이 많았다. 더구나, 자발적 단위결과를 한 과실은 자가수분에 의해 종자가 있는 과실보다 작고, 열매 무게는 70% 안팎에 머물렀다. 



지역

변종

품종·계통별

단위결과성

종자 없는 열매/처리한 꽃

A

B

동아시아

참외

월과


모모르디카 멜론

잡초 멜론

8

6

3

1

3

0

0

0

0

2

35/68

19/53

7/15

2/13

10/37

35/68

19/53

7/15

2/13

10/50

남아시아

재래 재배종

모모르디카 멜론

잡초 멜론

0

1

0

5

3

1

-

4/13

-

0/18

4/41

0/11

표2-7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지역별로 본 단위결과성(藤下·數野 미발표)

동아시아: 일본, 한국, 중국 동부

남아시아: 인도, 네팔, 부탄, 방글라데시, 미얀마, 태국,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A: 단위결과성 있는 품종

B: 처리 품종 전체






무수정 종자 형성(apomixis)


멜론 무리에 가까운 이종이고 교잡할 수 없는 아프리카 원산의 Cucumis figarei가 바이러스 감염 억지물질의 생합성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1994). 이 유전자를 멜론 무리에 이입하고자 생명공학을 활용한 연구를 시작했을 때, 꽃봉오리·오래된 꽃(지연) 수분, 반복 수분, 2배성 꽃가루의 수분에서는 교잡할 수 없기 때문에, 교량 식물을 구하여 이 야생종과 원형이지만 재배 멜론과는 교잡이 자유로운 잡초 멜론 사이의 교배를 반복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교잡은 불가능했다. 다만 니가타의 니츠시新津市 근교에서 백중맞이에 불단의 공물로 삼는 소형 멜론 무리인코히메우리(제사의례의 항에서 해설)를 모친으로 한 교배의 한 조합에서만 얻을 수 있던 과실에 충실한 종자가 들어 있었다. 재배한 바 모든 그루가 경모傾母 개체(잡종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고, 모친을 꼭 닮은 개체), 코히메우리 그것이었다. 그래서 무수정 종자 형성(수정 없이 종자가 생길 수 있음)을 추정, 기대하고, 순계 유도(후대에서 형질이 분리되지 않는 순수 개체의 유도)에 의한 육종 연한의 단축화와 유전적으로 열성을 나타내는 유용형질의 유발을 노리고, 19과 34속 47종의 식물 꽃가루를 코히메우리에 수분했다. 과, 속, 종을 묻지 않고 모든 교배 조합에서 경모 식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전혀 예상도 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왔다(그림2-22). 무수정 종자 형성의 설명으로 늘 소개하는 것이 '곰솔의 꽃가루나 고비의 포자가 수분하더라도 종자가 생긴다'이다(1974). 유아용 분유, 밀가루, 분필의 가루에서는 결실하지 않았다. 유도 식물은 반수체를 상정했는데, 118본 가운데 117본이 2배체, 나머지 1본이 3배체였다. 별도의 꽃밥배양으로 얻을 수 있던 식물도 2배체뿐이었다(1991). 멜론 무리에서는 반수성 세포의 꽃가루나 난자로부터의 유도 식물은 반수체가 아니라 2배체(dihaploid)가 되기 쉬운 것 같다.


그림2-22 19과 34속 47종의 꽃가루 수분으로 종자(경모 식물)를 얻은 코히메우리 C.melo(변종 불명)의 열매(1974). 꽃가루 부모의 예를 나타내자면, 가장 아래 왼쪽부터 금어초, 토마토, 딸기, 사프란, 석산(저장 꽃가루) 중앙은 자가수분.





살아 남기 위한 잠재 전술


요즘, 일본의 외딴 섬에서는 현지 주민의 고령화에 따른 다락밭의 방기 때문에, 밭에 수반해 있던 잡초 멜론은 절멸 직전의 상테에 있다. 그와 같은 상황 안에서 2007년 방문했던 카가와현의 메기지마에서도 같은 경향이 급속히 진행되어, 그 지방에서 자란 어르신에게서도 "사라졌다"고 이야기되었다. 그런데, 섬의 1개소에서 발을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메추라기의 알보다 작은 잡초 멜론이 지면에 뒹굴뒹굴 펼쳐져 있었다(그림2-23). 관찰하면, 앞에 기술한 성표현의 항에서 소개했던 양성화 그루가 틀림없는 MG-16계이다. 가장 오래 살기를 바라는 원형 중의 원형인 잡초 멜론이다. 1981년, 유리온실 역경재배에서 가지고르기도 수분도 시키지 않고 덩굴을 자갈 위에 기어다니게 둔 바, 이 잡초 멜론 한 그루에서 768개의 열매가 달렸던(그림2-18), 기네스북에 오른 이력을 가진 주인공이다. 재작년, 재발견하여 채집한 MG-16을, 이듬해 여름 자택의 베란다의 화분에서 재배했다. 베란다의 콘크리트가 뜨거워지기 때문에 차광용 그물을 1미터 정도 높이에 걸고, 그 아래에서 재배한다. 앞에 기술한 유리온실까지는 아니지만, 꿀과 꽃가루를 모으러 꽃을 찾는 곤충이 날아오는 건 노지에 비교해 강하게 억제되어 있다. 멜론 무리는 본래, 풍매화가 아니라 충매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그루에서 50개 남짓의 잡초 멜론 열매가 모두 잎겨드랑이(마디)에 방울처럼 달렸다. 그들 과실에서 한 열매당 8-148알의 충실한 종자를 얻고, 종자가 없는 열매는 전혀 없었다. 폐쇄 또는 그에 가까운 유리온실과 차광 그물의 조건에서의 종자 있는 열매의 결실을, 앞에 기술한 무수정 종자 형성과 연결하는 것은 너무 대담한 것일까? 곤충이 없어도 수분이 없어도 늘어나토종 민들레를 몰아낼 정도의 세력으로 번식하여 자연 파괴와 도시화의 상징으로 꾸며지는 서양민들레를 떠올린다. 무수정 종자 형성의 실증은 매우 어렵고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잡초 멜론에게는 자손을 남기는 궁극의 생존 전술·대책처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잡초 멜론의 맹렬하기까지 한 생존의 실태가 빈틈이 보이지 않더라도, 여생을 이 해명에 바치려 한다.



그림2-23 메기지마(카가와)에 현생하는 양성화 그루 잡초 멜론 MG-16. 2007년 10월22일 촬영.






멜론의 미각, 단맛과 신맛


달지 않으면 배신을 당한 듯한 기분이 드는 멜론, 시즈오카의 온실 멜론 산지에서는 생산농가별 출하상자부터 검사계가 무작위로 추출해 당도를 계측, 13도 이하가 나오면 출하의 일시정지라는 규제를 행하여, 시장과 소비자의신뢰를 확보해 가고 있다. 단 멜론을 수확하기 위한 생산자의 비배관리에 대한 심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본래 건조한 공기를 좋아하는 멜론을 병해가 발생하기 쉬운 고온다습한 일본에서 재배하는 것부터 무리가 있다. 대형 하미과의 산지, 중국 신장 위구르의 투루판에서는 연간강수량이 40mm, 1년의 대부분 날마다 맑음, 일교차도 15도로 크다. 그와 같은 기상조건에 적응한 멜론은 과실은 크지만 잎은 작고(잎 그림자가 적음) 두터운 잎, 당의 축적에는 안성맞춤인 조건이 갖추어진다. 현지에서 당도를 측정하면 16도는 보통, 20도 가까운 것도 있다(일본의 온실 멜론은 13-14도가 최고, 이하 참외 9-12도, 월과는 4도가 평균). 멜론의 종자를 채종하여 책상 위에 방치해 놓으면, 일본에서는 2년째에는 발아력이 극도로 떨어지지만, 투루판에서는 16년 지나도 발아했다고 현지 직원은 자랑스럽게 말한다. 이 지역에서 노지 재배하고 있는 멜론에서 채집한 종자를 일본에 가지고 돌아가, 비를 피하기 위하여 유리온실에서 재배하면, 일사량이 적고 무더운 조건 때문에 잎은 거대화하여 잎 그늘이 커지고, 엽록에서 물방울이 불어 나와, 두둑의 사이를 지나가면 윗도리가 젖는다. 광합성이 떨어지고, 당도는 10도 안팎에 머문다. 똑같은 유라시아 대륙이어도 재배환경에 이로운 신장 위구르에서는 심려하지 않아도 당이 뜻대로 고인다. 너무 달지 않은 정도의 투루판 멜론, 만약 육질이 일본인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같은 점질이라면 입 안이 끈적끈적 하여 어느 혹서에는 도리어 불쾌하게 느낄 것이다. 맛있다고 하는 건, 육질은 수박과 같은 밥알 느낌이 나는 샤베트 같은 것이다. 차의 본네트를 건드리지 않을 만큼 뜨거워지는 여름의 이 지역, 차를 세우고 휴식할 때물기 가득한 샤베트 같은 달달한 멜론은 입부터 몸속을 가라앉혀 준다. 지역이 바뀌면 풍속도 바뀌는 법이다. 


한편, 광합성을 높이기 위하여 환경을 정비해 재배해도, 결코 달아지지 않는 멜론 무리도 많다. 친숙한 것으로는 절임용 월과, 학명도 var. conomon(소금에 절인 채소), 성숙시켜도 당도는 오이와 비슷한 4도 정도밖에 안 된다.카레에 넣어 먹는 뱀 멜론도 달지 않다. 참외와 그물 멜론과는 유전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들의 당 조성을 비교했던 것이 그림2-24이다. 그 차이는 비환원당의 자당량과 전당량에서 명확히 나온다.


그림2-24 성숙 열매의 당 함량, Brix 수치 및 당 조성(藤下, 竹迫, 土田, 南出 1991). 

R:그물 멜론 M:참외 C:월과 MM:모모르디카 멜론 

 



멜론이라고 하면 일본인의 감각에서는 과일이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채소, 요리용 재료가 많다. 1979년, 방글라데시에서 달달한 과실이 열리는 그루와 달지 않은 그루가, 멜론 무리의 밭 한 뙈기 안에 섞여 있었다. 생산자는둘을 구분하여 수확하고, 각각 시장에 팔러 가고 있었다. 달달한 멜론이 비싸기 때문에, 단 멜론의 선발육성의 초보 단계를 보았다. 


잡초 멜론은 재배 멜론 무리가 지닌 여러 형질의 대부분을 공유하고 있는데, 단 것과 연어 빛깔의 과육인 것은 세계의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잎의 광합성으로 생긴 탄수화물이 어디에 어떻게 하여 단 멜론과 달지 않은 멜론으로 나뉘게 하는지, 달콤한 과실의 종자 수에는 영향을 주는지 어떤지 등, 앞으로의 과제이다.


멜론 무리 안에는 성숙과에 신맛이 있는 종류가 있고, 신 멜론(Sour melon, var. acidulus)이라 부르고 있다. 유럽에서는 생햄에 싸서 먹는 일도 있다고 들었다. 원래 단맛이 없는 뱀 멜론의 성숙과도 신맛이 난다. 달 것이라 생각하는 멜론을 입에 넣어 신맛이 나면,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 된다. 잡초 멜론의 공통 특성인데, 어린 열매의 쓴맛이 사라지는 개화 20일쯤 지나서부터 혀끝에서 신맛이 느껴질 수 있게 되며, 산도가 높다. 반면, 감응 시험에서는 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당도 계시도가 10을 넘는 것은 과즙 안의 당 이외의 구연산, 사과산, 숙신산, 푸마르산 등의 유기산이 시도 수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제사(음식 공헌) 의례


멜론 무리의 과실을 불단에 바치는 풍습은 지금도 각지에서 전승되고 있다. 니가타현의 니츠시와 무라카미시의 선종(조동종)의 집집에서 옛날부터 백중맞이에 사과, 배, 호박의 작은 모형이나 꽈리, 동부 등을 불단에 바쳤는데(매달았는데), 그중에 반드시 멜론 무리인 '코히메우리'가 들어 있다(그림2-25). 탁구공 정도의 크기로 흰껍질, 성숙하면 향이 좋고 달아져 생식할 수 있다. 분류하자면 변종은 var. hime나 var. tamago로 어떻게 기재할지판단이 어려운 종류이지만, 문화사나 따로 적은 무수정 종자의 형성 능력을 가진 육종 소재로도 참으로 귀중한 유전자원이다(1974). 이 과실은 해마다 8월13일의 백중맞이 시장에서 수많은 노점상의 진열대에 놓이는데, 지방에 남아 있던 그리운 풍경 같고, 언제까지나 이대로 계속되면 좋겠다고 도시민은 생각한다. 오카야마현 우시마도시牛窓市의 마에지마前島에서는 베개 모양을 한 잡초 멜론을 선택해, 해난사고를 피하기 위한 염원을 담아 바닷물에 띄워서 바친다. 베개 모양의 과실을 선택한 건 되돌아온 부처님이 잠들기 쉽도록 배려하기 때문이라 한다. 미에현 도바島羽 난바다의 수가시마菅島, 사카테지마坂手島, 마사키지마間崎島에서도 불단에 바치는데, 잡초 멜론의 자생이 사라져 버려 밭에서 채집하기 어려워져, 무엇이든 갖추고 있는 섬의 잡화옥에서 구매하거나, 참외를 대용으로 하거나 하게 되었다. 1974, 1976년 당시의 사정이었기 때문에, 각지의 외딴 섬에서 잡초 멜론이 절멸의 한 길을 가고 있는 시대에 지금쯤은 어떻게 되었는지 걱정이다. 하치죠지마의 큰 열매가 달리는 모모르디카 멜론'바바고로시'도 제물로 쓰이고 있었다.


그림2-25 백중맞이에 선종의 집 불단에 바쳐진 코히메우리(1981년 8월13일). 

왼쪽:백중의 전날, 아침시장에 진열된 코히메우리(하얗고 둥근 것). 오른쪽:니가타현 니츠시의 S씨 집, 가운데 동부의 양옆이 코히메우리.




지역 이름(표2-2) 중에서 불교, 더 나아가서는 제사의례에 관련된 듯한 호칭이 몇 가지 있다. 범천과梵天瓜(하츠이시지마櫃石島), 오쇼로우리(메기지마), 정령과精靈瓜, 스님참외(알 수 없음), 쇼우로우리(阿児島) 등.


멜론 무리의 종자가 야요이 이래 전국 각지의 유적에서 높은 빈도로 다수 출토되고 있는데, 출토 유구의 대부분이 도랑과 해자(129개 유적), 거기에 우물(21개 유적)이었다. 제사에 관련된 장소에서 탄화미(이케가미 유적에서는 유구의 41구획 가운데 28구획)이나 제사용 남근, 새 모양의 목기, 관련 토기가 함께 나오고 있었다. 신령의진혼, 무병장수, 농작물의 풍년 등을 기원하기 위한 행사였던 것이 아닐까? 오늘날 백중에 제물을 강이나 바다에 띄우는 행사, 칠석의 행사로 이어지는 풍습, 음식 공헌 의례의 원형 같은 생각도 든다. 과실, 종자일지라도 이용(식용)가치가 부족한 잡초 멜론은 아직도 고대의 이용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음식 공헌 의례에 수반하여 전해져, 그 종자가 유적에서 다수 출토된 것이라 필자는 추리하고 있다.





마치며


수집 유전자원 중에는 박류의 여러 바이러스 병에 대한 감염 억지물질을 생합성할 수 있는, 아프리카의 같은 속의 야생식물 C. figarei나 멜론의 신형 덩굴마름병균을 접종해도 전혀 발병하지 않는 잡초 멜론이 19계통(농수성 1996)이나 확인되고 있다. 둘은 이미 실제 육종에 이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수집 자원 가운데 농수성으로 489, 아이치 종합농연으로 326, 국립역사민속학박물관으로 87, 오카야마 대학 농학부로 48(품종 또는 계통)을 기증했다. 모두 계통 발생의 연구나 육종의 부문에서 활용되고 있다.


필자가 이 책에서 밝혀 온 멜론 무리의 계보 해석 가운데 매우 유효한 역할을 담당했던 건 (1)성표현형, (2)단위결과성, (3)쓴맛 발현형, (4)아이소자임형, 그리고 매우 유효하다고 생각되는 (5)종자의 휴면성이다. 무엇이든지 지금까지 육종에 유용한 형질(소재)로서, 별로 또는 전혀 중요시되지 않았다. 바꾸어 말하면 인위적 선발, 도채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형질이다. 과거에 사람의 손에 오염되지 않았던 것만으로 해석의 형질로서는 유효했다고 생각한다. 이 해석의 결과, 동양 멜론계라고 불러 온 박들은 일본과 중국, 한국으로 구성되는 동아시아와 태국, 네팔, 방글라데시, 라오스, 미얀마, 인도 등으로 구성되는 남아시아의 두 지역에서 별도로 분화, 성립된 것이라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두 지역에 자생하는 원형의 잡초 멜론이 지역마다 참외, 월과, 또는 재래종과 똑같은 형질, 유전자형을 공유하고 있었던 사실의 실증은 최대의 성과일 것이다. 잡초 멜론이야말로 고문화재이며, 살아 있는 증인이다. 그림2-2는 아시아에서 멜론 무리의 분화, 재배 성립지의 추정도인데, 쓴맛 발현형 Ⅰ의 지역과 Ⅲ의 지역에는 앞서 기술한 다른 세 형질(형)에도 차이가 있었다. 1985년, 박류 학술교류단 단장으로 간쑤성 란주(그림2-2의 ● 표시)를 방문했을 때, 농업과학원의 주문홍 여사가 '참외는 란주의 동쪽부터 서진하고, 유럽계 멜론은 서쪽에서 동진해 여기에는 둘의 중간형도 많다'를 열띠게 말했다. <중국의 수박과 참외>(2000년, 중국농업출판사, 676쪽)에서는 참외의 산지로 허난, 산시, 허베이, 장쑤, 산시성으로 이루어진 화북 재배도와 흑룡강, 요녕성으로 이루이진 동북 재배도를 들고 있는데, 필자가 생각하는 참외의 분화 성립지이기도 하다. 이들의 지역과 조선반도의 유적에서의 종자, 특히 모모르디카 멜론의 종자 출토의 보고가 기대된다. 


유전자원이 살았던 상태로의 보존은 자생지가 최적이라 하고, 특히 멸종위기종에게는 필수일 것이다. 필자가 잡초 멜론 탐색으로 최초로 상륙(1968), 중국과 한국의 대학 연구 동료의 교수도 안내하고, 인연이 있어 18회나 방문했던 카가와의 메기지마, 그곳에서는 원형 중의 원형이라 필자가 사로잡힌 양성화형의 잡초 멜론이 2009년차에도 계속 살아 있다. 현지보존을 제창해 온 보람이 있어, 섬의 관광협회 회장 카와이 요시키요川井芳淸 씨와 주민센터장 柳信三 씨가 작년부터 열심히 움직여 주어, 전국에서 선구적인 실례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 5월23일 양성화 그루 MG-16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7월에 들어서면 곤충이 침입할 수 없는 우리집의 일광욕실에서 무수정 종자 형성의 새로운 실험이 시작된다. 당장의 실험에서는 제웅 무수분 구역, 제웅 인공수분 구역, 인공수분 구역, 방임 구역, 이종(오이) 꽃가루의 수분 구역을 설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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