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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축산이 돈이 되어 우루루 몰려들었던 때가 있었다.

양돈업자들도 그렇게 늘어났다.

그러다 구제역으로 돼지도, 양돈업자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정부에서는 당장 돼지고기 가격을 안정시킨다며 엄청난 양을 수입했다.

어느 정도 정상화된 뒤에도 수입했다.

그러는 사이 돼지의 사육두수는 급속히 증가했다.

이제 엄청난 경쟁의 문이 열렸다.

아마 양돈업자 가운데 자금력과 규모가 있는 곳만 지금의 위기에서 살아남고, 나머지 영세한 사람들은 알아서 나가떨어지지 않을까? 엄청나게 빠르고 과격한 구조조정이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1983년 전국의 돼지 사육가구의 수는 56만312가구를 정점으로 역시나 올림픽을 기점으로 급감하기 시작한다. 농가 부채가 늘어나고 농가의 소득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소득보다 줄어든 것도 바로 그 시점이다. 

그러다가 1992년에 마지막으로 10만 가구를 기록한 이후 사육가구는 점점 줄어서 20012년 6040가구만 남는다. 즉, 약 55만5000가구가 사라진 셈이다. 농민 인구의 감소와 함께 양돈업자도 급감한 것이다.


사육가구의 수가 줄어든 대신, 한 가구당 사육마리 수는 급증한다.

1983년에는 1000마리 미만의 돼지를 사육하던 가구가 대부분이었으나(즉 집에서 잔치 등에 먹거나 장에서 한두 마리 사다가 급전을 융통할 목적), 사육가구 수의 급감과 함께 그 정도 규모는 눈 녹듯이 사라진다. 

1983년 56만 가구에서 2012년 현재 3080가구만 남았을 뿐이다.

대신 1000~5000마리 정도를 사육하는 중간 규모의 가구는 조금 증가한다.

1983년 100여 가구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2012년 현재 2624가구가 되었다. 이들이 한국 양돈업을 지탱하는 주축이라고 보면 된다.

한편 1000마리 미만을 사육하는 가구는 3080가구만 남았다.

이제 이들이 정리될 시점이 온 것이구나.

마지막으로 5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대규모 가구는 1980년대 초중반 30여 가구에서 10배 증가한 300여 가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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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금겹살'이라 불리던 돼지고기 가격이 반값으로 떨어졌다.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가격이 꿈쩍도 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아직 체감을 못하고 있지만, 양돈 농가는 추락하는 돼지고기 가격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12일 대한한돈협회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9일 탕박(털을 제거한 고기) 기준 1㎏ 당 5,379원이었던 돼지고기 도매 가격이 올해 2월 8일에는 2,865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양돈 농가는 ㎏당 약 4,000원 정도인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납품을 하고 있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양돈농가가 힘들게 키운 돼지를 마리당 10만~12만원의 손해를 보며 출하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9월부터 도매가격이 ㎏당 3,000원대로 떨어졌는데 지금까지 6개월 동안 생산비 이하로 출하되다 보니 양돈농가의 고통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도매가격이 생산비 이하인 상태로 6개월 간 지속된 것은 10년래 없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 동안 돼지고기 가격이 이렇게 심각한 부침을 겪게 된 것은 2010년 말부터 2011년 봄까지 계속된 구제역 탓이 크다. 이 때 전국의 돼지 3분의 1이 살처분되면서 2011년 한 해 동안 돼지고기 가격은 '금겹살'이라 불릴 정도로 치솟았다. 도매가격이 ㎏당 7,000원대로 폭등하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무관세로 삼겹살을 수입했다.

문제는 돼지 재입식이 시작돼 국산 돼지 공급이 정상화된 지난해에도 무려 27만톤이 수입됐다는 것. 수입 돼지고기는 삼겹살이 대부분인데, 이때 수입된 삼겹살 양은 돼지 1,200만마리를 도축했을 때 나오는 분량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도축되는 돼지가 1,400만마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1년치 공급량이 수입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수급전망은 생각하지도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수입을 늘리는 바람에 가격폭락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공급과잉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요부진까지 겹쳤다. 지난해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내수 부진이 심각했던 해였던 데다 식당에서 돼지고기 메뉴 가격을 내리지 않은 것도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원인이 됐다.

가족 나들이가 많은 봄철에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서는 것이 현재 양돈 농가의 유일한 희망이지만 전망은 좋지 않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예상보다 출하 두수가 많고 소비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가격이 크게 오르기 어렵다"면서 애초 3,700~4,000원으로 전망했던 3~4월 가격 전망을 3,400~3,700원으로 낮췄다.

양돈 업계는 자체적으로 사육 두수를 줄이고 정부에 수매 확대와 사료비 지원을 요청하는 등 타개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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