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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이 옳은 소리를 했다. 마블링은 소에게도 사람에게도 못할 짓이다. 그저 입맛에 부드럽게 느껴지기에 사람들이 마블링을 선호하나, 그건 소가 그만큼 운동부족의 상태로 비만이 되었다는 뜻일 뿐이다. 그러니 마블링을 등급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어찌 좋지 않겠는가.
마블링이 없으면 당신은 소고기를 먹지 않겠는가?
"마블링을 소고기 등급기준에서 빼면 농가·소비자 모두 반발할 텐데…."
21일 관가에 따르면 소고기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농림수산식품부 실무자들은 난데없는 고민에 빠졌다.
지난 18일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이 "마블링이 좋다는 것은 지방이 많다는 의미로 국민건강에 좋지 않은 만큼 소고기 등급 기준에서 마블링을 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실무진이 곤혹스러워진 까닭은 장관의 발언이 국민 정서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한 실무자는 "소고기 등급 기준을 바꾸기 위해서는 축산법 시행규칙이나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등을 변경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연구용역 진행과 여론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마블링을 중시하는) 우리 국민 정서상 쉽게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난색을 표시했다.
소고기 마블링을 둘러싸고 장관과 실무진 사이에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마블링은 근육 내 지방도로 육색·지방색·조직감·성숙도에 따라 1++등급부터 3등급까지 5등급으로 나뉜다. 축산과학원 연구결과 등에 따르면 한우 등이 높은 등급의 마블링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풀 사료와 함께 곡물 사료를 섭취해야 한다.
문제는 지난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곡물가격지수가 전달보다 17% 폭등하는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고스란히 국내 사료업계나 농가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 장관이 마블링을 소고기 등급기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다.
관련 단체 등은 서 장관의 '구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이미 마블링 기준에 맞춰져 있는 상태에서 마블링이 없는 한우를 고급육으로 구분하면 기준 자체가 외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최근 한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마블링이 높은 등급의 한우 가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축산 농가들이 수익을 내는 상황"이라면서 "농식품부가 등록 기준을 바꾼다면 높은 등급을 낸 농가들마저 폐업하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부가 곡물가 인상에 대한 근본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대종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근본대책은 내놓지 않고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정책으로 농가에 혼란만 주고 있다."면서 "식량자급률 목표제 도입 등이 법제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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