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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雜다한 글

일상

by 石基 2008.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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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김석기

 

 

비좁은 네 평 방 한 칸에

앙상하게 말라버린 암환자 어머니와

바람에도 쓰러질듯한 풀포기 동생과

뉘엿뉘엿 해저물어 검은 밤 맞을 할머니가

풀 수 없이 헝클어져 꼬여있는 실뭉치 마냥

방바닥에 널려 있다.

 

한 생명의 꺼짐이야

육 십 몇 억 몇 만 몇 천 몇 명 중 하나지만

남겨진 자들의 가슴 속엔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구멍이다.

 

비좁은 네 평 방 한 칸에

어머니와 동생과 할머니,

그리고 내가 서로 포개진 채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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