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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교길
- 도종환 님의 '종례시간'에 부쳐
- 김석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를 보고 웃던
코스모스 향해 인사하고
나무 그늘로 들어가
남몰래 오줌도 쌌어요.
강아지풀 손에 들고 마술도 부렸지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노래 지어 부르다
뒷산에 서 있는 처녀바위도 보고
개똥 널린 잔디에 누워 호랑이구름도 보고
용을 타고 지나가는 신선구름도 보았어요.
과꽃 분꽃 없어서
민들레꽃 향기에 배불렀지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볏잎 만지려다
허수아비 아저씨한테 꾸지람 듣고
개울가 지나다 물만 마시고
가재 잡아 놀았어요.
고추잠자리 잡아서
꽁지에 풀대 꽂아 시집도 보내고
저녁 놀 바라보며 날아날아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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