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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雜다한 글

통일

by 石基 2008.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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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 김석기

 

 

 

새하얀 무명옷이 누래질 그 세월을

눈보다 하얗게 살아온 조선의 과부 정귀업 할머니.

꿈에 그리던 남편을 만나는 날,

그녀는 새색시로 돌아가 바가지 긁으며 앙탈이다.

갓 시집 온 스무 살 새악시처럼 부끄러워하는 그녀를, 

남편은 미안한 마음으로 연신 손을 만지며 아내의 주름진 마음을 편다.

 

꿈만 같던 이틀,

죽기 전에 다시 못 올 이틀,

52년을 기다려 온 이틀.

"내가 어떻게 가요.

언제 다시 만나려고,

견우 직녀도 일년에 한 번 만나는데

통일이 언제 와요."

 

그곳에 흐르는 눈물이

내 가슴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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