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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 김석기
고운 눈썹 아래 자리한
11월의 밤하늘 같은 눈은 맑기만 합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산기슭에서는
혹여 눈에 띌까 나무들이 저몰래 춤을 춥니다.
그 고운 모습을 보면서
침대에 누워만 있는 어머니의 손을
아들은 가만히 꼭 잡고 앉았습니다.
조용한 바람노랫소리에
춤을 추고 있는 산기슭 나무처럼
어머니의 마음은 조용히
부드럽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떨어지는 눈물을 애써 감추며
아들과 어머니는 아무 말없이
서로의 손만 꼭 쥐고 있습니다.
어릴 적 잡았던 어머니 손의 온기가
아직도 나의 손에는 남아 있는데
지금 잡고 있는 어머니의 손은 더이상
이 세상 사람 것 같지 않습니다.
나무들의 춤이 한 해의 결실과 이별을 의미하듯
어머니와 마주함도 그러합니다.
세상에 남는 자와
세상을 떠나는 자는
서로 만나 함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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