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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최옥금, 김재성, 양재동, 권수정, 최성숙 6인이
동서울 터미널을 출발하여 수안보에서 시골농부님과 만나 지프로 석장골에 도착하였습니다.
지도 보고 길 찾기했다간 분명 저 깊은 산골에서 길을 잃고 엉엉 울었을 겁니다.
인적도 없고 가는 길이 꼬불꼬불 산 속입니다. 게다가 갈래길도 있습니다.

도착해 보니, 이것이 집인가, 싶더군요.
그래도 석기 군은 제 사는 집이라고 방문 열고 향 피우고 주인 왔노라 신고식을 치릅니다.
금세 어두워진 골짜기에서 초를 켜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낯설은 살림을 뒤져 고기 구울 준비를 합니다.
이럴 때의 삼겹살은 먹을 것으로서보다 여러 사람이 무언가 주섬주섬 일을
하게 만든다는 것에 더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저희 일행에게 새로운 얼굴은 시골농부님 한 분뿐인데
수안보 터미널에서 수인사하실 때부터 친근한 인상이시더니
풍성한 농사 이력으로 이야기를 세 보따리쯤 풀어 놓으셨습니다.
물론 양해동 님께서 구수하게 추임새를 곁들이셨음은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가시겠지요.

별 보며 술 먹다 방이 뜨끈하니 들어가서 마시기로 했지요.
안주도 삼겹살에서 오징어로 술도 막걸리에서 매실주로 바뀌었습니다.
(매실 효소에 소주를 탄 칵테일, 맛 좋습니다!)
어두컴컴한, 초배지 바른 방이 참 아늑합니다.
방 아랫목은 절절 끓고 술꾼들의 목청도 높아집니다.
달이 휘영청 밝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밤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아침, 방으로 난 작은 창문으로 산 아래 풍경을 내려다보고
어제 낯설어 제대로 보지 못한 석장골 호텔 화장실도 가보고,
산골이라 늦게 솟는 해님에게 평소에 잊었던 고마움도 새삼 느끼며
시골농부 님 차에 짐을 맡기고 수안보로 걸어나옵니다.
시골농부 님은 다음 행선지로 차를 모시고, 나머지 일행은 온천으로 향합니다.
모처럼 온 온천이니 온탕 냉탕 맥반석탕 골고루 들어가보고 노곤해진 몸으로 차에 오릅니다.
문용성 님, 연락 끝에 접속 실패, 일행은 중국집에서 다시 배불리 먹고 헤어졌습니다.
(모두 신발끈 매느라 정신없는(?) 틈에 양해동 님께서 계산하셨습니다. 감사!!)

***
출발 전에 동서울터미널로 나와 주신 석민, 정희 님 넘 감사하구요.
(고구마 꿀칡차 넘 맛있게 먹었어요! )
시골농부 님께서 궤짝으로 가져오신 배는 한 이삼일은 먹을 것 같네요.
덕분에 석장골 잘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흠, 시월의 마지막 밤은 정작 이제부터네요. 이용의 쓸쓸한 밤은 묻어 두고
석장골의 휘영청한 달밤을 떠올리렵니다.
모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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