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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먼저 이에 딸린 설명을 살펴보자.


2011~2013년 중반까지 세계의 식량가격은 2003~2008년보다 약 80% 상승했다. 

세계의 화학비료 사용량은 지난 40년 동안 8배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곡물 생산량은 겨우 2배 증가했을 뿐이다. 농업생산성의 증가율은 연간 2%에서 최근 1%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토양과 물의 질소오염과 생물다양성 상실이란 두 가지 환경적 제한이 중첩되며 벌어진 일이다.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지구온난화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토지수탈이라 불리며 원주민의 삶을 파괴한다고 비난받는 해외농업개발이 공적 개발원조를 축소시키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5~10배 정도 더 많아졌다. 세계는 이미 120~140억 명을 부양하기에 충분한 칼로리를 생산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기아 문제가 핵심과제로 남아 있다. 약 10억 명의 사람들이 만성적인 기아로 고통받고 있으며, 또 다른 10억 명은 영양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다.


10억 명의 기아자 가운데 약 70%는 소규모 농민이나 농업노동자들이다. 따라서 기아와 영양부족은 실제 공급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먹을거리에 접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빈곤의 문제 때문이다. 이들이 충분한 음식을 구입하도록 농가소득을 올려야 한다. 


또한 현재 생물연료와 곡물사료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지나치게 육식에 기반한 식단을 바꾸며, 음식 쓰레기 등을 감소시키는 일 등이 필요할 것이다. 국제정책 논의의 우선순위가 "환경에 더 적은 부담을 주며 더 많은 먹을거리를 생산하자"는 구호만 내세우며 여전히 산업형 농업생산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전략이 개발도상국들이 주식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국제시장에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국제시장에서 식량 가격이 저렴하고 공급량의 재고가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돈벌이가 되는 환금작물의 생산과 수출을 전문화해 나아갔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화는 소수의 작물과 엄청난 비용 압력으로 생산규모를 확대하도록 과도한 전문화를 촉진했다. 이 모든 것이 농업에서 환경 위기를 야기하고 탄력성을 저하시켰다. 지금 필요한 건 농업의 다기능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생산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대충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행 생태농업, 소규모 가족농, 로컬푸드, 직거래, 꾸러미 운동 등을 지지하고 꼭 필요한 일이라며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 출판하자고 하면 가능할지 궁금하다. 한 번 타진해 봐야겠다.




다음으로 이 보고서와 관련된 기사를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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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 기후변화 속에서 식량안보를 확보하려면 기존의 공업형 단작 농업이 아니라 다양한 품종을 비료를 적게 쓰면서 생산하는 소규모 농업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유엔의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는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무역과 환경 보고서 2013>을 통해 농촌지역의 빈곤, 지속적인 세계적 기아현상, 인구증가, 환경변화 등을 집단적 위기로 봐야 한다며 기후변화가 농업, 특히 신흥국의 농업을 붕괴시키기에 앞서 긴급하게 농업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지금까지의 관행적인 단작 중심의 공업형 식량생산은 비료나 농약 등 외부투입재에 의존해 왔지만, 소규모 농업의 생산성을 증진하면 지속가능하고 재생산할 수 있는 모자이크 방식의 농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등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으나 식량 생산은 정체된 곳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을 것으 전망하면서, 이는 결국 대량 이주로 이어져 국제적 긴장이 조성되고 식량과 토지, 물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현재의 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로 2011년에서 올해 중반까지의 식료품 가격이 2003년에서 2008년까지의 상승분보다 80% 이상 높고, 전 세계 비료 사용은 지난 40년간 8배 이상 늘어났지만 식량 생산은 겨우 2배 늘어난 데 그쳤고, 농업생산 성장률이 최근 2%에서 1%로 줄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토양과 농업용수의 질소 오염, 생물학적 다양성의 상실 등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파괴가 지속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의 방출이 농업 분야에서 늘어나는 것을 문제점으로 열거했다. 

따라서 공업형 단작 방식의 농업으로는 환경파괴로 말미암아 앞으로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지 못하게 돼 다양하고 다기능적인 농업방식으로 전환해야만 하고, 농업 무역 방식도 지역화·지방화된 식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hew@yna.co.kr 



그러니가 한마디로 소농이 답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말이다.

선진국에서도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보고서는 다음과 같다. 

참고하시길...


소농이 답이다.pdf


소농이 답이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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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농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은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생산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건 곧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생산량이 줄어들면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먹고살 식량이 부족해진다는 뜻이다. 선진국은 돈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그렇게 하기 힘들다. 그래서 현재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같은 곳에서 농업이 가장 뜨거운 감자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을 하려면 농업 부문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농업생산성이 좋아져야지만 대부분이 소농으로 살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충분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소농의 이탈은 곧 노동자의 양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세계의 선진국에 속한 기업들은 개발도상국의 농업개발에 아주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이 경제성장을 한다는 것은 자신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확대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한국이 그러했듯이 현재 개발도상국의 소농들, 사람들도 큰 변화를 겪어야만 한다. 이농 현상, 토종 종자의 소멸과 새로운 하이브리드 품종(현재는 유전자변형 종자), 농업의 규모화와 현대화 등의 과정이 차곡차곡 진행될 것이다. 그 와중에 힘 없는 사람들이 스러져 갈 것은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이러한 주류의 방향에 맞서 새로운 대안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프리카에도 존재한다. 아래 기사에 그러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아프리카는 과연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권력과 자본은 물론 한국에서 일어났던 그 일을 아프리카에서 되풀이하려고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아프리카의 사람들이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이냐는 점이다. 난 그들이 현명한 길을 택했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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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위험 속에 놓인 식량안보와 농민의 생계와 함께 케냐는 정책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하나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만이 아니라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개선하고 확대에 의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통지식과 국가의 생물다양성에 의지하는 것이다. 

전례 없는 기후변화에 직면한 소농들의 생존이 걸려 있다. 

농업부에 따르면, 약 800만 케냐 가구 가운데 500만이 직접적으로 그들의 생계를 농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그러나 케냐의 농민, 특히 소농은 극단적인 기후 조건 때문에 불확실한 시대에 직면해 있다. 

지난 영농철의 자료를 보면 국가의 주요 수자원이 그들이 과거에 활용했던 것보다 적게 생산되는 걱정스러운 최근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케냐 산, 마우 산림구역, 아버데어, 체란가니 구릉, 엘곤 산에서 발원하는 강과 하천의 물이 현재 덜 생산되거나 건기에는 완전히 말라버리고 있습니다”라고 리프트 벨리 주 엘버곤(Elburgon) 농업지도소의 Joshua Kosgei 씨는 말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012/2013년 케냐에 대한 보고에서는 "단기 우기"인 10~12월 동안의 강우량이 평균 이하였다고 보고했다. 또한 “건조한 기간이 이어져 싹이 제대로 트지 않아 3번까지 다시 심는 일이 늘어나고 있으며, 작물이 고사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케냐 농업연구소(KARI)에 따르면, 케냐의 전체 4000만 인구 가운데 1000만 명 이상이 대부분 식량구호로 생활하는 식량불안의 상태이다.

농업 부문은 이 동아프리카 국가의 GDP 가운데 약 25%와 적어도 수출의 60%를 차지한다. 정부의 통계는 소규모 생산이 적어도 전체 농업 생산의 75%와 농산물 출하의 70%를 차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케냐 국립 통계국에서 약 11.7억 달러에 상당하는 국가의 최고 수출품인 차는 가장 위험에 처한 작물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차 생산자의 비용을 총 수익의 30%까지로 높일 수 있다고 추산한다.


케냐의 농민, 특히 소농은 극단적인 기후 조건 때문에 국가의 주요 수자원이 지난 시기보다 부족해지면서 불확실한 시기에 직면해 있다.



“차는 기후변화에 매우 민감합니다”라고 센트랄 케냐 농업지도소의  Kiama Njoroge 씨는 말한다. “그 결과, 50만의 소농이 생계 불안에 직면해 있습니다.”

센트랄 케냐의 소농 Joel Nduati 씨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우리의 주요 문제입니다”라고 덧붙인다.

Nduati 씨는 농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물 부족이라고 이야기한다. “필요하지 않을 때는 물이 너무 많고, 이후 건기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에 견딜 수 있는 작물 품종입니다.”

그러나 Kosgei 씨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한 방법은 이미 개발되었다. 부족한 것은 효과적으로 이를 농민들에게 전하는 것이라 한다. 

“예를 들어, 케냐 차 연구재단은 45품종의 차를 개발했지만, 대부분의 농민들은 그것이 존재하는지 몰라서 아직 그걸 채택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다섯 가지 새로운 감자 품종과 몇 가지 양배추 품종이 케냐 농업연구소에서 개발되었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현재 많은 농민들이 채택은 커녕, 이런 새로운 품종이 있었냐고 되묻습니다.”

이런 정보가 전파되는 일이 지도원의 부족으로 어려운 상태이다. FAO에서는 지도소 하나에 400명의 농민을 상대로 하라고 권장하지만, 현재 케냐는 지도소 하나에 1500명의 농민을 상대한다고 국제 농업농촌개발연합에서 지적한다. 

케냐의 소농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능력의 단 1/5만 생산하고 있다고 지도원은 이야기한다. 

그러나 모두가 Kosgei 씨의 처방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케냐 중부 지역의 농민이 강우량 주기가 바뀌면서 작물에 물을 주려고 우물에서 물을 퍼올리고 있다. 

“해결책은 광범위한 풀뿌리 생태농업 운동을 촉진하여 토착지식을 회복하는 데에 있습니다. 서로 함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농사 전략을 제공하는 방법입니다”라고 아프리카 생물다양성 네트워크의 책임자 Gathuru Mburu 씨는 말한다. 

“농민들은 화학물질을 남용함으로써 부적절하게 생산하고 있습니다. 농생태학은 동물의 분뇨를 활용합니다. 이전 수확에서 나온 잔여물도 거름으로 되돌려 농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Mburu 씨는 설명한다.

르완다와 에티오피아, 가나 같은 국가가 토착지식을 활용함으로써 식량안보와 생계를 상당히 개선해 나아가고 있다며 Njoroge 씨는 동의한다.  

그러나 농생태학이란 방법은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기술을 외면함으로써 일부에게 공격을 받는다. 

"화학물질을 범죄시하는 건 해결책이 아닙니다. 농민들은 과학적 혁신을 수용해야 합니다"라고 생물다양성 연구원 John Kamangu 씨는 말한다. “우린 더 높은 기온과 폭우에 견딜 수 있는 종자를 생산할 수 있는 유전자변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Mburu 씨는 기후변화에 맞서는 전략으로 거대 다국적 농기업에게 의존하는 것에 반대하며, 아프리카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아프리카의 정부들은 농업 부문에 대한 재정적 부담을 포기하고 있으며, 자금을 제공하면서 아프리카를 착취하는 다국적 기업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화학물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그들의 종자는 재배하려면 더 많은 화학물질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종자들은 또한 특정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습니다”라고 Mburu 씨는 말한다. 

Kosgei 씨는 이러한 다국적 기업이 이익률을 중시하지 아프리카를 먹여살리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에 동의한다. 

Mburu 씨는 또한 다국적 기업을 옹호하는 방법으로 정부들이 국가 식량의 적어도 70%를 생산하는 소농을 해칠 수 있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한다. 

“다국적 기업은 비공식 부문, 즉 소농을 범죄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등에 업고 있습니다. 그 정책들 가운데 일부가 종자법과 반복제법입니다”라고 Mburu 씨는 설명한다. “반복제법은 인증된 종자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증받지 않은 토종 종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이 법이 적용되면 더 이상 그걸 재배하지 못할 것입니다.”

Mburu 씨는 이러한 종자들이 “기후변화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러한 종자들은 수억 달러를 투자하는 세계의 6개 기업들에 의해 통제되며, 그 종자는 토종 종자와 비교하여 우리 생태계에 적합하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http://www.ipsnews.net/2013/07/in-kenya-small-is-vulner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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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인류는 그 어느 시기보다도 풍요로운 축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형마트나 시장에 가면 진열대마다 먹을거리들이 넘쳐나고, 식당에 가도 식재료가 끊이는 법 없이 줄기차게 요리가 나온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풍요로운 것이 맞는가?

우리가 먹는 음식에 쓰이는 식재료들을 가만히 놓고 보면 그렇다고도 하기 어렵다.

양은 많아졌지만 질과 다양성에서는 오히려 과거보다 못하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산과 유통, 분배를 도맡는 기업들이 그것을 장악하면서 연구기관에서는 그들의 목적에 맞는 품종과 농법을 개발하기에 바쁘고, 정부는 경제성장과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의 이익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곤 한다.

대규모, 대량, 대형 같은 '거대한' 시대에 우리는 '강요된 풍요' 속에서 선택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자유로운 선택을 위해서는 개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그맣고 다양한, 그래서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는 일은 지금 시대에 불가능한 것인가?

위기의 시대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이때 우리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 바로 그러한 쪽으로 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문학적, 은유적 표현이 많아 의역이 난무하니 영어 실력이 되는 분들은 원문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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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벙커(John Bunker) 씨



매년 가을 미국 메인 주의 COMMON GROUND Country Fair의 지속가능한 농업의 멋진 농산물 코너에 존 벙커 씨는 별난 사과를 진열해 전시한다. 지난 9월, 다시 한 번 가능한 한 크기와 모양, 빛깔 등이 다양한 사과를 가져갔다. 울퉁불퉁하고 작고 노란 건 웨스트필드(Westfield) 시크노퍼더(Seek-No-Further)라 하고, 자주빛의 자두 비슷한 건 블랙 옥스포드(Black Oxford)라 하며, 크고 붉은 줄무늬가 있는 건 울프리버(Wolf River), 토마스 제퍼슨의 과일 가운데 하나인 아소포스 스피첸버그(Esopus Spitzenburg)라는 것도 있다. 벙커 씨는 메인 주에서 "사과를 퍼뜨리는 사람" 또는 간단히 "사과 남자"로 알려져 있고, 반무명 상태에서 여러 해 동안 고난을 겪으면서도 그는 결코 더 요구한 적이 없다. Fedco Trees의 카탈로그를 통해 30년 전 우편주문 회사를 설립한 벙커 씨는 풀뿌리 사과 혁명의 씨앗을 뿌렸다. 


긴 주말 내내, 벙커 씨의 빛나는 사과들로 가득한 탁자에 사람들이 끌려오는 것을 보았다. 백발에 이가 빠진 체구가 작은 할아버지가 벽돌색의 사과를 가리키며 "볼드윈(Baldwin)!" 하고 외쳤다. 이 사과는 1933~1934년 지독히 추운 겨울이 이를 무명의 상태로 처박아 넣기 전까지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과 중 하나였다. "그건 최고야!"


금발의 여성이 놀라서 블루 페어메인(Blue Pearmain)을 들어올렸다. 그녀는 "블루 페어메인"이라며 경탄했다. "엄마가 마당에 한 그루 가지고 있었어."


또 다른 여성은 파운드 스위트(Pound Sweet)의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할머니가 파운드 스위트를 가지고 있었지! 할머니는 내가 빨래를 널 때마다 그걸 하나씩 줬어."


그냥 향수가 아니었다. 농가의 정보광들이 농장 계획에 벙커 씨의 축복을 받으려고 늘어섰다. "나는 사과를 따서 그대로 먹는 용도로 세 그루의 카바나(Kavanagh)와 두 그루의 콕스 오렌지 피핀(Cox's Orange Pippin)이 있고, 빵을 굽는 데 쓰는 울프 리버, 겨울 저장용 블랙 옥스포드가 있지만, 나를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못해요. 사과주스용으로는 무얼 추천하나요?" 62세의 벙커 씨는 뉴잉글랜드 슬레이트로 만든 것 같은 커다란 목소리로 조언을 해주었다.


대부분 땅을 산 뒤 진입로나 마당에 사과나무를 심으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가왔다. 일부는 벙커 씨에게 아이폰에서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메인 주의 Common Ground Country Fair부터 여러 로타리 클럽과 그가 강연하는 역사학회까지 벙커 씨가 다니는 모든 곳에서는 수수께끼의 사과를 식별해 달라고 요청을 받는다. 그는 기꺼이 해주는데, 그가 정말로 찾고 있는 것은 자신이 식별할 수 없는 사과나무이다. 그는 사과 탐정인 것이다. 


1800년대 중반 미국에는 식량작물로 개발된 수천 가지 품종의 놀라울 만큼 다양한 사과가 있었다. 그러다가 공업형 농업이 그 세계를 부수어 버렸다. 사과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홍보하는 몇 가지만 남겼고, 나머지는 잊혀졌다. 그들은 상업적으로는 멸종했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완전히 멸종하지 않았다. 


버려지더라도 사과나무는 200년 이상 살 수 있어,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소년이 돌아오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약 200년 정도의 수령인 늙고 구부러진 메인 주 할로웰(Hallowell)에 있는 블랙 옥스포드 나무에는 아직도 짙은 자주빛의 사과가 가을마다 달린다. 뉴잉글래드의 북부와 애팔래치아 산맥, 조니 애플시드가 사랑한 오하이오의 리버 벨리 같은 곳 —불도저도 도망간 농업의 한계지— 에서, 이러한 100년 이상의 나무들이 존재의 경계에서 깜박거리며 버티고 있다. 그들의 정체는 현재의 자택 소유자들에게는 수수께끼이곤 하다. 그리고 존 벙커 씨는 그 나무들이, 그리고 그가 사라지기 전에 최대한 구하려고 마음먹었다.


사과의 품종에 관해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은 사과는 씨앗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과의 과일은 모수, 즉 어미나무의 일회용 자궁인데, 거기 들어 있는 씨앗은 새로운 개별체로서 그 각각은 어미와 알 수 없는 아비에게서 받은 유전자가 독특하게 조합되어 있다. 그 조합은 봄에 벌들이 꽃가루를 묻혀 날아다니면서 수정이 되어 이루어진다. 그 씨앗이 나무로 성장하면, 거기 달린 사과는 부모와 닮지 않을 것이다. 그 사과들은 크기와 붉기, 당도 같은 품질은 우연히 재현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유전자의 배열이 필요하기에, 시고 작고 녹색을 띠곤 할 것이다. 그러한 묘목이 미국 농촌의 비포장도로 등지에 줄지어 서 있다. 


특정 나무에 달리는 사과를 좋아해서 그와 같은 나무가 더 많이 있기를 바란다면, 그걸 복제해야 한다. 원래의 나무에서 가지를 잘라서 살아 있는 밑나무에 접을 붙여 자라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과 품종이 대대로 이어지는 방법이다. 모든 매킨토시(McIntosh)는 존 매킨토시가 1811년 자신의 온타리오 농장에서 발견한 원래의 나무에 접을 붙이거나 접을 붙인 것에 다시 접을 붙인 것이다. 모든 그래니 스미스(Granny Smith)는 마리아 앤 스미스(Maria Ann Smith)가 1800년대 중반 호주의 자기 퇴비더미에서 발견한 묘목에서 유래한다. 


현재 미국에서 많이 재배하는 사과 품종들.


그런데 때때로 그러한 묘목 가운데 하나가 특별한 무언가를 생산하곤 한다. 접붙이는 기술이 확산되면서, 그런 특별한 나무가 발견되면 복제되고 이름이 붙여졌다. 1800년대까지 미국은 세계의 다른 어떤 곳보다 각 지역의 기후와 수요에 맞춤한 많은 품종의 사과가 있었다. 어떤 건 7월에 익고, 어떤 건 11월에 익었다. 어떤 건 지하 저장고에 6개월이나 저장할 수 있었다. 어떤 건 빵 굽기나 양념에 최고였고, 대부분은 생으로 먹기에 너무 떫어 사과발효주로 만들었다. 농장에 정착하고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수백만 개의 사과 씨앗을 심었던 미국 식민지의 사람들에게서 여러 가지 사과가 사라졌다. 그 방법을 선도한 것은 존 채프먼(John Chapman), 일명 조니 애플시드였다. 그는 혼자서 많은 개척지의 묘목장에 수많은 씨앗을 심었는데, 이주자들을 끌어들일 생각으로 무상불하지의 일부에 50그루의 사과나무와 배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접목을 이해했다고 해도 이주자들은 아마 별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 사과 중 일부는 생으로 먹고, 더 많은 돼지를 먹이거나 발효시키려고 재배했지만 어느 일이나 너무 까다로웠다. 

벙커 씨는 이 시기를 위대한 미국의 농업혁명이라 부른다.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 때 미국 농무부나 대학(land grant college)도, 과수학회(pomological societies)도 없었죠." "풀뿌리 운동이었습니다. 농민들이 육종가였죠." 농업이 공업화되면서 과수원의 규모가 더욱더 커졌다. 주의 농업지도서비스는 과수재배자들에게 맛과 향을 희생시키며 장거리 운송에 견딜 수 있는 몇 가지 품종에 집중하여 반짝이고 붉은 과실을 크게 생산하라고 장려한다. 오늘날 수많은 특별한 사과들이 사라지고 단지 몇 가지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벙커 씨가 자신의 빛나는 사과를 전시하는 걸 보면, 사과에 대한 우리의 의식이 점점 좁아졌다는 것이 떠오른다. 이 다재다능한 과일의 종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진로를 바꿀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시 A: 해리슨 사과(Harrison apple), 뉴저지 주 뉴어크의 자랑, 1800년대 초반 전성기를 구가함, 세계에서 가장 좋았던 샴폐인 같은 사이다를 만듦. 그러나 해리슨처럼 좋은 사과발효주를 만드는 고탄닌 품종의 대부분이 금주령으로 사라졌다. (최근 부활한 사과발효주는 주로 생식용 사과로 만들어 맛이 없다.) 그러나 1976년 벙커 씨와 사과를 찾는 동료 중 한 명이 오래된 해리슨 사과나무 한 그루를 뉴저지 리빙스턴에 있는 문을 닫은 사이다 공장 부지에서 찾아, 그걸 접목하여 현재 새로운 세대의 해리슨 사과나무가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피노 누아르라는 포도주를 다시 발견한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왼쪽부터: 롤프(Rolfe), 울프 리버(Wolf River), 옐로우 벨플라워(Yellow Bellflower), 로드 아일랜드 그리닝(Rhode Island Greening), 블루 페어메인(Blue Pearmain), 카바나(Kavanagh)



농업생물다양성의 보존에 대한 일반적 논거는 단일작물이 병해충에 의해 전멸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옛날 사과의 일부는 사과 부패병에 대한 저항성 유전자가 있으며, 현대 과수원의 또 다른 재앙에 유용하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사과는 다른 작물보다 더 많은 농약이 필요하고, 그것이 현대의 사과 품종을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꿈 같은 소리라고 무시하지 마라. 세계는 우리가 수많은 개성의 다양한 사과를 경험할 때 조금 더 즐거워질 것이다. 


벙커 씨의 사과에 대한 사랑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그가 콜비(Colby) 대학을 졸업한 뒤 메인 주 팔레르모의 마을에서 척박한 땅을 구해 농사를 시작한 해이다. 첫 해 가을, 그는 대부분은 무시했지만 십 몇 년 전 심어 당시 전성기에 이른 나무에서 사과가 익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그걸 따기 시작했다.

"나는 마을에서 찾았고, 결국 메인 주와 다른 곳에서 이 나무를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게서 선물받은 것 같아요. 난 내가 이렇게 하리라곤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난 지구에 와서 모든 사과나무를 재배하고 결실을 이루는 놀라운 경험해보자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자신의 영역으로 나를 데려가 가진 것을 보여줄 고풍스러운 나무들이 옛 도로의 여행길에 나를 내려주었죠. 난 누군가의 문을 두드렸고, 다음은 당신도 알듯이 그들과 함께 먹었죠. 그건 끝없이 선물을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난 이에 대해 어떤 책임이 있을까, 아니면 그냥 즐기고 가 버릴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는 Fedco Trees를 설립했다. 이곳은 매년 희귀한 사과를 선택해서 그것이 덜 희귀해지도록 시도한다. 그가 이 잃어버린 고리의 하나를 찾으면, 그걸 Fedco의 묘목장에 있는 어미나무에 접을 붙이고 몇 년 뒤 그 나무를 판매한다. 벙커 씨는 지난 30년에 걸쳐 80~100품종을 망각으로부터 구했다고 추산한다. 그의 수사 기법은 줄기 주변의 구멍의 깊이를 공부하는 것부터, 접붙이는 흉터를 위한 원줄기를 확인하고 오래된 묘목장 목록과 역사적 기록들을 심사숙고하는 것까지 모든 것을 아우른다. 

그는 사과가 유래한 마을의 구멍가게에 "수배" 전단지를 붙이고, 역사학회의 모임에도 나누어준다. 전단지에는 "살아 있길 바랍니다: 내러갠싯 사과(Narragansett Apple). 요크 카운티에서 마지막으로 목격! ... 1873년 메인 주 벅스턴의 Jacob H Harmon의 농장에서 유래함"이라 적혀 있다. 그런 다음 사과에 대한 그림과 설명 아래에 호소한다. "당신이 이 사과의 소재를 안다면 제발 Fedco에 연락해 주세요." 



그는 메인 주 윈스롭(Winthrop)의 자랑인 페어뱅크스(Fairbanks)와 네이키드 림드 그리닝(Naked Limbed Greening)처럼 100년 동안 들어보지 못한 한때 사랑받던 사과를 찾기를 꿈꾼다. 그의 현재 성배는 너무 맛있어서 1870년대에 영국으로 수출되었다고 하는 풍부한 맛의 노란 사과 블레이크(Blake)이다. 옛날 카탈로그와 원예 관련 도서에 따르면, 블레이크의 과육은 "질 좋고, 아삭하며, 파삭파삭하고, 약간 신" 맛으로 1800년대 중반 메인 주에 널리 퍼졌다. 블레이크 나무는 다른 사과나무들이 사과가 떨어지는데 반해 끝까지 달려 있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벙커 씨는 2011년 12월 포틀랜드 근처의 들판에 있는 노란 사과로 덮여 있는 오래된 나무를 발견하고는 혹시 블레이크가 아닐까 기대를 했다. 그곳은 1870년대 J.H. Blake가 소유했던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나무는 블레이크가 아니라고 판명되었고, 여전히 탐험은 계속되고 있다.

설로(Thurlow) 씨는 예전 플레처(Fletcher) 타운의 중심지였다 버려진 교차로로 벙커 씨를 데려가 오래된 비틀린 나무를 가리키며 "내가 어릴 때 저 사과를 먹곤 했어요"라고 말하다. 그 나무는 거의 죽었다. 지상에서 약 5.5m 높이인 이 나무는 살아 있는 가지가 하나에, 몸통은 5cm 정도 너비의 껍질만 살아 있었다. 과실도 달리지 않았지만, 벙커 씨는 관심을 보였다. 몇 달 뒤 그가 돌아와 가지 몇 개를 가져가서 농장의 어미나무에 그걸 접붙였다. 몇 년 뒤 설로 씨와 그 나무는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접목한 것은 무럭무럭 자라 몇 년 뒤에 처음으로 과즙이 많은 그린 플레쳐 스위트(green Fletcher Sweet)라고 이름을 붙인 사과가 달렸다. "훌륭한 사과예요"라고 벙커 씨는 말한다. "굉장히 멋진 독특한 맛이 있어요." 현재 벙커 씨는 어린 플레처 스위트 사과나무를 링컨빌(Lincolnville)에 돌려주었다. 벙커 씨의 발견 가운데 최고의 하나는 자신의 연구에서 링컨빌 지역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난 플레처 스위트(Fletcher Sweet)였다. 2002년 그는 링컨빌 역사학회의 사람들과 만났다. 그들은 그 사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뉴잉글랜드 북부의 여러 다른 오래된 마을처럼 숲으로 재생된 링컨빌의 일부를 플레처 타운이라 부른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학회의 회원이 지역 신문에 "플레처"라고 부르는 옛날 사과를 찾고 있다는 기사를 썼다. 79세의 클라렌스 설로(Clarence Thurlow)라는 사람이 그 신문을 읽고 "플레처에 대해 들어본 적은 없지만, 플레처 스위트가 있던 곳은 알아요"라고 전화했다. 

이것은 사과의 마법이다. 클라렌스 설로와 접목하지 못하면 새로운 걸 기를 수 없없는데, 그의 나무는 쉽게 복제되어 메인 주로 반환되었다. 현재 난 플레처 스위트를 한 입 베어 물고 설로가 80년 전 소년이었을 때 경험한 바를 그대로 알 수 있다. 나는 뉴타운 피핀(Newtown Pippin)을 씹을 수 있고, 토마스 제퍼슨이 파리에서 친구에게 편지를 쓰며 "여기는 우리의 뉴타운 피핀과 비교할 만한 사과가 없다"고 아쉬워한 바를 이해할 수 있다.  

"그건 사과에 관한 것이면서 사과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벙커 씨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말한다. "나는 사과의 역사에 관하여 이야기했는데, 그거 압니까? 이건 농업 유산에 대한 내용이기에 매우 정치적인 이야기입니다."

그 유산이 위험에 처해 있다. 산업화된 식량체계가 우리를 극소수의 사과 품종에 제한할 뿐만 아니라, 스위탱고(SweeTango) 같은 새로 출시되는 사과의 대부분이 그걸 육종한 사람에게 지적재산권이 있는 "클럽 애플(club apples)"이다. 재배자들은 특정한 그 나무를 재배하고 판매하려면 계약서에 서명해야 하고, 모든 사과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자신의 사과를 통제하는 농민들의 시간이 숫자로 세어질 수 있게 되고, 지식의 사슬을 끊는 일에 대한 생각으로 벙커 씨는 고심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상호작용할 때, 지구에서 함께하는 우리의 능력은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이 하던 모든 물건으로 함축된다"고 한다. "우린 언어를 발명하지 않았다. 우린 옷을, 길을, 농업을 발명하지 않았다. 우린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단지 받았을 뿐이고, 다음에 올 사람에게 줄 뿐이다."


COMMON GROUND Country Fair의 말미에, 나는 다시 찾으려는 그 이상의 사과가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괴상한 봄 날씨에 최근 사과의 생산이 최악이었다. 많은 나무에서 과실이 달리지 않았고, 평소보다 적은 사람들이 벙커 씨에게 자신들의 수수께끼를 가져왔다. 어느 멋진 젊은 부부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어쩐지 아미쉬 같아 보였다. 남자는 조끼와 밀집모자를 쓰고, 여자는 손으로 짠 리넨을 입었다. "이름 중에 '유령(ghost)'이라는 게 있나요?" 남자가 물었다. "우린 최근 가디너(Gardiner)에 오래된 나무가 좀 있는 땅을 샀어요. 95세인 이전 소유자가 그 이름을 알려줬습니다. 하나는 '유령'처럼 생겼어요."

벙커 씨는 "유령"에 가까운 이름을 가진 어떤 토종 사과도 생각할 수 없었다. 한 달 뒤, 그는 고스트 사과를 조사하려고 여행을 떠났다. 그는 가디너의 집을 보자마자 희망이 샘솟았다. 그곳에는 전형적인 옛날식 헛간이 있었고, 앞마당에는 수령이 많은 배나무가 몇 그루 보였다. 50그루의 크랩(crab) 사과나무들이 집에 그늘을 드리웠다. 

단풍나무들이 집 뒤편을 장악했지만, 그들 사이에 일정한 간격으로 질서정연하게 서 있는 오래된 유령들을 볼 수 있었다. 약 30그루의 옛 과수원이었다. 대부분은 죽었으며, 일부는 차츰 죽어가고 있었다.

유령은 스노우(Snow)의 틀린 이름임이 판명되었다. 1600년대 프랑스 정착민들이 재배하던 밝고 붉은 캐나다의 사과인 스노우는 매우 일반적이었다. 이 사과는 매킨토시에 가장 좋은 어미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 이름은 눈처럼 흰 과육에서 왔다. 벙커 씨는 "또는 유령처럼 흰"이라고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그는 흔히 보기 어려운 미국의 오래된 사과 품종인 갈색에 솜털이 있는 락스베리 러시트(Roxbury Russet)를 확인했다. 어디서나 그랬기에 그는 특별히 실망하지는 않았다.

그런 다음 옛 과수원의 가장자리를 따라 적어도 수령이 150년은 된 비틀린 나무에 다가갔다. 과실이 달리지는 않았지만, 땅 위에 이십여 개의 황금빛 사과가 떨어져 있었다. 벙커 씨는 하나를 주워서 손에 들고 살펴보았다. 그 사과는 황갈색 점에 자루 부분에는 황갈색 무늬가 있었으며 둥글고 단단했다. 그는 전에 이런 사과를 본 적이 없음을 즉시 알아채고, 전율과 함께 혹시 블레이크를 발견한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매우 적은 수의 샛노란 사과들이 150년 전 메인 주에서 재배되었다. 그런데 그 과육이 "질 좋고, 아삭하며, 파삭파삭하고, 약간 신맛"인가? 그는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이것이 블레이크임을 밝히려면 더 오랜 수사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는 더 나은 상태의 과실을 얻기 위해 내년 가을에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위대한 미국의 농업혁명이란 유령이 더 이상 유령이 아님을 강하게 직감했다.



전국의 사과 탐정 모임(아래 지도를 클릭하시오) 

위의 사과 그림은 <Apples of New York>, Volume 1 Volume 2, 그리고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Pomological Watercolor Collection에서 가져옴. 



http://goo.gl/RJI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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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은 생태계 보전, 사회복지, 경제적 탄력성, 좋은 통치구조에 관한 것이다. 지식과 개발에 대한 현재 상태에 따르면, 어떻게 유기농업이 이러한 각각의 지속가능성의 요소에 기여를 하는가? 


지속가능성은 우선 현재와 미래세대에게 재화와 서비스의 지속적인 제공을 보장하기 위한 환경 건전성과 동일시된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정의했듯이 유기농업은 "합성 비료, 농약, 유전자변형 생물의 사용을 피하고, 대기와 토양, 물의 오염을 최소화하며, 동식물과 인간의 상호의존적인 공동체의 건강과 생산성을 최적화하는 전체적인 생산관리 체계이다.


유기농업에서는 외부투입재를 제한하여 생태계 서비스를 이용하고 생산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지역의 조건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돌려짓기, 다양성과 작물/가축/수목의 통합, 가능한 범위에서 양분순환을 최적화하기 위한 물고기의 활용 등과 같은 주요한 유기적 전략이 포함된다. 또한 압박에 대한 체계의 탄력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지역의 토종을 활용하고, 천적을 늘리기 위해 생물학적 방제를 실시하며, 공생하는 질소고정과 바이오매스의 재활용을 증진하는 것도 포함된다.  


유기적 관리는 토지와 물에 대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긍정적 영향과 관련된다. 토양비옥도를 높임에 따라 생산성을 증진시킨다. 환경 압박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도록 토양구조를 개선한다. 20~60% 정도 관개용수가 덜 필요할 정도로 토양수분을 잘 유지하고 물빠짐이 좋다. 수질오염과 지하수로 들어가는 질산염 침출이 덜하다. 바람과 물, 과잉방목에 의한 침식을 줄인다(현재 연간 1000만 헥타르의 농지가 비지속적인 농법에 의해 상실됨). 탄소 격리율을 높인다. 새로운 메타분석은 토양의 유기 탄소축적량이 유기농업의 경우 1헥타르당 3.5메트릭톤으로 더 높고, 유기농업은 토양유기물을 통해 연간 1헥타르당 450kg 더 많은 대기 탄소를 격리시킨다. 


전반적으로 유기농 농장의 에너지 사용은 생물학적 질소고정이 더 효율적이어서 관행농에 비해 1/3 정도 감소한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몇 가지 작물은 예외이지만, 유기농업의 경우 유럽에서는 10~70%, 미국에서는 29~37% 정도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보고한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화학농업이 1칼로리의 식량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2칼로리의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놓여 있다. 이러한 에너지 저효율이 조만간 석유생산정점으로 농장의 투입재 가격을 상승시킬 값비싼 유가로 인해 악화될 것이다. 에너지 문제는 앞으로 식량 문제에 직면하기 위해 유기농업과 같은 패러다임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제4차 평가보고서의 농업에 대한 권고사항에서, 유기적 관리는 돌려짓기와 농업체계의 설계, 영양과 거름의 관리, 가축 관리, 초지와 사료의 공급 개선, 비옥한 토양의 유지와 악화된 농지의 복원과 같은 고유한 방법을 통해 기후변화를 해결한다고 평가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이 규정으로 유기농업에 부과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질소비료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농업 부문의 배출량을 10% 줄인다. 사육장에서 집약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것을 금지하고, 동물/토지의 비율을 적절히 하여 메탄과 아산화질소의 배출을 막는다. 권장하는 영양관리가 질소산화물을 덜 배출시키고, 토양의 탄소격리율을 더 높인다. 또한 세계 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은 산림파괴(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2%를 담당함)를 방지하고자 개간의 금지를 권고한다. 일반적으로 유기농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늘 관행농업보다 낮다. 


기존의 제품 1kg당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제품주기분석(LCA) 연구들에서는 유기농산물과 우유가 관행농산물보다 더 낫고, 유기농 육류와 달걀 생산은 늘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기적으로 관리된 토양이 그렇지 않은 토양보다 토양유기물 함량(SOC)만이 아니라 탄소 축적량도 더 많다는 점이다. SOC의 양은 탄소격리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핵심으로, 유기농의 토양은 콩과식물의 섞어짓기와 지렁이가 깊이 구멍을 파는 덕에 보통 80cm 깊이까지 토양유기물 함량이 높다. 세계적으로 여러 유기농법의 장점(즉, 질소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아산화질소의 배출을 줄이고, 토양에 탄소를 격리)은 5.1~6.1기가톤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감소시키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적응에 관해서, 유기적 관리는 일반적으로 위험분할전략으로 채택하는 다각화를 통한 예방적인 방법을 취한다. 사실 다각화된 농장은 변화하는 농업생태계에 가장 잘 적응하는 연속적인 자연단계를 거친다. 옮기며 방목하기와 유기적 초지 관리는 기후변화의 완화를 위한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유기농 농장에서 공간과 시간의 통합(예를 들어, 혼농임업과 생울타리, 순환, 울타리)은 농업생태계의 기후를 교정하는 친환경적 기능을 한다(나무를 이용하여 방품림을 삼거나 서리 피해를 막는 등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데, 이 과정이 공간과 시간을 통합하는 것으로 보임. 실제로 사이짓기의 경우 주작물이 자라고 있는 동안 부작물을 심는데, '사이'에는 주작물의 공간 사이만이 아니라, 주작물과 부작물의 순환이 일어나는 시간적인 사이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역주). 


지속가능성은 세대 사이의 공정함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유기농업이 사회복지에 기여하는 주요한 점은 훼손을 피함으로써 건강한 공동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훼손을 피하는 범위는 화학농업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경작할 수 있는 토양의 손실, 수질오염, 생물다양성의 침식, 온실가스 배출, 식품 안전성에 대한 공포만이 아니라, 연간 300만에 이르는 농약중독자와 투입재로 인한 부채로 자살하는 22만에 달하는 농민들(예를 들어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에서는 1997~2005년 3만 명이 죽음)까지이다. 


건강에 관해서, 유기농 식품은 일반적으로 10~60% 더 건강한 지방산을 함유하고, 유기농 유제품은 보통 오메가3 지방산이 더 많으며, 유기농산물은 비타민C가 5~90% 2차 대사물질이 0~50% 더 많은 경향이 있다. 유기농 식품은 일반적으로 건물량과 미네랄 함량이 더 높고, 유기농 음식은 아이와 동물에게 더 많은 면역력을 가지도록 해 알러지를 줄이는 것과 연관되는 것 같다. 과학적 증거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확립되지는 않았는데, 유기농 음식이 암세포의 증식을 줄이는 것 같다. 


유기농업은 농촌 지역에 30% 더 많은 고용을 발생시키고, 노동은 노동력 투입단위당 더 높은 수익을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역의 자원을 더 잘 활용함으로써 유기농업은 이중 혜택을 제공한다. 소농이 쉽게 시장에 접근하도록 함으로써 소득 생성을 촉진하며, 시장에서 소외된 지역, 특히 가난하고 굶주리는 곳의 식량 생산을 지역화한다. 유기농업의 경제적 성과는 다음에 따라 달라진다. 이전 관행농업의 강도, 유기농민의 경제적 배경과 기술, 저투입 농업에 사용하는 품종의 적합성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유기농업의 수확량은 선진국의 고투입농업에 비해 20% 정도 적은데, 건조/반건조 지역에서는 저투입농업에 비해 180%까지 더 높을 수도 있다. 습한 지역에서 논벼의 수확량은 동일한 반면, 혼농임업이 추가로 농산물을 제공하지만 여러해살이의 경우 주요 작물의 생산성은 감소한다.  


농장의 수익성은 다음에 따라 달라진다. 시장 참여의 기회와 투입재/생산물의 가격, 농업정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주로 농민의 관리능력이 그것이다. 다양한 유기농의 생산비용은 관행농업의 생산비용보다 훨씬 낮다. 곡물과 콩 종류는 50~60% 정도, 젖소는 20~25%, 원예작물은 10~20% 정도 더 낮다. 이는 합성 투입재를 덜 쓰고, 관개용수 비용이 덜 들며, 가족노동과 고용노동을 모두 포함해 노동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비용은 관행농업보다 약간 낮은 수준인데, 전환기(예를 들어, 새로 과수원이나 축사를 시작)와 인증 과정으로 새로운 투자가 늘어나 고정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가격 프리미엄과 관련하여 유기농업의 낮은 생산비용은 일반적으로 감소된 수확량을 보상하고,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에서 모두 관행농업보다 더 높거나 비슷한 순수익을 올린다. 프리미엄이 없어도 유기농업은 규모의 경제와 함께 경제적으로 더 이로울 수 있고, 수확 이후와 인증과 관련한 비용이 더 많은 양과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덜 필요해진다.


좋은 통치는 유기농 표시제를 통해 투명성과 이력추적을 가능하게 하여 유기농업에 도움이 된다. 유기농에 대한 법적 보호는 농민들의 공정한 경쟁만이 아니라 소비자의 보호와 선택권도 보장한다. 이를 준수하면 때로는 환경과 사회적 표준을 보장하기도 한다. 표준 정의부터 표시제까지 소농에게 매우 까다로운 시장에 통합되어 있는 식량체계는 참여와 관-민 협력의 필요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음식문화의 다양성과 전통지식이 유기농업에 의해 안전하게 보호된다. 




http://www.fao.org/docrep/018/aq537e/aq537e.pdf?utm_source=twitter&utm_medium=social%20media&utm_campaign=faoknowl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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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art I

    서문
    감사의 말 
    요약

Part II  

    01. 도입

Part III 

    02. 지리적 변화에서의 가축
    2.1 가축과 관련된 토지이용의 경향
    2.2 수요의 지리학
    2.3 가축자원의 지리학
    2.4 생산 체계: 지역경제에서의 역할
    2.5 토지 황폐화의 분쟁지대
    2.6 결론

    3.pdf



Part IV 

    03: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에서 가축의 역할
    3.1 쟁점과 동향 
    3.2 탄소순환에서 가축 
    3.3 질소순환에서 가축 
    3.4 가축의 영향에 대한 요약 
    3.5 완화 선택지

    4.pdf



Part V 

    04: 수자원 고갈과 오염에서 가축의 역할
    4.1 쟁점과 동향 
    4.2 물 이용 
    4.3 수질오염 
    4.4 물 순환에 대한 가축의 토지이용의 영향 
    4.5 물에 대한 가축의 영향에 대한 요약
    4.6 완화 선택지

    5.pdf



Part VI 

    05: 생물다양서에 대한 가축의 영향
    5.1 쟁점과 동향 
    5.2 생물다양성의 차원 
    5.3 생물다양성 손실에서 가축의 역할 
    5.4 생물다양성에 대한 가축의 영향에 대한 요약 
    5.5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한 완화 선택지

    6.pdf



Part VII 

    06: 정책 과제와 선택지 
    6.1 도움이 되는 정책 구조를 향해 
    6.2 환경압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선택지

    7.pdf



Part VIII  

    07: 요약과 결론 
    7.1 맥락에서 가축과 환경 
    7.2 무엇을 할 필요가 있는가?
    7.3 앞으로의 과제

    8.pdf



Part IX 

    08: 참고자료

Part X  

    09: 부록 1: 세계 지도

Part XI   [723 Kb]

    10: 부록 1 (계속): 세계 지도

Part XII 

    11: 부록 2: 표

Part XIII 

    12: 부록 3: 정량 분석의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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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다른 글들을 검색해 보시길 바라고...


여기에서는 멋진 지도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다. 


세계의 생물다양성 분포도. 빨간색일수록 엄청나게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고, 군청색이 짙을수록 그렇지 않은 곳이다. 

아래 지도에서 보면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가 정말로 온 인류에게 소중한 곳이라는 걸 느낄 수 있지 않은가?

한국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저 러시아의 생태축과 연결되지 않는 한 그다지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지 않다. 백두산 호랑이의 주무대가 아마 그러할 것이다. 





아래는 순서대로 라틴아메리카의 조류, 포유류, 양서류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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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토양 지도!  (0) 201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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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벙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던 것은 6~7년 전쯤이었다. 논에 붙어 있거나 논 안의 한 귀퉁이에 있는 웅덩이에서 물고기나 개구리를 잡아서 먹었던 기억 속에서나 존재하던 것이 비로소 제 이름을 얻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지역마다 덤벙(경북), 둠뱅·툼벙(전남), 둠벙(경기, 충청, 경남)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한마디로 둠벙은 논이나 그 주변에 있는 그리 크지 않은 물웅덩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러한 둠벙은 원래 농업용으로 만들어져 중요하게 활용되었다. 수리시설이 좋지 않았던 시절에는 논농사에 없어서는 안 될 ‘물,’ 즉 농업용수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긴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논에 물이 좀 난다 싶은 곳에는 꼭 둠벙을 팠다. 이에 대해 전남 담양군 시목마을의 신현만 이장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옛날에는 샘(관정)이 없으니까 물 쓰려고 논마다 팠지. 지금은 저수지가 안골 하고 쇳대에 2개나 있고, 샘을 파서 참 발전했지. 그전에는 물 땀시 농사 못 지었어요. 물 없어 논 못하는 곳은 서숙(조) 갈고 메물(메밀) 심고 그랐어요.”


과거 수리시설이 부족했을 때에는 가능한 곳에서는 그렇게 둠벙을 팠기에 거의 모든 논에 둠벙이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둠벙을 파 놓으면 그나마 물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었다. 둠벙의 물을 모내기에 맞추어 농업용수로 활용하려면 맞두레를 이용해 논바닥으로 퍼야 했는데, 그 일은 손이 잘 맞는 사람끼리 해야 했다.


그러다가 관정을 뚫기 시작하면서 양수기로 지하수를 마음껏 퍼 쓰고, 커다란 저수지가 생기며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근대적 기술이 널리 보급되면서 둠벙의 효용가치는 크게 떨어졌고, 쓸모를 잃은 둠벙은 결국 경지정리와 함께 농촌의 경관에서 거의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쓸모없는 둠벙을 유지하기보다는 논을 조금이라도 늘려 벼 한 포기라도 더 심어 먹는 것이 훨씬 이롭다고 생각한 탓이다.


그래서 현재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둠벙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는 전라남도의 친환경농업과에서도 이 사업의 초기에는 애를 많이 먹었다. 전라남도 친환경농업과의 이춘봉 계장의 말을 들으면, “전남에서는 생명식품생산 2차 5개년 계획(2010~2014년)을 실시하여 무농약과 유기농을 전체 농업의 45%까지 끌어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중 공약의 하나로 생태둠벙을 2014년까지 500개 조성하려고 합니다. … 처음에는 주민들이 파려고 안 했습니다. 둠벙 하나에 30평쯤 할애하는데, 그걸 싫어해서 동네 땅에나 하지 내 땅에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담양군 시목마을의 둠벙. 2004년에 전남도의 지원으로 조성된 이곳은 마을에 오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하며 생긴 마을땅에 만들어졌다.



둠벙이 기르던 생명들


그런데 둠벙의 또 다른 중요한 가치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둠벙이 논을 둘러싼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풍부히 하는 동시에, 농민들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의 역할도 했다는 사실이다. 둠벙이 단순히 농업용수만 확보하는 곳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분이라면 크게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들 수 있다. 탄수화물이야 곡식을 통해서 구한다지만, 단백질은 콩이나 고기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다. 헌데 그 옛날 고기 한 번 구경하기가 쉽지 않던 시절, 바닷가가 아닌 내륙에서 농사를 지으며 단백질을 공급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바다야 조금만 나가면 물고기며 어패류 등이 널려 있어 흉년이 와도 굶어죽는 일은 없었고, 산간 지역에서는 그래도 덫이나 올무를 놓든 사냥을 하면 고기 냄새라도 맡을 수 있었다.


내륙의 농업지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콩이란 좋은 단백질 공급원은, 사실 어디 동물성 단백질에 비하랴. 남의 살인 고기의 그 짜릿한 맛에 콩이 비할 바가 못 된다. 애기들한테 콩과 고기를 놓고 먹여보면 대번에 고기에만 입을 뻐끔뻐끔 벌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한 고기에 대한 갈증을 그나마 해소시켜주었던 것이 둠벙이다. 다양한 생물들 ㅡ미꾸라지를 필두로 붕어, 새우, 심지어 민물장어까지ㅡ 이 깃들어 살던 둠벙에 대한 기억을 시목마을의 노농들에게서 들어보자.


“둠벙에는 미꾸라지가 그렇게 많았어. 가을에 벼갈이(벼베기)하고 잡아서 추어탕 끓여놓으면 그렇게 겁나 맛있어. 미꾸라지는 찬바람이 나야 제맛이 나. 샘(둠벙) 밑에 물을 조금만 푸면 한 빡께쓰씩 잡았어. 붕어, 피리(피래미), 중태기도 있고, 자라에 장어까지 살았지. 새우도 겁나 많고. 그걸 산태미(삼태기)를 대고 풀을 질근질근 밟아서 확 들어 잡고 했지.”


농민들은 둠벙이 품어 키운 물고기며 새우 등으로 고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며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중국의 남부 지역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벼논양어’라는 형태로 논에서 벼와 함께 물고기를 키워 먹는 문화가 남아 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노농들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하나도 다름없이 꼭 들어맞는다. 하지만 이제는 도처에 널린 게 고기이고, 그것도 너무 값싸게 생산되어 고기 맛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없으니 둠벙의 그런 가치도 사라져 버렸다. 둠벙이 제공하던 단백질도 쓸모없어졌다는 말이다. 결국 둠벙은 대대적인 경지정리 사업과 함께 그 생명을 잃어버리게 된다.



경지정리 사업으로 논이 반듯하고 커지며 농기계를 이용한 작업이 수월해졌다. 그로 인해 생산성은 급증했으나 논의 다양한 기능은 사라지게 되었다.



논에 사는 긴꼬리투구새우. 논에서 농약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사라졌다가 최근 친환경농업이 확산되면서 다시 논으로 돌아오고 있다. 한때는 멸종위기종으로까지 지정되었으나 다시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해제되기도 했다. 이놈들이 아침이면 분주하게 논바닥을 훑고 다녀 흙탕물을 일으키는데, 그 덕에 풀이 덜 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들의 똥은 좋은 거름이 되었을 테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둠벙, 생태계의 연결고리


둠벙이 사라지면서 논의 생물다양성은 감소하게 되었다. 물론 그것이 둠벙 하나가 사라졌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둠벙의 역할 중에는 벼를 심고 한 달 반쯤 지나 실시하는 중간물떼기 때, 논에서 살던 수생생물들이 잠시 피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도 있다. 이제는 그런 수생생물이 혹여 논에서 살더라도 어디로 도망가 있을 수 있겠는가. 또한 농약과 화학비료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점점 친환경농업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부분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무엇보다 생태계의 연결고리가 파괴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시멘트로 발라버린 농수로에서는 수초도 살지 못하고, 그러니 자연히 수초에 꼬이는 플랑크톤 등도 사라지고, 그를 먹이로 삼는 물고기 등도 사라진 지 오래이다. 또한 물고기들이 오갈 수 없을 정도로 높이 만들어진 저수지와 하천의 둑도 생태계의 연결고리를 무참히 끊어놓았다.


“지금은 미꾸라지를 구경도 못해. 이 미꾸라지가 개울에서부터 올라와요. 지금은 다 막아 버려서 올라올 수가 없어, 물만 내려가지. 쬐까 뛰어봐야 벼룩이여. 장마철에 비가 오면 막 뛰어올라서 하늘에서 떨어진다고 했어. 길가에 막 튀어오르고, 집 앞마당까지 막 떨어졌다니께.”


장마철이면 하늘에서 미꾸라지가 쏟아지기라도 한 듯 펄떡펄떡 뛰는 미꾸라지들이 앞마당까지 떨어졌다는 노농들의 추억은 거짓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당시에는 인간이 사는 집도 철저히 고립된 인공의 건축물이 아니라 자연생태계의 일부였다는 말일 것이다. 하늘이 비를 내리면 이를 숲이 머금었다가 샘과 계곡으로 내뿜고, 이를 인간이 집 안으로 끌어들여 생활용수로 활용한 다음 농수로와 개울로 내보내면 수생식물이 이를 정화했다. 그리고 거기에는 물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수생동물들이 모여 살았다. 이렇듯 인간의 집도 자연생태계의 일부였을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거대한 연결고리가 형성되어 막히거나 끊이지 않고 하나로 이어졌다. 논이나 둠벙은 그 연결고리 안에 존재하던 하나의 요소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연결고리가 거의 모두 끊어져 버렸다. 집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는 오폐수처리시설로, 사람과 가축의 똥오줌은 정화조로 들어가 격리되어 처리된 뒤 버려진다. 농수로는 시멘트로 발라져 숲과 집과 논을 연결하고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 기능을 잃고 물만 전달한다. 이처럼 각개격파 당한 듯 곳곳에 끊어져버린 물의 생태체계로 인해 둠벙을 조성하더라도 하나의 고립된 섬으로만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관정과 농수로 현대화. 이로 인해 논과 그를 둘러싼 생태계는 고립된 섬으로 남게 되었다.



둠벙은 죽었다?


물론 둠벙에 대해 낭만적으로만 접근할 수는 없다. 현재 농민 인구는 29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8%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 둠벙이 논마다 존재하던 시절의 농민 인구는 전체의 60~70% 정도에 이르렀다. 더구나 지금의 농민들 가운데 35% 정도는 고령층이다. 즉 그때만큼 일손이 많지도 않은데 둠벙처럼 관리에 품이 필요한 또 다른 일을 벌이기가 어렵다. 또한 조금이라도 생산량을 늘려야 했던 시대의 요구가 있었고,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이런 상황에서 둠벙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새로운 볼거리,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수준일까? 물론 관광자원의 역할도 현재의 농촌을 생각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다. 사실 그것이 현재로서는 둠벙의 가장 주요한 목적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2012년의 봄가뭄은 둠벙의 잃어버린 가치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되었다. 수리시설이 취약한 산간, 도서 지역의 경우 둠벙 덕에 가뭄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보고가 이루어지며 전남에서는 현재 그러한 지역을 중심으로 둠벙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늦었지만 둠벙이 수질을 정화하며 생물다양성을 풍부하게 하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연구들이 하나둘 발표되고 있다. 문명의 이기의 등장, 농촌사회와 농업 생산환경의 변화 등으로 둠벙의 실용적 가치는 현재 그 쓰임이 다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둠벙의 완벽한 죽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다시 그 가치가 주목받을 날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둠벙은 죽지 않았다. 다만 사라졌을 뿐이다.”



경지정리된 마을의 논을 바라보며 옛일을 회상하는 시목마을의 어르신들.




함께 보면 좋을 글


<논 중간 낙수기에 미꾸라지 피난처로서 둠벙의 기능 평가>, 김재옥 외

“고맙다, 둠벙”, 농민신문, 이승환·임현우

민물새우 사는 생태연못 둠벙을 아십니까?”, 과학동아, 윤신영

논 생태계의 보물창고, 둠벙”,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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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게으르게 농사짓는 방법을 선호한다.

그래서 작물을 심을 때도 모종을 내기보다는 씨앗을 그대로 심는 방법을 선호한다.


곧뿌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가?


특히 어려운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콩과 배추, 무 등이다.

배추와 무는 초기에 벌레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이 된다.

그리고 콩은 초기에 새들, 특히 비둘기에게 먹히기 쉽다.

꿩은 땅을 파서 콩알을 꺼내 먹는다고도 하는데, 내가 있는 곳에는 그런 일이 없다.

대신 비둘기가 떡잎을 주로 공격한다.



웬 걸. 이번에도 비둘기에게 일부 습격을 당했다. 으, 지킨다고 지켰건만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지 못했다. 비둘기에게 떡잎이 뜯어먹힌 콩들.



하하하, 떡잎만 공격을 당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아예 목을 뎅강 자르듯이 먹힌 콩들도 발생한다. 

밭에 신나서 갔는데 그런 모습을 발견하면, 그야말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건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비유하자면, 아이를 만나러 신나서 가는데 만나니 누군가에게 쥐어터져 멍들고 코피가 나고 있는 상태랄까?


보라. 잔인한 비둘기들... 물론 나의 입장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비둘기들이 사실 무슨 죄가 있겠는가. 먹고 먹히는 삶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여 살아가는 것일 뿐.



작년에는 어떻게 할까 하다가 한랭사를 설치해서 모종을 내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1년 다시 해보니 너무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올해는 그냥 곧뿌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곧뿌림을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심는 시기를 잘 택해야 한다. 새들의 산란철을 피해야 한다. 아무래도 새가 알을 까려고 하면 영양보충이 필요하고, 그래서인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새들의 산란철은 주로 5월 말이라고 들었다. 그러니까 중부 지역에서는 5월 말에 밭에다 콩을 곧뿌림하는 걸 금기시해야 한다.



이놈, 바로 이놈이다! 도시에 사는 비둘기보다야 백배 천배 예쁘게 생겼지만, 콩 심을 때 나에게는 그 어떤 모습보다 흉흉하다. 머리는 또 얼마나 좋은지... 누가 새대가리래? 새가 얼마나 영악스러운데. 



둘째, 노농들은 6월 중순 무렵이 콩을 심는 적기라고 했다. 과연 그때 심으면 좋다. 5월 말~6월 초는 조금 이른 감이 있고, 6월 말은 좀 늦은 감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6월 중순에 할일이 산더미처럼 많다는 것이다. 요즘이야 모내기도 5월이면 끝나서 별 문제가 없지만, 예전에는 6월 중순이 모내기하는 때였다. 그래서 밀과 보리를 심었으면 그거 수확하랴, 부랴부랴 콩 심으랴, 모내기도 준비해서 하랴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철이었다. 이를 '삼그루판'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때가 바로 '부지깽이 손이라도 빌린다'고 하는 그 시절이다. 얼마나 바쁘면 부지깽이한테 손을 빌리려 하겠는가. 아무튼 난 올해는 6월 10일 무렵 심었다. 


셋째, 이 역시 심는 시기를 선택할 때 고려할 요소이기도 한데 비가 오기 전날 심으면 좋다는 것이다. 콩은 심은 다음 비를 두 번 정도 맞히면 어김없이 싹이 난다. 올해는 뜻하지도 않게 이른 장마가 와서 더 도움이 되었다. 6월 10일을 파종기로 잡은 것은 그 다음날인가 다다음날 비가 온다고 해서이다. 심은 뒤 비를 한 번 맞히고, 다시 사나흘 뒤에 비가 내려서 아주 좋았다. 과연 두 번 비를 맞히고 난 다음날 밭에 가보니 막 고개를 디밀고 나오기 시작했더라. 



두 번 비를 맞은 다음날의 콩. 어김없이 올라오고 있다. 모든 생명은 어릴 때 가장 이쁘다. 그건 인간도, 동물도, 식물도 마찬가지다. 11년째 텃밭 농사를 짓지만 해마다 새롭고, 늘 보는 싹들이지만 늘 어여쁘다. 위 사진을 보라! 너무너무 예쁘지 않은가? 너무나 경이롭지 않은가! 



넷째, 은폐엄폐가 중요하다. 낙엽이 있으면 낙엽으로, 풀이 있으면 풀로 잘 덮어서 새들이 찾지 못하도록 하라. 덮개는 이후 콩이 자라서도 흙이 그대로 노출되지 않게 해줌으로써 콩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콩의 본잎이 나올 때까지는 떡잎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다. 본잎이 나오면 새들이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다. 본잎이 나올락 말락 하는 그 순간에 떡잎이 가지고 있는 양분을 먹으려고 덤비는 것이다. 그러니 콩을 심고 덮개로 잘 덮어 놓으면 그 밑에서 콩이 서서히 밀고 올라와서 세상에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본잎이 나와 있는 상태가 된다.   


콩들이 덮어놓은 풀을 뚫고 나왔다. 이렇게 본잎이 나온 상태로 나오기에 새들도 더 이상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엉성하게 덮어 본잎이 제대로 나오기도 전에 노출되는 떡잎들이다. 또한 그렇다고 너무 두껍게 덮으면... 콩들이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길쭉하게 웃자라 버리니 주의하라.




모든 농사가 그렇듯이 쉬우려면 한없이 쉽고, 어려우려면 한없이 어렵다. 때를 알고, 땅을 알고, 일머리를 알면 이것보다 쉬운 일이 없다. 옛말처럼 "하늘의 때를 알고, 땅의 이로움을 알며, 사람의 일을 다한다"는 자세랄까.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역시나 게으름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맡은 바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아무리 기후가 안 좋아도, 흙이 안 좋아도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래도 안 된다면, 그건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의 일을 다하지도 않고 무언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마지막까지 노심초사하게 만든 콩. 다른 콩보다 너무 늦게 나와서 새들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루이틀만 버티면 강한 햇살을 받아서 얼른 본잎을 낼 텐데 그 사이에 새들이 찾아올까봐 걱정한 것.



하늘도 무심하지 않으신지 걱정했던 콩이 하루 만에 강렬한 햇살과 함께 광합성을 하여 색도 푸르러지고 본잎도 삐죽이 비집고 나왔다. 물론 새에게 먹히지도 않았고. 고맙습니다. 잘 커라. 내 계속 지켜보마. 아이만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크는 것이 아니다. 생명이라면 어떤 것이나 관심과 사랑을 먹으며 소통하면서 자란다.



밭에 다가가자 푸드드득 비둘기 한 마리가 밀밭에서 날아오른다. 아마 여기 떨어진 밀 이삭이라도 주워먹고 있었나 보다. 콩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니 그걸 건드리기보다 여기서 먹을 걸 찾는 게 더 이득이란 걸 알았던 게다. 그래, 이런 이삭이라면 내 얼마든지 줄 수 있으니 여기서 놀아라. 이렇게 밭에 다양한 작물들이 자라니 새도, 벌레도, 미생물도, 그리고 사람도 다양하게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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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두 연구논문에서 농약이 무척추동물의 광범위한 생물다양성 상실에 연결된다고 한다. 


농약 사용이 유럽과 호주에서 하루살이와 잠자리 같은 하천에 사는 무척추동물의 지역적 생물다양성을 급격히 감소시켰다는 연구 전미과학아카데미의 논문으로 출간되었다. 


선행연구는 개별 하천에서 비슷한 감소가 나타난다는 것을 밝혔는데, 독일 라이프치히의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의 수생생태학자 Mikhail Beketov 씨와 그 동료들의 연구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농약의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독일 중앙 평원의 23개 하천과 프랑스 서부 평원의 16개 하천, 호주 서부 빅토리아의 24개 하천을 조사했다. 그들은 세 가지 수준의 농약 오염에 따라 하천을 분류했다. 오염되지 않음, 약간 오염됨, 많이 오염됨. 


연구진은 유럽의 오염되지 않은 하천보다 많이 오염된 하천에 종이 42%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호주의 많이 오염된 하천은 오염되지 않은 하천과 대조하여 27%까지 무척추동물 군의 숫자가 감소했음이 나타났다. Beketov 씨는 "무척추동물이 먹이사슬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에 관하여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뉴욕 주 밀브룩에 있는 캐리 생태계연구소의 수생생태학자 Emma Rosi-Marshall 씨는 자신이 설득력 있는 결과를 발견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특히 민물생태계에서 세계적 규모의 종의 상실이란 위기점에 있다. 생물다양성을 위협한다고 알려진 다른 요인과 함께 농약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 종의 감소를 멈추는 데 중요할 수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겔프 대학의 독물학자 Keith Solomon 씨는 연구의 표본 크기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한다. "그 연구는 이외의 모든 하천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논거가 부족하다"고 한다. "이 하천들이 최악의 사례를 대표할 경우, 그 효과는 이러한 시나리오 유형에 국한될 뿐 전체 환경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살충제의 위협


두 번째로 영국 서섹스 대학의 생물학자 Dave Goulson 씨의 논문은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로 인한 환경 위험에 대해 검토한다. 유럽위원회에서 꿀벌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고 우려하는 세 가지 네오니코티노이드의 사용을 2년 동안 금지한다고 발표한 4월 이후인 6월 14일 응용생태학 저널 에 출간되었다. 


Goulson 씨의 작업에는 농약회사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고, 네오니코티노이드가 토양에 축적되어 지렁이 종류인 줄지렁이(Eisenia foetida) 같은 토양의 무척추동물을 줄일 수 있다고 제시한다. 


"이러한 연구의 대부분은 농약의 반감기가 1~4년 사이라고 제시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농약을 작물에다 1년에 한 번 쓴다면, 그게 축적될 것이다."


또한 Goulson 씨의 검토는 자고새처럼 곡물을 먹는 새들이 네오니코티노이드로 처리된 겨우 다섯 알의 씨앗을 먹은 뒤에 죽을 수도 있다고 제시하는 초기 연구들을 인용한다. 살충제는 옥수수와 콩 같은 작물을 도포하는 데 가장 자주 쓰인다. "너무 꿀벌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더 광범위한 영향에 대해서는 잊은 것 같다"고 Goulson 씨는 말한다. 


두 논문은 농약을 사용한 뒤 생태계 평가를 실시하는 일의 중요성을 증명한다고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윈저 대학의 생태독물학자 Ken Drouillard 씨는 말한다. "우린 작업이 위험평가를 사전 신청한 뒤에 이루어지는 걸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안타깝게도 세계의 경제위기 동안 예산이 삭감되며 생태계의 건강성 모니터링을 하는 비용을 줄일 것이다."



http://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cfm?id=pesticides-spark-broad-biodiversity-l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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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물을 대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습지인 둠벙이 논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둠벙: 웅덩이의 방언

 

이미지 대체 내용을 작성합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둠벙이 논 생태계 생물다양성 증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둠벙이 있는 논이 둠벙이 없는 논에 비해 수서무척추동물이 2.7배 정도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8∼9월에 걸쳐 전국 5개 지역(경기 화성, 충남 예산·홍성, 경북 울진, 전남 담양)별로 둠벙논 1개소와 둠벙없는 논 1개소를 선정해 비교·조사했다.

 

연구결과, 둠벙논에서는 수서무척추동물이 총 59종, 5만 274개체가 확인됐으며, 둠벙이 없는 논에서는 둠벙논보다 훨씬 적은 50종, 1만 8,662개체가 확인됐다.

 

또한 수서무척추동물 분류군의 대부분이 둠벙없는 논에 비해 둠벙논에서 높은 서식 밀도를 보였으며, 연체동물문, 환형동물문, 하루살이목, 잠자리목, 딱정벌레목 등은 종의 수도 둠벙논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둠벙에 의한 논 생태계 생물다양성 증진 효과를 분류군별로 비교한 결과, 물속에서만 이동이 가능한 연체동물문과 환형동물문에서 그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지역별로 비교했을 때에도 둠벙논이 둠벙없는 논보다 생물다양성 증진 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둠벙은 1970∼1980년대 이후 경지정리사업 과정에서 급격히 사라졌다가 최근 논 생태계 내 생물다양성 증진, 수질 개선, 가뭄 해소 등을 위한 방안으로 많이 만들고 있다.

 

농촌진흥청 기후변화생태과 김명현 연구사는 “최근 둠벙 조성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둠벙이 논 생태계 생물다양성 증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그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앞으로 친환경농업지역의 둠벙 조성사업뿐만 아니라 논 생태계 생물다양성 복원기술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문의] 농촌진흥청 기후변화생태과장 소규호, 기후변화생태과 김명현 031-290-0234




둠벙의 논 생태계 생물다양성 증진 효과 검증


□ 연구배경

최근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 증대와 친환경 농업의 확대로 인한 논 생태계 내 둠벙 조성 사업의 증가

- 최근 지자체 중심의 논 생태계 내 둠벙 조성 사업이 증가됨

- 특히, 전라남도의 경우 올해 약 300개의 둠벙을 새로이 조성하고 있으며 신안군, 무안군, 창녕군 등에서도 둠벙 조성 사업이 진행 중

- 재까지 둠벙 내 생물다양성에 대한 연구는 드물게 이루어졌으나, 둠벙의 조성이 논 생태계 내 생물다양성 증진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에 관한 연구는 이루어진 바 없음


□ 연구방법

2010년부터 2012년 89월에 걸쳐, 전국 5개 지역의 둠벙논과 둠벙 없는 논에서 수서무척추동물 조사


□ 연구결과

조사기간 동안 전체 논 생태계에서 출현한 61종의 수서무척추동물 가운데 둠벙논에서 59종 50,274개체가 확인된 반면, 둠벙 없는 논에서 50종 18,662개체가 확인됨


둠벙 유무에 따른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종 다양도와 밀도(Log10 변환) 비교


대부분 수서무척추동물 분류군이 둠벙논에서의 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체동물문, 하루살이목, 잠자리목, 딱정벌레목은 종수에서도 둠벙논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남

둠벙에 의한 논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증진효과는 분류군별로 달랐으며, 물 속에서만 이동 가능한 연체동물문과 환형동물문에서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남


분류군별 생물다양성증진효과지수(BEEI) 비교


둠벙은 논 생태계 내 대부분의 수서무척추동물 다양성 증진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사된 지역에서 모두 다양성 증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남



지역별 생물다양성증진효과지수(BEEI) 비교



□ 기대효과

○ 둠벙 조성으로 인한 수서무척추동물의 다양성 증가로, 전반적인 농업생태계의 생물다양성 증진 기대

농업생태계 내 생물다양성 증진으로 안정적인 먹이망 형성을 통해 병해충의 자연조절, 잡초억제, 물질순환 증진 등에 기여, 지속가능한 농업환경의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 둠벙 조성을 통한 생물다양성 증진과 개선 효과를 농업생태관광 등과 연계해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




  

< 논 생태계 내 둠벙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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