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백석7 집을 지키는 귀신, 家神 원래 우리는 여러 신과 함께 삶을 살아갔다. 일본의 그 수많은 신만큼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어디에나 신이 있었고, 그런 신들을 모시고 살았다. 물론 그것은 과학이 발전하지 못했던 시절, 자연의 법칙과 운행원리를 잘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 출산을 할 때 애가 잘 나오지 않으면 .. 2013. 1. 8. 八院 -백석 妙香山行 乘合自動車는 텅하니 비어서 나이 어린 계집아이 하나가 오른다 옛말속같이 진진초록 새 저고리를 입고 손잔등이 밭고랑처럼 몹시도 터졌다 계집아이는 慈城으로 간다고 하는데 慈城은 예서 三百五十里 妙香山 百五十里 妙香山 어디메서 삼춘이 산다고 한다 새하얗게 얼은 自.. 2013. 1. 1. 노루 -咸州詩抄2 (백석) 長津 땅이 지붕넘에 넘석하는 거리다 자구나무 같은 것도 있다 기장감주에 기장차떡이 흔한데다 이 거리에 산골사람이 노루새끼를 다리고 왔다 산골사람은 막베 등거리 막베 잠방등에를 입고 노루새끼를 닮었다 노루새끼 등을 쓸며 터 앞에 당콩잎을 다 먹었다 하고 서른닷냥 값.. 2012. 12. 25. 女僧 -백석 女僧 女僧은 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女人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女人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十年이 갔.. 2012. 12. 14. 백석의 시를 베껴 적다 요즘 내가 하는 일. 이제 5일이 지났다. 슬슬 하루의 의식처럼 자리를 잡는 느낌이다. 이 일을 한 달이 지나고 일년이 지나도 계속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라는 소리다. 앞으로도 빼먹지 말고 꾸준히 해야지. 무슨 일이든 끈질기게 끝까지 하는 사람이.. 2012. 12. 5. <白石전집>을 펴다 12월부터 <백석전집>에 실린 그의 글을 필사하기로 마음을 먹고 시작했다. 오랜만에 펜을 쥐고 글씨를 쓰니, 안 쓰던 힘줄에 팽팽히 힘이 들어가서 저린다. 그동안 손가락만 현란하게 춤추는 자판에만 익숙해진 탓이리라. 오늘부터 느리지만 무언가를 쓰고 있다는, 곧 살아있.. 2012. 12. 2.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