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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노보루 박사가 쓴 조선의 품종명에 관한 보고서이다. 이걸 발견한 건 농촌진흥청이 수원에 있던 시절, 농업과학관 한켠에 마련된 다카하시 노보루 특별관에서였다. 이 자료를 어찌나 보고 싶던지, 혹 전시장이 열리나 열어보니 열리는 게 아닌가!

.

그리고는 기억나지 않는다. 무슨 산업스파이나 간첩마냥 첫쪽부터 끝까지 미친듯이 사진을 찍었다. 일을 마친 뒤,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무 일 안했다는 듯이 인사를 하고 나온 기억이 난다.


누군가가 이 자료를 찾아 헤매다 우연히 내가 올려놓은 글을 발견하여 연락이 닿았다. 그 사람 덕에 나도 옛날 기억이 나서 자료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지금은 이 자료의 행방이 묘연하다. 전주로 이전하며 수원에 남기고 왔다는데 어디 박혀 있을까?


귀한 자료를 기증하면 무얼하는가. 이렇게 관리도 안 되고, 무엇보다 필요한 사람이 접근하기도 어려우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당시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며 정신없이 한국어로 옮겨 놓아 다행이다.

http://blog.daum.net/stonehinge/872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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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을 때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무상일수(서리가 내리지 않는 기간)는 중요하다.

서리를 맞으면 어지간한 작물들은 뜨거운 물에 팍 데친 것처럼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첫서리와 늦서리가 언제쯤 내리는지 알고 있으면 농사 계획을 세우는 데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된다.


제국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나라들은 그 정보 수집력과 정리하는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번에 우연히 미국의 서리 정보도를 접하고는 또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된 자료가 있으면 한국에서 농사짓는 사람들도 큰 도움을 받을 텐데 기상청이나 농촌진흥청 등은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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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산토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곁에도 존재한다.


농촌진흥청에서 물바구미를 스스로 쫓는 벼를 개발했다고 떠들썩하다.

'BT 옥수수'와 같은 'BT 벼'라고 한다.

이를 가지고 단지 농약을 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환경적으로" 물바구미를 방제한다고 선전한다.

그런데 과연 농약만 치지 않으면 친환경인가?

자연에 없던 생물이 하나 새로 생겼는데 이건 친환경인가?

근본적인 성찰 없이 기술만 좇는 모습이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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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스스로 해충을 쫓는 벼 품종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농약 사용없이 친환경적으로 벼물바구미를 방제할 수 있도록 벼에 살충성 유전자를 도입한 ‘벼물바구미 저항성 벼’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벼물바구미는 유충의 경우 벼 뿌리에 기생해 농약을 이용한 방제가 어려운 해충이다.

 

또한 환경에 따라 발생시기가 유동적이고 발생하면 농약을 여러 번 뿌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해마다 국제 벼 수확량의 20 % 이상이 줄어드는 등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벼 품종은 토양 미생물인 바실러스균으로부터 유래한 살충성 유전자를 식물형질전환 기술을 이용해 벼 유전자에 삽입해 만든 것이다.
   *바실러스균: Bacillus thuringiensis ssp. tenebrionis (B.t.t.)
실험 결과 ‘벼물바구미 저항성 벼’에서 기존 벼에 비해 벼물바구미 피해 발생이 약 50 % 줄었다.


이에 따라 벼물바구미 방제 작업에 필요했던 연간 농약 사용비용은 약 30%, 노동력 소요비용은 약 2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벼물바구미 저항성 벼’에 대해 지난 8월 특허를 출원했으며, 학술지 ‘Plant Cell Tissue and Organ Culture’에 논문 게재승인을 받았다.

 

농촌진흥청 생물안전성과 신공식 박사는 “이번 벼 품종 개발은 앞으로 생산비용은 물론 지나친 농약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문의] 농촌진흥청 생물안전성과장 조현석, 생물안전성과 신공식 031-29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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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마무시한 작업의 결과가 나왔다.

<아프리카의 토양 지도>... 제목 그대로 아프리카 전역의 토양을 조사하여 그 결과를 지도로 집대성했다.

어떻게 이런 작업이 가능했단 말인가! 

이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활용이 가능하겠다.

특히 농업과 관련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는데, 그것이 좋은 방향으로 이루어졌으면 참 좋겠다.


용량이 너무 큰 관계로 직접 올리지는 못하고 가장 아래에 출처를 걸어놓았다. 

그리로 들어가서 참고하시길 바란다.




아프리카 토양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사상 최초의 <아프리카의 토양 지도>는 여러 질문에 답하고 설명하기 위하여 놀랄 만한 지도와 유익한 글, 멋진 사진을 사용한다. 유럽과 아프리카의 유명한 토양학자들이 이 특별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 협력했다. 최첨단 컴퓨터 지도제작술을 사용하여, <아프리카의 토양 지도>는 대륙 전체에 걸쳐 토양의 변화하는 성질을 보여준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토양의 유형과 그것의 지역적, 세계적 쟁점과의 관련성을 기술하며 토양의 기원과 기능을 설명한다. 또한 이 책은 토양에 대한 주요 위협과 토양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수행하는 조치에 대해 논의한다. <아프리카의 토양 지도>는 일반적인 지도책 이상의 것이다. 이 책은 흔히 무시되는 천연자원인 토양에 대해 새롭고 포괄적인 해석을 제공한다. <아프리카의 토양 지도>는 이 지구상에서 생명을 위한 근본적인 재생불가능한 자원에 대한 중요한 참고자료이다. 



<아프리카의 토양 지도>는 잊혀진 자원을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프리카의 천연자원 가운데 토양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건강하고 비옥한 토양은 식량안보와 주요한 환경서비스, 사회통합 및 아프리카의 국가들 대부분의 경제에 초석이 된다. 안타깝게도 아프리카의 토양은 1980년대 사헬 지역의 대기근과 최근의 니제르와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치명적 결과를 불러온 흉년에만 대중에게 인식되고 있다.

토양은 많은 새천년 개발목표의 기초이다. 식량(아프리카에서 소비되는 열량의 약 98%가 토양에서 유래됨)과 사료, 땔감 생산을 위한 매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토양은 질소와 인, 탄소, 기타 영양분의 순환을 조절한다. 토양은 홍수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지하수 공급을 보호한다. 토양 유기물은 그 무게의 10배 이상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한편, 아프리카의 토양은 식물에 함유된 양의 약 2.5배인 약 200기가톤의 유기탄소를 저장한다.

아프리카는 지구에서 가장 비옥한 땅을 가지고 있지만, 대륙 대부분의 토양은 필수 영양분과 유기물이 부족하여 취약한 상태이다. 건조함과 사막화가 대륙의 약 절반에 영향을 미치는 한편, 나머지 절반 이상의 땅은 철과 알루미늄 산화물의 함량이 높은 늙고 매우 풍화된 산성의 토양이라는 것이 특징이기에(따라서 많은 열대 토양의 특징적인 색을 띤다) 농업에 활용하려면 주의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열대우림의 토양은 본래 비옥하지 않지만, 대신 자연식생에서 유기물이 꾸준히 많이 공급되고 고온다습한 기후에 빠르게 분해된다. 이 순환이 깨지면(산림 벌채 등으로) 이 순환이 깨지면, 토양의 생산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땅이 악화된다. 

10억 명 이상의 인구와 성장, 갈등 또는 경쟁하는 수요(예를 들어 수출용 환금작물의 재배, 생물연료의 생산, 야생생물 보호구역의 보존, 탄소 격리, 광석 채굴, 도시 이주와 도시의 확장 등)는 건조함과 사막화에 놓인 이외의 땅에 대해 집중적이고 점점 강해지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토양 악화는 복합적인 결과를 낳는다. 아마 직접적으로 가장 압력을 가하는 것은 특히 아프리카 전역에 있는 소농들의 1인당 식량 생산량의 감소일 것이다. 토양에서 경작되는 작물의 수확은 영양 순환을 깨뜨리고, 추가적인 투입재를 필요로 하게 된다. 아프리카의 여러 곳에서 토양은 거름을 투입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영양분을 잃어가고 있다. 농촌의 빈곤으로 농민들은 무기질 비료의 비싼 가격(세계에서 화학비료의 사용량이 가장 낮은 곳이 아프리카임)이나 농기계의 부족 때문에 충분한 영양분을 활용할 수 없다. 영양분의 함량을 향상시키고 토양비옥도를 회복시키는 오랫동안 묵히는 것과 같은 전통농업은 토지에 대한 압력이 증가하고 전통적인 유목생활을 제한하는 토지소유의 변화 때문에 실행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토양의 중요성과 토양의 특성에 따른 환경서비스의 다양성은 사회에서 충분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문제의 일부는 점점 도시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생산하는 과정과 접촉하는 일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슈퍼마켓의 진열대에서 상품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토양에 의해 한계에 부딪치거나 그 역할에 대해 어떠한 고마움도 느끼지 않는다. 토양비옥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영양순환과 유기물 관리 같은 개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수수께끼일 뿐이다. 토양학자 집단과 일반 대중 사이의 대화가 너무 적다는 것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토양과 관련된 인쇄자료의 대부분은 대학이나 학술지 수준에 맞춰져 있어, 일반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없다.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토양의 가치를 이해하고 귀중한 자원을 보존하는 데에 도움을 줄 쉽게 이해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대중이나 정치인 들이 토양을 주제로 삼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토양학자와 정책입안자들이 일반 대중과 정책입안자, 토지 관리자, 여타 과학자들에게 토양의 중요성과 세계적 의미에 대해 더 많이 알리고 교육해야 한다고 점점 자각하고 있다. 이는 특히 지속가능하게 토양을 활용하는 데 실패한 결과 놀랄 만큼 대규모로 사막화와 기근, 내전, 경제적 붕괴, 인간의 고통이 발생하는 아프리카의 토양에서 참으로 그렇다.

유럽위원회의 공동연구센터에서 아프리카 연합과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사상 최초의 <아프리카 토양 지도>를 만들기 위하여 유럽과 아프리카의 토양 전문가들을 불러모았다. 목표는 일반 대중과 의사결정자, 정치인, 교사와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까지 대상으로 하여 아프리카에서 인간 존재에게 토양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자각을 높이는 출판물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지도책은 간단하고 명확한 방식으로 아프리카 전역의 변화하는 토양의 양식만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용을 통하여 점점 위협받고 있는 이러한 천연자원을 보존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 중심에는 사상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있는 다양한 토양들의 특징을 비전문가들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주석이 달린 지도들이 있다. 이 지도책은 아프리카의 토양에 대하여 네 가지 접근법을 활용한다:


  • 향상된 지식기반은 침식과 영양분 및 유기물의 감소, 염류집적, 산성화, 다짐현상이나 산사태의 위험에 처한 지역을 확인하고 토양의 상태를 평가하여 육지의 자원을 가장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개발과 의사결정을 용이하게 한다. 현재 토양자원과 아프리카 전역의 동향에 대한 현행의 일관적이고 비교할 만한 자료가 매우 부족하다. 토양 상태의 변화와 기능에 대한 정량적 평가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국가들 사이에 일관성이 없다. 또한 자료의 부족은 상황을 측정하는 지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에 방해가 된다.
  • 또한 교육과 관련하여 모든 토양교육에서 관리와 개발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과학에 기반하는 교육을 받지 않고 토양 정보를 수집할 수 없을 것이다. 
  • 농업, 폐기물, 도시개발이나 광산 등과 같은 지역에서 토양의 질에 대한 현행 정책과 토지 이용관행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수단을 확립하고, 토양과 그 기능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보장하기 위하여 지역 문제의 주요한 쟁점을 처리하는 실천프로그램도 함께 수립하기
  • 아프리카 전역에 있는 토양학자와 토지이용전문가 들이 정보망을 형성하도록 지원한다. 그러한 운동은 정보를 교환하고 개선하고, 지속가능하게 토양을 이용하는 정책의 개발과 실천을 위해 더 포괄적인 지식을 개발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의 토양 지도>는 FAO의 Global Soil Partnership과 세계의 토양 악화를 되돌리고 줄이기 위한 Rio+20 회담의 최종선언을 지지한다.





<아프리카의 토양 지도>는 다음 사이트로 이동하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1부 http://eusoils.jrc.ec.europa.eu/library/maps/africa_atlas/Documents/JRC_africa_soil_atlas_part1.pdf

2부 http://eusoils.jrc.ec.europa.eu/library/maps/africa_atlas/Documents/JRC_africa_soil_atlas_part2.pdf

3부 http://eusoils.jrc.ec.europa.eu/library/maps/africa_atlas/Documents/JRC_africa_soil_atlas_part3.pdf




참고로 한국도 이와 같은 자료는 이미 조사되어 있다. 

책자의 형태만 없을 뿐,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검색해서 볼 수 있다는 사실... 이 사이트의 장점이라면 우리 동네의 흙이 어떤 성질이고, 거기에 적합한 작물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

농촌진흥청에서 만든 "토양환경정보시스템" 흙토람에 들어가 보시라.

http://soil.rda.go.kr/soil/soilmap/crop.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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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일 농촌진흥청 벼 연구소를 방문하여 실험 논을 보았습니다.

8만 5천 평의 면적에 10만 종의 벼가 있다고 하더군요.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대략 그 규모가 짐작이 되실려나요?

 

 

원래는 11만 평에 가까운 넓이였다는데 도시가 개발되면서 길로 잘리고 뭐하고 하다가 이렇게 줄었다고 합니다.

과연 1906년 일본이 주도하여 건립된 권업모범장다운 규모입니다.

농진청에서는 2006년 설립 100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는데... 모르겠습니다. 엄밀히 말하여 정통성을 따지자면 해방 이후부터 따져야 하는 것이 아닌지...

아무튼 이곳에서 다양한 벼를 볼 수 있어 재밌었습니다. 토종 벼도 꽤 있는 듯했으나, 그건 내일(9월 13일) 다시 한 번 찾아가서 더 보도록 하고(그나저나 비가 오지 않아야 할 텐데요...) 먼저 새로 육종한 신품종을 중심으로 살펴보지요.

 

먼저 동진1호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동진강 근처의 시험장에서 육종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직파에 알맞다고 하니 건답직파를 원하시면 이 벼를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추청(아끼바리)입니다. 도열병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네요.

 

 

 

다음 남평. 이것도 전라도 쪽의 지명에서 따왔네요.

 

 

 

 

 

일미는 맛이 좋다는 뜻에서 붙였다고 합니다.

 

 

 

일품도 '정말 일품이네'라는 말에서 왔지요.

 

 

 

동진을 더 개량한 신동진입니다.

 

 

 

이 화영이란 벼는 이삭이 정말 탐스러웠습니다. 화영華榮일지 무엇일지 모르겠는데, 이삭만 보면 정말 화려합니다.

 

 

 

철원 오대쌀로 잘 알려진 오대벼입니다. 조생이라더니 이날 벌써 가장 먼저 누렇게 익어가고 있더군요. 어제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님의 말씀을 들으니, 2년 전 이 오대벼의 쌀겨가 캐나다 밴쿠버에 수출되어 100g에 5달러에 팔리고 있었답니다.

 

 

 

다음은 칠보입니다. 최고품질이란 글자가 보이시나요? 가장 뛰어난 맛을 보여주는 벼에게만 주어지는 최고품질을 획득한 품종입니다.

 

 

 

호품. '품질이 좋다'는 뜻일까요? 이 벼는 수확량이 엄청나서 300평에 600kg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참으로 엄청난 육종 기술입니다. 더구나 밥맛도 최고품질이라고 하니 말 다했지요. 앞으로 이 벼가 우리나라의 들녘을 차지할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벌써 추청 대신 호품이 서서히 그 재배면적을 넓혀 가고 있다고 하네요. 일본에서 들어온 고시히카리, 아키바리 등등의 벼가 이제 우리 기술로 육종한 벼로 바뀔 날이 왔네요.

이건 여담인데, 이곳에서 연구하고 있는 분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 정책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더군요. MB라고 부르며 호품처럼 좋은 벼를 육종해도 걱정이랍니다. '아니 이렇게 수확량이 많은 벼를 개발하면, 안 그래도 쌀이 남아 도는데 어쩌란 말이냐!'고 한 소리 듣고 있답니다. 농업정책이 산으로 가나 봅니다. 머릿속에 "돈"만 들어 있는 사람들이 어찌 국가의 요직에 앉을 수 있는지... 국민의 먹을거리와 교육, 의료는 적어도 100년은 내다보며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몇 년 앞만, 코 앞의 돈만 생각하는 인물들을 가려서 뽑아야겠습니다.

 

 

 

오대벼에 이어 운광이란 품종이 육종되었습니다. 오대와 같이 조생에 추위에 강한데다가 최고품질의 맛을 보장합니다. 서서히 철원 오대쌀도 철원 운광쌀로 바뀌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다음은 미광입니다. 이건 다른 데 정신이 팔려 있어서 설명을 잘 듣지 못했습니다.

 

 

 

다산 정약용의 다산이 아니라, 多産입니다. 얼마나 벼가 많이 나는지 특성도 초다수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한달 뒤(6월 25일)에 심은 똑같은 다산인데, 곤파스란 태풍에 스르륵 쓰러져 버렸습니다. 참, 농진청에서 그러는데 벼를 심는 가장 좋은 시기를 5월 25일 무렵이라고 하더군요. 옛날 농사에서는 6월 25일쯤이었지요. 그때는 밀보리 이모작도 해야 하고, 지하수를 뚫어서 쓰는 게 아니라 빗물을 기다렸다가 모를 내야 하니 장마가 찾아오는 무렵인 그때가 가장 적기였습니다.

 

 

 

다음은 한마음입니다. 이 벼도 '초다수'입니다.

 

 

 

가만히 벼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니 이런 노란 줄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벼를 심는 줄 간격입니다. 못줄을 하나만 띄워도 두 개를 쓰는 효과를 낼 수 있겠네요. 그만큼 더 반듯하게 더 빨리 모내기를 마칠 수 있겠습니다. 이곳은 실험 논이다보니 모든 벼를 손모로 심는다고 합니다.

 

 

 

현미 전용으로 나온 백진주입니다. 껍질을 벗기기 쉽겠네요.

 

 

 

설명을 들으며 나아가다가 발견한 거미입니다. 실험 논에는 농약도 거의 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검은 껍질의 흑설입니다. 검은 눈이란 뜻이겠지요. 이름을 재밌게 잘 지었네요.

 

 

독특한 색이라 한 장 더 찍어 보았습니다.

 

 

 

다음은 쌀에서 향이 난다는 미향입니다. 향기나는 쌀을 처음 맛본 건 김포의 자광미로 지은 밥을 먹을 때였습니다. 그곳에 취재를 갔을 때였는데, 마침 밥이 있다며 주셨지요. 한 입 먹어보고 얼마나 맛있었는지 그냥 몇 숟갈 정신없이 퍼먹었습니다. 그때의 맛이 각인되어 지금 다시 떠올려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이 벼도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목우입니다. 소를 키우는 벼라는 뜻입니다. 과연 키가 엄청납니다. 저보다 조금 더 크니 2m나 되더군요. 만생인데 이제 이삭이 조금씩 패고 있었습니다. 이삭은 잎의 중간쯤 되는 곳에서 패고 있었습니다. 참 독특한 벼를 육종했네요. 앞으로 벼 수확량이 너무 많다고 난리치면 그냥 논에다 이 벼를 심어서 사료용으로 수확하고, 그걸로 먹여서 살찌운 소나 먹어야 할까요?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도 모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어지러운 세상입니다.

 

 

 

나오는 입구에 마침 몇 종류의 옛날 벼가 있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걸 마저 보고 마치겠습니다.

 

먼저 다마금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심던 벼입니다.

흔히들 이 벼가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토종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본이 새로 육종한 품종입니다.

일본 도쿄 근처에 보면 多摩川이 있는데 그곳 어딘가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만, 정확한 건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일본식으로 부르면 '다마니시키'라고 합니다.

옛날 벼의 특징이라면, 첫째 까락이 있는 것들이 많다. 둘째 잘 쓰러진다. 이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첫째는 새의 피해를 막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또 둘째는 화학비료가 없던 시절, 그에 적응한 벼가 화학비료의 맛을 보고 쭈욱 엄청 자라버리기에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다마금의 이삭이 잘 보이시죠? 저 까락이 수확하고 관리하는 데에는 불편하지만 새들을 막는 좋은 무기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번에 기장과 조를 심었는데, 기장은 참새에게 거의 먹혔지만 조는 그렇지 않더군요. 둘의 차이는 바로 수염이 있냐 없냐였습니다. 거기에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 까락은 괜히 있는게 아니구나... 새에게 먹히는 걸 막고자 생긴 거구나... 옛날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관리하기 어려운 까락을 괜시리 두었을까? 바로 새 때문일 수도 있겠다...

 

 

 

다음은 은방주입니다. 긴보즈銀坊主도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품종입니다. 아무튼 이것도 옛날 벼인 만큼 화학비료 냄새만 맡아도 엄청 자라기에 잘 쓰러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거꾸로... 화학비료를 주지 않는 곳이라면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요.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무조건 좋은 것도, 무조건 나쁜 것도 없습니다. 벼의 특성을 알면 그걸 이용해서 그에 맞는 조건에다 활용하면 될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조동지입니다. 이 벼야말로 진정한 토종이라 할 수 있지요. 일제강점기 농사시험장에서 우리나라의 토종 벼를 싸그리 조사한 일이 있습니다. 그때 조선 중부 이하의 전역에 걸쳐 가장 많이 심던 벼가 바로 이 조동지였습니다. 동지란 벼슬을 가진 조씨가 누구였는지 몰라도, 그 사람이 소유한 논에서 육종이 된 것일까요? 그 기원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 벼는 일제가 들여온 은방주, 다마금과 달리 조선사람들이 가장 널리 심던 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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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이 지금과 같은 자리(수원)에 세워진 것은 그 역사가 100년이나 거슬러 올라간다.

슬픈 역사이긴 하지만 그걸 말하려면 일제를 입에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근대화라는 미명으로 대한제국에게 농업 연구를 권장한 결과, 1906년 이곳에 권업모범장이란 기관을 설치한다.

그게 얼마나 빛 좋은 개살구였는가는... 1910년 조선총독부 산하로 이 기관이 예속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아무튼 그때부터 일제는 자신의 발전한 농법을 조선에 보급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굳힌다.

'모범적인 농업을 권한다'는 기관의 이름에서 바로 그것이 잘 드러난다.

 

지금도 농촌진흥청에 가면 그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 들어가 왼쪽으로 보면 이러한 비석이 서 있다. 잘 보면 이는 이정표임을 알 수 있다.

이쪽 건물은 권업모범장, 뒤쪽에는 다른 건물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건 대정 oo년이라 새겨 있는데, 정확히 무엇을 하는 상징물인지 모르겠다. 

 

 

일제시대에 세워진 연구동. 아직도 그 형태가 잘 남아 있다. 지금까지도 쓰는 걸 보면 참 일본놈들 무섭다. 

 

 

일제시대 건물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원래 입구 쪽은 거의 쓰지 않는다. 앞으로 큰길이 뚫려 그곳으로는 통행하지 못하도록 막아 놓았다. 

 

 

건물 안 계단에서도 옛 향기를 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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