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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밀 소비자로서, 국수와 만두, 빵 및 여러 반죽을 만드는 데 밀을 이용한다. 하지만 늘 그랬던 건 아니다.

밀은 신석기 시대가 끝날 무렵인 약 4600년 전 중국 북부 지역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나의 연구에 의하면그 당시에는 맛이 별로 없었다. 초기에 밀은 기아를 막기 위해 재배한 작물로서, 요리의 기쁨보단 절망의 작물로 취급되었을 것이다. 

중국 북부의 최초 농민들은 주로 조를 재배했다. 가뭄에 강한 이 작은 씨앗의 곡물은 1만1500년 전부터 재배되기 시작해 오늘날 동아시아에서 주로 재배되며, 미국에선 새의 모이로 이용되었다. 역사 기록과 초기 요리법에 기반하여, 연구자들은 수천 년 뒤인 당나라(618-907년) 시대에 밀이 조를 대체하여 이 지역의 주요 작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러한 변화가 왜,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오늘날 밀의 장점은 명백하다. 요리의 다양성 말고도, 밀은 더 빨리 자라며 조보다 꾸준히 더 많은 수확량을 올린다. 하지만 고대의 농민들은 처음부터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역사 기록에서 보면, 적어도 당나라 때까지 밀은 일반적으로 조와 똑같은 방식인 죽으로 소비되었다. 그 곡물은 찌거나 통밀로 조리되어 거칠고 입맛에 안 맞는 요리로 만들어졌다. 여러 초기의 저술가들이 밀죽은 "야만인과 농민을 위한" 음식이라고 언급했는데, 아마 극단적인 시기에만 소비되었을 것이다. 


중국 북부의 농민들은 왜 밀을 재배하기 시작했을까? 

그 답을 추적하기 위하여, 나는 2014년 박사 학위논문을 쓰면서 중국 북부의 여러 지역에서 이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을 무렵의 여러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고고학자는 발굴현장에서 곡물의 유물을 찾아 이를 추론했는데,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소비할 수 있었는지만을 밝혀냈다. 최근 연구자들은 이를 해결하는 더 직접적인 방법을 알아냈다.인간 유골의 동위원소를 조사하는 것이다. (동위원소는 탄소처럼 원자량이 약간 다른 요소이다. 어떤 동위원소는 방사성이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붕괴되지만, 다른 동위원소는 안정적이다.) 뼈부터 치아의 발견되는 모든 탄소와 질소의 여러 안정된 동위원소의 비율은 고대인의 식단에 대한  강력한 정보를 전달한다.  

조와 밀 같은 다양한 식물은 서로 다른 화학 경로를 이용해 자라기에, 토양에서 독특한 비율의 안정적인 탄소 동위원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 차이점은 이른바 C3와 C4 식물로 구별된다.) 우리가 먹는 것이기에, 그것들의 특정한 비율의 탄소가 인간의 유골에 통합되어 몇 세기가 지난 뒤에도 검파될 수 있다.

 특히 조는 중국 북부에서 재배된 유일한 주요 C4 작물이라서, 사람들이 주로 조를 먹다가 C3 작물인 밀 같은 다른 걸로 주식을 바꾸면 상대적으로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발표된 보고서들을 조사하여 나는 약 9000년 전인 신석기 시대 중반부터 서기 220년 동한 왕조가 망한 뒤까지 약 1200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했다. 장소는 북서부인 간쑤성부터 동부인 산둥성에 이르는 현대의 8개의 성에 흩어져 있었다.  

나와 동료들은 이 거대한 데이터 세트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이들 광대한 연구 지역에 걸쳐 있는 집단이 모두 동시에 독점적이던 조 기반의 식단에서 더 혼합된 식단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매우 놀라운 이야기이다. 이처럼 광대한 지리적 구역에서 요리법이 갑자기, 그리고 거의 동시에 바뀌려면 단순히 새로운 음식을 갈망했다는 것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다. 


이 영상은 고대 세계의 가장 중요한 작물화된 곡식이 7000년에서 3500년 전 어떤 경로로 확산되었는지 보여준다. Javier Ventura/Washington University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약 4200년 전 발생했던 완신세 사건 3이라 부르는 주요한 기후변화이다. 당시 대륙들의 기후는 춥고 건조해졌다. 예를 들어 지중해 동부와 서아시아 전역에 걸쳐서 강우량이 1/3에서 절반으로 감소하여 사해의 수위가 45m 감소했다. 이러한 "대가뭄"이 전 세계 작물 생산에 혼란을 야기해 메소포타미아부터 인더스 계곡까지 정치적 격변을 불러왔고, 중국의 중앙 평원에서는 신석기 문화가 붕괴되었다. 

이에 더해, 신석기 말기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시기였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작물 수확량이 변동됨에 따라, 중국 북부의 신석기 농민들은 어려움에 빠졌을 것이라 가정하는 건 합리적이다.

밀은 실제로는 조보다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기에 역사의 건조한 시기에는 좋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밀은 조와 다른 계절에 교대로 파종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밀은 조를 수확한 뒤에 파종할 수있다. 그해에 조 농사가 망해도 농민들은 아직 구황을 위해 밀을 재배할 수 있었다. 이것이 중국 북부의 사람들이 밀을 재배하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에는 많은 교훈이 있다. 기후변화는 극단적 날씨부터 해안선 변화까지 항상 예기치 않은 사회의 변화를 불러왔다. 이 사례에서, 중국 북부에서 일어난 완신세 사건 3의 여파는 결국 맛이었다. 오늘날 중국 북부의 사람들은 국수와 만두, 빵 등을 즐긴다. 하지만 그리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늘 그런 건 아니다. 

단 하나의 작물에만 주로 의존하는 대규모 단작은 늘 끔찍한 발상이었다. 예를 들어,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을 생각해보라. 19세기 중반 감자의 치명적 역병이 발생해, 감자에만 의존하던 이 나라에서 약 100만 명이 사망했다. 



1840년대 감자 기근 시기의 아일랜드처럼 먹을거리 공급 문제는 기아와 폭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British Library/Flickr


그러나 과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미국과 세계 여러 지역의 많은 대규모 농장들은 그들이 의존하는 작물의 숫자가 위험할 정도로 제한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러 식물 종 -아마 수십에서 수백만 종- 을 식용할 수 있지만, 오늘날에는 약 200종만 재배되며 단 3가지(옥수수, 밀, 벼)가 인류의 열량 대부분을 구성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의하면, 100년 전에 재배되던 작물의 75%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조를 포함한 토종 작물을 되살려 지역의 농업을 더 지속가능하게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 농민들은 더 다양한 농업 체계로 나아가고자 했으며, 이것이 파괴적이었던 사건을 탐색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되었다. 고고학과 역사 자료에 의하면, 밀과 벼, 콩, 귀리, 메밀 및 보리도 재배했는데 밀이 더 선호되었다. 

한 가지 완벽한 작물은 없다. 다양성을 높이는 일이 기후가 요동치는 시기에 살아남기 위한 열쇠이다. 우리는 여전히 인위적인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한편, 실용적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게 현명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장래의 먹을거리 스트레스를 막기 위하여, 더 많은 농민들이 편안한곳을 벗어나 요리의 기반을 확장해 갈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https://www.sapiens.org/archaeology/chinese-far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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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 밥을 많이 먹는다는 면에 놀라며 그 기원으로 꼽는 것이 바로 위의 사진이다.

 

그런데 조선 말고도 과거 아일랜드 사람들 역시 엄청난 대식가였다.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1845년 아일랜드 성인은 하루 평균 감자 50~80개를 먹었다.


상상이 되는가? 하루에 감자 80개라니... 그냥 평균적으로 하루에 감자 60개를 먹는다고 치면, 한 끼에 20개 정도이다. 이 정도 양이면, 모르긴 몰라도 고봉밥과 맞먹거나 그보다 많을 걸? ‬


작은 알의 감자 20개는 이 정도의 양이다. 이걸 한끼에 다 먹는다고 상상해 보라.



참고로, 지금은 소식으로 유명한 나라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도 과거엔 대식가였던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이 분다"라는 만화영화에 나오는 장면을 보자. 딱 봐도 엄청난 밥그릇 크기이다.


다음 대정 7년, 그러니까 다이쇼大正 7년이니 1918년 무렵 쌀 소동 이후 개설된 공설 식당에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던 식사의 내용을 기록한 자료를 보자. 얼마나 많은 양의 밥을 원했는지 엿볼 수 있다. 




위의 내용을 보면, 한끼에 무려 1홉5작의 쌀로 밥을 지어 제공했단다. 1홉이면 180ml이고, 쌀로 환산하면 무게가 160g 정도이다. 요즘 흔히 쓰는 전기밥솥의 1컵 분량이다. 거기에 5작이 추가되니까, 한끼에 240g의 쌀을 먹은 셈이다. 요즘 전기밥솥 계량컵으로 지은 1인분 반의 밥을 한 사람이 한끼에 먹었다!




아래 일본의 식생활 변화 도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근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곡식의 소비량이 대폭 감소하게 된다. 대신 다른 종류의 먹을거리들을 많이 섭취하면서 영양의 균형도 이루고 대식의 문화도 점차 사라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건강과 긴 수명도 부가적으로 얻게 되었겠지.

 





마지막으로, SBS에서 조선인의 대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잘 정리해 놓아 소개한다(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419515).


탄수화물에만 치중한 식단이라 아무리 많이 먹어도 먹어도 금방 배가 꺼져 허기가 지고, 또 먹을거리 사정이 좋지 않아 먹을 수 있을 때 폭식을 하는 식문화에 대식을 했을 것이라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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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의 칼라와야족 농민이 재배한다는 11가지 품종의 감자. 

이만큼은 아니어도 예전 조선의 농민도 이렇게 다양한 품종의 작물을 재배했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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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어쩔 것이냐.

지나친 경작, 비료와 농약의 남용, 그리고 토양의 유기물 부족 등으로 강원도 농경지의 흙은 완전히 망가진 상태이다. 

그런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예기치 않은 시기에 많은 비가 쏟아지니 그 비탈밭의 흙이 견디지 못하고 심한 침식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거 이러다 또 감자 수입해다 풀겠구만.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14&aid=0000839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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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가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봅시다.

유럽 사회에서는 16세기부터 본격적으로 감자가 도입되어 퍼졌다고 하지요. 처음 발견한 건 콜럼버스 때부터였지만, 이를 본 당시 유럽인들은 땅속에서 캐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것이라 '악마의 열매라고 하며 꺼렸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관상용으로나 조금씩 심다가 먹어보기도 하면서 거부감을 줄여 나갔겠지요? 아무튼 그렇게 200년 가까이 흘러 대중화되었다고 합니다.

이 감자는 농사지어 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생산성이 높아요. 하나 심으면 몇 개가 주렁주렁 달려요. 또 다량의 탄수화물을 공급하는 좋은 먹을거리이죠. 게다가 다른 작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온에서도, 물과 거름이 적어도 잘 자랍니다. 농사짓기 참 편해요. 그래서 이런 감자 덕에 당시 토지 가격도 하락하고, 땅을 놓고 싸울 일이 적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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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종류만 4500개, 안데스 농민이 지킨 ‘잉카의 유산’
- 종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해결책
- “향후 100년을 보존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식량 자원”

[리얼푸드=페루(피삭) 고승희 기자] 햇볕에 그을린 다부진 손이 별별 종류의 감자를 들어올렸다. ‘대지의 색’을 닮은 갈색은 물론 노란색, 빨간색, 보라색, 흰색까지 모두 다 감자다. 스윽 썰어 반을 갈라 보니 연노란 속살 사이로 알록달록한 ‘자연의 색’을 고스란히 품었다. 모양도 제각각이다. 한국에서 흔히 보던 매끈하고 동그란 감자는 이 곳에선 평범하기 그지 없다. 

해발 4800m까지 오가는 거대한 토양에서 자라는 이 감자들은 전 세계 감자들의 조상 격이다. 페루 리마에 위치한 국제감자센터에 따르면 감자는 페루에서 약 8000년~1만 년 전부터 재배됐다. 페루인에게 감자는 특별하다. 그들에게 감자는 “신이 주신 영광”(국제감자센터 아나 판타 연구원)이자, “생명의 원천”(벤자민 키한드리아 페루 농업부 차관)이다.

‘잉카제국의 후예’인 아니세또 꼬요꼬요(Aniceto Ccoyo Ccoyoㆍ30) 씨는 “감자는 안데스의 성스러운 산과 어머니 지구(la madre tierra)가 품어낸 선물”이라고 힘줘 말했다.


안데스에서 재배되는 무수히 많은 감자들


▶ 잉카의 후예들이 보존한 4500개의 감자=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비행기로 1시간을 날아가면 잉카 제국의 옛 수도 쿠스코에 도착한다. 쿠스코에서 다시 북동쪽으로 1시간 30분, 우루밤바 강을 따라 가파른 절벽을 아래에 두고 달리면 광활한 감자공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3100m부터 시작되는 감자공원(Parque de la Papa)에는 잉카제국을 세운 케추아(Quechua)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 곳은 지난 2010년 토종 작물을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 주민과 비영리단체 안데스가 관리하는 보호구역으로 설정됐다. 

아니세또 꼬요꼬요 씨는 “감자공원 9200헥타르에는 6개 공동체, 65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아니세또 꼬요꼬요 씨가 재배한 감자

한 걸음 앞으로 떼기도 쉽지 않은 고산지대가 바로 ‘감자의 고향’이다. “페루의 정체성”(곤잘로 데하다 FAO 연구원)이라는 그 귀한 작물은 지금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뜨거워진 대기, 가물어가는 땅에서 감자는 생명력을 잃는다. 고온 현상으로 병충해도 들끓는다. 저지대에선 농사가 힘들어지니, 안데스의 농민들은 해마다 더 높은 곳으로 밀려나고 있다. 해발 2500m부터 재배가 시작됐던 과거와 달리 이젠 3500m 이상에서만 농사가 가능하다. 감자 재배 지역도, 생산량도 나날이 줄고 있다. 

국제감자센터에 따르면 안데스 산맥에서 발견되는 토착 감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4500가지나 된다. 벤자민 키한드리아(Benjamin Quijandria) 페루 농업부 차관은 “한 가지, 한 가지 종류가 각각의 지역과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기능성을 갖고 재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야생감자는 100~180종이다. 아나 판타(Ana L. Panta Lalopu) 국제감자센터 연구원은 “야생감자는 쓴 맛이 강하지만 생물 다양성을 위해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종”이라며 “해충과 질병, 기후 조건에 대한 자연적인 저항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자공원에 거주하는 농민들은 모두가 ‘감자 지킴이’다. 이들 농민이 지키고 있는 품종의 숫자도 상당하다. 아니세또 꼬요꼬요 씨는 “우리 공동체(사까까 마을)는 1367개 품종을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잉카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조상들이 해왔던 전통적인 방식으로 감자 농사를 짓고 있다. 기후변화에서도 감자를 지켜내고 보존하기 위해 1만 년 전의 지혜를 통해 고도를 바꿔가며 농사를 짓고, 국제감자센터와의 협력으로 세계인의 식량자원을 사수하고 있다. 

페루 리마에 위치한 국제감자센터 아나 판타 연구원

▶ ‘종의 다양성’이 식품 종말을 막는다=‘종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미래를 위한 선물’이다. 페루에 존재하는 수많은 감자 종류는 기후변화에도 ‘식량 자원’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원천이 된다.

‘감자 종주국’의 자부심으로 자리하고 있는 국제감자센터의 ‘유전자 은행’은 ‘감자의 조상’을 지켜내기 위한 연구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유전자가 사라지면 결국 종이 사라지기 때문”(아나 판타 연구원)이다. 

아나 판타 연구원은 “유전자는 감자가 1만년 동안 생존하며 누적된 특징”이라며 “국제감자센터에선 유전자를 보관해 중요한 특징들을 지킬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감자센터에선 페루에 존재하는 4500개 감자의 작은 씨앗은 물론 전 세계 토착 감자와 고구마, ‘감자의 친척’들로 분류되는 마슈아(Mashua), 유카(Yuca), 마카(Maca) 등 각종 작물들의 종자가 보관돼있다. 

보관 방식은 두 가지다. 영상 7℃에서의 보관 방식과 영하 196℃의 보관 방식이다.


국제감자센터의 유전자 은행



‘크리오뱅킹(Cryobanking)’ 시스템은 영하 196℃에서의 동결보존 방식으로, 이 곳엔 1800종의 감자가 보관돼있다. ‘인간이나 동물의 각막, 피부, 간 세포를 보관하는 방식’과 흡사하다. 센터에선 동결보관 방식을 통해 ‘조상’이 되는 식물을 대상으로 세포 보존을 하고 있다. 영하 196℃에서의 보관 방식의 목적은 분명하다. 아나 판타 연구원은 “낮은 온도에서 감자 세포를 100년 이상 보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며 “우리의 목적은 이 세포들을 미래 세대를 위한 식량자원을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자의 증조할아버지’로 불리는 ‘아까울레(s. acaule bitter)’ 종은 국제감자센터와 연계된 노르웨이 ‘스발바드 세포 뱅킹 시스템(svalbard vault)’에서 보관하고 있다. 이 종은 1만년 전부터 존재해 기후변화에도 살아남은 감자다. 우리 세대가 먹고 있는 감자는 아니다. 하지만 아나 판타 연구원은 “미래에도 걱정 없이 감자를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종”으로 “아까울레 속 성분을 추출해 다른 종에 넣어 새로운 미래식량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종이다”라고 말했다. 


'감자의 증조할아버지'로 불리는 ‘아까울레(s. acaule bitter)’ 종은 미래 세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종으로 보관되고 있다.

국제감자센터가 보관하는 감자 씨앗과 유전자는 샘플로 만들어 안데스의 농민들에게 전달된다. 병충해나 기후변화에 민감성을 보일 경우 특정 영양소를 강화하는 등 건강한 상태로 되돌린 씨앗은 다시 안데스에 뿌리내린다.

전통과 과학이 만나자 기후변화로 나타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도 얻어가고 있다. 이미 연구소와 농민들은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 적응하지 못 하는 종에 대한 분석도 마쳤다.

추위에 잘 견디는 감자는 삐냐사(piñaza)로, 꽁꽁 얼어붙는 날씨에서도 생명력이 강하다. 정글은 물론 아르헨티나 북쪽 지역까지 재배할 수 있는 적응력이 뛰어난 빠빠 꼼피스(papa compis) 종은 “꾸준히 잘 재배돼 농부들이 좋아하는 종”이다. 아니세또 꼬요꼬요 씨는 “병충해에 잘 견디는 종은 축요 빠끼(Chucllo Paki), 기후변화에 강한 종은 루끼(Rukis)와 꾸띠(Cuti), 재배가 잘 되는 종은 막띠요(Mactillo), 볼리(Boli), 꾸시(Cusi), 우아이로(Huayro), 수이뚜(Suytu), 뻬루아니따(Peruanita), 루끼스(Rukis)”라고 줄줄 말했다. 


국제감자센터

감자의 종에 따라 잘 자랄 수 있는 지역과 기후 분석이 나오니, ‘농사를 망치는 사례’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농업부 차관은 “비포장도로에선 큰 차를 타고, 도시에선 이동성을 고려한 작은 승용차를 타는 것이 편한 것처럼, 기후변화나 병충해 상황에 맞게 감자 종류를 선택해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낙에 많은 감자 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안데스는 ‘페루의 미래’로 불린다. 이 산맥이 페루와 전 세계의 식량 자원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곤잘로 데하다(Gonzalo Tejada López) 유엔 식량농업기구(UN FAO) 페루 본부 지역 기술 조정관(Coordinador Técnico Regional)은 “안데스의 많은 감자 종류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유전자 프로그램을 연구할 수 있는 자원”으로, “종의 다양성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감자를 지킬 수 있는 힘이자,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된다”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http://www.realfoods.co.kr/view.php?ud=201709260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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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아진 기온 때문에…계속 고지대로 이동
- 저지대에선 병충해 들끓고, ‘추뇨’ 생산도 무용지물
- 감자 재배 면적 사라지는 안데스 

[리얼푸드=페루(피삭)고승희 기자] 안데스의 젊은 농부 아니세또 꼬요꼬요(Aniceto Ccoyo Ccoyoㆍ30) 씨는 감자 농사를 위해 어느덧 해발 4000m까지 올라왔다. 

“해마다 감자 재배지역이 고산지대로 이동하고 있어요.” 


해발 4000m 피삭 지역 사까까 마을에서 감자 농사를 짓고 있는 아니세또 꼬요꼬요(Aniceto Ccoyo Ccoyo)는 “기온이 올라가 감자 재배 지역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구역으로 설정된 페루 감자공원 내에 거주하는 감자 재배 농민이자, ‘감자 보존’에 참여하고 있는 사까까(SACACA) 마을의 전통 연구원이다. 해발 4000m 이상까지 오르면 주민들의 자취도 드물다. 꼬요꼬요 씨의 감자 저장 창고는 태양의 기운을 받으며,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솟아있다.

“10년을 주기로 감자 농사를 짓는 고도가 높아졌어요. 해마다 10~15m씩 꾸준히 올라가고, 그 이상 재배 지역을 높여야 하는 종도 있죠.” 


아니세또 꼬요꾜요 씨가 수확한 다양한 종류의 안데스 감자들


▶ 감자는 왜 고지대로 올라갈까?=감자의 재배지역이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페루의 산맥’ 안데스도 피하지 못한 ‘기후변화’ 때문이다. 

“지나친 일조량”, “강우 패턴의 변화”, “높아진 기온”으로 인해 농민들은 해마다 “고도를 바꿔가며” 감자 농사를 짓고 있다.

벤자민 키한드리아(Benjamin Quijandria) 페루 농업부 차관은 “과거 감자 농사는 해발 2500~3000m에서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3500m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기온이 올라간 2500~3000m 지역에선 감자 농사를 망치기 일쑤다. 감자는 특히나 고온에 취약하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차관은 “온도와 습도 증가로 인해 감자의 전분 형성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기온이 올라가며 “추뇨(chuño) 생산도 어려워졌다”(벤자민 키한드리아 농업부 차관)고 한다. ‘추뇨’는 인류 최초의 건조식품으로, 수확한 감자를 말려 새로운 감자로 만들어낸 ‘잉카의 유산’이다. 


아니세또 꼬요꾜요 씨가 가족들과 함께 감자를 보고 있다.


페루 리마에 위치한 국제감자센터(International Potato Center)에 따르면 추뇨는 주로 ‘빠빠 아말가(Papa amarga)’로 불리는 ‘쓴 감자’로 만든다.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야생종 감자는 0℃ 이하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성 성분을 가지고 태어난다. 

아나 판타(Ana L. Panta Lalopu) 국제감자센터 연구원은 “빠빠 아말가에는 쓴 맛을 내는 글리코알칼로이드(glycoalkaloids) 성분이 들어 있어 사람이 바로 먹을 수 없다”며 “이를 없애기 위해 3~4일간 강물에 세척한 뒤 햇빛에서 수분을 제거하고, 밤 시간 동안 추운 곳에서 완전히 얼려 건조시킨다”고 말했다. 이 방식이 바로 ‘추뇨’다. 잉카인들은 추뇨를 통해 “독성 성분을 제거해 새로운 종류의 감자”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감자는 ‘추뇨 블랑코’(chuño blanco) 혹은 ‘모라야’(moraya)라고 불린다. 

‘추뇨’는 안데스 주민들에겐 “무려 10~15년까지 보존 가능한 식량 자원이자, 식량 안보”(아니세또 꼬요꼬요)를 의미한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높아지니 자연 동결건조가 힘들어”(벤자민 키한드리아 차관) 추뇨 생산도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추뇨’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감자(빠빠 아말가)가 “기후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종”(아나 판타 연구원)이라는 점은 안데스 주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지대에서 자라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기후변화에 가장 강한 종”(아나 판타 연구원)이라 어느 지역에서나 생산이 가능한데 ‘추뇨’로 만들지 못 하면 ‘무용지물’인 셈이다. 


아니세또 꼬요꼬요 씨의 감자 저장 창고


이 지대에선 기후변화로 인한 병충해 피해도 적지 않다. 페루 농업부에 따르면 전염병의 한 종류인 잎마름병이 확산되고 있다. 해안지역과 안데스 계곡에 분포하고 있는 감자뿔나방도 고지대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국제감자센터는 “감자뿔나방은 현재 해발 3500m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이 나방 종류는 토종 감자의 생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재배가 어려운 품종도 나오고 있다. 아니세또 꼬요꼬요는 “칠까스(Chilkas), 뻬루아니따(Peruanita), 뿌나 마끼(Puna maki), 빠꼬차 센까(Pacocha Zenka) 종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재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 점점 더 영양가 없는 땅으로…‘감자의 위기’=감자를 살리기 위한 이동은 한 해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제감자센터에 따르면 안데스에서의 감자는 계단식으로 재배된다. 야생종을 포함해 4000여 종에 달하는 감자들은 종류에 따라 자라는 지역과 높이가 다르다. 

아나 판타 연구원은 그러나 “계단식으로 재배되던 감자들이 이젠 평면으로 심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자 종류에 따라 재배 고도가 달랐던 것이 이젠 큰 차이가 없는 높이에서 자라고 있다. 


페루 리마에 위치한 국제감자센터 내부에 전시된 감자들


뿐만 아니라 10년 주기로 고도가 높아졌던 과거와 달리 이젠 1년 주기로 훌쩍 뛰어오른다. 

아나 판타 연구원은 “예전에는 3500m ~ 3700m에서 재배가 가능했던 감자 종은 4500m 이상 높이로 올라가야 재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감자 종류는 한 해 사이에 “100m나 재배 높이를 올려야 하는”(센트럴 레스토랑 마르티네즈 비르힐리오 셰프) 상황이 됐다.


감자는 본래 고지대 작물이기 때문에 “고산지대에서도 적응이 빠른”(아니세또 꼬요꼬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재배 과정이 수월한 것만은 아니다. “5~8월엔 냉해가 껴서 감자 성장에 영향을 받고”(아니세또 꼬요꼬요), “생산량도 타격을 받게”(아나 판타 연구원) 된다. “고지대는 토양의 질이 좋지 않은 ‘가난한 땅’”(아나 판타 연구원)이기 때문이다. 아나 판타 연구원은 “영양분이 부족한 땅이라 감자 생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1만 년 전, 이 땅에 뿌리내린 ‘잉카의 생명’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잉카의 후예’들이 거주하고 있는 최고 고도는 4500m. 감자 재배 지역이 올라가는 만큼 “감자가 재배될 수 있는 땅의 면적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2500m부터 감자를 재배하던 과거에 비한다면 재배 면적은 벌써 1000m 높이만큼 사라졌다. 

감자는 페루를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의 식량자원으로, 페루 국민 “1인당 연간 100kg”(벤자민 키한드리아 농업부 차관)을 소비하고 있다. 쌀(60kg)보다 많은 수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40년 안에 안데스에서 감자를 키울 수 있는 곳은 사라질 수도 있다”(국제감자센터 농학자 레네 고메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제감자센터 아나 판타 연구원이 잉카 시대 때부너 만들어온 인류 최초의 저장식품인 추뇨 블랑코(혹은 모라야, 왼쪽)를 손에 들고 있다. 
 


벤자민 키한드리아 차관은 “국민 한 사람이 소비하는 감자 양을 지키기 위해 정부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나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http://realfoods.co.kr/view.php?ud=20170925000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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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뒤에는 하지 감자가 출하되기 시작할 텐데요. 

세계의 감자 농사 재배현황이나 봅시다. 

감자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기원했지만, 악마의 작물이라 비난을 받던 유럽에서 꽃을 피웠네요. 

현재는 비단길을 거쳐 중국으로 들어오며 중국에서 가장 많은 양이 생산된답니다.



http://i.imgur.com/AwuMSv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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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쓸모없이 유용한 정보도 있습니다.

감자를 잘라서 심을 때, 이런 점도 고려하면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감자는 덩이줄기라고 하여 줄기의 한 부분이 부풀어서 커진 것이죠. 그런데 덩이줄기인 감자의 눈은 양분이 공급되는 선이 있다고 합니다. 그림에서 보면 파란색 선이 그것이라 합니다. 감자의 아랫부분에 이어져 있던 줄기에서부터 이러한 경로를 따라 양분이 눈으로 이동하는 구조라고 하네요.

그래서 감자를 잘라서 심을 때 이 파란색 부분을 훼손하지 않고 심으면 나중에 감자가 훨씬 더 크게 잘 자란다는 정보입니다. 양분이 공급되는 선을 훼손시키지 않으려 빨간 점선처럼 잘라서 심으면 좋다네요.

다음 감자 농사에 시도해 볼만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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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특징

감자는 자잘한 잔뿌리가 발달한다. 이 뿌리는 기껏해야 60cm 정도이다. 그래서 120cm 정도의 뿌리를 내리는 곡식 종류에 비해 감자의 뿌리는 얕은뿌리이다. 그래서 감자는 땅속 깊이 있는 수분이나 양분을 빨아들이기 어렵다. 

감자는 토양의 온도가 10-35˚C일 때 뿌리가 활발히 성장하고, 뿌리의 발달이 최고조인 건 토양의 온도가 15-20˚C 사이일 때이다.

잎(줄기)의 성장은 7-30˚C 사이일 때 일어나는데, 최적인 온도는 20-25˚C에서이다. 기는줄기(포복지)가 성장하는 데에 최적인 온도도 이와 비슷하다.


토양의 온도가 뿌리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


감자의 덩이줄기는 기는줄기가 팽창한 것이다. 이러한 덩이줄기는 짧은 낮의 길이(광주기)로 촉발되어 발달하기 시작하며, 성장호르몬을 분출한다. 토양의 온도가 더 낮으면 더욱 빨리 덩이줄기가 발달하고, 더 많은 덩이줄기가 만들어진다. 덩이줄기에게 최적인 토양 온도는 15-20˚C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감자는 짧은 기는줄기와 싹 들을 가지게 된다. 긴 낮의 길이는 덩이줄기의 발달을 늦추지만, 기는줄기와 싹의 성장에는 이로운 조건이다. 높은 온도도 덩이줄기가 형성되는 걸 방해한다. 만생종은 긴 낮의 길이나 높은 온도에 더 민감한 경우가 많다.  

감자 식물체에 질소가 적고 자당이 많으면 덩이줄기가 더 많이 생긴다. 

덩이줄기는 한번 생기면 빠르게 자라 온대 기후에서 최대 567kg/1200평/일에 이른다. 아래의 도표를 참고하라. 

발아 이후 덩이줄기의 성장



생리학적 숙성

싹이 튼 씨감자를 심으면 작물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의 정도와 수확량 증가의 효과는, 심을 때 씨감자의 생리학적 연령이 어떠한지와 관련이 있다. 

씨감자의 저장 온도는 생리학적 숙성을 조절하는 핵심이다. 저장 온도를 4˚C 이상으로 올리면 씨감자가 휴면에서 깨어나 싹의 성장이 촉진된다. 

이렇게 휴면에서 깨어난 날이 축적될수록, 씨감자를 심을 때 덩이줄기의 생리학적 연령이 결정된다. 

씨감자를 심기 이전에 원하는 수준으로 숙성시키는 정도는 품종별로 다르다.

오래 숙성된 덩이줄기는 조생종을 심을 때나 재배기간이 짧을 때 유리하다. 

최소한으로 숙성시킨 덩이줄기는 수확량을 최대로 올리고자 감자를 재배하는, 재배기간이 긴 지역에 적합하다.

싹이 난 씨감자를 심을 때는 감자 식물체의 간격을 확보해 최적의 성장을 보장하고, 싹에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싹의 숫자와 길이(최대 2cm)를 조절해야 한다. 



토양의 유형과 관리

감자는 보수력이 저마다 다른 모래흙부터 찰흙까지 다양한 토양에서 재배된다. 감자를 재배하기 이상적인 토양은 뿌리가 적절히 숨을 쉴 수 있고, 뿌리의 질병 감염을 최소화하여 덩이줄기가 발달할 수 있는 물빠짐이 잘 되는 구조의 토양이다. 

감자는 pH 5.5-7.0이며 염도가 낮은 토양을 좋아한다. 그러나 감자는 실제로는 pH 4.5-8.5의 토양에서 재배되어, 특정 영양분의 가용성에 뚜렷하게 영향을 미친다. 토양의 pH가 너무 지나치면 여러 방법으로 조정해 주는 것이 좋다.


토양의 pH가 양분의 가용성에 미치는 영향


낮은 pH(산성)에서 감자는 알루미늄과 기타 중금속의 독성만이 아니라, 제한된 인 또는 몰리브덴 가용성으로 고생할 수 있다. pH 7.5 이상(알칼리)에서는 영양분의 가용성, 특히 인과 미량원소가 토양에 충분히 있더라도 그 가용성이 떨어지게 된다. 석회로 토양을 개선할 수 있는데, 적어도 감자를 심기 6개월 전에 뿌려서 산성인 토양을 확실하게 개선해야 한다. 높은 pH의토양에서 재배된 감자는 일반적으로 더뎅이병이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농기계로 석회 살포


두둑짓기와 북주기

감자는 두둑이나 둔덕에 심는데, 이는 물빠짐과 통기가 잘 되게 하여 작물의 성장을 돕기 위함이다.

차가운 토양에서 두둑짓기는 토양의 온도를 높여 싹이 더 빨리 트고 초기 성장이 좋아지게 한다.

웃거름을 주면서 덩이줄기 주변의 토양에 비료를 넣고 북을 주면서 두둑을 다시 손보게 된다. 

또한 북주기는 덩이줄기가 최대로 퍼지도록 도우며 빛을 받아 푸르게 되는 걸 막고, 덩이줄기가 더 잘 형성되고 크기가 균등하게 잡히도록 하며 손상의 위험도 줄인다.  

감자 북을 주는 농기계


북을 주어 물빠짐도 잘 되게 하고, 수확도 쉽게 만든다.



물 관리

감자가 커질 때는 1주일에 약 3cm 정도로, 물을 많이 필요로 한다. 그래서 다수확을 위해서는 관개를 하는 게 유리하다.   

물 관리는 덩이줄기의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덩이줄기가 발달할 때 두둑에 수분을 유지하면 더뎅이병이 생기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농사철 막바지에 덩이줄기 근처에 물이 너무 많으면 흰가루반점병이나 피목이 생기기 쉽다. 

더뎅이병


물이 너무 많아 피목이 발생


두둑 안의 토양 수분 상태가 고르지 않으면 덩이줄기의 모양이 울퉁불퉁해지고, 기형과 갈라짐이 발생한다. 토양 수분 상태에 10%만 차이가 있어도 심각해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점적관개를 활용할 때는 두둑 상단에 설치해야 한다. 

줄기와 잎을 관리하는 일도 물의 효율성을 최대화하는 데 중요하다. 고온의 환경에서는 토양 표면에서 수분이 증발되어 손실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하여 잎과 줄기가 자라 빨리 그늘이 지도록 관리해야 한다.

토양 수분이 불균등하면 덩이줄기에서 2차 성장이 시작될 수 있다.


물이 너무 많으면 감자가 갈라진다.


감자의 보호

겹무늬병과 잎마름병이 감자에 치명적인 주요 질병이다. 

무늬병


겹무늬병은 잎부터 어린 덩이줄기에 퍼지는데, 특히 조생종에게 큰 문제가 된다. 잎을 심각하게 말려 버리는데, 제대로 관리하면 감염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잎마름병은 차고 습한 조건에서 발생하고, 통제가 안 되면 덩이줄기로 빠르게 퍼져 덩이줄기가 갈변하고 썩어 버린다.

또 다양한 모자이크 바이러스도 감자 잎의 성장에 영향을 미쳐 수확량을 떨어뜨린다. 진딧물과 이를 옮기는 매개체도 통제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독립생활 선충 들과 감자 시스트 선충도 치명적인 손상을 불러올 수 있다. 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다양한 작물을 돌려짓기하는 게 좋다. 

흑지병이 뿌리를 손상시킴

흑지병이 퍼진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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