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나 기근에 대비하기 위한 보존식으로 시작되다
신에 대한 감사와 보존식의 양면을 겸비하다
일본의 설날에 빠질 수 없는 음식으로 '떡'이 있습니다. 크고 작은 두 개의 둥글납작한 떡을 겹쳐 놓은 거울떡鏡餅은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것으로, 그 모습은 신령이 깃든 거울을 닮았다고도 합니다.
또 떡국에 떡을 넣는 것은 떡에는 신이 깃들어 있어 그것을 먹음으로써 신의 에너지를 몸속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떡은 신성시되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떡은 설날과 같은 경사스런 날에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원래는 보존식으로 탄생했습니다. 일본인은 쌀을 주식으로 합니다만, 쌀농사는 날씨에 좌우되기 쉬워 흉년이 들면 1년 이상이나 곤궁해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쌀 부족이나 기근에 대비한 보존식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쌀의 보존식으로 처음 만들어진 것은 주먹밥입니다. 꼭 쥐어 주먹밥으로 만들면 휴대하기 쉬운 데다가 수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보존 기간이 늘어납니다. 이윽고 이 기간을 더욱 연장하려고 쌀을 찧어 굳히고, 직접 공기에 닿지 않도록 겉에 쌀가루나 얼레짓가루를 묻히는 등의 궁리가 더해졌습니다. 이리하여 오늘날의 떡 원형이 생겼습니다.
떡은 수분을 날리고 표면에 가루를 뿌리는 등의 궁리를 하면 1년 이상 보존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추운 시기에 찧은 추위떡(寒餅)이나 얇게 썬 깎은떡(かき餅)은 몇 년 버틴다고 합니다.
서양으로 말하면 비스킷이 떡과 비슷한 유래를 가진 음식입니다. 비스킷은 항해나 원정용 식량으로 장기 보존이 잘 되도록 빵을 2번 구워서 수분을 줄인 데에서 탄생했습니다.
이처럼 보존식으로 탄생한 떡이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것이 된 것은 벼에 대한 신앙과 풍요의 기원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즉, 떡은 신에게 감사한 마음을 올리는 신성한 공물인 동시에 실용적인 보존식이기도 한 양면을 가진 먹을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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