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며 큰돈이 없던 나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쓰다가 남긴 냉장고를 물려받아 그냥 사용했다. 그리고 4-5년 뒤,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형편상 아무것도 못해주어 미안했다며 장모님이 양문형 냉장고를 사주어 그걸 쓰게 되었다.
그런데 이 냉장고가 크고 다 좋은데 언젠가부터 냉동실 바닥에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찾아보니 냉동실 뒷면에 물구멍이 있어서 그리로 물이 얼지 않고 빠지도록 열선이 장착되어 있는데, 그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었다.
귀찮아도 한번씩 냉동실 가장 아래칸을 빼서 바닥에 얼음을 제거하며 썼다. 얼음 제거 신호는 냉장고 밑으로 물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더 이상 내부에서 얼지 못하고 밖까지 흘러나오면 얼음을 제거할 때가 되었단 것이다.
내 성격에 이걸 못 봐주겠어서 한번은 냉동실 물건을 다 빼서 얼어 막힌 구멍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확 뚫어버린 적이 있다. 그러면 좀 오랫동안 얼음 제거할 필요없이 사용해도 될 뿐 시간이 지나면 마찬가지이다.
오늘은 안 되겠다 싶어 서비스기사를 호출했다. 서비스를 요청하며 수리 이력을 조회하니 2014년에 기사가 방문한 적이 있단다. 그때 기억에, 이걸 고치러면 무슨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데 비용이 발생하니 귀찮아도 청소하며 적당히 쓰다가 더 문제가 되면 아예 냉장고를 교체하든 고치든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이제 그때가 되었다. 멀쩡히 돌아가는 걸 아예 바꾸기는 어렵겠고 부품을 교체해 봐야겠다. 냉동실 안쪽 뒷면에 있는 열선인지 그걸 뜯어서 바꾸는 작업이겠다. 내일 기사가 방문한다고 했으니 내일 아침엔 일어나서 냉동실의 음식을 임시로 김치냉장고로 싹 옮겨야겠다. 참, 나는 김치냉장고도 한 15년 써서 아예 바꾸고 싶다만 아직 사망하지 않아 못 바꾸고 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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