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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전두환은 전 대통령이 아니라 학살자라고 불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볼만했으나 중간중간 억지스러운 장면들이 들어가 재미를 떨어뜨렸다. 특히 양심적인 한 군인의 도움으로 검문을 통과한 뒤에 나오는 택시와 짚차의 추격신은 영화의 재미를 엄청나게 반감시켰다.


이런 건 아는 게 병인 탓이겠는데, 5월 중하순의 전남에선 아직 모내기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텐데 촌로에게 광주로 들어가는 길을 묻는 장면에선 벼가 이미 무릎까지 자라 있더라. 그 모습만으로는 5월이 아니라 6-7월 사이인 것 같았다. 또한, 광주에서 하루 머물고 빠져나오는 장면에선 싸리꽃이 만발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역시 6-7월이 개화기인 식물이다. 그맘때 촬영을 했나 본데 5월의 광주와는 안 어울렸다. 얼마 전 옥자에서도 한여름에 홍시가 달려 있더만 비현실적이다. 영화라서 가능하다고 눈을 감아야 하는 건가? 마지막으로는 광주에서 나와 서울로 향하는 길에 억새가 피어 있는 것 같더라. 풀도 누렇게 죽어 있고. 완연한 가을의 모습이었다. 5월의 광주가 배경이 아니었던가? 


영화에선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줄 아는가?"라는 대사가 자주 나오더라. 그리고 "형씨가 뭐가 미안해. 잘못한 사람은 저 위에 있는데"라는 대사와 "광주에서 만난 모든 사람을 기억하겠다"는 세 가지 대사가 기억에 남았다. 그게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닌가 짐작했다. 


그래도 나에게 5월의 광주를 다룬 최고의 영화는, 아직까진 임창정 주연의 "스카우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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