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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도시에는 도시농업 5개년 계획이라는 것도 있었다. 올해가 그 마지막 해인데 그동안 추진한 사업을 들여다보면 별 게 없다.
일단 1. 텃밭 조성 사업, 2. 스쿨팜, 3. 교육, 4. 네트워크 구축이 주요 사업이었다.
하지만 이러저러하게 외양은 갖추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실제로 일하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텃밭은 기존 주말농장 운영자들이 수도권에서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운영하던 수준으로 운영 중이고, 스쿨팜은 농협에서 1억4000만원인가를 가지고 추진 중인데 그게 아이들의 교육과 연계되어 운영되는 게 아니라 그냥 노인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관리만 되는 수준인 것 같고, 교육은 도시농업전문가 과정이라고 만들어서 급하게 일꾼을 양성하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그들을 텃밭에서 훈련시키는 일까지는 나아가지 못해 점점이 흩어진 초보 도시농부들 수준이고, 네트워크 구축은 이런저런 전문가라고 모아놓았지만 명색만 그럴 뿐 실제로 도시농업과 관련하여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동네에 관련 기관에서 운영하는 텃밭이 있어서 오며가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데, 관리자는 어디에 있는지 연락처만 있고 잘 보이지도 않는다. 농장에서 일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농사법을 알려주거나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더라. 그동안 지켜본 결과, '농장에 가면 그 사람이 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그런데 여기는 그냥 구획만 나누고 관정만 파서 농사짓게만 해주고 끝이다. 그 안에서 알음알음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하겠지만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또 농사에 아무 원칙이 없다. 그냥 다들 비닐 쓰고, 비료 주고, 아무 작물이나 가져다 심고 그냥 모두 자기 마음대로이다. 자유로워서 그게 더 좋을지도 모르지만, 원칙이 없으면 대별점도 없어 별 매력이 없다. 최소한 비닐, 농약, 비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합의도 안 되려나? 그래서 교육이 중요한데 그러한 일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래저래 그다지 나의 마음에는 들지 않는다. 사람들도 그냥 심고 수확해다 먹으면 끝이다. 아쉬울 뿐이다.
오늘 이러한 점을 이야기했는데 담당자도 다른 지자체들을 다녀보며 느낀 점이 있어 공감은 하더라. 그래도 그 사람은 담당 공무원이니 무얼 할 수 있지 못하다. 최소한 주말농장주들이 모여 이러한 걸 논의하고 공유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겠지. 그리고 그걸 동의할 사람도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고. 수도권에서도 그 수많은 주말농장 중에서 생태농업의 방식에 동의하여 운영이 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곳은 기존 농사의 방식이 더 자연스럽고 익숙한 곳이니만큼 더 어려울 것이다. 누구 하나가 선례를 만들어서 보여주고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내년에 농장 나한테 넘겨라. 내가 여기 사는 동안 그렇게 운영하며 가꾸어 볼테니. 토종씨드림도 마침 땅이 필요하다. 거기를 이용해 토종씨앗 채종포도 만들고 할 테니.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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