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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관련된 현대의 가장 큰 미신 중 하나는 유기농업이 본질적으로 지속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건 그럴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화학물질이 없었던 로마제국이나 다른 고대 사회의 농경지가 결국은 토양침식으로 망하지 않았던가? (이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이 책만큼 좋은 게 없다. 읽어 보시길 권한다. <흙>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205477) 또 다른 농업 관련 미신은 농화학물질의 사용을 줄여 악화된 토양을 복원함으로써 세계를 먹여살릴 수 있다는 잠재력을 깨닫지 못하게 하고 있다.  


관건은 흙이다. 건강한 흙이 확보되어야 농사도 잘되는 법이다. 산업화된 나라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어떤 곳의 농민이든지 토양의 비옥도를 잘 유지하고 관리하면 훨씬 적은 양의 비료와 살충제를 사용하더라도 높은 수확량을 올릴 수 있다는 보고들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건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미신 1: 대규모 농업이 현재 세계를 먹여살린다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보고에 의하면, 가족농이 세계 먹을거리의 3/4을 생산하고 있다. 또 FAO는 전 세계의모든 농장 가운데 3/4이 1헥타르 미만의 면적이라고 추산한다. 현재 미국에선 약 1%의 인구만 농민이다. 그러나세계의 농민 대부분은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농사를 짓는다. 따라서 산업화된 관행농업은 산업화된 세계를 먹여살리는 한편, 세계의 농민 대부분은 소규모 가족농장에서 일한다. 2016년 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보고서는 미국 농산물 수출의 90%가 굶주리는 사람이 거의 없는 산업화된 국가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무론 상업농이 필요하긴 하다. 모든 사람이 농부가 되기 전에는 말이다. 그러나 대규모 산업형 농업이 정말로 최고인가? 그길 외에는 다른 길은 없을까? 이 질문은 두 번째 미신으로 이어진다.



미신 2: 대형 농장이 더 효율적이다


여러 대량의 산업형 공정은 생산단위당 투입량을 감소시켜 대규모의 효율을 얻는다. 더 많은 작은 장치들을 만들수록 각각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농업은 다르다. 1989년 국립연구위원회(National Research Council)의 연구에 의하면, "잘 관리된 대안적은 농업 체계는 관행농보다 거의 항상 생산단위당 합성 화학비료와 농약, 항생제를 덜 사용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기계화가 대형 농장에 비용과 노동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긴 하지만, 더 큰 농장이 꼭 더 많은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건 아니다. 1992년 농업총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작고 다양화된 농장이 대형 농장보다 단위면적당 2배 이상의 먹을거리를 생산한다. 심지어 세계은행조차 식량안보가 긴급한 문제인 개발도상국에서도 농업 생산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소규모 농장이 좋다고 지지한다. 대형 농장은 옥수수나 밀 같은 특정 작물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한편, 소규모 다양화된 농장은 전반적으로 농지 면적당 더 많고 다양한 먹을거리를 생산한다.



미신3: 관행농업이 세계를 먹여살리는 데 필요하다

관행농업의 지지자들은 유기농업의 수확량이 적기 때문에 기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15년 115개 연구의 수확량을 비교한 가장 광범위한 메타분석에 의하면, 유기농업의 생산성은 관행농업보다 약 20% 떨어질 뿐이다. 이는 예전 연구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덮개작물을 심고 돌려짓기를 하여 토양을 건강하게 만든 유기농 농장의 수확량을 관행농 농장과 비교했다. 그러자 이러한 농법 덕에 수확량의 격차는 10%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 메타분석의 연구자들은 "관행농의 수확량을 더 많다고 보고하는 연구들에서 자료의 편향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기 때문에, 실제 격차는 더 적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다시 말해, 유기농업이 세계를 먹여살릴 수 없다는 주장의 근거는 농장의 유형별 특정 농법에 상당히 좌우된다는 것이다. 


덮개작물이 자라고 있는 농경지의 모습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의 1/4은 그냥 버려지고 있다. 해마다 미국에서만 약 6033만 톤에 이르는 먹을거리가 버려지고 있다. 이는 기아에 직면해 있는 약 5000만 명의 미국인들이 먹고도 남는 양이다. 그래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더라도, 자주 언급되는 관행농과 유기농 사이의 수확량 차이는 일상적으로 버려지는 먹을거리의 양보다 더 적다. 




건강한 토양을 만들자


토양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관행농의 농법은 인류가 장기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먹여살리는 능력을 저하시킨다. 우리는 대규모 농장이든 소규모 농장이든 흙을 살리는 방법을 활용해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관행농이냐 유기농이냐 하는 논쟁은 쓸데없이 정력만 소비할 뿐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우리는 토양의 복잡성을 단순화시키고, 농민의 독창성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해 왔다. 이제부터는 안정적이고 탄력적인 농업의 핵심으로 토양을 건강하게 만든느 농법을 채택해야 한다. 무경운 농법, 덮개작물, 여러 작물의 돌려짓기를 특정한 토양, 환경, 사회경제적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유기농업이든, 아니면 비료와 농약을 일부 사용하든 이러한 농법을 채용하면 관행농과 비슷한 수확량을 보이거나 그를 능가한다. 분명한 건, 이렇게 토양을 복원시키는 농법을 채택한 농민들은 투입재를 더 적게 사용하기에 수익 면에서 더 낫다는 점이다. 


농업은 또 다른 혁명에 직면할 것이다. 오늘날 농업 분야에서 사용하는 값싼 석유 덕에 비료를 저렴하게 생산한다. 그러나 그건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탄력적인 농업은 어떻게 해야 더 빨리 확산될 것인가? 전례가 되는 농장이 늘어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또한 농업정책과 농업보조금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토양 비옥도를 저하시키는 관행농업을 장려해서는 안 된다. 탄력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천하는 농장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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