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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씨앗-작물

토종, 도대체 토종이 무엇인가

by 石基 2016.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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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창을 열어 ‘토종’이란 검색어를 입력해 보라. 요즘은 토종 씨앗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뜨는데, 한때는 용병 운동선수에 대비하여 한국인 운동선수를 가리키는 내용이나 어디에 가면 토종닭이 맛있다더라 하는 정보들이 가득했던 적이 있다. 나는 2008년부터 해당 자료를 찾아보려고 검색하기 시작했으니, 불과 10년도 되지 않는 사이에 토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2016년 4월에는 “6시 내고향”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예 ‘토종 씨앗’을 주제로 축제까지 개최되었을 정도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최근에는 농업 관련기관들에서도 토종 씨앗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기관에서는 주로 대체 소득원의 관점에서 씨앗을 바라보고 있어 시민단체의 시각과는 차이가 나타난다. 또 개인 육종가나 도시농업의 텃밭 농부들도 토종 씨앗에 주목하고 있다. 육종가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유전자원으로서, 텃밭 농부들은 주로 안전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토종 씨앗이 지닌 영양분과 약효 등에 집중하기도 한다. 이렇듯 토종 씨앗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존재하고 있으며 저마다 토종 씨앗을 다르게 정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토종 씨앗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가 무엇을 토종 씨앗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이와 관련하여 1997년 만들어져 한국에서 토종을 연구하는 사단법인 한국토종연구회와 안완식 박사의 [한국토종작물자원도감]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토종이란 말은 <한글사전>에 ‘재래종 또는 토산종’으로 풀이되어 있으며, 또 재래종은 ‘전부터 있어서 내려오는 품종 또는 어떤 지방에서 여러 해 동안 재배되어 다른 지방의 가축이나 작물 따위와 교배되는 일 없이 그 지방의 풍토에 알맞게 된 종자’라고 되어 있다. 또 토산종은 ‘그 지방에서 특유하게 나는 종자 또는 종류’로도 풀이되어 있어서 재래종을 포함하는 의미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을 요약하여 보면 ‘토종은 일정한 장소에서 순계로 장기간 그 지방 풍토에 적응된 그 지방 특유의 생물[種]’로 자생종과 재래종을 포함하는 의미이다. 한국토종연구회에서는 ‘토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토종은 한반도의 자연생태계에서 대대로 살아왔거나 농업생태계에서 농민에 의하여 대대로 사양, 재배 또는 이용되고 선발되어 내려와 한국의 기후 풍토에 잘 적응된 동물, 식물 그리고 미생물이다.”


재래종이란 말을 국제식물유전자원연구소(IPGRI)에서는 ‘랜드레이스Landrace’라고 하였으며, 이 말을 영문으로는 ‘자신의 환경에 알맞고 오랜 기간에 걸쳐 비교적 안정성을 갖는 작물군(Crop populations)’ 또는 ‘의도적으로 육종된 것이 아니라 원래의 농업체계에서 농민이 여러 세대에 걸쳐 선발하여 개발된 지역의 작물 품종’이라 풀이하고 있어서, 재래종은 예로부터 농부의 손에 의하여 재배되어 오는 재배종이란 의미가 강하다. 

한편 웹스터스Webster's 사전에는 ‘인디저너스Indigenous’라는 말을 ‘특정한 지역이나 환경에서 생산되고, 재배되거나 자연적으로 살아오면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어, 어느 지역에서 예로부터 스스로 나서 자라나는 자생종이란 의미가 크다. 한국토종연구회에서 정의하고 있는 ‘토종(Native species)’이란 재래종과 자생종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설명이 길지만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중간의 농업과 관련된 정의이다. 그 부분만 떼어 오면 다음과 같다. 토종 씨앗이란 “농업생태계에서 농민에 의하여 대대로 사양, 재배 또는 이용되고 선발되어 내려와 한국의 기후 풍토에 잘 적응된 식물”이다. 그러니까 토종 씨앗의 핵심은 한국의 기후와 풍토에 얼마나 잘 ‘적응’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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