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산업과 관련하여, 그리고 농업 전반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역시나 CJ 제일제당이다. 처음에는 외식사업과 식품가공으로 시작하더니 어느새 한 발 한 발 내딛어서 이제는 농업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중소기업도 아니고 대기업에서 더구나 외식과 식품이라는 확실한 판로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농업계까지 진출한 것이라서 더욱더 파장력이 크고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농업과 관련하여 종자 사업에 손을 뻗은 것은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종자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는 반도체가 가장 중요하듯이 농업에서는 종자가 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CJ 제일제당이 2015년 초에 설립한 CJ 브리딩(Breeding)에서는 행복한 두부를 만드는 원료인 콩부터 시작하여 햇반의 원료인 벼까지 다양한 종자들을 하나하나 독점해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식품을 기반으로 개발한 종자를 농가와 계약을 체결해 재배하도록 하고, 그걸 수매해서 식품으로 가공하여 판매한다. 그때 자신들의 종자 이외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또 여기서 더 나아가 화학회사까지 하나 차리면 자신들이 개발한 농약과 비료 등의 농자재를 사용하게 만들고, 그렇게 농사지은 농산물로 가공하여 식품을 소비자의 밥상에 올리는 거대한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우리 일상에서 백색가전은 삼성전자가 차지했다면, 먹을거리 분야는 뿌리가 같은 CJ 제일제당이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우리의 일상을 삼성 계열이 장악하는 셈이랄까.
아니나 다를까 이미 CJ에서 동부팜한농 인수전에 뛰어들어 실패한 전력이 있구나.
파면 팔수록 무서운 기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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