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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싸이클론 아일라Aila가 인도 동부를 파괴했다. 시속 120km의 속도를 기록한 아일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망그로브 숲이 끊임없이 이어진  순다르반스Sundarbans를 강타했다. 이곳은 벵갈만의 강가Ganga-브라마푸트라Brahmaputra 삼각주에 위치해 있다.

그 태풍은 수백 명의 사람과 가축들을 죽이고, 수백만 채의 가옥을 부수고, 도로를 끊어 놓았다. 강풍과 높은 파도가 섬을 보호하는 진흙의 제방을 뛰어넘었다. 이로 인해 벵갈만의 바닷물이 넘쳐 마을들이 물에 잠기고, 음용수를 못 마시게 만들며, 약12만5천 헥타르의 농경지에 영향을 미쳤다.


서벵갈 Vrihi 종자은행의 설립자 Debal Deb 씨. 2009년의 태풍으로 농지가 바닷물에 잠긴 뒤 순다르반스에 염분 저항성 토종 벼라는 희망을 가져왔다. Photo by Jason Taylor.



태풍으로 인한 홍수가 가라앉자, 토양에 허연 소금의 선들이 나타났다. 예전에 재배하던 현대의 다수확 벼 품종은 염분이 있는 토양에서 재배할 수 없다. 벼농사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삼각주 거주민들에게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재앙이 있고 한 달 뒤, 민간의 벼 종자은행 브리히Vrihi의 설립자이자 식물학자 Debal Deb 씨가 아일라에 피해를 입은 순다르반스의 세 마을을 방문했다.  그는 자신의 종자은행에서 토종 벼 네 품종 —Talmugur, Lal Getu, Sada Getu, Nona Khirish—을 가져왔다. 그 토종 벼들은 토양에 염분 농도가 높아도 견딜 수 있는 품종들이다. 

Deb 씨는 이 염분 저항성 품종들을 1997년 순다르반의 농민들에게서 수집했다. 그의 채종포에서 그는 세심한 선발육종을 통하여 두 가지 품종 —Lal Getu, Sada Getu— 의 염분 저항성 한계를 2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그날 Deb 씨가 가져온 벼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토종 벼 품종은 지역의 기후와 환경에 적응한 것들이다. 그러나 현대의 다수확 벼 품종이 들어오면서 지역의 품종들은 쓸모없어지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다행스럽게도 인도의 극소수 벼 보존가들이 그 가운데 일부를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Deb 씨의 종자은행은 1000종 이상의 토종 벼를 보유하며, 2800평의 농장에서 재배하여 농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주고 있다.  그가 다시 순다르반 지역에 가져온 것과 같은 이러한 품종의 일부는 염분 저항성이 있다. 다른 품종들은 가뭄이나 홍수에 더 잘 견딜 수 있기도 하다.

Deb 씨가 네 가지 염분 저항성 품종을 2009년 6월에 순다르반스 지역에 가져왔을 때, 단 한 품종만 여전히 그 지역 농민들이 재배하고 있었다. 나머지 세 품종은 그들의 기억 속에나 존재하던 것이었다.

처음에 농민들은 염분 저항성 품종을 의심했다. Deb 씨는 “그들은 정부에게 여러 종자를 받았지만, 그중 아무것도 아일라 이후 그들의 염분기 많은 토양에서 자라지 않았다. 내가 가져다 준 씨앗에서 싹이 트는 것을 보자 매우 행복해 했다.”

그해, Deb 씨는 11명의 희망자에게 네 가지 품종을 나누어주었다. 


염분 저항성 벼는 열대성 태풍 아일라로 인해 농지에 바닷물이 침투된 순다르반스 지역의 농민들을 돕는다. Photo courtesy of ENDEV.


이듬해 그는 ENDEV –A Society for Environment and Development라고 불리는 콜카타에 위치한 단체와 함께 돌아왔다. ENDEV의 대표 Asish Ghosh 씨는 다른 출처를 통해 더 많은 염분 저항성 종자를 수소문해서 구했다.2010년과 2011년에 ENDEV는 Deb 씨와 지역의 다섯 단체와 함께 협력하여 순다르반 지역의 농민들에게 이 종자들을 나누어주었다. 

“이러한 품종들은 재정적으로도 유리하다”고 Ghosh 씨는 설명한다. “그 종자들은 비료나 농약 같은 값비싼 투입재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소를 먹이고 지붕을 이을 더 좋은 품질의 볏짚을 생산한다.”

2013년, Deb 씨는 추가로 Matla와 Hamilton이란 두 가지 벼 품종을 다시 도입했다. 이는 서벵갈의 다른 식물학자에게서 받은 것이다. WWF-India의 보고서에 의하면, 이 품종들은 농민들이 어떤 제방도 없는 지역에서 재배했을 정도로 높은 염분 저항성을 갖는다. 

2014년 현재, 70명 이상의 순다르반스 지역의 농민들이 여섯 가지 염분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고 Deb 씨는 말한다. 

순다르반스에 있는 Jhupkhali 마을에 사는 52세의 농부 Radheshyam Das 씨는 비그하bigha라는 400평의 토지 단위로 측정했는데, 벼농사가 잘 되어 행복하다. “아일라 이후 다수확 벼 품종의 수확량은 1비그하에 2가마로 떨어졌다”고 그는 말한다.  “지난해, 염분 저항성 품종으로 1비그하에 7가마의 수확을 올렸다.”

순다르반스에 있는 Mousuni 섬의 또 다른 마을에 사는  농부 Sindhupada Middya 씨는 염분 저항성 품종과 현대의 품종으로 실험을 했다. 그가 그 품종들을 재배한 논은 제방 근처에 있어 만조일 때 자주 바닷물이 넘어오곤 한다. 염분 저항성 품종이 300평 미만의 농지에서 240kg을 수확한 데 반하여, 다수확 품종은 전혀 수확이 없었다.


순다르반스의 농민들은 토종 염분 저항성 벼를 칭송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 토종 벼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그들의 탄력성을 증대시켰다.  Photo courtesy of ENDEV.



그의 성공에 섬의 다른 40명의 농민들이 고무되어 이 염분 저항성 품종을 채택했다. WWF-India팀의 일원인 Soma Saha 씨에 의하면, 기후변화 적응전략의 일환으로 이러한 벼 품종들을 다시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순다르반스의 다른 지역의 농민단체는 토종 씨앗을 칭송하는 노래를 지었다. 노랫말에서는 그 씨앗의 탄력성고 그것이 그들에게 가져다 준 행복과 왜 그 씨앗을 활용해야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앞으로 기후는 온난해지고, 해수면은 상승하며, 강우 패턴은 변화하고, 아일라 같은 태풍은 점점 빈번해짐에 따라 순다르반스의 섬들은 침식되고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결과로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현대의 벼 품종들은 계속해서 농경지에 부적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Ghosh 씨는 과학과 전통지식을 결합함으로써 농민들이 자신과 지역공동체를 위해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우리가 이런 품종들을 개발하지 않았습니다”라고 Ghosh 씨는 말한다.  “오랜 옛날부터 농민들이 했습니다. 우리 가운데 일부는 단순히 그들의 오랜 전통지식과 씨앗이 있는 곳을 재발견하여 농민들이 그걸 다시 활용하도록 동기를 부여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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