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씨앗을 뜻하는 한자라고 하면 種子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한자에는 우리가 생각지도 않게 씨앗을 뜻하는 글자가 두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仁과 子이다. 


그에 대해 검색하니 다음 링크와 같은 글이 나왔다. http://m.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1792


전창선이란 한의사가 두 글자를 해석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글의 해석은 어딘가 이상하다. 

사전을 찾아보면 仁은 보통 과육에 둘러싸인 과실의 씨앗을, 子는 풀의 씨앗을 뜻하는 글자로 많이 쓰인다. 하지만 그분은 仁이 껍질이 벗겨진 씨앗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잘못 해석한 듯하다.


그래서 仁의 기원은 무엇일까 옛 갑골문 등을 뒤져보기로 했다. 

그리고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니, 기원전 400년 무렵 초나라 시대의 무덤에서 발굴된 죽간에 仁이 아래의 그림과 같이 표현되어 있었다고 하는 전호근 선생의 글을 찾았다. 



딱 보이는 바와 같이 임신한 여성의 형상이라 할 수 있다. 기실 과실의 씨앗이란 것도 어떻게 보면 이와 똑같은 현상 아니겠는가? 


그래서 仁에는 씨앗이라는 뜻과와 함께 어질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가 보다.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는 어미의 마음, 그보다 더 어진 마음이 어디 있을까? 남성은 생물학적 특성상 주변 사람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어도, 죽었다 깨어나더라도 아이를 품은 여성과 같은 마음을 느낄 수 없을지 모른다.


아무튼 글자의 형상처럼 仁은 엄마라는 '과육'으로 둘러싸인 아이라는 '씨앗'을 본 따서 형성된 글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전에 나와 있는 뜻풀이처럼 말이다.



그럼 이제 다음으로 子는 어떤 글자이길래 씨앗을 뜻하는지 살펴보자.

먼저 子는 乛(감싸다)와 十(뚫다)이 합하여 만들어진 글자라고 한다. 즉, 겉을 감싸고 있는 껍질을 뚫고 나오려는 새싹이 있음을 형상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십이지의 시작이 子부터인 건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맥락에서 子가 일반적인 풀의 씨앗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이는 듯하다. 

풀의 씨앗은 과실 같은 것과 달리 과육이 그리 많지 않고, 싹이 트는 조건만 맞으면 무엇보다 세차게 뚫고 나와 자라는 힘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농사를 지어 본 사람은 모두 알다시피, 풀을 이기는 작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렇게 하여 오늘은 뜻하지 않게 仁과 子의 쓰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도 하나 배우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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