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알라딘' 인터넷서점에서는 공식적으로 도서정가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요지는 소비자가 싸게 책을 구입해서 볼 수 있는 권리를 막는 제도이며, 동시에 출판시장이 어렵기에 도서정가제를 시행하면 시장이 더욱 축소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난 오히려 알라딘의 도서정가제 반대에 반대한다.
내가 싸게 책을 산다는 명목으로 출판시장의 질서가 더 혼란스러워질 뿐만 아니라, 일부 인터넷서점과 그보다 큰 대형서점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는 쉬워도 중소 규모의 동네서점에게는 가혹한 경쟁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난 출판업에 종사하는 분께 실제로 도서할인제 때문에 출판사에서는 할인되는 분을 감안하여 책값을 더 책정하기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아닌가?
중소기업이 중요하다, 중소 규모의 농업이 중요하다, 중소 상인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하고 떠들지만, 실제로 대형 마트나 대형 농업,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값싼 제품을 눈앞에 두었을 때 내 손은 자연스럽게 한푼이라도 싼 쪽으로 향한다. 머리로는 알지만 몸은 늘 머릿속의 이념을 초월하곤 한다. 그 결과가 무엇인가? 의도치 않은 중소 업자들의 몰락이다. 그리고 거기서 나아가 대형 업자에 대한 불가피한 종속이 이루어진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난 당분간(도서정가제 반대를 철회할 때까지) '알라딘'을 이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물론 다른 인터넷서점을 이용하곤 하겠지만, 바보 같이 더 비싸게 돈을 지불하는 불합리한 소비를 하더라도 가급적 동네서점을 이용하려고 한다. 이것이 비싸도 생협이나 농민과 직거래를 이용하는 나에게 더 어울리는 소비행태인지도 모르겠다.
아래는 이와 관련하여 멋진 글을 써주신 전성원 님의 블로그이다(http://windshoes.khan.kr/m/751). 참고로 읽어보셨으면 한다.
뱀다리; 신간 안내도 당분간 알라딘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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