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조는 척박한 제주의 농사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이라서 제주민의 중요한 곡식으로 재배가 되었다. 지금도 명맥을 잇고 있는 오메기떡이니 오메기술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조를 원료로 만드는 것으로서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조와 관련된 용어만 해도 엄청나게 발달해 있다는 것이 왕한석의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왕한석, 제주 사회에서의 조 및 관련 명칭에 대한 일 연구, 1996).그러던 것이 사회의 변화와 함께 제주에서 조 농사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아래의 기사에서는 그걸 일제강점기라고 지목하면서 마치 그때 조 농사가 뚝 끊긴 것처럼 몰아붙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1930년대의 현지조사 자료인 <조선반도의 농법과 농민>에서 보아도 그때 여전히 조 농사는 제주에서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다른 여타의 일들과 마찬가지로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고 그냥 일제를 몰아붙이는 것뿐이다.
그보다는 조 농사가 끊긴 건 제주에서 육지를 대상으로 귤 농사, 양배추 농사, 브로콜리 농사 등등의 소득작물 들이 퍼지면서부터였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돈도 안 되는 조를 굳이 힘들게 뭐하러 심겠는가? 2008년 제주 전역을 조사할 때 아직 일부 나이 든 농부님네가 토종 조로 농사짓는 집을 몇 군데 발견하긴 했다. 그런데 그것도 집에서 조금 먹을 정도이지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었다. 아무튼 제주에서 토종 조가 부활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으면서 내용에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몇 글자 끄적여본다.
일제강점기 자취를 감췄던 제주토종 조가 100년 만에 복원돼 5일 처음으로 수확이 이뤄졌다.
제주 토종 조가 '삼다찰'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제주도 동부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삼다찰은 올봄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밭 3,300㎡에 심어 졌다.
제주 토종 조는 일제강점기 일본의 수탈로 제주에선 자취를 감췄다.
삼다찰은 줄기가 강하고 잘 쓰러지지 않아 기계화 재배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볼라벤 등 연이은 태풍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또 기존 재배종에 비해 20% 이상의 수확량을 더 얻을 수 있는 다수성 품종이다. 물론 제주지역 환경에도 가장 알맞은 품종으로 평가된다.
제주 토종 조는 옛부터 전통음식인 오메기떡과 오메기술의 원료곡식으로 사용됐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올해 삼다찰에 대한 실증재배가 성공을 거둠에 따라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도 앞으로 제주지역을 조나 기장 등의 신품종 종자생산 거점단지로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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