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으로는 김제시에 속하는 금산사(金山寺)는 전라북도 최대의 사찰이다. 창건설화가 여럿 전해지는데 <금산사지>를 근거로 하면 백제 법왕 때 창건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역시 미륵불을 모신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륵은 미래불로서, 현세의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오시는 부처님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미륵은 수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 "내가 너희의 고통을 해결하러 온 미륵불의 현신이다. 나를 섬겨라!" 하는 식으로 말이다. 궁예가 대표적이고, 견훤도 그러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모두 후삼국시대의 인물들인 점이 재밌다. 또한 근세에 들어서는 일제강점기 한국 고유의 종교가 발생하는데, 그러한 종교들도 금산사의 미륵신앙에 기반하고 있다고 전한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이 절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신 건물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미륵불을 모신 미륵전이 절의 핵심 건물이다.
2012년 가을에 찾은 금산사 미륵전. 한창 수리 중이었다. 이 3층 누각 안에 그 정도 크기의 미륵불이 모셔져 있다. 물론 그 안은 사진촬영 금지라서 찍지 못했다.
얼마나 크고 웅장하냐면 이 정도 크기가 된다.
일제강점기에 나온 엽서에 있는 금산사 미륵전. 그 당시에도 보존이 잘 된 편이었다. 지금 미륵전 옆에 보이는 부도탑은 훨씬 정비가 잘 이루어졌다. 또한 지붕의 끝부분만 보이는 대적광전은 아주 깔끔하게 복원이 된 상태이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2012년 가을 현재 대적광전과 오층석탑의 모습.
대적광전 앞에는 아주 특이한 양식의 탑을 하나 볼 수 있다. 복원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인데, 탑신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인 듯하다. 위의 일제강점기의 사진을 보면 미륵전 앞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은 그 위치를 대적광전 쪽으로 조금 옮겨 놓았다.
뒤에 보이는 것이 석가모니의 사리를 모신 사리탑이다. 아주 독특한 양식인데, 종을 얹어 놓은 모습이라고 석종형 사리탑이라 부른다. 이 둘레에는 문인상 등을 배치해 놓았는데, 이건 또 유교식이 아닌가 싶은 것이 한국에 들어와 여러 종교와 뒤섞이며 조화를 이룬 모습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앞에는 오층석탑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