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부체계를 바꾸는 것만으로 농약과 화학비료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적이 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Marsden 농장에서 행해진 실험결과가 그것이다. 약 2,5000평 정도의 농지를 셋으로 나누어 농사를 지었다. 하나는 관행적으로 옥수수-콩 돌려짓기, 다른 하나는 옥수수-콩-귀리 돌려짓기, 마지막은 옥수수-콩-귀리-자주개자리 돌려짓기. 마지막 작부체계에선 자주개자리를 기를 때 가축을 방목하여 똥오줌을 받았다고 한다. 삼포제 농법의 부활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똑같지는 않지만, 자주개자리를 포함한 마지막 작부체계 전통농법의 하나인 과거 유럽에서 행해지던 삼포제 농법을 새롭게 응용한 방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자주개자리는 콩과식물인데다가 가축이 그걸 뜯어먹으며 똥오줌을 싸니 밭이 더욱 기름질 수밖에...
그 결과가 아주 재미난데, 새로운 작부체계를 활용하니 옥수수와 콩의 수확량이 늘고,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량은 88%까지 감소했으며, 지하수의 독성물질은 200배 줄었고, 수익에선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단점으로 꼽힌 것은 역시 인건비. 인건비가 증가한단다. 이봐라, 왜 현대농업으로 나아갈수록 농민이 가난해지고 농지에서 쫓겨나 도시로 나가는지 엿볼 수 있는 단서다. 아무튼 그래도 낫지 않은가? 담합해서 농민들 땀 묻은 돈이나 뜯어먹는 농약회사, 비료회사, 농협에게 돈다발을 안기기보다는 정직하게 땀흘리며 일하는 농민, 노동자에게 그 돈이 들어간다니 말이다. 인건비 상승,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다.
미국에선 1년에 약 227만 톤의 농약이 사용된다. 많다고 느끼는가? 한국은 OECD 국가 중 농약사용량 1위의 국격 있는 나라다. 작물보호협회(농약이 작물을 보호한다고, 농약이 지닌 나쁜 이미지를 없애고자 만든 이름)에서는 억울하다고 호소한다. 단순히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여기를 보라(http://goo.gl/Mg9It). 핑계를 댄다고 많이 쓰는 게 많이 쓰는 게 아닌 것이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작물보호협회여? 하긴 농업 분야 이외에도 공원, 골프장, 아파트단지 등등의 관리를 위해서도 엄청나게 사용하고 있다. 자살자들도 애용하고...ㅜㅜ
조선의 농법 중에 일본인 농학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 2년3작식 작부체계가 있다. 이를 유럽의 삼포식 농법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훌륭한 농법이라고 평가했지. 결론적으로 이번 실험결과나 조선의 전통농법이나 일맥상통하는 건 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놀려서 최대의 산출을 빼 돈을 벌 것이냐가 아니라, 땅을 얼마나 아기자기하게 놀려서 적당한 산출을 얻으면서도 지력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냐다.
작부체계의 다양성이 증가하면 생산성, 수익성, 환경에 더 이롭다는 연구결과는 여기를 참조할 것(http://goo.gl/S5DaI).
그 실험결과 옥수수 생산량은 평균 4%, 콩은 9% 증가했다. 빨리빨리 옥수수-콩만 돌리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걸리니 수익이 떨어질 것이라 예상하겠지만, 수익 면에서는 비슷했다는 점.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이 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재미난 연구는 주목받지 못하고 스탠포드 대학의 유기농을 먹는다고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는 연구나 세간의 주목을 받고 말이야(http://goo.gl/HKigg).
2년3작식이 뭔지 궁금해여? 궁금해여? 궁금하면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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