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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씨앗-작물

곡성군 토종 종자 수집 1차(10월 25~27일)

by 石基 201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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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은 허리가 굽었다. 자식 낳고 힘든 농사일에 허리가 굽었다. 그 허리는 살아 생전 다시는 펴지지 않는다. 그래도 그녀는 그 세월을 이기며 살아간다. /곡성군 고달면 백곡리





택배기사를 기다린다. 자식들에게 보낼 먹거리를 한상자 가득 담아 쟁여놓고 택배기사를 기다린다. 그래서 처음엔 우리를 택배기사인 줄 아셨다고 한다. /곡성군 고달면 백곡리





염색하시다 손님의 방문에 그대로 달려나오셨다. 씨앗도 주시고 음료수까지 챙겨주시고, 그것도 모자라 감까지 손에 쥐어주신다. 정말 고마운 마음씨. /곡성군 고달면 백곡리 




씨앗을 주신다. 평생 밑지지 않고 고생하며 길러오신 씨앗을 내어주신다. 할머니들이 사라지면 씨앗도 사라진다. 그녀의 죽음과 함께 작은 우주도 사라진다. /곡성군 고달면 백곡리





씨앗은 살아 있다. 씨앗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숨을 쉰다.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





그녀는 흐뭇하다. 자식처럼 귀하게 길러온 씨앗 칭찬에, 그녀는 흐뭇하다. 할머니의 얼굴에 소녀 같은 미소가 머문다. /곡성군 고달면 대사리





마당에 들깨향이 가득하다. 햇볕에 잘 말린 들깨는 방앗간에서 고소한 들기름이 될 것이다. 그 기름은 금쪽같은 내 자식새끼 입으로 들어갈 것이고... /곡성군 





가을은 일이 많다. 이것저것 수확하고 털어서 잘 갈무리해야 한겨울 추위를 날 수 있다. 게으름을 부릴 생각일랑 말고 몸을 놀려야 한다. 때를 놓칠까 부지런히 콩을 터는 할머니. /곡성군 고달면 고달리 






곡식에게 가을볕은 너무나 소중하다. 가을볕 한줌에 곡식이 알차게 영근다. 정말 귀한 햇볕이다. /곡성군 고달면 고달리 





불청객의 방문에 일하던 손을 멈추고 잠시 쉰다. 날이 갈수록 허리는 아프고 잠시 쉴 동안이라도 담벼락에 몸을 맡긴다. /곡성군 고달면 고달리





섬진강 가에 있는 이 마을은 아침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오늘은 마을 초입에서 공사까지 하고 있다. 우리의 여정은 예상치 못한 일 투성이다.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안개보다 높이 자리한 마을에는 이제 겨울이 찾아오고 있다. 밭에 자라고 있는 무잎 위로 살짝 서리가 내렸다. /곡성군






할머니의 보물상자에는 보물이 한가득 들었다. 꺼내도 꺼내도 마르지 않고 계속해서 나온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뒤웅박, 씨오쟁이에서 가방으로 바뀌었지만, 한땀 한땀 직접 꼬매 만든 씨주머니에서는 그녀의 정성이 느껴진다.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당연히 씨주머니에는 씨앗이 들었다. 씨주머니마다 서로 다른 씨앗이 담겨 있다. 상추씨.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평생 부쳐온 자신의 밭 앞에 섰다. 이제는 늙어 힘이 없어 쪼끔만 한다며 다 늙은 것 사진 찍어 뭐하냐고 하신다. 시간이 갈수록 빛이 나는 것들이 있다.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농부는 작은 공간도 허투루 버려두는 법이 없다. 마늘을 심고 고랑에는 상추씨를 흩뿌려 놓았다. 이대로 겨울을 나고 봄부터 뜯어 먹는 맛은 무엇에도 비할 수 없다.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10월 말이지만 꽃이 피었다. 부추꽃이 활짝 피었다.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쌀쌀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햇빛이 내리쬔다. 겨울 채비에 맘이 바빠진다. 불청객의 방문에 무심한 듯 바삐 손을 놀려 키질을 한다. 키에선 팥들이 천둥을 친다.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그 색과 얼룩이 마치 꿩을 닮았다고 하여 꿩동부라고 한다. 장끼보다는 까투리와 닮았다. 토종 씨앗의 이름은 자연을 닮았다.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집마다 장맛이 다른 건, 손맛도 손맛이지만 장독대가 달라 그럴 수도 있으리라.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호박을 잘라서 말린다. 이렇게 말려 놓은 호박은 겨울 내내 훌륭한 먹을거리가 된다. 시장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도시민과는 사뭇 다른 겨울 채비. /곡성군 고달면 호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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