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전통농업 - 무군가Mugunga
화학비료 없이 수확량을 3배로
케냐 나이로비의 동쪽에 있는 마쿠에니Makueni 지역의 농민인 요하네스 무티스야Johannes Mutisya(54) 씨는 생활을 개선하고자 15년이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나 해 보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터무니 없었다. 무티스야 씨는 풍작을 기대하며 옥수수와 콩을 심었지만 그 눈에 보인 것은 텅 비었을 뿐이었다.
“요즘은 그저 농사만 지을 뿐입니다. 비가 온 다음에는 풍작을 확신했던 20년 전과는 다릅니다.” 그는 바싹 말라서 딱딱해진 땅거죽을 지긋지긋하게 긁었다. 가뭄 등 기상이변의 영향도 작용하여 상황은 황량해졌다.
무티스야 씨가 직면한 상황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농사땅이 심각하게 나빠지고, 생산도 저하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다른 대륙과는 다르게 농업 생산성은 좋아지지 않고 있다. 그것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식량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의 생산고가 낮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토양에 질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에서 비료를 주는 양은 매우 적어, 다른 대륙의 나라에서 주는 비료 양에는 평균 10%, 중국에 비해서는 2%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화학비료의 가격이 비싼데다가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아주 일반적인 아프리카의 농민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보조금을 주는 화학비료가 아프리카의 수확량을 높이는 열쇠가 된다고 지적하는 화학자도 있다. 하지만 그 맞은편에서는 오랫동안 화학비료를 사용하다가는 자칫하면 나빠지고 있는 위약한 농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염려하는 화학자도 있다.
그런데 나이로비에 있는 세계 혼농임엄 센터(World Agroforestry Center)의 데니스 가리티Dennis Garrity 소장은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도 현재 수확량을 3배로 늘릴 수 있다고 한다.
가리티 소장.
그 비밀은 사막부터 열대우림까지 폭넓은 기후와 토양에 적합하면서 아프리카 풍경의 상징이기도 한 아카시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스와힐리족이 무군가Mgunga라고 부르는 알비다 아카시(Faidherbia albida)는 성장이 빠르고 옹골찬데다가 아프리카의 토양에 필요한 질소를 공급하는 독특한 특성을 지녔다. 무군가는 애플-링-아카시apple-ring acacia와 아나 트리ana tree 등 다양한 이름을 가졌는데, 말라위에서 행한 연구에서 무군가의 잎이 우거진 아래에 옥수수를 심으면 수확량이 280%나 높아진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잠비아에서 행한 연구에서도, 비료 없이는 옥수수의 평균 수확량이 1.3t/㏊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군가 아래에서는 4.1t/㏊로 늘었다. 똑같이 비료 없이 심어 수확량이 늘어난 것은 서아프리카에서 재배되는 잡곡, 에티오피아의 수수, 인도의 grand nut와 목화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게다가 조와 수수는 무군가에서 제공된 양분보다 많은 화학비료를 준다고 해도 그만큼 수확량이 늘지는 않았다.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무군가 나무.
무군가는 기묘하게도 일반적인 나무와는 다른 기상 특성을 띤다. 우기의 전반에는 잠에 들듯이 질소를 풍부히 함유한 잎을 땅으로 떨어뜨린다. 그때는 바로 농민들이 심은 씨앗이 질소를 흡수할 때이다.
“그리고 농민들이 작물을 심어서 기를 때에는 낙엽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작물과 햇빛을 놓고 다투지 않는다. 그리고 건기가 시작하면 다시 잎이 나온다. 곧 다른 식물이 다 말랐을 때 그 잎과 꼬투리가 유기비료와 가축의 먹이가 됩니다. 거의 노동력도 들지 않고,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무군가는 공짜로 질소를 제공하여 값이 폭등한 화학비료를 사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비료가 될 뿐만 아니라, 방풍림으로도 기능하고, 땔감과 건설용 목재도 제공하고, 우기의 침투성을 높여 토양침식도 막는다.
60년 전에 발견된 전통농업의 가치
국제 혼농임업 센터는 국제 농업연구 자문모임(Consultative Group on International Agricultural Research)이 지원한 열다섯 곳의 센터 가운데 하나이다. 2009년 8월 24일 제2회 세계 혼농임업 회의를 나이로비에서 개최하여, 1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각국에서 모여 이 농장에서 기른 나무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이 나무에 관한 지식은 농민들에게 배운 것입니다”라고 데니스 가리티 소장은 말했다.
오랜 세월 아프리카에서 농민들이 쓰던 농법을 과학자들이 다시 발견했을 뿐이다. 과학자들이 사헬 지역의 농민이 수수와 조의 밭에 이 나무를 기르고 있는 모습을 약 60년 전에 관찰한 것에서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 전통농업은 세네갈,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차드, 수단, 에티오피아, 가나 북부, 나이지리아 북부, 카메룬 북부에서 아직도 행하고 있으며, 니제르에서도 480만㏊ 이상에서 행하고, 말라위와 탄자니아 남부의 고지대에 사는 50만 명의 농민들도 옥수수밭에 나무를 심고 있다. 그리고 무군가에 대한 연구는 60년 이상이나 되어, 나무의 역사, 생태와 실천에 관해 700종 이상의 과학 간행물이 나왔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도입된 일은 적다. 특히 동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소수의 농민밖에 그 잠재력을 알지 못한다.
밭에 나무를 심는 것이 식량과 환경문제를 해결한다
“지금 우리는 보급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프리카 전역의 농장에 이 나무를 심도록 하고자 농민의 지식에다 과학 지식을 더하고 있습니다.”
제2회 세계 혼농임업 회의에서 무군가의 연구 성과가 발표된 일도 있고, 몇몇 나라가 그에 응하기 시작하고 있다. 잠비아와 말라위 두 나라의 농업국은 옥수수밭에 100그루/㏊의 무군가를 심도록 장려하여 생산을 늘리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가리티 소장은 무군가에 관한 지식이 더욱더 농민들에게 미칠 수 있도록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량 생산 과제에 절망하고 있는 5000만 이상의 농민에게 이 나무의 특성을 적합, 보급하는 일에 우리는 실패하고 있습니다.”
이 일 말고도 숲이 벌채되는 것을 계속하여 막고, 뚝 떨어진 농장의 생산성을 역전시키는 것이 아프리카 농민들에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케냐에서 그린벨트 운동을 창설하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왕가리 마타이Wangari Maathai도 연구기관과 대학이 혼농임업을 연구하여 그것을 소농에게 전하는 보급 활동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프리카의 식량안전 보장에 장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농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연구 성과를 전해야 한다고 혼농임업 회의에서 역설했다.
왕가리 마타이.
“식량 안전에 연결되는 대규모 단작과 같은 지속적이지 않은 농업을 행하는 것으로 우리는 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위약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식용작물을 기르도록 농민을 장려해야 합니다. 아프리카는 무군가 등의 '비료 나무'를 심는 지속적 농업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와 세계의 농장에서 알맞은 장소에 알맞은 나무를 심는 일은 기후변동에 대응하고, 많은 사람을 먹이며, 환경을 보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짜로 유기질소를 주는 무군가가 그 사례입니다. 이미 아프리카에서는 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많은 기존 사례가 있습니다”라고 가리티 소장도 말한다.
아킴 슈타이너Archim Steiner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사무국장도 무군가는 탄소배출시장에서 소농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계 혼농임업 센터와 UNEP는 농장에 나무를 늘리기 위한 금전적 동기를 농민에게 제공하고자 다양한 형태의 탄소배출 표준안을 개발하고 있다.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기후변동회의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포함한 새로운 전략이 검토되었다.
인용문헌
(4) Ochieng' Ogodo,"Fertilizer Tree" May Revive African Farmlands,National Geographic News, Sep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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