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벼농사 재배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청동기시대 이래 농경사회에서 물을 이용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불가피하였으며, 수전경작 이후 필연적으로 수리(水利)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수리관개(水利灌漑)시설을 촉진시켰다.
오늘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양수 시설로는 맞두레, 용두레, 수차(무자위), 물풍구 등이다. 이러한 도구의 제원을 살펴보면, 먼저 맞두레는 가장 기본이 되는 도구로 두 사람이 양쪽에서 새끼줄에 매단 두레박을 이용하여 물을 퍼올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두 사람이 필요하고 힘도 많이 든다. 그래서 혼자서도 쉽게 물을 퍼올릴 수 있도록 개량한 것이 용두레이다.
용두레는 긴 장대를 삼각뿔 모습으로 세우고 그 사이에 나무를 파서 만든 기다랗게 생긴 두레박을 새끼줄로 매달고 지렛대 원리를 활용하여 혼자서도 힘들이지 않고 물을 퍼올리는 장치이다. 이 삼각뿔 장대는 요즈음 카메라의 삼각대처럼 자유자재로 그 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삼각구도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것이 발달되어 발로 밟아 물을 퍼올리는 수레바퀴 모양의 무자위를 만들어 내었다.
무자위는 무넘이가 아주 얕은 곳에서 대량으로 물을 대는데 사용하는 연장으로, 물을 자아올린다 하여 '무자위'라고 부른다. 지방에 따라 '무자새'(경남)·'물자새'·'자새'(전라남북도)·'수리차'(충남)·'수차(水車)'·'수룡(水龍)'·'답차(踏車)'라고도 불린다. 문헌에 보이는 무자새를 가리키는 표현으로는 '물자새'(훈몽자회)·'무자애'(재물보·사류박해)·'자애'(농가월령가)등을 들 수 있다.
무자위는 수레나 물레의 바퀴모양으로 한 개의 축을 중심으로 주위에 많은 나무판(발판) 날개를 나선형(螺旋形)으로 붙이고, 중간 가장자리 부분에 물길을 내었다. 사용방법은 먼저 발판이 물에 잠기도록 설치한 뒤 받침대 끝에 설치되어 있는 긴 작대기 2개를 잡고 올라서서 발로 나무판을 밟고 걸으면, 바퀴가 돌면서 물을 퍼 올리게 되는데, 퍼 올려진 물은 물길을 통해 앞으로 나가게 된다. 이렇게 하여 낮은 곳에 있는 물을 높은 곳의 논이나 밭에 끌어 올린다.
이 무자위는 물레방아의 원리와 비슷하지만 흐르는 물을 이용하여 동력을 얻는 대신에 거꾸로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물의 위치를 바꿔주는 것이 다르다. 특히 무자위는 논이나 밭의 높이가 물의 높이보다 더 높을 때 사용하는 것으로 보통 너른 들이나 평야지대에서 많이 사용하였으며, 지금도 염전에서는 바닷물을 퍼 올리는 데 사용하고 있다.
무자위는 무넘이의 높이가 1m인 경우, 200여 평의 논에 물을 대는 데 약 두 시간 정도 걸리며, 무넘이의 높이가 30㎝인 곳에서는 1시간에 50~60t의 물을 댈 수 있다.
이러한 무자위와 함께 풀무의 원리를 이용하여 통 안에 장치된 피스톤을 왕복시켜서 물을 품어내도록 한 물풍구가 사용되었다. 이 물풍구는 굵은 대나무의 속을 파내거나 판자로 통(실린더)을 만들고, 그 속에 활대(피스톤)를 끼워 사용하였는데, 시간당 10~20t의 물대기를 할 수 있었다. 요즈음의 양수기도 전기모터를 이용한 고속회전으로 많은 물을 쉽게 퍼 올릴 뿐 그 기본원리는 옛 도구들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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