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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들에게 가장 소중했던 것은 물론 주식으로 먹는 밀가루였을 테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하던 것이 소금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빵은 지금처럼 부드러운 것이 아니라 밀기울과 수수를 섞어 만들어 이를 먹으려면 소금이 꼭 필요했다고 하네요. 특히 힘든 노동을 할 때는 소금이 꼭 필요했기에 더욱 소금을 귀중히 여겼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소금 담는 그릇을 목숨을 지켜주는 것이라 생각하여 대대로 자자손손 물려주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폐가 아직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 로마에서는 관리와 군인들의 급료를 소금으로 지불했습니다. 소금 대신 화폐가 지급되기 시작한 것은 제정로마에 들어와서였습니다. 영어의 급료를 뜻하는 'Salary'라는 말의 어원이 라틴어로 소금의 값을 뜻하는 'Salarium'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도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월급이 짜다'라는 말 역시 고대 로마에서 유래를 찾아야 할 겁니다. 이밖에도 'Salaus(소금을 친 양념)' 'slodior(소금으로 급여를 받는 군인)' 'Salade(채소에 소금을 뿌린 음식)'도 모두 소금과 연관된 단어입니다.

 

부와 권력을 부여했던 소금 수요는 로마로 하여금 곳곳을 잇는 무역로를 개척하도록 했으며, 소금을 교역하고자 오가던 길은 실크로드보다 오래된 인류 문명의 발자취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소금이 산출되는 해안이나 소금호수와 암염이 있던 곳은 교역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소금이 곧 자본이었던 셈이죠. 6~7세기까지 작은 어촌이었던 베네치아가 10세기 이후 번창하게 된 원인도 소금 교역으로 큰 돈을 벌어들였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은 이탈리아 시실리 북서쪽에 위치한 트라파니 지방의 염전입니다. 이곳은 염전이 많아 'Via del Sale(소금길)'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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