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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雜다한 글

텔레비를 버려라

by 石基 2008.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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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를 버려라



앞으로 살면서 갖지 않으려 하는 것 중에 하나가 텔레비전이다.

우리는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부르면서 정작 자신이 바보인 것은 깨닫지 못한다.

텔레비전 앞에 앉으면 주구장창 잠이 들 때까지 텔레비전만 바라보고 있게 된다.

심지어는 텔레비전을 켜놓은 상태에서 잠이 들기까지도 한다.


우리가 보내는 시간 중 텔레비전에 소비하는 시간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책을 보기 보다는 텔레비전을 바라보는 것이 더 편하고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을 놓아버릴 수 있기에 일상에 지친 지금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최고의 여가 활동이 된 것 같다.

간혹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좋은 방송만 골라서 절제하여 보면 텔레비전은 참 좋은 도구이지 않느냐고 말이다.

물론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책을 통해서 얻으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테지만 텔레비전을 통하면 간단하고 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절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번 바라보면 그 현란한 시각적 효과와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기 힘들어진다.

조금만 더, 이 방송만 보자, 하다보면 어느새 잠이 오게 된다.

그러면 하루를 텔레비전과 함께 마무리 하게 된다.


그렇게 텔레비전에 빠진 사람은 텔레비전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도 힘들어 한다.

텔레비전을 안 산다고 하거나 텔레비전이 없다고 하면 대번 아니 심심해서 어떻게 살아, 그래도 작은 거라도 한 대 있어야지, 라는 식의 반응이 나오기 예사이다.

텔레비전이 없으면 없는데로 다 살아갈 수 있는 것인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에게 텔레비전이 필수품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텔레비전이 없으면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에 책을 본다던가, 가족끼리 모여 앉아서 하루의 일을 이야기 한다던가, 자신의 하루를 반성한다던가, 자신만의 고독을 즐기며 사색에 빠진다던가 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텔레비전을 봄으로써 그런 즐거움을 포기하는 대가는 무엇일까?

언론매체에서는 교묘하게 여론을 형성하거나 광고를 통해서 소비욕구를 자극한다.

물론 이러한 역기능 이외에 순기능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역사가 말해주듯이 권력과 자본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바로 방송시장이다.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이 가장 먼저 한 일도 방송국을 점령하여 민심을 안정시키는 일이었다는 사실이 이것을 잘 말해준다.


삶을 행복하기 살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물건들이 필요하지는 않다.

많은 물건들, 좋은 물건들은 오히려 나의 행복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행복은 무엇인가? 라고 자문해 본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자신을 반성하고 온전한 자신을 찾을 수 있는가, 나의 생활에 부족하거나 불편함 보다는 만족을 느끼는가, 내가 속한 공동체인 가족, 이웃, 친척, 사회, 국가와 친밀함과 사랑을 느끼는가, 그 속에 행복이 있지 않을까?

나는 나의 그러한 행복을 위하여 텔레비전을 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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