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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농법

이광용 어르신의 농사

by 石基 200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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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용(1915년생), 평생을 강원도, 경기도로 화전을 부치다가 취재할 때는 강원도 진동리에서 살고 계심.

- 뿌리 깊은 나무, 민중자서전 중에서 뽑은 내용입니다.




월별 농사일


정월달에는 짚을 꽈서.꽈 가지구서 인제 짚을 엮어서 삼태미(삼태기) 맨드는 거지. 그런거 맹길어. 봄이 농사 질 때는 재두 파다가 인제 거름 허구, 지즈분한 것두 담아서 내버리기두 하구 그렇지 뭐. 정월달에는 눈이 허옇니까 거름은 안 하구 인제 정월 지내서 이월달서부텀 밭에다 거름두 매구 그래야 소루다 갈구 뭘 심구구 그러잖아?

그해 가물구 비가 많이 온 건 정월 달불음(음력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 콩 열두알로 열두달을 표시하여 수수깡 속에 넣고 지푸라기에 매달아 우물에 넣었다가, 이튿날 새벽에 꺼내어 어떤 콩이 물에 불었느냐에 따라 그 달의 가뭄과 장마 여부를 점치는 일)으루 대개 알겠데. 싸리깽이 수수당 있잖아? 수수당을 반으로 쪽 쪼개서 콩을 갖다가 -일테문 정월달서부텀 열두달을 지내니까 열두개지?- 그걸 맞대가서 실로 챙챙 감아서 물이다가 넣다가 아침에 나가서 건져서 풀어보무는 우떤 달은 바짝 마른 채 있구 우떤 달은 뿔었어. 그렇든데? 그러문 그 달에 가서는 비가 온다 이 뜻이라. 달불음이라 그래.

화전에는 똥오줌 그런 거름을 헐 수가 없었고. 거름이라야 그저 재. 그저 씨만 갖다가 넣으면 돼. 좁씨나 콩씨나 팥씨. 이런거. 거름이라는 건 없지. 오래뜰(대문 앞에 있는 뜰)이나 똥오줌을 씨는 거지.

이월달이면 감자밭에 비루(비료) 놓는 거지. 화장실에다가 재를 받아 가지구 그런 거 거름 허는 거야. 한번 그 재를 놓구 감자 심구문 그만이야. 소루다 갈구 뭘 심굴 적에 화장실에서 재를 파다가 놓구 소 매는 사람들은 풀 비다가 소를 멕이니까 소가 지지 밟구 헌 거 쳐내서 쌓눈 거 많잖아? 그런 거 내다가 놓으문서 심구 그르지 뭐. 그때는 뿌리는 거 없어. 화장실엔 불 땐 재를 모니까. 한꺼번에 똥허구 재와서 뫄놔야 곡석 심구는 데 비루를 해. 소루 갈구 고랑에다 뭘 심굴 적에 그러는 거야.

삼월쯤 되면 농사들 허는 거, 자꾸 일을 해야지. 논 있는 사램은 논두 가래질두 허구 무(모) 붓구 그르지 뭐. 무 붜야. 그게 커야 옮겨 심거덩. 논을 가래질을 해야 되거덩. 논을 갈구 가래질을 허구 벱씨를 담�다가 벱씨를 뿌래 놔야 돼.

사월달에는 그거 뽑아 가지구 심어야 돼. 논 부치는 사램들은 그렇게 논일 하지만 우리는 밭에다 콩두 심으구 옥수구(옥수수)두 심으구 조도 심으구 그래.

여름에는 메물(메밀), 메물 화전 허구 그러구 없지. 그러구 칠월달에 인제 갉 짐장(가을 김장) 있지. 배차(배추), 무, 그걸 인제 숨궜다가 저욹(겨울)에 그걸 먹구. 저욹에는 또 쇠 믹일거. 우리가 소를 키웠거든. 소를 키우문 쇠 믹일 거 해야 되잖어. 풀이든지 나락이든지 아무 그든지.


옥시기는 찰옥시기 있구. 메옥시기 있구. 돼지 옥시기라구 시커먼 옥시기두 있어. 차지니까 찰옥시기. 한 구녕에다가 두알이나 많아야 시알씩 넣어. 옥시기를 심으문 사이사이마둥 콩을 심구든지 뭘 심구든지 해. 한달쯤 지나문 딱 두 대씩만 놔놓구 아이벌 매문서 솎아내. 소 있는 사램은 보름쯤 있다가 호리(호치, 소 한 마리가 끄는 쟁기)루 갈아. 유월에는 옥시기 꽃이 나와. 그걸 또 옥시기 개꼬리 나온다 그러기도 해. 그때는 두벌 매기 하문서 옥시기 북을 줘. 시월에 다 한꺼번에 거둬. 제일 먼저 걷는게 없구. 곡석도 우추(빨리) 나서 우추 자라서 얼렁 되는 게 있어. 되지 않는 게 예중(나중) 돼. 메옥시기는 꺼매. 찰옥시기두 다 먹어. 찰옥시기는 말갛지 뭐. 삶아 놓문 하얀 게 돼지옥시기는 꺼멓구. 옥시기 알 껍디기 빛깔이 꺼멓다구 돼지옥시기야.

콩은 굵은콩, 강낭콩, 질겅콩, 활콩, 앉은콩, 피마자콩두 있어. 피마자콩은 피마자처럼 아롱아롱허데. 땅콩은 땅에서 피잖아. 그건 꽃이 피문 그 꽃을 자꾸 묻어줘야 땅속에서 커. 고투레가 손꾸락 두 마디만한 게 땅 속에 있어. 하얗다구 보까. 질겅콩은 꽃이 자주빛이던데. 피마자콩, 그것두 꽃이 벌겋게 피는 게 있구, 하얗게 피는 거 있구 그래. 강낭콩은 넙적넙적허잖아. 굵은콩은 동글동글헌 게 손꾸락 두 매디만하게 굵지. 맛이야 다 좋아. 땅콩은 좀 딱딱허지. 질 부드러운 콩은 강낭콩. 다 봄에 심어. 옥시기 옆에다 심을 때는 굵은콩 심어. 또 팥도 심어. 터는 건, 그것도 갉에 터는 건 도리깨라구 있잖아. 길다만(기다란) 걸루 허구.

거 다 곡석 심구는 것두 손앞손앞(손을 많이 들이는 일)이야. 옛날에는 괭이 같은 걸 � 쬐구선 좁씨를 심었잖아. 옛날 괘이를 가지구 고랑을 파. 좁씨만 뿌리기두 허구 땅이 마한(나쁜) 데는 재에다가 좁씨를 섞어 가지구 삼태미에다가 놓구 쫙 뿌려. 발루다가 이렁이렁 다 묻어줘. 한달쯤 있다가 아이밭 매구 보름쯤 후에 짐 매주구 팔월쯤에 거둬. 오월달엔 그거 나오니까 그거 짐을 매야지. 하짓감자는 오월달에 캐. 늦감자는 음력 팔월달이나 돼야 캐구. 오월달에 보리두 비구. 밀은 인제 보리 한 담에 비구.

유월에는 짐매기 또 허구. 중복쯤 되문 무 심그구 배추 심그구. 콩 심은 데 말구 다른 데다 심는 거구. 메물은 중복에 가서 심어. 팔월쯤에 가을걸이 해. 메물이란 건 늦게 심궈두 먼저 돼. 심궈 놓구 한 보름 있으문 꽃이 펴.

칠월 퇴비 장만하지. 퇴비는 풀을 베다가 퇴비장에다가, 퇴비장이라구 소똥 넓게 해놓구 쳐 내는 데에 풀을 비다가 자꾸 쌓 놓문 썩거덩. 밑으루 썩구 그래. 그럼 봄에 훌떡 벳기문 속으루 아주 썩었어. 그걸 밭에 내 가. 소루 갈문 인제 밭에 내다가 고랑에다가, 소루 가니까 우묵할 거 아냐. 거름을 늘에(늘려서 뿌려) 그 썩은 걸. 풀을 갖다 놓문 그냥 썩어. 착착 갖다 놓문 그냥 썩어. 공동으루 하는 게 아니야. 내 땅 있는 사램들 있잖아. 그런 사램들은 풀 비서 퇴비장에 쌓아 놔. 우린 땅이 없으니까 그런 것두 못 해봤지 뭐. 있는 사램들은 호미 씻기 라구 그런 것두 있어. 호미 씻기는 올 농사에 짐 매는 것은 다 했다 그 뜻이라. 그래서 술들 먹구 그랬어.

팔월 되문 걷어야지. 옥수수두 걷구. 소 매는 사램들은 풀 비어서 묶어서 착착 가레(가려) 놓문 파랗게 말르지. 그럼 저� 되두 작두루다 착착 썰어서 소 멕이구.

구월달이문 떨구 말리구 그거지 뭐. 그땐 찧진 못해. 밭곡 허는 사램들은 좀 늦거덩.

밀허구 보리는 심궈봤어. 언제 심구느냐 허문 갉에 심어. 그래서 내년 오월달에 비어. 인제 떨어서 해먹구. 보리는 떨며는 방애 가서 찧어야 해. 애벌을 찧어서 그걸 이림이(이름이) 옆친다(겉곡을 대강 찧는다) 그러는 거야. 그리게 해가지구 그담엔 먹구. 밀은 떨잖아. 돌이 있으니까 물에다 죄 씻어 일어서 햇빛에다 말려. 옛날에는 맷돌이야. 멧돌에다 갈아서, 있는 사람들은 잘 해먹을려면 고운 체로 흔들면 하얀 가루만 빠지거덩, 못 사는 집이는 그냥그냥 갈아서 해먹구 그랬지.

시월달에두 일이 많지. 시월달에는 방앨 찧야 되거덩. 그걸 말려 가지구 찧야 먹지. 무, 배추는 구월 그믐께면 뽑아서 옛날엔 짠지랑 해놓구 그래야지.

십일월엔 남자들은 땔나무 허구 여자들은 삼 삼구 물레질 허구 그거지 뭐.



가축 기르는 방법


옛날에 소 좀 길러 봤지. 두 마리두 길러 보고, 한 마리두 길러 보구. 산엽에 살지만 이렇게 평진헌 데서 사니까. 그래 인제 소를 매문 풀 비다가 멕이구 여름에는. 황소두 되구, 암소두 되구. 밭 가는 거는 다. 그땐 소가 시방부다 쌌지. 소아지 같은 거야 한 마리 천원이야.

“마라” 하문 어떻게 돼? 이쭉(오른쪽)으루 돌아서는 때야. “마라” 이러문 돌아서거덩. 돌아서서 또 인제 돌아오게 되거덩 소가. 고랑을 타서 “어어취”, “아 저 방딩이 지나가라” 이러문 나무 방딩이를 지나가는데, 방딩이는 나무 � 그루터기야. “어어취” 하문 그 나무 방딩이 돌아가. 그 경도가 뭣이냐문 괴삐를 잡아 채문 그 소가 돌아서게 되는 거구. 소를 내 몰 적에 안 소(왼쪽편 소)하고 바깥 소가 있어. “시방 짚이 게서라” 그러문 또 요렇게 돌아가지구 나가거든.

소 두 마리루 짚게 갈지. 겨리라 그래. 겨릿소라 그래. 한 마리는 호리. 아무래두 겨리가 낫지. 겨리가 짚게 갈리지. 바깥 소는 “마라”, 안 소는 “어어취” 그러문 돌아선다. 안 소는 그냥 따라가는 거지. 같이 따라 돌아서. 흙 파는 쟁기는 하나니까 그냥 같이 끌구만 나가문 되는 거야. 소가 얼매나 말을 잘 듣는다구. 제 구녕 찾아서 착착 들구(들어가고) 나가는데.

여름에는 소한테 풀 비어 먹이지 뭐. 저욹에는 콩 떨구 팥 떨구 이리잖아. 그럼 그 껍디기 그거 뫘다가 가마에다 끓여서 주지. 외양간 고치구 그럴 때는 손 없는 날 해야 소가 탈이 없어. 소가 새끼 낳문 금줄두 치구 이웃사램두 오면 안 되는 거야. 소나 개나 새끼를 낳무는 뭘 내가질 않아. 뉘기 뭘 주질 않아.

돼지두 질러 봤어. 돼지는 썩은 걸 잘 먹으니까. 뜨물두 육장(늘) 인제 받아서 놨다가 때 되문 데워서 주구. 비지, 왜 갉에 등게(등겨), 그런 것두 주구. 그거 하루 세 번을 줘야 되지만 두 번 줘두 좋구.

소 밥 주는 건 소 �이야. 낭구루 파 가지구. 지다막허게(길다랗게) 파가지구. 소죽 쑤어서 놓문 아무 거나 먹지. 아들메기, 갈꼴, 뽕나무순 이런 거 많이 먹지. 소 드래죽이라구 또 있어. 드래죽은 소가 너무 배래구(비루 먹고) 그러문 콩을 물에 담가 가지구 맷둘에 갈아 가지구 거기다가 쌀두 좀 �구 그래 갖구 가마에 넣구 끓여. 그걸 드래죽이라 그래. 소가 안 먹으문 낟알을 좀 넣서 먹도록 하지. 소가 체하문 것두 침 맞아야 해. 콧잔배기다 놓데. 한 사램이 사램 침두 놓구 소 침두 놓구 그래. 소가 잘 먹지 않구 그러문 소는 귀때길 만져 보문 알데. 귀가 차문 벵이 난 거래. 소 덕시기(덕석)라는 게 있는데 소 등어리 �이리만치 짚으로 엮어서 저욹에는 입헤 놓문 소가 훈훈허대는 거야. 발 지광 먹었다는 건 발이 짓물르문 그러는 거야. 털이 빠지문 들지름 발라줘. 봄에 들피 먹으문(굶주려 쇠약해지면) 침 놓구 그러구.

소가 막 새끼 낳고는 태를 다 낳잖아. 그럼 짚신으루 매 놨다가 다 멕여야 돼. 그래야 담에 또 놔. 안 먹을라 그러문 소금을 쳐서 주구 그러잖아. 소는 사램과 똑같애. 열달 돼야 놔. 새끼 못 낳는 소는 둘소라 그래. 코뚜레는 일 년 지나구 이 년이 돼야 코 꿰. 코뚤레 나무는 노가지나무나 느릅나무를 휘어서 놨다가 뚫어. 그것두 헐 줄 몰르는 사램은 피가 나는데 입씩헌 데(얇은 데) 허는 사램은 피가 안 나.

병작소란 게 있는데. 그건, 남의 소를 갖다가 매. 그랬다가 인제 열달을 멕이든가 그랬다가 새끼를 낳문 새끼를 기른 사람에게 주구. 새끼를 멕이는 사램이 매구. 큰소는 인제 소 쥔네를 주는 수두 있구. 일테문 맞매끼(맞바꿈)야. 삯소두 있어. 우리가 남의 소를 부리잖아. 갉에 낟알을 줘. 우리가 부렸으니까. 종무소는 우리가 암소를 맸잖아. 근데 새낄 가질려고 암내 내서 소릴 지르잖아. 그럼 종무소한테 가서 씨를 받는거야. 화소는 씨 받는 소구.

돼지가 새끼 날 때 되문 끙끙 거려. 가마니나 삼태미루 문을 가려. 누가 보까봐. 가만 둬야 돼. 사람이 들어가 객에지(방해하지) 말고 가만 둬.



장 담그기


장은 메주를 빻잖아. 메주를 빻가지고 물에 풍게(반죽해서) 가지고 인제 거기다가 소금 넣고 고춧가루 넣고 그렇게 해서 담궈서 먹고. 고춧가루 넣고 버무래. 그래서 인제 단지다가 담아 놔. 그렇게 허구 먹는 거야. 메주는 인제 콩농사를 했잖아. 콩을 심궈서 인제 코투래가 열잖아. 콩꽃이 피어 가지고 열잖아. 그러면 갉이면, 칠팔월 되면 그게 다 영글었지. 그걸 꺽어서 말려 가지고 인제 도리깨로 두들겨 떨어. 떨면 콩이 나오지. 그려면 치(키)를 가지고 까불러 가지고 인제 가매나 솥이나 이런 데다가 말짱 씻어서 돌이 있을까봐 일어 가지고 씻고 물 붓고서 끓여요. 끓여 가지고 그게 다 물렀잖아. 물르면 그걸 퍼가지고 물 없이, 물을 쪽 찌워(짜) 가지고 그 콩을 퍼가지구. 인제 절구라고 있어. 나무로 판 절구가 있어. 거기다 찧어. 찧어서 무슨 양재기도 좋고, 갖다 꼭꼭 담아서 눌러서 인제 보재기를 덮어.

그담에 빼면 똥그렇게 이쁘게 떡덩어리가 되잖아. 그렇게 해가지고 짚으로다가 떨어질까봐 엮어서 매달아요. 실겅(시렁)이라고 허는 데다가. 그래서 그런 데다가 매달잖아. 저욹이니까 방에다가 자꾸 불을 때구 그러면 이게 떠요. 그게 이를테면 어떻게 생각허자면 시방 음석 쉬는 거 모양으로 속으로 까맣게 떠. 썩는 거지 그게. 그래 가지고 봄에, 정월 이월달에는 그걸 인제 말짱 떼어 그걸 깨뜨린다. 망치로 뚜드리면 깨지지. 그러면 속은 새까맣게 떴을거 아냐. 그러면 인제 요 숟갈로다 새까맣게 뜬 걸 따로 발려서 담아요. 단지다가. 그래서 그걸 따로 말리고 겉껍데기도 다 씻어서 말려. 말려서 인제 새까맣게 뜬 거로 또 장물(간장 담그려고 소금을 탄 물)을 담가.

장물은 두자 가웃 되는 독에다가 물을 질어다가 붓고 소금을 넣고 그리고 그거를, 시방은 그런 보재기가 많지마는 옛날에는 그런 나이론 보재기도 없었거든. 인제 바짝 말려 가지고 물에다가 집어 넣어 담가. 메주 새까만 거를 바짝 말려 가지고. 이게 인제 해가 나고 물이 뜨뜻허구 그러니까 물이 우러날 거 아니나. 물이 새까맣게 우러나서 까맣게 된다. 까맣게 되면 그걸 인제 밭은다(체로 거른다). 체에다가 밭어 가지고 솥에다가 폭폭 대려. 그 물을 대려서 인제 독에다가 식혀서 독에다가 붓구 그 다음에 인제 그걸 떠다가 간장 양념도 해서 먹고 그래.

인제 겉껍데기 메주 있잖아. 그거는 인제 바짝 말려서 빻아. 빻서 인게 그걸 얼게미(어레미, 구멍이 굵은 체)로 흔들어서 갖다가 물을 풍겨(물을 뿌려). 풍겨 놨다가 거기다가 소금 넣고 고춧가루도 넣고 막 버무려 가지고 그 다음엔 단지에다가 부어. 부었다가 간이 들고 허문 그때는 떠다가 먹고 그렇게 세월 지낸 거야. 그게 고추장이야. 옛날엔 장물에서 뚱그런 건 된장이라고 허는 거야. 된장, 장물 두 가지 해서 그렇게 먹고 살아 나온 거지.

두부는 물에 불린 콩을 맷돌에다 갈아 가지고 담갔다가 인제 걸러 가지고 또 끓여 가지고 간수를 들여서 만들어. 두부를 허면 보에다 싸야지. 간수는 가게에 있잖아. 가게에서 산 간수는 마해. 집에서 간수 받는 게 좋아. 갉이면 소금을 받아다 먹잖아. 짐장 허구 봄에 장도 담그고 이럴라고 소금을 사오면 그 가마닐 지게에다 달아매 놓고는 그릇을 갖다 놓으면 거기 간수가 내려요. 그게 두부 허면 좋대는 거야. 하얗지. 그래 두부를 해서 칼루다 썰어서 자배기다 담가 놓고 저욹이면 담가 놓고 인제 반찬 해먹고, 겨욹이는 촌에서 여너 반찬 없어. 그저 무, 배추 심겄다가 그거 김치해 담그고. 가끔 두부는 해서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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